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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터 폰 쇤코프/작중 행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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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은하영웅전설의 등장인물 발터 폰 쇤코프의 인생을 정리한 문서.

2. 어린 시절

본래 쇤코프는 은하제국의 하급귀족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이었다. 그의 조부는 쇤코프 남작가에서 분가하여 제국기사 작위를 받은 사람이었는데 별다른 특권을 가진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공무원 임용에서 우선권을 얻어 군무성 관리에 임용되었다. 쇤코프의 조부는 별 탈 없이 근무한 끝에 군무성 경리국 차장까지 승진했지만 퇴직하기 2~3년 전에 지인의 연대보증을 서 버린 탓에 자신은 만진 적도 없는 막대한 금전을 빚으로 지게 되었다.

쇤코프의 조부는 어떻게든 빚을 갚고자 퇴직금을 선불로 받고 저택도 팔아치웠지만 빚을 모두 갚을 수는 없었다. 결국 투옥당할 위기에 몰리자 친족들은 이대로 투옥되면 가문의 이름에 흠이 간다고 여겨 노부부와 쇤코프에게 페잔 자치령을 경유하는 여비만 준 채로 집안에서 쫓아내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하여 발터 폰 쇤코프는 우주력 770년, 여섯 살 때 조부모의 손을 잡고 페잔을 거쳐 자유행성동맹으로 망명했다. 당시 쇤코프의 망명을 받던 동맹 입국관리관은 망명자를 비렁뱅이 취급하는 무례한 눈초리를 보냈는데, 쇤코프는 이 일을 절대 잊지 못했다.

은하영웅전설 Die Neue These에서는 설정이 조금 바뀌었으며, 쇤코프의 어린 시절에 대해 조금 묘사했다. 어릴 때까지만 해도 쇤코프는 귀족으로 가진 특권을 당연시하는 전형적인 상류층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다.[1] 그런데 어느 문벌귀족이 쇤코프 가문이 가진 이권을 탐내서 속임수를 써 쇤코프 가문의 재산을 빼앗는 것도 모자라 사상범으로 몰아 체포하려고 했다. 하지만 쇤코프의 조부는 놀라는 기색도 없이 쇤코프와 함께 자유행성동맹으로 망명해버렸다.

DNT에서 쇤코프의 조부는 쇤코프에게 골덴바움 왕조의 문장이 새겨진 펜을 유품으로 남겼는데, 이 펜은 나중에 쇤코프가 제7차 이제르론 공방전에서 레믈러 중령을 제압할 때 흉기로 썼다.

3. 중령

동맹으로 간 쇤코프는 16세 동맹군 사관학교 입학시험을 통과했으나 사관학교의 경직된 학칙과 분위기가 싫어서[2] 입학을 포기하고, 대신 2년제 육전부문 군전과,軍專科,[3] 학교에 입학하여 2년만에 학년 9등으로 졸업하여 18세에 하사계급을 달고 전장에 투입되었다. 투입 직후부터 속속 전공을 세워 19세에 상사, 20세에 준위까지 올랐고 21세에 사관 추천을 받아 제16간부후보생 양성소에서 1년간 교육받고 22세에 소위로 임관했다. 소위로 임관한 쇤코프는 로젠리터 연대 소속 소대장으로 부임하여 끊임없이 전공을 세운 끝에 29세에 중령 계급에 로젠리터 부연대장이 될 정도로 초고속 승진을 했다. 상부에서도 "이상한 마음만 안 먹는다면 틀림없이 장군이 될 놈이지."라는 평을 남겼을 정도로 유능한 인재였다. 하지만 반골에다 신랄한 독설가 기질 때문에, 유능하지만 다루기 힘들다며 경원시되던 인물이었다.

그가 로젠리터 연대에 배속되었을 때 헤르만 폰 뤼네부르크 대위의 지휘를 받았으며, 이후로 5년간 뤼네부르크 하에 있었다. 이 때문에 뤼네부르크가 제국군에 투항하자 불쾌감과 실망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이후 둘은 반플리트 성역 회전에서 적으로 재회한다.

