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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13 08:25:02

타임 패러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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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하십시오.

1. 개요2. 특징3. 예시
3.1. 할아버지 역설
3.1.1. 자신과의 만남
3.2. 부트스트랩 패러독스(공짜 패러독스)
3.2.1. 근원 없는 반복 패러독스3.2.2. 자가 근친 패러독스
3.3. 에너지 증가 패러독스
4. 과학의 입장5. 피할 수 있는가?
5.1. 평행 우주 이론5.2. 단순한 과거 재현5.3. 자연 순서 보호설5.4. 타임 슬립5.5. 가변 역사와 불가변 역사
6. 각종 매체들에서7. 관련 문서
7.1. 관련 틀

1. 개요

/ Time Paradox

타임머신, 타임 슬립 등을 이용해서 시간 여행을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역설을 뜻한다.

2. 특징

알기 쉬운 유명한 예로는 과거로 돌아가 자기 자신을 죽이는 일이 있다. 만약 이와 같은 일을 벌인다면, 과거의 자신이 성장하여 미래의 자신이 될 일은 없다. 그렇다면 지금의 자신은 어떻게 되는가? 존재하는가, 존재하지 않는가? 그러면 과거의 자신이 죽을 일은 있는가, 없는가?

애초에 과거로 돌아가 그 시대의 물건을 건드리거나, 땅을 밟는 사소한 행동, 아니면 그저 타임머신이 도착하는 것만으로도 과거가 원래 역사에서 크게 변질되어 하나하나가 나비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즉, 애당초 과거 여행 자체가 모순이라는 소리. 더 나쁜 상황을 가정하자면, 인과 관계까지 포함한 사실이 계속 변경되어서 아예 바뀐 것을 모르고 시간의 연동성을 주장할 수도 있다. (이를 소재로 한 SF 단편이 레이 브래드버리의 "천둥소리"다. "타임 코드"라는 제목으로 영화로도 나왔는데, 소설은 명작이지만 영화는 망작이었다.)

예를 들자면, 과거 여행을 하고 길을 지나가다 누군가와 부딪혀 다치게 했다. 덕분에 그 누군가는 원래 봐야 할 면접에 지각하게 되고, 덕분에 원래 다녀야 할 회사에 못 다니게 되고, 덕분에 본래 사귀어야 할 회사원과 못 사귀게 되고, 덕분에 본래 해야 할 결혼도 못해 아이를 못 낳게 된다.근데 그 누군가가 자신의 부모들 중 하나이고, 그 아이가 당신이라면 당신의 존재는 과거가 바뀌었기 때문에 소멸한다. 그러나 그런 행동을 한 당신이 소멸한다면 당신이 과거로 넘어가 부모와 부딪혀 넘어진다는 사실도 성립할 수 없게 된다. 결국 모순이 생긴다. 이런 상황이라면, 과거 인물들은 자신을 못 본다거나, 완전히 다른 곳에서 만나 결국 결혼하게 된다거나, 혹은 면접에 늦었지만 응시할 수 있게 해준다는 식으로 역사가 바뀔 수도 있으며 혹은 그냥 단순하게 평행 세계라는 개념으로 부모가 이어지지 않은 그 평행 세계는 내가 없던 것으로 끝날 수도 있다.

타임 패러독스를 단순히 '시간 여행으로 인한 사건의 변동' 개념이나 '시간 여행을 하면 무슨 일이 생기는가?'의 문제로 인식하는 경우도 흔히 보이지만, 타임 패러독스는 좀 더 근본적인 문제, 즉 '과거로의 시간 여행 자체가 모순(패러독스)을 유발하므로, 그 모순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과거로의 시간 여행은 성립할 수 없다'라는 문제에 가깝다. 이해하기 편하게 단계 형식으로 정리해 보면 이렇다.
①과거로부터 기인한 문제가 있다
→②과거로 가서 문제의 원인을 해결한다
→③문제의 원인이 제거됨에 따라 현재에서도 문제가 없어진다
→④문제가 없어졌으므로 과거로 가야할 동기가 없어진다
이렇게 된다면 ④ 이후의 시점에서는 이미 ③의 시점에서 해결된 문제를 다시 해결하기 위해 굳이 과거로 가야할 이유가 없게 되며, 이에 따라 과거로 가서 문제를 해결하는 ②의 단계도 있을 수 없게 되고 결국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멀쩡히 남아있는 ①의 시점으로 돌아오게 된다.

참고로 '미래의 인물이 과거로 찾아왔다', '과거의 인물이 미래를 알았다'라는 사실만으로도 타임 패러독스가 될 수 있다. 후자의 경우 과거의 인물이 미래를 알고 그 미래가 자신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다준다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움직일 것이고 이는 과거가 바뀌어 미래가 변하게 되는 사태가 생긴다.

시간 여행자의 의도와 관계없이 과거인이 미래를 알게 되는 타임 패러독스 상황에 대해서 이런 농담이 있다.
시간 여행자: 실례합니다. 혹시 올해가 XXXX년이 맞나요?
과거인: 아니요, 올해는 191X년인데요.
시간 여행자: 이런, 실수로 1차 세계 대전 시기로 와버렸군. 놀래켜서 죄송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과거인: 1차...?

참고로 2차 세계 대전이 터지기 전까지는 그냥 세계 대전, 대전쟁(The great war)이라고만 불렀다. 제2차 세계 대전이 일어났으니 전에 일어난 세계 대전과 구분하기 위해서 1차를 붙였지 제2차 세계 대전이 안 일어났으면 1차라고 붙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즉 이 과거인은 졸지에 그런 규모의 전쟁이 또 터질 것을 미리 알아버린 셈. 이 농담은 영국의 드라마 닥터후에서도 써먹었다.

각종 창작물에서 시간을 다루는 시간 조작 능력자들에게 부여하는 페널티로 등장하기도 한다. 시간 능력자들은 어지간한 능력자들을 하찮게 만들 정도로 강력한 능력자들이라 이들에게 부여하는 페널티로 타임 패러독스가 존재한다.

3. 예시

아래는 대표적인 타임 패러독스들이다.

