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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21:24:51

라멘/종류/지역별 분류/홋카이도


1. 개요2. 삿포로 라멘(札幌ラーメン)3. 하코다테 라멘(函館ラーメン)4. 아사히카와 라멘(旭川ラーメン)5. 쿠시로 라멘(釧路ラーメン)6. 무로란 카레라멘(室蘭カレーラーメン)

1. 개요

보통 홋카이도 3대 라멘으로는 삿포로, 하코다테, 아사히카와의 라멘이 유명하며, 5대 라멘으로 확장되면 여기에 쿠시로, 무로란의 라멘이 추가된다.

아이러니한 점이라면 외부에서 홋카이도 라멘의 이미지로는 버터옥수수를 넣은 콘버터라멘이나 신선한 해산물이 잔뜩 올라간 화려한 라멘을 대표적으로 떠올리곤 하지만, 정작 현지에선 이런 건 관광객이나 찾는 메뉴로 생각한다는 것. 현지 맛집으로 소문난 어지간한 가게에선 버터와 옥수수가 없거나, 있어도 추가토핑 옵션 정도로 빠져있다. 되려 콘버터라멘이나 해물종합세트라멘을 기본 메뉴로 내놓는 가게가 있다면 거기야말로 현지인보다는 관광객을 노린 한끗 떨어지는 가게라고 판단해도 될 정도. 관광객 수요를 노려 번화가나 공항 등 관광객이 몰리는 지역 분점 한정으로 콘버터해물라멘을 내놓는 가게도 있지만, 따로 분점도 없는 단독점포 가게가 그러고 있다면 의심해볼 만 하다.

라멘은 면의 식감이나 국물의 맛이 굉장히 중요하게 여겨지는 음식인데, 토핑이 화려하면 화려한 만큼 면과 국물이 부실해져도 상대적으로 눈속임이 가능해지며, 그만큼 실력이 부족하거나 관리가 불량한 가게가 대충 장사하기도 쉬워질 수밖에 없다. 거기에 손님이 한두번 먹고 다시 만날 일이 딱히 없을 뜨내기 관광객이라면 더더욱. 홋카이도도 사람 사는 곳인데 홋카이도라고 해서 라멘 토핑이 눈에 띄게 확 화려해지는 않는다. 홋카이도 현지인 중에 꼬박꼬박 비싼 돈 내가며 스페셜한 라멘을 일상적으로 먹을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개중에 토핑이 더 화려하고 푸짐한 아사히카와에서조차, 토핑을 파 한가지로만 극단적으로 확 줄여버린 카케라멘이 있고, 심지어 그게 또 잘 팔리기까지 한다.

특정한 가게를 하나 집어 풀어서 소개하자면, 맛의 시계탑#이라는 라멘 가게는 홋카이도 내에 20개의 체인점을 갖추고 있다. 체인점의 총본점#에서는 2021년 기준, 기본메뉴 미소라멘은 842엔, 버터+옥수수의 버터콘 라멘은 1,058엔인데, 여기에 가리비까지 올려서 가리비 버터 콘 라멘이 되면 1,598엔이 된다. 부담되는 가격이 되는건 사실이다. 라멘집이 다른 메뉴에 잘 쓰지 않는 가리비를 쓰는게 성립이 되는건 가리비 4점을 가공해서 780엔에 판매하는# 홋카이도의 수산물 가공산업이 뒷받침 되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신치토세 공항 국내선 청사에는 홋카이도 내 유명 라멘집 10개 점포가 출점한 라멘 푸드코트 홋카이도 라멘도장(北海道ラーメン道場)이 있으며, 이 한 자리에서 무로란 카레라멘을 제외한 홋카이도 각지의 라멘을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성적이 저조한 가게는 주기적으로 다른 가게로 교체되기에 어디를 골라도 맛있게 즐길 수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새우 육수를 쓴 에비소바 이치겐(えびそば一幻)이 단연 부동의 원탑 인기점포다. 아예 공항에서 먹는 건 포기하고 삿포로 본점에서 아침부터 기다리다 오픈런을 노리는 게 더 나을 정도. 도토(道東)지역의 라멘집도 출점하지만, 쿠시로에서는 후술할 태생적 문제 때문인지 출점하지 않고 오비히로테시카가 등 다른 곳의 가게들이 대신 오는 중이다.

