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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011년 4월 10일 전라북도(현 전북특별자치도) 김제시 금구면 선암리 축령마을의 한 마늘밭에서 발견된 의문의 돈 뭉치와 관련된 사건. 주민 이 씨(당시 53세, 이하 모두 사건 당시 나이)의 마늘밭에서 굴착기 기사 안세현(당시 52세)[1]이 110억 원어치의 돈뭉치를 발견하여 세간의 화제가 되었다.경찰의 추적 결과 이 돈은 이 씨의 두 처남(48, 44)과 일당들이 2008년 1월부터 2009년 11월까지 불법 도박 사이트(스포츠토토)를 통해 벌어들인 범죄 수익이었음이 드러났다. 이들은 2008년 1월부터 2009년 2월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서버를 개설하고 중국 칭다오에 충·환전 사무실을 차린 뒤 홍콩에 서버를 두고 형이 한국에서 기획, 동생이 중국에서 콜센터를 운영하여 자금을 모았다. 확인된 규모만 매출액 1540억 원, 부당이득금은 170억 원에 달했다.
2. 상세
부당이득금 170억여원 중 김제 마늘밭에서 압수한 장물은 총 110억 7800여만원이며 60억여원은 여전히 오리무중에 빠졌다. 경찰은 밭주인인 이씨 부부를 잡아 조사하였다. 그들은 2009년 4월부터 처남으로부터 12차례에 걸쳐 인터넷 불법도박 수익금 112억5600만원의 보관을 위탁받았고 매형 이씨는 2009년 6월 인천의 한 거리에서 처남의 부탁을 받은 이들에게 현금 17억원을 건네받아 본인 차량에 실은 뒤 부인과 살던 전주시 모 아파트에 옮겼는데 이런 식으로 2011년 1월까지 12차례에 걸쳐 현금 112억 3474만원을 받아 집 장롱 안과 화장대 밑, 다용도실, 금고 등에 나눠 보관했다.이씨 부부는 2010년 4월 "보내준 돈으로 땅을 사서 안전하게 돈을 묻으라"는 처남의 전화를 받았고 한 달여 뒤인 5월 18일 김제에서 토지 2필지를 1억원에 샀으며 아파트에서 보관하던 돈을 비닐로 포장한 뒤 김치통·실리콘통·양은찜통 등에 나눠 담아 밀봉했다. 2010년 6월부터 2011년 3월까지 10차례에 걸쳐 이씨의 차량을 이용해 돈을 운반한 뒤 삽과 곡괭이로 흙을 파 110억원가량을 김제 땅에 묻었다. 이씨 부부는 돈을 묻은 땅에 마늘, 고추·들깨 등을 심었다. 이로 인해 땅 이름은 통칭 '마늘밭'이 되었다.
그런데 이 모씨는 허락받은 생활비 이상의 개인적인 지출을 2억 4000여만원 더 썼고 이 사실을 처남에게 들키는 것이 두려워 꾀를 냈는데 바로 그해 초 마늘밭에서 예전 땅주인이 심었던 나무들을 옮기는 일을 해준 굴착기 기사 안 씨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고 한 것이다. 자작극을 벌이던 중 자기가 쓴 돈 이상의 금액이 모자라다는 것을 안 이씨는 굴삭기 기사가 돈을 파갔다고 확신하고[2] "최근 땅에 묻어둔 17억 원 중 7억 원이 없어졌다. 작업 중 못 보았느냐?"며 그를 불러 협박했다.
허나 알지도 못하는 거액의 돈을 내놓으라는 이씨의 협박에 굴착기 기사 안씨는 경찰을 불러서 해결하자고 했고 이에 어이없게도 이씨가 응하면서 일이 커졌다. 처음엔 경찰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이들의 얘기를 믿으려고 하지 않았으나 안씨가 돈이 담긴 페인트통의 위치를 기억해냈고 밭 가장자리의 쓰레기 더미에서 이씨가 진짜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돈들도 찾아낸 데다[3] 이씨 아들의 차와 금고에서 거액을 추가로 발견한 뒤 뭔가 낌새를 느끼고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하면서 사건의 전모가 드러났다.
처남이 맡긴 돈은 확실한데 마늘밭에 숨긴 돈 규모에 대한 이씨 말이 수사 초기 7억원에서 12억원, 24억원으로 계속 바뀌어 이를 의심하게 되었다. 경찰이 계속 추궁하자 이씨는 손을 떨면서 묵비권을 행사했다. 이에 경찰은 돈이 더 있다고 보고 땅을 파헤쳤는데 100억원이 넘는 현금이 나와 깜짝 놀랐다고 한다. 당시까지 경찰에서 그렇게 큰 액수의 현금을 압수한 것은 처음이었다. 돈 액수를 세느라 그날 밤 경찰서의 모습은 경찰서가 아니라 은행을 방불케 했다.
