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bgcolor=#29176e> 조선의 무녀 진령군 眞靈君 | ||
봉호 | 진령군(眞靈君) 또는 진령군(臻靈君) | |
이름 | 불명 | |
시호 | 없음 | |
출생 | 미상 | |
사망 | 미상 | |
성별 | 여성 | |
직업 | 무속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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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조선 말기의 무녀.진령군이라는 봉호와 여성이라는 사실만 알려져 있을 뿐, 출생 연도나 출생지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군(君)으로 봉해지는게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닌데다가 조선 초기도 아닌 말기를 살았던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그 정체를 추적할 수 있는 자료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야사에 따르면 본명이 이성녀 또는 박창렬이라 하고 원래 이씨 성이었지만 이름을 버린 무당이라 하기도 하는 등 이름에 대하여 몇 가지 추측이 있지만 어느 것도 분명한 근거는 없다.
2. 역사
1882년 임오군란 때 성난 군사들에게 죽을 뻔한 명성황후가 충주 장호원까지 도망갔다 50여 일만에 환궁하였다. 이때 왕비는 한 무녀를 데리고 왔고 고종은 ‘진실로 영험하다’는 뜻의 진령군이란 작호를 내렸다.진령군이 이토록 파격적인 출세를 한 계기는 왕비가 죽음의 공포와 절망 속에서 지낼 때 점을 쳐 주었기 때문이다. 왕비가 숨어 지내기 하도 갑갑하여 민응식이 불러온 무당이 진령군이었는데 자칭 관우의 딸이라 하였다 한다. 이때 진령군은 왕비가 자신과 만난 날로부터 50일 이내에 환궁할 것이라며 상당히 구체적인 정보를 알려줬는데, 우연의 일치인지 그녀가 예언한 그 날짜에 환궁하게 되자 왕비를 따라 나선 것이다.
그후 궁중의 무녀가 되어 왕실을 위해 산천 기도, 굿과 제사를 맡았다. 이렇게 신분상승을 한 그녀는 양반을 벼슬에 임명하고 내쫓는 것도 마음대로일 만큼 권세를 휘둘렀다. 진령군에게는 김창렬이라는 아들이 있었는데, 당상관의 관복을 입고 다니며 실세 노릇을 하자 조정의 고위 관료들 중 몇몇은 진령군과 의남매를 맺거나 의자(義子)가 되기까지 했다[1].
허약한 세자(순종)의 병을 고치기 위해 굿을 하고 금강산 1만 2천 봉마다에 쌀 한 섬과 돈 열 냥씩을 바쳤다고 한다. 또한 자신이 관우의 딸이라고 자칭하면서 나랏돈으로 서울 북방에 관우 사당인 북묘를 건립하고 이곳을 본거지로 삼아 억만금을 벌었는데, 왕과 왕비는 여기 자주 찾아와 점도 치고 굿도 하였다.
진령군의 세도가 세상을 흔든지도 어느덧 11년. 대담무쌍하게 목숨을 걸고 진령군을 통렬히 규탄하는 상소를 올린 선비가 있었으니 사간원 정언 안효제였다. 고종은 대노하여 그를 추자도로 귀양 보냈다. 3년 뒤 안효제는 귀양이 풀렸고 다시 벼슬이 내려졌으나 사양한 후 낙향했다. 이후로 강직한 선비들이 앞다투어 그녀를 탄핵하는 상소문을 올렸으나, 도승지가 감히 고종에게 올리지 못하고 쌓아 두고 있었다.
고종 31년(1894년) 청일전쟁에서 일본의 승리로 친일 내각이 들어서자 개화파 새 정부는 진령군을 잡아 들여 옥에 가두었다가 진령군이 모아 놓은 억만금을 모두 몰수한 뒤 풀어 주었다. 그녀는 북묘인 관우 사당에서도 쫒겨나 삼청골 오막살이에서 숨죽이고 근근이 살다가 이듬해 8월 을미사변 때 일본인들 손에 강력한 후원자였던 명성황후가 시해되자 그 충격인지 따라 죽었다...는 것이 맹꽁이 서당의 서술이다. 왕비 사후 모든 권력과 재물을 잃게 되었고, 도승지가 그 동안 쌓아 두고 있었던 상소문들이 한꺼번에 올라감과 동시에 지석영이 진령군을 주륙하여 머리를 도성에 매달 것을 청한 상소문[2]까지 올라가 신변의 안위마저 없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그 이후 어떻게 되었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는데, 조선왕조실록 기준으로 진령군이 어떤 최후를 맞았는지 정확하게 기록된 바가 없다. 진령군에 대해 다루고 있는 마지막 기사는 엉뚱하게도 고종 41년에 당시 법부대신 이하영이 이유인 등을 처벌할 것을 아뢰면서 안효제의 예를 든 것이다. 야사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에서는 지석영의 탄핵에 의해 사형당했다는 야사를 채택했으나 이는 근거 부족으로 진작에 탈락된 카더라이고, 대개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지방의 벽촌으로 숨어들어가 쓸쓸하게 생을 마감하지 않았겠느냐고 추측하고 있다. 사망연도가 1896년이라고 알려진 것도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에서 채택한 사형설의 영향이 큰데, 해당 연도는 단지 행방불명된 날짜를 가지고 작가가 임의로 추정한 날짜일 뿐, 사형설과 직접 연관된 것도 아니다. 공식적으로는 '생몰년도 미상'으로 본다.
