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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11 04:48:08

드래곤 라자(만화)

드래곤 라자
파일:/pds/200804/29/50/c0006650_4816260484918.jpg
장르 판타지
작가 원작: 이영도
그림: 손봉규
스토리: 홍성화1권
출판사 대명종
연재처 코믹 팬티
연재 기간 2000. 04. 18. ~ 2004. 04. 17.
단행본 권수 18권 (2004. 04. 17. 完)

1. 개요2. 상세3. 평가4.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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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이영도 작가의 소설 드래곤 라자를 원작으로 하는 만화...이지만 작화, 설정 재해석, 스토리 전개 등 모든 것이 총체적 난국이라는 말이 아까울 정도로 처참한 수준이었기 때문에 팬들 사이에는 없는 작품으로 취급 받는다.

드래곤 라자에 크게 관심 없는 이들도 십여 년째 인터넷상에서 짤방으로 박제되어 돌아다니는 이 만화의 장면을 한 번쯤 본 적 있을 정도로, 나쁜 방향으로 대단한 물건이다.

2. 상세

출판사는 대명종이며 당시 만화잡지 창간 러시가 이루어지고 있을 즈음에 코믹 팬티라는 잡지에 연재되었다. 그러다 잡지는 소리소문없이 묻히고 단행본만이 발간된다.

사실 준비 자체는 꽤나 공을 들였다고 볼 수도 있다. 당시 이현세 화실에서 가장 촉망받던 신인 손봉규를 작화 담당으로 기용했으며 판권비로만 거금을 지출했다. 또한 스토리 작가로 당시 나름 인지도 있던 작가인 홍성화(레디오스)가 참여했다.

그러나 잘 뜯어보면 실속이라고는 하나도 없었다. 이 작품은 결국 컨슈머 시장의 독자들을 노린 것이 아니라 대여점 전용 작품의 하나일 뿐이었다. 대명종이라는 출판사 자체도 원래 씨알기획이라는 이름으로 무협소설과 대본소 만화를 주로 찍어내던 출판사였다. 이 출판사가 내놓은 최고 인기 작가가 누구냐면, 김성모! 마계장군전부터 시작해서, 스터프 166 등 김성모가 '자유구역'이라는 자신이 소유한 빌딩의 이름을 딴 출판사를 만들 때까지 만화를 출판하던 곳이 바로 씨알기획이었다.[1] 이 때문에 이 회사의 만화쪽 인맥은 대본소 계열밖에 없었다고 봐야 한다.[2] 그 대명종이 원작 판권 비싸게 주고 찍어낸 만화가 세 개 있으니, 드래곤 라자, 스타크래프트, 만화 셰프의 2부인 '돌아온 쉐프[3]가 바로 그들이다. 한 마디로 원작의 인기에 편승해 돈을 벌려고 했던 것이다. 이런 점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황금가지에서 판권을 회수할 때까지 책이 계속 나왔다는 것인데, 이런 것 또한 대본소 만화 찍던 곳의 특징이다. 날림 스토리로라도 계속 연재해서 최대한 돈을 벌려고 했던 것. 그리고 작화가 손봉규도 말이 촉망받는 신인이지, 결국 대본소 공장만화 체제 하에서 데뷔조차 못하던 무명 작가 중 하나일 뿐이었다.

레디오스의 회고(아카이브)에 따르면, 홍성화는 드래곤 라자에 대한 애정 때문에 통상 금액의 1/3밖에 받지 못하면서도 작품을 진행해 왔으나, 정작 그림 작가인 손봉규가 실력은 부족한데 욕심은 크게 부렸다고 한다. 당시 기준으로 장당 7만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거금을 받았는데도[4] 페이지 수를 더 늘리려고 억지를 부리기도 했으며, 정작 원고에는 성의가 없어 나중에는 만화가도 아닌 홍성화의 콘티가 원고화되고 소설가가 만화가에게 그림 연출을 지적해주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고료 배분 문제로 인해 둘이 갈라섰다. 당시 잡지연재 만화 단행본의 지분 배분은 스토리 작가가 콘티까지 했을 경우 전체 고료의 1/3인 33%를 받으며 스토리만 줬을 경우 30%가 일반적이었는데, 손봉규는 '이현세 사무실에 변호사가 인증한 스토리작가 고료표가 10~11%다'라며 처음에는 12%를 제시했다가 나중에는 선심쓰듯 15%를 제시했다고 한다. 심지어 나이로나 경력으로나 완결작 없는 것 빼고는 중견 작가에 속하던 레디오스에게 "원래 스토리 작가는 아트 작가 문하생이다, 요즘 스토리 작가 많이 컸다" 같은 망발도 했다고 한다. 결국 버티지 못한 레디오스가 1권 분량만 진행한 후 때려치고 나와버렸다고 한다.

