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설명
[ruby(子, ruby=자)][ruby(游, ruby=유)][ruby(曰, ruby=왈)], [ruby(事, ruby=사)][ruby(君, ruby=군)][ruby(數, ruby=삭)][1] [ruby(斯, ruby=사)][ruby(辱, ruby=욕)][ruby(矣, ruby=의)], [ruby(朋, ruby=붕)][ruby(友, ruby=우)][ruby(數, ruby=삭)] [ruby(斯, ruby=사)][ruby(疏, ruby=소)][ruby(矣, ruby=의)]
자유가 말하였다. 군주를 섬김에 있어서 집요하면 그것은 화를 입게 되고, 친구를 사귀는데 있어서 집요하면 그것은 친구간의 사이가 멀어지게 된다.
공자, 「논어」 이인26
자유가 말하였다. 군주를 섬김에 있어서 집요하면 그것은 화를 입게 되고, 친구를 사귀는데 있어서 집요하면 그것은 친구간의 사이가 멀어지게 된다.
공자, 「논어」 이인26
높으신 분들의 부하들이 '충성'을 명분으로 하여, 직접적으로 명령 받지 않은 극단적인 행동을 저지르는 것을 뜻한다.
2. 상세
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자랑하는 독재자의 부하들이 저지르는 경우가 많으며, 권위적인 지도자가 앉은 집단일수록 과잉 충성의 정도가 강해진다. 속된 말로는 애널써킹과 비슷한 뜻을 가진다. 과유불급의 전형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다만, 때때로 높으신 분들이 직접 지시를 해놓고 나중에 꼬리를 자르면서 과잉 충성이라고 잡아떼는 토사구팽같은 케이스도 있다.과잉 충성을 하는 사람들은 충성을 명분으로 호들갑을 떨며 아무 관계없는 일반 시민에게 민폐를 끼치기도 하며, 그 행동이 공적인 직무를 벗어나거나, 심지어 편법을 저지르거나 명백하게 빼도 박도 못하는 불법과 범죄를 저지를 때도 있다.
과잉 충성이 빈발하는 집단은 외부에서 보기에는 그 이미지가 현저하게 비루하고 자존감이 없어보이며, 다른 개인이나 집단에 여기저기 민폐를 끼치기 일수이므로 인기가 형편없이 떨어지게 된다. 과잉충성은 충성을 받는 사람에게도 독이 된다.
때때로 과잉 충성을 받는 사람들 역시 내막을 알게 되면 황당해할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충성을 명분으로 저지른 일이기 때문에 주변에서 쉬쉬 하면서 충성을 받는 지도자는 결국 그 내막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2] 그렇다고는 해도 과잉 충성을 받는 지도자들은 평소에 사소한 과잉 충성 사례를 '흐뭇'하게 받아주고면서 총애를 하고, 약간이라도 자신의 심기에 어긋나는 일이 있으면 불합리한 분노를 퍼붓은 결과 부하들이 이런 짓을 하도록 유도하게 된 경우가 더 많다.
실제로 많은 권력자들은 과잉 충성 사례가 드러난다고 해도 응분의 조치를 취해서 제재하지 않기 때문에 과잉 충성이 끊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이 과잉 충성에 중독되면 충성을 받는 사람들도 점점 더 맛이 가게 된다.
하지만 독재에서 이것을 제한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독재부터가 권력이 특정인 혹은 특정 소수에게 독점된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권력의 속성에 의거할 때 권력을 독점한 자들은 신흥 권력자들에게 도전을 받는 것이 당연한 귀결이다. 이를 분석한 이론이 바로 국제정치학의 강대국, 신흥국 간 '권력전이 이론'이다. 물론 정당한 위치의 권력이라면 이러한 시도를 견제하기 어렵지 않다. '정당한 방법으로 얻은 정치권력'이라는 최고의 명분이 있으며, 이 명분을 훼손하는 것 만으로도 사회에서 비난받거나 심하면 축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재는 그럴 수가 없다.
