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만년 스튜(perpetual stew), 영구 수프(forever soup) 또는 사냥꾼의 솥단지(hunter's pot)는 중, 근세 유럽에서 스튜의 내용물이 줄지 않도록 계속해서 솥단지에 여러 가지 재료를 넣고 불을 지폈던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1]이러한 솥단지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여행객에 음식을 제공해야 했던 일부 여관에 종종 존재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정해진 조리법 없이 채소, 허브, 과일, 사냥으로 얻은 고기(game meat) 등을 형편에 맞는 대로 집어넣고 물이나 에일로 양을 맞추었다고 한다. 오만가지 재료를 대충 집어넣고 끓이는 게 전부인 만큼 그야말로 꿀꿀이죽이나 부대찌개가 연상되는 모습이다.[2] 한번 끓인 솥은 바닥을 보이는 일 없이 몇 년이고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에 '만년', '영구'라는 별명이 붙었으며, 여러 가지 재료들이 매우 오랜 시간 푹 고아지고 여기에 365일 유지되는 불맛이 더해져 특유의 풍미를 갖고 있었다.
2. 역사
프랑스의 스튜 요리인 포토푀(Pot-au-feu)는 영어로 'pot in the fire(불 위의 솥)'이라는 의미로서, 가정집의 화롯불 위에서 하루종일 푹 끓여내는 이미지가 있다. 1981년 5월 6일자 뉴욕 타임즈 기사 <FROM, A POT-AU-FEU, MANY HAPPY RETURNS>에 따르면, 노르망디 지역에서는 300년 동안 포토푀를 끓여낸 레스토랑이 있었고, 카탈루냐의 페르피냥에는 15세기부터 스튜가 끓어 왔으나 스페인 내전과 제2차 세계 대전을 넘기지 못하고 사라졌다고 한다.# 비슷하게 스페인의 오야 포드리다(Olla podrida)는 '썩은 단지'라는 뜻으로 고기를 완전히 푹 삶아낸 음식인데, 이들 역시 길게는 며칠씩 끓여 날을 걸러서 먹었고 먼 옛날에는 만년 스튜의 형태로도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위생 관념과 연료 및 조리 기술이 충분히 발달한 현대에는 만년 스튜라고 부를 만큼 오랜 기간 음식을 요리하는 곳은 드물다. 24시간 이상 육수를 우려내는 가게야 전 세계에 충분히 많으며, 한국에서만 해도 24시간 곰탕집이나 여러 국밥집들이 있고 일본에도 유서 깊은 오뎅집에 가면 온갖 어묵과 소힘줄(스지), 무 등을 계속해서 끓여낸다. 다만 여러 냄비에 나누어서, 냄비를 지속적으로 세척하고, 재료 찌꺼기도 지속적으로 걸러내 위생을 지킨다. 무엇보다 회전률이 빠르면 오래 된 재료들이 새 재료로 대체되고, 중세의 만년 스튜처럼 하나의 냄비에 몇 달, 몇 년이고 쉬지 않고 불을 지피는 것은, 그럴 필요가 없어진 오늘날에는 비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식품위생법이 정비된 대다수의 선진국에서는 제도적으로도 불가능하다.
방콕의 음식점 '와타나 파닛'의 만년 스튜 체험 영상 / Travels on Toast |
현대의 만년 스튜에 가까운 것으로는 태국 방콕의 와타나 파닛(Wattana Panich) 식당에서 판매하는 반세기 지난 쇠고기 육수가 유명한데, 가게 주인인 Nattapong Kaweeantawong 씨의 말에 따르면 약 [age(1975-01-01)]년 동안 끓이고 있다고 한다.# #
3. 매체에서의 묘사
- 서양 창작물에서는 중세 시대의 여관을 표현할 때 반드시 등장하는 소재로서, 화롯불 위 거대한 무쇠 솥단지에 하루 종일 부글부글 스튜가 끓는 모습이 클리셰처럼 묘사된다.
- 게임 Kingdom Come: Deliverance에서는 플레이어가 인게임에서 무료로 얻는 음식 자원으로 등장한다.
- 게임 Limbus Company에서 평생 스튜라는 이름의 E.G.O와 E.G.O gift 만년 동안 끓는 솥으로 패러디되었다.
- 소설 다크 판타지의 망캐가 되었다 140화에 23페이지에 언급된다.
- 게임 로스트아크에서는 쿠르잔 남부 대륙 모험의 서 요리 중 만년 수프가 등장한다.
[1] Joan Slabbert "Bwana Kakuli" 2005. page 76–77.[2] 때로는 솥을 매달아두고 손님들에게 재료를 제공받거나 조리를 원하는 재료를 넣어 직접 우릴 수 있도록 되어있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다만 맛을 크게 망칠법한, 스튜 내용물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재료를 넣었다간 주인에게 제지당한다는 카더라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