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요하네스 리히테나워(Johannes Liechtenauer)가 14세기에 창시하여 17세기까지 이어진 검술 체계.
1. 개요
신원 불명의 독일인 요하네스 리히테나워(Johannes Liechtenauer / Hans Liechtenauer)가 15세기 초에 창시하여 17세기까지 이어졌던 무술 류파로 알려져 있다. 공식적인 명칭은 "전투의 예술"(Kunst des Fechten)[1]이다.피오레의 검술과 마찬가지로 종합무술이지만 유파의 이치를 배우기 위한 핵심 도구로써 롱소드를 내세웠기 때문에 흔히 독일 장검술(German Longsword), 리히테나워 검술(Liechtenauer swordmanship), 국내 한정으로 리히테나워류 등의 간략한 명칭으로 불린다. 이탈리아의 피오레 디 리베리가 전수한 검술과 함께 체계를 확인 가능한 중세시대 유이한 검술 시스템이며 풍부한 사료와 학계의 연구 성과로 인해 역사적 유럽무술 복원의 중심 축을 이루고 있는 시스템이다.
리히테나워만의 개성적인 동작 및 검리를 빠르게 보고 싶다면 아래의 4자세, 5베기 키워드부터 찾아봐도 된다. 특징을 요약하자면 중, 근거리에서 칼을 감고 뒤집어 찌르거나 양날검의 ‘뒷날’로 공격하는 걸 특기로 삼는다.
2. 기원
확인 가능한 체계는 15세기의 인물인 요하네스 리히테나워가 만들었다.예전에는 요하네스 리히테나워를 14세기 사람으로 보았고 검술 성립도 14세기에 이루어졌다고 보았다. 그 이유는 과거에는 MS3227a라는 문서가 1389년 이전까지 거슬러올라간다고 추정했고, 따라서 리히테나워 검술 문서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취급받았기 때문이었다. 그 이유는 MS3227a는 문서 소유자가 여러 책에서 자기에게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내용들을 스크랩해서 모아놓는 하우스북(Hausbuch)이라 불리는 종류의 문서였다. 검술 내용과 더불어 마법, 연금술, 그림 등에 대한 내용들이 수록되어 있던 이 책에 가톨릭 전례력이 1390년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당연히 1389년에 편집되었을 것이라고 지레짐작했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퍼멀을 쥐지 말고 손잡이만 쥐어야 한다는 내용이 후대의 리히테나워 검술서와 반대되는 내용이었고, 이것이 14세기까지 쓰인 워 소드의 사용법이었다는 추측까지 더해졌다.
하지만 여러 문서를 모아다 편집한 하우스북의 특성상 단지 과거의 문서가 끼어들어갔을 수도 있고, "니콜라스 폴, 1494"이라는 낙서 때문에 최대 15세기 말의 문서라고 올려잡는 시각도 있었다. 연구자 크리스티안 토블러가 제기한 문제가 받아들여져 르네상스 검술 사료 위키 사이트인 위키테나워에서는 MS3227a를 15세기 문서로, 요하네스 리히테나워를 15세기 마스터로 재분류하였다.
리히테나워의 사망년도는 1448~1452년 사이로 좁혀지는데, 정황 증거가 있다. 한스 탈호퍼의 MS Chart.A.558문서는 1448년 만들어졌지만 이때는 리히테나워를 언급하면서 별다른 고인에 대한 수사가 없는데 비해, 가짜 피터 폰 단직이 작성한 Cod.44.A.8문서는 1452년 만들어졌는데 리히테나워를 언급하면서 고인에 대한 수사인 "하느님 그에게 자비를 베푸소서(gewesen ist dem got genadig seÿ)" 라는 문장을 집어넣어 1452년이나 그 전에 리히테나워가 사망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요하네스 리히테나워는 빠르면 14세기 말, 늦으면 15세기 초에 태어나 활동한 사람임을 알 수 있으며, 대부분의 생애를 15세기에 보냈으므로 15세기 사람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요하네스 리히테나워의 구체적인 행적이나 출생연도, 출신지[2]는 불명이다.
HEMA연구자인 제임스 어컷(James Acutt)은 리히테나워의 행적을 추적한 연구 결과를 출판[3]하였으며, 이전에는 연구자들이 크게 관심을 두지 않던 H.베링거의 행적을 추적하면서 여러 사실들을 발표했다.
H.베링거는 하인리히 베링거(Heinrich Beringer)라는 사람으로 특정되었고, 그는 리히테나워 계열 문서로 분류되던 Modus Dimicandi의 저자로써, 문서의 작성년도는 1418년으로 추정되었다.그런데 연구 결과 베링거가 로스톡 대학에 1419년 입학하고 정확히 반년 후에 같은 과정으로 요하네스 리히테나워라는 사람이 입학했음을 알 수 있었고, 베링거가 나중에 라체부르크-슈베린 교구의 사제였을 때, 해당 교구의 높은 직급의 인원으로 리히테나워라는 이름이 발견되었음을 확인하고 있다. 이것으로 요하네스 리히테나워라는 사람이 하인리히 베링거의 학교/인생 후배의 삷을 살았다는 것은 확인된다. 그러나 그 요하네스 리히테나워가 검술가 요하네스 리히테나워임을 입증하는 자료는 나타나지 않았으며, 그 외에도 동명이인이 많아 100%확신할 수 없다는 것은 제임스 어컷도 인정했다.
문제는 Modus Dimicandi는 1418년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리히테나워와 베링거의 검결 구성을 보면 내용은 거의 같으나 베링거의 것이 더 짧고 리히테나워의 이름이 들어있지 않아 베링거의 것이 원형에 더 가깝다고 저자인 제임스 어컷은 보고 있다. 하인리히 베링거의 문집인 Modus Dimicandi는 그 책의 종이 양식이 1430년 이후에는 쓰이지 않았고, 죽은 사람에게 바치는 축복받은 기억(pie memorie)라는 수사가 붙어 있어 최소 1428년 이전에는 사망했음을 알 수 있다.
힌편 15세기의 유명한 동화 작가이자 이발사이며 뉘른베르그 명가수협회 회원인 한스 폴츠(Hans Folz)는 전 유럽의 시와 이야기를 수집하였고 그것을 Die Meisterlieder des Hans Folz (MS Q.566)로 총정리해서 1479년 완성했다. 문제는 여기에 하인리히 베링거와 동일한 검결이 수록되어 있다는 것이다. 몇가지 단어와 빠지고 추가된 일부 문장을 제외하면 같은 내용으로써 이것은 전승 과정에서 변형될 수밖에 없는 부분을 제외하면[4] 공통 조상에게서 유래된 같은 검결이 전승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요하네스 리히테나워 이전에 근본이 되는 검술이 이미 존재했다는 것이고, 하인리히 베링거는 그 뿌리가 되는 정체불명의 검술을 배웠고 그 검결을 자신의 문집에 남겼다는 것이다. 뿌리가 되는 검술에서 다른 루트로 전승된 검결은 한스 폴츠에게 수집된 것이다.
"리히테나워는 이 검술을 발명한 것은 아니지만, 많은 나라들을 돌아다니며 진정한 기예를 익히고 배우고자 했다"[5]라는 MS3227a에서의 묘사와는 달리, 리히테나워는 하인리히 베링거, 한스 폴츠에게서 나타나는 그 검결을 쓰는 검술을 배우고는 조금씩 살을 붙이고 검결에 자신의 이름을 집어넣음으로써 자기가 배웠던 그 검술을 가지고 자신이 창시한 검술인 것처럼 사람들을 가르쳤다라는 결론에 다다를 수 있다.
2.1. 전파
요하네스 리히테나워 본인이 어떻게 검술을 전수했는가에 대해서는 알려져 있지 않다. 검술 마스터의 활동은 몇가지 유형으로 나뉘어지는데 스스로 떠돌아다니면서 개인 혹은 단체와 일정기간 계약을 맺고 검술을 가르치거나[6], 특정 지역에 거점을 마련하고 제자를 받는다.[7] 최신 연구를 따를 경우 요하네스 리히테나워는 베링거를 따라 정착 생활을 하며 검술 마스터를 부업으로 했으며, 제자들은 그에게 찾아와서 배우는 전수 형태를 띠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15세기까지는 검술을 배우면서 검술의 모든 것을 함축한 Zettel이라는 검결을 함께 배웠다. Zettel이란 작은 종이에 적은 요약문, 찌라시(...)등을 의미하는 독일어 단어로, 이렇게 축약된 요약문을 읽기만 하면 기억술을 통한 연상 작용으로 검술의 모든 요소가 차례로 기억나게 되어 배운 것을 잊어버리지 않게 하는 것.[8] 리히테나워뿐만 아니라 뉘른베르그 하우스북의 "다른 마스터"의 검결이나 하인리히 베링거의 검결 등 다른 롱소드 검술의 검결도 일부 현존한다.
현재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리히테나워 계통 문서의 내용은 바로 검결(Zettel, Zedel)의 나열과 그 해설이며, 리히테나워 원조 시점의 기술 체계를 알 수 있다. 관련 문서인 통칭 코덱스 단직(Cod.44.A.8)를 쓴 가짜 피터 폰 단직(Pseudo-Peter von Danzig)[9] 에 의하면, 검술을 하찮게 여기는 일부 마스터들이 함부로 기예를 공개하거나 퍼트리는 것을 막기 위해 이러한 형태(검결)를 취했다고 한다.[10] 하지만 리히테나워 제자가 아닌 일반인이 문서를 편집했을 가능성이 높은 뉘른베르그 하우스북에서 이미 리히테나워 계열과 또다른 계열의 검술 문서가 민간인의 손에 들어가 편집되었다는 점으로 볼때 리히테나워의 검결은 그가 살아 있었다고 추정되는 시점부터 이미 대중적으로 유출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것 치고는 리히테나워의 체계는 1479년까지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 같다. 15세기의 유명한 동화 작가이자 이발사이며 뉘른베르그 명가수협회 회원인 한스 폴츠(Hans Folz)는 전 유럽의 시와 이야기를 수집하였고 그것을 Die Meisterlieder des Hans Folz (MS Q.566)로 총정리해서 1479년 완성했다. 당연히 검술 관련 시도 수록되어 있다. 그러나 리히테나워 검결이 유출되고 있다는데 나온지 30년은 지났을 법한 시점인데도 리히테나워 관련 시는 수록되어 있지 않으며, 오히려 책의 147v~148v에 베링거의 것과 유사한 검결이 실려있다.[11] 이런 점을 보면 리히테나워 검술 체계는 상당기간 마이너한 처지를 면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리히테나워 검객이자 군인인 파울루스 칼(Paulus Kal)은 자신의 책[12]에서 리히테나워부터 시작되는 여러 마스터들을 언급하는 리히테나워 협회(Geselschaft Liechtenauers, 게젤샤프트 리히테나워)를 언급하기도 했다. [13] 하지만 이것이 실질적인 영향력을 가진 단체였는지 하다못해 친목회 정도라도 되는 실체가 있는 조직이라도 되었는지 아무런 증거가 없다.
