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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新異敎유럽과 영미에 주로 퍼진 문화운동 혹은 신흥종교적인 움직임. 원래 '종교'란 단어가 정확히 정의하기 어렵지만 네오페이거니즘/신이교는 서로 다른 개념의 경계선상에서 혼합되어 칼로 자르듯 말하기 어렵다.
이들은 서구의 각국이 그리스도교화되기 전에 믿던 고대 종교를 현대에 되살린다는 모토를 내건다. 보통은 자기 조상들이 믿던 고대 종교를 선택하지만 혈통과 상관 없이 자기가 좋아하는 고대 종교에 심취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에서는 근대에 고대 신앙을 일으킨다고 주장하면서 일어난 대종교도 넓은 의미에선 신이교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이슬람권을 조명하자면 이란의 조로아스터교 부흥 운동이나[1] 이라크 쿠르드족의 조로아스터교 집단 개종도 여기에 포함할 수 있을 것이다.
2. 용어 및 한국어 번역어에 대해
한국어로 번역하기 상당히 답답한 개념이지만 신이교주의 혹은 신이교라고 번역하는 경우가 많다. Neo-는 잘 알려졌듯이 새롭다(新)는 뜻의 접두어다. 문제는 pagan인데 원래는 초대 그리스도교에서 비그리스도인들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어원은 라틴어 paganus로, 해당 단어의 본디 의미는 시골 사람이다. 로마 제국에서 그리스도교가 주류종교로 자리잡으면서 도시와 문명의 종교가 된 반면, 문명의 손길이 닿지 못한 시골 지역에는 고대 다신교를 믿는 사람이 많이 남아 있었기에 대조해서 말한 것이 어원이다.한국어로 가장 가까운 말은 결국 비그리스도인, 토속신앙인. 현대에 와서는 의미가 약간 달라져서 세계의 주요종교가 아닌 전통종교를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 pagan을 한국어로 번역하여 '이교도'라고 하면 정확하지도 중립적이지도 않지만 적당한 대체 번역어가 없다. 그래서 뭣하지만 그대로 신이교, 신이교주의란 번역어를 사용하거나 영어를 음역해서 '네오페이거니즘'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한편 네오페이거니즘은, '-ism'을 직역해 신이교'주의'라 번역하기도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철학적 이데올로기나 사상이라기보다는 종교의 집합이기 때문에 신이교라고 번역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 Protestantism을 '개신교주의'가 아닌 '개신교'라고 번역하고 Confucianism을 '유교주의'가 아닌 '유교'로 번역하고 Hinduism을 '힌두교주의'가 아닌 '힌두교'라고 번역하는데 마찬가지로 Paganism도 '이교'라고 옮겨야 적절하고 Neo-paganism도 '신이교'가 적절한 번역이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문서는 표제어를 '신이교'라고 하였지만 '신이교주의'라는 번역어도 한국에서 관심을 가지는 몇몇 사람들 사이에서 널리 쓰인다.
'신이교주의'를 지지하는 측에서는 Neopaganism을 종교라기보다는 고대 종교 문화로 회귀하고자 하는 문화적 운동 및 이데올로기라고 여긴다. '신이교'를 지지하는 측에서는 Neopaganism을 일련의 '이교적' 신흥종교를 가리키는 집합적 용어라고 생각하고 문화적 운동은 '신이교 운동'이라고 부르면 된다고 본다. 다른 말로는 현대 이교(Modern paganism)이라고도 한다. '토속신앙'이라는 단어가 시골과 민간신앙을 내포하니까 신토속주의 혹은 향토신앙 부흥운동 정도가 적당하다는 의견도 있으나, 신이교 운동의 전체가 아닌 일부 경향만 포함한다는 한계가 있다.
네오페이거니즘에 속하는 일부 흐름에서는 '이교'라는 말 자체가 그리스도교 중심적인 용어라고 하여 neopagan이라는 단어 대신, 스스로를 포괄적으로 일컬을 용어로 '다신교도' 등을 선호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그리스 고대종교를 믿고 실천하는 사람이라면 Hellenic polytheist(헬라 다신교), 혹은 신그리스교(Neo-hellenism)와 같은 용어를 사용하는 식이다. 주로 고대종교 고증에 관심하는 재구주의 계통이 이러한 경향을 띤다. 다양한 전통과 종교를 개인 취향에 따라 취사선택하는 위카 등 절충주의 계통에서는 neopagan이라는 용어에 거부감이 없는 편이다.
