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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2-15 22:36:11

위카


1. 어원2. 개요3. 상세4. 교리5. 사상6. 의례

1. 어원

고대 영어로 남자 witch를 가리키는 wicca에서 나왔다. 고대 영어에서 남자 마법사는 윗차(wicca), 여자 마법사는 여성형 접미사 -e를 덧붙여 윗체(wicce)라고 불렀다. 후대에는 두 형태가 병합되어 성별 구분이 없이 witch가 되었다. 현대에 wicca라는 단어를 쓰는 이들은 철자는 고대 영어에서 가져왔음에도 불구하고 발음은 현대식으로 '위커' 혹은 '위카'라고 한다.[1]

2. 개요

현대의 위카는 1954년, 영국의 공무원이자 오컬티스트 알레이스터 크로울리의 제자로 알려진 제럴드 가드너(Gerald Gardner)가 시작한 문화 운동이다.[2] 종교인지 문화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종교성이 매우 강하지만, 적어도 교단 등의 조직은 없으며 교리라고 할 만한 주의(主義)도 없다. 제럴드 가드너는 이 운동을 '위치크래프트(witchcraft)' 라고 불렀으며 그 추종자들은 'the wica' 라고 하였으나, 지금은 후인들에 의해 wicca라는 표기가 정착하여 사전에까지 올랐다. 제럴드 가드너가 창시한 위치크래프트의 종파를 가드너리안 위카라고 부른다.

3. 상세

서양마법의례라고 떠돌아다니는 자료는 영미권에서 위카하는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하는 의례를 공개한 것들이 많다.[3] 다른 사람이 자기가 하는 것을 보고 참고할 수 있도록 소스를 열어둔 것. 그들 사이에서 절대적인 의례란 없으며, 본인이 가진 자료와 장비, 본인의 해석과 주관에 따라 얼마든지 새로운 의례를 창안하거나, 다른 의례를 변형할 수 있다. 한국의 자칭 오컬티스트들이 서양에 공개된 자료를 신주단지 모시듯 하는 것은, 이러한 위카의 자율성과, 마술에 대한 관점의 이해가 짧기 때문이다.

위카를 하는 사람을 위칸(wiccan)이라고도 하고 witch라고도 한다. 로마 테오도시우스 황제 때 그리스도교가 제국의 유일한 국교로 선포된 이후 비그리스도교 신앙이 붕괴하고 흔적 정도나 남았기 때문에, 현대인이 민간신앙 등에 남은흔적을 바탕으로 적당히 재구성한 위치를 벗어날 수 없다. 정통이 있어야 이단도 가릴 수 있는 법인데, 애당초 정통이 없고 정통을 가릴 규율도 없으므로 이단도 없다.

영미권에서도 최근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wicca나 witchcraft를 낭만적으로 다룬 소재가 많이 등장하여, 이전과 비교해 접할 수 있는 문물의 범위나 접근성이 넓어졌다. 수량에 비례해 대다수 컨텐츠의 질도 떨어져, 예전 witch들이 나름대로 많이 공부하는 사람들인 반면, 새로 들어온 사람 중에는 아직 풋내나는 중2병들이 많다고 한다. 한국 사례

4. 교리

상술했듯이 통합된 믿음이나 원칙이 없다. 굳이 원칙을 들라면 '그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마라'[4] 정도인데, 이건 특정한 종교나 사상이 아니더라도 보편적으로 받아들이는 도덕률이니 위카라면 반드시 지켜야 할 강령은 없다고 볼 수 있다.

교리도 없고 교단 같은 것도 없으니, 위칸이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위칸이라고 생각하기만 하면 된다. 사회주의 정당에 가입해야만 사회주의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주의를 스스로 받아들이기만 하면 되는 것과 비슷하다. 위칸들은 자기들과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끼리 코번(coven)[5]을 이룬다.

