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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11 16:19:18

조지아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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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bgcolor=#ff0000> 민족 조지아인 · 라즈인 · 메그렐인 · 스반인 · 아자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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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국 파일:조지아 국기.svg 조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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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조지아 신화 }}}}}}}}}

1. 개요2. 특징

1. 개요

ქართული მითოლოგია(Kartuli mitologia)

조지아의 토착 신화. 기독교가 전래되기 전, 조지아인들이 전통적으로 믿어온 고유의 신앙이었다.

조지아4세기부터 기독교를 받아들여 현재도 동방 정교회에 속하는 조지아 정교회를 대중적으로 믿고 있다. 그러나 국가적인 개종과 함께 기존의 신앙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조지아의 변방인 캅카스 산맥의 깊은 골짜기 부근에서는 무려 20세기 초까지 기독교를 거부하고 전통 신앙을 간직했다.

2. 특징

조지아 신화의 창조신화는 이렇게 시작된다. 태초에 세상에는 최고신이자 창조신인 모리게 그메르티(მორიგე ღმერთი, Morige Ghmerti)와 그의 누이만이 존재했다.

모리게는 스스로의 힘으로 우주를 만들었다. 우선 하늘인 제스크넬리(ზესკნელი, Zesk'neli)를 만들었고, 그브티스슈빌리(ღვთისშვილი, Ghvtisshvili)라고 이름을 붙인 작은 신들을 만들어서 제스크넬리에 살게 한 다음, 모리게 자신은 가장 높은 9층 하늘의 황금 옥좌에서 살았다. 제스크넬리는 온통 하얀색으로 가득 찬 공간이었다.

그 다음은 (지구)이었는데, 모리지는 9개의 바다를 만들어 땅을 감싸게 한 다음, 선한 종족인 인간 남자들을 만들어 땅 위에서 살게 하였다. 땅은 붉은색으로 가득 찬 공간이었다.

세 번째는 땅 밑의 세계인 크베스크넬리(ქვესკნელი, Kvesk'neli)였는데, 온통 검은색으로[1] 가득 찬 공간이었다.

이 3가지의 세계는 우주의 가장자리에서 자라고 있는 거대한 세계수[2][3]에 의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아울러 세계 나무가 지탱하는 우주 바깥에는 가레스크넬리(გარესკნელი, Garesk'neli)라고 불리는 “망각의 세계”가 있는데, 이곳은 끝없는 어둠이 계속되는 공간이었다.[4]

그런데 문제는 모리게의 누이였다. 그녀는 오빠와 사이가 나빠 서로 싸웠고, 화가 난 모리게는 누이를 저주했다. 이에 누이는 모리게에게 복수심을 품었고, 오빠가 만든 세상을 망치기 위해서 사악한 종족인 데비(დევი, Devi, 악마,)와 그벨레샤피(გველეშაპი, Gveleshap'i, )와 카지(ქაჯი, Kaji, 사악한 대장장이 혹은 마법사)와 도빌니(დობილნი, Dobilni, 전염병을 퍼뜨리는 정령)와 알리(ალი, Ali, 동굴폐허정령)와 쿤디아니(Kudiani 마녀)와 마칠리(მაცილი, Matsili, 여행자를 괴롭히는 사악한 영혼) 및 인간 여자들을 만들었다.

이들이 땅 위에 가득 차자 세상은 온통 악한 일이 들끓었고, 그러자 모리게를 숭배하는 선한 세력과 모리게의 누이를 따르는 사악한 세력 간에 큰 전쟁이 벌어졌다. 이 싸움에서 모리게의 누이와 데비들은 어두운 지하 세계인 크베스크넬리로 쫓겨났다. 그러나 그브티스 시빌니들도 싸움에 지쳐서 땅을 버리고 제스크넬리로 도망쳤다.

다만 선한 종족인 인간 남자와 악한 종족인 인간 여자들은 모두 땅 위에 남았다. 그것은 선한 신과 악한 신 모두 인류를 완전히 지배할 힘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인간 남자와 여자들은 서로 뒤섞여 지상에서 살아가게 되었다.

조지아의 이 창세신화는 주변 지역의 신화와 많은 점에서 닮았다. 선한 신과 악한 신이 각각의 성격을 지닌 선한 창조물과 악한 창조물을 만든다는 내용은 이란조로아스터교 신화에서 선한 신인 아후라 마즈다와 악한 신인 아흐리만이 대립했던 내용이나 혹은 동유럽슬라브 신화에서 선한 신인 벨로보그와 악한 신인 체르노보그와의 대립을 떠올리게 한다. 아마 조지아가 지리상 이란이나 동유럽과 가까웠기 때문에 다분히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인간 남자가 선한 종족이고 인간 여자가 악한 종족이라는 설정은 그리스 신화에서 원래 인간남자 밖에 없었는데, 제우스가 인간을 벌하기 위해 일부러 악한 성격을 가진 인간 여자판도라를 만들게 했다는 내용과 비슷하다. 훗날 이런 선악 이분법적인 인류관은 기독교 이단 종파인 보고밀파카타리파에 영향을 끼쳤다.

조지아가 기독교를 받아들인 이후, 제스크넬리와 크베스크넬리는 각각 기독교천국지옥에 동일시되었다. 또한 최고신인 모리지는 기독교의 유일신 야훼와, 악한 신인 모리지의 누이는 기독교의 악마사탄과 같은 존재로 받아들여졌다. 이러한 과정은 동유럽슬라브족들이 기독교로 개종을 하면서도 똑같이 벌어졌으니, 슬라브 신화에서 선한 창조신은 기독교의 유일신이 되었고, 악한 신은 기독교의 사탄이 되었던 것이다.

출처: 중동의 판타지 백과사전/ 도현신 지음/ 생각비행/ 22~24쪽

[1] 검은색을 죽음이나 악마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로 본다는 부분은 조지아의 이웃인 슬라브 신화를 믿었던 러시아인들을 비롯한 슬라브족의 세계관과도 통한다.[2] 이 부분은 북유럽 신화에서 세계를 떠받치는 거대한 나무인 이그드라실과 비슷하다.[3] 전승에 따라서는 나무 대신 이나 사슬 또는 기둥으로도 묘사된다.[4] 이 부분은 지구를 둘러싼 어두운 우주 공간이 떠오르게 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