오비히로 멘야 카이코(麺屋開高)는, 오비히로에서 창업한 건 맞는데 정작 오비히로 본점이 폐점하고 신치토세 공항이나 삿포로나 싱가포르 등에 있던 분점만 남는 바람에 연고지가 애매해진 상태다. 어쨌든 근본이 근본인 만큼 오비히로 명물 음식 부타동(豚丼)을 사이드메뉴로 내놓고 있다. 미소 옵션을 둘로 나눠서, 미소라멘에 기본적으로 쓰이는 시로미소(白味噌)도 내놓지만 아카미소(赤味噌) 옵션도 꼬박꼬박 챙기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공항에서는 관광객들의 고정관념이 굳어지도록 신선한 스위트콘이 듬뿍 들어간 메뉴를 절찬리에 파는 중이다.

테시카가는 이름도 정직하게 테시카가라멘(弟子屈ラーメン)이다. 본점이 테시카가초에 있고 삿포로에도 분점을 여럿 내고 있다.[横] 분점마다 메뉴가 미묘하게 다르긴 하지만 사케토바(鮭冬葉)[2] 시오라멘이나 무카시(むかし)[3] 쇼유라멘 등 해산물을 화려하지 않아도 적극적으로는 활용하는 메뉴가 메인이다. 구운 삼겹살 한줄을 얹어주는 야키부타(焼豚)[4] 미소라멘도 상설메뉴. 삿포로 핫사무(発寒)점은 아예 아이누풍의 컨셉을 잡아 지점 이름도 라맛(RAMAT)[5]으로 내걸며, 기존 점포들과는 완전히 다른 아이누식 메뉴를 팔기도 한다. 반면 관광객이 잔뜩 몰리는 스스키노(すすきの)의 삿포로 라멘요코초점 한정으로는 콘버터+해물폭탄의 관광객용 클리셰 강화메뉴를 파는 중이다.

일본 현지의 라멘은 굉장히 짜다는 선입견이 무색하게도, 홋카이도의 라멘은 쇼유라멘조차 염도가 덜하고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맛이다. 즉, 한 마디로 타 지역 라멘보다는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다.

히다카 진흥국 남동 끝자락 에리모초(えりも町)[6] 에리모미사키(襟裳岬) 관광센터 무테키식당(無敵食堂)에서는 별도로 에리모 라멘(襟裳ラーメン)이라는 메뉴를 팔고 있는데, 해산물 육수에 골뱅이, 김, 해초 등 해산물 토핑이 올라간다. 한국인 관광객들의 평은 대체로 좋은 편.

오타루에는 별도의 라멘 메뉴가 없고, 대신 녹말이 잔뜩 들어가 걸죽한 소스[7]의 오타루 앙카케야키소바(小樽あんかけ焼きそば)가 대표메뉴로 자리잡고 있다. 다만 그에 상관없이 라멘집은 적지 않게 있고, 또 수준급의 맛을 보장하기도 한다.

2. 삿포로 라멘(札幌ラーメン)

도오(道央) 지방을 대표하며, 대외적으로는 홋카이도 라멘 전체의 이미지를 대표하기도 한다.

특히 미소라멘으로 유명하며, 사실 미소라멘 자체도 삿포로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 것이 정설이다. 업계의 전설적인 점포인 아지노산페이(味の三平)에서 삿포로 미소를 넣은 라멘을 내놓았고, 이것이 크게 인기를 끌면서 전국으로 퍼졌다는 설이 그것. 손님의 요구로 미소를 넣었다는 설도 있지만 아지노산페이의 홈페이지에서는 이는 도시전설이며 조리장이 직접 개발한 것이 맞다며 일축하고 있다.

아지노산페이에서 차사오 대신 민찌를 썼던 것에 많은 가게들이 영향을 받아 한때 미소라멘에는 차슈 대신 민찌가 국룰이라는 느낌으로 다들 분쇄육을 토핑으로 올리곤 했으나, 현재는 그런 것 없이 미소라멘에 차슈를 올리는 맛집들이 많다. 아지노산페이는 여전히 민찌를 쓰지만.

버터 덩어리와 스위트콘을 아낌없이 들이부은 콘버터라멘이 대중적으로 인기있을 것 같지만, 상술한대로 삿포로 현지인들에게 콘버터라멘은 관광객이나 찾는 그런 것으로 치부되기 일쑤다. 오히려 일상적으로는 차사오, 멘마, 의 기본적인 토핑이 더 널리 쓰이며 추가로 숙주나물, 양파, 배추 정도가 중요한 키 아이템이다.

