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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2-05 04:22:05

트레이본 마틴 살인사건


주의. 사건·사고 관련 내용을 설명합니다.

이 문서는 실제로 일어난 사건·사고의 자세한 내용과 설명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파일:/image/moneytoday/2012/03/20/2012032020198272662_1.jpg

좌측이 트레이본 마틴, 우측이 피의자 조지 짐머만.

Shooting of Trayvon Martin

2012년 2월 26일, 미국 플로리다 주 샌퍼드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으로, 2012년 초 미국을 인종차별 이슈로 크게 달군 사건이며 Black Lives Matter 운동이 시작된 단초가 되었다.

1. 정황
1.1. 무엇이 문제였나
2. 초기 파장
2.1. 트레이본 추모 여론
3. 진행
3.1. 판결 이후 파장3.2. 논란
4. 여담

1. 정황

지금까지 알려진 사건의 정황은 다음과 같다.

자경단 Neighborhood Watch 대장 조지 마이클 짐머만(George Michael Zimmerman 히스패닉, 28세[1])이 동네[2]를 순찰하다가 후드티를 입고 있던 낯선 흑인 청소년 트레이본 마틴(Trayvon Benjamin Martin, 1995년 2월 5일생. 17세)을 발견했다. 다음은 녹취록이다.

[ 펼치기 · 접기 ]
> 경찰: 샌포드 경찰입니다.
지머만: 저기요, 우리 동네에 무단입출이 좀 있었는데 Retreat View Circle 근방에 수상한 사람이 있어요. 주소로 따지면 111 Retreat View Circle 같은데 약을 했는지 불한당 같은 놈이 그냥 서성거리고 있어요.
경찰: 알겠습니다. 인종이 백인, 흑인, 아니면 히스패닉인가요?
지머만: 흑인으로 보입니다.
경찰: 의상은요?
지머만: 색깔 어두운 후드티, 회색 같기도 하고, 청바지 아니면 추리닝을 입었습니다. 그냥 멍하니 보고 있네요.
경찰: 네 그러니까 그냥 돌아다니고 있다고요.
지머만: ...집들을 보고 있네요.
경찰: 네
지머만: 지금은 절 빤히 보고 있어요.
경찰: 네, 주소가 1111 아니면 111 인가요?
지머만: 그게 클럽하우스예요.
경찰: 클럽하우스라고요... 클럽하우스 근처에 있습니까?
지머만: 네, 이젠 저한테 오고 있어요.
경찰: 예.
지머만: 손은 허리춤에 두고 오고 있어요. 흑인 남성이고요.
경찰: 나이는 얼마나 되는 것 같죠?
지머만: 버튼 찬 셔츠 입고있는 10대 후반 같습니다.
경찰: 네, 십대 후반이요.
지머만: 좀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요. 이제 날 떠보려는 것 같은데, 손에 뭐가 있어요. 뭔 수작인지.
경찰: 무슨 짓 하면 바로 알려주세요.
지머만: 경찰이 여기 오기까지 얼마나 걸리죠?
경찰: 네 지금 파견됐습니다. 무슨일 있으면 반드시 알려주십시오.
지머만: 예. 이 망할 놈들은 항상 빠져 나가죠. 클럽하우스에 오면 직진해서 좌회전 하세요. 아 그러면 클럽하우스 지나치겠네요.
경찰: 클럽하우스 좌단이라고요?
지머만: 아니, 입구에서 직진하다가 입구지나서 좌회전...어, 그러니까, 직진하다가 그냥 좌회전 하세요. 씨발, 도주 하고 있어요. (차소리 및 경고음)
경찰: 도망치고 있다고요? 어디로?
지머만: 우리 동네의 다른 입구요.
경찰: 어느 입구죠?
지머만: 뒤쪽에 - 씨발 [알아들을수 없음]
경찰: 쫒고 있습니까?
지머만: 네.
경찰: 어,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지머만: 네.
경찰: 성함이?
지머만: 조지... 도망 갔네요.
경찰: 조지, 성은요?
지머만: 지머만 입니다.
경찰: 네, 전화번호는?
지머만: [말소]
경찰: 알겠습니다, 조지. 지금 경찰들이 오고 있는데 만나시고 싶으십니까?
지머만: 네.
경찰: 어디서 만날까요?
지머만: 정문 통해서 클럽하우스를 거쳐서 직진하고 좌회전 한다음 우편함 지나면 제 트럭이 있는데... [알아들을수 없음]
경찰: 주차된 주소는 어떻게 되죠?
지머만: 딱히 주소가 없습니다.
경찰: 주민이신가요?
지머만: 네.. 전 [알아들을수 없음]
경찰: 아파트 번호는?
지머만: 주택입니다. 번호는 1950 인데, 아니 전부 공개하고 싶진 않은데. 꼬맹이가 어디 있는지 모르겠어요.
경찰: 그러면 우편함 근처에서 만나시겠어요?
지머만: 네, 좋아요.
경찰: 그러면 거기서 뵙겠습니다.
지머만: 아, 그러지 말고 파견된 분들이 절 전화하고 제가 어딨는지 말씀드리는게 어떨까요?
경찰: 네, 괜찮습니다.
지머만: 전화번호 있으시죠?
경찰: 네, [말소됨]
지머만: 맞네요.
경찰: 네, 문제 없습니다. 도착하면 연락 드리겠습니다.
지머만: 감사합니다.
경찰: 아니요.
출처(영문)

