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일반적인 아랍 드리프트의 모습 |
SUV/픽업트럭으로 행하는 아랍 드리프트의 예시 |
스티어링을 과격하게 틀어 차의 한 쪽을 들어올린 상태에서 운전석 또는 조수석 쪽이 있는 두 바퀴로 균형을 잡으며 주행하는 행위[4]도 많이 벌어지는데 이것도 아랍 드리프트와 마찬가지로 자주 벌어진다.[5]
주로 사막의 직선으로 뻗은 고속도로 혹은 건물들이 즐비한 거리에서 행해지며 돈은 넘쳐나는데 시간은 남아도시는 분들이 많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등지에서 유행하는 행위이다. 드리프트는 거의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인 리야드에 있는 카심 주에 있는 고속도로에서[6] 연습과 이벤트를 벌인다. 드리프트를 할 때는 대부분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7] 동승자들이 드라이버에게 기술 이름을 외치면 드라이버가 그 기술을 시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유튜브에 찾아보면 드리프트를 지켜보던 관중들이 찍어 올린 영상들이 매우 흔하다.
아랍인들은 워낙 경주 컨텐츠에 열광하는지라 많은 부족에서 낙타를 이용한 승마술과 경주를 즐기는 전통이 있었다. 동로마 제국이 망한 후 전차경주가 서유럽에서는 단절되었는데 아랍에서는 경기장을 신설하면서까지 즐겼다. 이슬람 율법상 인간이 즐거워할 수 있는 모든 것이 금기시되는데 영화, 예술, 음악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메디나에서 군벌로 성장해서 메카를 무력으로 정복했고, 이후에도 무력으로 이슬람 제국을 세웠던 이슬람의 전통상 전투술과 연관이 될 수 있는 낙타승마술과 이를 겨루는 경주는 허용되었고, 동시에 권장되었다. 그래서 자동차가 들어온 이후로는 아랍 드리프트라는 형태로 이어진 것이다.
주로 사용되는 차량은 고속에서 미끄러지게 하기 용이하고 가격과 수리비가 저렴한 폭스바겐 파사트, 르노 사프란, 쉐보레 말리부, 토요타 캠리, 닛산 알티마, 혼다 어코드, 포드 몬데오, 현대 쏘나타, 기아 옵티마 같은 전륜구동 승용 세단들[8]을 많이 사용하며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같은 고급차부터 저렴한 가격대를 가진 쉐보레 카프리스, 닷지 차저, 크라이슬러 300 같은 후륜구동 세단 차량들도 사용한다.
아랍권에서 개체수가 많은 토요타 랜드 크루저, 닛산 패트롤, 토요타 하이럭스, 닛산 나바라와 같은 프레임 바디 SUV나 픽업트럭 등을 사용해 드리프트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차량들은 좌우로 미끄러뜨리는 것 외에 차량을 튜닝해서 저속에서 뒤바퀴를 헛돌게 하거나, 고속으로 달리는 SUV, 트럭의 방향을 틀어 역방향으로 돌린 후, 기어는 정방향으로 맞추어 속도가 멈출 때까지 타이어를 씹게 하는 행위를 하고 한다. 당연히 힘 좋은 후륜구동 SUV와 트럭들을 타이어 씹도록 개조했으니, 승용차 드리프트와는 다르게 확실히 타이어 연기가 죽여준다. 이러한 프레임 바디 SUV/픽업 트럭을 이용한 드리프트는 카타르에서 열리는 카타르 레이싱 클럽의 종목중 하나인 4x4 Freestyle Drifting을 통해 대회가 열리고 있다. 쌩 순정 상태의 승용차로 하는 드리프트와 달리 이쪽은 슈퍼차저나 터보차저를 달아서 출력을 키우거나 롤케이지를 다는 등 퍼포먼스 튜닝과 4도어인 차량을 2도어로 개조하는 등의 외관 튜닝이 이루어진다. 드리프트 외에도 중동 쪽에서는 랜드 크루저나 패트롤 같은 일본제 대형 SUV를 고출력으로 튜닝해서 모래 위에서 혹은 모래언덕을 올라가는 드래그 레이싱을 하기도 한다. 이쪽도 위의 드리프트의 사례처럼 아랍에미리트에서 대회가 열린다.