또한 해산물을 쉽게 구할 수 있는 홋카이도 특성상 토핑으로 해산물을 어렵잖게 올릴 수 있고 그런 메뉴도 종종 볼 수 있지만, 아무래도 이런 비싸고 화려한 메뉴는 삿포로에서 생활비를 아끼고 쪼개며 현실을 살아가는 현지인보단, 홋카이도에서 기꺼이 돈을 쓰고 즐길 생각으로 놀러온 관광객을 위한 퍼포먼스 메뉴 성격이 강하다.

수프로는 돼지뼈 육수를 주로 사용하며, 추운 날씨에 대비해 국물에 돼지기름을 치곤 하는데, 국물이 쉽게 식지 않게 하면서도 짠맛을 중화하는 효과가 또 있어서 상대적으로 짠맛 부담이 덜하며 부드러운 맛이 된다.

면은 다가수 숙성 치지레면(多加水熟成ちぢれ麺)을 사용한다. 굵고 쫄깃하면서 꼬불꼬불한 것이 특징.

삿포로 미소라멘의 정통성은 (적어도 현존하는 가게 중에선) 아지노산페이(味の三平)에 있다는 것에 딱히 이견이 없다. 하지만 삿포로가 홋카이도의 최대 도시에 전국구 5대 도시인 만큼 실질적으로 삿포로 라멘을 대표하고 있는 맛집들은 넘쳐나며, 오히려 이들이 현재 아지노산페이를 제끼고[8] 더욱 이름을 알리고 있다.

뜬금없이 토요히라구 주택가에 자리잡아 관광객들 접근성이나 동선 난이도가 올라가게 만드는 사이미(麺屋 彩未)[9], 히엔(我流麺舞 飛燕)[空][11] 정도를 제외한다면 어지간한 맛집들은 주오구에 모여있다. 신겐(らーめん 信玄), 유키카제(麺屋 雪風), 케야키(札幌味噌拉麺専門店けやき)[空], 시라카바산소우(麺処 白樺山荘)[空][横][共], 소라(らーめん空)[空][共], 스미레(すみれ) 등등.

특히 스스키노에는 라멘집들이 밀집된 골목인 원조 삿포로 라멘요코초(元祖さっぽろラーメン横丁) 및 삿포로 명소 신 라멘요코초(さっぽろ名所 新ラーメン横丁)가 있으며, 삿포로역에도 삿포로 라멘공화국(札幌ら~めん共和国)이 있다. 모두 신치토세 공항 홋카이도 라멘도장과 같은 성격이라고 보면 된다.

전통적인 삿포로 미소라멘에서는 살짝 결을 달리 하고 있지만,[18] 삿포로에서 창업해 새우육수를 쓴 에비소바 이치겐(えびそば一幻)[空]이 거의 깡패급 인기를 끌고 있다. 홋카이도 라멘도장 부동의 원탑 인기점포. 인기에 힘입어 온라인 통신판매 상품도 런칭하고 도쿄, 대만, 홍콩에도 지점을 내며 승승장구하는 중이다.

또한 독특한 계파로 스미레계# 라는것이 존재한다. 1964년 전업주부 무라나카 아키코가 창업, 이후 1981년 폐업 후 1983년 재개업, 1988년 폐업한 스미레가 본류. 중화 냄비에 소스와 재료, 수프를 볶아 굽는데 비밀이 있다고 하며, 다양한 궁리가 되어있는 맛이 난다고 한다.

3. 하코다테 라멘(函館ラーメン)

도난(道南) 지방을 대표하며 매우 담백한 시오라멘으로 이름이 알려지고 있다.

돼지뼈나 닭뼈 베이스의 기름기 적고 투명한 국물이 특징이다. 토핑으로는 차사오, 멘마, 세가지가 올라가는 것이 일반적이며, 나루토마키가 추가되기도 한다. 면은 부드러운 중태 스트레이트면(中太ストレート麺)을 주로 사용한다.

하코다테의 라멘집에서는 일본식 중화요리에 발을 걸친 메뉴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고 아예 중화요리집에서 시오라멘을 팔기도 한다. 하코다테의 시오라멘 자체도 현지에서 시나소바(支那そば)라고 흔히 불릴 만큼 원형 중화소바에서 크게 벗어난 것도 아니고. 이는 하코다테가 홋카이도 개척 초기 개항지로 화교들의 출입이 잦으며 이들이 들여온 탕면이 뿌리깊게 박혔기 때문이다.

