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임진왜란 때 활동한 흑인 용병
〈천조장사전별도(天朝將士餞別圖)〉에 묘사된 해귀.
일명 해귀(海鬼)이다. 노란 눈동자에 얼굴빛은 검고 사지와 온몸도 모두 검다. 턱수염과 머리카락은 곱슬이고 검은 양모(羊毛)처럼 짧게 꼬부라졌다. 이마는 대머리가 벗겨졌는데 한 필이나 되는 누른 비단을 반도(磻桃: 납작복숭아)의 형상처럼 서려 머리 위에 올려놓았다. 바다 밑에 잠수하여 적선(賊船)을 공격할 수가 있고 또 수일 동안 물 속에 있으면서 수족(水族)을 잡아 먹을 줄 안다. 중원 사람도 보기가 쉽지 않다.
《조선왕조실록》 선조 31년(1598년) 5월 26일
포르투갈의 속국이었던 모잠비크 출신 흑인 노예들이 명나라로 팔렸다가 조선의 파병요청으로 명군 소속으로 일본에 대항하여 싸웠는데 이들을 해귀라고 칭했다.《조선왕조실록》 선조 31년(1598년) 5월 26일
명나라 장수가 선조에게 해귀를 소개하자 선조가 그들의 칼솜씨를 시험해 보게 한 적이 있다. 해귀들은 잠영으로 왜선에 접근한 뒤 왜선 바닥에 구멍을 내고 도주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이들은 당대 조선인들에게 진기하게 생긴 데다 뛰어난 무력도 갖추었기 때문에 엄청난 화제가 되었다고 하며 왜군들도 해귀가 왔다는 소식에 두려움을 느꼈을 정도였다.[1] 다만 기대받던 것만큼 성과를 내는 데는 실패했고, 해귀들이 임진왜란 이후에 귀국하여 이후의 기록에서는 사라지게 된다. 이익은 《성호사설》에서 명군 총병인 유정이 해귀를 시켜 물속으로 들어가 왜선의 밑을 뚫어 침몰하도록 하지 않았다면서 해귀의 활약이 예상보다 못했던 것을 한탄했다.
해귀라는 자가 있는데, 남번 출신으로 낯빛이 칠처럼 까맣고 바다 밑에 숨어 다니기도 하며 그 모양이 귀신 같다고 하여 해귀라고 한다 하였다. 키가 큰 사람이 하나 있었는데, 몸이 아주 커서 거의 두 길이나 되었으므로 말을 타지 못하고 수레를 타고 다녔다.
《징비록》
류성룡은 징비록에서 해귀라 하는 이들을 직접 보고 이를 묘사한 내용을 기록하였는데 덩치가 지나치게 커서 말을 타지 못하는 수준이었으며 먹같이 검은 피부를 지녔다고 묘사했고 바다 밑으로 숨어들어가는 모습이 마치 귀신 같아서 해귀라 일컬어진다고 기록했다. 오늘날로 따지자면 2m가 훨씬 넘는 거인이었다. 1길이 당시 조선인의 평균 신장 언저리였으므로 이 해귀 중 하나가 그 키가 2길에 달했다고 하니 최홍만보다도 덩치가 더욱 큰 게 된다. 물론 3미터가 넘는 거인일 리는 없으니 어느 정도 과장이 들어간 표현일 것이다.[2]《징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