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데드맨 스위치(Deadman's Switch)는 기계나 시스템에 마련되는 안전장치의 일종으로, 해당 기계나 시스템을 통제하던 사람(혹은 프로그램, 혹은 기관 등 모든 상위 통제체계)이 공격이나 사고로 인해 사망하거나 의식을 상실하는 등 기계나 시스템에 대한 통제권을 잃었을 때 그들이 통제하던 장비에게 통제사/상위 통제체계가 무력화되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스위치이다.데드맨 스위치의 작동은 시스템의 비상 정지/비상 가동으로 직결되므로, 데드맨 스위치 자체는 확실하게 동작하면서도 오류가 없어야 한다.[1]
2. 매커니즘에 따른 분류
데드맨 스위치를 통해 통제사 혹은 상위 통제체계가 무력화되었다는 것을 전달받은 기계 혹은 시스템이 어떻게 동작하는지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2.1. 페일 세이프 데드맨 스위치
데드맨 스위치가 열리면, 안전을 최우선시해 안전장치(페일세이프)가 저절로 작동해 시스템이 멈춘다.대형 중장비를 예시로 들자면, 중장비 운전사가 중장비를 전진시키던 중에 전진 페달을 밟은 채로 저혈압 등으로 기절해버리면 중장비는 계속 전진하는데 중장비의 움직임을 제어할 운전사가 기절해있기에 중장비가 계속 전진한 끝에 벽이나 구조물, 다른 사물이나 인명에 부딪혀 충돌피해를 낼 위험이 있다. 그러나 데드맨 스위치가 설치되어 있는 중장비의 경우, 운전사가 기절하면 특정한 수단으로 운전사가 기절한 것을 감지하고 긴급 정지 절차에 들어가므로 추가적인 사고의 위험 없이 작업을 중지하고 운전사를 구조할 수 있다.2.2. 페일 데들리 데드맨 스위치
데드맨 스위치가 열리면, 최악의 상황이라 가정하고 시스템이 작동한다.(대개 공격적인 방식으로)과격한 예시를 들자면 테러범이 자신에게 심박 감지기를 달아놓고, 자신이 사살당하거나 감지기를 몸에서 떼어버리거나 해서 심박을 감지하지 못하면 일제히 기폭하는 폭탄을 설치해두었다면 이것이 바로 페일 데들리 데드맨 스위치라고 할 수 있다. JRPG 등지에서 마왕이 죽으면 뜬금없이 무너지기 시작하는 마왕성 같은 클리셰를 차용할 때, 전개에 개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마왕이 자신의 생명과 연동된 데드맨 스위치를 설치했다고 설정할 때도 있다. 이 페일 데들리 데드맨 스위치의 극단적인 예시를 꼽으라면 단연 파멸의 날 기계와 연동된 핵기지 등을 꼽을 수 있다. 자세한 것은 해당 문서와 상호확증파괴 문서 참고.
3. 작동
- 사람용: 발로 밟는 형태나 손으로 꽉 쥐는 형태, 손을 올려두는 형태나 기대는 형태, DHC의 안전장치로 사용되는 일정시간마다 눌러야 하는 스위치도 있고, 양손으로 잡고 있으면 미세전류가 흐르는 등 다양하다. 서울교통공사의 차량 주제어간이 이 형태를 쓰고 있다고 한다. KTX에도 달려있다. 운전자가 쓰러지는 등 이례상황 발생시 열차를 정지시키려는 목적인데, 손으로 계속 두드리는 장치가 대표적이다.
지하철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장치의 경우 운행자의 누름(입력)이 중단되었을 때 우선적으로 알람을 작동시킨다. "안전운전 합시다.(한국철도공사 및 서울교통공사, 인천교통공사, 서울시메트로9호선, 공항철도주식회사)", "데드맨 스위치를 잡으십시오.(부산교통공사)"와 같은 알림음이 반복된다. 입력이 계속 없다면 일정 시간 이후(통상 5초 후) 비상제동이 동작한다. 발로 밟는 형태는 의외로 중량물에 의한 취약성[2]으로 인해 잘 안쓰인다. 현재는 개량형인 '일정주기로 밟기'나 '일정주기마다 발 떼기' 방식이 쓰인다. 유럽연합은 발로 밟는 형태가 표준이었다가, 호주에서 이것과 관련된 워터폴 탈선사고가 터져서 일정 주기마다 발을 떼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심박감지기가 일반에서 접할 수 있는 완벽한 예시다.