독재는 권력전이 이론을 토대로만 보아도 하극상이 일어나기 매우 좋은 정치 형태이며 상당수의 독재자 역시 쿠데타나 반란 등의 하극상을 통해 권력을 독점한 경우가 많다. 즉 일견 공고해 보이지만 밀고와 감시, 폭력으로 구성된 사상누각과도 같은 체제가 바로 독재체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독재자들은 치고 올라오는 신흥 권력자를 견제하거나 제한해야 하는 운명에 놓이게 되는데, 독재자가 허락하지 않으면 권력을 가질 수 없는 독재 사회의 특성상 이 신흥 권력자는 독재자 밑에서 일하고 있어 부분적인 권력이라도 가지고 있는 2인자, 3인자일 가능성이 제일 높다. 까놓고 말해 군대를 움직일 수 있는 최고위 장성이 독재자에게 반기를 들면 어떻게 되겠는가? 이래서 정치장교니 보위부니 잔뜩 설치한 다음 밀고와 감시로 사회를 운영하지만, 이렇게 채찍만 들어대면 하부 권력자들은 지치게 되고, 그 결과 자포자기식 쿠데타가 일어날 환경이 조성되고 만다.
아무리 독재자가 권력을 다 가지고 있다지만, 사람 한명이 사회를 굴릴 수는 없는 만큼 실무진들은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실무진 전반에 "어차피 눈밖에 나면 죽기밖에 더하냐? 이럴 바엔 한번 뭉쳐서 찔러보기라도..."라는 인식이 팽배하게 되면 이를 통제할 수 없다.
따라서 독재자는 2인자(신흥 권력자) 후보들의 '충성 박치기'를 유도하게 된다. 자신의 눈에서 벗어날 명분을 준 사람들에게는 혹독한 탄압을 가하면서, 자신에게 충성하는 사람들에게는 사소한 공적에도 과하다 싶을 정도의 혜택을 주는 것이다. 북한 김씨 왕조에서 장성택을 처형하는 한편 고위관료를 초대하여 섹스와 향락을 제공하는 기쁨조 파티나, 연회에서 돈뿌리기 같은 것도 결국에는 이런 방침의 일환이다.
이런 단맛에 2인자 후보들이 맛들리게 되면, 서로 더한 충성을 보이려 하고 과잉충성이 나타난다. 그리고 그 결과 체제의 결속을 공고히 하게 되는 역할마저 나타난다. 어떤 한 사람이 처형당해도 '명분'이 있다면 "나는 저렇게만 안 하면 사치와 향락을 누릴 수 있겠군." 하면서 넘어가게 된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2인자 후보들은 서로 충성 박치기를 하게 되며 따라서 다른 2인자 후보들과의 결속력이 상당히 약화되게 된다. 설령 한 2인자 후보가 권력에 불만이 있더라도 그 역시 혼자서는 불만을 표현하거나 권력을 뒤집지 못하므로 일을 도모하려면 다른 2인자 후보와 연합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이미 충성 박치기 경쟁으로 인해 2인자 후보자들은 서로 신뢰하지 못하고 파편화되어 있다. '반란분자 신고'는 어느 사회에서나 높은 평가를 받게 되는 일이며, 하물며 권력자가 권력의 독점에 미쳐있는 독재사회에선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과잉 충성도 지나치면 독재자나 권력자들을 곤란하게 하여 심기를 불편하게 하거나, 심한 경우 독재자가 몰락한다. 박정희의 경우, 자신의 경호실장인 박종규가 박정희에게 실수를 저지르거나 반말한 자에게 박정희 몰래 폭행하거나 불이익을 주자, 박정희가 왜 시키지도 않은 짓을 하냐고 박종규를 힐책하였다. 전두환 휘하의 이원홍은 박용식이 전두환과 닳았다고 출연을 금지시키는 등의 짓을 저질렀고, 나중에 박용식에게 이야기를 들은 전두환은 박용식에게 사과하였다. 북한의 김일성도 김창봉과 허봉학등 군부 강경파들이 김일성에게 충성한답시고 김일성이 명령도 하지 않았는데 1.21 사태와 울진 간첩사건을 제멋대로 일으켜 김일성의 분노를 사 숙청당했다. 그리고 판문점 도끼사건에서 김일성에게 알리지도 않고 김정일이 제멋대로 저지른 사건 때문에 김일성이 실행자를 힐책하기도 하였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의 정적 베니그노 아키노는 미국으로 망명했다가 마르코스 정권 타도를 위해 귀국했는데, 비행기 하차계단을 내려오다가 계단 뒤에 숨어있던 롤란도 가르만이란 자에게 헤드샷으로 암살당했다. 롤란도는 현장에 있던 군인들에게 바로 사살당했는데, 그 시점에서 마르코스 본인은 투석 중이라 암살지시를 내릴 정신이 없었다고 보고 있고, 사고사를 위장한 암살이 아닌 이런 공개적인 암살은 출구전략이나, 필리핀이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의 러시아처럼 공개적인 암살[3]에 대한 반발여론을 무시할 수 있는 국력이 있는 것도 아니므로 매우 후폭풍이 크기 때문에, 측근들이 독단적으로 저질렀을 거란 추측이 많다. 결국 과잉 충성이 유력한 동기로 꼽히는 이 암살의 결과로 에드사 혁명이 일어나 마르코스 정권은 끝나고 말았다.