드물지만 현대 제네시스 쿠페나 쉐보레 카마로, 포드 머스탱, 닷지 챌린저 등의 저렴한 가격대의 후륜구동 스포츠카도 쓰는 경우가 있다. 자동차가 아니더라도 ATV나 오토바이, 심지어 자전거로 행하기도 하며, 그것도 없다면 쇼핑카트를 훔쳐서 드리프트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쯤 되면 드리프트는 아랍인의 기본 소양인지 착각이 들 지경. 하도 이짓거리를 많이 하니 이니셜 d의 후지와라 타쿠미가 팔자에도 없는 아랍어 이름을 얻을 정도다.
타국에서 벌어지는 길거리 드리프트를 보면 차량에 바디킷을 달거나 성능을 끌어올리는 등 외/내장 튜닝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아랍 드리프트에 쓰는 차들은 단순히 속도를 내서 좌우로 미끄러뜨리기만 하면 되는 아랍 드리프트의 특성도 그렇고 어차피 렌터카/도난 차량 출신인 경우가 많아[10] 튜닝을 할 이유가 딱히 없으며 경찰이 추격할 때를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튜닝을 거의 하지 않는다. 꾸민다 해도 차량 유리에 짙게 선팅을 하거나 아랍어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외장에 붙이는 것이 전부다. 다만 행위 자체가 워낙 험한 탓인지 휠캡이나 범퍼가 부숴지거나 날아가 있는 차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차의 특성을 이용해 드리프트 이벤트를 하기 전에 미리 정찰 역할을 하는 사람을 배치해두고, 경찰이 오고 있다고 연락을 받으면 그 순간 폭주족들은 일반 차량 대열 사이로 숨어 버린다. 그래서 정말 운이 없지 않는 이상은 웬만하면 잡히지 않는다. 물론 이 동네 경찰도 바보가 아니라 드리프트를 한 차량뿐만 아니라 관중들도 추적하기 때문에 관중들이 유튜브 등에 찍어서 올린 동영상이 증거자료로 남아서 잡히는 경우도 많다. 드리프트를 하는 차량들의 대다수가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번호판을 뗀 상태에서 드리프트를 한다.
아시다시피 자기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아랍 드리프트를 하는 사람이나 구경하는 사람이나 안전 의식이 바닥을 치기 때문에 탑승자 전원이 대부분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고 상반신을 차량 밖으로 빼는 위험천만한 행동을 하고 있으며 구경꾼들은 드리프트를 하기 위해 달려오는 차에 가까이 다가간 뒤 피하는 짓을 하고 있다. 차량이 관중들이나 주변 차량들을 간발의 차로 아슬아슬하지게 지나가거나 중심을 잃고 전복되기 일보 직전까지 가는 등 아찔한 상황도 많이 연출된다. 이 때문에 차량이 전복된다던가 다른 차량들이나 중앙분리대 등과 같은 도로 구조물들과 충돌하거나 도로변에서 아무런 보호장치 없이 지켜보던 관중들을 치는 등의 대형사고 내지 사망사고가 많이 일어난다.
문화적으로도 문제가 있는데 다른 사람의 자동차를 추월하는 행위 자체가 체면과 자존심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아랍 국가에서는 굉장히 실례가 되는 이야기다. 아랍인들은 일상생활에서 굉장히 정중하게 행동하는 만큼 어지간하면 경적을 울리지도 않고 추월을 하지도 않는다. 실제 판례로, 오픈카인 스포츠카를 타고가던 외국인이 서행하는 앞차를 보다 화가나서 앞차를 추월하고 뒤로 손가락 욕을 했는데 따라가던 차량의 사람이 뒤에서 들이받아 세우고 내린 다음에 권총으로 쏴죽여 버렸다. 놀랍게도 무죄가 선고되었는데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정당한 행위로 인정한 것으로 다른 사람을 모욕하는 자는 죽을 각오를 해야 하므로 자업자득이라는 판결이다. 아랍인들이 정중하게 행동하며 욕설도 거의 하지 않는 이유도, 양아치처럼 굴다가는 총맞아 죽기 때문이다.
따라서 분쟁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위험하기도 하므로 해당 국가에서도 불법으로 간주하고 단속하다 걸리면 평생 운전면허를 박탈시키고 징역형을 내리거거나 심하면 사형에 처하고 있다. 도로변에 차를 세워놓고 드리프트를 구경하는 것 역시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단속 강화와 더불어 합법적인 모터스포츠 경기장과 낙타 경주장이 상당히 늘어나서 자신의 조종실력을 자랑하고 싶은 사람들은 이쪽으로 향하고 있다.
2. 용어
- Doooooss(دوووس): 운전자에게 가속하라는 뜻으로 외치는 용어이다.
- Hawel(حاول): 운전자가 기술이 끝났다고 외치는 용어이다.
