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문체 및 문법의 종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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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簡潔體 / Simple Style짧은 문체. 간결체를 사용한 작가로는 헤밍웨이가 있다. 헤밍웨이는 간결체를 '스타카토 스타일' 로 불렀다. 뉴스 원고와 신문 기사에도 간결체를 쓴다. 정보 전달용 글은 가독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간결체는 작문의 기본이 되는 수사법이다. 문학적 작문과 학술적 작문 모두 간결체가 기본이다.
베스트셀러 작가들은 간결체를 즐겨쓴다. 스티븐 킹이 대표적이다. 현대 한국 문학계도 간결체를 선호한다. 황순원, 조세희, 김영하, 김훈 등이 간결체로 유명하다.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명언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역시 간결체이다. 그는 라틴 문학계에서 재치있는 간결체로 유명하다. 반면, 동시대 문인이었던 키케로는 만연체로 유명했다. 키케로는 변호사였기 때문이다. 당시 법정에서 청자들을 설득하는 데는 화려한 수사가 유용했다. 그러나 키케로도 필요할 때는 짧게 말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했다. 오늘날 고전 라틴어 연구는 위 둘의 저작을 근간으로 삼는다.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는 간결체를 선호한다. 반대로 만연체를 싫어한다. 인터넷 게시판 및 스마트폰 환경은 화면의 가로폭이 짧다. 이 환경에서 긴 문장을 읽으면 쉽게 피로해진다. 방종을 사랑하는 디시식 문화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평균 독서량 저하와 입시 위주 교육 때문에 평균 문해력이 낮아졌다는 의견도 있다. # 문해력이 낮은 국민 비율이 OECD의 2배에 달한다. 다만 '간결체=문해력 떨어지는 사람들을 위한 문체'는 아니다. 책을 많이 읽고 독해력이 뛰어난 사람이 간결체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유시민 같은 경우.[1]
가독성을 위해 문장 속 공백을 일부러 줄이기도 한다. '조별 과제 역할 분담'을 '조별과제 역할분담'으로 줄이는 식이다. 반대로 띄어쓰기를 활발히 써서 가독성을 높이는 일도 있다. '이런건 내생각과 달라'를 '이런 건 내 생각과 달라'로 교정하는 식이다. 전자는 맞춤법 파괴, 후자는 문법 오류나 과도교정 같은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붙여쓰기가 권장되는 곳을 의도적으로 띄어쓰는 식이다. 이는 가독성을 중시하는 온라인상에서도 자주 나타난다.
또한 간결체 구사 과정에서 문장 부호를 과도하게 누락하는 일도 나타난다. 특히 마침표 생략은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보인다. 마침표는 한국어 문장의 필수요소다. 하지만 한국어 언중 상당수는 이를 누락한다. 마침표로 인해 만연체가 되거나 과도하게 딱딱해진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같은 이유로 느낌표나 물음표를 꺼리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쉼표는 논쟁의 대상이다. 글의 호흡을 줄이는 데 유용해 쉼표를 쓰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게 보는 사람들도 있다. 간결체도 적절한 문장 부호가 필요하지만, 반대로 문장 부호 사용이 만연체를 만든다고 보는 이들과 논쟁이 생긴다.
온라인상에서 쓰이는 간결체 문장은 상당수가 맞춤법을 지키지 않고 있다. 즉 문법상 오류가 많다. 일부러라도 맞춤법을 어겨야 가독성이 우수한 간결체가 완성된다고 여기는 한국어 언중의 인식이 이에 거든다. 반대로 맞춤법을 지키는 문장은 온라인상에선 주로 만연체 문장에서 나타난다.
나무위키에선 간결체와 건조체, 만연체가 함께 쓰인다. 만연체를 간결체로 고치는 사용자들도 있다. 이 때 가독성 향상 등의 타당한 목적이 있어야 한다. 뚜렷한 사유 없이 간결체만을 고집하면 문서 사유화다. 해설된 부분을 마구잡이로 날릴 때 되려 내용이 이해되지 않는 부작용이 생긴다.
