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들리 스콧 감독 장편 연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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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bgcolor=#010101><colcolor=#c9e8f9> 킹덤 오브 헤븐 (2005) Kingdom of Heaven | |
장르 | 액션, 드라마, 스릴러, 전쟁 |
감독 | 리들리 스콧 |
제작 | |
각본 | 윌리엄 모나한 |
주연 | 올랜도 블룸 에바 그린 에드워드 노튼 가산 마수드 |
음악 | 해리 그렉슨윌리엄스 |
제작사 | 스콧 프리 프로덕션 인사이드 트랙 스튜디오 바벨스브레그 |
수입사 | 20세기 폭스 코리아 제이브로, 포레스트[재개봉감독판] |
배급사 | 20세기 폭스 20세기 폭스 코리아 오원[재개봉감독판] |
개봉일 | 2005년 5월 8일 2005년 5월 4일 2020년 11월 11일[재개봉감독판] |
개봉 포맷 | 아나몰픽 와이드스크린, 필름 |
상영 시간 | 144분[극장판] 190분[재개봉감독판][6] 194분[로드쇼감독판][8] |
제작비 | 1억 3천만 달러 |
월드 박스오피스 | $211,652,051 |
북미 박스오피스 | $47,398,413 |
대한민국 총 관객수 | 1,484,000명 |
스트리밍 | [[디즈니+| Disney+ ]] | |
상영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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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See it if you haven't.
And if you do, remember how the Muslims of Beirut came to realise that even Hollywood can be fair.
이 영화를 아직 안 봤으면 꼭 보라.
볼 때, 베이루트의 무슬림들이 할리우드 영화도 공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음을 기억하라.
로버트 피스크, 인디펜던트 2005년 6월 20일자에 실린 칼럼 중
And if you do, remember how the Muslims of Beirut came to realise that even Hollywood can be fair.
이 영화를 아직 안 봤으면 꼭 보라.
볼 때, 베이루트의 무슬림들이 할리우드 영화도 공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음을 기억하라.
로버트 피스크, 인디펜던트 2005년 6월 20일자에 실린 칼럼 중
《글래디에이터》로 유명한 리들리 스콧 감독의 2005년 역사/전쟁 영화.
십자군 전쟁 중에서도 제3차 십자군 원정의 직전에 벌어진 살라흐 앗 딘의 예루살렘 함락 상황을 시대적 배경으로, 대장장이였던 발리앙(올랜도 블룸)이 전쟁에 참여하며 성장하여, 1187년 예루살렘을 살라흐 앗 딘(살라딘)으로부터 지켜내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훌륭한 영지물이라는 평가도 있다.[9] 현재 예루살렘 땅을 주위로 내전 중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더 나아가 기독교와 이슬람의 반목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으며, 궁극적으로 '극단적인 가치관을 지닌 상대와도 타협을 이끌어낼 수 있다'라는 철학적인 결론으로 도달한다.
정성을 들인 물적 고증에 따라 소품을 만들어 찍은 웅장한 영상과, 유명 영화 음악 작곡가인 해리 그렉슨윌리엄스[10]가 작곡한 중세풍의 아름다운 오리지널 스코어는 아직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다만 물적 고증과는 반대로, 역사적 서사 및 사실관계 고증은 사극 치고도 상당히 많이 무시한 작품이다.
극장판과 감독판의 내용 차이가 매우 큰 영화로도 유명하다. 단지 한두 장면들만 편집상 잘린 수준이 아니라 극장판에서 무려 한 시간 가까이 되는 분량이 더 잘렸다. 삭제된 장면들도 중요하지 않은 장면들이 아니라 이야기 전개에 꼭 필요한 장면들이다.[11]
참고로 국내의 왓챠플레이 판에선 자막 상태가 좋지 않다. 이슬람교를 회교라고 하는 건 수긍이 가지만, 자막 제작자가 반이슬람주의자인지, 분명 '이슬람군'이라고 낱말 그대로 말하는 걸 '적군'(?)이라고 표현하는 심각한 오역을 저질렀다. 이뿐 아니라 생략된 서술들 및 다른 오역들도 정말 많으니 참고 바란다.
2. 예고편
메인 예고편 |
===# 기타 예고편 #===
디렉터스 컷 예고편 |
3. 시놉시스
- 출처 -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운명이 이끈 만남… 새로운 세상을 향한 여정이 시작된다!
전쟁으로 가족을 잃고 깊은 슬픔에 잠겨있는 프랑스의 젊고 아름다운 대장장이 ‘발리안(올랜도 블룸)’에게 부상당한 >십자군 기사 ‘고프리(리암 니슨)’가 찾아온다. 무언가 비밀을 품고 있는 듯한 그의 정체는 바로 발리안의 아버지. >발리안에게 숨겨진 전사의 자질을 꿰뚫어본 고프리는 자신과 함께 떠날 것을 제안하고, 결국 발리안은 성스러운 >도시를 지키기 위한 영예로운 여정을 시작한다.
명예로운 서약… 세상을 바꿀 새로운 운명이 펼쳐진다!
발리안은 고프리로부터 여러 가지 검술과 전술 등을 배우며 용맹한 전사로 거듭난다. 그리고 고프리가 죽기직전 >수여한 작위를 받아 정식기사가 되어 성스러운 도시 예루살렘의 국왕 ‘볼드윈 4세(에드워드 노튼)’에 대한 충성을 >서약한다. 그 후 발리안은 뛰어난 검술과 용맹함으로 맹위를 떨치며 국왕의 신임을 한 몸에 받게 되고, 왕의 동생인 >아름답고 신비로운 공주 ‘시빌라(에바 그린)’와 격정적인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그녀는 악명 높은 교회 기사단의 >우두머리 ‘가이 드 루시안’과 정략 결혼을 한 상태.
거역할 수 없는 사랑… 사랑과 명예를 위한 전쟁이 시작된다!
운명적인 사랑은 거역할 수 없는 것. 명예를 목숨보다 소중히 여기는 기사 발리안은 고뇌하지만, 금지된 사랑은 더욱 >뜨겁게 타오른다. 시빌라를 빼앗긴 가이는 발리안을 향해 분노를 폭발 시키다가, 마침내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일으킨다. 이에 발리안은 예루살렘 왕국과 사랑하는 시빌라 공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내놓고 최후의 전투를 >시작한다.
과연 발리안은 시빌라 공주와 예루살렘의 백성들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
이제, 명예로운 젊은 영웅 발리안의 위대한 전쟁이 시작된다!
전쟁으로 가족을 잃고 깊은 슬픔에 잠겨있는 프랑스의 젊고 아름다운 대장장이 ‘발리안(올랜도 블룸)’에게 부상당한 >십자군 기사 ‘고프리(리암 니슨)’가 찾아온다. 무언가 비밀을 품고 있는 듯한 그의 정체는 바로 발리안의 아버지. >발리안에게 숨겨진 전사의 자질을 꿰뚫어본 고프리는 자신과 함께 떠날 것을 제안하고, 결국 발리안은 성스러운 >도시를 지키기 위한 영예로운 여정을 시작한다.
명예로운 서약… 세상을 바꿀 새로운 운명이 펼쳐진다!
발리안은 고프리로부터 여러 가지 검술과 전술 등을 배우며 용맹한 전사로 거듭난다. 그리고 고프리가 죽기직전 >수여한 작위를 받아 정식기사가 되어 성스러운 도시 예루살렘의 국왕 ‘볼드윈 4세(에드워드 노튼)’에 대한 충성을 >서약한다. 그 후 발리안은 뛰어난 검술과 용맹함으로 맹위를 떨치며 국왕의 신임을 한 몸에 받게 되고, 왕의 동생인 >아름답고 신비로운 공주 ‘시빌라(에바 그린)’와 격정적인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그녀는 악명 높은 교회 기사단의 >우두머리 ‘가이 드 루시안’과 정략 결혼을 한 상태.
거역할 수 없는 사랑… 사랑과 명예를 위한 전쟁이 시작된다!
운명적인 사랑은 거역할 수 없는 것. 명예를 목숨보다 소중히 여기는 기사 발리안은 고뇌하지만, 금지된 사랑은 더욱 >뜨겁게 타오른다. 시빌라를 빼앗긴 가이는 발리안을 향해 분노를 폭발 시키다가, 마침내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일으킨다. 이에 발리안은 예루살렘 왕국과 사랑하는 시빌라 공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내놓고 최후의 전투를 >시작한다.
과연 발리안은 시빌라 공주와 예루살렘의 백성들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
이제, 명예로운 젊은 영웅 발리안의 위대한 전쟁이 시작된다!
4. 등장인물
4.1. 예루살렘 왕국 / 십자군
- 이벨린의 발리앙(올랜도 블룸 분)
- 시빌라(에바 그린 분)
- 티베리어스(제레미 아이언스 분): 실제 역사에서 트리폴리 백작 레몽 3세에 대응되는 인물. 티베리아스는 원래 레몽의 아내의 소유지였다. 왓챠 플레이에선 미국식 영어로 그대로 읽어 '타이베리어스'로 나온다.
- 구호기사단 기사(데이빗 듈리스 분): 발리앙을 몇 번이나 구해주었고 몇 되지 않는 지혜롭고 참된 성직자이지만, 후에 기 드 뤼지냥이 일으킨 하틴 전투에서 패배한 후 사망한다. 발리앙과 티베리어스가 이끄는 기사단이 확인하러 왔을 때, 다른 구호기사단 단원들과 함께 잘려진 목이 클로즈업된다. 대본에서는 "하느님 말고는 신이 없다"는 물라의 말에 "나도 안다."라고 받아치면서 죽음을 받아들인다. 실제 하틴 전투에서 순교한 구호기사단 성인 니카리우스라는 추측도 있었으나, 작가에 따르면 이 인물의 정체는 천사라고 한다. 발리앙이 "신은 나를 버리셨소."라고 말하자, "그런 말씀 없던데?"라고 하는 것이 일종의 실마리. 실제로 이 사람은 단순히 올바른 것을 떠나서 매우 몽환적이고 종교적인 연출의 중심에 서서, 영화 팬들에게 신 또는 신의 대행자로 오랫동안 추측되어 왔었다.
천사의 모가지를 딴 이슬람군의 위엄작가에게 공인된 천사의 죽음은 발리앙이 예루살렘과 사람들을 지키기위해 결심하게 만듬으로서 그의 지상에서의 사명과 역할이 다했음을 보여주는 장치이기도 하다. - 고드프리(고프리)(리암 니슨 분)
- 보두앵 4세(에드워드 노튼 분)
- 영국인 하사관(케빈 맥키드 분)[12]: 고드프리가 프랑스까지 데려온 십자군들 중 구호기사단원을 제외한 유일한 생존자였지만 메시나에서 레반트로 가는 배에 발리앙과 같이 탑승한 게 마지막 등장이다. 불운하게도 배가 침몰하면서 익사한듯. 워해머를 잘 다룬다.
- 오도(요코 아홀라 분)[13]: 고프리와 함께 발리앙을 찾아온 독일 출신의 금발 검사. 구호기사단원이 그를 법학도로 소개하는데[14] 결투재판에 능하다는 농담인지 진짜 법을 공부한 것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전자로 보인다. 발리앙을 체포하려온 고드프리(고프리)의 조카 병력과 전투가 벌어지자 석궁 화살이 목에 박히는 중상을 입고 잠시 쓰러진다. 하지만 다시 일어나 검과 도끼를 들고 고군분투 하지만 결국 장궁 화살 2발이 몸에 박히며 사망한다.
- 기 드 뤼지냥(마튼 초카스 분)[15]
- 르노 드 샤티용(브렌던 글리슨 분)[16]
- 성전 기사단장(울리히 톰센 분)
- 헤라클리오스 주교(존 핀치 분): 본 영화 최대 피해자 중 한명. 기 드 뤼지냥이나 르노 급 꼴통 악당으론 안나와도 비겁한 꼰대로 묘사된다.[17]
4.2. 아이유브 왕조
- 살라흐 앗 딘(살라딘)(가산 마수드 분)[18]
- 이슬람 장군 나시르(알렉산더 시디그 분)[19]: 살라딘의 부관.
- 신학자(칼레드 나바위 분): 일종의 군종장교. 관용, 위엄, 지혜로 넘쳐나는 아이유브 진영에서 그나마 광기 포지션을 맡고 있는 인물이지만 그나마도 기독교가 선빵쳐서 이런 반작용이 나오는 것으로 좀 자비롭게 연출된다.
