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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7 13:44:35

졸부

1. 개요2. 평가3. 부의 유지4. 유형5. 창작물 속의 졸부6. 그릇이 작은 사람

1. 개요

/ nouveau riche

갑자기 졸 자를 써서 단기간 내에 부자가 된 사람을 의미한다. 뜻을 풀어서 졸지에 부자, 그리고 한 단어로는 벼락부자 정도가 된다.

문자 그대로 비정상적으로 많은 수익을 단기간 내에 올린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러한 수입 경로는 일반적으로 투자 대박이나 로또 등이 있으며 친인척으로부터의 상속, 재능의 개화 등이 있을 수 있다.

2. 평가

점점 사회가 체면치레나 남의 시선 같은 외부적 요소에서 자유로워지면서 졸부를 선망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생기기도 한다지만 일반적으로 졸부를 보는 사회적 시선은 그렇게 고운 편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마인드로 인해 좋게 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며 이는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고 있던 이미지였다. 그러나 현대로 오면서 한자에 대한 이해도가 점점 떨어지게 된 데다 같은 음을 같은 한자 중에서 옹졸할 졸의 인지도가 워낙 높고, 갑자기 부자가 된 사람들의 행태라는 게 평소 이상의 큰 씀씀이를 보이거나 하는 식으로 허세를 부리거나 갑자기 늘어난 부를 자랑하느라 황금만능주의에 빠져 원래부터 부자였던 사람의 품격을 따라오지 못하는 경우가 워낙 많다 보니 옹졸한 부자 정도의 의미로 통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사회에서 상류층이라 함은 수입과 재산으로 갈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졸부의 경우 바로 상류층으로 인식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갑자기 부자가 되었다고 해서 자신의 아비투스[1]도 갑자기 변할 리는 없기 때문에 기존 상류층으로부터 견제나 배척을 당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특히 졸부는 가진 재산을 그대로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일반적인 상류층보다 많아서 쉽게 재산을 잃고 원래 있던 그룹에도 못 끼는 외톨이 신세가 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점점 졸부라는 단어에 대한 이해가 갑자기 부자가 된 사람에서 옹졸힌 부자로 인식되는 일이 많다 보니 단기간에 부자가 되었어도 정당한 방법으로 큰 부를 얻은 사람들이나 인격적인 면모가 훌륭한 사람들은 사전적 의미와 상관없이 졸부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경우가 매우 드물며 원래부터 부자인 사람이어도 하는 행동거지나 재산축적 수단이 곱지 못한 시선을 받는 경우에는 졸부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경우가 잦다.

(부정한 수단으로 졸부가 된 경우를 제외하고) 냉정하게 말해서 가진 능력에 비해 큰 돈을 만지게 된 사람과 같은 능력으로 그저 그렇게 사는 사람의 차이는 외에는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들 중 자신의 성공이 그저 남들보다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사실 그대로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극소수다. 그저 순수한 운의 영역인 로또 1등 당첨에도 말도 안 되는 의미부여나 자신만의 특별한 비법이 있어서 당첨된 것으로 포장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보자. 졸부라고 불리는 이들은 자신이 남들보다 노력하고, 남들보다 똑똑하고, 남들보다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통찰력이 있어서 성공한 것이라고 포장하고 싶어한다. 물론 본 바탕이 뛰어난 사람이 아닌 만큼 자신을 포장하고 합리화시키는 과정에서 온갖 논리적인 모순이 생기니 남들한테는 그저 웃기는 소리로 들릴 테고 그러면 그들은 과정은 생략하고 결과만을 내세우며 남들을 자신보다 못한 이들로 깎아내린다. 저들과 똑같이 (혹은 더) 노력하고 더 나은 능력을 가졌음에도 실패한 사람들은 노력이 부족했거나 멍청해서 엉뚱한 곳에 노력을 부었다고 비하하는 것이다. 이것이 이들이 졸부라고 비하받는 본질적인 이유다. 자신만의 노하우와 능력으로 부를 거머쥐었다고 호언장담함에도 정작 대다수의 졸부가 같은 방법으로 돈을 다시 벌어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내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 꾸준히 여러 번 보여줘서 그저 운이 아닌 실력으로 자신을 증명해내고 저런 말을 하면 남들에게 시기와 질투심에 오만하다는 말을 들을지언정 프로페셔널이나 귀재 같은 긍정적인 칭호로 불리지 졸부라는 멸칭으로 불릴 일은 없다.

