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 텀블러 자물쇠를 따기 위한 해정도구(락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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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해정(解錠, lock-picking)은 자물쇠를 푸는 행위를 뜻하며, 해정술(解錠術)은 대개 열쇠 없이 해정을 하는 요령이나 기술을 말한다. 자물쇠를 열 수 없는 실제 상황에서 활용되기도 하고, 락피킹을 취미로 삼는 락스포츠 (Locksport)도 있다.2. 어형
'정(錠, 덩이 정)'은 '철(금속) 덩어리'를 가리키는 말로 본래 중국에서 종교 의식에 사용하던 제기를 가리켰으나, 일본에서는 대개 자물쇠를 뜻하는 말로 변했다.[1] 이는 특히 근대 이후 유럽에서 유입된 텀블러 자물쇠(맹꽁이자물쇠)를 가리키는 '남경정(南京錠)' 등의 약칭으로도 쓰인다.'해정' 역시 일본식 한자어로서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표준어로서 등재되어 있지는 않으나, 일본의 해정 관련 서적이나 도구, 동호회 등이 한국에 수입되면서 어휘도 같이 상륙하였다. 건축 용어로서 차단문 등의 잠금 해제에 사용되는 장치를 '해정기', '해정 장치'라고 부르는 용례 등이 있다. '해정술'은 '자물쇠 따기', '문 따기' 등으로도 순화할 수 있다.
3. 방법
다음은 전용 도구 없이 가장 흔한 핀 텀블러 모양의 자물쇠를 여는 방법이다.
- 철사를 두 개 준비한다.[2]
- 두 철사 중 하나의 끝부분을 약간 구부린다. 열쇠의 돌기보다 약간 짧게 구부려야 한다.
- 열쇠가 들어간다고 생각하고 구부린 철사를 열쇠의 돌기 방향이 들어가는 쪽, 구부리지 않은 철사를 열쇠의 몸 방향이 들어가는 쪽으로 둘 다 끝까지 넣는다.
- 이제 계속 구부리지 않은 철사를 누르면서 구부린 철사를 돌리는 동시에 열쇠구멍을 약간씩 치며 점점 앞으로 가져온다.(철사로 열쇠를 만든다고 생각하자.)
- 이러다 보면 자물쇠가 정렬되면서 열린다.
이것은 당연하지만 열쇠의 모양이나 개개인의 기술에 따라 작동하지 않을 수 있고, 무엇보다도 꽤나 오래 걸리기 때문에 실전에서 시험해보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그냥 부수는 편이 속 편하고 빠르다.
한편, 전용 도구 세트를 보유하고 있다면 훨씬 정확하게 자물쇠를 딸 수 있다. 제대로 된 용어가 한국어로 정착하지 않아, 락스포트가 발달한 영어권의 용어를 사용한다.
- 핀을 조작할 픽 (pick) 1개와 실린더를 조작할 터닝 툴 (turning tool) 1개를 준비한다. 이 때 터닝 툴은 자물쇠의 구조나 개인 취향에 따라 핀이 있는 방향으로 거는 열쇠구멍 위 (top of the keyway, TOK) 혹은 열쇠구멍 아래 (bottom of the keyway, BOK)로 선택한다. 보안성이 매우 낮은 대중적인 자물쇠를 기준으로 열쇠구멍의 크기가 크다면 BOK, 작아서 픽이 들어갈 공간도 빠듯하다면 TOK가 좋다.
- 터닝 툴을 열쇠구멍에 걸고 회전압력을 가볍게 준 상태에서 픽으로 첫번째 핀부터 건드려 본다. 만약 아무런 저항 없이 쑥쑥 들어가고 나온다면 그 핀은 당장 실린더의 회전을 막고 있는 핀이 아니므로 다음 핀으로 넘어간다.
- 위 방법으로 건드렸을 때 움직이지 않는 핀을 찾았다면 그것부터 공략을 시작한다. 픽을 천천히 기울여 지렛대 원리를 이용해 촉이 핀을 조심스레 밀어올리도록 하여, 탁 하고 끊기는 소리가 나며 실린더가 미약하게 움직였다면 그 핀의 공략은 성공한 것이다. 계속해서 다음 핀으로 넘어가며 이 2-3의 과정을 반복한다. 맨 안쪽의 핀까지 확인했는데 실린더가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면 이미 지나온 앞의 핀들 중 하나가 실린더에 걸려 있는 것이므로, 이 때는 다시 첫번째 핀으로 돌아가 마찬가지로 반복한다.
- 모든 핀이 정렬되었다면 실린더가 자유롭게 회전하며, 자물쇠를 열 수 있다.