- 머마드 알 파이스: 나시르의 부하. 나시르가 노예처럼 위장하고 있던 탓에 단순히 주인으로 위장한 노예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시르가 머마드가 기사라고 소개했고, 나중에 살라딘도 머마드의 문제를 문제삼지 않겠다는 공식 외교입장을 표명할 정도니 나시르보다 지위가 낮을 뿐 이 사람도 귀족이었던 것은 맞다.
- 이슬람 상인(나세르 머마지 분): 감독판에만 나오는 대상인. 르노를 살인마로 고발하지만 르노가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나자 항의한다. 유명한 "금은 금이오" 짤방의 주인공.
- 살라딘의 누이(지안니나 파시오 분)[20]
4.3. 프랑스
- 신부(마이클 쉰 분): 발리앙의 이부동생.
- 영주(로버트 퍼그 분)
- 고프리의 조카(니콜라이 코스테르발다우 분)[21]: 발리앙이 이부동생을 살해하고 친부인 고드프리(고프리)와 합류하자 부하들을 이끌고 찾아와 살인죄를 저지른 발리앙을 체포하려 한다. 하지만 발리앙과 그 일행들이 체포를 거부하자 이내 양측간의 전투가 벌어지지만 결국 패배. 패배 후 말을 타고 도주 중 삼촌인 고드프리(고프리)의 칼에 뒤통수가 쪼개지며 결국 사망.
- 발리앙의 아내(나탈리 콕스 분)
- 주교(빌 피터슨 분): 극장판엔 언급만 되지만 감독판엔 여러번 나온다. 그나마 양심과 이성을 유지하는 인물로 묘사된다.
- 로제 드 코르미에의 아들(폴 브라이트웰 분): 감독판에만 나온다. 체포조 중의 유일한 생존자이고 자신이 몸값을 지불할 권리가 있다고 하지만 고프리가 인정하곤 그대로 처형한다. 영국인 하사관(케빈 맥키드 분)의 워해머에 머리가 찍혀 사망한다.
- 장의사(마틴 핸콕 분): 초반에 발리앙의 아내를 묻는 일꾼으로 나와 신부에게 이의를 제기하지만 씹힌다. 이후 십자군이 되어 종군하고 발리앙을 보고 놀란다. 그에게 기사로 서임되어 치열하게 싸우지만 결국 전사한다.
4.4. 영국
5. 줄거리
자세한 내용은 킹덤 오브 헤븐/줄거리 문서 참고하십시오.6. 평가
6.1. 극장판
||<-3><tablealign=center><tablewidth=480><tablebgcolor=#fff,#191919><bgcolor=#333><tablebordercolor=#333> ||
메타스코어 63 / 100 | 점수 8.0 / 10 | 상세 내용 |
||<-2><tablealign=center><tablewidth=480><tablebgcolor=#fff,#191919><tablebordercolor=#f93208><bgcolor=#f93208> ||
신선도 39% | 관객 점수 72% |
||<table align=center><table width=480px><bgcolor=#f6c700><tablebordercolor=#f6c700><tablebgcolor=#fff,#191919><:> [[IMDb|]] ||
||<table align=center><table width=480px><bgcolor=#14181c><tablebordercolor=#14181c><tablebgcolor=#fff,#191919><:> ||
||<tablealign=center><tablewidth=480><tablebgcolor=#fff,#191919><tablebordercolor=#ff0558><bgcolor=#ff0558> ||
별점 3.7 / 5.0 |
||<:><tablealign=center><tablewidth=480><bgcolor=#03cf5d><tablebordercolor=#03cf5d><tablebgcolor=#fff,#191919> ||
{{{#!wiki style="display:38908" {{{#!wiki style="display:none; display: inline-block; display: 38908; margin:-5px -9px"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38908|{{{#!wiki style="display:inline-block; vertical-align:middle" {{{#!wiki style="margin:-10px 0; width:calc(100% + 16px - 1em)" | 기자·평론가 없음 / 10 | 관람객 없음 / 10 | 네티즌 8.62 / 10 | }}}}}}]]}}}{{{#!wiki style="display:inline-block; display:none; margin:-5px -9px" [[https://search.naver.com/search.naver?where=nexearch&query=영화++평점|{{{#!wiki style="display:inline-block; vertical-align:middle" {{{#!wiki style="margin:-10px 0; width:calc(100% + 16px - 1em)" | <table width=100%><tablebordercolor=#fff,#191919><tablebgcolor=#fff,#191919><tablecolor=#000,#fff> 기자·평론가 없음 / 10 | 관람객 없음 / 10 | 네티즌 8.62 / 10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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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8.6 / 10 |
Although it's an objective and handsomely presented take on the Crusades, Kingdom of Heaven lacks depth.
- 로튼토마토 총평
- 로튼토마토 총평
재미라는 곡괭이로 사념의 줄기를 캐는 스콧 감독
- 박평식 (★★★☆)
- 박평식 (★★★☆)
새로운 중세의 도래가 우려되는 지금, 유효한 반전 대서사극
- 황진미 (★★★★)
- 황진미 (★★★★)
두서는 있는데 맵지 않은 잽의 연타, 정신 사납다
- 이성욱 (★★★)
- 이성욱 (★★★)
리들리 스콧의 양식에 경배를~ 린의 스펙터클을 되살린 수공업 정신에 찬사를~
- 유지나 (★★★★)
- 유지나 (★★★★)
화려한 스펙터클, 허술한 줄거리, 빈약한 캐릭터
- 김은형 (★★☆)
- 김은형 (★★☆)
약 50분이라는 어마어마한 분량을 편집한 극장판은 북미 개봉 당시 여러 매체에서 혹평을 받았다.
처음 제작 소식이 언론에 알려질 당시부터 영화의 소재 자체에 대해 우려하는 여론도 존재했다. 영화 제작을 시작할 당시 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인해 이슬람 세계의 반서방-반기독교 성향은 극도에 달했고, 서방 국가들에서도 십자군 전쟁은 지나치게 민감한 소재임을 인식하고 있었다. 다행히 이 영화에서 '양측 종교 간의 반목'을 비판했기에 망정이지, 이전의 할리우드 영화처럼 십자군을 조금이라도 옹호하는 내용이 존재했다면 그 반향은 결코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다른 할리우드식 전쟁물과 달리 뚜렷한 주제를 담고 있었고, 할리우드식의 거대한 스케일, 철학적인 결말로 많은 기대와 부분적인 호평을 받았지만, 그 이외의 불확실한 인과관계와 흐지부지한 결말은 관객들에게 커다란 질타를 받았고, 기독교 세력과 이슬람 세력 양쪽으로부터 지지를 끌어내지 못하고 돌만 맞았다. 1억 3천만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투입했으나, 전세계 총 수익은 약 2억 1100만 달러에 불과해(본전치기 하자면 적어도 제작비 2배인 2억 6천만 달러를 벌어야 하니) 흥행 실패라는 결과를 냈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는 감독판이 나오면서 완전히 바뀌었다.
6.2. 감독판
공존 자체를 거부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공존의 윤리를 받아들이면 모두에게 "전부"가 되는 그때 그 예루살렘, 지금 이 세계.(감독판)
- 이동진 (★★★★)
- 이동진 (★★★★)
이후 DVD, 블루레이 등의 2차 매체를 통해 '감독판'이 공개되자 많은 영화 팬들은 그야말로 당혹을 감추지 못했다. 극장판에서 중요 부분이 잘려도 너무 잘려나갔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리들리 스콧이 원래 기획한 〈킹덤 오브 헤븐〉은 약 200분에 달하는, 〈반지의 제왕〉[23]과 맞먹는 분량을 가진 영화였다. 때문에 극장판과 달리 감독판은 서사 구조가 완벽하게 나뉘어 있고, 고전 사극처럼 서곡과 인터미션도 따로 있다.[24] 애초에 50분이면 굉장히 긴 편인 이 영화 기준으로도 무려 1/4 가량이 잘려나갔던 것이다. 가위질도 이만한 가위질이 없다.
감독판은 극장판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호평을 받았다. 영국 잡지 Total Film은 감독판에 별 4개를 부여했고, IGN DVD는 별 10개 가운데 10개로 만점을 부여했다. # 엠파이어 매거진은 이 재편집된 영화를 "서사시"라고 불렀고, James Berardinelli는 감독판이 극장판보다 스토리와 개별 캐릭터의 동기에 대해 훨씬 더 큰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했다. # 그 외에도 수많은 영화 비평가들이 극장판보다 감독판에 대해 압도적으로 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특히 Brian Tallerico가 킹덤 오브 헤븐 감독판에 대해 "이것이 역사상 가장 실질적인 감독 컷(It's the most substantial director's cut of all time)"이라고 말한 것처럼,# 본작은 영화 팬들 사이에서 반드시 감독판으로 봐야 하는 영화로 평가받게 되었고, 극장판은 무리한 편집이 좋은 영화를 얼마나 말아먹는지 알 수 있게 하는 반면교사로 자리잡게 되었다.
2018년 넷플릭스에 킹덤 오브 헤븐이 올라왔으나 144분 분량의 극장판이었고, 20세기 폭스의 영화인 만큼 디즈니플러스에서도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감독판은 아니다. 국내에서 감독판은 DVD만 정발됐고 블루레이는 정발되지 않았다.
7. 명대사 및 명장면
자세한 내용은 킹덤 오브 헤븐/명장면 문서 참고하십시오.==# 극장판과 감독판의 차이점 #==
아래는 극장판에서 안 나오는 감독판의 내용들. 잘린 부분들 대부분이 작품의 개연성을 보강하는 내용이었기에, 극장판의 개연성이 개판일 수밖에 없었다.
- 1. 극장판에서 발리앙은 그냥 대장장이로 등장하지만, 감독판에서는 그가 공병과 기마병으로 여러 번 전쟁에 참전했던 군경력자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이미 전투 경험이 있는 만큼 고프리가 잠깐 훈련시킨 검술을 전투에 금방 사용 할 수 있었던 것. 또한 공병 출신이란 설정도 중요한데, 극장판에서는 웬 대장장이가 갑자기 수성전의 프로페셔널로 나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감독판에서는 공성전 전문가이자 측량도 할 줄 알고, 보두앵 4세와 예루살렘 방어에 대한 토론도 가능한 지식인이란 당위성이 생긴다.
- 2. 극장판에서는 발리앙의 아버지 고프리가 그야말로 뜬금없이 나타나서 갑자기 아들을 찾으러 온 것처럼 보이지만[25] 감독판에서는 처음부터 아들을 찾으러 온건지도 좀 불분명하게 그려지며, 동생이 내놓은 잘 만들어진 잔을 보고 "누가 만들었나?", "우리 대장장이가!"라는 대화가 오가면서 과거 일이 생각난 고프리가 "내가 있을 때의 대장장이의 아들 중 누가 가업을 물려받았지?"라고 알아본 다음에 말의 편자를 갈고 음식을 장만해달라고 조심스럽게 다가가면서 자신이 아버지임을 천천히 드러내고 거두고 싶다는 뜻을 전한다. 또한 영주와 영주의 아들(제이미 라니스터로 유명한 니콜라이 코스터 왈도 분)이 "네 삼촌은 예루살렘 왕국의 영주인데 아들이 없어. 네 삼촌이 죽으면 네가 성지의 영지를 차지하게 된다."[26] 라고 둘이서 좋다고 북치고 장구치다가 발리앙의 등장에 상속권을 주장할 수 없게 되자 아예 기를 쓰고 고프리와 발리앙 일행을 다 죽이려고 덤비게 된다. 영화에서 뜬금없어 보이던 영주의 기습도 이렇게 설명이 된다.