5. 사상

영어권에서는 위커들의 사상을 통틀어 신이교주의(Neopaganism)이라고 부른다. 이 가운데 pagan이라는 말은 라틴어 파가누스(paganus, 시골 사람)에서 나왔는데, 그리스도교가 로마의 공식 종교가 아니던 시절 그리스도교의 교세가 시골보다 도시에서 더 강성한 관계로 비그리스도인들을 '촌놈' 이라는 어감을 담아 부르던 멸칭이다. 이런 이유로 그리스도교의 시각에서 이교도라고 번역되는 일이 많지만 '비 그리스도교' 라고 보아도 무방하며, 따라서 신이교주의란 유럽이 그리스도교화되기 이전에 존속했던 옛 종교를 잇겠다는 생각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옛 종교나 그에 담긴 사상으로 회귀하여 그리스도교적이거나 그리스도교의 영향을 받은 현대 문명의 개인적, 공동체적 문제점을 해결한다는 생각이다.[6]

그렇다면 현대 유럽 문명의 문제점이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이냐는 물음이 뒤따라오는데, 문제는 표준적인 관점을 제시할 만한 권위자나 통솔 기구가 없으므로 위컨마다 해석이 다 다르다는 것이다. 또한 교리가 없다 보니 정통이나 이단도 있을 수가 없으며, 제럴드 가드너의 해석을 따르는 무리들도 있지만 그들은 '가장 잘 알려진' 해석을 받아들인 것 뿐이지 '정통 교리' 를 믿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무리 해석이 다 다르다고는 해도 서로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 정도는 있어서 이들끼리 코번(coven)이라는 이름의 모임을 이루기도 한다.

한편 상술했듯이 위컨은 옛 종교로 회귀하려는 사상이며, 실제로 이들 중 일부는 자신들이 고대로부터 비밀리에 전해진 종교의 직계라고 자칭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종교가 있었고 현대까지 계승되었다는 주장은 위컨들 스스로도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는지 오늘날에는 이러한 주장을 거의 찾아보기 어려우며, 현대적인 사상을 바탕으로 고대 종교를 재구성할 뿐 철저한 고증을 거쳐 그대로 고증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이들이 말하는 '고대' 역시 현대적 사상으로 적당히 윤색되고 미화된 바가 크다.[7]

6. 의례

고대적인 의례로 자연에 깃든 힘, 정령, 사람들이 신(神)이라 부른 위대한 존재에 접촉할 수 있다고 여긴다. 그러므로 동지나 추분, 발푸르기스의 밤 등 예로부터 중요하게 여겨 온 명절에 모여 알몸으로 풍양제를 거행하기도 하며, 이러한 주술 의례는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것이면서 실질적인 힘을 발휘한다고 여긴다.

한편 이들은 자신이 거행했던 의례들을 기록한 Book of the shadow라는 것을 쓰기도 하는데, 이것은 일기와 마찬가지로 극히 개인적인 물건으로 간주하며 주인이 죽으면 이것도 없애버리는 일이 많다. 하지만 각자가 거행하는 의례는 스스로의 사상이나 생각에 따라 자료를 모으고 그에 따라 편집, 변형, 창작한 것이므로, 다른 위컨의 의례를 그대로 따르는 대신 얼마든지 자신이 변형하여 치를 수 있다.
[1] wicca 대신 wizard라는 단어도 쓰인다.[2] 전해지는 이야기 중에는 알레이스터가 정리한 것을 제럴드가 발표했다는 것도 있으며, 민간신앙 비슷하게 각 가정에서 전해져 내려온 것을 현대에 맞게 정리하여 발표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3] 여기에는 마법결사로 유명한 황금 여명회의 의례 방식이 떠도는 것이 상당수인데, 실은 이는 하이매직 또는 의식마법에 속하므로 위치크래프트로 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물론 위치크래프트를 하는 위칸들이 취미삼아 하이매직을 하는 경우도 꽤 있다.[4] '그 누구에게도'라는 말은 자신도 포함된다.[5] 위칸의 교단이라면 교단이지만 코번들을 통솔하는 중앙 기구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고 코번마다 규칙이 모두 다르다.[6] 그러다 보니 대체로 직관력과 다양성, 감수성, 자연의 힘을 높이 평가하며 힘, 이성, 과학에 대한 신뢰 등에 반대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통일, 규칙, 합리성 등을 낮게 평가하며, 그리스도교 등의 유일신교를 종교적 제왕주의로 간주하여 거부하기도 한다. 또한 현대보다는 고대를 보다 친(親)인간적이고 친(親)자연적인 사회로 높이 평가한다.[7] 가령 고대 종교에서 행했던 인신공양을 현대 사회에 그대로 고증해버리면 강력 범죄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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