레디오스가 떠난 후 작화를 담당한 손봉규가 스토리를 짜서 그린 4권 이후로는 싸구려 플롯과 연출에 의존하는 원작 모독 수준의 양산형 만화가 되었다. 드래곤 라자에 등장하는 신들 대신 가이아니 미카엘이니 하는 그리스 신화와 성경에 나오는 신과 천사들이 쏟아져나오고, 루트에리노 대왕이 드래곤 로드를 격퇴하고 바이서스를 세운 이야기도 통째로 사라지고 대신에 신을 부정하는 인간과 신을 긍정하는 인간들의 7일간의 대전쟁이 있었다는 해괴한 신화가 생겼다. 결국 황금가지는 당초 계약기간이 끝나자마자 판권을 회수해서 출판을 중지시켰고, 이 때문에 완결도 제대로 스토리가 끝난 게 아니라 저작권 운운하면서 대충 끊어버렸다. 만일 황금가지가 저작권을 회수하지 않았다면 얼마나 스토리가 더 막장으로 갔을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

3. 평가

한참이 지난 후는 물론, 출간 당시에도 좋은 평가는 없었다. 사실 레디오스가 담당한 1~3권 분량에서는 나름 괜찮게 각색된 부분이 없지 않았다. 예를 들어 원작에서는 표현되지 않던 디트리히 할슈타일의 내면, 아무르타트 정벌전의 패퇴 과정, 레너스 시 투기장에서 트롤들이 왜 풀려났는지, 왜 다른 오크들을 건드렸는데 우르크인 아그쉬가 쫒아왔는지 등의 묘사가 꽤 잘 되어 있었다. 후치OPG를 얻는게 아니라 문신 형태로 손에 흡수되는 것도 나름 호평받았다.[5]

그러나 3권 이후의 스토리는 캐릭터 이름이나 지명만 가져온 수준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원작 팬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만화가 한창 나오던 시절의 원작팬들의 주 나이대는 10-20대였고, 그만큼 만화도 쉽게 접했기 때문에 더 충격이 빨리 퍼졌다. 드래곤 라자는 당시 학교 등지에서 소소하게 대화 소재로 사용될 정도로 인기작이었기 때문에,[6] 이런 원작과 비교해서 더 큰 혹평이 나왔다. 스토리는 당대 대여점에서 범람하던 양판소들이 그나마 양반으로 보일 정도로 막장이었고, 스토리를 감안하지 않더라도 원작을 읽어 본 사람이라면 분위기부터가 다르다고 느낄 수밖에 없었다. 원작은 극이 끝날 때까지 독자에게 화두를 던져 주고, 여운을 남기는 쪽이지, 열혈과는 거리가 멀다. 그런데 만화는 마치 타이의 대모험 같이 <넘치는 열정으로 사태를 해결하겠다> 같은 분위기로 그려졌기 때문이다.

사실 원작을 감안하지 않고 만화 자체로 보더라도, 빈말로도 좋은 작품이라고 하기 힘들다. 작화는 당시 기준을 생각해 봐도 썩 좋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고,[7] 이 때문에 첫 화부터 독자는 물론 이영도 작가조차도 불안감을 느꼈을 정도였다. 데생 실력도 역부족이고 톤이 의미 없이 지저분하게 쓰이는 등 만화로서의 테크닉도 부족했다. 앞서 언급된 고료 일화라던가 그림 실력을 보면, 작화가 손봉규는 원작에 대한 존중은 고사하고 만화에 대한 이해나 애정조차 없이 그저 돈벌이에만 혈안이 된 자였다. 어찌 보면 이 때부터 파멸이 예정되어 있었던 셈이다.