3.1. 할아버지 역설

영어로는 grandfather paradox. 영문 위키 문서명도 동일하다
It's very simply that you travel into the past and murder your own grandfather before he sires your mother or your father, and where does that then leave you?
주요 내용은 단순하다. 만일 시간 여행자가 자신의 부모가 태어나기도 전의 과거로 여행해서 자신의 조부를 살해한다면 어떻게 되는가?
칼 세이건의 설명. 출처
후손이 조상을 살해한다는 점에서 grandfather 혹은 grandparents가 사용됐지만, 좀 더 자극적이거나 근접한 과거라는 임팩트를 주기 위해서 '부친 살해 패러독스', 혹은 '모친 살해 패러독스'라는 표현도 사용된다. 테넷에서 언급되는 패러독스이기도 하다. 드라마 엄브렐러 아카데미의 시즌 3에서도 언급되었다.

minutephysics에서 이에 대해 나름의 해답을 제시했다.# <손자가 할아버지를 죽인다> → <손자가 태어나지 않는다> → <할아버지가 산다> → <손자가 태어난다>의 4가지 상태가 순환한다고 할 때, 양자 역학의 원리에 따라 모순되는 두 상태가 중첩되어 존재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마르코프 연쇄(Markov chain)를 적용하는 방법도 언급했다.

3.1.1. 자신과의 만남

현재의 자신이, 언젠가 타임머신을 만들어 그것으로 과거의 자신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으로 타임머신을 만들어내어, 과거로 날아와 서로 만났다. 그런데 이 만남 때문에 과거의 자신이 타임머신 개발을 그만둔다면?

'미래'의 자신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의 자신을 만나 "타임머신을 타지 말라"고 말한다면 미래에서 과거로 찾아온 자신은 사라지게 된다, 또한 이 말을 들은 과거의 자신이 그대로 행했을 경우 시간 여행을 하지 않기에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일 자체가 일어날 수 없지만 미래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온 자신이 타임머신을 타지 말라는 말을 했던 기억은 남아있는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한다. 이러면 거의 평행 세계에서의 미래의 자신과 만났다고 가정할 수밖에 없다. 심지어 미래의 자신이 과거의 자신을 아예 죽여버리면 어떻게 될까? 과거의 자신이 없으므로 미래의 자신 또한 없다. 그러면 미래의 자신이 과거의 자신을 죽였던 일도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사건이 된다. 그렇다면 현재의 자신은 살았다고 보는 것이 맞을까? 죽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까?

시간 여행을 그대로 강행하더라도 '기억의 차이'가 있기에 같은 결과를 낳는다. 전자가 과거의 자신을 만나기 위해서 만들었다면 후자는 미래의 자신이 만들지 말라 했는데도 만들면 어떻게 될까 궁금해서로 동기부터가 바뀌어 버린다. 단순 접촉이라도 이미 과거와 미래에서 본인은 이에 대한 차이를 두기에 나비 효과를 감안한다면 결국 패러독스를 초래하는 요소가 나타난다.

'방해 패러독스'를 염두에 둔 관련 매체에서는 본인은 물론이요 친인척의 눈에 띄는 것 또한 엄격히 터부시되는 묘사가 존재한다.

시간 여행자가 미래로 가서 손자를 만나, 시간 여행자의 배우자(손자의 할머니)를 동네 서점에서 만났다는 말을 듣고 현재로 돌아온다. 돌아와서 시간 여행자는 서점을 어슬렁거린다. 그런데 너무 자주 어슬렁거렸는지 미래의 배우자는 그를 스토커라고 생각하고 경찰을 부른다. 혹은 손자에게 들은 '운명적 만남'을 재현하려다가 괴짜로 찍힌다. 즉, 결혼하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한다. 이 결과는 손자가 초래하는 것이지만 이제 손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3.2. 부트스트랩 패러독스(공짜 패러독스)

부트스트랩 패러독스는 뮌히하우젠 남작(허풍선이 남작)의 에피소드에서 남작이 늪에 발이 빠졌는데 잡을 게 없어 자신의 머리채를 잡고 빼냈다는 모순에서 유래된 말이다. 그런데 사실 부트스트랩이라는 용어와 뮌히하우젠 남작은 관련이 없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각 문서 참고. 서양권에서는 공짜 패러독스를 주로 부트스트랩 패러독스라고 칭한다. 흔히 타임 패러독스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고, 그만큼 많이 쓰이는 대표적인 사례다.

시간 여행자가 과거로 가서 셰익스피어에게 셰익스피어 전집을 보여주고, 마침 급하게 마감에 쫓기던 셰익스피어가 필요한 부분을 베끼면 셰익스피어는 자기가 지은 창작물을 베끼게 되는 셈인데 그럼 이 부분은 과연 누가 쓴 것일까? 이를 소재로 한 SF 단편이 앤서니 버지스가 쓴 "뮤즈(Muse)"이다. 마찬가지의 문제가 터미네이터 시리즈에서도 발생하는데, 미래에서 온 터미네이터의 CPU에서 얻어낸 기술을 토대로 터미네이터가 만들어지고 이게 과거에 보내져서 CPU만 남기고 소멸한다면 그 CPU를 만든 원천 기술은 과연 어느 시대의 것인가? 이렇게 부트스트랩 패러독스는 불가변 패러독스와 비슷하지만, 사물이나 사건의 근원이 없어진다는 점이 근본적인 차이점이다.

도라에몽》에서도 비슷한 에피소드가 있는데, 한 만화의 다음 내용이 궁금했던 도라에몽이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에서 만화의 한 달 뒤의 연재분을 보고 돌아온 뒤 친구들에게 자랑하다가 다음 내용을 막혀서 고민하던 그 만화의 작가가 그걸 듣고 도라에몽을 불러다가 다음 달 연재분 내용을 가져와달라 부탁하고는 그것을 베껴 그린다. 그리고 만화가가 자꾸 다음 내용을 요구하자 도라에몽은 더 미래인 두 달 뒤로 가서 만화 내용을 보고 와서는 만화가에게 알려주고 만화가는 미래의 자신이 그린 내용을 그대로 베껴 그린다. 이 패턴을 세 달 뒤, 네 달 뒤 내용을 가져오는 걸 계속 반복하다 도라에몽은 문득 "그럼 이 만화를 누가 그리는 거지?" 하는 의문을 가지면서 에피소드가 끝난다.

여기서 약간 어이없는 부분이 있다. 극중극으로 등장한 만화책의 내용이 '사자 가면'이라는 주인공이 히로인을 구출하려다가 기습한 전투원들의 광선총에 당하고 다음 달 계속이라는 발단. 그러곤 다음 달 호를 보는데, 사촌이라는 호랑이 가면이 등장해서 구해주려다가 계속해서 치타 가면 등등 친척들이 구해주려다가 전부 잡힌다. 주간도 아니고 월간에 실린 만화인데도 성의가 없는데 어떤 의미에서 이 부트스트랩 패러독스에 대한 하나의 우회적인 답으로도 볼 수 있다. '원작자가 만들어 놓은 내용 이상으로는 나갈 수 없었던' 셈이기 때문이다.