- 기계용: 마스터 컴퓨터와 슬레이브 PLC 혹은 슬레이브 컴퓨터는 마스터 컴퓨터와 ping을 주고받는데, 마스터 컴퓨터가 죽어서 ICMP 핑이 돌아오질 않으면 비상정지를 거는 방식이 있고, 마스터 컴퓨터의 CPU 를 감시하는 칩이 있어서 일정 시간 이상 CPU 가 이상동작을 하면(멈춘다거나 데드락에 걸린다거나) 그 칩셋에서 Reset 시그널을 positive 로 하고, 이 칩의 출력을 슬레이브들의 데드멘 입력단에 물려두면 슬레이브들이 비상정지를 거는 방식도 있다.
둘 다 공통이긴 한데, 일정시간 이상 입력에 변화가 없는 경우를 감지하는 데드맨 스위치도 있다. 전투기에도 이 시스템이 있고, 여객기에는 기장 및 부기장은 승객이나 화물이 안전하게 탈출하기 전까지 조종석을 비울 수 없다는 관련법에 의해 없는 것으로 알려져있다.[3] 그 외에 여러 컴퓨터 공작기계의 수동모드 조작에도 이게 먹힌다.
4. 형태
- 손가락에 끼기
- 핸들이나 별도의 스위치에 손을 올려둠
- 레버를 계속 당긴다.
- 손으로 스위치를 계속 움켜쥔다. 상당한 불편이 따르나 사람은 기절 시 경직전까진 손이 풀리기에 검출이 잘됨.
최근에는 사고 직전 인간은 위험을 감지하면 손에 힘을 주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손에 힘이 풀리면 이미 늦은 상황이므로[4] 대처를 좀 더 빠르게 하고, 간혹 있는 사후 경직으로 인한 스위치 눌림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데드맨 스위치를 3단계로 설정하는 경우도 있다. 약 400g~600g의 하중을 유지시키고 그 이상이나 그 이하면 작동하는 방식.
이는 FANUC 사의 로봇 제품군 컨트롤러(iPendant)를 보면 무진장 쉽게 알 수 있는데, 뒷 부분에 있는 2개의 데드맨 스위치를 눌러보면 처음에 살짝 힘을 줬을 때 '딸깍' 소리가 나며 스위치가 눌리고, 거기서 힘을 조금 더 주면 푹 들어가는[5] 2단계의 동작을 가짐을 알 수 있다. 눌린 상태에서만 수동 조작이 가능하며, 힘을 세게 줘서 2차 스위치가 눌리거나, 반대로 힘을 안 줘서 1차 스위치가 풀릴 경우 deadman switch alarm 이라고 뜨며 로봇이 아무리 빨리 가동중이어도 매우 빠르게 즉시 정지한다.
- 릴레이 연동형
- 신호 발신형
5. 창작물에서
데스노트에서 L이 자신의 데드맨 스위치를 만들어 뒀다. 덕분에 그의 죽음이 세상에 공표되지 않았음에도 와미즈 하우스의 몇몇 인물들은 L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니아와 멜로가 활동을 시작하는 계기가 된다.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단편 모음인 파라다이스에 포함된 <내일 여자들은>에서는 파키스탄의 이슬람 원리주의 대통령인 아흐메드 하산이 자신이 죽으면 파키스탄의 핵무기가 전 세계의 주요 도시에 발사되는 장치를 만들었고, 대통령이 불치병으로 죽자 핵미사일이 발사되어 핵전쟁이 일어나는 바람에 프랑스의 여성 과학자가 극비리에 연구하던 난생 인류[6]만 살아남는다. 같은작가 희곡 인간에서도 똑같은 설정으로 핵폭탄이 터지는데 여기서는 아예 지구가 박살났다.
바이오하자드 6에서 칼라 라다메스가 사살되자[7] 하오스의 고치에 각성 신호가 보내진다.
부산행에서는 영화 스토리 진행상 디젤전기기관차의 데드맨 스위치의 존재가 의도적으로 생략되어 있다. 그냥 제동변만 잡고 있으면 기관차가 부산까지 굴러가는 것으로 묘사한다. 어차피 석우나 성경 입장에서도 전문 기관사가 아닌 이상 알 수 없었겠지만 고증면에서는 아쉬운 부분.
