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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대한민국의 전통악기.가야금(伽倻琴) 또는 '가얏고'라 불리며 중국의 쟁이나 일본의 고토와 같이 동아시아의 전통음악에서 널리 쓰이는 지터(Zither)류의 현악기이다. 국악에 쓰이는 발현악기 중에서는 거문고와 함께 인지도가 가장 높으며, 비교적 배우기 쉽고 주법이 다양해 인기가 높다.
가야금은 크게 정악 가야금[1]과 산조 가야금 두 종류로 나뉜다. 정악 가야금은 궁중 음악이나 풍류 음악 등 정악 연주에서, 산조 가야금은 민요 반주나 산조, 시나위 연주에서 쓴다. 침향무를 비롯한 현대 창작 국악에서는 산조 가야금을 많이 쓴다. 개량 가야금에 대해서는 개량 가야금 문서 참고.
2. 부위별 명칭
가야금에는 부위별로 명칭이 있다. 알아두면 배우는 데에 도움이 된다.2.1. 산조 가야금
2.1.1. 앞부분
- 좌단: 오른손을 올려놓는 곳이다. 흔히 소뼈, 옥 등으로 장식한다.
- 현침: 오른손의 새끼손가락과 맞닿아 있는 곳이다.[2]
- 안족: 기러기 발처럼 생겼다고 해서 안족(雁足)이라고 한다. 가야금을 조율할 때면 안족을 옮겨 조율한다. 쉽게 생각해서 브릿지라고 이해하면 된다. 안족 오른쪽이 줄을 뜯고 튕기는 곳이고 안족 왼쪽이 농현, 퇴성 등을 하는 곳이다.
- 줄뭉텅이: 학슬과 붙었는데 줄이 끊어지면 줄뭉텅이를 풀어서 돌괘까지 잇는다.
- 학슬: 학의 무릎처럼 생겼다고 해서 학슬(鶴膝)이라고 한다.
- 부들: 학슬과 연결되었다. 줄을 당길 때면 부들을 잡고 당긴다. 부들이 풀어지면 보기 영 좋지 않으니 항상 예쁘게 묶어 주면 좋다.
- 봉미: 봉황의 꼬리처럼 생겼다 하여 봉미(鳳尾)라고 한다. 부들을 넣을 수 있는 구멍이 뚫려 있다.
2.1.2. 뒷부분
- 돌괘: 줄이 시작하는 가장 첫 부분. 돌괘를 돌려 미세한 음정을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조율할 때는 되도록 안족을 쓰자.
- 울림통: 가야금을 뒤집어 보면 중간에 있다. 이곳에서 소리가 나온다고 보면 된다. 악기를 옮길 때 손잡이로도 쓴다.[3]
2.2. 정악 가야금
정악 가야금은 산조 가야금과 비슷하지만 다른 점도 있다.2.2.1. 앞부분
- 양이두: 정악 가야금의 봉미이다. 양의 귀, 혹은 뿔처럼 생겼다고 해서 양이두(羊耳頭)라고 한다.[4]
2.2.2. 뒷부분
- 울림통: 정악가야금은 오동나무를 통으로 파놓은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공명혈이 굉장히 넓다. 현재 정악가야금은 통으로 파서 만들지 않는다.
입시용 악기를 제작하는 악기사에서는 울림통 부분에 금장을 찍어서 붙이기도 한다. 하지만 소리에는 딱히 지장이 없다.
2.3. 25현 가야금
전통적인 12현 가야금을 발전시켜 만든 현대적인 악기. 기존의 가야금보다 현의 수가 두 배 이상 많아, 보다 넓은 음역대와 풍부한 음색을 가지는 것이 특징이다. 20세기 후반에 개발 되었으며, 국악 뿐만 아니라, 재즈,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에서 사용이 되고 있다.25현 가야금이나 18현 등 개량 가야금에서는 부들이 없다.
2.3.1. 앞부분
- 좌단: 개량 가야금은 좌단이 뚜껑처럼 되어 열고 닫을 수 있다! 자석으로 고정할 수 있게 했다.
- 핀: 개량 가야금은 부들이 없는 대신 핀으로 조율한다. 핀의 모양은 악기사마다 다르기 때문에 전용 조율기가 있는데 조율기를 잃어버리면 같은 회사 제품이 아닌 한 다른 사람의 조율기를 빌릴 수가 없다. 그러므로 조율기를 잘 챙기자. 그래서 대부분은 조율기를 뚜껑 밑에 가죽으로 만든 굵은 줄 비슷한 것을 달아 그곳에 끼워 놓는다.
- 돌괘: 개량 가야금의 맨 밑에 있으며 산조 ,정악가야금과 같이 돌려서 음정을 조절하지 않는다. 그냥 줄을 고정하는 용도.
3. 역사
가야의 전신 변한 지역인 창원 다호리 유적지를 비롯해 영남 여러 지역에서 거문고 판과 비슷한 목판 유물이 출토됐는데, 이 현악기를 가야금의 원형으로 추정하는 시각이 있다.가장 오래 된 기록은 역시 삼국사기. 가야금은 거문고, 향비파와 함께 신라삼현 중 하나라고 소개한다.
많은 사람들이 가야금을 만든 사람은 우륵이라고 생각하고, 김훈의 소설 《현의 노래》에도 우륵이 가야금을 제작했다고 하였다. 그러나 어떤 기록에도 우륵이 가야금을 직접 제작했다고 나오지 않는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가야금은 가야의 임금 가실왕이 중국의 쟁[5]을 본 따 제작했다. 우륵은 가실왕의 명을 받들어 '가야금곡'을 만들어 바친 인물이다.