닥터후》의 에피소드 "Blink"는 공짜 패러독스의 대표적인 예이다. 10대 닥터가 1969년에서 미래의 샐리 스패로가 가지게 될 비디오에 이스터 에그 영상을 남기고 그건 미래의 샐리 스패로와 닥터의 대화가 된다. 그리고 그걸 래리가 대본으로 받아적는데 그 후 1년 뒤 아직 그 이스터 에그를 남기기 전의 닥터에게 샐리 스패로가 완성된 대본을 주게 되고 그 후 닥터가 우는 천사에 의해 마사 존스와 같이 1969년의 과거로 떨어지게 된다. 그 후 닥터가 그 비디오에 남긴 이스터 에그 영상은 그 대본을 따라 읽은 것. 그렇다면 위에 셰익스피어 예처럼 그 대본에 나오는 닥터의 대사는 결국 누가 만들어 낸 것인가? 이런 연출은 그 뒤에도 자주 사용된다.

뉴 시즌 9의 네 번째 에피소드인 Before the Flood에서는 오프닝에 12대 닥터가 부트스트랩 패러독스라는 이름을 직접 언급하고 베토벤을 예로 들면서 설명해 주기까지 한다. 한 시간 여행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가인 베토벤을 보기 위하여 그의 사인을 받을 베토벤 악보들을 들고 18세기의 독일로 향했다. 그러나 그 남자는 아무리 노력해도 베토벤을 찾을 수 없었다. 알고 보니 베토벤이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 당황한 시간 여행자는 베토벤의 음악이 없는 세상에서 사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 생각하여, 자신이 들고 간 베토벤의 악보들의 곡을 베껴 직접 발표한다. 그렇다. 시간 여행자가 베토벤이 된 것이다. 그렇게 역사는 큰 문제 없이 흘러가게 되는데, 여기서 의문점이 발생한다. 애초에 베토벤이 없는 인물이었고 시간 여행자가 원래 존재하였던 베토벤의 곡들을 베껴 베토벤이 된 것이라면, 처음에 베토벤의 곡을 작곡한 사람은 누구인 것인가?

백 투 더 퓨쳐》에서는 주인공 마티 맥플라이가 1958년에 척 베리가 만든 Johnny B. Goode라는 노래를 1955년에 연주하고, 이 1955년에 연주된 노래를 베리의 사촌이 베리에게 전화로 들려주는 장면이 나온다.

여기에 해당되는 패러독스들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가 문제긴 하지만 일단 그것만 빼면 일단 말이 되기는 하고 뭔가 기묘하고 독특한 느낌을 주기에 미디어에서 많이 활용된다.

그런데 이 공짜 패러독스에 대한 역발상도 존재한다. 공짜 패러독스에서 결과만 있고 원인이 없는 것과 반대로, 원인만 있고 결과가 없다는 발상이다.
당대의 과학 기술 발달 정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과학자 셔먼 위버는 초기형 타임머신을 통해서 과거의 과학 발달을 가속화할 계획을 세운다. 그는 필리포스 2세 시기의 마케도니아로 돌아가서, 어린 왕자를 가르치고 있던 아리스토텔레스를 만난다. 셔먼 위버는 자신이 인도에서 왔다고 주장하면서 하늘을 나는 기계 등 발달된 과학 문명을 소개하고, 이를 위해서는 엄청난 실험과 검증을 통한 과학적 방법론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해서 설득시킨다. 그가 아리스토텔레스를 설득시킨 이유는 아리스토텔레스는 과학의 발달도 가져왔지만, 지나치게 신화적이었고 실험을 통한 검증을 무시했기에 이후 과학 발달에 제약을 가져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자신 시대의 과학 이론과 방법론을 전파한 셔먼 위버는 자신의 시대로 되돌아간다. 시간 여행을 하기 전보다 1000년 정도는 발달되어 있을 것을 기대하면서....
그러나 그가 도착한 시대는 아리스토텔레스 시대보다 거의 나아진 것이 없는 시대였다. 셔먼 위버는 되돌아온 시대가 자신이 출발한 것과 같은 시대라는 것을 알게 되고 절망한다. 타임머신을 유지 보수 할 수도, 전력원을 구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셔먼 위버는 고대 문서를 뒤져서, 도대체 왜 이렇게 되었는지를 파헤친다. 그리고 진실은 드러나게 되는데....
아리스토텔레스는 셔먼 위버의 말을 사실로 인정한 것은 맞았다. 하지만 동시에 깨달은 것은 그것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그 노력을 통해서 결과를 낸다 하더라도 이미 인도의 과학 기술이 이룬 것에 도달한 것밖에 안 된 것일 거라는 절망감이었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는 그렇게 과학 기술을 포기하고, 그리스인들에게 더욱 합당하다고 할 수 있는 사고와 사상에만 몰두하였다. 그리고 과학 기술과 관련된 어떠한 글도 남기지 않았다.
위 내용은 스프라그 드 캠프의 단편 SF 소설 Aristotle and the Gun의 간략한 내용이다. 이 소설은 한국에서 '아리스토텔레스를 만난 사나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출판된 적이 있다. 참고로 아리스토텔레스는 고대 그리스 기준으론 꽤 실험 관찰을 중시한 학자에 속한다. 그리고 이걸 다시 기괴하게 비튼 것이 프레데릭 폴의 '피니어스 씨의 허무한 시간 여행(The Deadly Mission of Phineas Snodgrass)'이다. 이 소설에서는 주인공 피니어스의 선의로 한 행동으로 인해 세상이 변하고, 변한 결과를 되돌리기 위해 그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상태로 만들게 된다.
기원후 1년 정도의 과거의 로마로 간 피니어스가 선의로 공중 보건과 의학 기술을 전파하다가 100세까지 장수하고 죽는다. 이후 세계는 의료, 과학 기술이 발달하고, 이는 인구 증가로 이어진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멈추지 않았다는 것이다. 맬서스의 인구론을 그대로 증명하는 것처럼 인구가 폭증하고, 자원을 소모하며 그 자원 소모를 과학 기술로 보충하면서 지구의 모든 자원, 태양을 포함한 태양계의 모든 자원을 소모하고 마침내 다른 태양계까지 이동하면서 지구의 맨틀, 외핵, 내핵까지 다 파고들어 간다. 결국 지구 구성 물질 자체가 인간이 되게 되는데, 인간의 총질량이 지구의 총질량보다 커졌고, 장기적으로는 우주의 총질량보다 커질 상황이 된다. 마침내 인류는 문제를 파악하고, 타임머신으로 1명을 과거로 보내어 막 기원후 1년 로마에 도착한 피니어스를 총으로 쏴 죽인다. 여전히 미발달되어 있고 비위생적인 상태의 로마를 비추며, 소설이 끝난다.
물론 위의 "Aristotle and the Gun"이나 이 "피니어스 씨의 허무한 시간 여행" 모두 패러독스의 골 때리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과장된 이야기를 만들어 냈을 뿐이지 정밀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토대로 이야기를 구성한 것은 아니다. 아리스토텔레스 같은 사람이 그 혼자만 있었던 것도 아닌 데다가, 로마가 발달되고 인구가 폭증하고 자원이 소모되는 시점에서 피임과 산아 제한 정책이 무조건 이뤄졌을 것이다. 그냥 미래의 개입으로 인한 과거의 변화, 과거의 변화로 인한 미래의 발전이라는 게 이렇게 위험한 일이라는 것을 주제로 독자의 뒤통수를 한 대 때리기 위해 비약했을 뿐이다.

