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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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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역사3. 종류4.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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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피클(pickle)은 음식을 소금, 식초설탕물에 담가 절인, 국물이 있는 보존 식품의 총칭이다. 주로 채소를 담가 절인다.

한국 요리장아찌와 같이 국물이 있는 모든 보존 식품은 정의상 피클의 범주에 드나, 일상적으로 다른 수식어 없이 피클이라고 하면 가장 흔한, 소금에 절여 수분을 뺀 오이를 식초에 담가 만든 오이피클을 지칭한다.

2. 역사

예나 지금이나 식품류가 나오는 기간은 한정되어 있는데 그 식품류들을 유통기한에 맞춰 제때제때 소화하기란 힘든 일이다. 이에 식품을 장기보존하는 방법이 필요했는데, 현대사회에선 냉장고가 다 알아서 처리해주지만 고대엔 냉장고가 없어서 꿈도 꿀 수 없었고 따라서 주로 식품을 무언가에 절이거나 말리는 등의 여러 보존방식이 사용되었다. 그중 절임을 통해 보존하는 음식들이 바로 피클이다. 수분이 많은 재료에 소금을 뿌리거나 포화 소금물에 담그면 재료의 수분이 빠져나왔고, 그 수분으로 인해 국물이 형성되면 그곳에서 유산균이 증식해서 자연스럽게 시큼한 국물이 되었다.

그러다 18세기 쯤부터는 저런 자연발효가 은근 쉽게 상한다는 점 때문에, 음식의 원재료를 소금으로 절여서 수분을 뺀 다음 식초물에 담구어서 만드는 방법이 퍼져나간다. 이 때부터는 피클의 맛을 더하기 위해 겨자씨, 마늘, 계피, 등 향신료를 넣어서 맛을 더하기도 했다.

피클도 원래는 순수하게 식자재 보존 목적으로서 만들어졌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피클이 지닌 독특한 맛 덕분에 점차 그 자체로 음식으로 취급되기 시작했고, 더군다나 상술한 냉장고의 등장으로 굳이 이렇게 절여서 식자재를 보존할 필요가 없게 된 현대 사회에서는 채소를 먹기 위해 피클을 만드는 게 아니라, 피클을 먹기 위해 채소를 절이게 되었다. 이에 따라 현대 사회에서는 피클의 재료는 물론이거니와 만드는 방법들도 세분화했다.

3. 종류

영국 영어에서 오이 피클을 일컫는 단어는 'gherkin'이다. 향신료인 딜이 들어가며 짠맛이 주가 되는 피클은 'dill pickle', 설탕 식초 위주로 담가 새콤달콤한 피클은 'bread and butter pickle'라 한다. 한국뿐만 아니라 영미권에서도 보통 오이피클이 가장 대표적이다보니 피클이라고 하면 오이피클을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개요 부분에서도 언급하듯 국물에 담근 절인 보존 식품은 다 피클이다. 오이피클 외에 영미권에서 유명한 피클류 음식으로는 할라피뇨, 올리브, 청어, 삶은 계란 등이 있다. 잘게 다진 것을 렐리시(relish)라고 부르기도 한다.

위에서 설명했듯 피클은 원래 소금으로 절인 것이 자연 발효된 음식이었던 만큼, 찾아보면 식초가 아니라 그냥 소금만 넣어서 만든 피클들도 보인다. 특히 러시아-동유럽 쪽 피클은 식초와 설탕을 넣지 않고 소금과 약간의 향신료 외의 부재료는 쓰지 않아 새콤달콤하지 않고 짠맛만 느껴진다. 물론 식초를 써도 소금/설탕 등을 같이 퍼붓는 게 흔하다. 독일의 자우어크라우트 역시 피클의 일종으로 분류된다.