1474년부터 활동이 확인되는 검술 길드인 마르크스 형제단(Marxbruder, 맑스브뤼더)이 공식적인 첫 리히테나워 단체이다. 1487년 프리드리히 3세로부터 롱소드 마스터 (Meister des langen Schwerts)의 지위를 인증받았고, 프랑크푸르트를 중심으로 활동했다. [14] 이때부터 리히테나워 무술 체계가 급격히 성장을 시작한다. 도시의 중산층,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을 중심으로 "기사의 무술"임을 내세워 깊게 파고들어간 리히테나워 무술은 도시 문화의 일부로 정착한다.
중세시대에는 도시에서 무술을 가르치는 것이 금지되거나, 매춘굴, 목욕탕과 같이 그려질 때도 있었고 혈기 넘치는 대학생들이 서로 싸우다가 죽게나 만드는 짓 취급이나 받았으며[15] 무술교사를 초빙해서 성 밖이나 다리 밑에서 배우는 개인 교습 형태였다. 하지만 르네상스 시대가 되어 고소득 전문직의 교양있는 식자층이 무술을 배우고, 이들이 기사라는 이상적인 존재와 자신들을 동일시하고 길드의 강한 규율로 통제되면서 점차 무술에 대한 인식도 개선되었다. 도시의 광장이나 체육 시설, 건물을 빌려서 연습하게 되었고, 축제 기간에는 검술 길드원들이 나서서 볼거리를 제공했다.
1570년에는 인종과 종교의 차별 없이 자유롭게 받아들이는
세 번째 길드로 성 루카 형제단(Lukasbruder, 루카스브뤼더)이 있었지만, 이 길드는 체계적인 길드도 아니었고 어떤 도시나 제후, 황제의 인증을 받은 적 없는 곳으로 제대로 된 곳이라기보다는 부랑자, 깡패들의 자칭 길드에 가까웠다.
Matthaus Merian d.a.의 그림 Zwei Gruppen zu Fuß, Les Pere Minimes de la ville Nancy, 1611AD.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롱소드는 17세기 초반까지 실전에서 사용되었다. 하지만 검술계에서는 레이피어와 브로드 소드에 밀려 유행을 잃어가고 있었으며, 독일계 검술 도장에서는 18세기까지 소수에 불과하지만 수련하는 것을 보여주는 그림이 있다.
"Die Fechtschul", from ca 1726-1750. |
다만 최후의 최후까지 리히테나워의 명맥을 유지한 검술이 있었으니 바로 독일의 스테이지 컴뱃. 20세기 초반까지도 리히테나워 검술서에 등장하는 용어가 사용되었으나, 결국 2차 세계대전을 끝으로 이마저도 사라진다.
2.2. 복원
19세기 후반에는 근대 검객들 사이에서 중세 검술 복원 움직임이 크게 유행했으나, 다르디 학파를 비롯한 이탈리아 계통 사료가 주요 연구 대상이 되었고 독일계 사료 연구가 미진한 점 때문에 리히테나워 검술 체계는 복원 대상이 되지 못했다.20세기 들어서는 나치의 히틀러 유겐트에서 리히테나워 마스터인 한스 탈호퍼의 검술 매뉴얼을 원전으로 삼아 독일 민족의 전통 검술[16]을 복원하여 유겐트 교육 과정으로 삼으려고 했었으나,[17] 결국 흐지부지되었다. 여담으로 해당 복원 또한 상술한 독일의 전통 무대검술을 바탕으로 했다. 1960년대에는 주로 학계에서 독일 검술 문헌에 대한 연구가 활발했으나 실제 무술의 복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현대 HEMA(Historical European Martial Arts) 운동의 핵심 컨텐츠가 바로 리히테나워 검술, 그 중에서도 롱소드 검술이다. 1980년대부터 복원 움직임이 있었으나, 체계를 갖춘 복원의 시작은 미국 중세 무기 부문의 전문가였던 행크 레인하트[18]가 설립한 느슨한 형태의 중세 무술 협회 The HACA(Historical Armed Combat Association)에서 시작된다. 이 단체는 이미 당시에도 명성이 드높았던 행크 레인하트의 명성을 토대로 미국 내의 중세 스타일 파이팅 단체들을 끌어모으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으나, 존 클레멘츠(John Clements)라는 검객이 1993년 합류하고 1994년부터 스터디그룹을 만들면서 본격적인 단체로써 시작되었다.[19] 2000년에 시드니 앵글로 박사(Dr. Sydney Anglo)가 르네상스 유럽의 무술[20] 이라는 책을 발매하면서 전문 학자에 의해 중세-르네상스 무술 문화에 대한 내용이 밝혀지게 됨으로써 큰 반향을 일으켰고 크리스티안 토블러, 가이 윈저, 케이스 파렐 등의 아마추어 번역가들이 중세 검술서의 번역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확실한 사료에 근거한 검술 복원, HEMA라 불리는 운동 경향이 시작된다. 가장 사료가 많이 남아있어 교차 검증이 가능했던 리히테나워 검술이 가장 빠르게 연구가 완료되었으며, 현재에도 핵심 컨텐츠이다.
2.3. 기사의 무술인가?
리히테나워 무술은 직계에 해당되는 가짜 피터 폰 단직과 지그문드 링겍의 책에서부터 기사들의 쓸 법한 갑주 격투술과 갑주 마상창술, 마상유술을 함께 수록하고 있다. 또한 검결의 첫 소절부터가 "젋은 기사여 배우라 / 천주를 흠숭하고 여성을 존중하는 법을 / 그로써 너의 명예가 자라나리라 / 기사도를 실행하고 배우라"[21]고 하며, 후기인 1570년 요아힘 마이어의 책의 속지에서도 "자유로운 기사의 고귀한 전투의 예술에 관한 상세한 해설"이라는 부제를 달아 기사의 무술임을 명백히 하고 있다. 하지만 창시자 자신부터가 기사였고 기사가 확실한 제자들의 이름을 기록한 피오레 디 리베리와는 달리, 리히테나워 무술은 창시자의 이름에 귀족을 나타내는 폰(von)이 들어가 있지 않아 기사가 아니었던 것이 확실하며, 최신 연구의 행적을 살펴보면 학자 겸 성직자로서의 삶을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파울루스 칼이 남긴 리히테나워 협회의 마스터 목록에 귀족으로 보이는 이름들이 들어가 있기는 하지만 이 무술이 기사 계급만이 향유하는 기사 무술이었는가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무엇보다 많은 마스터들의 직업을 보면 파울루스 칼은 단순히 직업 군인이고, 한스 탈호퍼는 용병 겸 무술 지도자였다. 한스 레크흐너와 한코 되브링어는 가톨릭 사제다. 리히테나워 협회의 목록에 나오는 von자 들어간 마스터들은 구체적인 행적의 확인이 안되고 있다.
16세기로 넘어가면 파울루스 헥터 마이어(회계공무원), 요아힘 마이어(나이프 제작자), 조르그 빌헬름 훗터(모자 제작자) 등 여러 마스터들이 기사와는 전혀 상관없는 직업을 가지고 있고, 배운 사람들도 대부분 전문 직종에 종사하는 중산층이다. 이런 점들을 종합하면 리히테나워 무술이 만들어질 때 기사들, 최소한 맨앳암즈가 사용했던 기술들이 포함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나, 기사 계급의 전문 무술인 것은 아니었으며, 계급에 상관없이 생활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주로 수련했고, 심지어 유대인 마스터(Ott Jud, Jud Lew)도 있었다는 사실이다.
리히테나워 무술이 기사의 무술임을 자처하고 수련자를 기사로 지칭하며 기사도를 수련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 일종의 홍보 겸 모티베이션 증진이었다고 결론내릴 수 있으며, 후대의 요아힘 마이어도 자신의 무술을 "자유로운 기사의 고귀한 전투의 예술"이라고 자처한 것처럼 오랜 기간 동안 리히테나워 수련자의 정신을 지배해 온 긍지로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
3. 평복 검술(Blossfechten)
리히테나워 무술 시스템에서 가장 비중이 높고 분량도 많은, 무술의 핵심을 가르치기 위한 분야. 리히테나워 검술에는 갑주 마상창술과 마상유술, 갑주 격투술이 포함되어 있지만, 파울루스 칼과 같은 특별한 이유가 있는 마스터를 제외하면 이 평복 검술이 가장 먼저 나오고, 사료에서 분량도 가장 많이 차지한다.파울루스 칼은 바이에른 공작 루드비히 9세의 휘하 병력의 훈련을 전담했다. 그의 책인 Cgm.1507는 바이에른 공작에게 바치기 위한 선물로 만들어졌고, 그래서인지 전쟁 기술인 마상창술과 갑주술이 가장 앞에 나온다. 마상, 갑주전투술 삽화는 멋들어졌는데, 투구를 벗은 등장인물들의 맨얼굴은 왠지 얼굴 개그치는 것처럼 생긴 게 바로 파울루스 칼 문서이다.
