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을 마시는 새의 등장인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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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사실 맛은 별로 기억나지 않아요. 뭔가 기막힌 복수의 맛 같은 것이 날 줄 알았는데, 집에서 늘상 먹던 것이랑 다름없었어요. 시시했지요.[1]
이영도작가의 소설 눈물을 마시는 새의 등장인물. 케이건 드라카의 아내로, 인간 여성이며 키탈저 사냥꾼의 일원이다.
2. 상세
바라기를 훔쳐 왕국을 멸망으로 이끌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던 케이건을 절망으로부터 구해낸 여인이나, 나가에게 살해당했다. 케이건 드라카가 나가라는 종족에게 끊임없이 증오를 불태우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된 여인.
여름은 당대의 나늬였을 가능성이 높은데, 어디에도 없는 신이 인간에게 준 것은 나늬라는 것을 알게 된 케이건은, 현재의 나늬인 데오늬 달비와 마주친 뒤 그녀의 얼굴에서 여름을 발견하고 충격을 받는다.
3. 작중 행적
여름은 키탈저 사냥꾼의 딸이었는데, 3대에 걸친 별비 사냥 끝에 그녀 가문의 남자가 모조리 죽고 말았다. 키탈저 사냥꾼들이 유구한 전통을 포기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을 때[2] 여름은 스스로 모든 사냥꾼의 딸을 자처하고 나서 마침내 별비에게 복수할 권리를 인정받았다. 가족의 복수를 위해 가장 완고한 사냥꾼을 설득하고 다른 사냥꾼들의 아들들과 함께 교육받았으며, 마침내 별비 사냥에 성공하여 그 간을 꺼내 나눠먹었을 만큼 강하고 용감한 여인.[3] 작중에서 키탈저 사냥꾼들의 진정한 무기는 독특한 사냥 기술 같은 것이 아니라 바로 끈기였다는 서술이 등장하는데, 이를 참고하고 보면 여름은 그야말로 모든 사냥꾼의 딸이라는 칭호에 걸맞은 인물이다.케이건의 회상에 따르면 여름은 원추리꽃을 좋아했는데, 재미있게도 원추리는 '여름'에 피는 꽃이다.[4] 한편 원추리의 다른 이름이 망우초(忘憂草)[5]라는 점은 여름이라는 인물이 케이건에게 어떠한 의미였는지 암시하는 부분. 그러나 여름은 죄책감에 죽어가는 케이건을 위해 케이건에게 건네진 것과 똑같은 제안[6]을 건넨 나가들의 거래에 응하였고, 결국 그들의 흉계에 휘말려 케이건이 보는 앞에서 산 채로 뜯어먹히게 된다.
아내가 나가들의 흉계에 빠져 숲에 잡혀있음을 알게 된 케이건이 아내를 되찾으러 나가들 앞에 나타났을 때, 나가들에 의해 산채로 뜯어먹히는 와중에도 케이건에게 끊임없이 도망치라고 외칠 정도로 강인했으며, 자신의 목숨을 버려가며 케이건의 마음을 돌봐주려 했을 만큼 케이건을 사랑했던 인물이다.[7] 하지만 케이건은 도망치는 대신 여름을 살해한 나가들을 모조리 죽인 뒤 배를 갈라 조각난 그녀의 시체를 다시 끼워맞췄고, 이후 스스로 이미 가졌던 모든 나가에 대한 생살여탈권을 종신으로 연장받았다고 여기며[8] 8백 년의 세월을 살며 나가를 사냥해 잡아먹는 괴물이 되고 만다.
4. 여담
- 나늬의 뜻을 생각해 보자면, "여름"이 선민종족인 나가에게 사랑 받지 못하고 죽임을 당했다는 것은 다소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아름다움이란 단순히 외형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일에 열중하는 사람이나 몸을 바쳐 남을 돕는 사람들의 모습을 아름답다고 하는 것처럼, 사람들을 이끄는 매력이나 지도력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케이건이 당대의 나늬인 데오늬 달비를 보고 바로 여름을 떠올릴 정도로 닮은 외모임에도 데오늬가 미인이라는 묘사는 없다.[9]데오늬 달비가 달리기로 다른 종족들을 이끌었던 것 처럼 나늬는 특정한 행동으로 선민종족들을 이끄는 것일 수도 있다. 여름은 나가들에 의해 묶여있었기 때문에 특정행동을 취할 수가 없었고 그로인해 나가들을 이끌지 못 한 것일 수도 있다.
- 가능성이 높진 않지만 여름은 그 시대의 나늬가 아닐 가능성이 있다. 사실 작 중 여름이 나늬라는 언급은 어디에도 없고 단지 데오늬 달비와 외모가 굉장히 비슷하다고만 나왔을 뿐 여름이 나늬라고 확실하게 공인되진 않았다. 여름과 데오늬 달비의 외모가 비슷한 이유는 우연의 일치거나 데오늬 달비가 여름의 먼 후손일 가능성이 있다.[10]
[1] 별비 사냥에 성공한 뒤 그 간을 맛본 다음 케이건에게 남긴 평. 이에 대한 케이건의 생각은 '별비가 섭섭해하겠는데. 내 여름'[2] 키탈저 사냥꾼이 사냥 중에 죽으면 살아남은 사냥꾼들은 죽은 사냥꾼의 아들을 모두의 아들로 삼고 생부의 원한을 갚을 수 있게 교육한다. 그리고 사냥에 성공했을 때 대상의 생간을 꺼내어 원한을 푸는 의식에 참여할 권리 또한 물려준다. 원래라면 여아에게는 권리가 없었던 모양.[3] 사경을 헤매는 케이건이 두서없이 떠올린 기억 중 여름의 말도 있었는데, 이 간에 대해 '특별한 복수의 맛 같은 게 날 줄 알았는데, 그냥 집에서 먹던 것과 마찬가지였다'라고 평했다.[4] 꽃말은 '기다리는 마음'이다.[5] 근심을 잊게 해 주는 풀[6] 케이건에게 한 제안이 '바라기를 훔치면 아라짓 전사들은 사라질 것이고 그러면 다른 선민종족과 나가는 화해할 수 있을 것'이었으므로, 아라짓 전사가 아니던 여름에게는 비슷한 종류의, 나가와의 화평을 이루어낼 수 있는 종류의 제안이 주어진 것으로 보인다.[7] 사실 여름은 나가를 믿지 않았지만, 나가에게 배신당한 뒤로 케이건이 (정신적으로)죽어가고 있음을 알고, 케이건을 예전처럼 나가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되돌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가의 제안을 수락하게 된다.[8] 케이건과 여름에게 제안을 건넬 때, 나가들은 모든 나가의 생명을 걸고 그 제안이 진실된 것임을 맹세했다.[9] 데오늬 달비는 아름다움이 아니라 달리기로 사람들을 이끌기에 특이한 경우라고.[10] 여름에게 자식이 있었다는 언급은 없었으므로 만약 이 가설이 맞다면 데오늬는 여름의 방계후손일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