짐머만은 SUV를 몰고 뒤쫓다가 마틴이 골목으로 사라지자 차에서 내려서 추적했다. 마틴은 친구와 통화하면서 '이상한 사람이 내 뒤를 쫓고 있어. 뛰지 않고 그냥 빨리 걸을 거야'라는 대화를 남겼다. 짐머만은 이때 911에 전화를 걸어 '사유지에 수상한 인물이 들어왔으며 마약과 관련된 듯한 수상한 흑인을 쫓고 있다'라고 상황을 보고했는데 911에서는 추적하지 말라고 했지만 짐머만은 그 말을 듣지 않았다.

짐머만은 마틴과 격투를 벌였다. 그 과정에서 마틴이 "사람 살려"라고 소리치는 것이 911 통화 기록에 녹취되었다. 격투 끝에 결국 짐머만은 9mm 반자동 권총을 쏘아 마틴을 살해했다.

20일, 짐머만은 마틴이 자신을 공격해서 정당방위로 권총을 발사했을 뿐이라고 주장했고 플로리다 경찰은 짐머만이 정당방위를 행사했다고 결론내리고 고소하거나 검찰에 송치하지 않고 훈방했다. 실제로 짐머만은 코피를 흘리고 있었으며 뒤통수에 큰 혹 두 개가 터져있었다.

근데 억울하게도 마틴은 그냥 편의점에서 스키틀즈 한 봉지와 아이스티를 사서 집으로 돌아가던 평범한 고등학생이었을 뿐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비무장 상태였으며 이나 마약에 취한 상태도 아니었고, 전과도 전혀 없었다. 이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퍼져나갔다.[3]

1.1. 무엇이 문제였나

2. 초기 파장

처음에는 이 사건이 순진한 흑인 청소년을 웬 자경단 행세하는 히스패닉계 백인 성인 남성이 독단적인 판단으로 쏴 죽였단 식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흑인들은 엄청나게 분노했다. 인구 5만 명의 샌포드에는 수천 명이 몰려들어 항의 집회를 했으며 미국 각지에서 항의 집회가 일어났다. 20일에는 릭 스콧 주지사 집무실 앞에서 집회가 벌어졌고 21일에는 뉴욕 맨해튼의 유니언 광장에서 수백 명이 참가한 추모 집회가 열렸다.

뉴욕 집회에서 마틴의 아버지 트레이시 마틴은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한 뒤 '내 아들은 죽을 이유가 없었다' 고 비통해했고 어머니인 사브리나 풀턴은 '고통스럽지만 여러분의 반응을 보니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SNS에서도 재조사를 요구하는 운동이 빗발쳤는데 Change.org에서는 3월 19일에 43만 명의 서명이 있었으며 21일에는 70만 명 이상이 서명했으며 결국 100만명을 돌파했다.