3.1. 평복 검술의 개요
리히테나워 무술은 그 기원을 레슬링에 두고 있다는 것[22]에서 알 수 있듯이 다른 검술과는 다르게 근거리에서의 근접전을 특기로 하고 있는 검술이다.리히테나워 계통 검결에서도 강조하는 핵심개념은 Vor: 먼저, Indes(Yndes): 동시에, Nach: 나중에, Stark: 강함, Schwach: 약함 다섯 가지이다. 먼저-나중에, 강함-약함은 서로를 잡아먹을 수 있는 관계이고, 동시에 칼이 부딪혀 묶이면(Winden, 뷘덴/bind, '바인드') 나와 상대의 선후강약이 느껴지기 때문에 기세를 잡고 싸움을 끝장내는 공방이 가능하다는 원리이다. 쉽게 말해 먼저(Vor) 쳐서 싸움을 끝내거나, 나중에(Nach) 들어가되 맞지 않고 기세를 빼앗아 역공하거나(Nachreisen), 애매한 상대 공격을 강력한 상체공격으로 압살하거나(Uberlaufen), 동시에(Indes) 부딪혀서 칼이 꼬인(Sprechfenster, Kron 등) 상태로 뒷날베기, 썰기, 레슬링(내 칼의 강한 부분으로 상대 칼의 약한 부분을 꺾으며, 내 칼의 약한 부분으로 상대에게 3상해 중 하나를 입힘) 등으로 막타를 넣는다. 유럽 학계의 전통 때문인지 먼저, 나중에, 강함, 약함을 아리스토텔레스의 4범주(칸트의 순수이성비판에서 말하는 범주Kategorie의 원형이 된 그거 맞다.)로 해설하는 골때리는 문서도 있다. 그러한 문서에서도 하고 싶은 말은 결국 칼을 바인드하고 나와 상대의 강약선후를 읽으며 싸워야 한다는 말이다.
특히 리히테나워 계통에서 이탈리아 및 독일의 타 유파(Gemeinfechten, 대략 일반검술)를 비판한 요지가 바로 바인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리히테나워 측 논리는 타 유파처럼 바인딩을 경시하며 멀리서 짤짤이만 치거나 무작정 레슬링만 걸려다가는, 상대 칼을 '느끼지' 못하기에 재수없게 상격 나거나 반격당하기가 너무 쉽다는 것이다.[23] 반대로 타 유파 측에서는 원거리부터 상대를 압살하면 그만인데, 다가가지도 못할 거면서 애매한 중거리전을 펼치려 든다고 리히테나워를 비판할 여지도 있었다. 아무튼 15세기에도 란츠크네히트 도펠죌트너 양성에 리히테나워 계통이 쓰였고, 16세기 이후에도 스포츠로서 명맥은 이었다는 점에서 독일어권에서는 리히테나워 계통 검술의 인기가 있었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다.
약간 앞선 시대에 등장한 피오레 검술을 비롯하여 세계의 대다수 검술들은 양날검이라고 할지라도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앞날로 베고 찌르는 식의 싸움을 한다.[24][25] 리히테나워 검술은 오히려 거리를 두고 베고 찌르며 뛰어들어 치는 방식의 싸움을 나쁘게 본다. 15세기 문헌인 뉘른베르그 하우스북에서도 그런 검술을 하는 마스터들이 리히테나워류를 비난하고 역으로 저자가 반박을 하는 내용이 들어있다.[26]
상대방의 공격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선제공격을 가해서 선제권(Vor)를 쟁취할 것을 강조하고, 상대가 공격해와도 막기(Parrien)를 쓰지 말고 베기는 베기, 찌르기는 찌르기로 서로 동시에(Indes) 공격해서 충돌시켜 막아내는 버셋젠(Versetzen)을 써서 상대방을 겁주며 싸움의 주도권을 다시 뺏어온다. 이때 상대 칼과 부딪쳐 붙은(Binden,빈든/바인딩) 근접한 상태가 만들어진다. 이때는 칼끝은 이미 뒤로 지나갔고, 칼날은 상대 칼에 걸려서 찌르기나 앞날 베기를 쓸 수 없는 상황이 된다. 평범한 검술들은 이때 물러나거나 옆으로 빠지면서 다시 베기를 시도하거나 레슬링을 걸러서 제압하는데, 이 간격에서 리히테나워 검술은 검을 뒤집어 찌르거나 뒷날로 베는 기술을 사용한다. 상대의 칼을 타고 넘어서 베거나 찌를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상대는 나를 못치는데 나는 상대를 칠 수 있게 되며, 이 기법으로 승리를 거둔다. 물론 달려들며 체중을 싣는 큰 베기나 찌르기보다는 약하기 때문에 이것을 보완하고 상대방의 투지를 절망에 빠뜨리기 위해 "다섯번, 여섯번, 일곱번이라도" 맞든 맞지 않든 계속해서 연타를 쳐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27] 이것을 위해 15세기에는 가장 길고 강한 머리베기, 대각선내려베기를 먼 거리에서 쓰고, 근접전에서 쓰는 쉴하우(뒷날내려베기), 즈베히하우(뒷날 눈높이 수평베기), 크럼프하우(꺾어베기) 총 5가지의 베기만 가르쳤다. 멀리서 수직베기나 대각선베기로 치고 들어가서 붙으면 뒷날베기로 치고, 상대가 맞든 빗나가든 다섯번 여섯번 일곱번에 걸쳐 연타를 치며 계속해서 쫓아가 승리하는 것이 리히테나워 검술의 기본 전법이었다.
방어하는 듯한 모션을 가진 기술들도 존재하나 그것조차도 공격의 중간 지점일 뿐이어야 할 것을 강조한다. 이 모든 것은 주도권 개념의 쟁탈이라는 이론에 의거하는데 싸움의 주도권을 빼앗아야만 상대가 내 움직임에 끌려다니다가 아무것도 못하고 패배하게 된다. 그러므로 강하고 긴 공격으로 시작하며 선제공격을 가하고, 상대가 선제공격을 취했어도 굴하지 말고 머리베기는 머리베기로, 대각선베기는 대각선베기로 함께 베어 충돌시켜 저지하거나 상대의 베기를 쳐내서 이기고, 안될 경우 와인딩 공격과 레슬링을 함께 사용하여 적을 제압하려고 해야만 주도권, 선제권을 뺏어올 수 있다는 개념이다. 이때 무작정 빨리 움직이려고만 하면 반드시 서로 동시에 때리는 상타가 나기 때문에, 칼을 너무 빨리 떼지 말고 붙인 상태에서 상대방이 칼로 밀어붙이는지, 떼는지 옆으로 누르는지 힘의 방향과 세기를 느낌(푈른)으로 포착해서 그에 맞게 대응하는 것도 중요했다.
종합하면 자세에서 머무르지 말고 빠르게 강한 공격을 하고, 상대가 막으면 피해서 다른 곳을 치고, 상대가 공격해오면 그대로 베어서 바인딩하고, 근접 상태에서 푈른으로 상대방의 다음 공세를 느낀 다음 거기에 맞춰서 뒷날을 이용한 와인딩 공격으로 연타를 날리거나 하프 소딩, 소드레슬링, 맨몸레슬링 등의 근접기술을 걸어서 승리하는 것이 리히테나워 평복 검술의 핵심이자 기본이었다.[28]
선제공격, 연타, 푈른, 빈덴, 근접전의 키워드가 리히테나워 무술의 가장 큰 특징이며 롱소드는 이 무술을 배우기 위한 핵심 도구로 쓰인 것일 뿐 이 기술을 메서, 단검, 곤봉으로 확장시켜나가 모든 싸움에 통하는, 말 그대로 『전투의 예술』을 배우는 것이 리히테나워 롱소드 평복 검술의 목적이었다. 레슬링을 근간으로 삼는다고 자부하는 것처럼, 공격 기세를 주도하고 상대의 공격을 묶으며 격살하는 걸 지향하는 일련의 무술 체계이다.
같은 리히테나워 계통 내에서도 초기에는 중국이나 동남아 등지의 무술, 초기의 일본 고류처럼 강력한 존하우 및 그걸 깨는 뒷날베기 플레이가 많으나, 시대가 지나고 경쟁이 활발해질수록 작고 정교한 앞날베기나 원거리 타이밍 싸움, 타지역에서도 볼법한 레슬링, 단검술, 하프소딩 등도 섞여드는 것을 볼 수 있다.
3.2. 검의 구조
- 긴 칼날&짧은 칼날(Kurze und Lange Schneide)
검을 잡았을 때 상대방을 향한 앞쪽 칼날을 랑엔 쉬나이든(긴 칼날), 나를 향한 뒤쪽 칼날을 쿠르츠 쉬나이든(짧은 칼날)이라고 부른다.[29] 왜 이런 명칭이 붙었는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었으나 앞쪽 칼날로 베는 것은 말 그대로 팔을 펴서 크게 휘두르는 긴 베기이고, 뒤쪽 칼날로 베려면 팔을 굽혀서 벨 수밖에 없어서 자연스럽게 간격이 짧아지며, 실제로 리히테나워 검술에서 뒷날을 이용한 베기는 근접전에서 쓰인다.
- 강함과 약함(Stark und schwach)
칼날을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며, 손잡이에 가까운 부분은 강하다, 칼끝에 가까운 부분은 약하다고 표현한다. "그대는 검에 강함과 약함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강한 부분은 탄성이 적고 두꺼우며 버티는 힘이 강하지만, 약한 부분은 탄성이 크고 얇으며 버티는 힘이 약해 쉽게 넘어간다. 이것을 알고 활용하는 것이 롱소드 검술에서 아주 중요하다.
- 크로스 가드(Creutz)
손을 보호하기 위한 부품. 16세기 이전에는 단순한 일자형이 대다수였다.[30]
- 퍼멀(Knopf)
롱소드의 균형을 잡기 위한 무게추. 근접전에서 부분도 무기로 사용되며 상대방의 머리나 얼굴을 타격한다.
3.3. 검을 쥐는 방법
삽화에서는 굉장히 다양하고 손이 이상하게 꺾인 듯한 형태의 파지법들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와인딩 동작에서 퍼멀을 잡고 자유롭게 칼을 돌리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파지법 변화일 뿐, 각자의 파지법들이 세세히 구분되는 것은 아니다.ARMA 수장 존 클레멘츠의 다양한 파지법 시범 영상 검을 쥐는 방법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기본 두 가지로 나뉘어진다.- 앞쪽 칼날로 벨 때에는 크로스가드를 검지와 엄지 사이 부분으로 감싸듯이 쥔다. 이렇게 하면 앞쪽 칼날로 하는 큰 베기의 칼날 각이 잡히게 된다. 칼을 길게 뻗어 벨 경우 필연적으로 크로스가드가 엄지와 검지 사이에서 빠져나가게 되는데, 이때 엄지손가락을 뻗어서 크로스가드에 살짝 걸쳐주면 문제없이 날각이 잘 잡히며, 상대 칼이 가드를 타고 넘어와도 엄지손가락이 베일 염려가 없게 된다. HEMA계에서는 간단하게 노말 그립이라고 부른다.