작가 이영도도 이 작품에 대해 마땅치 않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잡지 연재 1화 후기에 원작자인 이영도의 코멘트가 있는데(단행본에는 없다), "헬턴트 영지에 5층짜리 건물이 있군요. 소설 속에서는 1~2층짜리 마을로 여겼습니다만..."이라고 적어놓은 게 보인다.[8] 또한 폴라리스 랩소디 연재 당시 작가 후기를 통해 '내 작품을 원작으로 한 별개의 작품이니 원작자는 입 닥치고 있는 것이 도리일 것'이라며 불편한 심정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심지어 레디오스가 하차하기 전이고 '개인으로서는 별로 좋아하는 그림이 아니다'라고까지 한 것을 보면, 애초에 작화 퀄리티 자체부터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던 듯. 해당 후기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코믹 팬티(처음 들을 땐 정말 뒤집어졌습니다.)의 그 만화는 제 졸문을 베이스로 한 만화가 맞습니다. 시리얼의 월간연재 작가로 유명하신 레디오스 성화님께서 각색을 맡으셨지요. 아마도 제 기분이 어떤지 물어오실 것 같은데, 글쎄요. 저 개인으로서는 별로 좋아하는 그림은 아닙니다. 하지만 패러디가 훌륭한 창작이듯 각색 또한 훌륭한 창작이고 그 창작을 돕기 위해서 절대 입 닥쳐야 되는 건 원작자일 거라 생각하기에 아무런 간섭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원작보다 못하다는 말을 듣는다면 그 책임은 만화가와 시나리오 라이터에게 돌아가야 하겠지요. 같은 맥락에서 원작보다 낫다는 말을 듣게 된다면 그 역시 만화가와 시나리오 라이터에게 그 영광이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어느 부분에서도 제가 원작자랍시고 끼여들 부분은 없는 것 같군요. 하하하. 성화님이 각색을 맡으셨으니 원작보다 훨씬 훌륭한 만화가 되겠지요.
좋은 밤 되세요!
PS : 지금도 열심히 코믹 팬티의 준비작업 중이신 출판사 여러분들께 한 마디 응원을 보내드리자면, 정말 한 번 들으면 잊기 어려운 제목을 선택하신 그 용기에 찬사를 보냅니다. 하하.

4. 기타

파일:/pds/200904/21/63/b0037863_49ed51cb5f1ad.jpg
이 만화에서 그나마 유명한 장면은 운차이가 "크헤헤헤 이 운차이님이 다시 돌아올 줄은 몰랐나 보지?"라고 말하는 것이다. 당연히 나쁜 쪽으로 유명하다.

코믹스와는 별개로 보이는 애니메이션화 이야기가 나돌았지만 이미 루머로 끝난지 긴 시간이 지났다. 퓨처 워커 연재 중 작가의 말을 보면 애니메이션 계획을 위해 진지하게 논의 중이라는 말이 많이 있었는데 끝내 안 나온 걸 보면 다 엎어진 모양이다.

판권에 관한 바하인드로는, 황금가지는 애초에 애니메이션에 대해 당시 금강기획과 판권 계약을 하였고, 이때 만화 옵션이 들어가 있었다. 그런데 금강기획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 방법을 찾다가 수익을 내기 위해 만화 판권만 비싼 가격에 대명종에 다시 팔아넘긴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황금가지에서 금강기획과의 계약이 종료됨과 동시에 바로 만화 판권도 회수하며, 만화 연재가 강제 종료되었다.

작화가인 손봉규는 데뷔작 드래곤 라자 코믹스 완결 후 '방중달인'과 '불사신' 두 작품을 제외하면 딱히 만화와 관련되어 알려진 행적은 없다.[9] 웹툰 사이트 투믹스에서 연재한 '목줄', '올가미'라는 성인웹툰 작화담당이 손봉규이나 동일인물인지는 불명.

대략 이런 취급이다. 링크의 내용은 이 만화판을 소설로 속여서 중고로 팔아치웠다는 내용이다.

