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유럽 신화의 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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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이 · 프레이야 · 굴베이그 · 뇨르드 · 네르투스 | |
| 기타 | 볼바 · 솔과 마니 · 알파두르 · 헬 · 에기르와 란 · 디스 |
1. 개요
북유럽 신화의 부족. 바나헤임에서 산다.반(고대 노르드어: Vanr)은 북유럽 신화의 신족으로, 복수형을 바니르(Vanir)라 한다. 이 표현을 영어화시켜 웨인(Wane)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웨인의 복수형은 웨인즈(Wanes)이다. '바니르'란 명칭의 어원은 불확실하다. 고대 노르드어에서 친구를 의미하는 vinr나, 로마의 신격 베누스의 명칭과 언어적 연관이 깊다고 추정하는 학자들이 많다.[1] 풍요와 지혜를 상징하고 미래를 보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애시르 신들의 기원이 명확하게 나오는데 비해 바니르 신들의 기원은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불명확하다. 신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볼 때 최초의 신 부리의 후손일 가능성이 높은데 어쩌면 부리에게 보르 이외에 다른 자식이 더 있었을 수도 있다. 애시르 신들이 신이라고 불리지만 실상은 건국자 오딘부터가 요툰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요툰의 피가 흐르는 반신반거인인데 바니르 신들은 요툰의 피가 섞였다는 언급이 없으니 혈통으로만 따진다면 바니르야말로 진정한 신들이라고 볼 수 있겠다.
몇몇 학자들은 노르드인들이 항해를 하며 웨일스인들과 접촉한 뒤, 웨일스인들이 믿던 신격을 자신들의 전통신(애시르)과 다른 별개의 신족으로 받아들였다고 추정한다. 그 근거로 웨일스 신화에서 나오는 바다의 신 를뢰르(Llŷr)[2], 1~2세기 무렵 북해 연안 지역에서 북해를 항해하는 이들을 수호하는 여신으로 숭배받은 켈트족 여신 '네할렌니아(Nehalennia)'가 뇨르드와 이름과 역할이 비슷하고, 프윌의 아들이자 다버드의 왕인 프라이데리가 프레이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아마 웨일즈의 신들이 아닐까 추측해볼 수 있다. 사실 네할렌니아는 게르만계인지 켈트계인지 불확실하다.
혹은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동쪽, 즉 스웨덴과 핀란드의 토착신들로 여기기도 한다. 그러니까, 사미인과 핀란드인의 공통조상과 원시 게르만인이 도래하기 전에 살았던, 고유럽 제어 계열 언어를 쓰던 토착민의 신화가 통째로 북유럽 신화에 편입된 결과로 보는 것이다. 실제로 스웨덴 왕실은 프레이를 조상신으로 모신다.[3]
다른 이론으로는 바니르 역시 애시르처럼 원시 인도유럽신화에서 유래한 신들이고 풍요나 다산을 담당했을거라 보기도 한다.
1.1. 에다
고 에다의 무녀의 예언(Völuspá)에 따르면, 바니르 신족의 볼바 굴베이그가 오딘의 명으로 창으로 찔리고 세 번이나 화형당하자 그 보복으로 애시르 신족에게 전쟁을 선포했고, 이게 종족들간에 벌어진 최초의 전쟁이라고 한다. 무력에서도 뒤지지 않았던 바니르 신족은 아스가르드의 성벽을 무너트리고 애시르의 영토를 짓밟았다고 한다.신 에다의 길피의 속임수(Gylfaginning)에 따르면 결국 두 신족은 평화협정을 맺기로 하고, 커다란 항아리에 침을 뱉었는데 여기서 가장 현명한 존재인 크바시르가 태어난다. 그리고 그들은 평화협정을 강화하기 위해 양 진영에서 가장 뛰어난 신을 인질로 바꾸어 데려가기로 했다. 이때 바니르 쪽에서는 뇨르드를 보냈고, 애시르 쪽에서는 회니르를 보내주었다. 이후 아스가르드에 정착한 뇨르드는 노아툰(Nóatún)이라는 영지에 살면서 어느 여인과의 사이에서 프레이와 프레이야 남매를 얻는다.
이 이후로 뇨르드 일가를 제외한 바니르 신족의 영향력은 급하락. 고 에다의 몇몇 시에서 바니르 신족은 지혜롭고, 예지력을 가지고 있고, 사물을 묘사하는 방법이 애시르 신들과는 다르고, 마법의 꿀술을 가지고 있다는 언급 정도만 나온다. 애시르 신족이 별짓 다하는 동안 잠자코 있다가 라그나로크를 맞이한다. 라그나로크에서도 별 언급이 없음은 마찬가지. 고 에다의 바프스루드니르의 노래(Vafþrúðnismál)에 의하면 뇨르드는 라그나로크가 끝난 뒤 바니르 신족에게 돌아갈 운명이라고 하니 바나헤임은 무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건 라그나로크로 이그드라실이 불타며 세계가 파괴된다는 예언과는 모순되는데, 이는 신화 상의 설정 충돌이거나 아예 별도의 신화체계가 북유럽 신화에 편입되면서 생긴 모순일지도 모른다.