2. 간결체 작성법
간결체는 '경제적' 문체이다. 긴 문장을 짤막하게 자른다고 간결체 문장이 되지는 않는다.미니멀리즘처럼 군더더기가 없으면 이상적이다. 단, 최소화하되 제 기능을 잃으면 안 된다.
"읽기 쉬운 글은 가장 쓰기 어렵다."라는 너새니얼 홀슨의 말대로 여러 번 퇴고해야 할 수도 있다.
두 가지만 알아도 간결체를 쓰기 쉬워진다.
- 한 문장에는 한 가지 사실만 쓴다.
- 압축해서 쓴다.
2.1. 한 문장엔 사실 하나만 쓴다.
간결체 제1원칙. 복문 대신 단문을 쓰고, 되도록 접속사를 줄인다. 더 나아가 문장 구조를 주어+서술어, 주어+목적어+서술어로만 제한하기도 한다. 문장에서 부사 없이 형용사만 쓰는 것도 위 방식에 포함할 수 있을 것이다.제2원칙인 압축을 따르지 않고, 문장 쪼개기에만 열중하지 말라. 의미없는 단문장들이 가득한 글은 간결체의 탈을 쓴 만연체다. 이런 글은 독자의 몰입을 방해한다. 죽은 글 같아 읽는 맛이 나지 않는다.
간결체로 수정 시 의미가 훼손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간결체는 짧은 글에 많은 내용을 담는 거다. 무작정 생략하는 것과 다르다. 필요하다면 부사든, 접속사든, 복문이든 써야 한다.
사람들은 아버지를 난쟁이라고 불렀다. 사람들은 옳게 보았다. 아버지는 난쟁이였다. 불행하게도 사람들은 아버지를 보는 것 하나만 옳았다. 그 밖의 것들은 하나도 옳지 않았다. 나는 아버지, 어머니, 영호, 영희, 그리고 나를 포함한 다섯 식구의 모든 것을 걸고 그들이 옳지 않다는 것을 언제나 말할 수 있다. 나의 '모든 것'이라는 표현에는 '다섯 식구의 목숨'이 포함되어 있다. 천국에 사는 사람들은 지옥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우리 다섯 식구들은 지옥에 살면서 천국을 생각했다. 단 하루라도 천국을 생각해 보지 않은 날이 없다. 하루하루의 생활이 지겨웠기 때문이다. 우리의 생활은 전쟁과 같았다. 우리는 그 전쟁에서 날마다 지기만 했다. 그런데도 어머니는 모든 것을 잘 참았다. 그러나 그 날 아침 일만은 참기 어려웠던 것 같다.
* 조세희 -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문체를 넘어 예술 분야 전반에 걸친 강령에 가깝기에 덧붙인다. 간결체로 유명한 헤밍웨이나 김훈 모두 신문 기자 시절 묘사를 철저히 단련했다. 그리고 이를 소설에 접목해 큰 문학 성과를 거두었다.* 조세희 -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면의 부고를 받던 날, 나는 군무를 폐하고 하루 종일 혼자 앉아 있었다. ...덜 삭은 젖내가 나던 면의 푸른 똥과 면이 돌을 지날 무렵의 아내의 몸냄새를 생각했다. 쌀냄새가 나고 보리 냄새가 나던 면의 작은 입과 그 알아들을 수 없는 옹아리를 생각했다. 날이 선 연장을 신기해하던 면의 장난을 생각했다. 허벅지와 어깨에 적의 칼을 받고 혼자서 죽어갈 때의 면의 무서움을 생각했고, 산 위에서 불타는 집을 내려다보던 면의 분노를 생각했다. ...젊은날, 국경에서 돌아와 면을 처음 안았을 때, 그 따스한 젖비린내 속에서 뭉클거리며 솟아오르던 슬픔을 생각했다. 탯줄에 붙어서 여자의 배로 태어나는 인간이 혈육의 이마와 눈썹을 닮고, 시선까지도 닮는다는 씨내림의 운명을 나는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송장으로 뒤덮인 이 쓰레기의 바다 위에서 그 씨내림의 운명을 힘들어하는 내 슬픔의 하찮음이 나는 진실로 슬펐다.
