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Superior Orders / Just Following Orders / Nuremberg Defense군대 등의 집단에서 상부의 명령을 따라서 어쩔 수 없이 범죄 행위를 행하였다는 변호 혹은 변명으로, 뉘른베르크 국제군사재판을 따라 뉘른베르크 변호라고도 한다. 아돌프 아이히만이 한 말로 유명하다. 당연하지만 유대인을 포함한 나치 범죄 피해자들을 분노케하는 망언이다. 일개 이병부터 장군들까지 공통적으로 책임회피용으로 쓰였기 때문이다.[1]
비단 군대뿐만 아니라 사회나 학교, 직장, 가정 같은 일상에서도 직장 상사나 선배, 상급생, 부모, 손위형제, 친구 등의 명령으로 부정을 저질러 놓고는 할 말이 없으니까 회피용으로 이런 변명을 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보인다. 사실 아예 시키지도 않거나 다른 사람의 명령을 자기가 확대해석해서 저질러놓고는 비겁하게 혼자만 빠져나가버릴 요량으로 타인에게 일방적으로 책임전가를 해 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물론 상대는 안 그랬다고 우기면 장땡이기에 처벌은 명령을 따른 당사자의 몫일 뿐이다.[2]
2. 실제 사례
사실상 거의 모든 전쟁범죄나 학살이나 특정 부정에 관한 재판이나 책임 추궁에 필연적으로 나오는 변명이다.- 15세기 부르고뉴 전쟁에서 민간인 학살을 저지른 페터 폰 하겐바흐라는 부르고뉴 기사가 신성 로마 제국의 전범 재판에서 용담공 샤를의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고 항변했지만 "기사라면 당연히 막았어야 하는거 아닌가?"라는 대답을 듣고 결국 처형당한 사례가 있다. 최초의 국제 전범재판이라고 한다.
- 오노다 히로오 - 전쟁이 끝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주어진 명령을 따르며 무려 1974년까지 홀로 싸워 왔으며 이 과정에서 무고한 민간인들도 살해했다.
- 카프르 카심 학살 - 이스라엘군이 통행금지령을 어겼다는 이유로 아랍 민간인들을 학살한 사건으로, 당시 명령을 따른 이스라엘군이 큰 죄책감 없이 독일군이 된 것처럼 느꼈다고 증언한 바 있다.
- 5.18 민주화운동 - 계엄군 중 일부가 반성이나 사죄 없이 해당 변명을 한 바가 있다.
- 오토포스트 편집장 김승현 - 현대자동차그룹에 대한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던 당시 "소속 회사의 공식 입장에 따라 지시를 받고 그대로 진술하고 대응할 수밖에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해달라"고 변명했다.
3. 대중매체에서
악당이 이 말을 하면서(시키는 대로 했다) 목숨을 구걸할 경우 매우 높은 확률로 사망 플래그가 된다. 다만 등장인물이 그렇게까지 악인이 아니라면 진심으로 후회하거나 고뇌하다가 각성하는 경우도 있다.혹은 반대로 부하들은 내가 시키는 대로 한 죄밖에 없다며 아래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이 말을 하는 경우도 있다. 어차피 자기는 죽음이나 중형을 피할 수 없으니 부하들이라도 어떻게든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의인인 경우도 있고, 악당이 마지막에 자신의 죄를 참회하거나 혹은 그래도 부하들은 나름대로 아꼈다는 마지막 인간성을 드러낼 때 쓰이기도 한다.
- 글래디에이터(영화) - 근위대장인 퀸투스는 군인으로써 명령을 따를 뿐이라며 막시무스를 배신하고 콤모두스 황제에게 충성하지만 계속되는 황제의 악행에 스스로에게 의문을 품고 결국에는 마지막 결투에서 막시무스를 도와준다.
- 드래곤볼 Z - 자봉이 베지터의 주먹에 배가 뚫리는 치명상을 입자 프리저의 명령에만 따랐을 뿐이라며 같이 힘을 합쳐 프리저를 죽이자고 구차하게 목숨을 구걸하고 애원하지만 베지터는 쿨하게 무시해 버리고 그 상태로 자봉의 기공포를 쏴 끔살시켜 버린다. 정작 사이어인을 몰살하자고 적극적으로 건의한 게 자봉이었다.