3월, 임금이 지방을 돌아보다가 낭성(娘城)에 묵으며, 우륵(于勒)과 그의 제자 이문(尼文)이 음악을 잘한다는 말을 듣고 그들을 특별히 불렀다. 임금이 하림궁(河臨宮)에 머무르며 음악을 연주하게 하니, 두 사람이 각기 새로운 노래를 지어 연주하였다. 이보다 앞서 가야국 가실왕(嘉悉王)이 열두 달의 음률을 본떠 십이현금(十二弦琴)을 만들고, 우륵에게 명하여 악곡을 만들게 했었다. 나라가 어지러워지자 우륵은 악기를 가지고 우리에게 귀순하였기에, 그 악기의 이름을 가야금(加耶琴)이라 하였다.
『삼국사기』 제4권 신라본기 제4 진흥왕
『삼국사기』 제4권 신라본기 제4 진흥왕
가야금도 중국 악부의 쟁(箏)을 모방하여 만들었다. 『풍속통』에서 "쟁은 진(秦)나라 악기다."라 하였고, 『석명(釋名)』에서는 "쟁은 줄을 높이 걸었기 때문에 소리가 쟁쟁하며 병(幷), 양(梁) 두 주(州)의 쟁은 모양이 비파와 같다."고 하였다. 부현(傅玄)은 "위가 둥근 것은 하늘을 상징한 것이고, 아래가 평평한 것은 땅을 상징한 것이며, 가운데가 빈 것은 육합(六合)을 모방한 것이고, 줄과 괘는 12달을 모방한 것이니 이야말로 어질고 슬기로움을 상징하는 기구이다."라 하였다. 완우(阮瑀)는 "쟁의 길이는 6자이니 이는 율의 수에 맞춘 것이고, 현은 12줄이니 이는 사계절을 상징한 것이며, 괘의 높이는 3치이니 이는 삼재(三才, 천ㆍ지ㆍ인)를 상징한 것이다."라고 하였다. 가야금이 비록 쟁의 제도와 조금 다르기는 하나 거의 그것과 유사하다.
『삼국사기』 제32권 잡지 제1 악(樂)
『삼국사기』 제32권 잡지 제1 악(樂)
그러나 국립국악원의 연구에 의하면 가야금은 가실왕이 중국의 쟁을 본 딴 것이 아니라고 한다. 중국 역사서 정사 삼국지에서 변진(弁辰)의 현악기가 기록되어 있고, 가야금 등장 이전 사람인 물계자와 백결선생이 금(琴)을 뜯었다는 기록이 있고, 가야금 등장 이전 시대 양식의 신라 토우(土偶) 중 가야금과 비슷한 악기를 타는 모습이 있다. 그래서 가야금은 기존부터 있던 한민족 고유의 현악기가 가실왕 때 중국의 쟁을 참고하여 발전했을 뿐, 중국의 쟁을 본 딴 것이 아니라고 한다. # #
삼국사기 기록에 따르면 가야가 망하자 우륵은 가야금을 들고 신라에 귀순하여 당시 왕인 진흥왕에게 받아달라고 했다. 가야의 음악은 망국지음(나라를 망하게 한 음악)이라고 신하들이 극구 반대했으나, 진흥왕은 "가야가 쇠한 것은 가야 왕이 음란해서 그렇지 음악 때문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우륵에게 집과 땅까지 주어가며 편히 살게 해주었다고 한다. 그 후 법지, 계고, 만덕을 보내서 우륵의 제자가 되게 하였다. 그들은 우륵의 가야금곡 11곡을 "음악이 번잡하고 음탕하다."라고 말하면서 5곡으로 뜯어 고치는 하극상을 저질렀다. 물론 우륵은 처음엔 화를 냈지만 다 듣고는 "즐겁지만 난잡하지 않고(樂而不流) 슬프지만 비통하지 않다(哀而不悲)." 하면서 칭찬했다고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악기가 정악 가야금. 산조 가야금이 언제 만들어졌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조선 후기 민속악이 발달하는 과정에서 가야금 산조가 발달하자 그에 맞게 정악 가야금을 개량했다고 여긴다.
일본 왕실 보물창고 정창원이 소장한 가야금 |
현대 가야금의 원류가 되는 신라시대 가야금이 일본의 정창원에 한 기가 보존되어 있는데, 일본에서는 이 악기를 '신라금/신라고(新羅琴, 시라기고토)'라고 부른다. 정창원 신라금 참고.
이렇게 가야금은 가야를 정복한 신라를 거쳐 현대 대한민국까지 이어졌다. 정작 신라에서도 신라금이라는 조금 다른 자국의 금(琴)이 었었는데도 가야금만 쭉 현대까지 이어짐은 얄궂은 일이다. 삼국시대 내내 비교적 존재감이 약한 가야였지만 국악계에서는 독보적인 영향을 남긴 셈.
동아시아 전통 발현악기들 중에서는 가야금과 비슷하게 생긴 것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가야금의 안족 역할에 해당하는 부품을 설치하는 방식. 이는 해당 악기들이 쟁의 영향을 받았거나, 또는 쟁에서 파생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현대에는 전자 가야금도 나왔다.
3.1. 우륵이 만든 가야 12곡조
- 상가라도
- 하가라도
- 보기
- 달기
- 물혜
- 사물
- 상기물
- 사자기
- 거열
- 사팔혜
- 이사
- 하기물
4. 악기를 고르는 법
전공자라면 이에 대해 어쩔 수 없이 자연스럽게 알게 될 터이니 크게 고민이 없으나 아마추어라면 다르다. 취미로 가야금을 연주하는 사람이라면 보통 산조가야금을 탈 터이므로[6] 이를 기준으로 설명하고자 한다.악기를 구매하는 방법은 대충 악기사 범위를 정해둔 뒤 네 가지 길을 선택할 수 있다.