- 3. 감독판에서는 보두앵 4세의 누나 시빌라[27]가 첫 남편과 낳은 아들인 보두앵 5세가 외삼촌인 보두앵 4세에게 후계자로 지목받아 보두앵 4세 사망 후에 왕위를 계승했다. 그러나 보두앵 5세는 외삼촌처럼 나병 환자였다. 공부를 돌봐 주던 어머니 시빌라가 보두앵 4세의 유언을 듣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보두앵 5세는 호기심에 손바닥으로 촛불을 건드려 보는데 손바닥이 까맣게 그을렸는데도 통증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보두앵 4세 역시 어린 시절에 피부에 상처를 입었는데도 통증을 느끼지 못했다가 나병 진단을 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복선이라 할 수 있다. 즉위 후 보두앵 5세는 봉인을 찍다가 뜨거운 봉랍이 손등에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으나 이번에도 통증을 못 느끼는지 아무런 반응을 안 보였는데 시빌라는 이것을 보고 애써 충격을 감추며 몰래 주치의를 불러들여 진찰하게 한다. 재밌는 인형극을 공연해 보두앵 5세의 관심을 돌린 사이 주치의가 발바닥에 바늘을 꽂았는데 세 차례나 바늘에 찔려 피를 줄줄 흘리는데도 고통을 느끼지 못하자 시빌라는 자신의 아들이 남동생처럼 나병 환자임을 알고 절망한다. 설상가상으로 얼마 뒤 정무를 돌보던 시빌라는 티베리아스로부터 보두앵 5세가 나병 환자라는 소문이 널리 퍼졌다는 보고를 듣는다.[28] 시빌라는 태연히 "소문을 퍼뜨린 자를 처벌하라."라고 하지만 티베리아스는 "국왕이 건재한 모습을 보여주면 소문은 알아서 사그라든다."라고 답변한다. 이에 감정이 격해진 시빌라는 소리를 지르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그 어린 것이 무슨 죄가 있느냐?"라며 소리 내어 울고, 티베리아스는 참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젓는다. 분노와 슬픔을 감추지 못한 시빌라는 계속 울면서도 티베리아스에게 "가면을 쓸 때까지 얼마나 남았냐? 경이 가면을 주문해 줄 거냐?"라고 언성을 높여 계속 따진다.
이후 장면이 전환되고 시빌라는 한가로이 놀고 있는 보두앵 5세를 바라보다 곁에 다가가 전래동화를 들려주며 한동안 같이 놀아준다. 그러다 아들을 품에 안고 자장가를 부르며 재우다 귓속에 납을 흘려 넣어 안락사시키고, 왕위를 기에게 양위한다. 기가 왕위에 오른 뒤 시빌라가 기도실에 칩거하는 폐인이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것인데 극장판에서는 보두앵 5세의 비극이 통편집돼서 관객들 입장에서는 생뚱맞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시빌라로선 아직 어린 아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지켜줄 후견인으로서 남편이 필요했었다. 그러나 자신이 정말로 사랑해서 함께하길 원했던 발리앙은 기와 기의 세력을 축출하고 자신의 누이와 재혼해 달라는 보두앵 4세의 제안을 양심상 거부하자 어쩔 수 없이 기와 사랑 없는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 실제로 보두앵 4세 사망 후에 시빌라는 기에게 "내 아들에게 기사를 준다면 왕위를 주겠다."라고 했었다. 그런데 그렇게까지 해서라도 지키려고 했던 아들이 남동생처럼 나병 환자라 자기 손으로 죽여야 했다. 극중에서 보두앵 4세와 시빌라는 우애가 매우 돈독한 남매로 그려졌는데 남동생이 어려서부터 나병으로 고통받는 걸 생생히 봐 온데다 그 사후에 가면으로 가리고 있던 끔찍한 얼굴까지 확인했던 시빌라로서는 차마 아들마저 그런 고통 속에 살게 할 수 없었던 것. 실제로 시빌라는 티베리아스에게 "나는 내 아들을 지옥 속에 살게 할 수 없다. 차라리 내가 대신 지옥으로 가겠다."라며 아들이 나병으로 고통받기 전에 자신이 보내 줄 것을 우회적으로 선언하기도 했다. 감독판으로 보면 시빌라의 행동을 이해하게 되지만 극장판의 경우 시빌라의 행동이 뜬금없이 여겨질 수 있다. 해석에 따라서는 애인에게 차인 복수로 싫어하는 남편과 재결합하는 것처럼 보여 통속극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여담이지만 코멘터리를 보면 스콧 감독도 극장판에서 저 부분이 편집된 걸 아쉬워하는 듯하다.
여담으로 감독판에는 기 드 뤼지냥이 시빌라를 팽개쳐두고 다른 여자와 "넌 내 아내가 되길 꿈꾸지? 오늘은 네가 내 아내인 척해볼까?" 하고 불륜을 저지르는 신이 있다. 이는 영화 초반부터 불편한 관계임이 암시되는[29] 기 드 뤼지냥이 시빌라와 발리앙의 관계를 눈치챈 바로 그날 일어난 것으로, 세밀한 연출력이 돋보인다. 시빌라는 은근히 발리앙을 흠모하고 있었고, 급기야 카나에 가다 들렸다며[30] 발리앙의 영지인 이벨린까지 몸소 찾아가 한동안 머무르다가 동방에서 남녀의 사이를 막는 것은 불꽃밖에 없다고 발리앙과 육체적인 불륜을 저질렀다. 케락 전투 이후 시빌라는 남편은 거들떠도 보지 않으며 대놓고 발리앙에게 연심이 있음을 드러내는데 자신의 동지인 샤티용이 맞는 걸 보고 불편한 표정이었던 기는 둘의 관계를 눈치채고 원래도 하찮은 대장장이놈이라고 무시하던 발리앙에게 자기 손으로 죽여버린다고 적의를 드러내게 된다. 참고로 발리앙과 시빌라의 베드신은 감독판에서 좀더 상세히 나오는데, 발리앙을 맡았던 블룸은 이 베드신을 찍느라 꽤나 긴장해서 술의 힘까지 빌렸다고 인터뷰한 바 있다. - 4. 감독판에서는 전쟁이 끝나고 기 드 뤼지냥과 발리앙의 결투신이 있는데 편집에 좀 묘한 구석이 있다. 기가 초반에는 쌍검으로 덤비는데, 잠시 후에는 다시 검을 하나만 들고 있는데 이것이 두 번 정도 반복된다.
결투 중간에 검 하날 버린 건가!그런데 자세히 보면 처음 옆에 세워져 있던 장검 하나를 뽑아들고 쌍검→싸우던 중 하나를 놓고 주먹으로 갈김→단검을 뽑아들고 다시 쌍검→탁자에 넘어지면서 단검을 놓치는 수순이다. 칼을 놓치는 장면이 짧고 단검을 다시 뽑아드는 장면이 없기 때문에 얼핏 보아서는 헷갈리는 것이다. 어쨌거나 그래서 극장판에선 살라딘이 "남녀노소 백성들, 모든 기사와 병사들 그리고 자네 여왕까지 안전하게 기독교 권으로 보내주겠네."라고 하지만 감독판에선 "그리고 자네 왕은 변변찮은 인간이니 자네 좋을 대로 하게. 신께서 결정하시겠지."란 대사가 추가된다. 또한 이 장면에서 발리앙은 기와 결투를 하며 자세를 가다듬을 때 아버지에게서 처음 배웠던 기본 자세인 포스타 디 팔코네 자세를 자주 취하는데, 이는 발리앙이 기사로서 초심을 잃지 않았음을 엿볼 수 있는 연출이다. - 5. 초반에 발리앙이 아이를 유산한 후 우울증에 시달리다 자살한 자기 아내의 유품을 훔친 신부를 죽이는데, 그는 다름 아닌 자기 동생. 이때 발리앙은 대장간에서 뜨겁게 달궈진 철을 두들기고 담금질하며 칼을 만들고 있었는데, 그때 아내의 십자가 목걸이를 보고 이성을 잃어 이부동생에게 아직 칼이라 하기도 힘든 그 뜨거운 검신을 그대로 꽂아넣고 화로로 집어넣어 구워버린다. 그 와중에도 아내의 십자가 목걸이는 맨손으로 뜯어낸다. 원작에서도 상당히 깐족거린 놈이지만 감독판에선 깐족이 도를 넘어서 주교에겐 악마에 씌인 발리앙을 더 심문해야 한다고 조르질 않나, 풀려나서 아내의 무덤을 찾아온 발리앙에게 "어디에 묻었더라? 기억이 안 나네? 난 묻는 거 안보고 돌아왔거든!"(당연히 기도따윈 안 해줬단 소리)[31]이라고 시비를 걸다가 급기야 발리앙의 뺨을 때리면서 언제나 오른뺨을 맞으면 왼뺨도 내주던게 형이지! 라고 시비를 걸어대며 고향을 떠나라고 악을 써댄다. 그리고 최종 깐족이 뒷부분에 나오는 형수 패드립. 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 동생이라는 작자가 정말 죽으려고 작정을 한 수준으로 깐족거렸기 때문에 이 장면의 통쾌함은 살라딘이 르노 모가지를 날리는 장면보다 더하다.
그 신부가 발리앙에게 예루살렘에 가라고 종용하는 것도 형이 없어져야 자기가 가산을 물려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32] 처음에는 아예 주교를 꼬드겨 아내가 죽은 후에 상심한 발리안이 악마에 씌어서 의기소침한 것이라고 주교를 부추겨 형을 죽이려 했고 발리안에게는 형수는 지금 지옥불에서 타고 있다! 라면서 죄책감을 의도적으로 더 부채질해서 십자군으로 보내려고 하며 고프리의 부하들에게 아주 쓸만한 인간이니 데려가면 유용할 것이라고 발리앙을 데려갈 것을 꼬드기지만 독일인 기사에게 닥치라는 소리만 듣는다.[33] 그리고 나중엔 발리앙에게 내가 십자군 따라가라고 주선까지 해줬는데 줘도 못먹느냐는 식으로 비난을 하다가 영주가 죽으면 마을 사람들이 쫓아낼 거고, 적어도 주교가 죽고 나면 쫓겨나는 건 확실할 거라면서 새 세계를 찾아 떠나라고 협박에 가까운 권고를 하고 자살해서 머리 없는 귀신이 된 형수 구하고 싶으면 십자군으로 가라고 고인드립까지 친다.
정작 극장판에서는 언급만 되었던 주교는 신부의 모함에도 발리앙을 가엾게 여겨 "자네 형수는 악마에 씌인 것이 아니라 너무 슬픔에 잠겨서 자살했던 것 뿐이고 자네 형도 그렇다네."라고 말하면서 신부를 통해 발리앙에게 전해주라며 은화 몇닢마저 준다. 물론 그 은화는 신부가 먹튀하는데, 초반에 잠깐 나오는 단역이지만 행동거지는 뒤에 나오는 르노 드 샤티용 따위보다도 찌질하고 졸렬해보인다. 발리앙과 이 신부는 이부형제로 보이는데, 이복형제라면 발리앙의 아버지의 정실이거나 또 다른 서자라는 이야기이며 둘이 아버지를 알아야 형제라는 것을 알텐데, 발리앙은 자신의 아버지를 몰랐기 때문이다. 여담으로 이 신부를 연기한 사람은 영국의 연기파 배우인 마이클 쉰[34]인데 좋은 배우가 인상 깊은 3류 악역을 해 주기에 발리앙의 살인과 결심이 더 돋보이는 장치가 된다. - 6. 영화 전체적으로 찌질이가 되어버린 헤라클리우스 총주교의 비중도 조금 더 높았다. 기 드 뤼지냥에게 협박당하는 장면도 생기고 보두앵 5세에게 "평화조약을 섣불리 갱신해서 우리의 의도를 노출하느니 살라딘에게 우리 의도를 궁금해하게 만드는 게 현명하지 않을까요?"하고 부추기다가 시빌라에게 선왕의 조약은 존중될 것이라고 묵살당하는 장면도 있다. 그런데 그 장면에서 보두앵 5세 역시 나병 환자임을 암시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 7. 기 드 뤼지냥의 사주를 받은 기사들의 공격을 간신히 물리치고 빈사 상태가 된 발리앙이 극장판에선 그냥 자기 자신의 초인적인 힘으로 말을 잡아타고 나타나서 출정을 말리지만 감독판에서는 구호기사단원(리무스 루핀으로 유명한 데이빗 듈리스)이 발리앙을 구해줌으로 개연성을 더한다.
- 8. 극장판에 비해 유혈이 좀 낭자한데, 감독판에선 기 드 뤼지냥이 살라딘이 보낸 사신의 목을 치고 살라딘은 손수 르노 드 샤티용의 목을 친다. 극장판에선 잘린 르노 드 샤티용의 머리가 효수되어 있음을 뒷모습만 보여주며 암시하지만 감독판에선 샤티용의 잘린 목이 매달려 흔들리는 것을 정면에서 보여준다.
이 잘려나간 49분 때문에 극장판의 스토리가 엉망진창이 된 건 당연했고, 관객들은 "이게 뭐야?" 하는 반응이 많았다.
어찌 됐건 〈킹덤 오브 헤븐〉은 걸작이 될 수도 있었지만, 결국 50분에 이르는 처참한 가위질을 당한 끝에 그저 그런 영화가 되고 말았다. 스페셜 피처 DVD에서 감독은 극장판에 대한 과도한 가위질에 후회를 느낀다고 뒤늦게 토로하기도 했다. 감독판 DVD를 플레이하면 영화가 시작되기도 전에 감독의 변이 먼저 등장해 '스페셜 피처를 잘못 넣었나'하는 괴이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어쨌거나 감독판 시작에 나오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말에 따르면 스토리가 너무 산으로 가고 러닝타임이 너무 길어서 관객들이 지루할 것 같아서 극장판으로 편집을 했다고 한다.