우주력 794년 반플리트 성역 회전이 발발했을 때 쇤코프는 중령 계급에 부연대장 직책을 달고 반플리트 4-2에 있는 동맹군 보급기지에 있었으며, 먼저 정찰을 나간 연대장 오토 프랑크 폰 반샤페 대령이 돌아오지 않자 부하들을 이끌고 반샤페를 찾으러 갔다가 뤼네부르크가 이끄는 제국군과 교전했다. 교전에서 쇤코프는 뤼네부르크와 백병전을 벌였는데, 지난 3년간 전선에서 떨어져 있던 뤼네부르크보다 훨씬 젊고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은 쇤코프가 우세를 점했다. 그러나 교전 결과 반샤페 대령이 중상을 입어 기지에서 전사하자, 쇤코프는 기지 사령관 싱클레어 셀레브레제 중장에 의해 연대장 대리 직책을 달고 뤼네부르크가 지휘하는 제국군을 막아내게 된다.

전투에서 동맹군은 크게 패해 셀레브레제 중장이 제국군의 포로가 되었고, 쇤코프는 아끼던 부하 칼 폰 데어 데켄 중위와 연인 발레리 린 피츠시먼즈 중위를 잃었다. 쇤코프는 패전의 책임을 져 그대로 연대장 대리로 남아 있었으나 8월 15일 대령 승진과 동시에 13대 연대장으로 임명된다.

반플리트 성역 공방전 당시 셀레브레제 중장이나 반샤페 대령에 대해 실망하면서 혼자 "과연 내가 진심으로 충성할 만한 인물이 동맹군에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기도 했는데, 이 점을 보면 사실 쇤코프는 민주공화국의 군인이라기보다는 주군을 섬기는 기사[4]에 가깝다고 할 수 있었다.[5] 실제로도 양 웬리라는 주군에게 평생 충성을 바쳤다.

4. 대령

4.1. 제6차 이제르론 공방전

동맹군의 여섯 번째 이제르론 요새 공략작전에서 출전, 원수 뤼네부르크를 죽이기 위해 부하들과 함께 양륙함을 타고 닥치는 대로 적함을 들이받으며 통신으로 뤼네부르크를 고래고래 불러댔다. 결국 뤼네부르크는 윗선의 압박에 어쩔 수 없이 출전하여 쇤코프와 일기토를 벌이지만, 쇤코프의 실력이 한 발 앞서있었기 때문에 쇤코프는 뤼네부르크를 죽이는 데 성공했다. 그래도 옛 상관이었다는 이유로 부하들에게 거수경례를 지시하였다.

이후에는 별다른 활약 없이 동맹군이 철수할 때 함께 본국으로 귀환하였다. 모처럼 연대장에 올렸지만 과거 연대장 중 절반이 제국으로 망명한 사실과 13이라는 숫자가 불길하다는 이유로[6] 동맹군 내부에서 백안시당하고 있었다.

4.2. 제7차 이제르론 공방전

그러나 양 웬리 소장의 주도하에 실시된 이제르론 공략작전에 핵심 인물로 발탁되면서 인생이 뒤바뀐다. 정공법에 한해 무적에 가까운 이제르론 요새를 함락하기 위해서는 내부에서 무너뜨려야 한다고 판단한 양 웬리는 작전을 실행할 인물로 발터 폰 쇤코프를 선정했다.[7] 부름을 받고 온 쇤코프는 작전이 성공할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했지만, 소문대로 7번째 배신자가 되면 작전이 수포로 돌아갈 때 대응책을 물었다. 그러나 양 웬리는 "난감하네" 한 마디로 대답을 끝냈고, 쇤코프를 믿을 자신은 없지만 믿지 않으면 계획 자체가 성립할 수 없으니 믿는다고 믿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자 쇤코프는 양 웬리가 실패할 게 뻔한 이번 작전을 승낙한 이유 그 밑에 있는 출세욕과 명예욕에 대해 물었다. 그러나 양 웬리는 이번 작전이 끝나면 퇴역할 생각이고, 그 다음에 있는 평화 구상에 대해 설명한다. 또한 그러한 평화가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 해도 수십 년간 평화롭고 풍요로운 시대를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다고 대답했다. 감명을 받은 쇤코프는 양 웬리를 상대로 매우 솔직한 사람 아니면 루돌프 대제 이래 최고의 궤변가라고 대답한 뒤 영원하지 않은 평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응답했다. 그 말대로 쇤코프는 제국군 폰 라켄 소령으로 위장하여 소수 부하만 이끌고 요새 사령관 토마 폰 슈톡하우젠 대장과 사령부를 제압하는데 성공하여 작전 성공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이 공을 인정받아 준장으로 승진, 연대장 자리를 카스퍼 린츠에게 넘겨주었다. 그리고 양 웬리가 실제로 바로 예편원을 제출하는 것을 보고 간신히 만난 주군을 잃어버리게 될까 노심초사하던 중 동맹군 내부의 사정으로 인해 양의 전역이 취소된 것을 보고 내심 기뻐한다. OVA판에서는 대놓고 예편원을 양의 눈앞에서 찢어주는 이벤트까지 열어줬다.