3.2.1. 근원 없는 반복 패러독스

에스퍼 마미》 46화에서는 마미의 아빠와 엄마를 처음 만나게 해 주는 계기를 딸인 마미가 현재 그것도 자기 집 안에서 아빠가 회상하는 과거를 들여다보면서 만들어 준다.

영화 '타임크라임'에서는 주인공 헥터가 산에서 한 여자가 옷을 벗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산으로 갔다가 괴한에게 가위로 팔을 찔린다. 겨우 도망친 헥터는 어떤 연구소에 들어갔다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가게 된다. 여차저차하여 자신이 그 괴한이란 것을 깨달은 헥터는 자신이 봤던 옷 벗던 여자를 만나 위협하여 산에서 옷을 벗게 한다. 그 후 예정대로 과거의 자신이 오자 가위로 팔을 찌른다. 즉, 현재의 나는 과거의 내가 타임머신을 타기 위하여 과거의 나를 가위로 찔러야 하지만 그 이유에는 근원이 없다. 그저 과거의 내가 가위에 찔려 타임머신을 탔기 때문에 찔러야 하는 것이다. 이제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를 찔렀으니 이제 또 그 과거의 나는 과거의 나를 찌른다. 이 행동이 무한 반복이 된다.

위와 마찬가지로 《도라에몽》에서도 예시가 나온다. 비실이가 자기 집의 어떤 물건이 사라졌고 사라진 날 밤 도라에몽과 진구가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며 도라에몽과 진구를 몹시 의심한다. 도라에몽과 진구는 당연히 절대 아니라며 결백을 밝히기 위해 타임머신으로 그날 밤으로 돌아가서 누가 훔쳐 가는지 지켜보기로 한다. 그런데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훔쳐 가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고, 갑자기 비실이와 비실이 가족이 오는 소리를 듣자 당황하여 일단 물건을 (현재의) 비실이에게 돌려주기 위해 물건을 들고 현재로 돌아와 버린다. 이 외에도 장편 시리즈에서는 주인공들이 위기에 빠졌을 때 갑자기 미래의 자신들이 무기를 들고 구하러 왔고 그 덕에 살게 되자, 엔딩 부분에서는 미래의 자신들이 구하러 와줬기 때문에 과거의 자신들을 구하러 가면서 끝난다.

인터스텔라에서 영화 초반 쿠퍼는 모래의 패턴을 이용해서 특정 장소에 간다. 알고 보니 쿠퍼가 그 패턴을 만든 것. 그리고 후반에는 본인이 그 패턴을 만들어준다.

진격의 거인에서 엘런 예거엘런 크루거그리샤 예거를 비롯한 선대 진격의 거인의 영향으로 자유를 추구하는 것으로 유추되었으나 사실 진격의 거인 고유 능력인 후대 계승자의 선택적 미래 투영으로 선대 진격의 거인을 자유를 중시하게 만든 것이다. 또한 그리샤의 시조 찬탈 이후 엘런은 시조의 거인과 진격의 거인을 계승받게 되었는데 그리샤를 압박하여 레이스 일가를 살해하고 시조의 거인을 찬탈하게 만든 것 역시 엘런이 진격의 거인의 능력을 이용한 것이다.

마녀의 여행에서 주인공의 스승이 어린 시절에 미래로 날아가 성장한 주인공을 만나 마법을 배우고 과거로 돌아왔다. 그리고 몇십 년 후 어른이 된 그녀가 성장하지 않은 주인공을 만나 마법을 가르친다. 그리고 성장한 주인공은 과거에서 미래로 타임 슬립 한 주인공의 스승을 만나 마법을 가르친다. 이 역사가 반복된다.

스타트렉: 퍼스트 콘택트에서 보그 스피어가 2063년으로 시간 여행을 해 지구에 어뢰를 쏘다가 USS 엔터프라이즈 E에 격침되는데, 몇십 년 후, 이 스피어가 격추된 곳을 인간들이 방문하자, 방문자들과 타고 온 아틱 원이 동화되고 동화된 방문자들은 지구의 위치 정보를 델타 분면으로 전송한다. 그리고 200년 후에 위치 정보가 도착하자 보그가 알파 분면을 침공한다.

3.2.2. 자가 근친 패러독스

어떤 의미로 위의 할아버지 패러독스와는 반대되는 상황. 과거의 자기 조상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과거의 자기 조상이 되는 상황이다. 이 패러독스를 극한까지 끌어낸 작품으로 로버트 하인라인의 단편 〈그대들은 모두 좀비〉(All You Zombies)가 있다. 이걸 영화화한 게 위의 영화 타임 패러독스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이 문서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1945년, 클리블랜드의 고아원에 갓난 여자아기가 버려진다. 이 "제인"이라는 아이는 외롭고 고독한 고아로 자라나지만, 1963년에 비로소 어떤 방랑자와 사랑에 빠진다. 그녀방랑자에 의해 임신하게 되고, 그 방랑자는 행적을 감춘다. 제인아기를 낳는 도중, 의사들은 제인에게 두 개의 생식 기관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제인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그녀'를 '남자'로 전환하는 수술을 행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이마저 분만실에서 누군가에게 도둑맞는다.

