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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3-02-11 13:05:51

벽사검법

辟邪劍法[1]

1. 설명2. 진상3. 거세 정진4. 관련 항목

1. 설명

김용의 무협소설 소오강호에 등장하는 무공으로 작중 발생하는 큰 사건들의 원인이 되며, 전체 줄거리 및 대다수의 주인공과 연관되어 있다.

벽사검법은 복건성 복위표국을 창설한 임원도의 독문무공이며 이 검법으로 임원도는 무림에서 제일가는 고수로 군림했다고 전해진다. 작품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임원도는 이미 죽었고, 벽사검법은 손자인 임진남과 그 아들 임평지에게 전수되어 이어지고 있으나 왠지 모르게 매우 평범한 무공이 되어버린 상태이다.

분명 벽사검법이 최강의 무공으로 불렸던 비밀이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 생각한 무림계의 사람들이 무공이 보잘 것 없는 임진남 부자를 핍박해서 진짜 벽사검보를 탈취하고자 각자의 방식으로 음모를 꾸미는데[2], 여기서 소오강호의 줄거리가 시작된다.

진실은 사람들이 생각했던 대로 임씨 가문에 전해져 내려오는 72로 벽사검법은 껍데기뿐인 가짜였으며, 진정한 벽사검법은 임원도가 남긴 검보로서 복위표국의 옛 저택에 숨겨져 내려오고 있었다. 임진남까지 역대 복위표국의 후계자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진짜 벽사검법을 배우면 후환이 무궁하기 때문에 절대 배우면 안 된다'는 임원도의 유훈 때문에 익히지 않고 있었으며, 그 실체도 알지 못하고 있었다.

2. 진상

진짜 벽사검법은 규화보전으로부터 파생되어 나온 무공으로 이 무공이 등장하게 된 계기는 규화보전을 창안했던 어느 환관과 규화보전을 얻었던 소림사, 그리고 화산파에서 검종을 창시했던 채자봉, 그리고 기종을 창시했던 악숙으로 인해 만들어졌다.[3] 실질적으로 소오강호 시대에 무림에 나타난 최강의 무공으로, 김용의 소설 전체에서도 초식의 변화와 신속함으로는 최고라 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아주 독보적인 검법으로 표현되고 있다. 말이 파생이지, 사실상 이름만 다른 규화보전이다. 영호충과 임영영의 증언에 따르면 구사하는 초식과 내공 운용법까지 똑같다고 한다. 작중 묘사를 보면 단순히 빠르고 변화무쌍하다는 범주를 넘어 기괴하고 사악한 기운이 감돈다.[4] 고작 길어야 1년 남짓한 시간에, 무공이 일천한 임평지를 순식간에 검법의 최고수로 만들었다. 악불군 역시 익힌지 얼마 안 되었음에도 비슷한 급의 고수이던 항산파 정한사태, 정일사태를 순식간에 살해하고, 태산대회에서 자신보다 무공이 훨씬 강력한 좌냉선을 패배시켜 오악검파의 맹주 자리를 차지하고, 숱한 고수들을 패배시킨 영호충의 독고구검을 상대로 한바탕 접전을 가능하게 했을 정도이다.

벽사검법은 규화보전에 수록되어 있는 비침무공을 검법의 초식으로 변환한 것이다. 규화보전을 익힌 동방불패는 뜨개질 바늘 하나만 들고 영호충, 임아행, 상문천, 상관운 당대 4대 최고수의 협공에도 시종일관 압도적인 싸움을 펼쳤는데 벽사검법도 이와 비슷한 위력을 가지고 있다. 다만 벽사검법이 비침무공을 검법으로 변환했다고는 하나 바늘을 던지는 암기술의 일부는 남아있어서 악불군좌냉선을 제압할 때 유용하게 써먹었다.

규화보전은 작중 시점으로부터 100여년 전 소림사가 얻어 연구하였으나 도무지 그 길을 찾을 수가 없었다. 이 소문을 들은 화산파의 악숙과 채자봉이 몰래 소림사로 들어와 규화보전을 반반씩 외워 외부로 유출되었다. 서로 반씩 외웠지만 아귀가 안 맞아서 싸웠고, 홍엽선사는 제자 임원도를[5] 보내어 폐기하라 당부했다. 하지만 채자봉과 악숙은 임원도가 홍엽선사 제자니 규화보전을 알 것이라 생각하고 그들이 외운 내용을 알려주며 맞춰보려 했다. 뜻하지 않게 임원도는 규화보전의 내용을 들으며 자신의 지혜로 하나씩 맞춰 해석해주며, 그 오묘함에 탄복해 몰래 기록해두게 된다.