하코다테 현지에서 시오라멘은 암묵적으로 정형화되어 웬만한 가게에선 큰 틀을 벗어나지 않지만, 시오라멘을 벗어나면 각 가게들이 각자마다 개성적인 메뉴를 가급적 겹치지 않게 내놓고 있다. 카키라멘(牡蠣ラーメン : 굴라멘)이라든가 짜사이라멘(ザーサイラーメン)이라던가 완탕멘(ワンタンメン)이라든가 하코다테 짬뽕면(函館ちゃんぽん麺) 등등. 중화요리스러운 메뉴를 꽤 찾아볼 수 있지만 이외에 카레라멘, 츠케멘, 아부라소바같은 일본식 라멘의 어레인지 메뉴도 가게에 따라 맛볼 수 있다.

현지인들에게는 하코다테 라멘이라기보단 그냥 라멘, 혹은 시나소바 정도로 시오라멘이 라멘의 당연한 형태로 여겨지는 중. 오히려 하코다테 라멘, 하코다테 시오라멘 등 지역명과 소재를 강조한 이름은 2000년대 전후로 마케팅을 위해 붙은 것이라 나이 지긋한 현지인들은 이런 이름을 더 어색하게 생각하는 경향도 있다. 다만 원체 시오라멘이 당연하게 여겨졌던 동네기도 하고, 삿포로의 미소라멘과 아사히카와의 쇼유라멘에 대항할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었다보니 딱히 무리수는 아니다.

고료카쿠 타워 인근에 본점이 있는 아지사이(函館麺厨房あじさい)[空][共]가 대표격인 가게로, 이외에도 린상(りんさん), 라멘 와카다이쇼(ら~めん若大将), 사이엔(西園), 후란(函館ラーメン 鳳蘭), 유우민(函館麺屋 ゆうみん) 등 현지인들에게 인정받는 가게들이 더 있다.

4. 아사히카와 라멘(旭川ラーメン)

도호쿠(道北) 지방을 대표하며, 삿포로와는 달리 홋카이도식 쇼유라멘의 정점이다.

돼지뼈, 어패류, 닭, 야채 등의 여러 육수를 조합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닭+간장 더블 스프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돼지뼈도 비교적 많이 쓰는데, 이는 아사히카와 인근에서 양돈업이 성행했었기 때문. 다만 돼지 누린내 그 자체를 정체성으로 삼으며 즐기는 하카타 라멘과는 달리 어패류나 해조류 등을 섞어서 누린내를 잡기 위한 시도를 계속해왔다. 홋카이도 내륙의 추위를 버티기 위해, 또 라멘이 쉽게 식지 않게 하기 위해 국물에 돼지기름을 적극적으로 넣다보니 기름지고 농후한 맛이 특징이다.

면은 수분 함량이 낮은 저가수 축소[22] 중세면(低加水縮れ中細麺)을 쓰는데, 수분이 쭉 빠지도록 건조시키는 만큼 면에 국물맛이 잘 배이는 장점이 있는 반면 불기 쉽다는 단점도 있다. 건조과정에서 면이 뒤틀려 곧은 면이 없다는 것도 특징.

토핑은 전통적으로는 차사오, 멘마, 등의 기본적인 것들만 써왔지만, 시간이 지나며 여러가지 화려한 토핑을 추가하며 바리에이션도 다양해졌다. 버터 덩어리나 스위트콘을 올린 관광객 취향의 라멘을 시작으로 여러 해산물을 올리기도 하고, 곱창을 올린 호르멘(ホルメン)[23], 돈가스를 얹은 톤카츠라멘(トンカツラーメン), 지로계 라멘이 생각날 만큼 갖은 야채를 듬뿍 얹은 야채라멘(野菜ラーメン) 등 호쾌한 토핑을 자랑하는 메뉴가 늘어나는 중. 역발상으로 다른 토핑 없이 만 조금 올린 카케라멘(かけラーメン)도 보편적인 메뉴다.

하치야(蜂屋), 아오바(旭川らうめん青葉)[村], 토쿠이치반(特一番) 등 2차대전 직후 창업한 노포들이 생각보다 있으며, 특히 하치야가 여러 분점을 내며 아사히카와 라멘을 대표하는 가게로 자리잡고 있다. 그 외 산토카(らーめん山頭火)[村][26], 히마와리(ラーメン専門 ひまわり), 후루키(ラーメンふるき), 바이코켄(旭川ラーメン 梅光軒)[村][空][共]등 현지 인기 점포들이 꽤 있다.

