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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2-28 03:26:21

인간 컴퓨터

계산수에서 넘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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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제트추진연구소, 1955년 설명. 책상 위에 있는 거대한 기계는 타자기가 아니라 기계식 계산기다.

Human Computer

1. 개요2. 역사3. 사실상 단종4. 여담

1. 개요

컴퓨트(compute)는 계산을 의미하고, 컴퓨터(computer)는 이 계산을 수행하는 사람을 말한다. 인간으로 만든 바이오 컴퓨터같은 SF적인 요소가 아니라 본래 컴퓨터(computer)란 말 그대로 '계산을 하는 사람'이라는 뜻이었다. 주로 기업, 기관 등에서 계산만을 전담하던 '전문 인력'을 뜻하는 말로서, 일종의 '직업'이다. 한자로 쓰자면 '계산수(計算手)'.

2.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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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자 왼편에서 계산 중인 인간 컴퓨터[1]

'컴퓨터'라는 낱말은 17세기 초(1613)에 처음으로 나타났다. 천문학 분야에서 막대한 계산이 필요했기 때문에 천문학 분야에서 도입이 시작되었다. 당연히 이 시기의 컴퓨터들은 사람이었다. 학자들에게 고용된 '컴퓨터'들은 복잡한 계산을 분할하여 여러 명이 달려들어서 차근차근 처리해 나갔다. 당연히 전자계산기는 없었기 때문에 기계식 계산기계산자, 주판, 산가지 등을 이용해 계산했다.

가장 유명한 인간 컴퓨터는 천문학자 에드워드 찰스 피커링 산하의 '하버드의 인간 컴퓨터(계산수)'라고 불리는 인간 컴퓨터들이었는데, 보조만 한 게 아니라 중요한 천문학적 발견을 한 경우도 있었는데, 예를 들어 말머리성운을 발견한 메이드출신의 컴퓨터 윌리어미나 플레밍. 세페이드 변광성의 광도-주기 관계를 밝혀내 노벨 물리학상 후보로도 추천받은 헨리에타 스완 리빗이 있었다. 이들은 생전에는 명성을 누렸지만, 사망 후에는 잊혀졌다.

20세기 초중엽에 실용화된 '인간 컴퓨터'는 타이프라이터(타자수) 등과 함께 대표적인 여성 직업이었다. 제2차 세계 대전으로 남성이 대규모로 징집된데다 최신 병기 개발에는 그만큼 엄청난 계산과 노가다가 필요했던 만큼 이 실무를 맡았던 컴퓨터도 엄청나게 많이 필요했고, 전후 여기서 경험을 쌓은 여성 인력들이 과학,공학계에도 진출했고 여성 컴퓨터들 역시 전자 계산기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전문직 수요가 계속 늘어났다. 초창기의 프로그래머들 역시 컴퓨터에서 이직해오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에 여성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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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도입 이전에 주판계산자를 사용하여 암산을 하던 은행원, 사무원 등 역시 '인간 컴퓨터'에 해당한다.

3. 사실상 단종

1972년 휴대용 공학용 계산기가 등장하고 전자계산기가 보편화 되면서 현재는 이 직업 자체가 거의 사라졌다. 누구라도 컴퓨터(기계)를 사용하여 복잡한 계산을 엄청난 속도로 수행할 수 있게 되니 더 이상 계산만 전담하는 인간이 필요없게 돼 버렸다. 싸구려 탁상형 전자계산기만 있어도 십 여 자리 수 계산을 한 순간에 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이에 따라 컴퓨터는 점차 인간 계산수에서 전자계산기를 뜻하는 말로 바뀌게 된다. 동시에 주판, 기계식 계산기, 계산자 등의 아날로그식 계산도구도 빠르게 사라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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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다소 사정이 달랐는데 가난한 나라에서 공학용 계산기를 사는 것보다 인간을 고용해서 주판을 쥐어주는 게 더 쌌기 때문이다. 그래서 1986년까지만 해도 기업체의 상고 고졸 채용은 주판 실기시험을 보는 게 일반적이었고 1991년에 선관위에서 주산 인력을 채용해 급하게 선거에 투입한 적도 있다. 하지만 그 후로는 주판 역시 도태되었다.

인간 컴퓨터라는 직업이 사실상 몰락한 이유는 기술의 발전에 따라 전자식 컴퓨터의 가격은 싸지고 성능은 급상승한 반면, 인간 컴퓨터에게 지급해야할 인건비는 크게 증가했지만 효율은 전자식 컴퓨터를 도저히 따라갈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컴퓨터'라는 단어 자체마저도 전자계산기에게 완전히 빼았겼기 때문에, 21세기에는 이런 직업이 있었는지도 모르는 사람도 많다.

4. 여담

2차 세계대전 영화나 옛날 영화에서 여성들이 작전실에 모여서 계산하고 있다면 절반은 오퍼레이터고 절반은 이 컴퓨터 활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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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에서 공로장을 수여 받는 인간 컴퓨터 캐서린 G. 존슨

영화 히든 피겨스NASA에서 이 업무를 맡고 있는 흑인 여성 계산원들의 실화를 각색하여 다룬다. 영화는 머큐리 계획을 배경으로 당시 나사 조직과 미국여성, 인종유리천장[2]을 주요 테마로 삼았지만, IBM의 전자 컴퓨터 도입으로 인간 계산원이 필요없어지자 계산원들이 독학으로 프로그래밍을 배워 프로그래머로 이직을 해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는 모습도 꽤 비중있게 그려진다.

이게 판타지로 발전하면 멘타트길드 항법사가 된다. 전자는 정신수련을 통해 연산 능력를 강화한 인간으로 볼 수 있으나 후자는 향신료를 통해 유전자를 조작한 인간인 셈이다.

창작물의 다른 사례는 파이브 스타 스토리파티마가 있다. 모터헤드를 조종하기 위한 중앙제어 컴퓨터 역할을 하며 살아있는 인간 형태의 생체 컴퓨터이다. 이 작품에선 오히려 기계 컴퓨터가 모터헤드를 컨트롤하는 기사(헤드라이너)의 움직임을 따라갈 수 없었기 때문에 기사의 반응 속도를 낼 수 있는 생체 컴퓨터가 필요했고, 그로 인해 유전자 레벨에서 인간을 제어해 탄생한 신인류이다.

헌트(영화)에서 암호 적는 여성들도 이런 역할이다.

뇌와 컴퓨터의 성능 비교는 뇌 vs CPU 문서와 함께 보면 좋다.

[1] 오른쪽에 있는 사람은 컴퓨터가 아니라 천문학자의 의자를 수동으로 돌리는 인간 모터다.[2] 흑인 여성 뿐만 아니라 백인 여성들도 초창기 우주 레이스의 중심엔 서지 못하고, 백인 여성 계산원이나 비서 등 보조 업무에 주로 쓰이고 있음이 간접적으로 나온다. 다만 백인이란 이유로 흑인보다 지위는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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