- 1. 인터넷
간편하지만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없으므로 악기사가 싼 악기를 비싼 악기로 속여 팔아도 알아차리기 어렵고, 자신이 추구하는 소리와 맞지 않는 소리를 가진 악기가 올 수 있다. 50만 원 이하 저가라고 해도 악기마다 소리가 다르기 때문에 추천하는 방법이 아니다. 가격대가 나가는 전공자용 악기라면 더더욱 직접 보고 사야 한다.
- 2. 강사
강사가 주로 알고 지내는 악기사에서 사오는 것이다. 이 경우 전공자의 귀로 좋은 악기를 가려 뽑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혹시라도 나쁜 마음을 먹은 강사가 싼 악기를 비싼 악기로 속인다면 손해를 볼 수 있고 이를 수강생이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단점이다. 통상 악기 가격의 10%를 소개 비용으로 챙기기도 한다.
- 3. 직접 악기사에서 구매
혼자 악기사에서 구매할 경우 소리는 들어볼 수 있지만, 섬세한 소리의 차이는 웬만한 음감의 소유자가 아니라면 알아차리기 힘들고 악기 판매자가 저가 악기를 고가 악기로 속일 위험도 존재하기 때문에 결국은 2번으로 귀결된다.
- 4. 중고 악기 구매
이 방법은 악기에 대해 어느 정도 아는 사람만이 가능하다. 오동나무 재질의 국악기는 칠을 하지 않고, 그 재질의 한계로 인해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낡고 병드는 '소모품'이다. 즉, 중고품 가격이 바이올린과는 달리[7] 현저하게 떨어진다. 그만큼 악기의 소리가 쉽게 변질되기 때문이다. 판이 두껍고 질이 좋으며 관리를 잘 한 가야금이라면 소리가 10년 이상 아름답게 유지되지만, 대부분의 악기가 3년이면 소리가 예전만 못해진다. 특히 현으로 쓰이는 명주실은 합성섬유가 아닌 자연섬유이므로 철이나 나일론 줄에 비해 금방 소모된다. 따라서 중고로 악기를 사려면 악기 소리를 듣고 좋고 나쁨을 판별할 만한 귀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자금이 30~40만 원밖에 없다면, 중고 사이트에 올라오는 가야금을 구매하는 것이 나쁘지 않은 선택일 수 있다. 어차피 그 가격대 가야금이면 연습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경우 절대 오래되어 보이는 가야금이나 관리가 안 되어 줄이 끊어지고 안족도 쓰러지고, 판이 갈라지고, 여기저기 망가진 가야금을 구매해서는 안 된다. 잘 눈팅하면 누가 봐도 새 악기에 고급스러워 보이는 악기가 20~40만 원에 올라오기도 하므로 잘 노려보자. 잘 모른다면 중고 악기는 최대한 신품에 가까운 악기를 사야 한다. 물론 새 거에 가까운 악기라도, 울림통 상판이 갈리진 악기는 땔감에 불과하므로 구매하여서는 절대 안 된다. 판매자에게 많은 사진을 요구하고, 가능한 한 직거래를 시도하자. 잘만 노리면 몇 백만원짜리 악기를 몇 십만원에 살 수 있다.
또한 악기사를 선택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전공자, 특히 입시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서울시 양재동의 K악기사는 입시용 악기를 사기에 적절할지 몰라도 취미생들이 타기에는 악기의 가성비가 매우 나쁘다. 특히 현이 잘 끊기고 판이 얇다는 견해가 많기에 취미용으로는 더욱 부적절하다. 자신이 가야금을 사는 목적을 생각해보자.
똑같은 체인점이라도 서울 강남에 있는 체인점이 지방에 있는 체인점보다 가격이 비싼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이는 그 가게의 월세가 비싸기 때문이다. 국악기 또한 다르지 않은데, 월세가 비싼 악기점의 악기는 소리에 비해 비싼 경우가 많다. 물론 반드시 그렇다고는 이야기할 수 없지만, 지방이나 외곽의 악기사가 가성비가 좋은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절대적인 것은 아니고, 지방에 있다고 해도 굉장히 고가에 악기를 판매하는 곳 또한 많다.
현을 고르는 것도 중요한데, 크게 합성섬유줄과 명주실로 나뉜다. 합성섬유줄(폴리에스테르)은 농현을 할 적에 명주실과 감각이 크게 다르고, 음색이 국악계가 추구하는 특유의 성음[8]과 멀어진다는 단점이 있으나, 음량이 크고 관리를 하지 않아도 거의 수명이 반영구적이다. 이에 비해 명주실은 가야금 고유의 음색을 느낄 수 있지만 잘 끊어지고 대체로 가격도 비싸며 관리도 어렵다.
명주실도 크게 보면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첫 번째는 일반적인 실크로 사용되는 얇은 명주원사를 그대로 사용한 것이다. 명주현이 많이 들어가므로 강성이 높아지고 농현이 힘들다, 대신 제작 단가가 저렴해진다. 일반 명주실로 판매되는 명주실이 이것이다. 두 번째는 악기용으로 특별히 제작된 두꺼운 명주 원사를 성글게 꼬은 것이다. 농현도 잘 되어 남자 연주자들에 비해 손힘이 약한 여자 연주자들이 좋아하지만 값이 비싸다. 이런 명주실을 국산이라고 대부분 악기사에서 홍보하나, 원사의 원산지는 국산인 경우가 매우 드물다. 그러나 개인용 악기를 사고 계속 사용한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명주실 가야금을 써야 하므로 처음부터 명주실 악기를 사고 관리 방법을 배우는 것이 좋다. 합성섬유줄 악기는 주로 학교나 학원에서 강습용으로 쓰인다. 단, 17현 이상인 가야금은 현의 얇기를 줄일 수 있는 한계가 있어 명주실을 이용하지 않는다.
