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모에 미러 (일반/어두운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4-09-29 18:01:56

쉽게 씌어진 시

쉽게 쓰여진 시에서 넘어옴
{{{#!wiki style="margin:-10px"<table align=center><table bordercolor=#6495ed><table bgcolor=#6495ed> 파일:윤동주 투명.png윤동주
관련 문서
}}}
{{{#!wiki style="margin: 0 -10px -5px; min-height: 26px;"
{{{#!folding [ 펼치기 · 접기 ]
{{{#!wiki style="margin: -6px -1px -11px; word-break: keep-all;"
<colbgcolor=#f5f5f5,#2d2f34> 생애 <colbgcolor=#fff,#1f2023>생애
작품 목록
파일:hbbs55.jpg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
<colbgcolor=#fff,#1f2023> 서시(序詩)
1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詩) 자화상(自畵像) ·소년(少年) · 눈 오는 지도(地圖) · 돌아와 보는 밤 · 병원(病院) · 새로운 길 · 간판(看板) 없는 거리 · 태초(太初)의 아츰 · 또 태초(太初)의 아츰 · 새벽이 올 때까지 · 무서운 시간(時間) · 십자가(十字架) · 바람이 불어 · 슬픈 족속(族屬) · 눈감고 간다 · 또 다른 고향(故鄕) · · 별 헤는 밤
2 흰 그림자 · 사랑스런 추억(追憶) · 흐르는 거리 · 쉽게 씌어진 시(詩) ·
3 참회록(懺悔錄) · 간(肝) · 위로(慰勞) · 팔복(八福) · 못자는 밤 · 달같이 · 고추밭 · 아우의 인상화(印象畵) · 사랑의 전당(殿堂) · 이적(異蹟) · 비오는 밤 · 산골물 · 유언(遺言) · 창(窓) · 바다 · 비로봉(毘盧峰) · 산협(山峽)의 오후(午後) · 명상(瞑想) · 소낙비 · 한난계(寒暖計) · 풍경(風景) · 달밤 · 장 · · 황혼(黃昏)이 바다가 되어 · 아침 · 빨래 · 꿈은 깨어지고 · 산림(山林) · 이런날 · 산상(山上) · 양지(陽地)쪽 · 닭 · 가슴Ⅰ · 가슴Ⅱ · 비둘기 · 황혼(黃昏) · 남(南)쪽 하늘 · 창공(蒼空) · 거리에서 · 삶과 죽음 · 초 한대
4 산울림 · 해바라기 얼굴 · 귀뜨라미와 나와 · 애기의 새벽 · 햇빛·바람 · 반디불 · 둘 다 · 거짓부리 · 눈 · 참새 · 버선본 · 편지 · 봄 · 무얼 먹고 사나 · 굴뚝 · 햇비 · 빗자루 · 기왓장 내외 · 오줌싸개 지도 · 병아리 · 조개껍질 · 겨울
5 트루게네프의 언덕 · 달을 쏘다 · 별똥 떨어진데 · 화원(花園)에 꽃이 핀다 · 종시(終始)
그 외 작품
관련 인물 마광수 · 문익환 · 백석 · 송몽규 · 윤형주 · 이양하 · 정병욱 · 정지용
관련 문서 윤동주문학관 · 연희전문학교 · 릿쿄대학 · 도시샤대학
대중매체/창작물 동주(영화) · 시인의 방 · 윤동주, 달을 쏘다.
{{{#!wiki style="display: inline-table; background: #FFF; border-radius: 4px"
파일:윤동주_자필서명.png}}}
(1) 1955년 재판본 기준, 1948년 초판본에도 수록된 시는 볼드체로 표기

}}}}}}}}} ||

1. 개요2. 내용3. 여담

1. 개요

윤동주요절하기 전 1942년에 지은 마지막 시. '육첩방'[1]으로 상징되는 일본 유학 생활 가운데 자아성찰을 통한 암울한 현실의 극복 의지를 드러낸 시이다.

일반적으로 윤동주가 남긴 다른 시들과 달리 이 시는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였다고 한다.

2. 내용

쉽게 씨워진 詩

窓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六疊房은 남의 나라、

詩人이란 슬픈 天命인줄 알면서도
한줄 詩를 적어 볼가、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주신 學費封套를 받어

大學 노ー트를 끼고
늙은 敎授의 講義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때 동무를
하나、둘、 죄다 잃어 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홀로 沈澱하는 것일가?

人生은 살기 어렵다는데
詩가 이렇게 쉽게 씨워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六疊房은 남의 나라、
窓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곰 내몰고、
時代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最後의 나、

나는 나에게 적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慰安으로 잡는 最初의 握手。

一九四二年六月三日
쉽게 씌어진 시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1942년 6월 3일

3. 여담



[1] 다다미가 여섯 장 들어간다고 하여 육첩방이며 2.73m × 3.64m(3) 크기의 방으로 일본 전통가옥에서 중간 크기의 방이다. 아파트와 비교하면 32평 3LDK 아파트에서 작은방 크기다. 일본 전통가옥에는 4첩반(2.2평), 6첩, 8첩 3가지 크기의 방이 있는데 이 중 4첩반은 주로 다실로 사용하며 6첩방과 8첩방들에 사람이 거주한다. 4첩반(四畳半) 방은 현대의 고시원과 비슷하거나 약간 넓은 수준으로, 좁다란 방을 의미하는 관용어로 사용되기도 하는데 다다미 넉 장 반 세계일주가 대표적인 예시다.[2] 국립국어원 견해에 따르면 이중 피동은 간결한 표현에 적합하지 않을 뿐 비문이 아니다. #[3] '서다'의 사동형 '세우다' 역시 '세다-세우다'로 파생된 이중 사동형이지만 오늘날에는 '세다'가 쓰이지 않기 때문에 이중 사동으로 보지 않는다. 즉, 1차적으로 피동 문법 형식이 사용된 '씨우다'(각주의 예에서는 '세다')가 실제로 쓰이는 표현인지 여부에 따라서 이중 피동(사동)의 여부가 달라진다.[4] 현대 맞춤법 이전의 작품들은 현대식 표기로 고치면서 표현들까지 현대 어형으로 고치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 다만 윤동주처럼 거의 표준어에 가까운 표현을 쓰는 사람은 별 문제가 없는데 작품 내에 방언을 자주 쓰는 작가의 작품들은 방언 어휘를 교정자가 비슷한 형식의 전혀 엉뚱한 표준어 어형으로 잘못 바꿔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