- 뒤쪽 칼날로 벨 때에는 칼날 면에 엄지를 세워 대고, 팔을 뻗었을 때 앞쪽으로 칼날이 아니라 면이 향하게 90도 돌려 잡는다. 리히테나워 검술에서 특별히 중요한 파지법이며,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을 경우 뒷날로 벨 때 날각이 제대로 잡히지 않아 베이지 않거나 상대의 베기를 쳐냈을 때 오히려 크로스가드가 밀리면서 손가락을 크게 다칠 수 있다. HEMA계에서는 간단하게 썸 그립이라고 부른다.
3.4. 자세(Huten)
리히테나워 검술에서 자세는 검도나 펜싱에서 보는 것처럼 상대방을 견제하고 기다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공격을 위해 잠시 거쳐가는 지점일 뿐이다. 따라서 "눈 깜빡할 순간만 자세에 머물러라"라는 말대로 공격 준비 자세를 취하자마자 즉시 상대방을 공격하며 몰아붙일 것을 권장하고 있으며, 이는 리히테나워 검리에서 선제권(Vor)쟁탈과도 다시 연결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후 시대의 검술, 무술의 ‘가드’와 유사할 정도로 흔한데다 자주 거쳐가게 되는 4가지의 자세를 확인할 수 있으며, 다른 복잡한 여타 자세들은 이 4자세를 거치는 동작 사이사이에 이름을 붙인 것 정도이다. 이 4가지 자세 및 다양한 보조자세 사이를 오가는 게 곧 공격이 되고, 공격 사이사이에 이 자세가 허술해지면 반격당하기가 쉽기 때문에 기본 자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그래서 시간이 없거나 간단히 알고 싶다면 아래의 4자세(옥스, 폼탁, 플루크, 알버) 정도만 보아도 리히테나워의 상징적인 동작을 볼 수 있다.
16세기의 마스터 요아힘 마이어는 이 자세 개념에 대해 더 자세하게 설명했는데 자세란 공격의 시작,중간,끝이며, 공격이 끝거나 막혀서 어느 자세에서 멈추었더라도 다시 그 자세에서 새로운 공격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가령 대각선 내려베기를 할 때에는 칼을 어깨 뒤로 넘긴 존훗 자세를 취했다가, 칼을 뻗은 랑오트 자세를 지나 칼을 옆으로 보낸 벡셀 자세에서 끝난다. 하지만 벡셀 자세에서 다시 자세를 반대로 되돌아가 존훗에서 끝난다면, 뒷쪽 칼날로 상대를 올려쳐버리는 베기를 한 셈이 된다. 즉 자세의 변화는 공격이고, 공격이 곧 자세의 변화가 된다.
중간에서 막혀 서로 칼을 뻗은 랑오트 자세에서 끝났다고 하더라도, 그대로 달려들어 찌르거나 상대의 칼을 누르면서 다른 자세를 만들고 다시 거기에서 공격을 할 수 있다. 상대가 공격해와도 이 자세의 변환=공격으로 쳐내고 튕겨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어 즉 버셋젠(Versetzen)이 된다. 하지만 자세로 막아내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았으나, 이것은 어쩔 수 없을 때만 행하는 것이라고 한다.
3.4.1. 4가지 자세(Vier Lager)
여러 자세 중에서도 거의 가드 급으로 근간이 되는 자세들이다. 후술할 다섯 베기와 같은 기본기도 이 4자세 사이를 오가며 이루어진다.리히테나워 체계를 우겨넣은 메서 검술에서도 이름만 다른 4자세를 볼 수 있다. 롱소드 검술/피오레를 포함한 유럽 내 타 롱소드 유파는 물론이고 일본 고류나 필리핀 무술에서도 유사한 자세를 자주 볼 수 있을 정도로 보편적이다. 하지만 그 사이사이에 공격을 가하는 철학엔 리히테나워만의 개성이 있다.
예컨대 타 지역, 타 시대에는 아래의 보조자세 중 행엔(행잉 가드)이나 철문(중단세나 포르타 디 페로 등)을 기본자세 삼는 무술도 분명 있으나, 적어도 리히테나워 검리상으로는 그걸로만 들이대는 걸 그리 좋지 않게 본다.
- 옥스(Ochs)
황소라는 의미. 머리 높이에서 수평으로 상대의 얼굴을 노린 자세이다. 얼굴을 찌를 수 있다. 각종 뒷날베기가 끝나는 자세 역시 날 각도만 약간 다른 옥스이다. 칼이 비스듬하게 상대를 겨누기에 일종의 공방일체 성향이 강하다. 디씨콘 중에도 “옥스각이네!”를 외치는 것이 있을 정도로 상징적이다.
- 폼 탁(vom Tag/Dach)
천장(하늘)에서 라는 의미. 내려베기 위해 검을 들어올린 자세. 머리 옆, 머리 위, 가슴쪽에 손잡이를 든 모든 내려베기 준비자세를 폼 탁이라고 지칭한다. Tag(구텐 탁의 탁, Day=날=태양=해 뜨는 하늘), Dach(지붕) 등 표기가 다양하지만 아무튼 위쪽이라는 뜻은 비슷하다.
- 플루크(Pflug)
쟁기라는 의미. 손잡이는 허리쯤에 두고 비스듬하게 칼끝을 올려서 상대방을 노린 자세. 찌르기가 바로 나갈 수 있는 자세이다. 옥스와 함께 중거리 뒷날베기나 원거리 찌르기 과정에서 자주 거쳐가며, 일종의 공방일체 효과가 크다.
- 알버(Alber)
광대라는 의미. 검을 수직으로 끝까지 내려베었을때 나오는 자세. 칼끝은 비스듬하게 땅을 향하고 손잡이는 배에 위치한다. 일종의 하단세다.
낯설지만 비교적 단순한 어휘들이라 당시 근중세영어와도 유사하다. 영어권 사람이라면 Ox, From Thatch, Plough, Olber라고 대충 받아들일 법하다.
3.4.2. 보조 자세
대부분은 4자세처럼 처음부터 취하기보다는 각종 동작 사이사이에 거쳐가는 자세나 상태에 이름을 붙인 것에 가깝다.3.4.2.1. 칼이 꼬인 상태
- 슈프레히펜스터(Sprechfenster)
번역하면 대화의 창문[31]이라는 뜻이며 나와 상대의 검이 X자로 교차한 순간을 일컫는다. 여기에서 올라가서 크론이 되거나 상대의 검을 흘려내거나 옆으로 누르는 등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
- 크론(Kron)
왕관. 칼자루를 이마 높이로 들어올린 상태를 말한다. 주로 샤이텔하우 등 높은 베기를 막아올리거나 슈프레히펜스터 힘싸움 중 위로 밀어붙이며 거쳐간다. 미리 취하고 있는 자세가 아님에 주의. 여기에서 다양한 와인딩 베기로 전환할 수 있다.
- 브레히펜스터(Brechfenster)
깨진 창이라는 뜻으로, 크론 이후 칼끝을 뒤로 넘겨서 상대의 검을 흘려내고 돌려치기를 할 때 순간적으로 거치는 자세를 말한다. 이름답게 대화의 창을 깨버린 상황을 통칭한다.
근거리 뒷날베기 및 레슬링 싸움은 대부분 슈프레히펜스터-크론-브레히펜스터를 거쳐간다고 볼 수 있다.
3.4.2.2. 내려베기와 올려베기 관련 자세
- 존훗(Zornhut)
분노의 자세라는 뜻으로 검을 등쪽으로 크게 젖힌 상태로 뒷다리를 굽히고 앞다리는 펴서 마치 강한 일격을 가하는 것 같은 자세이다. 야구 타자의 배팅자세에서 배트를 목 뒤 가로로 눕힌 정도이다. 기본적으로는 강력한 존하우(대각선베기)가 나가는 자세이지만, 상대의 베기를 이 자세로 슬쩍 피하는 등 다양한 활용법이 있다. 농부조차도 기사를 때려잡을 수 있다경고하는 게 바로 이 야구빠따질같은 존훗-존하우이다.
- 랑엔오어트(Langenort)
긴 칼끝이라는 뜻으로 팔을 쭉 펴서 칼을 상대에게 들이댄 자세이다. 모든 베기는 랑엔오트를 거쳐가며 찌르기가 끝났을 때도 랑엔오트를 취하게 된다. 상대를 견제하는 데에 쓰이기도 한다. 검객들 실력이 고일수록 일본 검도와 마찬가지로 랑엔오트 플레이가 정교해진다. 짧게 랑오트라 부르기도 한다.
- 벡셀(Wechsel)
영어의 체인지와 같은 의미로 전환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존하우(대각선베기)가 끝난 자세이며, 여기서 그대로 칼을 들어올려서 뒷날로 상대를 치면서 폼 탁에서 끝나는 벡셀하우라는 베기를 쓸 수 있다. 여기에서 칼만 뒤집어 앞날 올려베기 좋게 하면 아래의 네벤훗이 된다.
- 네벤훗(Nebenhut)
독일어로 측면 자세, 운터하우(올려베기)가 시작되는 자세이다.
- 아인호언(Einhorn)
영어의 유니콘과 같은 의미. 운터하우(올려베기)를 끝까지 했을 때 칼끝이 비스듬하게 위쪽을 향하게 된다. 옥스에서 칼 끝을 조금 더 올리면 이 자세가 나온다. 내려베기를 막아내는 용도로도 쓰일 수 있다.
존훗으로 시작해 크게 후려치면 벡셀이 되고, 벡셀에서 칼을 뒤집어(네벤훗) 올려베면 아인혼이 된다.