3. 부의 유지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누구나 어느날 갑자기 여러 가지 이유로 인생에 큰 부가 굴러들어올 수 있고, 누구나 자신의 부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옛말이 있듯 쉽게 번 돈은 쉽게 잃는 경우가 많다. 즉, 갑자기 로또 1등 당첨이나 신도시 개발로 자신이 사 놓았던 땅이나 집의 가격이 폭등하여 돈을 번다 한들, 그러한 사람들이 그러한 부를 언제까지고 지키고 부자가 되는 경우는 원래부터 부자였던 사람이 계속 부를 지키는 경우보다 적다.

이러한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사람의 능력이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어쩌다가 운 굴러들어와서 돈을 만져봤다한들, 한평생 그러한 부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이 갑자기 그러한 돈을 유지하고 계속해서 수입을 유지할 능력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원래 자신의 능력에 맞는 위치로 평균회귀를 하게 되는 것이다.

예컨대 거품경제 시대에 레버리지를 사용한 자산거래로 순식간에 막대한 이익을 얻은 졸부들 중에는 적당한 선에서 안전자산으로 갈아타지 않고 무리하게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하다가 거품이 꺼지면서 자산가격은 폭락하고 미리 땡겨 놓은 레버리지가 고스란히 빚으로 돌아와 망하는 케이스는 버블 시대 같이 부동산이나 주식 가격이 폭등하다가 정체 내지는 대세하락기에 접어들었을 때 사람들이 망하게 되는 흔한 케이스다.

이렇게 극단적인 케이스가 아니더라도 갑자기 돈이 늘게 되어 소비는 늘었는데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소비를 감당할 수입을 마련할 능력이 전무하니 계속해서 과소비만을 일삼다가 돈을 다 잃는 경우도 허다하다. 단순히 돈으로 부를 지키기 위해서는 회계학, 투자 방면의 법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투자를 통해 돈을 벌었다면 계속해서 그러한 투자를 통해 수익을 안정화할 능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난하게 살아왔던 사람들은 경영학이나 회계학, 투자 방면의 법률에 대해서 무지하며, 빠져나가는 돈을 채울 수 있는 공급 수단이나 위기를 뒤집을 능력이 없기 때문에 빠른 시간에 몰락하기 마련이다.

4. 유형

졸부는 일반적으로 노력의 비중보다는 운이나 선천적 재능에 좌우되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경우는 다음과 같다.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일반적으로 졸부에 대한 시선이 그렇게 고운 편은 아니지만 한국을 포함하여 능력주의가 만연한 대부분의 사회에서는 "천재"에 대한 시선은 꽤나 좋은 편이며 오히려 응당 받을 부를 거머쥐었다는 시선도 많다.

하지만 이러한 시선은 능력 그 자체의 출중함보다도 그러한 능력이 일반적으로 얼마나 사회에서 훌륭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냐에 따라 달라지곤 한다. 예컨대 인터넷 방송은 물론, 암호화폐를 포함한 각종 투자 역시 나름대로의 재능이 필요한 경우가 많지만 보수적인 시선을 가진 사람이나 이러한 문화/기술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 드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암호화폐나 부동산, 선물, 주식과 같은 금융/부동산은 정말 뜬금없이 상승장에서 운수대통하여 한번에 어마어마한 수익을 벌어들인 이들만을 졸부로 본다. 한국에는 문재인 정부 시절의 부동산 폭등으로 인해 억 단위의 돈을 가만히 앉아서 번 사람들이 상당히 많아 억 단위의 돈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는 식으로 부동산으로 이득을 본 사람들의 금전감각이 이상해진 경우가 많으며 이득을 본 쪽이든 손해를 본 쪽이든 노동에 대한 회의감을 갖게 된 사람들이 꽤 있다. 중장기적으로 몇년간 수익을 꾸준히 내는 것은 전문가의 영역이기 때문에 꾸준히 금융업으로 수익을 내는 이들은 보통 졸부라고 부르지 않는다.

의외로 갑작스런 상속은 졸부가 되는 것의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특히 이런 경우에는 그렇게 시선이 좋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2010년대 중반에 금수저라는 말이 하나의 유행어처럼 퍼지고 물질만능주의가 퍼지게 되면서 젊은 층을 위주로 이들에 대한 시선도 꽤나 좋아지고 있다. 사실 패리스 힐튼 같은 케이스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상속 자체는 태어날 때 물고 태어나는 것이지만 상속 이후 그 부를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는 엄연히 개인의 능력에 달린 일이다.