결국 아이도 잃어버린 '남자' 제인은 주정뱅이에 방랑자로 전락한다. 1970년, 그는 한 술집에 들어가 나이 든 주인장에게 그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그러자 그 술집 주인제인에게 타임 머신을 통해 그 방랑자에게 복수할 기회를 주겠다고 제안하며, 복수를 통해 능력을 보이면 시간 요원으로 고용하겠다고도 말한다. 이에 솔깃한 제인술집 주인과 함께 타임머신에 들어가 1963년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는 어떤 젊은 고아 여인에게 끌리게 되고, 그녀를 임신케 한다. 그러자 술집 주인은 9개월 후로 여행해 아기를 병원에서 납치하고, 그 아기를 1945년으로 데리고 가서 클리블랜드의 고아원 앞에 버려놓는다. 그리고 도로 우리의 남자 제인에게 돌아가서, 그를 시간 요원에 가입시킨다.

방랑자였던 제인은 결국 시간요원으로써 인생을 다시 시작하고, 시간 여행단의 주요 간부가 된다. 어느 날 는 일생의 최고 난도의 임무에 도전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술집 주인으로 변장한 다음 1970년으로 돌아가 자신과 만나는 것.
제인과 그를 임신시킨 남자, 술집 주인, 그리고 그 사이에서 태어나고 납치당해 버려진 아이는 모두 동일 인물이다. 다시 말해 자기가 자신의 어머니인 동시에 아버지이고, 남편이자 부인이며 아들과 딸도 겸하고 있는데, 이 모든 행위의 원인이자 결과이기도 하다. 등장인물들의 족보를 그려 보면 결국 모든 선들이 원을 그리며 중심으로 돌아오게 된다. 거기다가 이렇게 되면 제인의 앞뒤 세대가 아예 없어진다. 정확히 말하자면 자신이 자신의 선조이자 후손이다. 만화로 표현한 내용 리마스터

목록으로 정리하자면,
  1. 여자 제인이 고아원에 버려진다.
  2. 여자 제인은 어떤 남자를 만나 임신하지만 남자가 돌연 사라진다.
  3. 여자 제인은 혼자 출산을 하다가 성전환 수술을 해서 남자 제인이 된다.
  4. 남자 제인은 아이를 도둑 맞고 방랑자가 된다.
  5. 남자 제인은 술집 주인을 만나 과거로 돌아갈 기회를 얻는다.
  6. 남자 제인은 여자 제인을 만나 임신시키고 현재로 돌아온다.
  7. 남자 제인은 시간 요원이 되어 술집 주인으로 변장한다.
  8. 술집 주인은 남자 제인을 만나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한다.
  9. 술집 주인은 여자 제인이 낳은 아이를 납치한다.
  10. 처음의 1번으로 돌아간다.

지나치게 기괴해서 그런지 이 패러독스를 다루는 작품은 아주 진지하거나 대놓고 개그거나 둘 중 하나다. 물론 대부분은 개그. 퓨쳐라마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조상님 만만세에 자신이 자신의 선조인 캐릭터가 등장한다. 선조(이자 후손) 중 일부만이 자신인 게 더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앞에서 언급한 작품들 중 둘은 다 타임 패러독스 따위는 패러독스 축에도 못 끼는 작품이므로 넘어가자.

2020년 8월 28일에 방영한 금토 드라마 앨리스에서도 한 시간대에 같이 다른 사람이 사실 동일인일 수가 있다라는 것을 연상케 하는 장면이 나왔다.

3.3. 에너지 증가 패러독스

공짜 패러독스와 비슷하다. 열역학 법칙에 의해서 우주 내의 에너지는 동일하다. 하지만 타임머신으로 과거를 가면, '타임머신+탑승물'만큼의 질량이 늘어나게 된다. 상대성 이론에서 질량은 에너지이므로,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가면 우주의 총에너지가 늘어난다. '원래의 미래'에서는 그 추가 자원이 없는 것을 전제로 구성되었기에 패러독스가 생긴다.

예를 들면, 미래에 만든 전지를 과거로 가져가면 과거는 공짜로 전지와 에너지를 얻는다. 이것을 반복하면, 무한한 자원, 에너지를 미래에서 얻을 수 있다. 즉 지구를 통째로 옮길 수도 있으며, 이런 경우 '과거'의 지구가 2개가 된다. 단, 미래의 내가 과거의 나에게로 물건을 가져왔을 때 미래의 나는 이 행동으로 인해 과거의 나는 시간이 지난 후 과거의 나한테 전에 미래의 내가 한 것처럼 다시 돌려줘야 한다. 즉, 2018년의 내가 2017년의 나한테 어떤 물건을 줌 → 2017년에 있던 나는 2018년이 된 후 2017년의 나한테 그 물건을 줘야 함. 이것은 공짜 에너지라기보단 빌리기에 가깝다. 돌려막기다.

4. 과학의 입장

위에서 든 예를 보면 알 수 있지만, 과거로 가는 시간 이동은 그 자체로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인과율'을 위배한다는 문제가 있다.

리처드 파인만이 전자와 양전자를 가지고 세운 이론적 모델에 따르면, 미래에서 오는 파동이 과거의 일부가 되어 과거가 보호된다. 양전자는 시공간 도표에서 미래에서 과거로 오고, 전자는 반대로 과거에서 미래로 이동한다. 쉽게 말하면 양전자의 시간은 전자와 거꾸로 간다. 즉, 미래가 과거에 간섭할 수 없다는 결론이다. 이 이론은 전자로 실험한 결과 증명되었다. 또한 과거와 미래는 하나라, 과거에 돌아가 영향을 줘도 바뀌는 건 없다는 노비코프의 자체 일관성 원칙(Novikov Self-Consistency Principle)이란 이론이 있어, 무슨 짓을 해도 타임 패러독스는 없게 된다. 퓨쳐라마에서 타임 패러독스는 이를 이용해 해결한다.

단순히 미래로 가는 시간 여행은 인과율을 전혀 위배하지 않는다. 과거로 돌아오지만 않는다면. 어차피 모든 사람은 1초당 1초라는 속도로 미래로의 시간 여행을 하고 있다. 그리고 남들과 다른 속도로 이동한다는 것도 지극히 당연한 소리이기도 하다.

5. 피할 수 있는가?