킹덤 오브 헤븐을 볼 의향이 있는 사람들은 꼭 극장판이 아닌 감독판을 구해 보도록 하자. 그러나 극장판 DVD에는 실제 역사와 영화와의 차이 등을 보충설명해 주는 자막 코멘터리 등 감독판에는 없는 흥미로운 부가 요소가 있어 컬렉터들을 울린다. 감독판에는 대신 테크니컬 코멘터리가 들어가 있다.
8. 탐구
8.1. 오해: 고증의 완벽성?
킹덤 오브 헤븐이 복장, 소품 등의 겉으로 보이는 고증들이 워낙 뛰어난 데다가 이러한 점들이 입소문을 타다 보니 넷상에서는 "고증이 완벽한 영화다"라며 칭송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하지만 이는 '고증'이라는 것을 너무 협소하게 이해한 것으로, 단순한 복장이나 풍습이 아니라 실제 역사인물의 행적이나 그 시대의 인물의 사상이나 역사관 및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재현했는지까지 살펴본다면 킹덤 오브 헤븐은 전체적으로 고증이 완벽하다는 찬사를 들을 수는 없는 영화이다. 밑에서 설명하겠지만 자질구레한 소품부터 엑스트라들의 복장 등 눈에 보이는 물적 고증은 높은 수준이지만, 그 시대 사람들의 생각이나 종교관과 역사적 서사 및 사실관계 같은 내적 고증은 감독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무시한[35] 영상물로, 단지 디테일한 고증을 무시한 걸 넘어 거시적 고증까지 무시된다. 가령 시빌라와 발리앙이 이어지는 건 거의 대체역사에 가깝다.[36] 또한 단지 현대인의 감수성을 위해 중세적 관념을 순화한 것도 아니며, 유럽인들의 관념은 원역사보다 훨씬 극단화되어있다.즉 물적 고증을 제외하면 냉정하게 말해서 300과 그리 다르지 않은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찬사를 받는 물적 고증에서도 극적인 재미를 위해, 혹은 감독의 취향대로 고증을 어긴 부분도 약간이나마 있다. 또한 역사상의 기록과 영화의 묘사가 다른 경우도 상당히 많다. 인물들의 행적은 역사상에서 이름과 모티브만 따왔을 뿐 사실상 허구의 행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주인공측 인물들이 모두 불어가 아니라 영어로 대화를 하는 것부터가 엄격한 고증에서 한참 먼 얘기..
내적 고증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후술한다.
8.1.1. 물적 고증
자질구레한 소품부터 작중에 대강 비춰지는 엑스트라들의 복장까지, 어디 하나 신경쓰지 않은 곳이 없어 보인다. 그중에서도 특기할 만한 곳들이 있다.- 영화 초반, 동생의 성을 방문한 고드프리가 일행들과 함께 식사를 대접 받는데, 고드프리의 일행인 구호기사단원[37]을 본 고드프리의 동생이 수도사로서 술을 거부하는 그에게 막무가내로 술을 권하면서 "기사는 기사고 수도자는 수도자이지, 내가 구식이라 이러는 건진 몰라도 둘을 동시에 하는 건 듣지도 보지도 못했어(그러니까 수도사일랑 때려치우고 기사답게 술이나 마셔라)"라고 말하자 고드프리가 제지하는 장면이 나온다. 성전기사단과 구호기사단이 생겨난 지 얼마 안 된 시점의 사회상을 고증한 모양이며 구호기사단원은 불편해하면서 자리를 떠버린다.
- 고드프리의 일행 중 무어인 용병인 흑인 기사가 나온다.
작중 초반에만 등장하고 따로 설정이 붙어 있는 인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흑인이라는 것은 아무래도 역덕후들을 설레게 만들기 위한 감독의 노림수다. 대표적인 아프리카의 기독교 국가인 에티오피아 출신이라고 왜곡되어 알려지기도 했지만 사실 크레딧의 배역명에 따르면 이 흑인은 무어인 출신이란 설정이다.[38] 여기서 계곡에서 일행 중 1명이 상류쪽에서 노상방뇨를 즐기다 흑인 기사가 이것을 보고 화를 심하게 내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것은 상식적인 의미에서 화를 낸 이상의 의미가 있는 듯하다. 중세 아프리카의 왕국들이 스페인을 통해 유럽으로 북상할 당시 전파한 것들중 하나가 청결에 대한 개념인데 이 장면으로 이 흑인 기사 역시 청결을 다른 이들보다 중시한다는 것을 나타낸 것 같다. 참고로 이 당시 아바스 왕조에서 스페인의 안달루시아로 건너와 활동했던 지르얍은 청결적인 개념에 관해 하루 아침과 저녁 두 번 목욕을 할 것을 강조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해석은 최근 연구와는 거리가 있다. 중세 초 왕국들의 지배층에는 그대로 로마 말기 원로원 계급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고, 이들은 늘 하던대로 목욕을 자주 했다. 굳이 스페인을 정복한 이슬람 왕조들이 가르쳐줄 필요도 없었다. 하루 두 번씩 꼬박꼬박 목욕을 하던 주교의 일화도 있다. 중세 초에 로마식 노예제가 사라지면서 수많은 노예 인력을 필요로 하던 대규모 목욕탕이 사라지고, 소규모 목욕탕이나 집에서 목욕을 하는 문화로 바뀌었을뿐, 중세인들도 목욕을 즐겨했다.
- 발리앙이 이부동생을 살해하는 장면의 묘사에서, 현대인은 죽은 부인의 은 십자가 목걸이를 빼앗고 목을 자르고 묻었기 때문에 분노했을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중세식으로 보자면 자살한 자의 목을 치고 묻는 것은 비정하기는 하나 비난의 대상이 되기는 어렵다. 부인을 묻은 장의사도 "그래도 형수 아니냐?"라고 반박을 한 번 하기는 하지만, 이후에는 그걸 따른다. 왜냐하면 통상적으로 기독교에서 자살은 생명을 주신 하느님에 대한 월권 행위 혹은 항명 행위 내지는 자신 스스로에 대한 살인 행위 로 인식되어 구원이 불가능한, 지옥 형벌에 해당하는 큰 죄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동생이 발리앙을 쫓아내고 재산을 차지하려고 혈안이 되어 갖은 능욕질을 가한 것이다. 그 자리에 있었으면서 매장 성사를 치러주지 않은 것은 화나도 통념상 어쩔 수 없어서 참고 있는 와중에 이 동생이 종교재판에 넘기려고 하질 않나, 뺨까지 때려가며 모욕 주질 않나, 결정적으로 아내의 매장 성사를 치러주지 않았다고 깐족거리지 않나, 지옥에서 목 잘린 귀신이 되어 떠돌고 있을 것이라고 고인드립을 쳐대질 않나, "아내가 지옥 가 있는데 성지에 가야만 구원받는다" 따위의 말을 하질 않나, 아내의 유품인 십자가 목걸이까지 훔쳤으며 있는 대로 어그로를 끌어 발리앙의 분노를 폭발시켜 버렸기 때문이다. 발리앙을 고향에 묶어두는 몇 안되는 끈이 아내였는데, 성지에 갈 생각이 없던 발리앙의 의중을 돌려버린 것은 그의 목숨을 재촉하는 결과가 되었다. 발리앙은 고드프리를 쫓아가 "날 죽이려 왔느냐"라고 호탕하게 묻는 그에게 아내의 구원을 이뤄낼 수 있느냐고 절박하게 그것부터 묻는다.
- 식습관의 상세한 묘사. 작중 주요 인물들은 포크나 나이프로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현대의 인도인들과 같이 맨손으로 음식을 집어 먹는다. 실제로 동로마 제국의 황녀 테오파노가 신성 로마 제국의 오토 2세에게 시집오며 전해주기 이전까지 유럽에서 포크는 쇠꼬챙이같은 형태의 그냥 조리도구로 식기로써의 포크는 없었다. 물론, 중세 유럽 사람들이 식기 도구를 안 쓴 것은 아니다.1533년 이탈리아의 메디치 가문의 카트린느(Caterina de' Medici : Catherine de' Medici)가 프랑스의 앙리 2세에 시집가면서 자신의 요리사들과 모든 식탁 도구들을 함께 가져간 것을 계기로 프랑스에 소개된 바 있지만 대중적으로 확산되기까지는 약 1세기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17세기경 이탈리아 일부 사람들이 포크를 쓰기 시작했지만 항간의 조롱거리에 불과했다. 특히 남자가 포크를 사용하면 까다로운 성격을 지닌 사람 또는 여자 같다는 말을 들었다.조경숙, 이미혜, 「동서양 취식(取食)도구 문화에 대한 고찰 ― 포크와 나이프, 스푼식문화권(食文化圈)과 저식문화권(箸食文化圈)」, 『한국조리학회지』, 제9권, 제1호, 2003, pp.101-120, p.109-110.
영화에서는 예루살렘 왕국의 왕녀인 시빌라가 손에 묻은 양념을 쪽쪽 빨아먹으며, 거친 기사들은 식사를 하다가 입가에 묻은 음식을 긴 머리카락으로 닦기까지 하는데 이것은 당시 기준으로도 몰상식한 행동이었다. 식사 전후로 손을 깨끗이 씻고, 중간에도 더러워지면 아무데나 닦거나 핥아먹기보다는 주전자와 대야를 가져와서 씻는 것이 예법이었으며 부유한 집에서는 수건을 관리하는 하인과 손 씻는 물을 담은 주전자와 대야를 관리하는 하인을 따로 둘 정도였다. 이렇듯 작중에서 의도적이라고 할 정도로 손으로 음식을 먹는 모습을 강조해서 보여준다.
- 고드프리의 야영지에서, 부하 한 명이 토끼를 구워 추출한 기름을 모닥불에 살살 녹여서 사슬 갑옷 위에 펴바르고 있는 장면이 있다. 그 부하 역은 ROME의 루키우스 보레누스역을 맡았던 케빈 매키드. 전투신 때 간지가 철철 흘러 넘친다. 그리고 영화 사이사이에 병사/기사들이 끊임없이 무구를 정비하는 모습이 보인다. 중세에 무구가 얼마나 비싸고 귀한 장비였는지와 이를 제대로 쓰려면 지속적으로 정비해야 한다는 사실을 아주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 고드프리가 발리앙과 진검으로 대련하며 검술을 가르치는 장면에서는 중세 검술의 용어가 그대로 나온다.
포스타 디 팔코네가 그러한 예제. 낮은 자세로 가드하지 말고 칼을 위로 곧게 뻗고 가드할 것을 주문하며 '매의 자세'라고 알려준다. 다만 실제로 저 용어를 창시한 검객은 영화보다 훨씬 후대의 인물이며, 항상 포스타 디 팔코네만을 강조하지도 않았다. 시간이 없어서 속성으로 가르친다고 하면 말이 되겠지만, 검술은 여러 자세를 유연하게 사용한다. 이는 12세기 이탈리아의 장검술 중에서 상체를 방어하기 위한 것이다.[39]
- 영화 초반부에, 동생을 죽이고 아버지에게 도주한 발리앙을 영주의 아들[40]이 쫓는 장면이 나온다. 이윽고 영주의 아들이 발리앙과 마주해 죄를 묻자 옆의 독일 기사가 "결투로 옳고 그름을 판결합시다"라고 말하며, 옆의 동료 기사(구호기사단 소속)는 "이 독일 친구는 법을 잘 알지"라고 거들어 주는데,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에게는 상황이 발리앙을 감싸 주려고 고드프리 일행이 결투하자고 시비를 거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런데 사실 저 독일 친구가 말한 것이 맞다. 합리주의적 사고관이 발흥하기 전, 기사가 정말로 전사집단에 가깝던 무렵의 유럽에서는 "옳고 그름은 하느님께서 결정해 줄 것이다. 내가 옳다면 하느님께서 내가 이기게 해주시겠지"라는 사고관하에 옳고 그름, 선과 악을 분명히 분간해낼 수 없는 상황에서의 판결은 양자간의 결투로 내게 되어 있었다. 옛 게르만 형사소송법상에서는 재판 결투가 중간절차(Zwischenverfahren)에서 가능하도록 아예 법으로 제정되어 있었다. 유럽 역사에서 챔피언이 나오게 되는 이유도 바로 이것 때문이다. 물론 연출을 보면 고드프리 일행이 서로 눈짓을 주고 받는 등 발리앙을 감싸기 위한(≒"싸워서 이길 자신 있음 해보든가.") 의도도 맞다.[41] 영주의 아들은 이 말을 듣고 어이가 없다는 투로 비웃는다. 이제 올바른 배경지식으로 이 장면을 다시 보면 고드프리 일행이 정정당당하고 합법적인 결투로 해결하자고 하는데, 영주 아들은 야비하게 무시하고 기습을 걸어 범죄를 저지르는 상황임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이들은 사전 경고도 없이 습격해서 고드프리의 부하 한명을 화살로 쏘아 죽인 다음에 발리앙의 양도를 요구하는 등 어그로를 제대로 끌었다.