병에 재료를 담아 소금물을 붓고 봉한다는 단순한 조리 때문에 다양한 재료를 쓸 수 있으며, 육류, 계란, 치즈도 이렇게 보관하는 방법이 있다. 유명한 것으로는 오이로 만든 오이피클과, 할라피뇨, 양파 피클이 있고 기름기 많은 미국피자 등과 함께 먹으면 좋다. 미국에서는 피자하고 피클을 먹는 게 흔하진 않다. 미국에서는 피자 위에 고춧가루하고 파르메산 치즈를 올려 먹는다. 특히 햄버거와의 조합은 유명한 편. 어지간한 햄버거에는 피클이 필수로 들어가 있다. 단 모든 햄버거가 다 피클이 있는 건 아닌데, 예를 들면 필리핀맥도날드 햄버거엔 치즈버거 딜럭스에는 피클이 안 들어있고, 치즈버거와 쿼터 파운드, 빅 맥 등에는 모두 들어가있다. 한국 맥도날드에서 치즈를 추가 주문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보면 된다(이것도 매장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튀르키예에도 비슷한 것이 있는데 튀르키예어로는 투르슈(Turşu)라고 부르며 정말 오만 잡것을 다 피클로 만들어 먹는다. 오이와 고추, 양파는 기본이요, 가지, 당근, 마늘, 옥수수, 아스파라거스, 호박, 심지어 밤이나 호두 같은 것도 피클로 만든다(...). 튀르키예의 투르슈는 대부분 식초와 소금을 넣어 신맛이 강하지만, 밤이나 호두, 피스타치오 등으로 만든 것은 설탕을 넣기도 한다. 이게 어째서 피클이야? 라고 궁금해할 수 있지만, 관광지에서 기념품으로 팔기도 하는 달달한 견과류 설탕절임과는 맛이 달라 약간 신맛이 난다. 이 피클로 만든 주스도 있는데, 샬감(Şalgam)이라고 부르는 맵고 신(!) 주스도 있고, 그냥 피클에 레몬즙 등을 첨가해서 새콤달콤한 음료수로 만든 것도 있다. 이스탄불에서는 발륵 에크멕(고등어 샌드위치로 알려진)으로 유명한 갈라타 다리 앞의 부두에서 파는 게 유명하긴 한데 가게에 따라 신맛이 너무 강하다든지 또는 짠맛 피클도 있으니 유의할 것.

그리스 동남부 지역에도 튀르키예처럼 오이나 고추, 양배추, 피망, 양파 등을 이용해 만든 피클이 있다. 다만 맵게 먹는 동남부 지역답게 매운 맛을 내는 향신료가 박혀있어 상당히 매운 듯 한다.

달콤한 피클은 유럽과 미국에도 있다. 미국에서는 복숭아나 체리나 여러 과일들을 설탕과 식초를 혼합한 액체에 담가 피클로 만든 다음에 곱게 간 얼음 위에 복숭아 피클과 복숭아가 담긴 식초를 조금 뿌려서 셔벗으로 먹기도 한다. 이외에도 러시아를 비롯한 동유럽 지역에서는 토마토 피클을 즐겨 먹기도 한다. 한국의 김장김치 문화와 마찬가지로 여름-가을 동안에 겨울동안 먹기 위한 피클을 준비하는 시기가 따로 있는 지역도 있다.

북미지역에서 파는 오이 피클 중 하나인 코셔(Kosher)[1] 피클은 사실 코셔와 관계없다. 코셔 피클은 동유럽식 일반 오이 피클에 다진 마늘과 허브인 딜을 조금 추가해서 만든 것에 불과하다. 동유럽계 유태인들이 미국에 건너와서 고향 음식을 만들어 먹던 것을 미국에서는 유태인들 전통음식이라고 착각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옛날 방식의 피클 만드는 레시피에는 가라앉은 달걀이 뜰 정도의 농도로 소금물을 넣으라고 적혀 있는데, 보통 10% 농도의 소금물을 가리킨다고 한다.[2] 이 정도 농도면 장기보관이 가능하지만, 바닷물 염분 농도가 3.5%이고 바닷물도 일반적으로 짠 편에 속한다. 물론 저정도면 알아서 먹는 양을 조절하겠지만 이런 류의 피클의 과다 섭취는 건강학적으로 좋지 못하다고 할 수 있다.

요즘은 나트륨 과다섭취와 미식과 냉장기술의 발달로 피클을 구태여 짜고 시게 만들 필요가 없어지면서, 조금 덜 짜고 덜 시게 만드는 피클이 많아서 잘 상하는 편. 겉포장에 "개봉 후 냉장보관하세요"라고 적힌 채 유통되는 피클은 대부분 이렇다고 보면 된다. 잘 만들면 물의 양을 줄이고 식초와 소금과 설탕을 퍼넣는다면 냉장보관 필요없이 건조하고 서늘한 곳에만 놔둬도 잘 안 상한다.

건강 문제[3] 때문에 드라마 파스타(드라마)에서 과일로 만든 피클을 선보인 적이 있다. 물론 단가는….