3. 이념
네오페이거니즘은 영미와 유럽에 퍼진 운동이다. 그리스도교가 유럽의 주류 종교로 정착하기 이전부터 각지에 있었던 전통종교나 다른 문명의 옛 종교, 즉 과거에는 아무 주저 없이 페이건(pagan)들의 종교라고 불렸던 것을 소재로 삼아 다시 새로운 종교로 일으켜보려고 한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향성은 사람에 따라 매우 다르다. 심지어 예수 역시 자신들의 신으로 받아들이는 네오 페이거니스트가 있을 정도. 그래서 대체적인 유행은 있어도 전부 그렇다고 설명하기는 어렵다.대체로 여기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혹은 소규모 단체로 활동하며 종교단체를 조직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물론 대체로 그렇다는 말이지 전부 그렇다는 의미는 아니다. 아이슬란드에는 법적으로 종교단체로 등록한 아사트루[2][3] 단체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성향이 다양하다고 하더라도 대체적인 경향이 있기 마련인데 유일신 종교적인 요소를 배격하고 범죄가 되지 않는 선에서 개인의 자율적인 해석을 당연시한다. 따라서 이들 사이에서는 정통과 이단을 따질 수 없다. 위카에는 여성신 단독 혹은 여성-남성 부부신을 받드는 사람들이 많다.
민족주의와도 흔히 결합하곤 한다. 가령 켈트 문화권 사람이라면 켈트 신을, 게르만 문화권이라면 게르만 신화의 신들을 숭배하는 식. 또 민족주의와 결합한 경우에는 특정 민족이 아닌 사람들은 해당 신들과 영적인 교감을 나눌 수 없거나, 나눌 수 있다고 하더라도 훨씬 조건이 불리하다고 생각한다. 게르만 신들을 받드는 아사트루 계열에서는 바이킹의 마초적 간지를 동경하는 경향이 매우 흔하게 보인다.
물론 민족주의와 별 관계 없이 단순히 가장 유명하고 잘 알려진 그리스 로마 신화의 신이나 이집트 신화의 신을 받들기도 하고, 수메르 문명이나 고대 셈족의 신을 받드는 사람들도 있다. 이집트 신화의 신 중에서는 이시스가, 수메르 신화의 신 중에서는 인안나가 인기가 많다.
네오페이거니즘은 무엇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정치관점도 다르다. 위카는 대체로 진보 성향이고 생태주의, 페미니즘적 관점도 견지하지만 정반대로 민족주의에 기반한 신이교는 극우 또는 파시즘 성향을 띤다. 특히 게르만(혹은 북유럽) 쪽 신이교, 즉 아사트루는 간혹 네오나치와 결합한 반유대주의로 흘러가기도 하며, 러시아의 슬라브계 신이교 단체 로드노베리에도 네오나치 성향이 강하다. 블랙 메탈 중 NSBM 역시 네오페이거니즘과 나치즘을 섞어 메탈 장르로 표현한 것이다. 러시아에서도 고대 슬라브 신앙을 중심으로 한 신이교가 메탈 음악, 인종주의와 결합하는 사례가 보인다.
제대로 된 족보나 체계가 없지만 영국과 유럽, 미국에서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 혹은 그리스도교에 회의가 생기면서 보급되었다. 자금이나 영향력으로나 위카가 그나마 세력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지만, 많은 신이교가 그렇듯 위카는 그리스도교나 불교처럼 명확한 교단이 존재하는 방식으로 조직적인 체계화를 꾀하는 종교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느낌의 세력을 생각하면 적절치 않다.
신이교 중에서 고대 이집트 신화를 믿는 것을 케메티즘이라고 한다.