- 전투에서 지고 포로로 잡힌 기사가 자신이 몸값을 요구할 수 있는 대상임을 상기시킨다.
같은 기독교도들끼리의 싸움에서는 기사처럼 몸값을 지불할 수 있는 대상일 경우 포획해서 몸값을 받고 풀어주는 게 일반적이었다.[42][43] 작중 인물들의 전투 장면을 보면 작은 주머니에 단검을 하나씩 가지고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런 용도의 단검은 미저리코드(Misericorde, 자비)라고 불렀는데 상대방 기사가 쓰러지면 전투 한복판에서 신변을 확보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단검으로 팔이나 다리를 찔러 전투가 끝날 때까지 무력화시키거나 혹은 빈사상태의 아군이나 적에게 최후의 자비로서 고통을 끊어주는 용도로 사용되었던 물건이다.
- 위 전투에서 생긴 고드프리의 상처를 검은 옷의 구호기사단원이 치료하는 것도 구호기사단의 개성을 묘사한 듯하다.
아예 배역 이름이 'Hospitaller' 인데 성전기사단을 'Templar' 라 하듯 구호기사단을 가리키는 말이다. 병원 사람이라는 뜻. 실제로 구호기사단은 성 요하네스 구호소라는 이름으로 병원 겸 빈곤한 성지순례자들의 구호소 역할을 하는 단체에서 출발했다. 그 병원이 여기저기서 영지도 기증받고 하다 보니 이를 유지·관리할 무장병력의 필요성도 생기고, 마침 십자군 운동에 따라서 십자군 국가를 방어하고자 대규모로 기사를 유지하기 위한 기사수도회 수요도 발생하였던 결과 비군사적 구호단체를 군사화하여 구호기사단을 결성하였던 것이다. 이들은 전장에서 싸우다가도 의료 봉사는 반드시 실시했다고 한다. 심지어 고드프리가 사망하기 직전에 옮겨져 치료를 받은 것은 메시나의 구호기사단 지부로 보이는데 구호기사단의 망토를 두른 기사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 주인공 발리앙이 그의 아버지로부터 기사 서임을 받을 때나, 후반에 그가 대주교의 시종을 기사로 임명할 때 뺨을 후려치는 묘사가 있다. 이는 실제로 신참 기사들이 서임을 받을 때 두들겨 맞는 풍습을 고증한 것으로 보인다. 흔히들 생각하는 검으로 어깨와 머리를 두드리는 것은 이 과정을 간략화한 것으로, 두들겨 맞아서 인사불성이 된 신참 기사들이 너무 많아서 문제가 된 지역에서나 실시했고 보통은 두들겨 팼다고 한다. 아무래도 급한 상황이다 보니 뺨 한 대 후려치고 만 듯하나 사실은 이렇게 뺨이나 후려치는 것도 많이 완화된 것이다. 발리앙의 아버지는 죽어가던 입장이고, 발리앙은 전시였으니까. 실제 인사불성이 되거나 아예 사망하기까지 했던 지역을 보면 몽둥이 등을 동원하기도 했다. 근세나 근대에는 검으로 어깨 양쪽을 가볍게 터치하는 예식처럼 이미지가 굳어졌지만 본래의 기사 서임식은 요즘 폐쇄 조직의 신고식과 하등 다를 게 없었다.
- 십자군의 거점항에서도 세세한 디테일이 빠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대표적인 것이 깃발이다.
따로 강조해주지는 않지만 배경 묘사 장면에서 계속 등장한다. 가장 잘 보이는 것은 신성 로마 제국의 깃발. 위의 흑인 기사와 함께 십자군이 다국적군이란걸 간접적으로 설명해주는 수단이기도 하다. 하나 고증 오류가 있다면, 카스티야 연합 왕국의 깃발이다. 카스티야 연합 왕국은 13세기에서나 등장했고, 영화 시간대는 12 세기다.
- 이스라엘 사막 땅에서 일어나는 자연 발화 현상
땅이 건조하고 더운 데다가 땅에서 석유가 나기 때문에, 아니면 그냥 나무도 건조하기 때문에 작은 약초 덤불에 그냥 불이 붙는 사막에서 종종 일어나는 자연현상을 종교적인 측면과 연결시켰다. 발리앙과 구호기사단원이 모세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현실 정치에 대한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눈다. 이때 구호기사단원이 산이라고는 없는 평원에서 갑자기 사라지는 연출, 그리고 약초덤불에 불이 더 붙는 연출 등은 상당히 종교적인 연출이다. 하느님의 사자가 내려와서 조언을 해주고 기적이 나타나며 있을 수 없는 방법으로 사라지는 것처럼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사실은 그냥 지친 발리앙이 본 환상에 가까운 것이다 라는 식의 마무리로 현실감을 더하고 있다. 더욱 구체적으로 언급하자면 모세의 언급도 있듯이 구약 성서의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차용해서 영화적 도구로 신비롭게 배치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기독교 영화이기 때문에 성경적 지식이 있는 사람이 볼때 그 뒤에 숨겨진 상징적 메타포가 주는 쾌감은 스콧 감독의 연출의 힘을 느끼게 하는 장면이다.
- 하틴 전투 후 살라흐 앗 딘이 포로가 된 기 드 뤼지냥에게 얼음물이 담긴 황금잔을 건네는데, 기 드 뤼지냥은 그 잔을 옆에 있던 르노 드 샤티용에게 건넨다. 르노는 이를 시원하게 마셔 버리지만 살라흐 앗 딘은 "너한테 그 잔을 준 것이 아니다."라고 차갑게 말하는데 이는 포로가 된 자에게 신변 보장은 하겠다는 의미로 물을 건네는 당시의 풍습을 나타내는 장면을 나타낸다. 살라흐 앗 딘에 기에게 물잔을 건네는 것은 그대의 신변을 보장하겠다는 뜻이며, 기가 잔을 르노에게 건네는 것은 이를 거절하거나 자기 대신 르노를 살려달라는 뜻, 그리고 잔을 받아든 르노가 "나는 이 물을 그저 물로써 받을 뿐이요"라며 물을 마시는 것은 목숨을 구걸할 생각은 없다는 속 뜻이 있는 것이다.[44][45]
이것을 모른 채 이 장면을 보면 르노 드 샤티용이 살라흐 앗 딘을 빡치게 해서 목이 날아간 장면으로 보인다.빡치게 해서 목이 날아갈 건 맞긴 하지만[46] 이외에도 설명 없이 이렇게 행동으로만 의미를 알 수 있는 장면이 하나 더 나오는데, 샤티용이 기에게 발리앙을 죽여야 한다고 하기 전에 기는 감옥에 갇혀 제대로 된 음식을 못 먹고 있던 샤티용에게 닭고기를 선물로 준다. 반색하며 닭고기를 받아든 샤티용은 그걸 먹으려다가 멈칫하며 갑자기 떼어서 기에게 나눠준다. 기가 말없이 고기를 먹자 그제야 게걸스럽게 먹는데, 당연히 샤티용이 나눠 먹자는 우정 어린 의도로 한 것이 아니며 공공연하게 의심받지만 샤티용과 자신은 관련이 없다고 관계를 부인하던 기가 샤티용을 독살해서 후환을 없애려는 의도로 온 것이 아닌가 의심해서 독이 있는지 없는지 니 몸으로 증명해보이라고 한 것. 독이 없음이 밝혀지자 나중에 살라딘에게 받은 물을 먹듯이 정말 맛있게 먹어치운다.
한편 르노는 살라딘에게 폐하(My Lord)라고 부르는데, 이를 보고 간사한 르노가 팀을 바꿔서 이슬람으로 전향하려는 의도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냐는 억측이 있었으나 계급사회에서 인종과 종교를 불문하고 왕과 귀족의 신분은 당연히 존중받는 것으로 이는 20세기에 민족주의와 인종주의가 폭발하던 시점에서도 준수되던 것이다. 알바 없이 "너는 이교도/유색인종이니 왕인지 개뼉다구인지 인정못함"라는 태도는 2차 이탈리아-에티오피아 전쟁 당시 파시스트 이탈리아나 감히 꺼내올 수 있던 막장 논리였으며, 백인들이 전 세계 대부분을 식민지로 삼던 그 시절에조차 유럽의 지식인 사회는 이탈리아의 행패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하물며 왕과 귀족들을 신이 인간을 통치하기 위한 대리인 계급으로 보던 중세 사회에서는 르노라 할지라도 일국의 왕인 살라딘에게는 예를 표하는 것이 정상이다.[47] - 시리아 다마스쿠스의 동상 및 각종 사서 속 기록화에서 묘사된 살라딘은 곡도를 소지하고 있다, 반면 영화 속의 이슬람 세력이 휘어진 칼을 지참한 모습이라곤 발견할 수 없다. 감독은 몽골의 중동 침략 이전 아랍세계 및 지중해 인근에서 그런 형식의 칼이 사용된 바 없음을 정확하게 고증하고자 했고, 최소 살라딘에겐 세간의 잘못된 일반적 인식에 맞춰 곡도를 소지시킬지 여부를 고민했으나 그냥 고증을 우선시해 마찬가지로 투핸디드 소드로 확정했음을 별도로 밝혔다.
물론 고증 오류도 매우 많다.
- 과장된 트레뷰셋 투석기의 위력.
예루살렘 공방전 장면에서 트레뷰셋 투석기가 매우 강력한 폭발을 일으키는 불타는 탄환을 던지는데, 트레뷰셋이 불타는 탄환을 던질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송진과 유황 등을 이용하여 목표에 명중하여 화재를 일으키는 식이지 영화의 묘사처럼 폭발이 일어날 수 있는 화약을 이용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이건 <킹덤 오브 헤븐>이 개봉한 직후, 영화의 고증을 살펴보는 한 영국 다큐멘터리에서 본 영화의 전투 장면을 보고 내린 평가에서 "거의 완벽하네요. 투석기 빼고요. 뭐, 불을 좋아하는 할리우드인데 별 수 있겠나요."라고 한 것처럼 역사를 그대로 고증했다면 영화의 박진감이 다소 떨어졌을 테니 어쩔 수 없는 점이다.
다만 폭발이 일어나는 탄환말고 일반적인 돌덩이도 던지며, 폭발탄은 낮 장면에서 보면 항아리 같은 통에 역청, 유황 같은 인화성 물질을 잔뜩 넣어놓고 끝에 불을 붙인 모양새다. 화염병처럼 깨지면서 발화하는 장면을 과장하여 묘사한 듯. 이 항아리 포격은 공성전 첫날 밤에만 일어났고 그 이후로는 그냥 돌덩이를 던진다. 공성전 최후의 날 성벽을 무너뜨린 것도 트레뷰셋의 돌덩이를 이용한 집중 포격이었다.
- 투구를 쓰지 않고 전투를 벌이는 주인공.
주인공 발리앙의 전투 장면을 보면 투구를 쓰다가 벗으며 백병전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당연히 고증 오류로 주요 지휘관일수록 전사를 막기위해 방어구를 완벽히 착용하고 전투에 임했지만, 이 투구 문제는 관객이 어쩔 수 없는 걸로 이해하고 넘어가 줘야 맞다. 투구를 쓰면 얼굴이 가려져 배우의 표정 연기를 제대로 담을 수가 없다. 조연은 몰라도 주연급이 그러면 관객의 감상에 지장을 준다. 한국 방송 역사상 가장 고증이 잘 된 사극이라 할 수 있는 용의 눈물도 다른 조연들에겐 모두 투구를 착용시켰으나 주인공 이방원을 비롯한 주연 인물들만은 투구를 안 씌운 이유와 일맥상통한다.