엑스컴: 에너미 언노운과 엑스컴 2에서는 원작과 달리 외계인들이 이걸 무기에 적용해서 처음부터 온전한 무기를 얻을 수 없다. 그러나 외계인을 빈사 상태로 만든 후에 기절시켜 생포하면 온전한 무기를 얻을 수 있다. 정신지배한 후 풀리기 전에 죽여버리면 아군사망자 취급받아서 무기가 회수되는 꼼수가 있긴하지만 아군이 정신지배를 얻는 것은 아주 후반의 이야기로, 이쯤 오면 웬만한 연구는 다 되어있을 상황.
울펜슈타인: 영블러드는 B.J. 블라즈코윅즈가 아돌프 히틀러를 처단하는데 성공했지만 그가 죽으면서 기상 이변 장치가 가동된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저지 드레드(2012)에서는 심장박동 감지형이 등장한다. 드레드와 부사수 앤더슨의 활약으로 갱단 두목의 거점까지 싸그리 쓸려나가자, 두목이 자신의 손목에 데드맨 스위치를 부착하고 나타난다. 상위 50개 층을 모조리 날릴 수 있는 양의 폭약과 연동되었다며 드레드를 협박하지만, 오히려 드레드는 두목의 복부를 쏴 죽이지 않고 제압만 한 뒤에 두목이 팔던 감각을 느리게 만드는 마약을 먹인 후 산채로 200층에서 떨어뜨린다. 두목이 죽은 뒤에 데드맨 스위치는 정상적으로 작동했지만, 200층에 달하는 초고층빌딩의 꼭대기까지 닿기엔 센서의 신호가 너무나도 약하여 결국 폭약은 터지지 않았다.
창세기전 3: 파트 2에서는 퉁 파오가 아슈레이의 여자친구인 미셸의 몸 속에 심어 놓은 폭탄의 트리거로 나온다. 퉁 파오의 생명 반응이 사라지면 폭탄이 터지게 장치한 것으로, 미셸 역시 자기 몸에 폭탄이 설치되어 있다는 것과 그 발동조건을 알고 있었으나, 자신의 생명보다는 복수를 더 우선시해 아슈레이에게 그 사실을 감춰왔다.
터미네이터 2: 심판의 날에서 마일스 다이슨은 사이버다인 본사에서 폭발물 설치를 끝낸 이후 침투한 SWAT의 총격을 수 차례 받아 치명상을 입는데, 이 때 본인이 스스로 데드맨 스위치가 되었다.[8][9] 기폭장치는 평범한 리모콘 형태라서 그냥 누르면 편히 죽을 수 있지만, 다이슨은 기폭장치를 바닥에 내려놓고 그 위에 무거운 물체[10]를 들고서 존 코너 일행과 자신을 쏜 SWAT 대원들이 전부 탈출할 때까지 버틴다. 이때, 자신에게 총구를 들이밀고 접근한 대원에게도 자신이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다고 경고까지 해준다. 즉, 다이슨은 자신의 인생을 망치고 죽음에 이르게 한 모든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몸을 데드맨 스위치로 만든 것이다. 다이슨의 숨이 끊어지자 그의 손에서 물체가 떨어지고 사이버다인 사는 폭파된다.
헌터×헌터에서 네테로 회장과 메르엠의 대결당시 네테로 본인의 심장에 미니어쳐 로즈(폭탄)을 설치해 뒀다. 발동 조건은 네테로의 심장이 멈추는 것. 메르엠은 네테로에게 자신의 이름을 듣기 위해 일부러 네테로의 사지만 절단했는데,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네테로는 스스로의 심장을 찔러 폭탄을 기폭시킨다.
Warhammer 40,000의 인류제국 황제를 안치한 황금 옥좌에 데드맨 스위치가 포함되어있다. 상세는 홀리 테라 및 황금 옥좌 해당 문서를 참고할것.
원피스(만화)에서 닥터 베가펑크는 세상의 비밀을 자신이 죽으면 폭로하는 데드맨 스위치를 만든다.
전쟁물 등에서 심장박동을 감지하는 센서와 연동된 장치같은 것이 종종 등장한다. 말 그대로 장착자가 죽으면 발동하는 데드맨 스위치. 쏘우 3의 샷건 콜러 트랩도 이런 물건으로 볼 수 있다.
