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대한한의사협회가 2016년 1월 1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성명을 내고 골밀도 측정 의료기기를 시연하는 투쟁 퍼포먼스를 보인 사건.한의협은 보건복지부의 요청에 따라 의료계와 협의체까지 구성하고 논의까지 마쳤으나 보건복지부는 국정감사에서 약속한 기한까지 의료기기 사용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에 1월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행정소송과 헌법소원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의사협회, 골밀도 의료기기 시연 "헌법소원 등 법적 투쟁 불사하겠다"
▲영상 후반부에서 "이게 무슨 어려운 내용입니까? 누구나 할 수 있는 내용 아닙니까?" 라고 시연의 목적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2. 오진 사태
그러나 이 퍼포먼스는 예상 밖의 사건으로 이어진다. 시연을 맡았던 한의사협회장이 골밀도검사에서 오진을 했다는 지적이 줄을 잇기 시작했다.한의협 회장 골밀도 시연은 '오진'
양규현 골대사학회장, 한의협 골밀도 시연에 “측정부위부터 전부 틀렸다”
'역풍' 맞은 한의사 대표의 대국민 쇼
제시된 지적들을 요약하면 김필건 한의사협회장은 29세 남성을 대상으로 골밀도 검사를 했는데 T점수는 -4.41, Z점수는 -4.3이 나왔다. T점수는 젊고 건강한 사람의 골밀도와 비교했을 때 평균에서 벗어난 표준편차가 -4.41이라는 뜻이고 Z점수는 동일한 연령대 사람의 골밀도와 비교했을 때 평균에서 벗어난 표준편차가 -4.30이라는 뜻으로 100만명 중 끝에서 8번째로 골밀도가 낮다는 뜻이다. 즉 0.0008%다.
건강해 보이는 29세 남자에게 이런 결과가 나오면 검사 오류를 의심하는 것이 당연히 먼저지만... 한의사협회장은 처음에 "골다공증"이라고 진단하고 이후 기자들의 질문에는 "골감소증"이라고 진단을 바꿔 이야기했다. 한의사측은 김회장이 검사 오류를 염두에 두고 '김회장은 검사를 진행하면서는 이 수치가 정확하다면 "골다공증이다."라고 이야기했다고 주장했지만 해당 동영상을 아무리 봐도 '이 수치가 정확하다면'이라거나 '검사 오류의 가능성이 있다'는 언급은 전혀 없다.
정확한 결과는 다른 검사기기를 써야 된다는 말을 하기는 했으나 이 말 또한 검사 직후 한 말이 아니라 이후 진단에 대한 기자의 다소 집요한 질문에 나온 말이라 검사 오류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더욱이 "골수를 보충하는 치료가 필요하다"고 처방을 하면서 거센 비난을 받게 되었다. 의학적으로 골수는 조혈기관으로 골다공증의 치료와는 전혀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 시연에서 20대 젊은 남성을 골다공증[1]이라고 진단하고 '골수 보충 치료'라는 알 수 없는 치료를 권하면서 '한의사들이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하면 오진을 내리고 이를 바탕으로 검증되지 않은 치료를 권하여 진료비만 늘리고 오히려 환자에게 피해를 줄 것이다'라는 의사들의 주장에 더 힘을 실어주는 꼴이 되었다.
당연히 검사 다음날 양규현 골대사학회 회장은 "김필건 한의사협회장의 검사는 처음부터 모든 것이 틀렸다"고 하면서 아래와 같이 비판했다.
- 측정부위가 틀렸다. 왜, 어디서, 무엇을 측정해야 하는지 몰랐다.
- 초음파 측정할 때 젤을 바르는데 이 역시 엉뚱한 곳(아킬레스건 주위)에 발랐다. 그러니 결과치가 제대로 나오지 않은 것이다(종골-뒷꿈치를 측정해야 함).
- 50세 이상에서는 T값을 사용하지만 그 이하에서는 반드시 T값이 아닌 Z값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것도 지키지 않았다.