사실 이 사건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중장비 기사 안 씨인데 사건으로부터 10년 후에 나온 후속보도에서 "마늘밭 사건 때문에 삶이 몰락했다"고 토로했으며 경찰이 돈을 유실물이 아닌 범죄수익금으로 봤기 때문에 신고 포상금으로 200만원을 받았을 뿐이고 '조폭이 개입됐다'는 소문 탓에 수년간 불안에 떨어야 했다고 한다. 가족까지 피해를 입을까봐 집을 떠나 외딴 여관을 전전하며 팔자에도 없는 '도망자 생활'을 한참 하기도 했다. 이러다보니 신변보호를 위해 사복 경찰들이 그의 집 주위에서 잠복했고 수화기만 들면 파출소로 연결되는 핫라인도 설치됐다. 개명까지 했으며# 총포소지허가증을 받아 산 가스총을 머리맡에 항상 두고 자고 마당에는 도베르만 등 맹견 서너 마리를 풀어 놨다고 한다. 사람들이 틈만 나면 '포상금으로 수억 원 챙겼냐', '마늘밭에서 빼돌린 돈은 얼마냐'고 묻는 등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고 ‘저 사람 돈을 빼 왔을 거다’, ‘어딘가에 은닉해놨을 거다’, ‘나누어 쓰자’는 시선에 스트레스가 엄청났다. 안씨 부인도 스트레스를 받다 못해 운영하던 식당도 문을 닫아야 했다. 안씨 본인도 원래 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일하며 한 달에 700만원씩 벌었지만 사건 이후 생업을 포기했으며 굴착기는 집 마당에 녹슨 채 방치돼 있다고 한다.
10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사건은 대중의 뇌리에서 잊혔지만 안씨는 스트레스와 분노로 매일 술을 마신 탓에 간암과 대장암에 걸려 투병하는 등 고통받을 뿐이었다. 그를 아는 주변 지인들은 여전히 전술한 질문을 해대곤 하고 심지어 신고하지 말고 그냥 입 다물고 있지 왜 그런 바보 같은 짓을 했느냐는 말도 심심찮게 한다고 전해졌다.
법무부는 이 사건 이후 범죄수익환수 포상금 제도를 만들어 2014년 5월 29일부터 시행하고 있는데 불법 범죄수익이 국고에 귀속된 경우 이를 수사기관에 신고한 사람 또는 몰수·추징에 공로가 있는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국고귀속 금액이 5000만원 미만이면 최대 500만원, 200억원 이상은 1억원까지 포상금을 줄 수 있다. 100억원 이상 200억원 미만이면 7000만원이다. 즉 이 규정이 있었다면 안씨는 7천만원까지 받을 수 있는 셈이었지만 당시엔 그런 게 없었기 때문에 전술한 2백만원을 받은 것이 대가의 전부였다.
3. 결말
사건 발생 1년 후 대법원은 이씨에 대해 징역 1년, 이씨 부인(당시 50세)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하고 4100만 원을 추징했다.# 불법도박수익금 110억 원은 전액 국고로 환수되었다. 검거된 작은 처남은 도박장 개설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이미 수감 중이었는데 출소를 단 3개월 앞두고 숨겨놓은 돈을 다 잃은 것이라고 한다. 2012년 3월 대법원에서 검찰 상고가 기각돼 원심 형이 확정됐다.도주한 큰 처남은 출국금지와 더불어 수배된 상태지만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다(기소중지). 사건 직전까지 이씨 부부에게 중국에서 국제전화를 건 기록이 있어 중국에 이미 밀입국한 상태가 아닌가 추정될 따름이다. 환수하지 못한 60억원의 행방도 아직 알 수 없다.
2011년 구속된 은닉범 이씨가 국고로 환수된 불법도박 수익금 환수반환소송을 진행 중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으나 이에 대해 법조인들은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결국 전부 국고 환수되는 것으로 확정되었다고 한다.