뭐든지 다 튀겨버리는 미국 남부 지방은 피클도 튀겨버린다. 피클을 잘라 물기를 빼고 소금간을 한 반죽에 튀겨서 타르타르 소스와 같이 먹는다고... 먹어보면 당연히 정말 엄청 짜다. 그래도 짭쪼름하고 바삭하니 은근 중독성 있는 맛. 엄청난 양의 기름+나트륨을 합쳐놨으니 한 입 먹을 때마다 수명이 1초씩 줄어드는 기분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Picklegegg.jpg
다소 특이한 피클[4]로는 달걀피클(Pickled Egg, 피클드 에그)이 있다. 세계 전역에서 달걀을 보존식품화 한 사례는 숱하게 많지만 일단 계란을 식초병에 담가 보존하는 방식은 영국 요리로 유명하다. 미국과 영국 마트에 가면 식초에 소금만 넣고 절인 기본적인 달걀피클을 쉽게 구할 수 있다. 양파, 칠리페퍼, 마늘, 소금, 후추 등 각종 향신료로 맛을 내며 가정에서는 비트나 콜리플라워의 즙 등을 넣거나 일반 식초 대신 맥아 식초를 사용하여 색과 풍미를 더하기도 한다. 중국식 피단과 달리 발효식품은 아니고, 오래 삶은 뻑뻑한 달걀에 향신료가 밸 만큼만(한 달 이내) 절이고 꺼내 먹는다. 삶은 달걀을 먹는 방법과 마찬가지로 썰어서 샌드위치나 샐러드에 넣어 먹는다. 절이기 전인 삶은 달걀에 비해 통으로 씹어 먹어도 물리지 않고, 시즈닝을 더 뿌려서 먹으면 좋다. 심슨 가족모네 술집에 가면 놓여있는 것이 이것이며[5] 맥주 안주로 잘 어울린다. 대단한 보존처리를 한 게 아니라 가향과 단기 보존을 목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한국식 메추리알 장조림과 마찬가지로 개봉해서 상온에 두면 바로 상하니 냉장해야 한다. 그리스 산지 지역에서는 이것과 함께 고추와 함께 담근 비슷한 요리가 있다고 한다.

4. 기타

일부 김치는 피클류 음식으로 분류된다. 해외에서는 ”한국의 매운 야채/배추 피클“로 정의하는데, 대표적으로 예시를 들어보면 유럽에 많이 퍼져 있는 독일 음식인 자우어크라우트의 매운 버전 정도로 생각한다고 볼 수도 있다. 식초를 쓰지 않으니 피클이 아니라는 말도 있지만, 위에 몇차례 나오듯 현대식 피클이 아니라 고전적인 피클의 경우 식초 없이 소금만 넣고 신맛은 발효에서 나오니 틀린 표현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선 피클이 얇게 썬 사이드 디쉬 정도로 생각하나 미국에서는 오이 한개를 핫도그처럼 꼬치에 끼워 간식으로 통째로 먹기도 한다. 물론 그냥 먹으면 물이 줄줄 떨어지기 때문에 먹기전에 꽉 짜서 물기를 빼낸뒤에 먹는다. 은근 술안주로도 잘 어울리기 때문에 혼술하는 사람들은 크래커에 피클 몇조각 올려서 먹는다. 튀김옷을 입여 튀기기도 하며 매운맛 피클도 있다.[6]

길티기어레오 화이트팽은 피클을 싫어한다.

피클을 투척하면서 싸우는 게임도 있다(...). 1994년 레드우드 게임즈에서 개발하고 MVP 소프트웨어에서 발매한 피클 워즈(Pickle Wars)라는 게임인데, 외계인에 침략했는데 그 외계인을 피클로 격퇴한다는 좀 황당한 설정이다. Ancient Dos Games 리뷰. 닥터후 시리즈의 등장 외계인 락사코리코팔라파토리언에게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도 있다. 이 게임의 개발자 캐런 크로서는 이전에 어포지사에서 교육용 횡스크롤 액션게임을 개발한 적도 있다.

Python의 객체 직렬화, 즉 객체를 온전히 파일로 저장하는 라이브러리의 이름이 pickle인데 그 개선 버전의 이름은 dill이다.

한국에서는 피자의 사이드로 먹는 것이 보편적. 피자의 느끼함을 피클의 시큼달달함이 잘 잡아준다. 참고로 한국에서만 피자와 피클을 같이 먹는다. 사실 이유는 단순한데, 피자집에는 김치가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시큼한게 피클이니 피클을 곁들여먹던게 정착된 것. 이는 치킨무도 동일하다.[7]

해외에서든 한국에서든 햄버거에도 피클이 들어가는데, 피클이 들어가는 햄버거는 국경을 떠나 호불호가 갈린다. 유명인들 중에서도 햄버거는 좋아하는데 유독 피클은 빼고 먹거나 사전에 빼 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 대표적인 예로 마릴린 맨슨이 있다.