다른 요소에 비해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지만, 뒷판의 재질 또한 소리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이다. 산조 가야금의 뒷판은 밤나무를 사용하는 게 정석이다. 그러나 밤나무의 단가가 높아져, 현재는 고가악기에는 밤나무를 쓰고, 저가 악기는 소나무나 알마스카, 수입 백합(포플러)를 사용하는 게 국악기 업계의 표준이다. 현재는 알마스카도 단가가 높아져 오동나무를 사용해 공명현상을 높인 벙벙대는 가야금이 시중에 많이 유통된다. 두 나무는 물결무늬에서 차이를 쉽게 알 수 있는데, 밤나무는 세로 무늬가 검은색으로 짙게 선명한 반면 알마스카나 소나무는 굉장히 매끈하여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여기서 함정이 있다. 어차피 제작 공정은 같기 때문에 알마스카, 소나무, 포플러 뒷판도 소리가 좋으면 200만원 이상의 고가악기로 판매된다. 뒷판이 밤나무라고 꼭 소리가 좋지는 않고 알마스카라고 꼭 나쁘지는 않기 때문이다. 만들고 보니 소리가 좋으면 고가품이 되는 것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이치다.
또한 악기에 봉황 무늬, 당초 무늬로 된 금박 스티커를 장식한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안족이나 봉미에도 이런 장식이 된 악기가 많은데, 예쁘기는 하지만 소리에는 하등 영향을 주지 않는, 그야말로 쓰잘데기 없는 '장식'에 불과하다. 오히려 나쁘면 나쁘지, 좋을 리가 없다. 이런 장식을 기준으로 악기를 판단하지 않도록 하자. 오히려 몇몇 악기사는 그 악기사의 최고가 가야금에 일부로 금박 장식을 하지 않고 소박하게 장식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가끔은 인두질을 한 뒤 거문고나 고토처럼 대패질로 물결무늬를 내는 가야금도 있는데, 가야금은 상판이 얇아 이런 제작방식은 소리에 좋은 영향을 주지 않는다.
악기의 가격대는 악기사마다 다르나, 최저 30만 원에서 최고 3000만 원까지 가격 차이가 매우 크다. 가야금은 5~10년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소모품에 불과하면서 특히나 악기 가격이 비싼데, 정석적인 입시보다 서울대를 위시한 인서울대학을 비교적 쉽게 갈 수 있는 국악과를 보내는 것을 목적으로 자식에게 가야금을 시키는 부자 부모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 업체(양재동 K사)가 입시용 가야금 생산을 독점하다시피 하여 그 업체가 가격을 올리는 대로 가격이 계속 올라가는 형국이다. 이런 가야금을 안족, 현을 지속적으로 바꿔주고[9] 악기도 때가 되면 바꿔주어야 한다. 특히 전공생이라면 정악 가야금, 25현 가야금, 18현 가야금 또한 구매해야 하므로 전공은 어지간한 중산층으로는 택도 없고, 최소 전문직 가정에서나 가능하다. 거기에 레슨비도 추가된다. 혹시 전공할 생각이 있다면 영재급의 재능이 있거나 부모가 가야금 장인이 아닌 이상 정말 진지하게 고려하길 바란다.
취미로 가야금을 시작한다면 악기 가격은 100만 원 이하로 산정하는 것이 적당하다. 물론 본인이 돈이 넘쳐난다면 전공자들이 사용하는 2천만 원짜리 최고급 가야금을 사도 상관없겠지만, 실력이 안 된다면 그 소리를 살릴 수 없으며, 가야금을 취미로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처음부터 과하게 비싼 악기를 사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명심할 것은, 악기의 가격이 2배 비싸다고 해서 소리가 갑절로 좋지는 않다는 점이다. 미묘하게 소리가 커지고, 여음이 길어지고, 음색이 풍부해지는 정도다. 악기를 고를 때에는 내가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의 폭을 정하고, 악기사에 가서 그 가격대에 맞는 악기를 보여달라고 한 뒤 그 중에서 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부분 악기사는 악기마다 가격을 정하지 않는다. 50만 원, 100만 원, 200만 원, 500만 원 정도 가격대를 미리 설정해두고 만들어진 악기를 그 가격대에 맞게 편입시킨다. 만약 내가 50만 원짜리 악기를 사려 한다면, 그 중에서 특히 소리가 좋은 악기가 분명 있을 것이다. 이런 악기는 50만 원짜리 악기의 평균보다는 소리가 좋지만 100만 원을 받기에는 부족하여 50만 원으로 산정된 예이다. 이런 악기를 고른 경우 악기를 잘 골랐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그 악기사의 평균적인 악기 가격이 지나치게 높지 않다는 전제 하의 이야기이다.
가야금은 수명이 10년 남짓한 소모품이지만, 판을 얇게 만드는 악기사가 늘어나면서 악기의 수명을 그보다 더 짧게 보기도 한다. 그러나 습도와 온도를 잘 관리해주고, 악기장이 좋은 목재로 정성을 들여 만든 악기는 30년을 가기도 한다.
5. 구조
정악 가야금은 160 cm 정도 되는 몸통 위에 현 12줄을 가로로 얹고 기러기발(안족)로 받친 형태이다. 몸통은 오동나무를 통으로 파서 만든다. 현은 연주자의 몸에 가까운 곳이 가장 가늘고 아래로 갈수록 굵어진다. 조율은 기러기발을 좌우로 옮기거나 오른쪽 아래에 있는 '돌괘(줄감개)'를 돌려 현의 팽팽한 정도를 조정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업체가 악기를 조립해서 만들며, 현재 통을 파서 정악 가야금을 만드는 악기사는 매우 드물다.산조 가야금은 나무 하나를 통으로 파서 만든 정악 가야금과는 다르게 앞판과 뒷판을 연결하여 속이 빈 형태로 만들었으며, 가장 큰 외형의 차이로는 양이두가 없어지고 양이두가 있는 곳에 봉미가 자리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앞판은 오동나무를 쓰며, 뒷판은 보통 밤나무를 이용한다. 저가의 악기인 경우 뒷판에 알마스카나 소나무를 사용하기도 한다. 고가의 악기인 경우 느티나무가 뒷판에 사용되기도 한다. 높이는 대략 145cm이며, 가로폭 또한 정악 가야금에 비해 좁다.