3.4.2.3. 방어 효과가 있는 자세
- 슈랑크훗(Schrankhut)
장벽 자세라는 의미. 칼 끝이 대각선 아래로 간다. 이름 그대로 마치 성벽처럼 검을 아래로 세워서 상대의 베기를 막아내며 몸을 보호한다. 단일로 취한다기보단 크룸프하우, 쉴하우, 운터하우 등을 하다가 중간에 막히면서 거쳐간다. 마이어 이전에는 아래의 철문을 부르는 이름이기도 했다.
- 아이젠포어트(Eisenport)
독일어로 철문이라는 의미. 16세기 초까지는 쉬랑크훗을 가리키는 다른 단어였다. 그러나 1570년에 책을 출판한 요아힘 마이어가 뜬금없이 진짜 뜻이 잊혀져 있었다며 일종의 중단 자세(Gerad Vorsatzung)를 아이젠포트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요아힘 마이어는 이탈리아인들에게 레이피어 검술을 배워 자신의 검술 체계 안에 포함시켰는데 이 과정에서 다르디 학파에서 쓰는 용어인 포르타 디 페로(Porta di ferro,철문)을 오해 내지는 그대로 번역헤온 것으로 추정된다. 다르디의 포르타 디 페로는 왼쪽 혹은 중간에 손을 두고 칼끝은 상대를 향해 들이댄 자세를 말한다.
- 행엔오어트(Hängenort)
매달린 칼끝이라는 의미. 미국 등지에서는 줄여서 행엔이라고도 하는데, 독일어나 영어나 거의 비슷하다.(행잉-행엔) 칼자루는 머리 옆에 두고, 칼끝은 비스듬하게 아래쪽을 향하게 해서 마치 검을 비스듬하게 우산처럼 머리 위에 덮어 쓰게 되는 자세. 공격 없이 방어만을 위한 자세이다. 옥스 자세에서 칼 끝을 조금 더 내리면 이 자세가 나온다. 또 높은 크럼프하우나 낮은 즈베히하우가 끝나면 이 자세가 나오게 된다. 후대 검술과는 달리 멀리서부터 취하지 않고, 잠시 거쳐가는 자세로 활용한다. 히마맨들 사이에서는 롱소드로 멀리서부터 행잉 가드(행엔오트) 하는 것은 검리 어기는 겁쟁이 짓거리 취급이다. 그다지 효율적이지도 않고 공방일체, 공세 주도라는 원리에도 안 맞기 때문이다.
칼이 슈프레히펜스터 상태로 부딪혔을 때 그걸 깨는 과정, 크럼프하우로 칼을 쳐내는 과정 등에서 거쳐가는 방어 효과가 있는 자세들이다. 칼이 대각선 아래로 뻗어 몸을 지켜준다. 아이젠포트는 검도의 중단과 겉보기엔 유사하나 다르긴 한데, 리히테나워보다는 타류파 및 이탈리아에서 조금 더 상세하게 볼 수 있다.
3.4.2.4. 수평베기 관련 자세
- 슐뤼셀(Schlüssel)
열쇠라는 의미. 검을 랑엔오트에서 끌어당겨 칼자루를 가슴에 품고, 칼끝은 상대를 향하는 자세. 대충 옥스, 플루크 파지법으로 수평으로 겨눈다. 플루그가 낮은 찌르기, 옥스가 높은 찌르기를 한다면 슐뤼셀은 중간 높이에서 찌르기가 나간다. 후대 베기 중 미텔하우(중간베기)와 연관이 크다. 서양검술 자문을 받은 게임이나 영화 등에서는 옥스 자세를 보여주려다가도 배우 얼굴 보여주기 위해 이 슐뤼셀 비슷한 자세로 연출할 때가 많다.
- 미텔훗(Mittelhut)
중간 자세라는 의미. 미틀하우(수평베기)가 나가고 끝나는 자세. 슐뤼셀 비슷한 높이이되 앞날로 후려벨 수 있게 칼이 나벤훗마냥 빠져있다. 슐뤼셀과 상호 변환 연계가 된다. 슐뤼셀을 취했을 때 발을 바꾸면 바로 미틀훗이 되며, 미틀훗에서 칼날이 상대를 향하게 몸을 돌리면 바로 슐뤼셀이 된다.
- 바이코니오(Bicornio)
이각수. 이름이 이질적인 것에서 알 수 있듯 독일보다는 이탈리아 스타일의 자세인데, 후기 문서에는 고급기술 사이에 거쳐가는 자세로 적혀있다. 옥스 대신 칼 손잡이를 가슴 앞에 두어서, 내 가슴 앞부터 상대 가슴까지 칼을 직선으로 뻗어서 압박한다. 이것만 취하면 머리 방어가 안 되겠지만, ‘로제(장미)’, ‘쿠르츠하우(짧은 베기)’등 후기의 고급 기술들을 쓸 때 거쳐가며 상대의 칼을 흘리거나 튕기는 단계로 수록되어 있다.
3.5. 공격법
리히테나워 검술에서는 3가지 상해(Drei Wünder)가 있다고 하며, 각각 베기(Hauen), 찌르기(Stechen), 썰기(Schnitt)가 있다.공격 동선이 대략 8방향(가로세로 대각선왕복)이므로, 8방향의 바인딩에 거리에 따른 3가지 상해가 곱해져 24종류의 공격이 가능하다.
3.5.1. 베기
Hau/Haw/Hauw -en'하우' : 옛스런 영단어 Hew와 비슷하다 보면 된다.
베기는 15세기에는 크게 나누어 위버하우(Überhau:내려베기) 운터하우(Unterhau)로 나뉘었고, 이것은 모든 종류의 내려치기와 올려치기를 뭉뚱그려서 언급하는 포괄적인 명칭이었다. 그리고 세부적으로는 이른바 5가지의 베기(초언하우, 크럼프", 즈베히", 쉴", 샤이텔")만 가르쳤다. 하지만 16세기 후반 요아힘 마이어의 체계에서는 앞쪽 칼날을 이용하는 8방향 큰 베기 4가지와 훨씬 분화된 13가지 베기들이 등장했다. 하지만 요아힘 마이어가 직접 이 분화된 베기들은 다섯가지 베기에서 파생된 것이라고 할 정도로 리히테나워 검술에서 다섯가지 베기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선후강약과 바인딩에서 3가지 상해가 나온다고 하듯이, 이 베기를 충분히 멀리서 박으면 곧 찌르기고, 가까이서 박으면 썰기가 되는 등 여타 공격법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3.5.1.1. 다섯 가지 베기
15세기부터 이어진 다섯 가지 베기는 다음과 같다. 초기부터 이어진 리히테나워 검술의 기본기이다. 메서 검술 문서에 가도 이름만 다른 5베기, 4자세가 있다.- 존하우(Zornhauw)
분노베기라는 뜻. 대각선 내려베기를 의미한다. 폼탁이나 존훗 자세에서 시작하여 랑오트를 거쳐 벡셀 자세로 끝난다. 랑오트 상태나 다른 베기 후에도 행엔을 거쳐 존하우를 넣는 것도 가능하다. 15세기에서는 검술을 모르는 촌놈들의 베기라고 하면서도 다른 베기를 칼끝으로 부순다고 할 정도로 강력한 베기였으며, 다섯가지 베기 중 가장 첫번째로 분류된 베기였다. 요아힘 마이어 시대에는 4가지 큰 베기의 두번째로 재분류되었다.
- 크룸프하우(Krumphauw)
갈고리베기라는 뜻. 상대의 찌르기나 옥스, 플루크 등을 아래로 찍어누르는 베기이다. 폼탁 등 높은 자세에서 시작하여 칼끝이 45도 전방 바닥으로 향하도록 칼을 꺾어서 떨어트린다. 슈랑크훗으로 가기에 후속으로 올려베거나 관성으로 한 바퀴 돌아 옥스나 플루크로 가며 쉴하우를 넣을 수도 있다. 공방일체 일변도처럼 보이는 리히테나워에서 그나마 패링 비슷한 개념이지만 이거 하나로 끝나진 않는다. 시전자의 칼날로 상대의 칼배를 치우는 걸 최고로 친다. 칼배 쳐내는 발상은 근대 서양, 일본, 필리핀에도 있지만[32] 앞뒷날을 전부 자유롭게 쓴다는 게 리히테나워 특징이다.
- 즈베히하우(Zwerchhauw)
(가로로)째진 베기라는 뜻. 리히테나워 뒷날베기의 대표주자같은 베기이다. 칼날을 수평으로 눕힌 옥스라고 보면 된다. 폼 탁이나 반대편 옥스, 긴 플루크, 각종 오트 등등에서 옥스를 취하되 칼을 눕혀서 상대의 목, 관자놀이 등을 수평으로 맞힌다. 특히 존하우끼리 부딪혔을 때 즈베히하우, 샤이텔의 카운터로서(페어셋젠)의 즈베히하우, 즈베히하우 연타[33]는 독일 롱소드 검술을 조금만 찾아봐도 볼 수 있는 유명한 기법이다. 양날을 살리기 위해 엄지로 날을 받치는 변형 파지법을 취한다. 관점에 따라 아래의 운터하우처럼 아래에서 위로 가는 뒷날베기 역시 즈베히하우의 일종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 쉴러/쉴하우(Schielhauw)
(세로로)째는[34] 베기라는 뜻. 즈베히하우와 함께 리히테나워 뒷날베기의 대표주자같은 베기이다. 칼날을 수직으로 세운 옥스라고 보면 된다. 위의 즈베히와 마찬가지로 옥스를 취하되 칼끝이 수직으로 내려오며 상대의 머리, 관자놀이, 쇄골 등을 베거나 찌를 수 있다. 쉴하우는 동작의 특성상 옥스뿐만 아니라 플루크, 아인혼을 취하며 기습적으로 지를 수도 있다. 기습적으로 작게 지르는 쉴하우는 사실상 찌르기와 별 차이가 없어지며, 검이 회전하는 힘으로 상대의 공격을 뭉개는 효과도 있다. 4종 페어셋젠 중 상대의 플루크를 깨는 게 이 기습 플루크+쉴하우이다. 존하우, 크룸프하우 이후에 관성으로 돌려치거나, 근접 연타전에서 즈베히하우랑 섞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즈베히와 마찬가지로 수직뿐만 아니라 상하로 가는 뒷날베기를 폭넓게 쉴하우라 부르기도 한다. 바인딩 유지하며 즈-쉴-즈 넣는 건 즈베히콥터와 마찬가지로 거의 독일 롱소드 대표주자라 봐도 된다.