5. 준장

제국령 침공작전에서는 활약할 무대가 없어서 한 거라고는 올리비에 포플랭과 토다 기술대위가 주먹다짐하는 걸 말린 것 뿐이었다. 작전 종료 이후 이제르론 요새 방위사령관으로 임명된다.

구국군사회의 쿠데타를 진압하기 위해 양 웬리 함대가 출동했을 때 참모로 동행했는데, 출병에 앞서 양 웬리에게 독재자가 되라고 권유하였다. 엉망진창인 동맹의 꼴을 보면서 멍청한 구국군사회의가 개판인 동맹 권력자들을 쓸어버리게 두고, 나중에 그들이 사태 수습을 못해서 우왕좌왕할 때 거병하여 구국군사회의를 쓸어버리고 독재자로서 민주주의를 실천하라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양 웬리는 독재자 양 웬리는 안 어울린다고 거부했고, 이 이야기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입단속까지 했다.

이후 양 함대의 첫 전투인 행성 샴풀 해방전에서 모처럼 지상전을 지휘하게 되었다. 쇤코프는 반란군의 허를 찌르는 전술로 1주일은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던 전투를 단 사흘만에 마무리하고 반란군을 제압하면서 우수한 지상전 지휘능력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샴풀 주민의 요청에 의해 공적이 승진에 반영되어 쿠데타가 마무리된 이후 소장으로 승진하였다.

6. 소장

6.1. 제8차 이제르론 공방전

우주력 798년 제8차 이제르론 공방전이 발발하자 요새 사무관 알렉스 카젤느 소장을 대리하여[8] 적에게도 주포전의 공포를 알려줘야 한다고 토르 하머 발사를 요청했으며, 요새 내의 방어작전을 지휘했다. 그 뿐만 아니라 요새 외벽에 폭탄을 설치하려는 제국군 장갑척탄병과 공병대에 맞서 친히 로젠리터를 이끌고 출격, 수많은 적병을 썰어버렸다. 돌아온 쇤코프는 이번에는 이쪽에서 공격을 가하자고 제안했지만 그러다가 아군 병사가 포로로 잡혀서 양 웬리가 이제르론에 없다는 정보가 유출되면 큰일이라고 무라이가 반론을 제기하면서 무산되었다.

그러나 이후 함대전으로 전투의 양상이 바뀌는 바람에 활약이 없다.

6.2. 제1차 라그나뢰크 작전

개전 직전 은하제국 정통정부에서 멋대로 빌리바르트 요아힘 폰 메르카츠 제독을 군무상서에 임명하며 초빙하자 양 웬리와 함께 메르카츠를 변호하였다.

제9차 이제르론 공방전에는 양 웬리의 명을 받들어 전함 히페리온에 낚여 돌진하는 오스카 폰 로이엔탈의 기함 트리스탄을 기습하여 함상 백병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때 로이엔탈과 직접 백병전을 벌이기도 했는데, 그냥 군복에 블래스터만 든 로이엔탈에 비해 탄소 크리스탈 토마호크와 전투 나이프에 장갑복을 입은 쇤코프가 유리했으나 로이엔탈도 만만찮은 실력자인 탓에 단시간 내 승부를 보지 못하고, 참모장 한스 에두아르트 베르겐그륀 대장이 이끄는 병력이 몰려오자 아쉽게 후퇴했다.