3. 매체에서
- MBC 《조선왕조 500년 - 대원군》에서는 권은아가 연기했다. 여기서는 설아란 이름으로 나오며 유대치의 제자로 설정되었다. 실제 진령군과는 정반대로 일찍 개화사상에 눈을 떠 명성황후의 가정교사 노릇을 하고 명성황후가 서양 외교관들을 만날 때 영어로 통역도 하는 등 신여성으로 나온다. 김홍집과 썸을 탔으나 을미사변 당시 명성황후를 보호하다가 일본 낭인들의 손에 죽었다.
- KBS1 《찬란한 여명》에도 등장한다. 배역은 김경아라는 배우가 맡았다.[3] 이 드라마에선 효옥이라는 이름으로 나온다. 본래는 춘선이라는 기명을 가진 평양의 관기로, 7살 때 아버지가 누명을 쓰고 곤장을 맞아 죽고, 기적에 오르게 되었다. 천주교를 믿고 있었고, 개화사상에도 눈을 떴는데, 그로 인해 박규수의 추천으로 유홍기의 문도가 되어 개화파의 인물들과도 교류를 했다. 그 과정에서 이 드라마 초 - 중반부 주인공 급이라 할 수 있는 이동인과의 로맨스도 있게 된다.
민자영에게 개화 사상을 심어주기 위해 무당으로 민자영에게 접근하였다. 그러다가 역사대로 임오군란 때에 공(?)을 세워 진령군에 책봉된다. 이로 인해 스승인 유홍기에게 책망을 듣게 되고, 김옥균, 박영효 등의 2세대 개화파들과도 척을 지게 된다.
이후 본격적으로 타락하여 역사대로 매관매직 등의 여러 악행들을 일삼는다. 갑신정변 이후에는 일본으로 망명한 김옥균을 암살하기 위해 여러 차례 음모를 꾸미기도 한다. 최후엔 갑오개혁 이후 흥선대원군을 암살하기 위해 자객을 고용하여 운현궁으로 침투시켰으나 실패하였고, 결국 이에 단단히 빡친 흥선대원군의 명으로 저잣거리 한복판에서 참수당하게 된다. 참수형이 집행되기 전에 백성들에게 돌을 맞는다.
- 객주 소설이나 만화책, 이걸 원작으로 한 KBS2 《장사의 신 - 객주 2015》에도 나온다. 여기선 매월이가 진령군이 되는데 김민정이 맡았다. 이 원작소설이나 드라마는 픽션과 역사적 사실을 버무린 드라마다 보니 천봉삼을 좋아하던 주모였다가 갑자기 무당이 되는 등 실제와는 다른 내용도 있다.
- KBS2 《명성황후》 103화에도 명성황후(최명길 분)가 무당(이름은 나오지 않는다)을 불러 궁에서 굿판을 벌이는 장면이 나오는데, 여기서는 일본 공사 이노우에(박근형 분)로부터 차관을 들여와 일본을 견제하기 위한 비자금으로 쓰려는 것을 가리기 위한 눈속임으로 굿판을 벌이는 것으로 나온다. 이 무당과 이야기가 진령군을 모티브로 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 뮤지컬 명성황후에서는 아이를 낳지 못해 고심하던 명성황후가 진령군을 불러오라며 임신을 비는 '수태굿' 장면이 있는데, 이것은 고증오류. 차남인 순종이 태어난 것이 이미 1874년 일인데, 명성황후가 진령군을 만난 것은 1882년의 일이기 때문.
- 대체역사소설 고종, 군밤의 왕에서는 주영공사로 부임한 이호준이 영국 귀부인들 사이에서 심령주의가 유행한다는 것을 알고 요샛말로 표현하면 민간 외교관으로 써먹기 위해 유학생으로 데려와 사교계에 풀어놓았다. 동양의 신비라고 하면 껌뻑 죽는 사람 한가득이라 이런저런 잔재주를 사용해 '신령의 참 주인(Mistress of Spirits)'[4]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으며 귀부인들의 강령회에 단골 손님이다. 독일의 황태자비 빅토리아도 황태자의 수술 문제로 상담을 청할 정도이다. 영국에서 알레이스터 크로울리를 제자로 들여 오컬트 단체 황금개벽회를 세웠다. 알레이스터는 스승이 사기라는 걸 반쯤 직감하고 있지만, 그래도 뭔가 배울 게 있지 않을까 해서 계속 붙어 있는 중. 그 뒤로도 영국에 머물고 있으며 외국의 과학자를 조선에 데려가고자 하는 안양대군을 만나 치올코프스키와 퀴리 부부에 대해 알려준다. 작중 서술을 보면 그냥 흔하디 흔한 사기꾼 무당인 듯하나, 은근히 맞는 예언을 하거나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주는 일이 꽤 많다.[5]
- 네이버 웹툰 미래의 골동품 가게에서는 ‘진무군’이라는 이름의 캐릭터로 재탄생되었다.
- 천개의 비밀 어메이징 스토리 179화에서 진령군을 다루고 있다.
[1] 그런데 매천야록에 의하면 이 의자들 중에서는 무려 진령군과 불륜(!)을 저지른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2] 해당 상소문은 지석영이 살아생전 표현했던 의사표현 중 가장 격렬한 수위였던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3] 해당 배우는 후일 왕희지라는 예명으로 활동하게 되는 배우이다. MBC 드라마 아현동 마님에서 주연을 맡았던 적이 있으나 드라마 내용과 본인 연기력이 혹평을 받으면서 이후로 뚜렷한 연기 활동은 없다.[4] 진령군(眞靈君)을 그대로 직역한 칭호다.[5] 이 작품이 히틀러도 개과천선시켜 세계평화에 헌신하게 되는 등 ‘선의’가 작품 주제인지라 이렇게 잘 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