5. 창작물 속의 졸부

많은 매체에서 돈 때문에 정신 나간 인간이자 견공자제분이며 양민의 적으로 묘사된다.

예외도 종종 보인다. 일례가 영화 타이타닉의 (애니 윌크스로 유명한) 캐시 베이츠가 연기한 졸부 부인 몰리 브라운(1867~1932)인데 진짜배기 사모님들에게는 은근히 무시당했고 작중에서도 좀 소란스러운 아줌마 캐릭터지만, 대재난 앞에서 오직 그녀만이 미처 보트에 타지 못한 사람들을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2] 작중 내내 눈치는 없지만 마음씨와 풍채가 좋고 당당한 인물. 게다가 잭에게 호의를 베푼 유일한 인물이기도 하다. 고생 없이 졸부가 되었다기보단 나름대로 억척스럽게 산 모양이다.[3] 참고로 실존 인물로 실제 인생도 비슷했다. 말년에 경제공황의 여파로 몰락하긴 했으나 어느 정도 살아갈 재산을 남겨두고 천수를 누리고 갔다.

흥부전흥부도 예외라 할 수 있는 졸부다. 박의 씨앗을 얻는 행운으로 가난에서 벗어나 졸부가 되었지만 타락하지 않은 인물이다. 다만 같은 흥부전에 나오는 놀부는 猝富(갑자기 부자가 된 것)와 拙富(졸렬한 부자)의 기준을 둘 다 충족하는 전형적인 졸부다. 우선 놀부는 재산을 상속받은 것이지 자기가 동생처럼 일한 적은 없고 놀고 먹으면서 나쁜 짓만 일삼았다. 도리어 동생의 대박 소식을 듣고 자기도 그거 따라한다고 했다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6. 그릇이 작은 사람

拙夫

'졸장부' 라고 하기도 한다.

기본적으로는 졸렬한 사내라는 뜻이지만 겸양의 표현으로 스스로를 부를 때도 쓰인다. 예컨대, 남편이 아내에게 스스로를 가리킬 때의 1인칭 대명사로 종종 쓰이는데 이는 아내가 자신을 남편에게 '소첩'[10]이라고 부르는 방식과 같은 '스스로 낮춰부르기' 용법이다.


[1] 계층별 생활 양식, 문화, 교양 등[2] 이 일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도 있다. #[3] 사실 이 시기는 미국 부자들의 대부분이 졸부인 시대였기 때문에 오히려 '지닌 부에 걸맞은 수입과 능력이 있는 진짜배기 부자'보다는 '일확천금으로 부자가 되어 예전 습관이 덜 빠진' 사람들이 더 사람다운 경우가 많은 시대기는 했다.[4] 심지어 놀부가 저지를 행위들은 현대 관점으로 봐도 중범죄자 수준이다.[5] 설정상 미국에서는 '노마지'라고 부른다.[6] 1편만 보자면 기억을 잃게 만드는 마법약이 포함된 비를 맞아 마법세계에 대해서 잊은 것처럼 보였지만, 이후 이 마법약은 '나쁜 기억을 잊게 만드는 약'이었으므로 '좋은 기억'이었던 뉴트와 퀴니와 함께했던 모험에 대한 것은 잊지 않은 것이 되었다.[7] 사실 세계 대공황같은 경제 위기가 닥칠 경우, 오히려 빵집같은 의식주와 직결된 가게들이 장사가 잘된다. 당장의 끼니 해결이 시급한 상황에서, 기본적인 식량에 대한 수요가 늘기 때문이다.[8] 참고로 이 집의 차남 김정환의 친구 류동룡도 부잣집 아들이며, 류동룡네도 예전에 본인 집에 세들어 살던 정환이네한테 갑질 한 번 한 적 없는 개념인들이지만, 이들은 원래부터 부자이므로 논외.[9] 작품 결말부의 묘사를 보면 덕선이네 가족들이 80년대 이후의 부동산 시장의 핫플레이스인 판교에 집을 사면서 부자가 된 걸로 나온다.[10] 첩실 첩(妾) 자를 쓰는데 이 글자는 가장 흔히 '본부인 이외에 데리고 사는 작은부인'을 뜻하지만 '여자가 스스로를 낮춰 칭하는 겸양의 1인칭'으로도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