- 위버하우/샤이텔하우(Überhauw/Scheitelhauw)
위에서 베기/머리베기라는 뜻. 수직 머리베기를 의미한다. 폼탁 자세에서 시작하여 랑오트를 거쳐 알버로 끝난다. 여기에 랑오트에서 살짝 멈춰 힘을 강하게 싣거나 공간을 확보하는 변형이 들어갈 수 있다. 15세기에는 가장 마지막으로 분류되었으나 요아힘 마이어의 체계에서는 큰 베기 8방향을 구성하는 4가지 베기의 가장 첫번째로 재분류되었다.
3.5.1.2. 마이어 시대의 16가지 베기
다음 베기 분류는 요아힘 마이어의 체계를 따른다.리히테나워 계통이 이탈리아, 비-리히테나워 독일 타류파의 영향을 받고. 검객들의 공격이 빠르고 정교해지다보니 일어난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16가지도 결국 8방향x2(앞날, 뒷날)인데, 기본 베기가 단순 8뱡향이 아니다보니 온갖 타이밍 카운터나, 적절한 타이밍에 기본베기를 되감은 것(벡셀하우 등)에 이름이 길게 붙었다. 당장 쿠르츠하우, 슈투어츠하우, 벡셀하우 같은 것은 기본 베기의 역버전 같은 형태이지만, 아예 글뤼츠하우나 크니헬하우 같은 것은 따지고 보면 즈베히하우를 쓰는 상황에다 이름을 따로 붙인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를 통해 16세기 롱소드 검술이 스포츠화되며 복잡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마이어 체계의 샤이텔하우 고급화, 각종 앞날베기, 각종 타이밍 카운터 검리들을 보면 타 지역 양손검술과 유사하게 수렴한다고 느껴질수도 있다.
스포츠화 및 체계화가 필요한 현대 HEMA 단체들도 요아힘 마이어 검술서를 많이 참고하지만, 여기에 있는 베기들 전부를 살리기보다는 기본 베기 및 검리에 조금 더 집중한다. 대체로 쿠르츠하우 아래의 베기들은 기본기를 활용한 복잡한 파생기 느낌이기 때문이다.
- 샤이텔하우
앞날 수직 아래. 일본에서 근대로 올수록 머리치기가 중요해진 것과 비슷하게, 검사들의 실력이 상향평준화되다보니 수직 앞날 내려베기인 샤이텔하우가 정교해졌다. Oldswordplayer의 ‘15-16세기 내려베기의 진보‘ 참조.
- 존하우
앞날 대각선 아래.
- 미틀레하우(Mittlehauw)
중간베기라는 뜻. 앞날 수평 가로. 상단가로베기(Überzwerchhauw, 오버-즈베히하우다…)라는 다른 이름도 가지고 있으나 거의 쓰이지 않는다. 미틀훗 자세에서 시작해서 랑오트를 찍고 미틀훗으로 끝난다. 눈높이로 뒷쪽 칼날로 치는 즈베히하우와 달리 목이나 가슴 높이로, 앞쪽 칼날로 벤다. 요아힘 마이어는 일종의 중단 자세인 아이젠포트(Eisenport)로 상대방을 압박하는 것에 대한 대응책으로 이 미틀하우를 제시했는데, 수평베기로 나를 겨눈 상대방의 칼날을 쳐버리는 것이다. 이것을 장미(Rose)라고 불렀다.
- 운터하우(Unterhauw)
올려베기라는 뜻. 앞날 대각선 위. 낮은 것은 나벤훗에서 시작하여 행엔을 거쳐 아인혼에서 끝나고, 높은 것은 폼탁에서 시작해서 행엔으로 끝난다. 낮고 큰 운터하우는 주로 원거리(주히펙튼)에서 상대방의 큰 공격을 쳐내거나 막아내거나 상대방을 압박하여 몰아붙일 때 쓰이고 높은 운터하우는 근접전에서 상대방의 팔을 노리며 빠르게 연타를 날릴 때 쓰인다. 이 운터하우는 독일 타류파나 피오레에서 중시하기도 하기에, 마이어 체계 속 타류파 영향을 엿볼 수 있다.
- 쉴하우(Schielhauw)
뒷날 수직 아래.
- 크룸프하우(Krumphauw)
앞/뒷날로 비스듬하게 찍어누르기.
- 즈베히하우(Zwerch)
뒷날 수평 가로. 마이어 책에는 진짜 '즈베히'라고 간단히 부른다.
- 쿠르츠하우(Kurtzhauw)
짧은 베기, 크룸프하우의 파생으로, 크룸프 1타를 쳐서 슈랑크훗을 찍었다가, 파지법을 바이코르노나 옥스로 바꾸면서 내 앞날로 상대 칼날 아래를 타며 찌른다.
- 글뤼츠하우(Glützhauw)
미끄러지는 베기, 상대의 상단공격에 대해, 칼과 칼 중간이 만나게끔 (상대의) 왼쪽 머리 빈틈을 뒷날로 친다. 결과적으로 즈버크로 상대의 상단베기 카운터치는 것과 거의 비슷하다.
- 프렐하우(Prellhauw)
튕겨베기, 2종류가 있다. 결국 즈베히콥터를 돌리는 중 상대가 저항하면 칼 면이 튕겨져서 상대를 더 때리게 만드는 일종의 즈베히 연속콤보다.
- 블렌트하우(Blendhauw)
눈먼 베기. 상대에게 바인딩을 걸고, 상대가 치우려 들면 '손을 꼰 채로(우측 옥스)' 빼거나 '손을 풀어서(좌측 옥스)' 칼끝으로 상대 눈높이를 압박한다.
- 빈트하우(Windhauw)
부상(wound)입히는 베기. 상대의 상단베기에 대해 처음엔 손이 꼬이는 자세로 올려베어 받고(우 슈랑크훗 내지는 행엔) 크게 스텝으로 빠져나가며 앞날로 상대의 손을 벤다.
- 크론하우(Kronhauw)
왕관베기. 플루크 등의 낮은 자세로 대기하다가 검을 크론으로 들어 상대 검을 받아내는 동시에 어떻게든 공격하면 크론하우가 된다.
- 크니헬하우(Kniechelhauw)
너클 베기. 높은 폼탁으로 시작해 상대의 손(너클)이나 팔꿈치 등을 즈베히콥터 돌려서 때린다. 똑같은 즈베히하우가 Zwirchhauwen 등으로 표기되어있지만 위에서 Zwerch한다 한 그것과 같다는 게 중론이다.
- 슈투어츠하우(Sturtzhauw)
내려찍어(Plunge)베기. 옥스로부터 상대의 머리를 향해 상->하로 공격한다. 샤이텔의 찌르기 내지는 뒷날 버전같은 느낌이다.
- 벡셀하우(Wechselhauw)
뒷날 대각선 위, 낮은 즈베히와 다르게 아예 벡셀(존하우로 내려벤 직후)에서 칼을 뒤집지 않고 그대로 올려친다.
- 슈넬러 운트 쳇크루어(Schneller und Zeckrur)
빠르게 ‘또는(oder)’ 변칙적으로 라고도 한다. 단일 베기를 지칭한다기보단 상대의 빈틈을 속도를 살려 만드냐 칼을 치워서 만드냐 속임수로 만드냐 등등을 포괄하는 복잡한 개념이다.
3.5.2. 찌르기
Stechen영어로 바느질, 꿰멘 자국 등을 뜻하는 Stitch와 유사하다.
위의 다섯 베기를 약간만 변형해도 유효한 찌르기가 나갈 수 있다. 일반적으로 3가지 상해 중 가장 원거리에서 이루어진다. 같은 바인딩-공격을 할 때 칼끝부터 상대한테 박히면 찌르기이다. 샤이텔에서 가장 긴 지점인 랑오트, 존하우에서 가장 긴 지점인 존오트, 옥스 및 플루크를 취하며 쑤시듯이 작게 내지르는 쉴하우 등등은 모두 칼끝을 상대에게 박아넣는 식으로 운용할 수 있다.
16세기 이후 도장검술에서는 안전을 위하여 찌르기가 금지되고 퇴보하기도 했다. 찌르기까지 복원해서 수련하는 현대 HEMA 단체에서도 피더슈비어트는 안전을 위해 끝을 뭉툭하게 만들며, 아예 숟가락처럼 만들거나 가열해서 굽혀놓은 제품들도 종종 볼 수 있다. 반대로 현대 HEMA 복원 수련자들은 펜싱 마스크와 장갑 정도는 끼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까닥하면 사고 나기 딱 좋기 때문에 피더슈비어트 끄트머리는 더 뭉툭해졌고, 두꺼운 자켓을 입고 수련하기도 하고, 막 지르지 않기로 합의하고 수련하는 경우가 많다. 마구 찌르는 사람은 여러모로 검술 클럽에 두면 안 된다.(...)
옛 사람들이 도장검술과 실전검술의 괴리 문제를 감수하고 이렇게 훈련한 이유는, 베기를 충분히 수준높게 할 줄 안다면 찌르기는 따라오기 때문이다. 예컨대 존하우, 샤이텔하우 등은 랑오트(뻗은 자세)를 반드시 거치므로, 랑오트에서 멈춰주고 걸어가거나 칼끝만 재차 조절해도 강력한 찌르기가 된다. 따라서 찌르기를 수련할 거면 그냥 존하우 포함 베기를 잘 연습하면 된다는 수련체계가 나온다. 플루크나 옥스 등의 자세는 아예 유지하면서 걷거나 전환만 해도 찌르기와 뒷날베기가 동시에 이뤄질 수 있다.
장비와 의료기술이 있는 현대에도 조심할 정도이며, 중근세 당시에는 일종의 소프트 드릴 형태로 훈련할 수 밖에 없었다. 어차피 같은 베기를 멀리서 제대로 박으면 찌르기가 되니까 기존 수련체계를 살려서 수련한 셈이다. 혹여나 생각없이 휘두르고 찔러 누군가를 다치게 하면 멍석말이+파문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현대에도 유도나 주짓수 도장에서 스파링 중 회원 발목을 진짜 꺾어버리면 쇠고랑 차는 건 마찬가지다.