6. 거문고와의 차이
비슷한 악기인 거문고와의 차이점 몇 개를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줄 수: 가야금 12줄, 거문고 6줄. 줄 굵기도 거문고가 압도적으로 굵다.
- 브릿지 형태: 가야금은 줄 하나에 안족이 하나씩 있지만 거문고는 줄 3개는 가야금과 비슷한 형태로, 나머지 3개는 기타 플랫과 비슷한데 훨씬 높이가 높다.
- 전반적인 주법: 맨손으로 타는 가야금과 다르게 거문고는 '술대'라는 대나무 막대기로 탄다. 술대는 기타 피크같은 역할(플렉트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 악기 길이: 산조 가야금<거문고
- 안쪽에 바르는 것: 거문고는 줄이 더 부드럽게 움직이라고 양초를 바르지만 가야금은 줄이 움직이지 말라고 송진을 칠한다.[10]
거문고가 악기 특성상 투박하고 묵직한 베이스 역할이라면, 가야금은 섬세하고 여린 기타와 비슷하다. 주법 면에서도 거문고는 힘있게 연주하고 가야금은 부드럽게 연주하는 방식이 많다. 가야금이 여자라면 거문고는 남자라고 비유하거나 한반도의 남부와 북부를 대표하는 악기들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7. 조율
조율법은 연주할 곡에 따라 다르다. 아래 조율법은 연주자의 몸 바깥쪽, 즉 낮은 현이 왼쪽이다.7.1. 정악 가야금
- 영산회상의 군악 조율
㣴 㣖 㣡 㣩 㣮 㑀 㑬 㑣 㑲 黃 太 仲
타령이 끝난 후 바로 군악으로 넘어갈 때는 군악 2장쯤에서 오른손으로는 음악을 연주하면서 동시에 왼손으로 안족을 옮겨 다시 조율한다. 미리 안족이 움직일 공간이 있도록 조율해 둬야 하며, 그와 동시에 오른손 연주를 틀리지 않으면서 왼손으로는 정확한 위치로 안족을 옮길 수 있는 섬세함과 민첩함이 요구된다.
- 만파정식지곡
㣴 㣖 㣩 㣮 僙 㑀 㑬 㑣 㑲 黃 太 仲
7.2. 산조 가야금
악곡마다 조율법이 따로 있는 창작국악의 경우를 제외하면 대체로 다음과 같다.㣴 㣡 㣩 僙 㑀 㑖 㑣 㑲 黃 太 仲 林 |
산조 가야금의 구음은 유파별로 차이가 있으나, 대표적으로 고 김죽파 선생이 사용하신 구음은 다음과 같다(참고 자료).
(저음, 아래쪽 줄 부터) 청 흥 둥 당 동 징 땅 지 찡 칭 쫑 쨍 |
저 구음들 하나하나는 각 줄을 지칭하는 것으로, 줄을 눌러서 소리를 올리거나 하는 경우도 구음이 바뀌지 않는다. 대신 구음을 내는 사람이 음정을 올려 소리내는 식. 만약 농현이 있는 곳이라면 역시 구음 내는 사람이 소리를 내면서 바이브레이션을 섞는다. 이런 식으로 구음을 하다 보면 가야금 산조는 한바탕 노래가 된다!!
이렇게 말하면 못 알아들으니까 쉽게 풀어 설명하자면 '레솔라 레미솔라시 레미솔라' 이다.[13]
7.3. 25현 가야금
보통 연주하는 곡에 따라 조율이 바뀐다. 다장조 기준으로 조율하면- E-F-G-A-B-C-D-E-F-G-A-B-C-D-E-F-G-A-B-C-D-E-F-G-A
8. 연주법
편하게 가부좌를 틀고 앉고 가는 현 쪽이 몸쪽으로 오게 하여 악기의 오른쪽 끝을 무릎에 얹는다. 이후는 두 악기가 조금 다른데, 정악 가야금은 오른쪽에 현이 받쳐져 있는 튀어나온 부분[14]에 오른손 소지를 얹고 나머지 손가락으로 현을 밀어내며 타며, 산조 가야금 또한 현침에 새끼손가락을 대고 손가락으로 현을 뜯으며 탄다. 왼손으로는 안족 왼쪽의 현을 다룬다.8.1. 주법과 부호
8.1.1. 정악 가야금
- 일반적 주법: 현침에 소지(새끼손가락)를 대고 식지(둘째 손가락, 검지)로 현을 바깥에서 안으로 밀어서 탄다.
- ㅡ: 무지로 현을 안에서 바깥으로 미는 표시. 손목을 들어 손을 세워주고, 식지로는 한 현 건너 현을 지지한다.
- ㅣ: 장지로 현을 바깥에서 안쪽으로 미는 표시. 주로 저음에서 많이 사용된다.
- ○: 무지와 식지로 고리를 만든 다음 식지 손톱으로 현을 퉁겨 내는 표시. 이 때 타고자 하는 현의 안쪽(몸쪽) 현을 엄지로 살짝 눌러야 소리가 잘 난다.
- 8: 중지, 장지, 식지, 소지를 모두 무지로 받치고 소지부터 차례로 같은 현을 박자에 맞게 튕겨주는 표시. 괄호 안이 한 정간이라고 하면 (소지 명지) - (장지) - (식지)의 순. 수연장지곡 1장에 나오기 때문에 정악 가야금을 배우다 보면 이 주법이 많이 익숙해진다.