- 북두의 권 - 종종 켄시로에게 악당들이 이런 말을 하며 빌어도 이미 죽어있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 스타워즈 시리즈 - 오더 66. 이를 대표하는 말은 "훌륭한 군인들은 명령을 따른다."(Good Soldiers Follow Orders.) 다만 이는 조금 특수한 경우로, 집행자인 클론 트루퍼들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만들어졌을 때 머리에 심어진 생체 칩에 의해 강제적으로 집행되었으므로 렉스처럼 저항하려고 애를 써도 생체 칩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은 이상은 무조건적으로 오더 66를 집행할 수 밖에 없었다.[3]
- 어 퓨 굿 맨
- 얼음과 불의 노래 - 킹스가드 메린 트란트와 보로스 블라운트는 국왕 조프리 바라테온의 명령에 항변도 없이 산사 스타크를 수시로 폭행했는데 제이미 라니스터가 이에 대해서 추궁하자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고 했다.
-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 미군과 소련군 함대가 힘을 합쳐 섬의 돌연변이들을 몰살시키려고 하자 에릭 렌셔가 미사일을 반사하는데 찰스 자비에가 "저들은 그저 명령에 따를 뿐인 무고한 사람들"이라고 항변하지만 에릭은 하필이면 홀로코스트 생존자였고 "나는 그런 '그저 명령을 따를 뿐인 무고한 사람들'에 의해 모든 것을 잃어왔다"며 뜻을 굽히지 않는데 그 전에도 영화 초반부에 에릭이 아르헨티나에서 옛 나치 장교들을 추적해 죽이고 다닐 때 한 장교가 "(유대인들을 죽인 건) 난 명령에 따랐을 뿐이다."라고 변명했었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 해리 포터 시리즈 - 죽음을 먹는 자들 일부는 체포되었을때 임페리우스 저주에 걸려 시키는 대로 했다고 변명해 풀려났다.[4]
- Warhammer 40,000 호루스 헤러시 - 아르겔 탈이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는 건 겁쟁이나 하는 변명이라고 하며 칸도 이에 동감한다.
- 태극천자문: 바르그 - 처음에는 디가의 명령이라면 세계수를 불태우는 것도 따랐으나 마지막엔 마음을 고쳐먹고 디가에게 맞선다.
4. 관련 대사
4.1. 창작물
누구와 어떤 게임을 하든 간에, 영혼만큼은 자신의 것임을 명심하게.
신 앞에서는 변명할 수 없어. 누가 시켜서 했다, 당시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그런 건 안 통하니까.
― 영화 《킹덤 오브 헤븐》에서 보두앵 4세가 주인공인 발리안과 면회하고 같이 체스를 하면서 한 충고
신 앞에서는 변명할 수 없어. 누가 시켜서 했다, 당시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그런 건 안 통하니까.
― 영화 《킹덤 오브 헤븐》에서 보두앵 4세가 주인공인 발리안과 면회하고 같이 체스를 하면서 한 충고
찰스: 저 배 안엔 1,000명이 넘는 죄없는 무고한 사람들이 타고 있어. 그들은 그저 명령을 따랐을 뿐이야.
에릭: 난 그런 '그저 명령을 따르는 자'들에 의해 모든 걸 잃어왔어. 다신 그렇게 되지 않아.
― 영화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에서
에릭: 난 그런 '그저 명령을 따르는 자'들에 의해 모든 걸 잃어왔어. 다신 그렇게 되지 않아.
― 영화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에서
피카드 선장: "'난 단지 명령을 따랐을 뿐 입니다.'라는 주장은 우리 역사에서 많은 비극을 정당화하는데 사용되었네. 스타플릿은 상황을 분석하지 않고 맹목적으로 명령을 따르는 장교를 원하지 않네."
―《스타트렉 TNG》에서 피카드 선장이 작전이 끝난 후 부하인 데이터 소령이 명령 불복종으로 징계를 요청하자 한 말.
5. 관련 문서
- 개인적인 감정은 없었다
- 권위주의/병폐
- 까라면 까
- 누가 칼들고 협박함?: 누가 명령하지 않으면 스스로 나서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 동조와 복종
- 방관자 효과
- 병영부조리
- 상명하복
-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악의 평범성)
- 예스맨
- 자기합리화
- 책임전가
- 학습된 무기력
-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
[1] 그래서 현대 독일군에는 민간인 학살 같은 부당한 명령은 어겨도 된다는 조항을 군법에 박았다.[2] 이런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선 누구나 알듯이 지시를 서면으로든 파일로든 녹취로든 증명해야 한다. 아래 예시에 나오는 전쟁 사례들은 대다수가 서면으로 입증이 됐기 때문.[3] 하지만 처절한 노력으로 아주 잠깐의 시간을 얻은 렉스는 생체 칩에 대한 결정적 힌트를 아소카에게 전해줄 수 있었다.[4] 임페리우스 저주는 타인의 언행을 시전자의 뜻에 따라 멋대로 조종하는 저주이다. 이 때문에 종범들이 임페리우스 저주에 걸렸다며 심신상실을 주장해 풀려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