- 주요 인물들의 예루살렘 함락 이후 실제 행보를 보자면 영화 종결부의 각색은 역사와 상당히 차이난다. 마지막 발리앙과 시빌라가 행복을 찾아 프랑스로 돌아가는 장면은 작중 시빌라와 시빌라의 아들 보두앵 5세가 "프랑스에 가보고 싶다"라는 대사를 종종 하면서 복선을 깔아 마지막에 회수하는 영화적 서사를 만들기 위한 각색이긴 하지만, 다른 건 그렇다 쳐도 이벨린의 상속권을 물려받으려고 형제인 발리앙의 아버지를 죽이려 자기 아들을 보냈다가 되려 자기 아들이 죽었으며 혈통상 그 아들이 적자였다면 발리앙과 계승권의 경쟁자가 되는 삼촌이 되는 영주의 땅으로 돌아가 대장장이를 다시 한다는 발리앙의 마지막 행적은 영화 연출상으로 봐도 좀 뜬금없는 부분이 있다. 정황상 발리앙이 적통으로 인정받은 서자라는 걸 아는 증인인들이 거의 다 죽었으니 만에 하나 상관없을 수도 있지만 사실 처음으로 돌아가보면 발리앙이 그 영지에서 도망쳐 나온 이유가 친족과 성직자 살해 였다. 실제 중세의 가치관으로 보자면 발리앙은 유럽의 어디로 가든 가장 가서는 안 될 곳에 돌아가버린 셈.
영화의 크루세이더 킹즈 2적 해석
다만 이 시점에서 발리앙은 면죄가 부여되는 십자군에 참여했으며 예루살렘 왕국의 신하로 잠깐이지만 영주 신분으로 활동했고 종국에는 예루살렘 국왕을 대신하여 성지를 최후까지 지킨 엄청난 공로를 세웠다. 영국 왕 리처드 1세가 발리앙을 찾아와 '예루살렘의 수호자'인 발리앙을 찾아왔다고 하는 것을 보면 발리앙의 삼촌은 자기 목숨과 가문의 생명을 내버릴 것을 각오하지 않으면 발리앙을 감히 건들 수가 없다.[48]
- 한편 이와 다른 시각이 존재한다. 예루살렘 함락 이후 발리앙과 시빌라가 프랑스에 있는 발리앙의 옛 작업실에 간 것은 맞지만, 장면을 잘 살펴보면 화재와 관리 부재로 폐허가 되다시피 한 곳에 잠시 들렀을 뿐 '돌아왔다'라거나 '대장장이를 다시 한다'라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맨 마지막 장면에서 두꺼운 털 코트를 입은 시빌라와 발리앙이 어딘가로 떠나는 장면이 보이는데, 발리앙이 전처가 뭍힌 언덕 꼭대기를 응시하는 눈빛을 보면 멀리 떠나는 것 임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옛 삶의 터전에 들른 것은 단순한 귀소 본능이 아니라 자신이 속해 있던 옛 굴레와 터전을 보다 완숙한 상태에서 다시 한번 찾아봄으로써, 작중에서 종종 언급되는 '더 나은 세상' 을 위한 진리의 추구에는 신분의 귀천이나 종교의 차이, 심지어 자신의 과거와 현재의 격차에 따른 존재의 다면성에 이르기까지 했으며 어떠한 종류의 극단성도 더 이상 장애가 될 수 없는 상태, 그러한 존재로 완숙해 가는 과정을 묘사하는 것에 가깝다.
- 또는 이들이 리처드의 십자군에 참여하기 위해 따라간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 역사에서도 발리앙은 리처드의 십자군에 종군해 살라딘과 리처드 간의 통역을 담당했다. 하지만 영화 마지막에 나오는 발리앙과 리처드의 대화를 들어보면, 영화속의 발리앙은 자신이 대장장이라고 밝히고 있고, 성지로 가는 경로를 본인이 예전에 들었던 그대로, 즉 이탈리아 반도를 쭉 내려가서 배를 타라라고 가르쳐주는 것으로 봐서 결국 십자군에 종군하지 않고 고향 마을 인근에서 대장장이 생활을 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다만 이 부분에도 고증 오류가 있는데, 역사상의 리처드는 이베리아 반도를 거쳐 성지로 갔기 때문에, 영화속에서 발리앙의 고향, 즉 북부 이탈리아 혹은 프로방스 쪽은 지나가지 않았다.
- 영화 중반부에 케락 성 밖에있는 평야에서 회전이 일어나고, 양쪽의 대군이 대치하는데, 실제의 케락 성은 평지에 있지 않고, 험준한 계곡의 언덕 위에 있다. 영화에서 묘사되는 지형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 발리안이 이블린으로 오고 나서야 우물을 파고 농사를 짓게 되는데, 대대로 이곳에서 살아온 아랍인들이 사막에서 우물을 파서 지하수를 사용하는법을 모른다는 것도 개연성이 없다.
8.2. 내적 고증
풍습이나 소품, 복장 등의 물적 고증은 훌륭하지만, 이야기와 인물 자체는 현대의 관객에 맞춰 각색했기에 실제 역사와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단지 사극과 다큐의 장르적 차이 수준을 넘어, 사극치고도 역사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영화에서 호전적인 광신도 집단으로 묘사되는 성전기사단은 무슬림과 기독교도들의 합동 예배를 용인하고 적극적으로 후원했으며 당대 무슬림 지하디스트이자 학자였던 우사마 이븐 문끼드의 경우 예루살렘에서 외교관으로 지내던 시절 성전기사단과 교류하면서 서로 형제라 부를 정도로 친하게 지냈다. 보두앵 4세 역시 마냥 평화적인 왕은 아니었으며, 매파와 비둘기파를 드나들며 중재하는 역할에 더 가까웠다.
역사상의 기 드 뤼지냥 역시 영화에 묘사된 인물과는 전혀 딴판의 사람이었다. 영화의 뤼지냥은 광신자, 호전광으로 그려지지만, 실제 기 드 뤼지냥은 유약하고 우유부단한 인물이었다.
영화에서 긍정적으로 묘사되는 살라딘이나 발리앙의 실제 역사적 발자취 역시 현대인이 보기엔 충분히 광신적으로 보일 법 하다. 살라딘은 군사들의 사기를 위해 "내가 유럽놈들 땅까지 쳐들어가서 이교도들을 모조리 쓸어버리겠다!" 식의 발언도 서슴지 않고 하던 인물이며, 포로 학살을 했던 기록이 분명히 남아 있다. 당대에 관용으로 유명했던 인물도 현대의 기준으로 보기엔 무자비하고 야만스럽게 보일 수 있기에 행적을 꽤 많이 각색한 듯.
영화는 전반적으로 십자군 전쟁을 "종교적 광기로 일어난 전쟁"으로 표현했으나, 역사학계에서는 이러한 극단적인 해석을 지양하는 분위기다. 현대의 많은 십자군 연구는 십자군 전쟁을 중세사회라는 역사적 맥락 안에서 해석하는 방향을 띄고 있다.
다만, 리들리 스콧은 DVD 특전에서 이 영화를 만든 목적을 "현대적인 재해석"이라 밝힌 바 있다. 중세의 폭력과 종교관에 공감할 수 없는 현대 관객에게, 감독의 서사를 역사적 과거처럼 느낄 수 있게 창작했다는 것. 감독이 십자군과 살라딘의 이야기를 각색해 중동의 평화의 주제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
8.3. 역사상의 기록과 영화의 묘사 비교
- 영화의 주인공 발리앙(1140년대~1193년)은 실제론 출생상 흠 잡을 데 없는 귀족이므로 사생아 출신으로 대장장이를 했다는 것은 당연히 거짓이다. 당시 시대상 사생아는 왕의 친자라 해도 권위를 인정 받을 수 없었다. 발리앙은 정실 출생이며 엄연한 귀족으로 대장장이 같은 육체노동 직업은 거들떠도 안 봤을 것이다. 태어난 곳도 프랑스가 아니라 예루살렘 현지였으며, 직업도 대장장이가 아니라 예루살렘 왕국의 귀족이다 보니 리처드 1세가 지휘한 3차 십자군에도 "저는 대장장이입니다"를 운운하며 불참하기는커녕 기꺼이 종군했다. 영화 맨 마지막에 자막으로 언급되는 리처드와 살라흐 앗 딘의 강화협상 당시 양쪽의 통역을 담당했던 사람이 바로 발리앙.
- 실제 르노의 처형을 목격한 살라딘의 역사가 이마드 앗딘 알-이스파히니의 기록은 다음과 같다. 실제보다 기에 대한 경멸적 어조가 덜한 편이지만, 살라딘이 르노를 직접 죽이겠다는 맹세를 하고 그것을 실천한 것은 역사와 같다.살라딘은 왕(기)을 자신 옆에 앉도록 한 다음, 아르낫(르노)이 들어오자 왕 옆에 앉게 한 뒤 그의 비행을 상기시켰다. '네놈이 얼마나 여러 번 맹세를 하고 그것들을 깼는지 아느냐? 네놈이 얼마나 여러 번 지키지도 않을 협약에 서명했는지 아느냐?' 르노는 통역가를 통해 대답했다. '왕들은 언제나 그리 행동했소. 난 그보다 더한 일은 전혀 하지 않았소.'기가 목말라 헐떡이고 그의 머리가 마치 취한 사람처럼 흔들리는 동안, 그의 얼굴에는 심대한 공포가 드러났다. 살라딘은 안심시키는 말을 해주었고, 찬물을 가져오게 해 그에게 주었다. 왕은 그것을 받아 마신 뒤 르노에게 넘겨 목을 축이게 했다. 그러자 술탄이 기에게 말하기를, '당신은 그자에게 물을 건네며 내 허락을 받지 않았소. 그러니 나는 그 자에게 자비를 베풀 의무가 없소이다.'하였다.이리 선언하고 술탄은 웃으며 말에 타고 공포에 질린 포로들을 뒤에 남긴 채 떠나버렸다. 그는 군대가 돌아오는 것을 감독한 뒤 자신의 천막으로 돌아왔다. 그는 르노를 거기로 끌고 오게 해서 칼을 잡고 그 앞으로 나아가 목과 쇄골 사이를 쳤다. 르노가 쓰러지자 그는 르노의 목을 친 뒤 시신을 발로 차서 부들부들 떨기 시작한 왕에게 끌고 갔다. 그렇게 겁에 질린 것을 보고 살라딘은 안심시키는 어조로 말했다. '이자는 오직 그의 악행과 배반 때문에 죽은 것이외다.'
- 발리앙의 가족들도 실제와 설정이 다르다. 발리앙의 아버지의 이름은 고드프리가 아니라 바리장이다.[49] 그리고 아들인 발리앙의 이름도 원래는 바리장이었으나 구분을 하기위해 발리앙이라고 부르던 것이 굳어졌다고 한다. 영화에서처럼 고드프리(바리장)는 가족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발리앙을 포함해서 장성한 아들만 3명이 있는 사람이었다. 이들 중 발리앙은 막내 아들이었으므로 성직자인 동생이 있을 수가 없으며, 그 외에 형 둘도 예루살렘 공방전 당시 멀쩡히 살아 있었다.
- 르노 드 샤티용은 단순한 일차원적 악당이라기보다는 자신을 컨트롤할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도 알고 있다는 식으로 뇌까릴 정도로 정신상태가 불안정한 듯한 묘사가 눈에 띄는데, 특히 감옥에서 불안하게 '나는 르노 드 샤티용이다!'라고 수 차례나 외쳐대는 장면이 나온다. 르노는 15년 동안 알레포의 사라센 감옥에서 썩은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이다.
- 발리앙의 아내가 영화 초반에 아이를 잃어 자살하는데 실제로는 아이도 죽지 않았고 자살도 하지 않았다. 예루살렘 함락 때도 살아남아 아래 일화가 생길 정도. 애초의 발리앙의 아내 마리아 콤니니(Maria Comnena)는 프랑스의 변변찮은 평민 여성이 아니라 동로마 제국 황제의 조카딸이자 보두앵 4세의 선왕 아모리 1세의 후처였던 사람이다. 그리고 아모리와의 사이에 딸, 즉 보두앵 4세와 시빌라의 이복동생까지 있었으니 서사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인물이 아니라서 뺐다기보다는 넣으면 스토리가 심하게 꼬인다. 아래에 나오듯이 발리앙이 실제로는 시빌라와는 정치적 적대 관계인데, 이 부분과도 연관이 된다. 시빌라의 이복동생인 이사벨은 마리아가 재혼한 뒤 발리앙의 양녀가 되었는데, 이사벨 역시 아모리의 친딸이기도 하므로 예루살렘 왕국의 계승권을 주장할 수 있어서 결국 이사벨의 양부이자 후견인인 발리앙은 시빌라와 적대 관계가 된 것.