- Azar(ازعر): 영어로는 Thug라는 뜻을 가진 말인데 한국어로는 "멋진 형님"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운전자가 성공적으로 드리프트를 마쳤을 때 외치는 용어이다.
- Mohtarif(محترف): 전문가라는 뜻이다. 하나의 실수도 하지 않고 무사히 드리프트를 끝낼 경우 운전자에게 외치는 용어이다.
- Kafu(كفو): Azar와 마찬가지로 운전자가 드리프트를 성공적으로 마쳤을 때 외치는 감탄사이며 한국어로 "잘했다", "멋지다" 등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3. 기술
- Tanteel(طنطيل): 차량 속도가 220km/h 이상으로 올라갔을 때 스티어링 휠을 좌우로 과격하게 돌려서 그립을 잃게 만든 후 고속에서 드리프트를 하는 기술이다. Ta'geed, Sefty나 Axeyat과 같이 사용하는 기술이다.
- Ta'geed(تأجيد): 고속에서 360도 차체를 돌리는 걸 한 번 이상 반복하는 드리프트 기술이다.
- Sefty: 아무 방향으로 360도 드리프트를 한 후 반대쪽으로 360도 드리프트를 이어서 하는 기술이다. Ta'geed를 한 후 반대쪽으로 한 번 더 Ta'geed를 하는것으로 이해하면 편하다.
- Axeyat: 아무 방향으로 180도로 차체 회전을 한 후 반대쪽으로 360도 드리프트를 이어서 하는 기술이다.
- Harakat Almawt: 죽음의 이동이라는 뜻을 가진 기술이다. 차량을 미끄러트려서 차가 알아서 멈출 때까지 카운터스티어링도 하지 않고 도로 밖으로 나갈 때까지 유지하는 기술이다. 차가 옆을 본 채로 쭉 미끄러진다고 보면 된다. 이름대로 정말 위험한 기술로, 실제로 이 기술 쓰다가 마주 오던 차량에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
- Tatweef: 160km/h 이상의 속도로 칼치기를 하며 위에 서술된 기술들을 하는 것을 말한다.
이외에도 트럭이나 버스 등 대형차량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빠져나가는 기술이나 도로에서 달리는 다른 자동차들 사이를 이리저리 미끄러지며 빠져나가는 기술 등 다양한 기술이 있다.
4. 같이 보기
[1] Hajwalah(هجولة)라고도 하며 Tafheet(تفحيط)는 아랍어로 드리프트를 뜻한다.[2] 유튜브에 찾아보면 90년대에 촬영된 듯한 저화질 영상부터 2000년대 초에 캠코더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영상, 2020년대에 촬영된 영상까지 연도별로 다양하게 볼 수 있다. 이걸 아예 연도별로 정리해 놓은 영상도 있을 정도다.[3] 전륜구동 차량 특유의 피시테일 현상(뒷바퀴쪽의 하중이 가볍고 접지력이 약해 물고기 꼬리처럼 뒷쪽 바디가 흔들거리는 현상)을 이용한다.[4] 스턴트 드라이브 용어로 스키(Skiing)라고 한다.[5] 이쪽도 두바퀴로 주행하는 도중에 공중에 떠있는 나머지 두 바퀴를 직접 빼버리고 다시 끼는 등 위험한 행위를 서슴치 않는다.[6] 이중 압둘아지드 승마장 근처에 있는 알 프루시야(Al frusiya) 승마장 근처의 도로가 유명한데 아랍 드리프트 관련 영상에서 흔히 보이는 살짝 굽은 도로에서 드리프트를 행하는 행위가 바로 이곳에서 이뤄지는 행위다. 90년대 후반부터 유명해졌고, 한동안 아랍 드리프트의 성지로 유명했으나 2016년부터 검문소를 설치하고 관중이 몰리는 곳을 바리케이드로 막는 등 단속이 강화되었다.[7] 주로 유로댄스 곡이나 아랍권의 가요를 틀고 다닌다.[8] 중동권 국가에서 렌터카로 주로 쓰이는 차들이고 저 묘기를 부리는 사람들도 자신이 차를 구입하기보단 렌터카를 빌려서 저러는 경우가 많다. 렌터카 외에도 자동차를 훔쳐서 드리프트를 하고 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9] 더 발음을 아랍어스럽게 한다고 후지와라를 fujiwarah로 표기한다. 풀네임이 abu taqumi al fujiwarah...[10] 드리프트를 하는 차량들 일부는 아예 흰색 비닐을 뜯지도 않은 채로 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