- 슬기둥: 해당 음의 한 옥타브 아래 음보다 한 음 위 음을 식지로 한 박 연주해 중 다음, 두 번째 박에서 해당 음의 한 옥타브 아래 음을 장지로, 해당 음을 중지로 동시에 '두둥' 하고 연주한다. 옥타브 아래 음이 없는 경우는 쓰이지 않지만 㣩에서는 예외적으로 한 옥타브 아래 음 대신 가장 아랫줄과 그 윗줄을 사용해서 쓰인다. 악보상 부호는 ㄱ.
- 싸랭: 해당 음의 한 옥타브 아래 음을 식지로, 해당 음을 무지로 동시에 '두둥' 하고 연주해 준다. 악보상 부호는 ㅋ.
- 추성: 해당 음을 뜯은 후 왼손으로 현을 눌러 음을 높여준다. 악보상 부호는 扌(재방변).
- 퇴성: 해당 음을 뜯은 후 왼손 무지 아래쪽과 식지로 현의 안족 왼쪽 부분을 껴쥐고 오른쪽으로 밀면서 음을 낮춰준다. 악보상 부호는 艮자의 축약형.
- 전성: 음을 연주한 후 왼손으로 안족 왼쪽 부분을 가볍게 누르면서 음을 굴려준다. 악보상 부호는 专자의 축약형.
- 뜰동: 왼손은 퇴성하듯이 현의 안족 왼쪽 부분을 껴쥔 상태에서, 오른손으로 현을 뜯음과 동시에 왼손 손목의 탄력을 이용하여 왼손 소지로 현을 탄력 있게 눌러준다. 악보상 부호는 マ. 뜰동 다음에는 ○ 주법을 연이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 뜰: 주로 무지로 현을 민 후 다시 손톱을 이용해서 뒤로 튕긴다. 악보상 부호는 V
8.1.2. 산조 가야금
- 일반적 주법: 정악 가야금에서와 같이 현침에 소지을 대고 식지, 중지, 약지(2,3,4 번 손가락)을 순서대로 줄에 올려놓은 뒤, 엄지를 식지 관절에다가 가볍게 붙인다. 이 때 손 모양은 손 안에 메추리알이나 탁구공이 들어있는 듯한 느낌으로 손 전체를 둥글게 하고[15] 식지에 줄을 걸어 현침에 붙이고있는 소지를 피벗으로 삼아 줄을 뜯는다. 그리고 다시 기본 자세로 돌아가면 된다. 이 때 보면 알겠지만 자연스럽게 연주했던 줄을 막게 되는데, 이 것에 소홀해지면 흡사 피아노 서스테인 페달 밟고 연주하는 것과 같은 소리의 헬게이트를 경험하게된 다.
그리고 너는 가야금 선생님께 혼나고 있겠지...
이하 오른손 주법 기호.
- ○: 정악과 같다. 식지로 줄을 튕긴다. 식지를 엄지 뒤에 붙이고 엄지의 바깥쪽 손톱눈 근처를 튕기고자 하는 줄 위에 붙인 뒤 식지 끝에 힘을 주어 줄을 튕긴다. 이 때 식지를 자신 있게 쭉 뻗도록 하자.
- 8: 연튕김 주법. 정악과는 다르게 약지는 사용하지 않으며, 튕길 때의 준비 자세에서 중지만 추가로 중지를 식지 뒤에다가 붙인다.[16] 여담으로 5선보로 채보된 가야금 산조 악보에서 자진모리, 휘모리 장단쯤 가보면 3개씩 묶인 콩나물 머리 위로 2 8 ○ 2 8 ○ 2 8 ○ 2 8 ○ 하고 써있는 것을 볼 수 있다.[17]
- 1: 엄지로 줄을 뜯는다. 정악에서는 손목을 세우고 엄지로 줄을 밀었다면, 산조에서는 기본 자세에서 식지에 붙어있던 엄지를 뜯고자 하는 줄에다가 걸고 본래 있던 식지 관절 쪽에다가 도로 붙이면서 줄을 뜯는다.
- 2-1: 식지와 검지로 집어서 두 음을 연속적으로 연주하는 주법. 보통 식지와 검지를 1줄 걸러 잡은 뒤에[18] 식지로 밀고 엄지로 뜯는다. 식지로 미는 순간 중지와 약지를 들었다가(약 5-10 mm 정도)[19], 엄지를 뜯으면서 중지, 약지를 각각 현재 식지가 놓여있는 아래줄[20]와 식지 아래아래 줄에다가 내려놓으면서 앞서 식지가 냈던 소리를 막는다.
- 3-1: 중지와 검지로 집어서 두 음을 연속적으로 낸다. 주로 옥타브 관계에 있는 줄들을 이렇게 연주하며, 주법은 2-1과 유사하다. 식지 대신 중지가 걸고, 중지가 소리 낸 줄을 약지로 막아서 여음을 정리한다. 항상 그런 건 아니고, 중지로 밀었던 음을 베이스음으로 삼아 여음을 열어주고 싶은 경우는 약지로 막지 않는다.
↓: 한 줄 아래의 줄을 눌러서 소리를 낸다. 예를 들어서 솔에 해당하는 줄을 눌러서 라의 소리를 내는 것이다.↑: 눌러서 소리를 내다가 다시 제자리 줄로 돌아온다. 예를 들어서 앞서 솔을 눌러서 라를 내고 있었다면 다시 라 줄로 돌아와서 소리를 내는 것이다.
이하 왼손 주법 기호.
- 전성 专: 주법은 정악과 같다. 왼손으로 줄을 가볍게 굴러준다. 어깨에 힘을 빼고 적절한 스냅을 이용하자.
- 농현: 서양 음악의 비브라토에 해당한다. 기호는 물결무늬. 농현의 굵고 가늘고 빠르고 느리고에 따라서 물결의 굵기, 빈도가 달라진다.