- 발리앙의 가족이 모두 삭제됨에 따라 발리앙이 살라딘에게 가족을 무사히 보내줄 것을 청원했던 사실도 마찬가지로 묘사되지 않았다. 사실 영화 후반부 예루살렘 함락 이후 나시르가 발리앙에게 말을 건내주는 훈훈한 장면은 실제 역사에선 살라딘이 발리앙의 부탁을 관대하게 받아들여서 발리앙의 아내에게 무사히 예루살렘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말을 건내줬던 일이다. 어차피 살라딘은 전투가 끝나고 예루살렘에서 넘어진 십자가를 바로 세워주거나 보두앵 4세의 무덤을 일부러 피해가는 등 관용의 절정을 영화상에서 보여주기 때문에 이 장면을 빼도 살라딘의 이미지와는 별 상관이 없다. 아무래도 동로마 제국까지 서사에 집어넣기엔 무리가 있고, 넣어도 서사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인물이 아니라 그냥 빼버린 듯.
- 거기다 리들리 스콧 감독 본인의 평등주의적 사고관이 반영이 되었는지, 기 드 뤼지냥을 포함한 그 어떠한 인물들도 발리앙이 사생아 출생이라는 걸 꼬투리잡지 않는다.[50] 제아무리 아버지인 고드프리가 인정을 했다 하더라도 당시 시대상에서 사생아들의 위상은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왕들도 직계자손이 끊기면 한방울이라도 피가 섞인 사람을 데리고 와서 계승을 시키는데, 영주라고 다를 건 없다. 그리고 이런 논리로는 오히려 당시에는 발리앙보다는 작품 초반에 나온 형제들이 계승 순위가 더 높았을 것이다. 다만 고드프리의 사망소식과 발리앙이 거의 동시에 도착했을 뿐더러, 한창 정국이 혼란스러운데 아군이 될 수 있는 발리앙을 서자라는 이유로 보두앵 4세와 티베리아스가 내 칠 이유가 없다 정도로 정리는 가능하다. 거기에 시리아의 장군과의 결투도 이겼다는 명성까지 얻었으니 서자를 따질 이유가 없다. 허나 아무리 명성이 뛰어나다 해도 중세의 사생아 인식은 매우 안 좋았다. 그 유명한 정복자 윌리엄도 생전에는 그리 안 불리고 사생아 윌리엄이라는 별명이 평생 따라다녔다.[51]
- 발리앙은 기 드 뤼지냥(1160년~1194년)보다 약 20살이나 많다. 즉 발리앙 역을 맡은 올랜도의 아버지로 나온 리암 니슨 나이뻘이엇다. 그런데 영화에서 기 드 뤼지냥 역을 맡은 마르톤 초카시는 올랜도에 비해 11살 연상이다. 영화에서는 '광신도 꼰대를 말리려고 하는 젊은 피'처럼 묘사하지만, 굳이 고증을 따진다면 실제 모양새는 혈기만 넘치는 풋내기를 진정시키려는 관록있는 베테랑의 모습이 오히려 맞다.[52]
- 살라흐 앗 딘은 현대적인 종교관을 가지고 이슬람 외에 타종교에도 관용을 베푸는 인물로 묘사된다. 아주 틀린 것은 아니지만, 위의 '내적 고증' 문단에서도 자세하게 다뤘듯이 다른 군주들과 마찬가지로 살라딘 역시 당대의 관행에서 크게 벗어난 행동을 보여주었던 인물은 아니었다.[53] 예를 들면 카이로의 시타델을 건축하는 노역에 기독교도 전쟁 포로들을 동원하거나, 재빠른 경기병들을 적지로 보내서 마을들을 효과적으로 약탈하고 불태우거나, 예루살렘의 정복 이후 성당들을 파괴해서 방벽의 강화를 위한 자재로 사용하는 등의 일들은 빈번하게 일어났다.[54] 이러한 공적인 행위에서 '군주'로서의 살라딘이 유달리 관용을 베푼 것은 아니었다는 얘기다. 다만 케락 요새 공격이라거나 영화에서 묘사된 예루살렘 함락 등에서[55] 이따금씩 개인의 성품에 입각하여 대인적인 행동을 보인 건 사실이다. 예를 들어 예루살렘 항복 이후 살라딘은 성인 남성에게 10디나르, 여성에게 5디나르, 아이는 1디나르라는 매우 낮은 금액만을 몸값으로 요구했으며, 40일이나 되는 기간 동안을 기다렸고 심지어 지불할 수 없는 가난한 기독교도 상당수를 거저 풀어주기까지 하는 관대함을 보였다.
- 영화에서 시빌라는 발리앙과 서로 사랑하는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예루살렘 내부의 대다수 기사들을 이끄는 기 드 뤼지냥의 지지를 얻기 위해 억지로 정략결혼을 맺었다. 허나 실제로는 정반대. 시빌라와 기 드 뤼지냥은 정략 결혼이 아니라 진심으로 사랑해서 결혼했고, 이후 시빌라는 기 드 뤼지냥을 충실히 내조해 정치적으로 여러 차례 발리앙파를 곤란하게 만들었다. 즉, 역사상에선 연인이 아니라 정적이었다.
영화상에서는 발리앙은 100명 안밖의 기사를 이끌며 그저 국왕의 총애만 받고 있으나 기 드 뤼지냥은 왕국 기사단 대부분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기와 결혼하게 된다.[56] 그런데 실제로 기 드 뤼지냥은 프랑스에서 주변 지역을 약탈이나 하고 다니던 하찮은 하급 귀족이었고, 탐욕에 눈이 멀어 솔즈베리 백작을 살해하는 대형 사고를 쳐서 예루살렘으로 쫒겨난 못난 작자였다. 예루살렘 왕국의 군권을 장악하기는 커녕 자신을 따르는 기사도 없는 변변찮은 인물이었는데 시빌라가 기에게 홀딱 빠져서 왕권을 넘겨버린 것이다. - 기 드 뤼지냥은 영화상에서 성전기사단의 복장을 하고 있지만, 역사상의 그는 성전기사단원이 아니었다. 더욱이 영화에서 그를 (수도자의 신분이라 결혼을 할 수 없는) 성전기사단의 복장을 한 것으로 그리면서도 시빌라의 남편으로 등장시킨 것은 고증 오류다.
- 하틴 전투의 전주곡이라 할 수 있는 크레송 전투가 생략되었다. 성전기사단이 저지른 패전을 발리앙이 가능한 만큼 수습한, 나름대로 포커스를 줄 여지가 있는 전투임에도 생략. 또한 영화에서는 발리앙과 기 드 뤼지냥의 정치적/사상적/인간적 차이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그가 하틴 전투에 아예 출전하지 않는 것으로 표현한다. 실제로는 그래도 왕명을 거역하진 못하고 출전했고, 후미에서 군을 수행하다가 패색이 짙어지자 일부 병사들을 수습해 탈출해 예루살렘 수성전에 나선다. 사실 하틴 전투는 워낙 역사적 비중이 큰 전투인 데다가 넣었어도 전개상 크게 무리는 없는데, 스토리상 바로 이어지는 예루살렘 공성전이 있기 때문에 적당히 정리해 버린 듯. 어차피 예루살렘 공성전이 메인 이벤트인 데다가, 주제가 중세전쟁의 묘사가 아니니만큼 예산 문제도 있고 적당히 생략한 듯. 하틴 전투도 그저 짧게 지나가고 전투 이후의 처분만 보여준다.
- 예루살렘 공성전에서 발리앙의 묘사.
영화에서는 발리앙이 '사해평등주의자'로 묘사되며, 주위의 천한 신분을 가진 사람들을 모두 기사로 임명한다.
실제로는 방어군을 통솔할 장교 역할을 하는 기사들이 앞선 전투들의 패배로 거의 몰살당했기에 임의로 병사 중에서 몇몇을 기사(장교)로 세워준 것으로 오늘날로 말하자면 전시에 지휘관들이 죽어나가자 졸병이나 부관을 현지임관시키는 것. 즉석에서 기사를 임명했던 것은 실제로도 존재하는 기록이다. 다만 이는 당시 기사에 대한 여러가지 해석이나 상징성 문제로 인해서 다양하게 비춰질 수 있는 내용인데, 살라딘 평전과 같은 기록들에서는 가짜 기사 200명을 임명하고 협상할 때 허세를 부리는 내용이 나온다. 당시의 기사의 전투력과 상징성, 몸값 등을 생각하면 이런 식의 기록 역시 합당하지만, 본작에서는 기사의 상징성을 강조함으로써 영화의 주제와 부합하도록 절묘하게 묘사되었다. 같은 사실에 대한 해석과 시점의 차이.
- 작중 등장하는 예루살렘 총대주교가 상당히 찌질하게 나오는데, 사실상 작중 최대 피해자. 기 드 뤼지냥의 무모한 성전 타령에 하틴에서 예루살렘 군대가 전멸하고 살라흐 앗 딘의 대군이 육박하자 방어 준비에 전념하던 발리앙에게 빠른 말을 타고 뒷문으로 도망치자고 하다가 남은 사람들은 어쩌냐는 발리앙의 말에 불행한 일이지만 그것도 신의 뜻이라고 하고 성벽이 뚫린 뒤 살라흐 앗 딘이 협상을 청할 때 이슬람으로 개종하고 나중에 회개하자는 소리까지 다채로운 소인배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데 기독교측의 기록을 보면 실제 예루살렘 총대주교였던 헤라클리우스는 발리앙을 불러들여 예루살렘 방어를 맡기고 교회의 재산을 털어 방어에 필요한 물자를 지원하고 살라흐 앗 딘과의 협상 자리에서 몸값이 모자란 사람들이 몸값을 마련할 때까지 발리앙과 함께 인질이 되겠다고 자청하기까지 한 사람이었다. 영화의 묘사와는 완전히 딴 판인 이 영화 최대의 희생양,지못미 총대주교님.다만 이슬람측의 이마드 앗 딘의 기록에는 빈자들을 버려두고 자신의 몸값을 지불한 뒤 상당한 교회 재산을 가지고 도시를 빠져나갔다는 상반된 기록이 남아 있다. 감독이 이 기록을 보고 총대주교를 이렇게 묘사했는지는 모를 일이나 교회 재산을 가지고 도시를 빠져나갔다는 것은 성묘 교회 등에 안장되어 있었던 성물, 성화 등의 기독교 유물들은 당연히 가치를 매길 수도 없는 중요한 물건이므로 이를 가지고 나가는 것은 신자이자 주교로써 당연한 행동으로 자기 책무대로 안티오키아까지 들고 가서 안전한 곳에 보관했는지는 이후 기록에 남아 있지는 않지만 예루살렘 방어전에서 그가 보인 모습을 보면 사리사욕으로 들고 튀었을 가능성은 낮다. 사실 이마드 앗 딘의 비난은 '술탄께서는 이교도들의 몸값을 대신 내주셨는데 총대주교란 자가 저 많은 교회 재산을 챙겨서 빠져나갔다'라는 식의 의미로 문화 차이에서 이해를 못해서 나온 비판인것 같다. 거기다가 당시 역사 기록가 중 하나인 기욤 드 티레가 정적이었던지라 부정적인 서술을 썼다고 한다. 최종적으로 결론내리면 정확한 평가는 기록이 미비하여 불가능하지만 어느 정도 근거가 있는 논란의 여지는 있는 셈. 사실 영화상에서도 위와 같은 소인배적 모습을 보이지만 전투 내내 발리앙의 편에 남아 예루살렘을 지켰다. 르노나 기 같은 악역들에 비하면 그나마 긍정적으로 묘사되는 편이다.
- 작중 십자군의 양대 기사단의 특징을, 기사단 자체는 전면에 나서진 않지만 기사단을 대표하는 인물들을 앞세워서 묘사하고 있다.