사건 이후 마늘밭은 경매에 나왔고 2014년 당시 전주에 사는 50대 남성이 주변 시세보다 2배 가량 비싼 1억500만원에 낙찰받았으며 이후 땅 주인 변동은 없었다. 그러나 새 주인이 새로 작물을 경작하거나 건물을 세우지 않은 채 그냥 땅을 방치해 두면서 그곳은 황무지 수준의 잡초만 무성한 폐허가 되어 버렸다. 10년 후인 2021년에 나온 후속보도
4. 방송 내역
<rowcolor=#fff> 연도 | 방송사 | 방송명 | 제목 |
2011년 7월 16일 | 그것이 알고싶다 | 마늘밭 110억원의 비밀 | |
2022년 1월 6일 |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 그곳에 묻혀있다 - 2011 축령마을 미스터리 |
5. 여담
사건 이후 한동안 이 밭 근처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사람들이 서성거리며 혹시 흘린 돈 없나 뒤지기도 했다고 한다. '마늘밭에서 기를 받겠다', '여기가 110억원이 묻혔던 장소냐' 등을 묻는 외지인들 때문에 주민들은 몸살을 앓았다.한편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이 사건이 뉴스에 나온 후부터 "강남 아파트 vs 김제 마늘밭 중에서 어느 지역의 땅값이 더 비싼가?" 처럼 병림픽 같은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
이 사건이 일어난 마늘밭은 몇몇 무속인들에게 '금전운'과 관련된 길지가 된 모양이다. 이 사건 이후 무속인들이 인근에 왕래해 기도를 한다거나 기를 받겠답시고 땅에 드러눕거나 하는 기행을 해댔다고 한다. 10년쯤 흘러 사건이 잊힐 무렵이 되자 그런 발길도 뜸해진 듯하지만.
이 사건에서는 불법적인 돈을 외딴곳에 숨겼지만 실제로는 집에 숨기는 경우가 훨씬 많다. 불법 돈다발이 발견된 사례로는 2024년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온 일당이 모아 놓은 현금 더미가 있다.#
한편으로는 한참 뒤인 2019년에 김다운이 저지른 이희진의 부모 살해와 더불어 범죄자들이 범죄를 통해 취한 부당 이득을 조기에 환수하는 것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사건이기도 하다. 범법자들의 특성상 잡히기 전에 현금화해 놓고 배째라 식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6. 미디어에서
마사토끼의 만화인 Man In The Window에서는 이 사건을 패러디하여 김제 콩밭에 묻힌 돈이 언급되었다. 참고로 이 돈이 이 작품에서 주인공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무한도전 뱀파이어 헌터 특집 초반에 이 사건을 다룬 뉴스 영상이 자료 화면처럼 나오는데 이 특집에서 사람의 피로 연명하는 악질 뱀파이어들이 이 마늘밭에 봉인되어 있었는데 이 사건 때 돈을 찾느라 마늘 밭을 뒤집어 엎은 탓에 봉인이 깨져 부활했다고 언급한다. 아마도 악질 뱀파이어들을 한곳에 봉인하고 뱀파이어들의 약점으로 유명한 마늘을 그 위에서 재배하고 있었던 것으로 설정한 듯하다.
드라마 돈의 화신 1화에서 산사태 복구 공사 중에 땅 속에서 돈뭉치와 금괴가 나와 중장비로 돈을 퍼올리자 돈이 하늘에서 비 오듯이 떨어지고 공사장 인부들이 이 돈을 주우려 하다가 사고가 발생하는데 역시 이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 온 것으로 보인다. 사실 진짜 드라마 같은 얘기긴 하다.
[1] 개명 전 이름은 안점상. 2022년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 증인으로 나와서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였다.[2] 다만 이것도 걸러들을 필요가 있는데 누가 봐도 조잡하지만 이씨 입장에선 이런 구실이라도 지어내야 "처음부터 누명 씌우려는 목적으로 안씨를 추궁한 것이 아니다"라고 변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간도 크게 조폭인 처남 돈을 멋대로 썼을 때부터 뒤집어씌울 대상이 필요했을 텐데 그것이 안씨였을 뿐이었다는 것이다.[3]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면 안씨가 마지막으로 파낸 나무가 꾸지뽕나무인데 이 나무는 뿌리가 깊고 넓게 퍼져서 뽑아내기가 힘들다. 고생하면서 나무뿌리를 파내는 과정에서 뿌리에 뭔가 걸려나왔는데 그게 돈뭉치가 든 봉투들이었다. 안씨는 그냥 쓰레기이겠거니 생각하고 굳이 열어보지 않고 딱히 신경쓰지 않은 채 다시 묻어 버리거나 근처 쓰레기더미에 대충 던져놓았다. 만약 발견이 늦었다면 하마터면 다른 쓰레기들과 함께 소각될 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