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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26 19:52:10

갱지

파일:external/image.chosun.com/2011102500229_0.jpg

1. 개요2. 특징3. 용도
3.1. 대한민국3.2. 북한
4. 관련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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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갱지() 또는 재생지(再生紙, recycled paper)는 폐지를 재활용하고 펄프 원료를 더 섞어 제조하는 저품질 종이의 일종이다. 속어로는 '똥종이'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2. 특징

대체로 완전한 흰색을 띄지 않고 누런 색이나 회색인 경우가 많다. 폐지의 섬유를 재사용해 만들다 보니 불순물이 섞여 보통 종이와 달리 백색도가 낮아진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과거보다 색이 밝은 갱지도 등장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마찬가지로 누렇게 뜨거나 다른 색으로 변색, 탈색된다. 기름 콜로이드의 흡수도가 좋기 때문에 잉크의 활자가 쉽게 마른다는 장점이 있으나, 수성 잉크를 사용하면 코팅되지 않은 거친 섬유가 잉크를 바로 흡수하여 번짐의 우려가 있다.

이렇게 재생지가 대체로 조악한 품질인 것은 생산 가격이 싸고 수요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재생지 역시 별도로 요구하는 경우 까다로운 공정을 통해 일반 종이 못지 않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기야 하지만, 이렇게 하면 통상적인 종이 생산 단가보다도 훨씬 비싸진다.

코가 민감한 몇몇 사람들은 갱지 특유의 냄새를 오래 맡으면 콧물이 나고 재채기가 나는 경우도 있다. 재사용 공정에서 사용하는 화학약품 등의 이유도 있겠으나, 가장 큰 원인은 표면이 거칠어 작은 섬유 먼지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3. 용도

오늘날 갱지는 일반적인 용도의 종이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일반적인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소모되는 정도의 수요는 품질이 좋은 다른 종이로 대체해도 크게 비싸지 않으며, 습기에 강하고 탈색이 되지 않는 중성지의 장점이 많기 때문이다. 또 갱지는 표면의 질감이 거칠기 때문에 전문 인쇄기가 아닌 가정용 프린터에서 자주 사용할 경우 미세하게 표면이 일어나고 먼지가 많이 발생하여 고장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단가를 최대한 절감하여 대량으로 제본해야 하는 출판 및 인쇄 업계에서는 여전히 널리 쓰인다. 특히 일간지 등 언론에서 신문을 인쇄하는 신문지 용도로 많이 사용하는데, 매일 끊임없이 인쇄하여 전국에 배송하면서도 오래 보존하는 용도가 아니므로 매우 적합하기 때문이다. 또 상술했듯 잉크가 쉽게 마른다는 장점도 있다.

만화책을 인쇄하는 데에도 널리 쓰인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많은 흑백만화는 저렴한 갱지를 사용하여 '만화 용지'라고도 불린다. 사람들이 스낵 컬처인 만화를 짧은 시간에 가볍게 보는 특징을 이용해 원가절감을 한 것이다. 외국에서는 펄프픽션 류의 소설도 갱지로 출간한다. 이는 저렴하게 사서 한 번 보고 그냥 버리는 용도라서 그런 듯하다. 물론 양장이나 한정판의 경우에는 좋은 품질의 종이를 쓴다.

한편, 콧기름이나 이마의 개기름을 닦으면 매우 잘 닦여서 간이 기름종이 용도로도 사용되었다.

3.1. 대한민국

무엇보다 2000년대 대한민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들이라면 시험지, 과목 프린트, 가정통신문 용지 등으로 자주 보던 그 종이이다. 시중에는 갱지로 된 연습장도 판매되는데, 가성비가 좋아 학생들에게 수학 문제 푸는 용도로 사용되기도 한다. 별 내용 없이 공간을 낭비하듯 숫자와 공식을 마구 써내려가도 부담 없다는 것이 장점. 개발도상국 시절인 1980년대에도 정말 저렴했는데, 10원을 주면 거의 공책 한 권에 있는 종이 숫자만큼(25매) 갱지를 살 수 있었다. 100원어치를 사면 요즘 나오는 A4지 한 포 분량만큼(250매) 살 수 있었다. 그래서 일부 학생들은 공책 사라고 돈을 주면 갱지를 사다 실이나 스테이플러 등으로 공책처럼 엮어서 사용하고 남는 돈을 오락실 가는 데 사용하기도 했다.
현재는 1980년대에 비해 가격이 올라갔으나 여전히 매우 저렴하기에 학생들 사이에서 연습장 용도로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다. 인터넷 쇼핑을 통해 2,500장에 만 원에서 만오천 원가량에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1~2년 치 연습장 분량 치고는 굉장히 저렴하다.

3.2. 북한

북한에서는 종이 제작 기술이 매우 조악해서 아직도 주요 도서나 잡지에도 갱지를 사용한다. 심지어 북한의 갱지는 펄프의 재료 부족으로 옥수숫대와 껍질 등을 섞는데, 당연하지만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갱지보다도 품질 및 수명이 훨씬 떨어진다. 이것이 어느 정도냐면 이걸로 40페이지 정도의 잡지를 만들면 너무 얇고 힘이 없어서 제대로 된 제본이 힘들 정도라고 한다. 북한책을 실제로 만져보면 남한책보다 말랑하다는것을 느낄 수 있다. 그 이유는 첫째로 표지가 얇은 종이로 돼있기 때문이고, 둘째로 내지에 쓰이는 갱지가 남한것보다 더 얇기 때문이다. 게다가 종이를 만져보면 글씨를 찍은 활자 자국이 만져지기도 한다. 그만큼 얇고 약하다.

그나마 품질이 좋다는 내각 기관지인 '민주조선'도 몇 면을 넘기면 책상에 먼지가 수북하게 쌓일 지경이다. 예를 들어 통일부 북한자료센터 등지에서는 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에 만들어진 교과서의 원본을 볼 수 있는데, 이런 것들은 차라리 이집트 파피루스가 낫겠다 싶을 정도로 품질이 조악하다. 일제강점기 때 책 못지않게 누렇게 산화된 것은 물론이고 종이가 부서져서 작은 종이조각이 떨어지기도 한다. 민주조선이나 90년대 책이 일제 때 만들어진 책보다 더 산화된 것이다.

4. 관련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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