기호가 무척 직관적이야왼손으로 줄을 흔들어서 소리에 모듈레이션을 가한다. 왼손이 누르는 깊이가 예쁜 sin 함수를 그리도록 연습하자. 농현을 맛깔나게 할 수 있으면 당신은 이제 가야금 좀 한다고 말 할 수 있는 레벨이 된 것이다. 축하한다. - ㅡ: 왼손 엄지로 줄을 누르거나 농현하거나 할 때 왼손기호와 함께 쓰인다. 왼손 엄지의 바깥쪽 손톱눈 근처를 이용해서 줄을 누르는데, 이게 처음에 해보면 무척이나 아프다.
- 들기, 흘리기: 줄을 뜯고서 왼손으로 줄을 눌러준다거나 누르고 있던 왼손을 슬며시 빼서 음정을 올려주거나 내려준다. 서양 음악의 글리산도나 포르타멘토랑 비슷하달까. 음정높이 변화의 정도는 그때그때 달라요. 5선보상에서 기호는 음표머리 뒤에 끝이 위로 혹은 아래로 향하는 곡선이 붙는다.
- 산조 가야금에서는 뜰동과 퇴성을 보통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예외 없는 법칙은 없으니...
- 2-2: 보통 붙어있는 줄을 이 주법을 사용하는데, 2번 손가락으로 밀듯이 밑에 줄로 땡기면 된다. 그럼 자동으로 3번 손가락으로 막게 된다. 다음 바로 2번
손가락으로 다음 줄을 뜯으면 된다.
9. 악곡
9.1. 정악
가야금은 역사는 오래되었으나 주로 풍류악곡에서 자주 편성되었고, 궁중의 제례와 연례음악에는 사용되지 않았으나, 최근 몇 년간 국립국악원 정악단에서 종묘제례악에 가야금, 거문고 등의 현악기를 재편성하여 연주하는 시도도 있다.유초신지곡, 도드리같은 대형 관현악에 편성되며, 중광지곡 천년만세 등 세악편성 단잡이로도 편성된다. 취타에도 편성되는데 현악기 중심인 수요남극, 관현악 만파정식지곡은 서로 조율과 선율이 조금씩 다르다. 자진한잎은 원래 관악 합주이지만, 자진한잎의 원곡인 가곡 중 남창 우조두거의 악보를 이용하여 가야금이 편성된 경풍년이나 염양춘 등이 나타난다.
사실 이렇듯 자진한잎의 원형인 가곡의 선율을 조에 맞춰 옮겨 타면[21] 음악이 만들어지듯, 다른 악곡의 원형을 연구하다보면 가야금과 거문고도 모든 정악곡에서 편성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현재까지도 국립국악원 정악단의 주축 아래로 정악 가야금은 끊임 없이 새로운 시도를 취하고 있다.
9.2. 민속악
9.2.1. 산조
산조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산조 항목 참고.유파가 무지무지 많다.
민요나 판소리의 더늠을 부르면서 동시에 가야금을 뜯는 가야금 병창도 유명하며, 시나위에서도 가야금을 곧잘 편성한다.
9.3. 창작 국악
9.3.1. 전통 가야금(12현)
황병기를 필두로 가야금 연주곡에 대한 창작 활동이 1960년대 이후 이뤄지기 시작했다. 황병기의 가야금 독주곡 '숲'이 1963년에 작곡되었는데, 당시 비평가들에겐 좀 과장해서 허튼 것을 들고 왔다는 취급을 받았다. 19세기 말 처음 산조가 나왔을 때도 기존에 음악 좀 하신다는 양반분들로부터 해괴망측한 '허튼(散) 소리(調)'를 들었던 것과, 서양에서 처음 왈츠가 나왔을 때도 선정적인 춤으로 취급받았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무조건적 배타성은 일반적인 것 같다.- 황병기 작곡 가야금곡 목록: 숲(1963), 가을(1963)[26], 석류집(1965), 봄(1967), 가라도(1967), 침향무(1974), 미궁(1975)[27], 비단길(1977), 아이보개(1977)[28] 전설(1979), 산운(1979)[29], 영목(1979), 밤의 소리(1985), 남도환상곡(1987), 하마단(2000), 춘설(1991), 시계탑(1999), 달하노피곰(1996). 춘설, 시계탑, 달하노피곰은 18현 가야금을 위한 작품이다.
- 기타: 황의종 작곡 은하수, 강마을(17현 or 18현 가야금과 대금의 이중주곡), 최진 작곡 풀잎, 백성기 작곡 무지개 등
9.3.2. 25현 가야금
10. 기타
- 한국어에서는 가야금이나 거문고의 존재 때문에 현악기를 손으로 퉁기거나 하여 소리를 내는 것을 '타다' 또는 '뜯다'라고 표현하는 용법이 정착되었다. 옛 소설 등지에서 "가야금을 뜯었다" 혹은 "거문고를 탔다" 하는 문구가 나오곤 한다. '뜯었다'고 해서 분해했다는 뜻이 아니다.
- 퓨전 국악을 지향하는 가야금 연주자들이 대중음악을 가야금으로 커버하는 경우가 많고, 전통 국악계에서도 새로운 시도 차원에서 받아들이고 있는 듯 하다. 대중적인 팝송은 물론이고 록큰롤 같은 테크닉을 요구하는 장르의 음악을 커버하는 가야금 연주자들도 있다. AC/DC의 'Back in Black'이나 지미 헨드릭스의 'Voodoo Child' 처럼. 서양인들에겐 생전 처음 보는 악기가 특이한 음색으로 기타 연주를 커버하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독특한 느낌으로 받아들이는 듯 하다.
