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 |
鷄 | 肋 |
닭 계 | 갈빗대 륵(늑) |
[clearfix]
1. 개요
무릇 계륵(雞肋)은 버리기에는 아깝고 먹기에는 얻을 것이 없는 것이다.
양수
별로 득이 되지 않지만 버리기에는 아까운 것을 뜻하는 고사성어다. 직역하면 '닭갈비'가 되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요리' 닭갈비[1]가 아니고 말 그대로 닭의 갈비뼈를 뜻한다. 닭의 갈비뼈 쪽 살은 닭다리처럼 부드럽고 쫄깃해 꽤 맛있지만, 갈비뼈의 구조상 살을 발라 먹으려면 손이 많이 가는데 정작 고기의 양은 얼마 되지 않는다. 치킨이나 백숙 등을 먹을 때 나오는 닭의 갈비뼈를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고사는 이러한 특징에서 나왔다.양수
도축된 갈비뼈 부위에는 허파가 딸려오게 된다. 내장은 따로 빼지만 갈비뼈 사이에 감싸진 허파는 미처 제거되지 않는 것.
의미가 유사한 한국어 속담으로는 "저 먹자니 싫고 남 주자니 아깝다."가 있다.
2. 유래
이와 관련된 고사는 진수가 편찬한 《삼국지(三國志)》 위지(魏志) 무제기(武帝紀)의 배송지(裴松之) 주(注)에서 인용한 《구주춘추(九州春秋)》에서 나왔다.[2]배송지 주석 《구주춘추》의 기본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이때 왕이 환군하고자 하여 ‘계륵(雞肋-닭갈비)’이라는 영을 내리니 관속들이 대관절 무슨 소린지 도통 알지 못했다. 주부(主簿) 양수(楊脩)가 스스로 군장을 엄히 꾸리니 사람들이 놀라 양수에게 물었다.
“이를 어찌 알았소이까?”
이에 양수가 말했다.
“무릇 계륵(雞肋)은 먹어보면 별로 얻을 것이 없고 그렇다고 버리기에는 아까운 것으로, 이를 한중(漢中)에 비유한 것이니 왕께서 환군하시고자 한다는 것을 알았소이다.”
“이를 어찌 알았소이까?”
이에 양수가 말했다.
“무릇 계륵(雞肋)은 먹어보면 별로 얻을 것이 없고 그렇다고 버리기에는 아까운 것으로, 이를 한중(漢中)에 비유한 것이니 왕께서 환군하시고자 한다는 것을 알았소이다.”
《삼국지연의》에서는 이렇게 묘사한다. 서기 219년, 한중에서 조조가 유비와 격전을 벌이는데, 조조 본인의 전황이 점점 불리해지자 조조군은 '군사를 물려서 한중을 포기하느냐 마느냐?'를 고민하고 있었다. 한편 이날 저녁식사 메뉴는 닭고깃국이었다. 조조는 사발에 담긴 닭갈비(계륵)를 보다가 현 상황을 떠올리며 한탄했다. 한중땅을 먹자니 이 전쟁으로 얻을 이익이 별로 크질 않은 것 같고, 그렇다고 이대로 포기하고 유비 세력에게 걍 줘버리자니 상대가 비웃을 것이 염려되었던 것. 이 때 하후돈이 조조에게 찾아와서 오늘의 암호가 무엇인지를 물어보았는데, 조조는 무심코 '계륵으로 하라."라고 중얼거렸다.[3]
하후돈은 조조가 역시 뜻한 바가 있겠구나 싶어 더 묻지 않은 채 그대로 병사들에게 오늘의 암구호는 계륵이라고 전했다. 그런데 모사 양수는 이를 듣자 조조가 원정을 그만 멈추고 철수해버릴 생각임을 간파해 자신의 군사들에게 철수할 때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미리 짐을 싸두라 명령하라고 권했다. 문제는 하후돈이 왜냐고 사유를 묻자 자신의 분석을 하후돈에게 전달했는데, 하후돈은 군의 총 책임자로서 그 말이 옳다고 생각하고 자신도 이를 받아들인 채 똑같이 따라하기 시작, 이윽고 전군에 소문이 퍼져 퇴각하는 줄 알고 사기가 떨어지고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는 거다. 당연히 조조는 평소 정치적으로 문제가 있으며 자신의 보고체계를 무시하고 멋대로 움직이는 양수에게 괘씸함과 분노, 그리고 속내를 들켰다는 쪽팔림을 느껴 양수를 '군의 사기를 동요시킨 죄'로 처형했으며, 하후돈도 하마터면 같은 꼴을 당할 뻔했다. 그 뒤 조조는 양수의 말을 부정하듯 억지로 전투를 이어갔으나 전투 도중 위연이 쏜 화살에 인중을 맞고 앞니가 나가는 등 죽을 위기를 겪고 결국 한중 공략은 무리라고 판단하고는 부상을 당한 본인도 들것에 실린 채 군사를 물렸다.[4] 참고로 연의에서 계륵에 대한 평가는 "먹기에는 살점이 없고 버리기에는 그래도 맛이 있다(食之無肉 棄之有味)!"로, 위와는 약간 다르다.