플로리다주 고등학교 학생들은 경기장에서 TM이라는 문자를 만들어서 트레이본 마틴을 추모했다.

24일 워싱턴 DC 프리덤 광장에서 집회도 벌어졌다.

당시 이 사건의 여파로 샌포드 시의 빌 리 경찰청장은 휴직하였다.

과격파 흑인 분리주의 단체인 신 흑표당(NBPP)은 자체 웹사이트에서 짐머만에게 1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당수 미하일 무하마드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라며 '우리는 특정인을 증오하는 것이 아니라 불의를 증오한다' 라고 발언했다.

미국인의 증오를 한 몸에 받게 된 조지 짐머만은 패닉에 빠졌다고 한다. 친구들마저 그를 위해서 해명하는 걸 거부했으며 계속 후회하며 울고 있고 생명의 위협 때문에 피신한 상태. 유죄 판결도 나기 전에 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가를 말해주는 좋은 사례다. #

짐머만은 다시 체포되었고 이번에는 우발적 살인에 해당하는[4] 2급 살인혐의를 받아 기소되었다. 짐머만은 공격적인 여론을 의식하여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 법[5] # 대신 정당방위를 주장하기로 했다.

2.1. 트레이본 추모 여론


미국 래퍼 플라이즈는 아예 그냥 트레이본을 위한 음악을 만들어줬다.

FOX NEWS의 진행자 제럴드 리베라가 23일, '후디(후드티)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마틴이 그날 후디를 입고 있지 않았다면 자율방범대원이 그 같이 공격적이고 폭력적으로 반응하지도 않았을 것', '범죄를 저지른 용의자들이 찍힌 사진을 보면 대부분 후디를 많이 입고 있다' 라는 발언을 했다.[6]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범죄자가 꼭 후드티만 입고 다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후드티 입었다고 다 범죄자는 아니기 때문에) 그냥 오류. 이 방송 내용에 분노한 사람들은 후드티를 입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것이 거의 사건의 상징처럼 되어 피해자의 이름을 잘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후드티 살인사건'으로도 알려져 있을 정도이다.

버락 후세인 오바마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만약 나에게 아들이 있다면 마틴과 닮았을 것입니다. 피해 부모가 모든 미국인이 이 사건을 진지하게 처리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당연합니다(If I had a son he would look like Trayvon. I think they are right to expect that all of us as Americas are going to take this with the seriousness it deserves).' 오바마 대통령이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서 발언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한다.

흑인으로서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인 일리노이 주의 바비 러시 의원이 3월 28일 연방 하원의회에서 이 사건에 대해 논평하였다. 이 때 연단에 올라가서 양복 밑에 겹쳐입고 있었던 후드티를 드러내고 후드를 쓴 뒤 선글라스까지 착용해 사건 당시 마틴의 모습을 재현하면서 '후드티를 입었다고 모두가 우범자는 아니다. 인종차별은 중단되어야 한다' 라고 발언했다. #

단, 후드티로 복장이 바뀐 직후 후드가 문제가 되어 의사당 내에서는 모자를 쓸 수 없다는 의회 규정 위반으로 하원의장 대리에게 의사당 퇴장 경고를 받고 만다. 러시는 모자를 벗지 못하겠으면 회의장을 나가라는 경고에 퇴장으로 응수했다.

파일:external/www.cbc.ca/heat-hoodies-trayvon-martin.jpg

르브론 제임스가 그날 신고 나온 농구화에 적어놓은 문구.

NBA 마이애미 히트 선수단은 홈그라운드에서 일어난 이번 사건에 항의하는 뜻으로 단체사진을 찍어서 배포하는 등 정식으로 이 사건의 재조사를 촉구했다. 구단과 감독 모두 이에 동조했으며 카멜로 앤서니를 비롯한 NBA의 다른 흑인 선수들까지 이번 사건의 재조사 요구에 동참하는등 흑인들이 다수인 NBA에서도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3. 진행


2013년 7월 13일, 6명의 배심원은 짐머만의 정당방위를 인정하며 무죄 평결을 내렸다.