그 이전에도 오이 피클은 묘하게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다. 식초, 오이 둘다 먹어도 오이 피클은 못먹겠다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는 공장식으로 만들어지는 피클의 애매모호한 식감과 묘하게 인조적인 감미료 맛 때문. 적당히 절여서 아삭한 식감을 살리고 농도를 적당히 맞춘 수제 피클은 꽤나 먹을만하다.

서양 칵테일, 정확히는 그 음용법 중에 '피클백(pickleback)'이라는 것이 있다. 방법은 위스키를 마신 후 연달아 피클 국물을 마시는 것인데,[8] 듣기엔 괴식 같으나 경험자들 중 취향에 맞는 이들의 말로는 도수가 높고 거친 위스키의 맛이 피클의 새콤달콤한 맛으로 중화되어 굉장히 마시기 편해지고 색다른 별미가 난다고 한다. 피클백은 단맛보다 신맛이 훨씬 강조된 서양식 피클에 맞춰 나온 방법이라 대한민국처럼 달달한 맛이 강한 편인 피클엔 다소 안 어울린다고 한다. 정 따라하고 싶으면 술을 마시고 치킨무 국물을 마셔보자.

미국에서 '피클 쥬스(Pickle Juice)'라는 것이 굉장히 인기가 많은데 말 그대로 피클을 다 먹고 남은 국물을 마시는 것이다.(...) 기운이 돋는다며 운동 선수들이 경기 출전 전에 마시기도 한다. 아예 피클 쥬스라고 이름 붙인 음료수를 따로 팔 정도. 다만 영양학적으로는 나쁘지 않아 마시면 이점이 있다고 한다.

프리드리히 1세(신성 로마 제국) 사후(1190), 전장에서 이 귀한 소금을 구할 방법이 없어, 측근들은 시체의 부패를 막기 위해 식초에 절였다. 그러나 식초는 단백질을 변형시켜 무르게 만드는 효과가 있었기 때문에 프리드리히 1세의 시신은 뼈와 살이 분리되어 초절임 비슷하게 되어버리고 만다. 결국 살은 안티오키아의 대성당에, 뼈는 티레 대성당에, 심장과 다른 장기들은 타르수스에 각각 매장했다. 바바로사 캠페인에서 식초에 절인 시체(Emperor in a barrel)로 등장했다.

피클에 반짝이 가루를 들이붙는 '반짝이 피클'이 유행했다. SBS 뉴스


[1] 유대인들 율법이 허락한 재료로만 만든 식품[2] 출처는 샌더 카츠의 <천연발효식품>.[3] 최현욱 셰프: "얼마나 많은 양의 설탕이 들어가는지 손님들은 모른다. 모르니까 찾는 거고 모르니까 먹는거다. 설탕 덩어리에 불과하며, 어떤 파스타가 나가든 '피클' 맛으로 먹는 야만적인 식습관, 더 이상은 안된다."[4] 사실 하나도 안 특이한데, 당장 한국인들이 즐기는 메추리알 장조림과 똑같은 물건이다. 알이 좀 클 뿐.[5] 상태가 영 좋지 않다. 모와 친구인 식품위생검사관이 한입 먹고 즉사할 정도. 그밖에도 호머의 뱃속으로 들어갔다가 도로 뱉어낸 것을 몰래 병에 담아 재활용하거나 당구공으로 쓰는 장면까지 있다.[6] 디즈니랜드의 피클이 유명하며 모던패밀리에도 핫도그처럼 꼬치에 끼운 오이피클을 씹어먹는 장면이 나왔다.[7] 미국에서는 피자가 좀 느끼하다면 타바스코, 스리라차같은 소스나 크러쉬드 페퍼, 파마산 치즈를 얹어먹으며 프라이드 치킨도 그 자체만으로 염지와 간을 강하게 해서 다른 사이드 디쉬와 곁들어 먹는다.[8] 반대로 피클 주스를 마신 후 바로 위스키를 마시거나, 위스키를 입 안에 머금은 채로 피클 주스를 마시는 방식도 있다고 한다. 다만 피클 국물을 체이서 삼아 나중에 들이키는 게 보다 일반적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