- 가야금은 맨손으로 타는 악기인 만큼 기타처럼 손가락에 부담이 크다. 가야금을 탄 지 얼마 안 되는 사람들은 손가락이 무척 아프다. 무지와 식지에 피가 나는 것쯤은 감수해 주어야 하며, 손가락에 줄이 닿는 곳 근처가 퉁퉁 붓고 물집이 나는 일도 다반사. 그래서 가야금을 처음 배우는 사람들은 손가락에 붙일 대일밴드를 소지하고 다니기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지나고 나면 훈장처럼 손가락에 굳은살이 박힌다. 처음 배울 때 줄이 걸리는 자리를 제대로 잡아 굳은살이 그 자리에 잘 배겨놓지 않으면 나중에 다시 배우면서 저 과정을 되풀이해야 하는 낭패를 보게 된다. 굳은살 밑에 물집이 생긴다면 그때는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놓아두기를 추천한다. 거슬린다고 해서 터뜨려 버린다면 안쪽 살이 빨갛게 되어 무척 아프다. 참고로 법금이 산조 가야금보다 줄도 굵고 장력도 강해서 굳은살 배기는 것이 비교적 더 고통스럽긴 한데 뭐 그냥 오십보백보. 가만 가끔 가야금을 배우면서도 물집 한 번 잡히지 않는 용한 사람들이 있다.[30] 개인차가 있는듯.
-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마지막 쯤에 이훤이 산조 가야금으로 가야금 산조를 연주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만약 이 드라마 자체가 현실 역사를 기반으로 했다면 명백한 재현 오류가 된다. 가야금 산조는 1890년대에 만들어졌고 산조 가야금 역시 조선 후기에 만들어진 악기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 드라마가 현실 역사를 기반으로 했다면 해당 장면에서 훤은 정악 가야금을 연주해야 맞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배경만 조선이지 명백히 가상 인물이 주인공인 가상의 설정이라 굳이 재현 여부를 세세히 따지진 않아도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현 오류가 많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이 있다.
- 리듬 게임 더뮤지션에서는 선택할 수 있는 악기 중에서 가야금이 있다! 더뮤지션에 있는 거의 모든 기타 곡을 가야금으로 연주할 수 있는 패기(...)를 보여준다.
11. 관련 인물
자세한 내용은 국악인 문서의 국악연주가 부분을
참고하십시오.[1] 원래는 '풍류 가야금', '법금(法琴)'이 정식 명칭이다.[2] 현침에서 손이 떨어지면 날리는 소리가 날 수 있으니 꼭꼭 붙여놓으면 좋다.[3] 그래서 가야금 케이스에는 뒷부분 중앙에 구멍이 뚫렸다.[4] 정악 가야금을 옮긴다면 이 부분을 조심하자. 맨 밑에 있어 어딘가에 부딫칠 확룰이 높은데 툭 튀어나와서 부러질 수도 있다.[5] 옛 중국의 악기로, 가야금과 비슷하게 안족으로 현 여러 개를 얹었다. 가야금과 달리 무릎에 얹지 않고 바닥에 놓고 탄다.[6] 사실 정악가야금, 25현 가야금은 통상 산조가야금을 배운 뒤에야 강사들도 가르쳐 주며, 18현 가야금은 전공자라도 탈 기회가 거의 없으므로 아마추어는 더더욱 탈 기회가 없다.[7] 재질 및 제조공법의 차이로, 잘 만든 바이올린은 수리하며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잘 관리한다면 수명이 100년 이상이다. 당장 아마티만 해도 500년 가까이 된 악기들이다.[8] 국악계에서는 자연의 소리라고 이상한 말을 쓰지만, 정확히 표현하면 하프처럼 이쁘고 낭랑한 소리가 아니라 조금 탁하고 억제된 듯한 느낌의 소리라고 생각하면 편하다.[9] 위에서 언급한 업체의 경우 1회에 대략 백만 원이 소모된다.[10] 바이올린처럼 안족에 바르는 것이 아니라 안쪽 사이에 줄이 들어가는 틈이 있는데 그곳에 가루로 된 송진을 뿌려준다.[11] 실제 기보상에선 한 옥타브 올려 적기도 한다. 이하 다른 정악 가야금의 조율법도 마찬가지.[12] 평조와는 6현과 9현이 다름.[13] 실음: 솔도레 솔라도레미 솔라도레.[14] 이를 현침이라고 한다.[15] 가야금은 비주얼이다!!!!!!!!!!!!!!!! 앞에서 봤을 때 손에서 나오는 곡선의 느낌이 아름다워야 한다.[16] 혹시라도 엄지에다가 식지, 중지를 모두 거는 경우가 있는데 잘못된 주법이다.[17] 아니면 이하 같은 주법으로 연주 같은 코멘트가 있고 위의 기호들이 생략되어있는 경우도 있다.[18] 가끔 2줄 걸러 잡는 경우도 있다.[19] 이는 식지가 소리낸 줄을 막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20] 식지가 방금 밀고 갔던 줄.[21] 우조(평조)는 남려, 계면조는 무역이 출현음으로 등장.[22] 표기상 성금련류라고 적히는 경우도 종종 있다.[23] 가야금 산조 중 보통 가장 빠르게 접하는 산조이며 연주하기 쉽고 화려하다.[24] 개명한 표기상 '崔玉山'을 써서 최옥산이지만, 본명은 崔玉三(최옥삼)이다.[25] 월북한 가야금 명인이다. 따라서 현재는 복원된 형태로 가끔 연주되고, 북한에서만 연주되는 류파이다.[26] '봄'과 함께 습작이라 한다.[27] 게임 화이트데이에서 삽입되어 유명해진 바로 그 곡.[28] 가야금 두 대와 대금 한 대를 위한 삼중주곡. 원썬의 "서사"라는 힙합곡에서 이 곡의 제2장을 샘플링해서 썼다.[29] 실질적 거문고곡. 가야금, 대금 이중주곡으로 만들어졌다고 하나, 음반은 커녕 공연에서도 듣기 힘들다. 대부분 나중에 편곡된 거문고, 대금 이중주로만 들을 수 있다.[30] 물론 전공생이 아닌 취미로 국한하는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