4. 절충주의와 재구주의
네오페이거니즘은 크게 절충주의(eclectic pagan)와 재구(再構)주의(Reconstructionist)의 두 축 사이 스펙트럼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절충주의는 정통과 이단을 따지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혼합적인 양상이 나타난다. 가령 이집트 신화의 신 이시스를 숭앙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다른 부분은 근대 오컬트에서 나온 요소를 받아들이거나 다른 페이건 단체 혹은 다른 문명의 요소를 합치는 식이다. 심지어 그리스도교나 유대교, 불교와 합쳐서 믿는 이들도 존재한다.하지만 재구주의자들은 고대종교를 최대한 고증하려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재구주의자들은 혼합을 거부하고 역사학자나 고고학자, 고전학자의 연구결과를 참조하여 고대종교를 복원하려고 하고, 더 깊이 파는 경우는 이를 위해서 고대 언어를 배우기도 한다. 특히 라틴어나 그리스어는 서양에서는 비교적 배우기 쉽기 때문에 그리스-로마 계통의 재구주의 종교에서는 고대 언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리스나 이탈리아, 미국, 독일, 아이슬란드 등지에 이런 재구주의자들이 있다. 재구주의자 계열에서는 위에서 말한 민족주의와 결합한 신이교를 따르는 사람들이 주류이다.
위카는 거의 대부분 절충주의지만 소속된 위카 공동체에 일정한 규율이나 전통이 존재한다면 순수하게 절충주의라고 할 수는 없다. 일부 극소수 위카는 재구파스러운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아사트루 등 민족적인 네오페이거니즘은 대부분 재구파에 가깝다.
다만 위카에 비하면 이런 재구주의자의 수는 적다. 학술적으로 공부해야 할 것도 많을뿐더러, 재구주의라는 원칙을 내세울 때 필연적으로 부딪히는 문제들에서 정답을 확언할 수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고대종교를 모든 면에서 그대로 재현하려고 해도 전통이 단절된 지 오래라 자료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현대 문명의 법치주의와 부딪히는 부분도 많아 완벽하게 재현할 수가 없다. 예를 들어 중세 초기 이교에서는 인신공양을 하는 사례도 꽤나 있었는데[4], 현대에 인신공양을 되살리자고 주장한다면 미친 놈이고 이런 주장을 실천으로 옮긴다면 강력범죄자이다.
고대종교는 시대와 지역 등에 따라 달라졌다는 문제도 있다. 세계종교들의 분파와는 다르다. 세계종교들은 최소한 교단 단위로는 가르침과 의례를 표준화하고자 노력한다. 그러나 고대종교들에는 교단이란 조직이 없으므로, 마을마다, 혹은 가정마다, 심지어는 개인마다 신앙과 실천하는 종교의례가 다를 수도 있었다. 이런 고대종교의 특징이 현대에도 뚜렷하게 전해 내려온 사례가 인도의 힌두교이다.
이런 상황이 힌두교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전통이 바뀌기는 해도 끊어지지 않고 내려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럽이나 중동의, 전통이 끊어진 지 못해도 수백 년, 길게는 천수백 년이나 그 이상에 달하는 고대종교를 현대에 '재구'하여 믿는다는 신이교의 재구주의자들에게는 큰 문제가 된다. 문헌이나 유물로 알 수 있는 것은 시대와 지역에 걸쳐 다양한 고대종교 생활의 파편에 불과하다. 안 그래도 파편에 불과한데, 그 파편들도 어떤 하나의 표준이 아니라 저마다 공통점이 많기는 해도 분명히 다른 종교생활들에서 나온 것이다. 비유하자면 어떤 도자기의 파편을 조립하려는데, 안 그래도 없어진 파편이 많은 것도 모자라 비슷하지만 다른 도자기의 파편까지 섞인 상황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재구주의자들은 현대의 생활 형편에 맞도록 적당히 변형하되, 자료가 있는 한 고대종교의 실제 모습을 최대한 공부하고, 실천하는 문제에서도 상상력이나 개인 취향에 의지하기보다는 나름대로 최소한의 자료 조사와 고증이라도 하려고 하는 사람이라고 보아야 적절하다. 이렇게 기준을 나름대로는 넉넉하게 잡는데도 의견이 서로 충돌해 다툼이 벌어지는 일도 꽤나 흔하다.