이후 양 웬리가 이제르론 요새 포기를 선언할 때 불손한 태도를 보이더니, 둘만 있을 때 정부의 윗대가리들은 수도가 위험해지만 가족들만 데리고 이제르론 요새로 피난할 터이니, 만약 그렇게 된다면 정부 고관들을 라인하르트에게 넘기든지 아니면 국민을 버린 죄로 벌을 내리든지 하고 양 웬리가 이제르론 공화국의 정점에 서라고 권유했다. 양 웬리는 정치권력은 하수처리장과 같아서 없으면 곤란하지만 가까이 가고 싶지도 않다고 거부했다.

이후 벌어진 전투가 죄다 함대전인 탓에 별다른 활약이 없다가 버밀리온 성역 회전에서 갑자기 동맹 정부가 정전 명령을 내리자 정부의 명령 따위 무시하고 라인하르트를 죽여 우주와 미래의 역사를 손에 넣으라고 양 웬리에게 과격한 진언을 날렸다. 당시 함교에 있던 사람들도 쇤코프의 주장에 공감했지만 양 웬리는 내 사이즈의 맞는 옷이 아니라며 거절하고 정부의 명령에 복종하였다.

7. 중장

7.1. 양 웬리 원수 모살미수사건

예편 이후 쇤코프는 제국군의 감시를 받으며 조용히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과거 제9차 이제르론 공방전라이가르 성역 회전에서 패배해 양 웬리에게 열등감을 가지고 있던 헬무트 렌넨캄프 상급대장이 동맹정부에게 양 웬리를 체포하라고 '권고'했고, 제국군에게 책잡히기 싫었던 조안 레벨로 의장은 양 웬리를 반평화활동방지법 위반을 혐의로 구속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그 직후 프레데리카 그린힐이 쇤코프에 연락했고, 쇤코프는 즉시 더스티 아텐보로와 만나 동맹정부 및 제국군의 계획을 추론하고 로젠리터 연대를 움직여 동맹정부에 반기를 든다.

로젠리터 연대의 도움으로 동맹 경찰 및 동맹군의 손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한 쇤코프는 즉시 오페라하우스로 가던 레벨로의 차량을 습격, 경호차량을 모두 핸드 캐논으로 날려버리고 레벨로를 납치한다. 그리고 동맹군 TV 전화 회선에 개입하여 통합작전본부장 록웰 대장에게 양 웬리를 석방하지 않으면 레벨로 의장을 살해하고 하이네센폴리스 시가지에서 제국군 육전부대와 시가전을 벌이겠다고 협박했다.

그러나 이것은 모두 쇤코프의 블러핑이었다. 쇤코프는 일부러 동맹군에게 시간을 주는 척하면서 로젠리터 연대를 동원해 중앙검찰청을 습격하여 양 웬리를 구출한 것이다. 그러나 록웰이 레벨로를 희생해서라도 로젠리터를 진압하려고 한 것까지는 몰랐기에,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양 웬리는 처형당했을 것이다.

양 웬리를 구출한 쇤코프는 다음날 아침이 밝자 제국군 고등판무관부가 있는 호텔 샹그리라를 습격하여 제국군과 대치한다. 쇤코프는 몰려오는 제국군을 불과 20명으로 막아냈으며, 그 사이 라이너 블룸하르트가 렌넨캄프를 납치하는 데 성공한다. 렌넨캄프를 납치한 후, 쇤코프는 레다 II호에 타서 반강제적으로 하이네센에서 벗어난다.

7.2. 제10차 이제르론 공방전

하이네센에 벗어난 이후 쇤코프는 양 웬리를 따라 엘 파실 독립정부에 가담했으며, 제10차 이제르론 공방전에서는 빌리바르트 요아힘 폰 메르카츠 제독 밑에서 실전지휘를 도맡았다. 이때 쇤코프는 처음으로 자신의 딸, 카테로제 폰 크로이처를 만나게 된다. 카테로제는 쇤코프에 대한 증오로 쇤코프가 양 함대에 재합류한 뒤에도 반년 동안이나 만나지 않았지만, 요새 공략부대에 자원했지만 쇤코프가 명단에서 빼버린 일로 마음을 굳히고 면회를 청했다. 그러나 쇤코프와 카린의 첫 만남은 딱딱하게 끝나고 만다. 이후 카린을 돌봐주고 있는 올리비에 포플랭과 만나 "날 불량중년이라고 놀리고 다니는데, 난 아직 중년이 아니야"(...)라고 경고했다.