로카센나에서 로키가 바니르 신족에 속하는 뇨르드에게 "동쪽에서 온 인질"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북유럽 신화의 주무대가 오늘날 스칸디나비아 반도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스칸디나비아 내의 기준에서 동쪽인 스웨덴과 핀란드가 바니르 신족의 진짜 고향이라고 추정할 수도 있다.
1.2. 잉글링 일족의 사가(Ynglinga Saga)
스노리 스튀르들뤼손이 작성한 <잉글링 일족의 사가>에 바니르 신족의 기원에 대해 다루는데, 익히 알고 있는 북구 신화와는 다르게, 이 사가는 바나헤임이 아시아의 타나이스강(Tanais)[4]에 위치해있으며, 강의 동쪽에 위치한 나라인 아스가르드의 수장 오딘이 군대를 이끌고 바나헤임을 침공해오는 것으로 시작한다. 바니르 신족들은 당연히 이 침략자에게 저항했고, 탄탄한 준비를 기반으로 오딘의 공세를 잘 방어해내며 치열하게 싸웠다. 바니르 신들의 저항으로 인해 전쟁은 좀처럼 끝나지 않았고, 점점 지쳐가던 양측은 평화협정을 맺고 이를 보장하기 위해 인질을 교환하기로 한다.바니르 신족은 그들 중에 가장 뛰어나며 부유하기까지 한 뇨르드와 그의 아들 프레이를 보냈고, 애시르 신족은 덩치가 크고 잘생긴 회니르야 말로 족장감이라 여겨서 그를 보내기로 한다. 그리고 양 진영에서 가장 현명한 사람들도 교환했는데, 바니르 신족은 크바시르를 보냈고 애시르 신족은 미미르를 보냈다. 바니르들은 반반하고 점잖게 생긴 회니르에게 처음에는 좋은 감정을 느끼고 잘 모셨으나, 점차 그가 미미르 없이는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으며 어려운 사안을 맞닥뜨리면 "다른 사람들이 조언하게끔 하시오." 라는 말밖에 안하는 것을 깨닫고는, 오딘이 자신들을 속였다고 여긴 나머지 격분해서 미미르의 머리를 잘라 아스가르드로 보냈다. 오딘은 그 머리를 약초로 방부처리한 다음 되살려서 지혜와 조언을 구하게 됐다.
반면 뇨르드 부자는 오딘에게 사제로 책봉돼서 제사를 주도했으며, 특히 뇨르드의 딸 프레이야는 뛰어난 마법사로서 바니르의 마법을 오딘에게 가르쳐줬다고 한다.
이후 오딘은 더 북쪽으로 가서 스웨덴에 정착해서 지금의 웁살라 지역을 통치하다 늙어 죽은 후 인질로 와 있던 프레이가 오딘이 이끌던 아스 신족과 결합하여 스웨덴의 왕이 되고 그 후손들이 잉글링 가문 이라는 것이 주요 골자인 신화이다.
애시르와 바니르 모두 아시아 출신이고, 그것도 그리스계 영토에 위치해있다는 서술은 이들의 근원이 바로 러시아 서쪽 스탭지역과 남쪽 산에서 유래한 언어권, 즉 원시 인도유럽어족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게르만 신화가 실제로 원시 인도유럽신화에서 기원한 것과 별개로, 신들의 정체가 동쪽에서 온 인간 왕족이 신격화 된거란 에우헤메로스주의적(Euhemerism) 서술은 단순히 북유럽인들이 당시 인기가 무지하게 많았던 트로이 왕가의 후손이라고 주장하고픈 스노리의 사심에서 비롯됐을 확률이 매우 크다.
여담으로, 잉글링 가문은 노르웨이의 첫 통일왕이라 전해지는 하랄 1세 하르파그리의 가문이며, 그의 조상은 본래 스웨덴의 왕이었으나 내쫒기고 노르웨이로 이주했다고 한다.#
2. 대중매체
2.1.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토르 시리즈에서는 동양인의 외모를 가진 종족으로 설정한 듯 하다. 워리어즈 쓰리의 호군 역을 맡은 아사노 타다노부가 대표적으로, 2편 초반에 바나헤임에 나온 엑스트라들도 동양계 배우들이었다.2.2. 갓 오브 워 시리즈
애시르 신족의 적이자 원전의 요툰족들을 대신해서 라그나로크를 일으킨 주역들로 나온다.[5]원전처럼 애시르-바니르 전쟁이 있었고 미미르의 계략으로 오딘과 프레이야가 결혼하여 잠깐의 평화가 찾아왔었다. 이때 오딘과 프레이야의 금슬이 정말 좋아서 오딘은 프레이야의 요구를 뭐든 들어주었고 태자 발두르의 아내로 바니르 출신 식물의 신 난나가 선택되어 바니르 출신 왕후에다가 바니르 출신 태자비까지 배출되었으니 이때는 정말 애시르와 바니르의 평화가 영원할 것처럼 보였다. 적어도 발두르와 난나의 자식 포르세티가 태어났을 때까지는 평화가 유지되었다.