5.1. 평행 우주 이론

터미네이터 같은 픽션에선 “과거로 시간 이동을 해서 누군가를 죽이면, 죽은 사람을 중심으로 이후의 미래에 변화가 일어난다!”라는 역사 개변을 주장하지만 이것도 시간 이동이 불가능한 현재 기술로는 상상의 영역이고 때문에 패럴렐 월드 이론 같은 게 등장했다. 쉽게 말하면 만약 당신의 할아버지가 어떤 사고로 인해 죽었는데 그 사고를 막기 위해 당신이 타임머신을 타고 할아버지가 살고 있는 때로 가서 사고를 막았다. 그 순간부터 또 다른 세계가 탄생한다. 할아버지가 이미 돌아가신 세계(1)와 할아버지가 살아있는 세계(2)가 존재하는 것이다. 즉, 당신이 1이란 세계에 살고 있는데 타임머신에 타서 과거로 가 할아버지를 구한 순간부터 2라는 세계가 탄생한다. 그래서 2의 세계에서 할아버지를 구한다 쳐도 타임머신을 타고 현재로 왔을 땐 다시 1의 세계라 2의 세계의 할아버지를 구했어도 1의 세계의 할아버지는 여전히 사망한 상태다. 그런 개념이 없다면 ‘과거에 내가 무슨 짓을 했더라도’ 현재 자신의 세계는 그걸 이미 겪은 뒤에 현재의 상황이 되었기 때문. 아니, 애초에 과거의 시간대와 현대의 시간대가 동 시간에 바뀌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자신이 과거의 사건을 바꾼다고 현재 세계의 존재했던 사건이 바뀔 수 없다’ 같은 이론이 나오는 것. 결국 이때의 시간 여행은 '시간 여행자 기준의 과거'가 현재인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다른 이론들에 비해 이해하기가 비교적 쉽고 말이 되는 개념이라 타임 패러독스를 피해 가는 데 가장 간편하고 흔하게 쓰이는 방법이다.

양자 역학의 다세계 해석과도 일맥상통하며,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이 개념을 차용한다.

다른 예시로는, 드래곤볼/인조인간 편에 등장하는 미래 트랭크스의 예시가 있다.

평행 우주 이론의 경우 결국 미래에서 과거에 개입해 입맛대로 바꿔봤자 돌아가면 그대로다. 라는 결론으로 이어지긴 하지만, 반대로 더 이상 잃을 거 없는 처지인 사람이 과거로 가서 막을 일은 막고 그냥 눌러앉아서 살아버리는 식의 해피 엔딩을 추구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의 예시로는 소스 코드가 있고 일부 대체역사물에서 쓰기도 한다.

5.2. 단순한 과거 재현

과거 여행은 지금까지 설명된 그런 과거 여행이 아니라 단순히 과거 여행자를 제외하고 일정 범위 내의 모든 것을 과거의 모습으로 되돌리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경우 과거 여행자가 태아 상태일 때로 돌아가 보면 엄마의 배 속에는 태아(과거 여행자)가 없고 과거 여행자가 여태껏 먹어왔던 것도 없는 대신 다 자란 상태로 있는 것이다. 혹은 그냥 기억만 보존한 채로 모습까지 되돌리는 것도 있다. 단순한 시간 역행의 상위 호환 정도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이걸 우주 전체로 확장하면 나름 일관성이 있다.

예를 들어 당신의 친구가 교통사고로 사망하거나 크게 다쳤다. 그리고 타임머신을 타고 일이 벌어지기 전으로 가서 사전에 막아버리려고 한다. 막는 데 성공했다. 타임 패러독스가 일어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타임머신이 도착한 시점은 친구가 교통사고를 당한 이후의 일이되 과거의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친구가 교통사고를 당한 시점에는 미래에서 온 자신이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구하러 오는 시점에서는 존재한다.

5.3. 자연 순서 보호설

당신이 과거로 가서 무슨 일을 일으켰다면, 그것은 애시당초 없었던 일을 새로 일으킨 게 아니라 (알고 보니) 이미 일어난 일을 일으킨 것이라는 이론이다. 예정설의 역설(프리데스티네이션 패러독스)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예를 들어 당신이 옛날에 신문에서 정체불명의 괴한이 도심에서 총을 난사하고 사라졌다는 소식을 봤다. 나중에 타임머신을 개발한 당신은 술에 취해서 홧김에 총을 들고 타임머신에 탑승, 과거로 가 도심에서 총을 난사하고 돌아온다. 당신이 예전에 신문에서 봤던 괴한은 바로 당신이었던 것이다. 이 이론은 과거로 가서 아무리 깽판을 쳐도 어차피 이미 일어났던 일이고 설사 어떤 일을 막으러 과거로 갔다 해도 이미 예전에 미래의 당신이 과거로 와서 막으려다 실패해서 당신이 지금 살고 있는 ‘현재’가 조성된 것이기 때문에 역사는 바꿀 수 없고 타임 패러독스는 없다라는 것이 요지이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이미 알고 있는 현재는 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나오는 무력감, 다른 이론에 비해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며 영상화에 용이하기 때문에 작품에 많이 채용된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타임 크라임》, 《시간 여행자의 아내》, 《12 몽키즈》,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마이너리티 리포트》 등이 있다. 테넷 역시 '인버전'이라는 설정을 통해 비슷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데이트 어 라이브오리가미는 작중으로부터 5년 전 부모가 정령에게 살해당한 것으로 인해 정령에 대한 복수심을 가지고 있다. 작품 중반부에 정령이 된 오리가미는 역사를 바꾸기 위해 토키사키 쿠루미의 능력을 사용해 5년 전으로 시간 이동 해서 범인으로 추정되는 정령인 팬텀을 공격해 쫓아내는 데에는 성공하지만, 이내 자신의 공격으로 생긴 구멍과 그 옆에서 자신을 노려보며 복수를 다짐하는 5년 전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부모님을 죽인 진범은 정령이 된 미래의 오리가미 본인이었던 것이다. 결국 이 건은 주인공인 이츠카 시도가 과거로 따라와 상황을 파악한 후 5년 전의 쿠루미를 통해 다시 잠깐 전으로 시간을 되돌려서 자신이 오리가미의 부모님 대신 유탄에 맞아 사망하는 것으로 역사를 바꾸는 데는 성공한다. 그러나 오리가미의 부모는 1년 만에 교통사고로 사망, 오리가미도 원역사보다는 덜하지만 눈앞에서 사람이 정령에게 죽은 것으로 인해 여전히 정령을 증오하는 등 역사가 아주 틀어지는 수준의 변화는 없었다.