- 초음파로 골밀도를 측정하려면 해부학을 공부하고 뼈의 성질을 이해해야 하는데 이런 기본적인 지식 없이 측정했고 그 결과치를 임의로 해석했다. 매우 위험하다. 초음파골밀도기는 가장 까다로운 장비다.#
추가로 미비한 점이 있다면
1. DEXA (이중 방사선 흡수 방법)이 아닌 골밀도 측정 방법은 표준화된 골밀도 측정방법이 아니다.
2. 말단부(손목 및 발목) 검사는 출산 전 후 비정상적인 골밀도 감소나, 간소화된 검사를 통해 다수의 환자를 확인한 후 일부 의심환자를 추려내기 위한 용도이지 골다골증을 진단하기 위함이 아니다.[2]3. 남성에 대한 골다공증 진단은 T, Z 점수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아직 골밀도 기기를 통해 진단하는 표준은 정해지지 않았다.
4. 가장 중요한 점은 어떠한 골밀도 기기도 진단을 확정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골밀도 검사기기는 완전하지 않으며 다른 요소를 생각하여 '의사'가 진단을 내리게 되어 있다. 골밀도 기기로 구하는 골밀도는 상대적인 값이며, 절대적인 뼈의 강도를 구하지 못하고 T, Z 점수를 구하는 참조값 또한 인종별로 상이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3] 기기가 제공하는 정보만 가지고 골다공증 진단을 내리면 절대 안 된다.
3. 사건 이후
한의협회장은 한의사 의료기기 허용 문제를 두고 보건복지부가 미적거리자 이를 강하게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펼치면서 한의협회장이 직접 의사들의 고발을 받고 법정에 출두하는 모습을 보여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사안을 공론화하여 터트리기 위한 목적으로 의료기기를 쓰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문제는 시연 퍼포먼스에서 측정부위를 잘못 잡고 용어 정의에서 미진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로 인해 의사들의 공격을 받았으며 의협의 X맨이냐는 소리를 들었다.#대한의사협회는 한의사의 의료기기 시연에 무대응으로 일관하였으나 시연이 끝난 후에는 "측정 부위부터 전부 틀렸다"며 오진임을 주장함으로써 한의사들의 의료기기 사용능력을 비판하였다. 다만 언론들이 잘 보도하지는 않았다. 이에 영상의학과 전공의 495명이 한의사 X-ray 등 사용 허용 법안 발의에 반발 및 서신문을 발표하였다.#
2016년 1월 16일 김필건 한의협회장과 노환규 전 의사협회장이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담했다.한의사 의료기기 "국민 위해" VS "국민이 실험쥐?"
2016년 1월 신문으로 의협vs한의협 광고전을 펼쳤다.한의사 의료기기 뜨거운 광고전 ‘눈길’
한의협은 의협이 김필건 한의협회장의 의료기기 시연 해당 검사의 오류와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의 위험성을 알리는 내용을 페이스북에 게재한 것을 삼아 추무진 의협회장 등을 형사 고소하였다. 이에 대해 검찰은 2016년 6월 22일 불기소 처분했다.
같은 해 9월에는 한의협이 추 회장을 비롯 의협 임직원 4명을 모욕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의협 산하 한방대책특별위원회#가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교육센터 설립을 비판하면서 '한의에 의료기 교육하는 것은 강도에게 칼을 쥐여 주는 것과 같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는 이유에서다. 이 사건은 '공소권 없음' 처분됐다.#
2017년 9월 자유한국당 김명연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이 각각 한의계의 숙원사업인 한의사 진단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에 의협 비대위는 김명연·인재근 의원에 법안 폐기 압박 시위를 하였고 서울아산병원 소아심장과 교수를 역임한 자유한국당 박인숙 의원이 한의사의 진단의료기기 허용 법안을 전면 비판하자 한의계는 박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법안 찬성 촉구 시위를 하였다.뜨거운 의료기기 찬·반 논란‥국회의원들은 괴롭다
최대집 당시 전국의사총연합 상임대표가 김명연 의원 사무실 앞에서 1인시위를 하였으며 김필건 한의협회장과 고소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 사건의 당사자인 김필건 한의협회장은 2019년 3월 10일 지병이었던 심장 질환으로 별세했다. # # #
[1] 내지는 골감소증, 이 진단마저도 불확실하다.[2] Spine L1 - L4, Femur - Neck 부위만이 골다공증을 진단하는데 자료로 사용될 수 있다.[3] 평균이 높은 흑인과 낮은 한국인을 비교하면 흑인이 한국인보다 골밀도가 높더라도 골다공증 진단이 나오는 경우가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