채자봉과 악숙이 규화보전을 반반씩 외웠다고는 하나 상당 부분이 유실되었고[6], 임원도는 둘이 알려주는 내용을 몰래 외우면서 새롭게 자신의 지식을 더하여 벽사검법으로 정리하였다. 물론 원본과 비교하면 상당히 부족한 비급이자 검법으로 재창조되었다.[7] 하지만, 당대 최고의 고수이자 규화보전에 관한 비화를 모두 알고 있던 방증대사와 충허도장은 이 벽사검법을 보고 원본에 비해서 상당한 결손본이나, 원본 규화보전에 가장 가까운 무공이자 검법으로 평가하였다.

벽사검법은 총 72초식이다. 임원도는 이 72개 초식으로 일대 종사들도 단번에 패퇴시킬 정도로 강했으며, 가히 천하제일이라고 할만한 명성과 혁혁한 무명을 얻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로 인하여 북위표국이 청성파에 의하여 멸족당하는 사태가 벌어지게 되는 원인이 되어버린다.[8]

원본이 원본인지라 벽사검법 그 자체가 지니고 있는 오묘함은 실로 엄청나고 대단하며, 한 초식 하나하나가 수십 수백 가지의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 상대에게 예측불허의 초식의 전개성을 보이는데, 72초식 모두가 일격필살의 절초이며, 각 초식마다 극쾌를 요구한다.[9] 그리고, 이 벽사검법을 익히기 위해서는 고자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 검법은 영호충에 의하여 모든 초식들이 파훼되어 버린다. 그 이유가, 예전에 동방불패와 싸웠었던 경험과 임평지가 청성파를 멸문시킬 때 사용했던 1초식에서 72초식까지 세세하게 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영호충은 독고구검으로 악불군과 임평지를 죽이지 않고 제압하는데 성공했다.

작중에서 이 무공을 익힌 사람은 임원도, 임평지, 악불군[10], 그리고 악불군에게 속아 가짜를 익힌 좌냉선, 노덕약 그리고 벽사검법과는 다른 루트로 일월신교에 흘러들어온[11] 규화보전을 익힌 동방불패가 있다.[12]

3. 거세 정진

설정상 거세하지 않으면 제대로 익힐 수 없다. 이는 벽사검법의 원전이라 할 수 있는 규화보전이 환관이 익히기 위한 무공이기 때문으로, 거세하여 몸에 양기가 아닌 음기가 가득 찬 남자만이 제대로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임원도 또한 벽사검법을 익히기 위하여 당연히 거세를 해야했다. 물론, 임원도는 자신이 거세한 사실을 감추기 위해 부인을 맞이했고, 양자도 들였다. 임원도의 부인은 남편이 거세한 사실을 당연히 알았겠지만, 임원도가 함구하도록 하여 임씨 집안에서도 그가 거세하여 벽사검법을 익혔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작중 임원도의 후손이라고 나온 임평지의 아버지 임진남은 임원도가 들인 양자의 후손이다. 노덕약은 거세하지 않고 가짜 벽사검법을 익혔고 얼마 가지 않아 주화입마에 걸려 무공을 상실했다. 창시자 임원도를 제외하고 벽사검법을 익힌 모두는 최후가 대단히 좋지 않다.

고자라니를 시전해야 익히는 무공이기 때문에 익히는 시작 단계부터 대단히 위험하다. 벽사검법의 법문의 시작은 "무림칭웅 휘검자궁"으로 칼을 들어 자신의 양물을 자르는 일부터 시작한다. 매우 위험한 일이지만, 이 단계가 성공하게 되면 상처를 치유하면서 체내에 차오르는 음기를 다스리기 위한 특수한 연단을 만들어 복용한다. 이 다음부터는 본격적인 내공 수련을 시작하는데, 거세와 연단의 효과로 음한한 공력이 매우 빠르게 차올라 거의 일사천리로 강력한 내공이 형성된다. 이 내공이 바탕이 되어야 본문에 수록된 초식들을 제대로 익힐 수 있으며, 특유의 내공 효과로 몸이 대단히 가볍고 날렵해진다. 수련이 좀 더 쌓이면 내지르는 공격 모두가 사람이 흉내내기 어려울 정도의 극쾌를 자랑하게 되고, 바늘 같은 조그마한 물체로 능히 칼이나 창을 상대하고, 일격에 사람을 절명시키는 경지까지 이른다. 원본인 규화보전은 바늘을 사용해 초식을 펼치는데, 임원도는 바늘을 무기로 사용하는 것은 무림인답지 않다고 여겼는지 검초로 바꾸어 해석했다. 물론, 바늘을 던지는 일부 초식은 위급할 때 사용하는 암기술로서 그대로 남겨두어서 악불군이 정일사태와 정한사태를 암살하고, 숭산대회에서 좌냉선의 눈을 멀게 하는데 사용했다.