나가야마에 있는 쇼핑몰 파워즈에는 아사히카와 라멘집들이 몰린 아사히카와 라멘마을(あさひかわラーメン村)이 있다. 홋카이도 라멘도장이나 삿포로 라멘요코초같은 역할.

아사히카와 라멘의 가격은 타 지역 라멘보다는 살짝 비싼 가격대다. 육수, 면, 토핑 뭐라 할 것 없이 다양한 재료가 잔뜩 들어가거나 재료 단가가 높거나 하다보니 원재료비 압박이 세기 때문.

카케라멘같이 토핑을 극단적으로 줄인 메뉴가 흥하는 것은 이 반대급부일 것이다. 아사히카와라고 생활비 쪼들리거나 가성비를 따지는 사람이 없을 리 없고, 그런 사람들은 라멘 가격대가 하나같이 비싸다면 차라리 다른 음식으로 발을 돌리지 굳이 라멘을 고수하진 않을 것이다. 즉 카케라멘은 그런 수요층에 맞춰 어쨌든 라멘집에 꾸준히 드나들 수는 있도록 만드는 메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다 화려한 메뉴도 한두번씩은 기분내며 먹을 수 있을 거고.

5. 쿠시로 라멘(釧路ラーメン)

도토(道東) 지방을 대표하며 아사히카와처럼 쇼유라멘이 기본이기는 하지만, 아사히카와의 농후한 스타일과는 달리 하코다테처럼 맑은 국물인 것이 차이점이자 특징이다. 가츠오부시 국물을 기본으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다시마, 야채, 돼지뼈, 닭뼈 등의 다양한 재료가 섞여들어가게 되었다.

토핑은 대체로 기본 토핑인 차사오, 멘마, 3가지를 주로 쓴다. 거기에 아지타마고나루토마키 혹은 을 종종 추가하기도 한다.

면은 밀가루, 계란, 소금, 간수만 사용해 가늘게 뽑는 것이 원칙이며, 방부제나 첨가제를 일체 쓰지 않는다는 것을 고집한다. 이것을 홍보 수단으로도 삼았고 품질을 인정받아 2000년대부터 삿포로, 하코다테, 아사히카와에 이은 홋카이도 4대 라멘으로 인정 받기까지 했다. 다만 이게 되려 양날의 검이 되어 신선도에 매우 민감하게 되었고,[30] 장기 보관이나 장거리 유통에는 적절하지 못하게 되었다. 자연히 온라인 판매 같은 건 꿈도 못 꾸고, 삿포로신치토세 공항 등 홋카이도 역내에서도 안정적으로 유통하기 어려워 쿠시로 로컬 점포 중심으로 유지되는 편.

쿠시로 라멘의 정체성은 이 관리하기 힘든 면에 있다고 봐도 좋다. 물론 이렇게 지역제한이 걸리면, 쿠시로 라멘 먹으려면 쿠시로에 무조건 와야 할테니 본의 아니게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역할을 하게 되기도 한다. 또한 쿠시로는 홋카이도 동부 여행의 거점이기도 하고 B급 구루메[31]의 천국이기도 하다보니 얼마간의 시너지 효과도 낼 수 있다. 다만 쿠시로라는 곳이 규모가 그리 크거나 활발한 도시까지는 아닌데다, 로컬 점포에서만 파는 것은 아무래도 온라인 통신판매에 비해 접근성이나 규모 면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보니, 쿠시로 라멘의 이런 불안정성은 대중화나 큰 수익창출에는 역시 걸림돌이 되고 있다. 방부제나 첨가제 사용 제한만 풀었어도 그러다 너무 엄격한 조건에 쿠시로 측에서도 대중화가 힘들다는 문제를 의식하고 어느 정도 제한을 푼 건지, 삿포로 미소라멘·하코다테 시오라멘·아사히카와 쇼유라멘 봉지라멘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후지와라 제면에서 4번째 상품으로 쿠시로 쇼유라멘도 출시하게 되었다.

카와무라(河むら)가 쿠시로 라멘을 대표하는 원조가게로 손꼽혀오고 있으며, 이외에도 마루히라(ラーメン まるひら), 우옷치(らーめん工房 魚一)도 쿠시로 라멘 맛집으로 늘 거론되는 곳이다.