물론 고대종교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가 재구주의 운동에 참여하는 경우도 서양에는 나름대로 있다. 이러한 전문 학자 및 아마추어 연구가들에 힘입어 (물론 그리스도교 등 주류종교와 비교하면 극소수이나) 유럽 및 미국에서는 재구주의 공동체가 어느 정도 형성되어 계절 축제와 결혼식 등 의식을 집행하고 실천 가이드와 연구서적 등도 출판한다. 2000년대 들어 바이킹 간지에 힘입어 미국이나 스칸디나비아 반도 등 게르만권 국가에서 옛 게르만 재구주의 종교를 숭앙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특정한 고대종교의 신앙을 따른다고 표방하는 네오 페이건이라고 해도, 중국이나 일본처럼 토착종교가 성한 나라에 갔다면 그 나라 토착종교의 성소에 가서 참배하는 경우가 꽤나 있다. 유일신 종교를 따르는 이들이 아니므로 다른 신을 경배한다고 해도 문제되지 않거니와, 그 나라에서는 그 나라 전통신앙의 신격이 제일 힘이 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외국에 있는 동안 현지의 유력자(?)에게 잘 보여서 나쁠 것이 없다는 식.
5. 오컬트와의 관계
고대종교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오컬트와 접점이 있는 경우도 많다. 예컨대 고대 켈트 여신을 종교적 대상으로 숭배하면서 자신의 위치크래프트 마법의 근본으로 삼는다거나 하는 식이다. 위카에서는 거의 모든 구성원들이 마법을 수행한다. 물론 오컬트에는 관심이 없이 순전히 종교적인 욕구에서 네오페이거니즘을 추구하는 사람들도 있다. 일례로 일부 그리스-로마 계통의 신이교인들은 마법을 신에 대적하는 인간의 '오만'(휘브리스)이라고 간주하여 금기시하기도 하고, 일상적 종교 실천으로도 충분하기에 굳이 마법에 관심이 없다고 하기도 한다. 한편 다른 그리스-로마 계통 신이교인들은 마법과 신비주의도 서양 고전 세계 종교의 일부분이며 신에 대적하는 오만이 아니라 오히려 신과 소통하고 가까워지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6. 규모
신도 수는 백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 세계 주요 종교 순위에선 20위 안에 해당되는 종교다.7. 관련 문서
8. 창작물에서
은하영웅전설에 등장하는 은하제국 골덴바움 왕조의 공식 신앙이다. 초대 황제 루돌프 폰 골덴바움이 고대 게르만 문화에 심취해서 북유럽 신화를 부활시켜 국교로 삼았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은하 제국에서는 지명, 함명을 북유럽 신화에서 주로 따오고 죽었다는 표현을 '발할라로 갔다'고 표현하며, 뭔 일이 터지면 오딘을 찾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다만 신격은 오딘밖에는 언급되지 않았다.[5]유명한 컬트 영화 위커맨이 켈트 드루이드 계통 신이교주의 종교를 다룬 포크호러 영화로 유명하다.
[1] 조로아스터교는 교세가 약해지긴 했지만 옛날부터 지금까지 소수 종교로 쭉 이어져 왔으므로 현대에 인위적으로 되살린 종교는 아니다.[2] 아이슬란드어: Ásatrú. 고대 게르만 신화에 나오는 오딘 등을 받드는 계열을 이르는 용어이다. 고노르드어로 애시르 신족(Asa)에 대한 믿음(Tru)이란 의미로 만든 신조어다.[3] 다만 게르만 신이교주의자들 중에서는 아사트루라는 이름으로 뭉뚱그려서 이르는 것에 거부감을 가지는 사람들도 있다. 아래에 나온 것처럼 아사트루가 네오나치즘과 결합되기도 해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고, 이름 자체가 애시르 신족만 믿는다는 뜻이라 바니르 신족이나 가정신 혹은 Disir 등 자연 정령들을 숭상하는 모든 게르만 신이교주의자들을 포함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에서이다. 때문에 이렇게 아사트루 외의 게르만계 신이교를 포괄하여 'Heathenry(게르만 어원의 단어로서, 이것도 본래 '이교도'라는 뜻이다)', 혹은 현대 게르만 이교(contemporary Germanic Paganism)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4] 상술한 게르만 다신교나 슬라브 다신교도 아즈텍이나 고대 중동만큼은 아니지만 집단에 위기가 닥치면 인신공양을 했고, 유럽 다신교 민족들은 보통은 강제로 그리스도교로 개종당하고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세대가 바뀐 뒤에야 정말로 인신공양을 그만두었다.[5] 작중 라그나로크가 언급된 걸 보면 오딘 이외의 다른 신들도 신앙의 대상만 아닐뿐 인식은 하는 걸로 추정된다. 무기 이름으로 토르 하머도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