드라마 신삼국에서는 하후돈의 역할을 무명의 장수가 맡았다.[5] 양수의 말만 고대로 믿고 생각없이 냅다 철군하려다가 같이 까이지만, 처형은 면했다. 양수가 질질 끌려갈 때 옆에 있던 사마의가 그 장수에게 양수가 조조에게 찍힌 덕에[6] 자네 목이 멀쩡했다며 장수라는 작자가 이렇게 귀가 얇아서야 쓰겠냐고 꾸짖는다.
연의에서는 양수가 "떠나기 전에 혼란이 생기지 않게 하려고 미리 수습했습니다."라고 대답하자 조조가 본인의 속내를 들킨 게 부끄럽고 열받아서 핑계를 대고 죽인 걸로 나오지만, 사실 양수의 행동은 분명 문제가 있다. 독단으로 철수 이야기를 꺼내서 자신의 부대는 물론 지휘관격인 하후돈의 부대까지 전투 의지(사기)를 꺾어놓았고, 더 나아가 총대장은 주둔을 명했는데 일개 사단장 수준인 자가 제멋대로 철군을 주장해서 관철시켜서 지휘계통까지 혼란에 빠트리는 하극상을 저질렀다. 결과적으로는 철수가 정답이었더라도 사전에 총책임자이자 가장 윗사람인 조조에게 의견을 먼저 말한 뒤에 정식으로 승인을 받고 나서 비로소 설득했어야지 함부로 일을 처리해버렸으니 말이다[7].
실제 역사 정사 삼국지에서는 양수가 한중에서 돌아와 몇 달이 지난 뒤에 참수되었으므로 연의나 다른 창작물과는 묘사가 조금 차이가 있다. 군기를 어지럽혔다는 명목으로 처형했지만, 실질적인 이유는 조조의 삼남 조식의 철저한 브레인 겸 실드 역할을 하며 위나라 후계자 다툼에 적극적으로 개입했기 때문에 조조의 눈 밖에 나 처형된 것이다. 자세한 것은 양수 문서로...
양수의 아버지 양표는 위나라의 구신(舊臣)이었기에 조조는 선물을 보내주며 위로했다고 한다. 하지만 양표는 여전히 상심한 채 마치 '아들 잃은 소와 같은 기분'이라고 하자 조조도 후회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정치적인 판단도 곁들여진 처형이었지만, 종종 감성적이 되는 조조의 특성상 양표가 슬퍼하는 걸 보고 진짜 후회했을 수도 있다. 여기서 나온 말이 노우지독(老牛舐犢)으로,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을 뜻한다.
재미있게도 조조는 평소에도 닭고기에 한방 재료를 넣고 만든 보양식을 챙겨먹으며 건강관리를 했는데, 이를 후세에 '조조닭(曹操鸡 / 曺操鷄, Caocaoji, 바이두 백과사전)'이라고 불렀다. 어째 닭하고 꽤나 연이 있는 듯 하다.
3. 기타
양수의 해석 "먹기에는 얻을 것이 없는 것으로 이를 한중(漢中)에 비유한 것이다" 별로 득이 되지 않는다는 표현으로 어찌보면 한중땅이 뭔가 보잘것 없이 보이지만 사실 촉한뿐만 아니라 조위 입장에서도 꽤 중요한 요충지였으며 사천 분지나 강남 등 생산량이 높기로 유명한 지역에 비할 정도는 아니지만 한중 중간에 있는 한수가 흘러 한중시 전체에 비옥한 분지가 생겼고 거기서 생기는 생산량은 별로 득이 되지 않는다 표현할 정도로 아예 없는건 아니었다. 다만 배후의 사천 없이 한중 단독으로는 (설령 관중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진령산맥이라는 거대한 장벽 때문에) 지속적으로 지켜낼 수 없는 건 사실이다.훗날 죽림칠현의 한 사람인 유령(劉伶)이 술자리에서 싸움을 말리다 거한에게 얻어맞게 생겼는데 그때 '내 몸은 닭갈비와 같은데 당신 주먹을 견딜 수 있겠느냐.'는 말로 달랬다는 일화가 있다. 아마 마른 사람을 갈비에 비유한 것의 유래가 아닌가 싶다.