회랑 전투에서는 전투의 양상이 처음부터 끝까지 함대전이었기에 요새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딸 카린이 출격하여 발퀴레 2기를 격추하고 돌아오자 "말괄량이 딸내미를 위해 건배!"라고 감상을 남겼다.

휴전 이후 앤드류 포크양 웬리를 죽이려고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즉각 전함 율리시스에 탑승하여 레다 II호에 있는 지구교도를 소탕했으나[9] 상관의 죽음을 막지 못했고, 자신의 부하도 떠나보내야 했다. 이때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 항상 오만함과 평정을 유지하던 쇤코프가 처음으로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할 정도였다. 그래도 분노한 부하들과 달리 평정을 유지하여 양 제독의 시신과 생존자들을 수습한 뒤 재빨리 퇴거했고, 상관을 암살한 지구교도를 잔인하게 죽이자는 로젠리터 대원들의 분노를 다독였다.

8. 죽음

양 웬리 사후 율리안 민츠를 사령관으로 추대하고 이제르론 혁명군 소속으로 활동하였으나, 본래 지상전 지휘관인 만큼 활약이라고는 제11차 이제르론 공방전에서 아우구스트 자무엘 바렌 함대에게 토르 하머를 쏜 것 빼곤 없었다. 그러다가 시바 성역 회전이 터지고, 황제 병환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생애 최후의 백병전에 나선다. 쇤코프는 브륀힐트에 침입하여 라인하르트의 목을 따자고 주장했고 몇몇 사람들이 이에 동조했지만 율리안 민츠는 내가 원하는 것은 라인하르트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협상하는 것이라고 단호하게 거절하였다.

혁명군 함대가 제국군을 낚아서 호위함대의 전열이 허술해지자 쇤코프, 율리안이 탄 강습양륙함 이스트리아는 브륀힐트의 방공 화망을 뚫고 침입하는 데 성공하였다. 쇤코프는 로젠리터와 함께 제국군 친위대를 쓸어버렸지만 수가 많아 율리안과 포플랭, 마솅고에게 먼저 가라고 지시하였다. 그리고는 놀라운 솜씨로 제국군 친위대를 학살하다시피 했지만 원래 부족한 숫자와 제국군의 분단전술로 그의 부하들은 하나하나 전사하다 결국 소멸하였다.[10] 부하들을 잃고도 쇤코프는 홀로 싸웠지만 죽은 줄 알았던 애송이 쿠르트 징후버 중사에게 왼쪽 견갑골이 박살나는 치명상을 입었다.[11]

그런데 정작 쇤코프는 쿠르트 징후버를 응징하지 않고 대신 이름을 물었다. 징후버가 이름을 가르쳐주자 정직하게 말한 보답으로 개인기를 보여주겠다며 등에 박힌 토마호크를 뽑아 달려드는 적병을 향해 내던져 죽였다. 상처가 벌어지고 피가 철철 흘러내리자 부상자라고 방심한 제국군 병사가 뒤에서 총검을 내지르자 곧바로 자신의 토마호크로 머리를 단번에 날려버렸다. 그 모습에 제국군 전원이 벌벌 떨고, 그에게 치명상을 입힌 징후버도 그저 바닥에 납작 엎드려 속으로 어머니를 부를 뿐이었다. 쇤코프는 제국군에게 "자, 그러면 누가 명예를 짊어질 테냐? 발터 폰 쇤코프가 생애 마지막으로 죽인 자라는 명예를."라고 웃었고 그 누구도 쇤코프에 다가가지 못했다.[12]