몸 깊은 곳에서 치솟는 울음을 이를 악물어 참았다. 밀려내려갔던 울음은 다시 잇새로 새어나오려 했다. 하루 종일 혼자 앉아 있었다...저녁때 나는 숙사를 나와 갯가 염전으로 갔다. 종사관과 당번 군관을 물리치고 나는 혼자서 갔다. 낡은 소금 창고들이 노을에 잠겨 있었다. 나는 소금 창고 안으로 들어갔다. 가마니 위에 엎드려 나는 겨우 숨죽여 울었다. 적들은 오지 않았다.
* 김훈 - 칼의 노래
칼의 노래의 명장면이다. 이순신을 자식 잃은 아버지의 슬픔과 통제사로서의 고뇌가 얽힌 한 사람으로서 표현했다.몸 깊은 곳에서 치솟는 울음을 이를 악물어 참았다. 밀려내려갔던 울음은 다시 잇새로 새어나오려 했다. 하루 종일 혼자 앉아 있었다...저녁때 나는 숙사를 나와 갯가 염전으로 갔다. 종사관과 당번 군관을 물리치고 나는 혼자서 갔다. 낡은 소금 창고들이 노을에 잠겨 있었다. 나는 소금 창고 안으로 들어갔다. 가마니 위에 엎드려 나는 겨우 숨죽여 울었다. 적들은 오지 않았다.
* 김훈 - 칼의 노래
2.2. 압축한다.
글을 간결하게 쓰면 한 문장 안의 낱말 수가 적어질 수밖에 없다. 이 적은 단어, 짧은 문장에 많은 뜻을 담을수록 좋은 간결체 문장이 된다. 다양한 의미를 담은 문장은 해석의 여지가 많다. 이런 문장에는 독자의 개인 경험과 상상력이 가미되기 쉽다. 그러면서 진한 감동과 여운이 따라온다. 때문에 압축한 문장은 문학적으로 고평가를 받는다.당상들이 날마다 어전에 모였다. 내행전 마루에서 말들이 부스러졌고, 부딪쳐서 흩어졌다... 사관은 묘당의 말들을 기록할 수 없었다. 저녁 때 사관은 붓을 들어 겨우 적었다. 임금은 남한산성에 있었다.
* 김훈 - 남한산성
그냥 서술했다면 여러 인물들이 나와 서너 쪽을 채웠을 거다. 그런 중신 간의 논쟁을 한 문장으로 끝냈다. 그러나 남한산성 내 조선 조정의 전체 상황은 마지막 세 문장으로 이하생략하고 세줄요약된다.* 김훈 - 남한산성
이 또한 압축의 좋은 예다.[2]
3. 한국어 문장에서 문제점
종결 어미 용법을 크게 제한한다. 보통 간결체는 건조체와 유사하다. 간결체 역시 어미가 "~다."로 끝난다. 그래서 단조로워 보인다.이는 다른 문체도 똑같다. 간결체는 문장을 짧게 쓰다 보니 더 도드라진다. 종결어미가 '~다.'로만 통일된다는 문제점은 여러 사람이 지적했다. 이오덕 선생이 그 대표자다. 간결체를 구사할 땐 다양한 어미 사용을 권한다.
이 항목은 종결어미를 "~다."로 통일했다. 우리말에선 다양한 종결 어미 구사가 쉽지 않다. 여러모로 골치 아픈 문제다.
무조건 짧게 쓰면 종결 어미 '~다.' 가 발목을 잡는다. 이러한 반복을 피하려면 문장 길이에 운율을 줘야 한다. 짧은 문장 사이에 긴 문장도 넣을 필요가 있다. 무조건 짧게 쓰는 습관은 글에 해롭다.