6. 여담
- 자동차 운전자용으로 귀에 끼우는 졸음운전 경고 액세서리가 있다. 끄덕끄덕 졸다가 고개가 일정각도 이상 기울어지면 경고음이 나는 반장난감 수준인 아이디어를 구현한 것.
- 핸들과 페달에 입력되는 신호패턴이나 차내 감시카메라로 운전자를 감시하다가 경고해주는 시스템도 시험 중이다.
- 자동차에 적용될 낮은 단계의 자율운전시스템의 용도 중 하나가, 운전자가 운전하기에 적합한 상태가 되지 않았을 때 긴급피난 정차하는 데드맨 스위치다.
- 산업용 기기 중에서 수동으로 컨트롤러를 통해 움직이는 로봇류(특히 ABB 로봇)들은 손에서 놓거나 컨트롤러가 바닥에 떨어지는 등의 상황이 생겨도 비상정지한다.
- 테슬라 모터스의 오토파일럿 컴퓨터는 운전자의 주행제어가 사라질 경우 경고가 울리고 이후 비상등을 켠 상태로 도로에 정차하게 제어한다.
- 과거 봉화는 평화시에도 1개를 올렸다. 위급의 정도에 따라 봉화의 개수를 늘리지만, 손쓸 새도 없이 적에게 점령당할 경우 봉화가 아예 올라가지 않기 때문에 일종의 데드맨 스위치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 발명가인 토마스 에디슨에겐 이와 연관된 에피소드가 있다. 에디슨은 젊은 시절 전신 기사로 일했는데, 당시엔 기사가 졸거나 자리를 비우고 딴짓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기적으로 전신 신호를 송신해야 했다. 그러자 에디슨은 아예 본인이 하는 대신 정기적으로 전신을 송신해주는 장치를 발명해서 설치해 놓고 농땡이를 부렸다. 나중에 상관이 이걸 적발해서 해고했다.[12]
[1] 파멸의 날 기계를 진짜 기계가 아닌 인간으로 작동시켰던 미국의 경우, 핵미사일 발사와 관련된 일을 하던 사람들은 감정을 가진 인간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다라는 평을 받을 정도로 즉각적인 반응과 절대적인 명령복종을 훈련 받았다.[2] 스위치에 무거운 것을 올려두거나 사람이 실신했을 때 앞으로 쏠리면 하중이 가해져 사람이 있는 것으로 인식한다.[3] 대형 여객기의 경우 실속이나 그에 준하는 상태에서 파일럿의 조작이 끊긴다면 자동으로 오토파일럿 모드가 가동되어 스스로 상태를 회복한다.[4] 가령 교통사고가 났을 경우, 위험을 인지했을 때는 핸들을 있는 힘껏 움켜쥐고 사고가 난 후 핸들에서 손이 떨어지므로 사고를 빠르게 대처하려면 데드맨 스위치는 오히려 하중이 더 가해졌을 때 작동하는 것이 더 빠르게 대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차량 핸들에 데드맨 스위치가 있다는 건 아니고.[5] 자동차 액셀의 킥다운 느낌처럼 작동.[6] 설정상 모두 여성 자웅동체만 있다.[7] 직후 강화 C 바이러스로 부활한다.[8] 당연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말 할 여유도 없었다. 오로지 근처에 같이 있었던 사라 코너만이 총격을 받은 마일스와 시선을 마주했는데, 서로 말은 없었지만 마일스의 결심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여준다.[9] 참고로 마일스는 총탄에 맞아 헐떡 거리면서도 사라와 시선을 마주하면서 힘겹게나마 싱긋 웃어보이기까지 한다. 비록 자신은 죽을지라도 미래의 인류를 멸망시켜버린 자신의 죄를 속죄하는 셈이니 마음이 가벼워졌을 듯.[10] 초반 사이버다인에서 터미네이터1의 T-800의 부서진 CPU를 리버스 엔지니어링 하던 것의 잔해.[11] 일부 예시는 컴퓨터 네트워킹의 하트비트와도 유사하다.[12] 계몽사 위인전에 따르면 보내긴 보냈는데 보낸 것에 대한 답신이 없어서 적발되었다고 기술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