한 양덕후 유저는 진삼국무쌍 5, 전국무쌍 3를 두고 계륵에 비유했다. 게임 자체는 여러 가지 새로운 점이 있어서 좋은데 볼륨이 닭갈비(Chicken Ribs)라고.
이희재 삼국지를 비롯한 일부 판본의 연의에선 제갈량이 다음과 같이 코멘트 한다.
양수가 한 수 모자랐어. 남보다 빼어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 그러나 남보다 잘 아는 것을 입 안에 삼키고 있기란 더욱 어려운 일인 법. 양수가 조금만 더 지혜로웠다면 입을 열지도 않았을 것이고, 죽지도 않았을 것이다.[8][9]
조금 각색해서, 결과적으로 조조가 진짜 철군했으니 양수의 행동이 맞지 않았냐는 점을 부각하는 경우도 있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어차피 철군할 거였으면, 조금이라도 빨리 하는 게 손실을 크게 줄이는 이득이니까 말이다. 84부작 삼국지에서는 양수가 처형당하기 전에 "더 큰 손실을 입기 전에 철퇴하십시오."라고 충고하는 장면이 있다.고우영 삼국지에서는 연의에서 앞니가 날아가는 부분을 닭 먹는 것보다 더 앞서 일어난 일로 묘사했고, 나온 음식도 닭고깃국이 아니라 진짜로 닭갈비였다. 이빨이 날아가 상심해 있던 조조는 위의 닭을 좋아했다는 일화대로 닭갈비나 맛있게 먹고 기분이나 풀려 했지만 안타깝게도 앞니가 없어 제대로 먹지 못했고,
진삼국무쌍 시리즈에서는 3편에서 촉군으로 정군산 전투를 플레이할때 조건을 맞추면 조조가 계륵을 언급한다.[11] 또한 조조가 후기작으로 갈수록 성능이 약화되어서 계륵이라고 불린다. 더불어 6편부터 조조가 형주의 관우를 유인하겠다고 한중을 일부러 내준 것이라는 무리수를 밀고 있는데, 그야말로 이 고사성어를 부정하고 있는 셈이다.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에서는 조조가 다른 군주 병종 장수들에 비해 특성이 쓸모가 없는데, 하필 북부위전, 조조전 연의에서 필수 무장이라서 패기를 배우는 61레벨까지 어쩔 수 없이 키우기 때문에 계륵이라 불렸지만 재반격+반격강화 특성이 있어서 백련검 쥐어주고 99레벨 찍으면 4타까지 발동하여 적을 혼자서 순삭하는 것도 가능해지는 등 메타 대세 무장으로 쓰이기에 계륵이라 불리기에는 억울하기도 하다. 마침 본작의 연의 '유비전' 중에서도 위의 유래를 잘 묘사해 주고 있다.
삼국전투기에서는 계륵이 나오기 훨씬 이전 가후가 작전회의에서 장수에게 계륵을 언급하고, 이에 장수가 '그거 니가 먼저 써도 되는 거냐?'라고 묻는 개그씬이 나왔다.
화봉요원에서는 조조군에서 닭고기와 관련된 단어를 이미 암구호로 사용중이라는 묘사를 보여준다. 작중에서 가장 처음 보여준 암구호는 닭다리...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에서는 드라군이 대표적인 예시. 멍청한 길찾기 ai와 느려터진 공격 선딜레이 때문에 답답할 정도로 굼뜨지만 프로토스의 기초인 관문 유닛 중 대지/대공 능력과 사거리, 기동성, 양산성을 모두 갖춘 유일한 원거리 딜러라 안 쓸 수가 없다. 계륵이 '나 먹기엔 별론데 버리기도 그렇다'임을 감안하면 완벽하게 들어맞는다.
카메라 유저들 사이에서는 주로 계륵렌즈라 하여 24-70mm 화각의 고급형 표준 줌 렌즈를 일컫는다. 무겁고[12] 비싼데다 단렌즈보다 좋은 결과물을 뽑아내지도 못하지만, 압도적인 범용성 덕분에 막상 없을 때는 아쉽다는 뜻에서 붙여진 것.[13]
자동차의 구동방식 중 요소수를 넣는 SCR 방식의 엔진 장착차량들도 이와 비슷하다(특히 디젤엔진 상용차). 연료에 더해 요소수 값도 만만치 않고, 그렇다고 안 넣자니 엔진이 망가질 가능성이 크고.[14]
드라마 대장금에서 어린 장금이 궁녀가 되는 시험의 두번째 질문의 답이었다.#
GS칼텍스 서울 KIXX 구단은 20-21 시즌 후 이소영의 보상 선수로 리베로 오지영을 영입했다. GS 구단은 한다혜, 한수진을 잘 쓰고 있었는데, 오지영을 데려온 건 계륵을 취한 것과 같다는 분석이 있다. 이제 와서 다른 구단이 오지영(1988)을 받을지 의문이다. 김해란 리베로가이 있음에도 2017년에 남지연을 영입했던 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의 행보가 재조명될 수 있다.