그러나 오딘은 곧 마각을 드러냈고 오딘과 프레이야의 부부 사이는 파탄나서 프레이야는 폐출되고 애시르와 바니르의 전쟁이 다시 시작되었다. 그나마 태자비 난나가 폐출되었다는 언급은 없는 것으로 볼 때 발두르가 자기 아내를 끝까지 지킨 듯하다. 오딘도 며느리까지 폐출하기는 좀 너무하다고 생각했을지도...
이후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에서 평화의 실상이 드러나는데, 말로만 평화였지 실상은 바나헤임에 대한 압제는 계속되어서 바나헤임의 대평야에 댐을 세우고 용들을 풀어서 생태계를 박살냈고, 그 외의 압제들로 인해 바니르 신족들이 죽어나가고 있었다. 비록 소규모지만 여전히 오딘의 압제에 맞서는 저항군들이 있을 정도.[6] 프레이야는 프레이에게 싱상을 듣기 전까지는 정말로 평화가 찾아온 줄 알고 있었던 것을 보면 오딘이 프레이야에게 실상을 말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프레이야의 오딘을 향한 복수심이 더더욱 커진다.
다시 돌아온 프레이야로 인해서 결국 바니르 신족들이 다시 결집하였고, 이렇게 결집한 바니르 신족들은 원전과는 반대로 라그나로크를 일으킨 주역들이 되어 버린다. 물론 직접 일으킨 당사자는 요툰족 페이의 남편인 크레토스와 그녀의 자식인 아트레우스였지만, 라그나로크 일으키는 것 밖에는 없다고 결론내면서 라그나로크를 추진하기로 둘의 등을 떠밀은 주역들은 역시 프레이야와 프레이를 비롯한 바니르 신족들이었다.[7] 이후 전쟁에서도 친 오딘 파를 제외한 모든 반 오딘 연합군들로서 제각각 다양한 종족들이 아스가르드를 쳤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주역이라 할 수 있었던 이들은 바니르 신족들이었다.[8]
라그나로크 이후 바니르 신족들은 반 오딘 파에 합류한 시프를 비롯한 남은 애시르 신족들과 그 외 모든 종족들, 그리고 오딘을 대신하는 북유럽의 주신이 된 크레토스과 함께 오딘으로 인해 망가진 북유럽 신화 세계를 복구하기 시작한다.
[1] 혹은 *wen에서 유래된 것이라는 말도 있다.[2] 아일랜드 신화의 바다의 신 마나난 막 리르의 아버지 레르와 동일시된다. 이에 따라 를뢰르를 바다의 신으로 추측하기도 한다. 레르의 스펠링은 아일랜드어로 Ler이다. Ler는 바다를 뜻하며, 셰익스피어의 리어왕(King Lear)의 어원이다.[3] 하지만, 이 경우는 실존했던 바이킹 군주나 추장이 신격화된 사례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이 견해를 따르자면, 북유럽 신화가 중세 시대에서야 오늘날에 알려진 형태로 정립되었다는 점과 엮어서 생각했을때, 전설상의 군주로 여겨지던 8,9세기 경의 인물 중에 프레이의 모델이 된 사람이 있을 수 있다.[4] 현대에는 돈강이다.[5] 원전에서는 애시르 신족과 함께 라그나로크를 일으킨 요툰족에 맞서서 함께 대다수가 멸망한다.[6] 이러한 저항군들의 리더들 중 한 명이 바로 프레이다.[7] 사실 그 자리에 있었던 모든 인물들은 원래는 라그나로크를 일으키고 싶지 않아 했었다. 애초에 원래는 라그나로크를 막고자 했던 크레토스와 아트레우스는 말할 것도 없었고, 프레이야와 프레이와 같은 바니르 신족들 그 누구도 라그나로크는 막고 싶었다. 허나 오딘이 티르로 변신해서 자신들 내부에서 기밀 정보들을 알아냈다는 것이 밝혀지자, 결국 선택지라고는 라그나로크 일으키는 것 밖에 없었기에 결국 라그나로크를 일으킨다. 애초에 오딘의 폭정을 보면 오딘을 그대로 놔둘 경우 아스가르드를 제외한 나머지 여덟 영역들이 전부 멸망하게 생긴 상황이었다. 크나큰 대격변 급의 전쟁이지만 아스가르드만 멸망시킨다는 라그나로크를 일으키는 게 차라리 나았던 것.[8] 원전과 마찬가지로 요툰인 로키(아트레우스)와 요르문간드 등이 참전하긴 했으나, 요툰족들의 비중은 원전과는 정반대로 소수에 지나지 않았다. 엄연히 반 오딘 연합군의 중심은 바니르 신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