도라에몽에서도 이에 대한 예시 사례가 나오는데 진구가 아빠에게 첫사랑이 누구냐고 묻는다. 이에 아빠는 자신의 첫사랑은 어릴 적 어느 호수에 앉아 있을 때 자신에게 초콜릿을 선물해 준 어느 긴 머리의 신비로운 이미지를 가진 여자아이였다고 한다. 이에 진구는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과거로 돌아가 아빠의 첫사랑을 보러 간다. 그러다 어렸을 때의 아빠를 만나게 되는데 여러 가지 사정을 거쳐, 지쳐서 호수에 걸터앉아 있는 아빠를 보게 된다. 이에 진구가 여장을 하고 도라에몽이 초콜릿을 진구에게 건네고 아빠에게 전해주라고 한다. 진구는 아빠에게 초콜릿을 건넨다. 진구 아빠의 첫사랑이 진구였던 것이다.

또 다른 예시를 같은 작품에서 가져오자면, 어떤 남성이 자는 사이에 보석을 잃어버렸다. 도라에몽은 범인 찾는 도구로 범인이 누군지 찾는데 어이없게도 본인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노진구랑 직접 남성이 자는 시간으로 시간 이동을 하고 몰래 그 남성의 집에서 책상 위에 있는 보석을 누가 훔쳐 가는지 직접 보기로 했다. 하지만 범인이 나타나지 않자 보석을 가지고 미래에 가서 남성에게 돌려준다. 그리고 본인이 범인임을 깨닫는다.

사실 도라에몽에선 이런 필연적인 시간 여행이 꽤나 많이 등장한다. 아무리 과거로 가서 사건을 바꾸려 해도 결국 그 사건은 도구를 쓴 자신들로 인해 일어난 것이라는 반전이 많이 나온다.

허긋토! 프리큐어허그땅 역시 과거로 날아갔다고 추측이 가능한데 주인공인 노노 하나는 어느 날 하늘에서 뜬금없이 떨어진 허그땅으로 인해 프리큐어가 되면서 최종 보스인 조지 크라이와 싸우게 되고 그를 설득하는 데 성공하여 최종화에서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데 그 아이가 허그땅이었다.

던전앤파이터바칼 시나리오도 이 자연 순서 보호설의 일종이다. 자세한 것은 후술.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도 이 자연 순서 보호설을 채택하고 있다. 주인공과 메인 빌런의 행동은 모두 정해져 있는 운명이며, 마지막에 시간 여행을 통해 과거로 날아가는 것까지 전부 이미 역사에서부터 정해져 있는 결말이었다.

스타트렉: 스트레인지 뉴 월드 시즌 1 2화에서 '므하닛'이라는 혜성 비스무리한 천체가 한 행성에 충돌하려 하는데, USS 엔터프라이즈의 승무원들이 겨우겨우 경로를 바꿔 행성을 스쳐 지나간다. 그러나 므하닛은 사실 이를 이미 알고 있었고, 오히려 궤도가 바뀌어 행성에 초근접하는 덕에 혜성을 구성하는 얼음덩어리가 떨어져 나와 행성에 엄청난 비를 내려 기후를 영구적으로 바꾼다.

다만 예시가 근원 없는 반복 패러독스와 겹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이론 자체가 공짜 패러독스의 일종이다.

5.4. 타임 슬립

타임 슬립에서는 '과거의 나는 기억을 어디서 얻었는가?' 하는 모순이 생겨버린다. 동일 존재의 기억만의 이동이 일어났다면 대상자는 슬립하기 전에 이미 이동을 했던 기억이 있어야 한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타임 슬립의 방식인 '결과를 초월해서 정신이 이동한다는 개념'이 나오려면, 타임 슬립을 한 뒤에 기존에 있던 미래가 삭제되어야 한다.

하나 예를 들어보자. A라는 남자는 자신이 죽는 것을 기점으로 하여 특정한 과거로 계속 슬립한다. 어느 날 A라는 남자가 길을 가다 B라는 남자에 의해 살해당했다. 언제나처럼 이 남자는 특정한 과거로 다시 슬립하게 되고(이 정신을 A1이라 칭한다) 자신의 죽음을 피하기 위해 아직 어린 B라는 남자를 죽인다. 이제 미래에 A가 죽을 일은 사라졌으며 슬립할 일도 없어졌다. 그렇다면 지금 어떻게 A1이 존재할 수 있는가? A는 미래에 B에 의해 죽어 슬립하게 되나(A1) 방금 어린 B를 죽였기에 과거로 슬립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거로 슬립해 B를 죽인 A1 자신의 정신은 어디에서 온 존재인가? A1은 이미 자신의 슬립의 원인이 되는 B를 제거함으로써 미래에 과거로 슬립하지 않게 될 것이고 그러므로 지금 과거에 온 A1의 정신은 존재할 수 없어야 한다. 이처럼 정신만 이동하는 타임 슬립에 대해서도 자기 존재 모순이 발생할 수 있다.

시간 여행과 무관한 미래에 대한 예지라고 봐도 어느 정도 모순이 생긴다. 과거의 내가 미래의 내가 죽는 것을 보게 된다고 치면, 나는 그 죽는 상황을 미리 벗어나서 나의 죽음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과거의 내가 본 '미래의 내가 죽은 타임라인'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라는 모순이 발생한다. 따라서 미래 예지란 것은 '현재 나의 타임라인의 미래'가 아닌 '예지 능력을 사용하지 않은 타임라인의 미래' 혹은 '가장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미래'를 보는 것이다.

다만 미래를 '직접' 시각적으로 보는 예지가 아니라 단순히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다는 정도의 추상적인 '예감'에 불과하다면 이런 모순까지는 생각할 필요가 없다. 이런 개념을 이용하여 타임 패러독스를 피해 간 것이 영화 《12 몽키즈》이다. 제임스 콜은 어린 시절에 미래에서 온 자신의 죽음을 목격하고 이에 관한 꿈을 계속 꾸지만 실제 사건을 정확하지 기억하지 못해서 잘못되고 모호한 내용의 꿈을 꾸기에 이것이 예지몽이 되지 못하여 자신의 죽음을 미리 보았음에도 이를 피하지 못한다.