[1] 김성모가 자신의 출판사를 만든 이유는 김성모는 "우리가 지금 김성모의 만화를 읽는 속도보다 김화백이 그리는 속도가 더 빠르다."라는 농담이 돌았을 정도로 연재속도가 빨랐으며 씨알기획이 다른 만화가들의 작품들도 상대해야 하는 이유로 자신의 연재속도를 따라오지 못하자 스스로 본인 전용의 출판사를 차린 것이다.[2] 혹은 다른 출판잡지에서 떨어져나와서 잡지 연재는 못하고 단행본만 내던 일부 작가들.[3] 1부는 서울문화사에서 41권 완결이며 2부는 대명종에서 5권 완결했는데 실제로는 일본에서 20권으로 완결되었다. 참고로 셰프는 2부 완결 이후에도 3부 셰프 파이널, 4부 셰프 얼라이브도 나왔으며 작화 담당인 카토 타다시가 사망한 이후에는 이토 히즈미라는 여성 작화가를 기용하여 5부인 셰프 리부트를 2021년부터 연재 중이다. 대명종에서는 대본소 위주로 팔던 곳인데 드래곤 라자 이후에 판권을 사온 만화가 이 셰프의 2부인데 매니아 층 위주로 보는 요리 만화라서 수익이 떨어지자 일본에서 계속 연재되고 있음에도 5권으로 완결하였다. 일본에서는 2부에서 3부로 이어지며 등장인물들도 계속 등장하기에 대명종에서 마음대로 조기 완결해버린 것이다.[4] 비교하자면 당시에도 큰 인기를 구가하던 열혈강호의 작화를 담당한 양재현 작가보다 장당 가격을 더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5] 아마 당시 어렸던 독자 상당수가 후치가 넥슨 휴리첼에게 OPG를 빼앗기는 상황을 부모님에게 장난감 빼앗긴 것과 비슷한 것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인 듯하다. 하지만 원작에서는 얼마든지 뺐다 낄 수 있는 장갑이라는 것 자체가 스토리 전개의 소재로 작용하는데 어떻게 각색하려 했는지 의아한 문제기도 했다.[6] 글 자체도 생각할 거리가 많기는 했지만, 이미 이 정도의 파급력이 있었던 덕분에 교과서에도 실리는 위업을 달성할 수 있었다.[7] 너무 김성모 화백 스타일이 묻어났다. 차라리 동시기에 한창 나오던 로도스도 전기 같은 그림체였다면 모를까. 상황 자체를 과장하는게 일반적이던 김성모 화백 그림체는 분위기 자체가 맞지 않았다.[8] 사실 출간 당시 이 작품을 보던 독자들 중에서도 (물론 작가가 이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토로한 것을 모르는 상태에서) 작중 묘사된 헬턴트 영지의 정경에 대해 위화감을 느낀 이들이 적지 않았다. 드래곤 라자는 당시 유행하던 중세 기반 소드 앤 소서리 판타지의 전형으로, 잘 쳐야 르네상스 초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세계관이다. 그리고 헬턴트 영지는 그 중에서도 깡촌 취급받는 촌구석이라, 작중에서도 후치나 샌슨 같은 헬턴트 토박이들이 도시의 풍경을 보고 놀라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그런데 이런 곳에 포석이 좌악 깔린 포장도로와 으리으리한 5층 건물이 늘어서 있었으니, 작품 세계관을 아는 사람으로서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손봉규가 원작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음이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까지 드러나는 것이고, 이 때문에 원작자마저도 굳이 공개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다. 게다가 적지 않은 독자들 역시 이후 이영도의 반응을 접하고 '역시 나만 위화감을 느낀 것이 아니었다'는 씁쓸한 안도감을 느낀 바 있다.[9] 방중달인과 불사신 모두 대본소 만화로 방중달인은 7권 완결이며, 불사신은 2편까지 나온 후 연재가 중단되었다. 드래곤 라자 코믹스를 연재하면서 보여준 스토리 작가 홍성화에 대한 갑질 및 스토리 작가들을 자신의 하수인 정도로 여기는 태도 및 원작 모독 수준 이해력과 돈을 벌기 위해 억지로 내용을 늘리는 전개 등으로 업계에 미운털이 박혀 대본소 외에는 돌아갈 곳이 없었던 듯하다. 실제로 이현세 화실에서 가장 뛰어난 신인이라며 내세운 것과 다르게 실력이 떨어지는 데생 등으로 인해 대본소 작가로서도 흥하지 못했다. 실력이 떨어진다면 인성이라도 좋아야 하는데 그마저도 나빠서 코믹스 업계 및 대본소 업계에서도 사실상 퇴출된 케이스로 오히려 손봉규 때문에 스승인 이현세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런 문제를 일으킨 뒤로는 이현세 화실에서도 사실상 쫒겨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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