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미장센(mise-en-scène[1], 무대 위 배치)은 극 또는 영상 매체에서 작품의 줄거리, 설정, 감독의 의도 등에 대하여 관객들에게 넌지시 전달할 목적으로 무대 위 등장인물의 역할이나 동작, 소품, 무대 장치, 조명, 카메라 위치, 촬영 각도 등을 계획하고 구성하는 행위, 또는 그러한 시각적 연출에 따른 미학(美學)을 가리킨다.2. 의미
프랑스어로, 본래 연극에서 쓰이는 용어였다. 연극에서는 본래부터 무대의 배경이 정적이기 때문에 단지 무대 구성에 관한 사항을 망라하는 포괄적이고 모호한 개념이었다. 이후 기술의 발달로 연극과 유사한 기법을 많이 공유하는 영화에서도 널리 쓰이게 되었으며, 영화는 촬영된 필름을 편집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연극처럼 정적인 연출을 의도하는 것을 가리키게 되었다. 이는 나중에 극적 연출을 응용한 사진작가들에 의해 사진학에도 도입되었다.영화에서 미장센의 핵심은 제한된 '화면' 안에 작가가 의도적으로 표현한 상징들로 구성된 시각적 장치만을 통하여 얼마나 많은 의미를 관객에게 전달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감독이 의도하는 상징 배치는 주로 정적인 화면과 롱 테이크, 롱 쇼트(원경)상에서 효과가 극대화된다. 따라서 '미장센을 중시했다'고 하면 대부분 정적이고 롱 테이크, 원경 화면이 많아지는 것.
간혹 이러한 점 때문에 '미장센'을 마치 '몽타주'와 대비되는 편집 기법의 일종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미장센 자체는 영화 연출에서 '화면'에 시각적 요소(상징)을 배치하는 행위 자체를 의미한다. 다만, '몽타주' 편집 기법을 중시하다보면 이러한 상징의 배치를 신경 쓰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두 요소가 마치 '대립'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반대로 미장센을 중시하다 보면 담아낸 상징을 화면에 담아서 관객들에게 찬찬히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몽타주 기법마냥 빠르게 장면들이 휙휙 전환되는 연출을 쓰기가 힘들다.
미장센의 발전에는 렌즈의 발전도 한몫했다. 다양한 미장센 표현이 가능해진 이후 1950년대 프랑스 영화계는 미친 듯이 수많은 미장센을 이용한 영화를 만들어내기도 하였다. 심지어 '어안 렌즈'를 이용하여 인간의 시각이 아닌 다른 방향의 시각적 요소를 영화에 담아내기도 했을 정도. 지금도 미장센을 표현할 때에는 다양한 렌즈를 활용한 롱 테이크와 딥 포커스 기법 등이 주로 사용된다.
편집 기법 중 하나인 몽타주 기법은 기법 자체가 필연적으로 미장센을 잘 살리지 못하는 편이다. 몽타주는 화면이 빠르게 요동치거나 짧은 쇼트, 혹은 주요 피사체를 클로즈업하는 촬영을 반복하여 여러 컷을 만들고 이를 이어 붙이는 식으로 관객에게 연출한다. 영화 연출의 역사에서 두 기법은 서로 대비되는 요소가 많기 때문에 미장센 중시파와 몽타주 중시파가 대립했던 일도 있다.
시민 케인의 한 장면 |
아래 문단을 읽기 전에 저 장면이 어떤 상황인지 한번 예측을 해보자.
화면 하단을 보면 탁자 위에 빈 유리잔과 약물이 있고 한 여자가 침대에 누워 있으며, 사람들은 이를 보며 급하게 들어오고 있다. 영화를 처음 보거나 영화를 안 본 사람도 이 장면이 어떤 상황인지 짐작할 수 있다. 이는 딥 포커스를 이용해 화면 하단을 중심으로 화면을 배치하여 구성함으로써 관객에게 상황의 이해가 극대화하도록 나타낸 것이다.
만약 이를 몽타주 기법으로 바꾼다면 우선 헐레벌떡 들어오는 사람들을 클로즈업하고, 바로 화면을 바꿔 침대에 죽은 사람처럼 창백하게 누워있는 여성의 얼굴을 확대하여 비추고, 다시 화면을 바꿔 약병에 적힌 '독극물 취급 주의, 절대 섭취하지 말 것'이라는 문구를 자세히 비춰주는 식이다. 1컷에 많은 내용을 담는 미장센 기법과 달리 여러 컷을 이어 붙여 직관적으로 여성이 독극물을 마셔 자살했음을 보여준다. 미장센 중시와 몽타주 중시는 이런 점에서 다르다.
이처럼 미장센은 한 프레임 안에 많은 것을 표현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설명을 조금 더 보려면 다음의 링크를 참고할 수 있다.# 보다 쉽게 이해하자면 분명 영화의 한 장면임에도 '왠지 모르게 연극을 보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면 거의 대부분 미장센을 중시한 연출 기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미장센이라는 용어 자체가 시초가 연극 용어였기 때문에 미장센을 중시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컷이 연극 무대처럼 정적으로 바뀌기 때문.[2]
반대로 영화의 한 장면이 '왠지 모르게 CF를 보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면 몽타주를 중시한 연출 기법이라고 보면 된다. 제한된 시간 안에 빠르게 최대한 많은 정보를 담아내야 하는 영상 광고는 거의 필연적으로 몽타주 기법을 사용하기 때문.
장 르누아르의 게임의 규칙에서 최초로 정립된 것으로 보는 견해가 대체적이며 대표적 작품으로는 위의 예시에서 봤듯이 자주 사용되는 미장센 기법으로 딥 포커스 기법을 이용하여 완성한 저주받은 걸작인 오슨 웰스의 시민 케인이 유명하다. 미장센을 설명할 때 이 두 작품이 꼭 거론된다. 한국 영화로는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가 미장센 기법을 잘 적용한 시초 격 작품으로 꼽힌다.
액션 영화는 박진감과 속도감을 연출하기 위해 미장센 기법보다는 몽타주 기법을 활용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이를 역행하여 미장센 기법으로 액션 장면을 길게 연출하여 살린 게 바로 올드보이의 롱 테이크 격투 장면이다.
3. 신(scene)
영화를 구성하는 극적 단위의 하나. 같은 장소, 같은 시간 내에서 이루어지는 일련의 행동이나 대사가 이루어지는 부분이다.
- 표준국어대사전
- 표준국어대사전
이처럼 순간의 광경인 신(scene)은 한 번의 연속 촬영으로 찍게 되는 연속 장면인 컷(cut) 또는 샷(shot)의 기본 단위이자 배경 및 캐릭터 등으로 연출되는 장면(scene)이다. 감독(디렉터)들의 주요한 의도에 따라 연출권이 사용되는 연출 장면의 길이 및 편집 기법에 따른 종류로는 대표적으로 미장센(mise-en-scène), 몽타주(montage), 롱 테이크(long take) 순으로 열거해 볼 수 있다.
미장센(mise-en-scène)의 거장으로는 400번의 구타로 유명한 프랑스의 프랑수아 트뤼포 등이 있으며, 몽타주(montage) 기법의 거장으로는 소련의 전함 포템킨으로 잘 알려진 세르게이 예이젠시테인 감독 등이 있다.
4. 참고 문서
[1] 영어의 'put-on-scene'에 대응한다.[2] 연극의 연출이 발전한 이후에는 연극도 여러 특수 장치와 연출 기법을 써서 영화처럼 화려한 연출을 선보이기도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아날로그라는 한계 때문에 즉각적인 편집이 불가능하므로 완전한 몽타주 기법은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