3.1. 판결 이후 파장

평결 직후 큰 폭력 사태는 없었지만 흑인 단체 및 진보 단체에서는 판결에 크게 반발하며 대규모 항의 시위를 준비한다고 밝혀 경찰당국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와 함께 '아무도 폭력을 원치 않는다'며 시위 자제를 당부했다. 법정에 나타나지 않은 마틴의 가족들은 트위터를 통해 "판결에 실망했지만 평화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결국 잇따른 시위가 벌어지면서 1992년 로드니 킹 구타 사건에 따른 LA 폭동이 재현되지 않을 까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도 법원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고 발언하며 흑인과 진보세력을 무마하려는 제스처를 보였으나 공화당과 보수세력에게 애초에 문제를 과장하고 확대해석한 사람이 누구였냐는 비난을 받고 있다. #

무죄 판결이 나자 흑인이거나 자유주의적인 리한나, 마일리 사이러스 등 연예인들과 뉴욕 시의 블룸버그 시장 등은 판결을 비난하였고 보수파들은 애초 무리한 기소였다고 주장하는 등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

사건 평결 이후 LA에서는 수백 명의 흑인들이 폭동을 일으켜 사건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상점들을 불태우고 강도질을 하는 일이 발생했다. # 이번 사건의 경우 인종차별적 부분이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오히려 흑인에 의한 타인종 살인은 관심도 받지 못하냐며 흑인 사회의 피해의식을 비판하는 시선 또한 늘고 있다.

이 사건 이후 Black Lives Matter 운동이 시작되었다.

3.2. 논란

4. 여담



[1] 대장은 대장인데 자경단 모집 당시 지원자가 없어 결국 자경단 유일의 단원 겸 대장이었단다.(...) 경찰이 되기 위해 스펙 쌓기의 일환으로 지원했다고.[2] 다만 동네라고 하면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지역을 생각하기 쉬운데 사건이 일어난 곳은 Fenced Community로써 엄연히 외부인의 출입을 금지하는 사유지 내였다.[3] 설사 전과가 있었다고 해도 전과는 말 그대로 일반인보다 더 위험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죄를 저지르지 않은 이상 전과경력 들이밀며 경찰이 뭐라 할 수는 없다. 경찰은 어디까지나 '현재' 죄를 저지르고도 벌을 받지 않은 사람을 잡는 사람들이지 과거에 죄를 저지르고 벌을 받은 사람을 잡는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 사회적 시선 같은 게 문제라서 그렇지 일단 전과자가 형량을 다 채우고 출소하면 더 이상 과거 사건을 두고 또 잡아다 벌을 준다든가 잡아다 수사한다든가 하는 건 불가능하다. 이런 걸로 또 잡는다면 그 때 드러나지 않았던 것들이 드러난다든가 해야 가능하다.[4] 처벌 수위만을 조절하는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계획적인 살인이냐, 우발적인 살인이냐에 따라 기소 내용 자체가 다르다. 계획적인 살인에 속하는 1급 살인일 경우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 일반적인 살인인 2급 살인은 무기 혹은 15년 이상 징역.[5] '정당하게 있을 수 있는 장소에서 위협을 받을 경우 상대방을 공격할 수 있다.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면 도망갈 수 있는 상황에서도 총기를 사용할 수 있다'라는 내용. 적극적 자기방어권을 법률적으로 확대 적용한 사례.[6] 안타깝지만 사실이기도 하다. 미국에서 살아본 사람들이라면 다들 청소년들이 후드티 입고 큰 소리로 떠들면서 거리를 활보하는 것을 두렵게 본다, 최소한 좋게 보지 못한다. 대부분 갱스터들의 옷도 후드티가 많다.[7] 저화질 영상에 대해서는 반론하는 측에서는 짐머맨 체포 당시 사진 및 영상 기록에는 코피와 뒤통수의 두 터진 혹을 비롯한 외상의 흔적이 남아있는 점을 들고 있다.[8] 재판 초기에는 마틴 본인의 집이라고 알려졌었으나 정확히는 마틴의 아버지의 여자친구의 집이며 여기로 돌아가던 중이었다.[9] 그것도 총으로 협박까지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