현대 수련장비 도입으로 아예 두꺼운 마스크와 자켓만 믿고 검리를 해치는 수련자들이 나온다는 점에서 논란이 있지만, 그런 수련자들을 제지하고 올바르게 수련해야 할 따름이다. 적어도 중세 사람들보다 찌르기 하나만큼은 훨씬 안전하게 수련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켓 착용했을 때조차 찌르기에 힘을 과하디 싣는 건 비매너이며, 마스크/장갑 수준으로 스파링 중이라면 몸에는 가볍게만 접촉하고 차라리 마스크 위치인 머리를 찌르는 게 더 안전할 정도로 조심스럽게 연습해야 한다. 노마스크 시에는 느리게 기술 연습만 하거나 실제 찌르지 않고 페인트만 넣는 수준이 아니면 함부로 하지 않는 것이 좋다.
3.5.3. 썰기
Schnitt, Schneiden : 후자 '슈나이덴'은 서양인들 성씨로도 자주 쓰이는 '슈나이더(Schneider, 자르는 사람=재단사)'에서도 볼 수 있는 동사다.칼날을 상대한테 대고 긋는 종류의 공격이다. Hau가 자세로부터 출발해 강한 날로 상대를 치듯이 베는 것이라면, Schnitt는 과일 썰듯이 누르고 고기 썰듯이 긋듯이 베는 것이다. 같은 존하우, 쉴하우, 즈베히하우 등도 타점과 거리에 따라 얼마든지 썰기가 될 수 있다.
3가지 상해 중 일반적으로 가장 가까이에서 이루어진다. 그도 그럴 것이, 칼끝(약한 부분)으로 공격하자면 찌르기 또는 베기가 되기 때문이다. 아예 상대를 눌러서 제압해두고 항복을 받거나 테이크다운하며 승부를 낼 수도 있는, 레슬링스러운 공격법이다.
대표적으로, 바인딩 이후 2연격을 노리는 상대의 팔목을 그어버리거나 레슬링과 함께 상대의 목을 눌러버리는 종류의 동작이 있다. 기본은 네 자세와 다섯 베기이되 상대의 몸에 닿는 타이밍과 거리가 조금 다르다.
3.6. 15세기의 검리
1. Zornhau2. Krumphau
3. Zwerchhau
4. Schielhau
5. Scheitelhau
7. Vier Versetzen
8. Nachreissen - After Travel, 상대 선공 뒤 빈틈 노리기
9. Uberlauffen - Over Running, 어설픈 중하단 상단으로 압살
10. Absetzen
11. Durchwechseln - Thru Change, 찌르기가 막힐 때 칼끝 아래로 돌려서 찌르기
12. Zucken - 당기기. 맞물린 칼을 일순간 빼서 상대의 굳은 방어를 흘리고, 동시에 타점을 베어버릴 수 있다. 현대 검도의 공방과 유사하다는 감상이 많다.
13. Durchlaufen - Thru Running
14. Abschneiden - 썰기
15. Hende Drucken
16. Hengen
17. Winden - 휘감기. 바인딩이 유지되도록 상대의 칼을 타고넘어가기.
3.6.1. 4개의 페어셋젠
위의 검리 중 7번. 4가지 주요자세인 폼 탁, 옥스, 플루크, 알버의 약점을 몰아붙일 수 있는 동작 및 반격 원리이다.- 폼 탁 - 즈베히하우
폼 탁으로부터는 존하우, 샤이텔하우가 나오기 좋으므로, 즈베히로 수평 사각을 빨리 치면 좋다.
- 옥스 - 크룸프하우
옥스로부터 찌르기나 각종 뒷날베기가 나오기 전에, 크룸프로 칼끝을 떨궈버리면 좋다.
- 플루크 - (플루크)쉴하우
플루크로 찌르거나 뒷날베기가 나오기 전에, 나도 작은 쉴하우로 찔러버리며 상대 플루크를 치우면 좋다.
- 알버 - 샤이텔하우
알버로 상대가 간합 싸움을 걸거나 벡셀하우 등이 나오기 전에, 사거리를 살려 샤이텔로 머리를 치면 좋다.
이 4가지 페어셋젠 말고도, 궁극적으로 공격으로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고 기세를 주도하는 개념 자체가 넓은 의미의 페어셋젠이라 할 수 있다. 영어로 치면 포어-세팅이다.
3.7. 16세기의 검리
요아힘 마이어의 시대쯤 되면 검술체계가 정교해지며 다양한 기술들이 실리게 된다. 원거리 페인트나 칼이 꼬였을 때 대처하는 기묘한 방법들에다 이름을 붙인 게 이 검리들이다.예컨대 도플리에렌-주켄-뮤티에렌 강약싸움은 상대 강약을 느끼고 들어간다는 점에서는 리히테나워스럽고, 상대가 강할 때-대등할 때-약할 때 각기 승부법이 달라진다는 점에서는 세계 각지의 무술들과 유사하다.
- Anbinden(안빈든/맞닿기) - Bleiben(블라이벤/머무르기) - Fülen(필른/느끼기)
- Winden(빈든/휘감기)
- Durchwinden(두어히빈든/아래쪽으로휘감기)
- Absetzen(압제츤/옆에 갖다대기)
- Ablauffen(압라우픈/흘려내기)
- Verschieben(페어쉬븐/미끄러지기,위치바꾸기)
- Nachreisen(나흐라이즌/뒤쫓기)
- Schneiden(슈나이든/썰기)
- Abschneiden(압슈나이든/눌러썰기)
- Hendtrucken(핸트트루큰)
- Verstüllen(페어슈튈른/차단하기)
- Umbschlagen(움프슐라근/돌려치기)
- Umbschnappen(움프슈나픈/원그리며 튕기기)
- Verführen(페어퓌른/꾀어내기)
- Verfliegen(페어플리근/스쳐지나가기)
- Zucken(추큰/움츠리기)
- Fehlen(펠른/빗맞히기)
- Zirckel(치어클/원그리기)
- Rinde(린데/고리)
- Wechseln(벡셀른/변화)
- Schlaudern(슐라우던/던지기)
- Doplieren(도플리른/두번치기) - 말 그대로 치던 기세 이어서 시간차로 또 친다. 흔히 상대가 강한데 느리면 도플리에렌, 대등하면 주켄, 약한데 빠르면 뮤티에렌을 하라고 한다.
- Verkehren(페어케른/뒤집기)
- Hengen(헹은/매달림)
- Ausreißen(아우스라이슨/비틀기, 뜯어내기)
- Sperren(슈페른/울타리치기)
- Obergreiffen(오버그라이픈/위로 잡기) - 레슬링 간합에서 칼이 꼬이면 파지법을 순간적으로 바꾸어 상대를 압도한다. 오른손을 뒤집어 칼뿌리에 대거나 왼손으로 하프소딩을 하는 등의 개념이다.
- Einlauffen(아인라우픈/달려들기)
4. 갑주 검술(Harnischfechten)
큰 틀은 평복 캄프링엔의 그것과 유사하며, 롱소드 파지시 하프소딩+플루크를 취하며 창처럼 찌르고 들어가는 기법이 많다. 롱소드 vs 할버드 등 장병기 사용과, 맨몸 레슬링, 포스트 확보 후 단검 찌르기 등이 복합적으로 실려있다.5. 마상 무술(Rossfechten)
마상에서 랜스, 한손 도검을 써서 상대의 빈틈을 찌르는 기법, 말과 말끼리 붙었을 때 도검, 단검을 동원해 레슬링하는 기법이 실려있다.[1] 또는 전투의 기예. Kunst는 영어의 Art와 동의어로 예술, 기예라는 의미이다.[2] 그의 성인 리히테나워라는 이름을 통해 리히테나우라는 지역 출신임을 추측할 수 있으며, 연구자인 한스 마스만은 1844년의 저작[35]에서 뮐크라이(Muhlkreis), 프랑코니아(Franconia), 바덴(Baden), 헤세(Hesse), 베스트팔리아(Westphalia)의 다섯 곳에 있는 리히테나우(Lietenau) 마을을 후보지로 지정하였다. 이 중에서 한스 마스만은 뉘른베르그 주의 프랑코니아 리히테나우 마을을 가장 유력한 곳으로 추정했으며, 그 이유는 독일 검술계에서 검술이 융성한 뉘른베르그의 사례가 있으며 리히테나워 계통의 마스터인 파울루스 칼(Paulus Karl)의 저작에 나오는 리히테나워 협회(Geselschaft Liechtenauers)의 명단에 하르트만 폰 뉘른베르그(hartman von nurnberg)가 있음을 들었다. 그러나 리히테나워의 출신지를 특정할 만한 결정적인 증거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3] James Acutt, Edited Keith Farrell, - Science, Swords, and Society: German Martial Arts in the Middle Ages, 2019[4] 초기에 구전 전통에 의지했던 불경도 상좌부와 대승, 티베트 등 종파에 따라 전체 내용은 같아도 추가 혹은 삭제되는 내용이나 문단 배치의 차이가 생겼다. 문서 기록이 일반화된 이후에도 기억의 불완전함, 여러 이유로 인한 소실, 혹은 전승자의 개인 판단에 따라 첨삭하거나 내용을 바꾸는 경우는 자주 볼 수 있다.[5] als vor ist geschreben / Sonder / her hat manche lant / durchfaren vnd gesucht / durch der selbn rechtvertigen vnd warhaftige~ kunst wille / MS3227a 13v[6] 파울루스 칼, 한스 탈호퍼 등이나 수많은 무명의 마스터 등[7] 이탈리아 볼로냐의 필리포 바르톨로메오 다르디 등, 요하네스 리히테나워도 이 경우로 추정한다[8] 동양에서도 유사한 기억술 연상 체계를 이용한 기록물들이 있는데, 일본 무술에서 비전기술이나 이치를 배운 사람만 알아보게 기록한 목록(目錄) 두루마리가 있다. 중국 명나라에서는 병사들이 대부분 문맹이었으므로 노래(歌)라는 시 형태로 외우도록 한다. 조총의 장전-사격절차를 부르게 하는 총결가, 명나라 초기의 두가지 방패술인 섬마패가, 칠성패가 등 몇가지 노래를 기효신서, 무비지 등에서 찾을 수 있다.[9] 전체적인 내용이 지그문드 링겍과 유사하나 저자명은 피터 폰 단직을 사칭하였다. 당시에는 자신의 주장에 설득력을 부여하기 위해 유명한 사람의 이름을 사칭하여 글을 쓰는 것이 흔한 일이었다. 내용은 링겍의 리히테나워 검결 해설 문서와 거의 유사하나 그렇다고 아주 똑같지는 않으며 일부 내용에 차이가 있다. 내용을 감정해보면 롱소드, 마상무술, 숏소드 3가지 중에서 숏소드 파트가 진짜 피터 폰 단직이 썼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10] Cod.44.A.8 9v[11] 정확히는 베링거의 Modus Dimicandi의 내용이 그대로 실린 것이 아니라 좀 다르다. 젋은 기사여 배우라로 시작되는 앞 부분이 아예 없고, 뒷부분은 모두스 디미칸디에만 실려 있거나 반대로 한스 폴츠의 책에만 실려 있는 것이 제각각 조금씩 있다. 