6. 무로란 카레라멘(室蘭カレーラーメン)

닛탄(日胆) 지방, 정확히는 무로란, 노보리베츠, 토마코마이 등이 있는 이부리 종합진흥국 지역을 대표하며 특이하게도 카레라멘으로 유명하다.

무로란 일대(무로란, 노보리베츠, 다테, 토야코) 관광상품화의 일환으로 무로란 시 차원에서 밀어주고 있기도 하다. 아예 시청 지원으로 업주 모임인 무로란 카레라멘의 회(室蘭カレーラーメンの会)를 결성하기도 했고, 무로란 카레라멘은 여기 가맹한 점포를 중심으로 팔리는 중이다. 회장은 대표격 가게인 아지노다이오(味の大王)의 창업주.

유래지가 무로란이 아니라 토마코마이라는 말이 있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다. 아지노다이오 창업주가 처음 시도는 토마코마이에서 한 게 맞지만 당시에는 실패하고, 이와미자와를 거쳐 무로란에 정착한 다음에야 성공하고 유명세를 거두기 시작해 공식 명칭 역시 무로란 카레라멘으로 굳어진 것.

과일, 야채를 넣은 카레 페이스트에 돼지뼈 육수를 조합한 걸죽하고 진한 카레 스프가 특징이다. 업주 모임이 따로 있지만 의외로 요구되는 특정 레시피나 방향성은 없으며, 회장부터가 그냥 카레가 맛있으면 된다는 입장이다. 따로 협회가 없어도 정형화된 형태가 암묵적으로 지켜지는 하코다테와는 정반대.

토핑은 다른 라멘보다 간소한 편으로 주로 차사오미역이 올라가며, 가게에 따라선 삶은 메추리알을 올리기도 한다. 국물이 국물이다 보니 면을 전부 먹고 나서 말아먹기 정말 좋은 라멘. 밥 말아먹는 걸 가게에서 권장하기도 한다. 면은 쫄깃한 식감의 굵은 면을 사용한다.

상술한 아지노다이오(味の大王)가 무로란 카레라멘을 대표하는 가게로 무로란을 중심으로 여러 분점을 내고 있다. 이외에도 란탄테이(蘭たん亭)나 아지신(味しん)도 인지도가 있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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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横] 삿포로 원조 라멘요코쵸에도 출점했다.[2] 반건조 훈제연어[3] 일본어로 ‘옛날’이라는 뜻이다. 가츠오부시고등어 육수를 사용한다.[4] 돼지고기 구이[5] 아이누어로 영혼이나 생명이라는 의미[6] 에리모의 한자 표기는 襟裳지만 행정구역 이름으로 쓸 때는 히라가나인 えりも로 쓴다.[7] 탕수육 소스를 생각하면 된다.[8] 아지노산페이가 현재 자리잡은 곳이 오도리역 쪽 빌딩 4층이라는 것이 좀 많이 치명타다. 그만큼 노출이 잘 안되고 접근성이 떨어지며 새로 유입되는 고객층도 얇아질 수밖에.[9] 위치가 위치다보니 관광객보단 거의 삿포로 현지인들을 기반으로 성장했던 인기맛집. 인기에 힘입어 로손과 제휴해 인스턴트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다만 인기맛집이 된 만큼 이제는 외부 관광객도 심심찮게 찾아오는 중이다.[空] 신치토세 공항 홋카이도 라멘도장에도 출점했다.[11] 단 공항점 명칭은 삿포로히엔(札幌飛燕)이라는 건 차이점.[空] [空] [横] [共] 삿포로역 삿포로 라멘공화국에도 출점했다.[空] [共] [18] 그래도 쇼유, 시오, 미소 세가지 옵션을 전부 제공하니 미소로 먹으면 어느 정도 일관성은 유지된다.[空] [空] [共] [22] 라멘집에서는 흔히 일본어 어휘 그대로 "치지레"라고 한다.[23] 호르몬(ホルモン)+라멘. 이 메뉴를 처음 시작한 히마와리(ひまわり)에서는 모르멘(モルメン)이라는 이름을 쓴다.[村] 아사히카와 라멘마을에도 출점했다.[村] [26] 다만 산토카는 쇼유라멘이 아닌 시오라멘이 주력이다.[村] [空] [共] [30] 반죽에 계란을 쓰며 밀가루만 쓴 다른 면들에 비해 상하기 쉬워졌을 것이다. 거기에 방부제도 안 쓴다면.[31] 비교적 싸고 서민적이면서도 맛있는 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