오히려 자물쇠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궁금한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 자물쇠의 단면도를 검색해서 같이 보면 위의 과정이 잘 이해될 것이다.
자전거 절도 같은 범죄에 사용되기도 하지만, 자물쇠공에게는 필수적인 지식이다.[3] 주로 머리핀을 이용하고, 대중 매체에서 나오듯이 클립도 이용하지만 자주 쓰이지는 않는다.
4. 한국에서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자물쇠를 따는 기술은 절대 범죄에 악용해서는 안 된다.국내의 락스포츠는 사실상 황무지인데, 세계 5위 안에 드는 최상위권의 치안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땅에서 자물쇠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도 없고 오지랖 넓은 한국인 특성상 누군가가 자물쇠 따기를 연습한다고 하면 일단 어딘가에 침입하는 범죄부터 생각하기 때문에 눈치를 받을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 락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은 몇 없는데, 국내 인원들이 모이는 커뮤니티로는 락스포츠 채널이 있다. 인원수는 적은 듯 보이지만 정보 공유는 활발한 편.
물론 대부분의 락스포츠 관련 정보는 영어권과 유럽에서 만들어지고 공유되기에, 꼭 이 취미를 시작하고 싶다면 기본적으로 영어 실력이 따라줘야 편하다.
반면, 아주 기초적인 지식만을 가지고 피젯 토이처럼 심심할 때 쉬운 자물쇠를 따고 놀고 싶다면 많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입문자 세트가 판매되고 있다. 초심자에게는 먼저 픽과 터닝 툴의 조작에 익숙해지고 자물쇠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배워나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투명한 플라스틱 몸체로 된 교육용 자물쇠가 포함된 세트가 적절하다.
5. 미디어에서
- 페이데이 2에서 잠긴 일반 문부터 창문, 은행의 개인금고까지 열 수 있다. 별다른 컨트롤은 필요없이 시간만 보내면 된다. 스킬을 습득하면 더 빠르게 락픽을 할 수 있고 일반 금고[6]를 열 수 있다.
- 회색도시 시리즈에서도 퍼즐 요소로 자주 등장한다. 유상일이 특히 자주 사용한다. 오죽하면 화이트데이 VIP 특전 대사가 락픽 모양 사탕을 선물하는 내용일 정도. 아마도 당시 제작에 참여했던 똘삼이 방송에서 락픽을 사용하는 모습을 종종 보여준 것으로 보아 그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에서는 첫 주인공중 한 명인 질 발렌타인이 해정술의 달인이며 질이 없는 때에도 락픽이 등장하여 해정술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 Dying Light 시리즈: 클립 한 개와 철사 한 개로 모든 자물쇠를 푼다. 2편에서는 락픽의 레벨을 올리면 내구도가 증가하고, 어려움 난이도의 자물쇠까지는 일정 개수의 락픽을 소모하면 별도의 과정 없이 곧바로 자물쇠를 풀 수 있다.
-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콜드 워에서 모든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항상 락픽을 가지고 다닌다. 어렵지 않게 자물쇠를 딸 수 있다.
- 엘더스크롤 시리즈는 특성상 자물쇠를 딸 일이 많은데, 실제로 유저가 미니게임을 진행해 잠금을 해제하는 기능이 들어가있다. 이 때문에 형제게임인 폴아웃 시리즈는 전통적인 RPG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어 락픽킹 성공 여부가 능력치 체크에 달려있는 것과 달리 능력치가 부족해도 실제 유저의 손재주에 따라 최고난이도의 자물쇠를 열 수 있다. 오블리비언의 실제 락픽킹과 매우 유사한 핀 누르기 방식과 스카이림의 회전자 위치 조정식 방식(폴아웃 3이후의 자물쇠 따기도 이 방식)이 많이 알려져 있다.
- 페르소나 5에서 주인공이 이세계에서 자주 사용하는 아이템으로 락픽이 나온다.
[1] 중국에서는 자물쇠를 가리키는 한자로 쇠사슬 쇄(鎖)가 주로 쓰인다.[2] 영화에서 봤던 것처럼 클립 하나 가지고는 힘들다. 머리핀은 운이 좋아 잘 맞아떨어지면 하나로도 불가능하진 않다.[3] 자물쇠를 여는 것 말고도, 이것을 해보고 나면 자물쇠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또 구조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이해해야하기 때문.[4] 다만 나무로 된 문에는 잘 안 통한다. 시전해도 수백년 이상은 걸린다.[5] 다만 평상시에 승용차 종류만 해당되며 지명 수배가 붙었거나 화물차같은 대형 차량은 그냥 유리창을 깨버린다.[6] 타이탄 금고는 락픽이 불가능 하다.[7] 단 51번방 제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