단어의 맞춤법도 모두 다르다. 한스 폴츠가 수집한 것은 베링거의 것과 공통 조상을 가졌을 뿐 별개의 전승 과정을 거치면서 따로 변형된 별개의 출처에서 나온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12] Cgm 1507 02r[13] 언급되는 마스터들의 이름은 다음과 같다. 한스(요하네스) 리히테나워, 페터 빌디간스 폰 글라츠, 페터 폰 단치히, 한스 스핀돌러 폰 크자임, 람프레히트 폰 프라하, 한스 자이덴파덴 폰 에어퓌르트, 안드레 리그니처, 야콥 리그니처, 지그문트 암링, 하르트만 폰 뉘른베르그, 마르틴 훈트펠트, 한스 페그니처, 필립 베르거, 비르길 폰 크라코프, 디트리히-브라운슈바이크에서 온 단검 마스터, 오트 쥬드-유대인으로써 오스트리아 영주들의 씨름꾼, 파울루스 칼의 스승 한스 스테트너 폰 뫼른샤임[14] 같은 마르크스의 사자 문장을 사용한 것 때문에 리히테나워 검객 한스 탈호퍼(Hans Talhoffer)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한스 탈호퍼는 1433년 잘츠부르크 대주교 요한 2세 폰 라이스베르그를 대표해 나섰을 때부터 활동이 확인되며, 144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독립된 마스터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기술명이나 고유명사를 보면 리히테나워 계열에서 배운 것은 확실하지만, 독자적인 검결을 창작했고, 모자던지기나 칼을 한손으로 잡고 던지듯이 후려치거나 길게 찔러버리는 것 등 실전적이지만 리히테나워 기본기의 틀에서 벗어나는 기술을 많이 가지고 있으며, 무엇보다 게젤샤프트 리히테나워에 이름이 언급되지 않아 방계 취급을 받는다.[15] 현대에도 한때 무술 배운다고 하면 깡패짓 하려고 하느냐는 시각이 있었다.[16] 하지만 리히테나워 검술은 독일에서 시작되기는 했으나 체코, 폴란드 등 중부 유럽권에서 도시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수련되었고, 양대 길드로 인정받는 깃털검객단(Federfechter)은 체코 프라하에서 결성되었다. 리히테나워 협회의 마스터인 오토 쥬드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유대인도 검술을 배울 수 있었고, 아우스부르크 계열의 검객인 파울루스 헥터 마이어(Paulus Hector Mair)의 책에는 숫제 흑인 검객(MSS_Dresd.C.94 Folio 141r)까지 나타나고 있다.[17] Ritterliche Waffenspiele, Schwert- und Stockfechten, Bogenschießen, Armbrustschießen, Bau von Ubungswaffen etc.; Wilhelm Fabricius (auth); Holzinger; Stuttgart; 1935 (2nd edit) 다운로드 링크[18] Julius Henry "Hank" Reinhardt, 1934~2007[19] 훗날 ARMA로 단체명을 바꾸고 한때 세계 최대의 규모, 최고의 연구 성과를 갖춘 그룹이 된다.[20] The Martial Arts of Renaissance Europe, Yale University Press, 2000 / ISBN 0300083521, 9780300083521[21] JVng Ritter lere / got lip haben / frawen io ere / ;MS3227a 18r[22] 누구든 레슬링을 배우고자 한다면 먼저 알아두어야 한다. 선제(Vor), 후속(Nach), 속도(Rischeit), 용기(kunheit), 속임수와 재치(list vnd klugheit) 등은 레슬링에서도 통하는 원칙이다. 또 알아둬야 하는 것은 모든 우아함과 기술은 레슬링에서 오고 모든 검술은 근본적으로 레슬링에서 오는 것이다. 가장 먼저 랑엔메서의 검술이고, 거기에서 롱소드 검술과 다른 것들이 온다. DEr / do wil lernen Ringen / der sal czu dem ersten / merken vnd wissen das dy pñcipia / vor • noch • Rischeit kunheit list vnd klugheit / etc dy gehören och czu deme Ringen / Vnd wisse das alle höbischeit kompt von deme ringe~ vnd alle fechte~ kome~ ursachlich vnd gru~tlich vom ringe~ / Czum erste~ das fechte~ mit dem lange~ messer / aus dem ku~pt das fechten mt dem sw°te / etc - MS3227a 86r[23] 이는 영국의 조지 실버가 버클러를 옹호하며 이탈리아 검술을 비난한 것과 유사한 논리이다. 검술이 공방일체가 되어야 하는데, 이탈리아 식으로 칼의 길이만 믿고 치고 빠지면 제압과 방어가 하나도 안 되기에 검술로서는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논지이다. 실버가 레이피어만을 싫어했다는 오해가 있지만, 실버는 이탈리아 검객 자체를 비판하고, 반대로 스페인 데스트레자 레이피어술은 공방 개념을 살리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고평가했다.[24] 피오레의 검술은 물론 중국에서 확인 가능한 가장 오래된 쌍수장검술 문헌인 무비지의 조선세법에서도 동일하다.[25] 때문에 동서양의 검술 역시 각각 처음 볼 땐 굉장히 다른 듯 싶다가도 막상 파고들면 딱히 그렇지도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리히테나워류를 예로 들어도 바인딩과 뒷날 베기를 정도를 빼면 거의 모든 기술이 공통적으로 존재한다. 게다가 몇몇 양날 기술의 경우 방어용으로 다뤄지고 바인딩/퓔른 공방 역시 중국식 검술이나 창봉술 등에는 존재한다.[26] 주해. 여기서 와인딩(검을 휘감아 치는 리히테나워 특유의 기법)이 검술의 올바른 기법이자 확고한 기초임을 알라. 그것에서부터 모든 응용과 기술이 나온다. 비록 많은 가짜 마스터들이 단정적으로 와인딩은 매우 약하고 자신들은 그것을 "짧은 칼에서" 라고 부르지만 그것은 아주 단순하고 무식한 생각이며 그들이 자신들은 "긴 칼"로 싸운다고 하는데 팔과 검을 쭉 뻗고 온몸의 힘을 다 써서 겨우 휘두른다. 이것은 보기에도 끔찍하다. 만일 누군가가 그들처럼 토끼처럼 뻗어 달려나간다면 와인딩과 리히테나워 예술에 대항해 어떤 힘도 없을 것이다. 누군가의 예술이 이것과 다를지어도 너는 항상 강함을 추구해야한다. / Glosa / :• Hie merke / das dy winden / sint dy rechte kunst / vnd gru~tfeste alles fechten / des sw°tes / aus den alle ander gefechte vnd stöcke kome~ / vnd is mag mülich eyn guter fechter /syn / ane dy winden / Wy wol etzliche leychmeistere • dy vornichte~ / vnd spreche~ is sy gar swach was aus den winden ku~pt / vnd neñen is / aus dem korcze~ sw°te / dorvm~e das sy slecht vnd ey~veldik dar gen / vnd meyne~ das sy / aus dem lange~ sw°te gefochte~ / was dar get / mt gestracke~ arme~ / vnd mt gestrakte~ swerte / vnd was gar veyntlich vnd stark von alle~ krefte~ des leybes dar get / nur durch wol stehens wille / vnd das is grawsam an czu sehñ ist / we~ sich eyn° alzo strekt / recht zam her eyne~ hazen wolle irlawfen / vnd daz ist alles nicht / weder dy winden vnd weder lichtnaw°s kunst / wen do ist keyne sterke weder / deñe worvm~e wer anders ku~st / solde allemal dy sterke vörczihen / MS3227a 40r[27] 사료에는 뒷날 베기가 약하기 때문에 이것을 보완한다 같은 말은 없다. 현대의 연구자들이 실제 대련과 연구에서 드러난 사실을 사료에서 연타를 강조하는 내용과 연결한 서술.[28] 레슬링이나 옛 권법에서 팔을 잡거나 상대의 주먹지르기를 잡아채고 바로 유술기 공방으로 넘어가는 것과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리히테나워의 뒷날 공방은 근거리에서 팔꿈치나 무릎을 이용한 타격기로 이해하면 편하다.[29] 영어권 화자들은 간단하게 이를 번역한 롱엣지, 숏엣지로 부른다.[30] 독일어로는 이 부분을 Parierstange(파리어슈탕에)라고 부른다.[31] 천주교 고해성사를 볼 때 사제와 대화하는 나무창살[32] 날끼리 박으면 이 나가기도 쉽고, 힘센 놈이 유리해지는 싸움이 되기 십상이다.[33] 현대 HEMA인들은 마치 헬리콥터같다며 영어 발음으로 즈버크콥터(...)라는 드립을 치기도 한다.[34] 독일어 Schiel을 독영번역하면 흔히 동양인 눈 째졌다 인종비하할 때에나 쓰는, Slant(째진), Squint(찌푸린) 등이 자주 나온다. 현대에는 그냥 쓰면 욕 먹거나 싸움나기 좋은 어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