또한 자신이 본 미래의 나는 왜 예지 능력을 가지지 않았는지도 문제가 된다. 즉, 예지를 했을 때의 예지된 미래는 동일한 자신이므로 같은 예지를 했을 테고, 그렇다면 예지된 미래의 예지는 예지된 미래의 시점에서의 예지된 또 다른 미래를 보고... 이런 식으로 무한한 시작은 어디냐라는 문제가 생긴다.

사실 이는 그렇게 패러독스까지는 아닌데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일단 동일한 조건 하에 항상 같은 일이 일어나는 건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동전이나 주사위를 던지는 것도 방향이나 던지는 각도, 그리고 기체의 흐름에 따라 이미 결정된 것이다. 전자 기기를 통해 랜덤 뽑기 같은 것도 따지고 보면 완전히 동일한 조건이라면 같은 결과가 나온다. 단, 이는 거시 세계에서만 가능한 것으로, 미시 세계 이하에서는 양자 역학에 의하여 양자의 이동과 위치는 확률적으로 발생될 것이다.

영화에서는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레트로액티브 등에서 이 개념을 차용한다.

5.5. 가변 역사와 불가변 역사

타임 패러독스는 불가변 역사에서만 일어난다는 설명.

나비 효과라는 것은 없고, 과거에 무슨 일을 하든 사소한 것만 바뀔 뿐 일어날 일필연적으로 일어나거나 다른 것으로 대체된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의 히틀러를 죽이면 다른 독일군 병사가 제3제국의 총통이 된다. 2002년도에 리메이크된 《환상특급》 중 한 편인 〈Cradle of Darkness〉가 바로 이 상황을 그리고 있다. 실제로 역사학자들은 당시 독일의 사회적 분위기는 반유대주의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심해서 히틀러가 없었더라도 다른 사람이 나와서 홀로코스트까지는 아니더라도 유대인을 탄압했을 거라는 게 일반적인 견해이다.

어린 스탈린을 암살해도 다른 사람에 의해서 대숙청은 일어난다. 그 사람을 죽이면? 또 다른 사람이 대숙청을 일으킨다. 그리고 만약 그걸 막으려고 계속 죽여도 결과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계속 이러다 보면... 축하한다. 당신은 소련의 서기장이다. 당연히 대숙청을 벌일만한 사람(= 서기장이 될만한 사람)을 암살했기 때문이고,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을 죽여서 숙청했기 때문에 당신이, 서기장이 된 것이다.

설령 핵전쟁을 일으킨다 해도, 수백 년 지난 뒤의 지구는 핵전쟁이 일어나지 않은 원래 역사의 수백 년 뒤의 지구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작게나마 변화가 있으므로 여전히 인과율은 위배된다. 예를 들어, 지구에 아무런 생명이 없던 원생누대에 가서 지의류건 박테리아건 극한 환경에 잘 사는 생물체를 뿌리고 온다고 하자. 지구의 생명은 얼마나 달라졌을지 아무도 예측이 불가능하다. 그리고 애당초 무엇이 큰 사건이고 무엇이 작은 사건인지 구분하는 것도 지극히 주관적이다. 위에서 예로 든 핵전쟁만 해도 우주적 관점에서 보면 수없이 많은 항성들에서 훨씬 더 큰 규모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사소한 사건에 불과한 것이다. 그나마 소행성 즉 운석 충돌은 화산 폭발 수준이지만 초신성이나 중성자별, 블랙홀이 일으키는 일은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따라서 인과율이 위배된다는 사실만이 중요하지 그 규모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리고, 여러 종교의 지도자들이나, 칭기즈 칸 등 그 전에는 별로 드러나지 않던 부족을 지배자로 만든 경우에, 그 사람이 없었다면 그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 경우에도 다른 부족이 새로운 지배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

어떤 짓을 해도 결국 역사가 바뀌지 않고 억지력이나 다른 초자연적인 힘에 의해 원래대로 돌아가는 케이스도 있다.

예를 들어 태풍을 부르는 장엄한 전설의 전투에서는 어쩌다가 과거로 간 신짱이 의도치 않게 적군의 총에 맞아 사망할 뻔한 마타베를 구해주게 되는데, 영화의 결말에서 마타베는 전쟁 승리 후 적군의 누군가가 쏜 총에 맞아 사망한다. 누가 쏜 것인지는 끝까지 나오지 않았다. 아래 해석과 보면 애초에 '당시에는' 누군가가 쏜 것이 아닐 확률이 높다. 신짱은 마타베의 사망을 막은 게 아니라 전쟁의 승리를 위해 잠시 늦춘 것뿐으로 뭘 해도 일어날 일(작중에서는 마타베의 사망)은 반드시 일어난다는 걸 보여준다.

영화 타임 머신에서도 과학자인 주인공이 사고로 죽은 약혼녀를 살리기위해 타임머신을 개발해서 계속 과거로 돌아가 바꾸려고 노력하지만 강도에 총을 맞아 죽든 자동차 사고로 죽든 무얼 하나 바꾸면 다른 이유로 계속 약혼녀는 항상 죽음을 맞이 했다. 이 풀리지 않는 실체를 80만년 후의 미래까지 가서 지적인 몰록족 지도자에게 말하지만 그는 만약에 약혼녀가 죽지 않는다면 당신이 타임머신을 개발해서 과거로 돌아갈 일이 생길 것이냐는 바뀔 수 없는 운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마블의 애니메이션 왓 이프에선 닥터 스트레인지 슈프림에인션트 원이 이런 개념을 바꿀 수 없는 절대적 시점이라고 언급하면서 닥스가 크리스틴을 어떻게 하든 크리스틴은 사망한다고 에인션트 원이 언급하였다. 스트레인지가 무슨 짓을 해도 크리스틴의 사망을 막을 수 없었다. 결국 아예 절대적 시점을 파괴했지만 그 결과 세계가 붕괴한다.

웹 소설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서도 10년 전의 과거로 돌아온 주인공 강지원은 친구와 만나기 위해 고데기를 하며 준비를 하는데 10년 전의 기억을 떠올려 자신이 이때 고데기 때문에 화상을 입는다는 것을 기억해내고 고데기를 치워 화상 입는 걸 피한다. 하지만 친구들과 만난 식당에서 서빙하는 직원이 실수로 강지원의 앞에서 뜨거운 음식을 흘려서 10년 전 고데기로 입은 화상과 같은 위치에 화상을 입는다.

6. 각종 매체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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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관련 문서

7.1. 관련 틀

상대성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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