4. 관련 항목



[1] 쪼갤劈이 아니다. 물리칠辟이다.[2] 어린 아이가 황금을 들고 지나가면 나쁜 어른들이 빼앗으려 하듯이 힘이 없으면서 절세무공 비급을 가진 복위표국은 온갖 문파들의 표적이었다.[3] 본편에서 언급은 별로 안 되고 있지만, 각자 일파의 창시자가 되었던 것으로 미루어 당시 화산파 내에서 독보적인 고수였던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일월교 장로들의 절초에는 속절없이 당했다.[4] 영호충도 벽사검을 연구하면서 사악함을 파한다는 벽사라는 이름과 달리 무공 성질이 사악하기 그지 없다 평가했으며, 임영영은 대놓고 벽사검법이 아닌 사문검법이라 불러야 옳겠다고 했다.[5] 속세에 있을 때의 이름이 임원도인 게 아니라 본래 법명이 도원이었고 이후 환속하면서 법명인 도원을 거꾸로 뒤집어 임원도라는 이름을 쓴 것이다.[6] 가장 중요한 건 이들이 고자되기를 몰랐다는 데 있다. 임평지나 악불군이 고자되기 시전 후 익힌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성과를 보였듯이 규화보전과 벽사검법의 핵심은 고자되기가 아니면 익히지 못하는 것에 있는데, 채자봉과 악숙은 제일 중요한 이 사실을 몰랐으니 헛다리 짚으며 서로 속인다고 싸울 수밖에...[7] 임원도의 무학에 대한 천재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으로, 보통 사람은 제대로 이해하기도 어려운 무공을 정리하여 재구성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본질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오히려 더 나은 수준으로 보정했다. 홍엽선사의 수제자다운 탁월한 무림의 기재라고 할 수 있겠다.[8] 임원도는 청성파의 장청자와 싸워 이겼었고 장청자는 제자인 여창해에게 복수를 명하며 죽었다. 임평지의 아버지인 임진남은 청성파와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하여 엄청 노력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성파의 여창해는 임진남 부부를 고문하여 죽음에 이르게 만든다.[9] 실제로 소오강호 2001을 보면 벽사검법을 익힌 임평지는 검을 잠깐 올렸다가 다시 넣었는데, 검이 검집에 탁 넣어가는 순간 여창해와 청성파의 제자들이 머무르고 있는 한 채가 절반으로 두 동강 났다.[10] 악불군도 벽사검법을 익혔으나 영호충에게 패배했는데, 영호충이 예전에 동방불패와 싸웠었던 경험과 임평지가 부모의 원수들을 상대로 벽사검법을 구사하는 것을 목격했었다. 무엇보다도 벽사검법 그 자체에 있는 72초식을 모두 구사하면 다시 반복을 해야 한다라는 점 때문에 악불군은 영호충에게 패배하게 된다.[11] 규화보전 원본은 불타 없어졌지만 그 일부는 악숙, 채자봉의 화산파가 일부 적어서 보관해 두었다가 일월신교가 화산파에 처들어와서 강탈해갔고, 또 다른 일부가 바로 임원도가 기록한 벽사검법이다.[12] 벽사검법은 엄연히 비침무공을 검법의 초식으로 변환환 것이기에 동방불패 또한 벽사검법을 익힌 것으로 볼 수가 있다... 가 아니라, 애시당초 벽사검법이 오히려 규화보전을 가리기 위한 가짜 이름에 불과하다는 게 더 정확할 듯하다. 동방불패가 벽사검법을 익혔다기보다는 임씨 가문이 벽사검법이라는 페이크 이름을 붙인 규화보전을 익힌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