쇤코프는 자신이 죽을 때 무언가를 우러러보며 죽는 건 취미가 아니라며 죽어가는 몸을 이끌고 계단을 올라가 앉아 그 아래에 모여든 제국군을 내려다보다가, 한때 만났던 여자이자 카테로제 폰 크로이처의 어머니인 로자라인 폰 크로이처를 죽음 직전에야 떠올리고 사망했다. 향년 37세.
"발터 폰 쇤코프, 서른일곱 살, 죽음을 앞두고 한마디 남기노라. 나의 묘비에 묘비명은 필요없으며, 그저 미녀의 눈물만이 나의 영혼을 달래주리라."
약간 표정을 일그러뜨린 것은 고통이 아닌 불만 때문이었다.
"쳇, 영 멋있는 문구가 안 떠오르는걸. 애송이 아텐보로에게 대필을 시키는 게 그나마 낫겠어."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10권 <낙일편> 김완, 이타카(2011), p.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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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그 아가씨였어. 로자라인 폰 크로이처. 로자라고 불러달라고 했지......."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10권 <낙일편> 김완, 이타카(2011), p.264
발터 폰 쇤코프의 숨이 끊어진 정확한 시각은 알 수 없다. 2시 50분, 제국군 병사가 조심스럽게 다가가 이 위험하기 그지없는 사내의 생사를 확인했을 때, 쇤코프는 계단에 앉은 모습 그대로 미동조차 없이, 죽은 이만이 지나는 문으로 오만하게 가슴을 편 채 들어가고 있었다.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10권 <낙일편> 김완, 이타카(2011), p.264

전투가 끝난 뒤 이 사실을 안 알렉스 카젤느"쇤코프가... 그 사내도 죽을 수 있는 건가...?"라고 멍하니 생각하는 것으로 그를 알던 모든 작중 인물들과 독자들의 심경을 대변했다. 그의 사망 추정시각은 양이 지구교도에게 피격당해 과다출혈로 숨진 후 정확히 1년이 지난 같은 날의 비슷한 시각이어서, 마지막까지 양 개인에게만 충성을 바쳤던 그의 일생을 대변하는 듯 보인다.

[1] DNT에서 어린 시절의 쇤코프는 나중에 커서 무엇이 되고 싶냐는 조부의 질문에, 자신은 귀족인데 무슨 일을 하겠냐고 답했다. 그리고 이 말과 다르게 자신은 양 웬리에게 죽을 때까지 충성하고, 율리안을 돕기 위해 목숨까지 바치는 천지차이의 모습으로 성장했다.[2] 훗날 "딱히 사관학교가 싫었던 건 아니야. 사관학교의 교칙이 날 싫어했지."라고 회고했다.[3] 육전, 공병, 항주, 비행, 통신, 보급, 위생, 정비 등의 분야에서 종사할 부사관을 양성하는 기관.[4] 로젠리터가 '장미의 기사'라는 뜻이며 을지서적판에서도 이렇게 번역했다.[5] 심지어 그를 따르는 로젠리터들조차 비슷한 성향을 지녔다. 원래 동맹이 아닌 제국출신이기도 하고.[6] 예수를 배신한 유다가 13번째 제자였고 한때 인류를 절멸 위기로 몰고 간 13일 전쟁 때문이었다.[7] 원작과 코믹스판, DNT에서는 그냥 적임자라고 생각해서 발탁했지만, OVA에서는 욥 트뤼니히트 일파에게 시달리는 여종업원을 구해준 모습을 우연히 보고 마음에 들어 그를 발탁한다.[8] 카젤느는 어디까지나 사무직인지라 부대를 지휘하는 데는 미숙했다.[9] 이 때 얼마나 분노했는지 지구교도가 양 웬리의 위치를 불지 않자 곧바로 걷어차서 앞니를 박살내버렸다.[10] 양 웬리가 하이네센에서 탈출할 당시 1천여 명이 남아있었다. 시바 성역 회전이 끝난 후, 그 인원 중 고작 2백여 명이 생존했고 그들 전원이 부상자였다.[11] 전투 중 기절했는데 마침 눈을 뜨니 쇤코프가 등을 보이고 서있고 코앞에는 토마호크가 있었다. 당연히 토마호크를 집어 등에 콱...[12] OVA에서 제국군 병사들이 "아... 악마다", "녀석은 불사신이란 말인가..."라고 경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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