[1] 이쪽은 닭의 갈비뼈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양념갈비같은 부드러운 식감에 착안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실제로도 닭가슴살보다는 닭다리를 주로 쓴다.[2] 네이버 백과에서는 《후한서》 양수전(권54 양진전에 부기)을 출전으로 삼고 있는데, 실제로 나온다. 다만 최초 출전이 아닐 뿐. 《구주춘추》는 서진 시절에 쓰였고, 같은 유송대 저작이라도 《삼국지》 배주가 《후한서》보다도 일찍 쓰였으므로 둘을 비교하면 《구주춘추》 쪽이 더 앞선다. 시대상 후한이 삼국보다 앞서기 때문에 후한서가 삼국지보다 앞선다고 착각한 것으로 추측된다.[3] 그러니까 조조가 닭갈비를 보고 오도가도 못하는 자신의 상황이 생각나서 자문자답에 가깝게 중얼거린 것을 하후돈이 명령으로 잘못 알아들은 것이다. 즉, 적절하게 의역하자면 (혼잣말로) "계륵인가?" 혹은 “계륵이다!” 정도가 된다.[4] 그와 함께 본인의 성급한 판단으로 죽은 양수를 안타까워하면서 진작에 철수하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5] 신삼국에선 하후돈은 딱 한번만 나올 정도로 그렇게 비중이 있지 않기 때문이다.[6] 양수 하면 떠오르는 도시락 먹튀 일화도 이 드라마에 나온다. 다만 여기선 그 도시락이 마등이 선물한 거라 조조는 혹시 독이나 들은 건 아닌가 하고 떠본 것으로 묘사된다.[7] (연의에 한해) 조조군에서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모사들은 순욱처럼 자살하거나 순유처럼 화병이 들어서 몸져누웠을 뿐 드러내놓고 조조를 거스른 행위를 한 적은 없었다. 반면 양수와 비슷하게 얽히던 공융 또한 퇴근길에 "어질지 못한 자가 어진 자를 치다니 어찌 이기겠는가?"라고 대놓고 한탄하다가 목이 달아났다.[8] 한국 쪽 원조는 아마도 고우영 삼국지인 듯. 양수의 처형 소식을 전해들은 제갈량이 이렇게 대사를 친다. '양수… 약간은 모자란 사나이, 남보다 뛰어나긴 어렵지만 그것을 감추는 법은 더 어려운 법'. 그리고 고우영 삼국지의 많은 부분을 벤치마킹한 이문열 삼국지에서도 이런 점이 보인다.[9] 그런데 사실 원작 기준으로 제갈량도 너무 겸손한 인물은 아니었다. 일단 재야 시절부터 본인이 관중, 악의와 같다는 드립을 치기도 했고, 유비 수하에 들어간 뒤에도 은근히 재주를 드러내는 일을 많이 했다. 유비가 제갈량에게 존경심을 가지고 있어서 망정이지, 글줄 좀 꿰고 있는 선비에게 적잖은 반감을 가지고 있는 조조 같은 인물이 주인이었다면 몰랐을 일. 물론 제갈량도 바보는 아니라서 조조가 아닌 유비를 주인으로 모시기로 정했고, 그마저도 유비의 청을 3번에 걸쳐서 거부하다가 못이기는척 따르는등 신중에 신중을 기하면서 유비를 따라나섰다.[10] 고우영 삼국지에서는 친위대급 조조군 정예부대가 연발 돌격소총을 사용한다. 양수를 처형할 때도 총살한다.[11] 정군산 전투 시나리오에서 "음, 계륵이군."이라고 말한다.[12] 캐논의 EF 24-70mm f/2.8L II USM이 805 g. 크롭바디인 후지필름 X 시스템의 XF 16-55mm f/2.8 R LM WR도 655 g. 크롭바디에서도 결코 만만한 무게가 아니다.[13] 반대로 얘기하자면 광각과 망원 중 둘 다 애매한 결과물을 낼 수밖에 없다는 의미도 된다.[14] 특히 요소수 주입구가 주유구 옆자리가 아닌 다른 자리, 특히 실내에 있다면 이걸 넣기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또한 그게 없으면 엔진을 작동하지 못하게 한 경우도 있으니 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