간결체가 좋은 사람들은 문장 간략화에 더해 문장 순서 바꾸기 등의 복잡한 작업을 자주 한다. 이 때 문맥, 내용을 고려하지 않고 수정을 하기도 한다. 문맥과 내용의 변화에 맞춰 불필요한 부분을 없애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이를 하지 않아서 문제가 생긴다.
또한 가독성을 높이려고 압축하는 과정에서 의미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 심지어 실수를 가장해 일부러 원문의 의미를 왜곡시키기도 한다. 특히 직업 특성상 간결체 사용이 능숙한 기자들이 주 특기로 삼아서 논란이다. 기레기란 멸칭이 나오는 등 언론의 신뢰성이 낮아지는 원인이다. 물론 각종 위키 사이트들 역시 자유롭지는 않다. 윤문 과정에서 의도적인 의미 왜곡을 해 문서를 훼손하는 게 드물지 않다. 일본어 위키백과가 이 문제로 악명이 높다.
영화나 문학에서 자질이 떨어지는 일부 번역가들이 종종 이로 인한 오역 문제를 일으킨다. 오역으로 악명높은 번역가 박지훈이 대표 예시. 이 사람은 원문의 여러 문장을 억지로 합쳐 두루뭉술하게 번역하는 일이 잦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 때문에 간결체에 반감을 가지는 이들도 소수 존재한다.
문체가 주는 어감 문제도 생각해봐야 한다. 만연체가 중언부언하며 말끝을 흐리는 역효과가 있다면, 간결체는 어투를 너무 단정적이게 만드는 역효과가 있다. 즉 확신에 차 반론을 인정 않고 단언(斷言)하는 듯한 어감을 글에 준다. 이는 토론이나 논쟁 등에선 다른 사람 주장을 단호히 반박할 땐 도움된다. 그러나 그 외의 상황에선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 고집 부리는 듯한 어감을 줘 불필요한 분쟁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만연체가 아닌 간결체도 중2병 느낌이 확 날 수 있다.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실로 손발이 오그라진다. 다만 만연체로 쓴 중2병 문장과 달리 간결체로 쓰인 중2병 문장은 멋있다는 사람들이 많아 이에 대한 지적은 별로 없는 편이다. 나무위키나 디시인사이드 등 간결체 선호자가 많은 사이트들은 이 때문에 까이기도 한다.
유보적인 표현을 써야 할 상황에서도 간결체는 여러모로 설레발처럼 느끼게 해 트러블을 일으키기 쉽다. 확정적인 표현의 문장은 만들기 쉽지만 유보적인 표현은 만드는 게 힘들기 때문이다.
간결체와 문어체가 결합하면 글이 꽤 딱딱하고 무거운 느낌이 들기도 한다. 반대로 간결체와 구어체가 결합하면 글에서 지나치게 가벼운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 때문에 단정적 어투를 피하고 싶거나, 온건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쓰려는 사람들은 만연체를 지향한다.
단순히 글로 쓰고 읽을 땐 문제없으나, 소리내어 읽으면 운율이 어색하다든가 하는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처음부터 간결체인 문장은 괜찮지만, 만연체 원문을 가독성을 높이겠답시고 간결체로 윤문하면 이런 문제가 생긴다. 본래 한 문장을 여러 문장으로 분절해 원문의 운율감이 훼손된 게 원인이다. 이 때문에 문장을 소리내 읽을 때 그 운율을 중시하는 이들은 만연체 원문을 간결체로 교정하는 걸 싫어하기도 한다.
조사 사용이 부적절할 경우, 만연체 이상으로 과도한 번역체 문장에 가까워지기 쉽다. 이 경우에도 단순히 글로 쓰고 읽을 땐 문제없으나, 소리내어 읽으면 보통 문제가 드러난다.
4. 이 문체가 적용된 작품들
- 김훈 - 남한산성, 칼의 노래
- 조세희 -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 어니스트 헤밍웨이 - 노인과 바다
- 율리우스 카이사르 - 갈리아 전기, 내전기,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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