이는 죄수의 딜레마와도 연관되어 있다.
<표:A, B의 정권전복 시도 및 밀고에 따른 권력 획득 비교>
B의 정권 전복 협력 | B의 밀고 | |
A의 정권 전복 협력 | 낮은 확률로 전복 성공 시 A, B 모두 절대권력 획득, 실패 시 모두 숙청 | A 숙청(사망), B 부분적 권력 획득 |
A의 밀고 | A 부분적 권력 획득, B 숙청(사망) | A, B 모두 숙청(사망) |
2인자 후보가 A, B 단 둘만 있을 경우를 상정하면 표를 이렇게 작성할 수 있다. 물론 현실적으로 보면 이에 동조할, 혹은 동조하지 않을 다른 2인자 후보들이 다수 있고 각자 맡은 권력의 특성이 다른 만큼 분류가 더욱 복잡해진다. 일례로 10명의 2인자 후보가 있을 경우 8명이 정권전복에 찬성하면 일견 실현될 것 같아 보이지만 반대하는 나머지 2명이 군사권, 치안권을 장악하고 있으면, 정권 전복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반대로 이 상황에서 군사권과 치안권을 장악한 2명이 찬성하고 8명이 반대할 경우 정권전복을 이룰 수 있다. 여튼 일을 시도하기 전에 발각되면 끝장나고 이미 2인자 후보들의 상호 신뢰도는 바닥에 떨어져 있으므로 연합이 어렵다. 당장 나치당만 봐도 정권 핵심인 파울 요제프 괴벨스, 헤르만 괴링, 하인리히 힘러, 마르틴 보어만,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등의 인물들은 가끔 한 사람이 너무 잘 나간다 싶으면 연합해 견제하는 경우는 있었어도[4] 하나같이 서로 사이가 안 좋기로 유명했다. 따라서 독재자는 자기 마음대로 권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것.
우리나라의 경우도 박정희가 디바이드 앤 룰(divide&rule) 통치를 잘하기로 유명했다. 이건 90년대는 방영된 다큐 '이제는 말할 수 있다'에서도 나온 사실이고, 당대 인물들이 증언한 사실이다. 소위 디바이드 룰이란 앞서 언급되었듯이 최고 1인자가 밑의 사람들이 자기들끼리 치고받게 함으로써 자신이 안전할 수 있는 아주 지능적인 통치술이라 할 수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를 깨고 서로 이간질 시킴으로써 자신의 정권을 유지하려 하는 것이다. 이것은 전형적인 권위주의식 통치술이라 할 수 있다. 현대 사회에는 맞지 않는 비민주적인 일방향적 제왕적인 방식이라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결국, 과잉충성은 권력자들이 자신의 권력을 사적으로 남용한 결과는 나타나는 부작용인 것이다.
서브컬처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클리셰이지만 대게 결과는 좋지 않다. 주인공에게 한 번에 전부 덤벼도 질 와중에 본인이 최종 보스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이유 만으로 혼자 덤비다가 하나씩 각개격파 되기 때문. 굳이 이런 케이스가 아니여도 무능한 부하가 최종 보스나 간부에게 공을 세워 인정받겠다고 삽질을 하다가 의도치 않게 계획을 어그러뜨려 진노를 사 숙청되는 경우도 많다.
다만 늘 꼭 그런 것 만은 아니고, 2020년대에 들면서부터 Fate 시리즈의 이스칼리, 던전앤파이터의 네메르처럼 긍정적인 의미에서의 과잉 충성 캐릭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