성전기사단원들은 기와 르노로 대표되는데 입만 열면 "하느님이 원하신다(God wills it!)"을 외쳐대는 광신도로 표현했다. 그에 반해 구호기사단, 요한 기사단은 Hospitaler(David Thewlis역, 검은 옷을 입고 다니는 수도자)와 티베리아스를 통해 좀 더 이성적이고 자기 반성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 역시도 리들리 스콧 감독 특유의 이분법을 극단적으로 끌고 간 묘사다. 실제로는 성전기사단도 무슬림 순례객들들을 보호해주거나 친분을 쌓기도 했고, 구호기사단도 지나가던 무슬림 배나 상인들을 약탈하기로 유명했다.[57]애초에 성전기사단은 금융이 주 수입원이었던 것만 봐도 알수 있듯이 실용주의적인 편이었으며 무슬림 용병 및 보조군과 같이 싸우기도 했다. 오히려 유럽 본토에서 무슬림들에게 너무 관대한 게 아니냐는 소리를 들었을 정도이며 무슬림 기록측에서도 프랑크 족 치고는 말이 통한다는 식으로 비교적 호의적으로 묘사된다.[58]
- 이렇듯 영화에서는 역사를 자기 입맛에 맞게 묘사하는 버릇 때문에 영화상 주인공을 포함한 이상적 기독교도가 거의 이신론 수준에 가깝게 묘사되고 신앙이 있는 성전기사단과 같은 기독교도들은 빌런, 광신도로 나온다. 사실 이렇게 '평화를 원하는 현지 십자군 국가인들 vs 광신적인 유럽 신참자들'의 대결 구도라는 사관은 감독의 순수 창작이 아니라 예루살렘 왕국을 바라보는 전통적이고 낡은 사관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거기에 감독이 자신의 종교관, 역사관을 보탠 것에 가깝다. 실제로는 새로 성지에 온 십자군이라고 해서 바보는 아니었고 양쪽 다 정치적, 외교적 접촉을 활발히 주고받았기 때문에 최근은 이러한 해석이 지양되고 있다.
- 예루살렘 공성전 최후의 협상. 영화에서는 두 사람이 서로 자신의 패를 내보이며 협상을 마치고 선문답을 나누는 것으로 마무리되지만, 실제 협상은 조금 더 과격하고 조금 더 양쪽의 대인적인 면모가 돋보였다.
- 협상 당시에 발리앙이 "기독교인들은 예루살렘을 함락했을 때 도시의 모든 이슬람교도를 학살했소"라고 언급하는데, 실제 역사에서는 학살이 벌어진 것은 엄연한 사실이지만, 모두를 죽이진 않았고 상당수의 이슬람교도들은 내쫓기거나 인질로 붙잡혀 협상을 통해 석방되었다. 성이 협상이 아니라 무력으로 함락될 경우 그 직후 학살과 약탈이 벌어지는 것은 근대까지도 관행이었고, 이슬람군과 십자군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 중세에는 '성벽이 뚫린 경우, 이미 도시가 방어 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여겨 항복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관례였다.
예루살렘은 이미 한쪽 성벽이 무너진 상태였는데, 살라흐 앗 딘은 당대의 관습대로 항복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했다. 그러자 발리앙은 "그렇다면 성지 내의 모든 기독교-유대교-이슬람의 성소를 파괴할 것이며, 도시 내의 모든 무슬림과 함께 죽을 것이다."라고 맞섰다. 살라딘은 이 말에 약간 질렸는지 그들의 항복을 인정했는데, 발리앙은 자신이 합당한 몸값을 마련할 수 없는 도시의 모든 기독교도를 대신해 인질로 있겠다고 말하며 기사의 면모를 보였다. 물론 대인적인 마음가짐으로는 누구 못지 않은 살라딘은 이 말을 거절, 오히려 동생과 함께 몸값을 마련하지 못해 노예 처지가 될 기독교도들의 몸값을 스스로 지불한다. 하지만 예루살렘 공성전으로 살라딘은 봉건적 의무에 의거한 동원 가능 기한을 거의 써버려서 실제로 여력이 부족하기도 했다. 위의 부분과 함께 이 상황 역시 발리앙이 교묘하게 사용해 먹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왜 추가가 안됐는 건지 의문. 참고로 이슬람 군이 공성전을 벌이기 직전 나시르가 "항복을 권유하는 게 어떻겠습니까?"라고 말하자 살라흐 앗 딘이 "아니, 그럴 수는 없지."라고 대답한 뒤 손짓으로 공격 명령을 내린다. 이 또한 당대의 관습과 딱히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 당시 시점에서 전투 없이 예루살렘의 십자군이 항복할 시점은 이미 지났고, 살라딘 또한 항복 제안으로 시간을 끌 필요가 없이 빠르게 성을 함락시키는 게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 작중 티베리우스(티베리아스)(Tiberias)라고 나오는 인물은 '트리폴리 백작 레몽 3세'이다.
티베리아스는 갈릴래아 공작령의 수도로, 레몽 3세는 갈릴리 공작부인 에시바와 결혼했기 때문에 티베리아스의 영주이기도 했다. 영화에서는 아마도 르노 드 샤티용과 이름이 비슷하여(Raymond/Raynald) 관객들이 혼동할까봐 개명(?)한 듯하다. 영화상에선 레몽 3세가 하틴 전투에 참전하지 않고, 예루살렘 방어도 포기한 채 키프로스로 가버린 것처럼 묘사했으나 실제로는 하틴 전투 당시 무려 선봉대를 지휘했으며, 이슬람군에게 포위 섬멸 당하기 직전에 탈출하고 티레를 거쳐 트리폴리로 도망치는데 성공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트리폴리에서 심한 병[59]에 걸렸고 예루살렘이 함락된 지 15일 후 사망했다고 한다.
사실 하틴 전투 당시 십자군이 예루살렘을 떠나 하틴으로 유인당한 이유는 바로 살라딘이 티베리아스를 공격했기 때문이었다. 레몽은 이것이 살라딘의 유인책임을 간파해 자신의 영지임에도 불구하고 티베리아스를 포기하자고 했지만, 기와 르노 등은 이를 듣지 않고 하틴으로 진격한 것. 키프로스는 3차 십자군 원정에 나선 리처드 1세가, 키프로스를 지배하고 있던 아사키우스가 난파된 십자군과 자신의 약혼녀이던 베렝가리아을 박대하자 열받아 공격하여 점령한 뒤에 소유하고 있다가, 영국으로 떠날 때 기 드 뤼지냥에게 주고 기의 후손들은 1489년에 베네치아 공화국이 키프로스를 합병[60]할 때까지 통치한다.
- 작중 보두앵 4세가 왜 나병에 걸렸는지에 대해서는 나오지 않는다.
다만 보두앵 4세는 이벨린을 처음으로 만난 자리에서 본인이 어렸을 때부터 병을 앓았다고만 말한다. 그가 어릴 때 친구들과 어울려 놀다가 그만 서로의 손을 할퀴어 부상을 입게 되었는데 그만이 고통을 느끼지 않자 스승이었던 고프리가 나병임을 알고 부왕에게 울며 이 사실을 고했다고 한다. 실제로도 보두앵 4세는 어렸을 적에 왕실 주치의로부터 치료가 불가능한 나병을 앓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후 그의 나병은 급속도로 확산되어 몸 전체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또한 그의 어린 조카인 보두앵 5세 역시 극중에서는 나병 진단을 받아서 절망한 시빌라가 독을 써 안락사시킨 것으로 그려지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즉위 1년여만에 요절한 것은 사실이나, 나병으로 죽은 것은 아니라고. 그러나 극중에서는 보두앵 5세 역시 외삼촌 보두앵 4세처럼 나병 환자로 그려져서 은연중에 나병이 유전병이라는 뉘앙스를 주고, 비극을 더 심화시켰다. 다만, 정사에서 아모리 1세에게 보두앵 4세의 증상을 처음으로 눈치채고 알려준 사람은 기욤 드 티레이다. 작중에서 보두앵 4세가 묘사한 자신의 나병이 선왕에게 알려지기 까지의 과정은 실제 역사다. 그 대상이 고드프리가 아니라 기욤이었을 뿐.
- 보두앵 4세는 영화에서 나온 것처럼 마냥 온건한 인물도 아니었다.
애초에 즉위하자마자 보두앵 4세가 자행한 것은 다른 예루살렘의 왕들이 했던 것처럼 무슬림 영향권을 공격했던 것이고, 살라흐 앗 딘과의 평화협정도 왕국내 정치적인 상황을 고려해서 내린 판단이지,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기독교와 무슬림의 공존을 꿈꾸고 내린 결정도 아니다.[61] 무슬림에 대한 비교적 온건한 태도는 결과적으로 평화협정에 따른 행동이었지, 보두앵 4세 본인이 종교를 초월한 성인군자라는 것은 아니라는 말. 그렇다고 성군이 아니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62] 역사적으로도 보두앵 4세의 통치는 훌륭했지만 너무 짧았다는 평가가 대다수이다.
- 예루살렘 총대주교처럼 이슬람 측에서는 이슬람 성직자(물라)가 등장한다. 일종의 군목 역할로 살라흐 앗 딘에게 예루살렘 탈환을 종용하는 그 사람이다. 지금 공성하면 망한다는 살라딘의 반박을 듣고 더 요구하지 않기는 했지만, 예루살렘을 되찾지 못하면 왕 자리도 유지 못할 거라고 은근히 협박을 하는 등 무슬림 측의 복잡한 사정도 묘사된다(살라흐 앗 딘도 다른 유럽 군주들과 마찬가지로 봉건 영주였기 때문에 군대를 소집하는 기간이 길어지면 난감해진다). 포로는 필요없다, 알라후 아크바르를 외치면서 병사들은 선동하는 모습이나 르노 드 샤티용을 죽일 것을 권하면서 칼을 내밀고 살라딘이 르노의 목을 따버렸을 때 살벌하게 웃는 걸 보면 이쪽은 이슬람의 광신적인 부분을 상징하는 듯하다.[63] 나시르가 성벽의 약점을 지적할 때 그 반대일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꼬투리를 잡는 장면도 있다.
- 작중 발리앙이 처음 대면하는 변장한 무슬림 귀족을 메흐메트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엔딩 크레딧을 보면 'Nasir(나시르)'이다. 메흐메트가 나시르의 대역을 했다는 설정과 이름이 한 번도 불리지 않아 빚어진 오해다. 작중에서 이름이 불리지는 않았지만 실제 모델은 살라딘의 서기관인 이마드 앗 딘(Imad ad-din al-Isfahani)이다. 메흐메트도 아니고 나시르도 아닌 이마드가 맞다. 영화와는 달리 이마드 앗 딘은 살라딘보다 12세나 연상이다. 살라딘의 신뢰를 받는 신하였지만 살라딘이 너무 관대하다며 대놓고 까기도 했다. 반면 빈민들의 몸값 대신 보물 챙겨 나가기에 급급한 십자군 귀족들을 매우 역겨워했다. 살라딘보다 오래 살아서 살라딘 사후에 그의 전기를 썼다. 살라흐 앗 딘과 이슬람 측 관점의 3차 십자군 전쟁에 관련해서 역사가들이 많이 참고 하는 자료 중 하나가 바로 이마드 앗 딘의 기록들이다.
- 보두앵 5세 대관식 장면이나 예루살렘 공성전 직전 연설 장면 등에서 군중 역의 엑스트라들 중에 아시아계 인종이 가끔 눈에 보이는데 이것은 고증 오류가 아니다. 원래 예수살렘은 동서 교역의 중간 거점이었고, 예루살렘 왕국 시절에도 비단과 향신료가 모이는 곳이었다. 여기서 거두는 세금이 예루살렘 왕국의 주 수입원 중 하나였을 정도라 아시아인 상인과 무장 호송단의 모습이 보이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다. 또한 예루살렘 왕국은 상당한 규모의 크리스트교를 믿는 투르크 용병(Turcopole)을 고용했는데 이들 중엔 혼혈은 물론 순혈 중앙아시아계 인종도 적지 않았다.[64] 따라서, 예루살렘에 아시아계 인종이 보이는 편이 오히려 자연스럽다고 해야 할 것이다.
9. 기타
- 주요한 눈요깃거리 중 하나는 바로 살라딘의 카리스마. 얼핏 보면 살라딘이 주인공으로 보일 정도로 엄청난 존재감을 자랑한다. 배우는 가산 마수드로[65], 시리아의 배우 겸 영화 제작자, 더불어 10년간 시리아에서 무대 예술학 교수로 부임. 캐리비안의 해적 3편에서도 단역으로 나왔다. '아홉 영주'의 한 명으로. 시리아 내전 통에 어떻게 지내는지 많은 영화덕후들이 안타까워했는데, 2014년 신작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에도 출연하여 무사함을 보여주었다. 뉴욕 타임즈는 킹덤 오브 헤븐을 평할 때 가산 마수드의 연기를 "cool as a tall glass of water"(의역: "소름이 돋을 정도다.")라고 극찬했다. 특히 마지막에 그가 예루살렘에 들어올 때 쓰러져 있던 십자가를 탁자 위에 바로 세우는 장면은 그의 포용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관객들에게 수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명장면.[66] 인디펜던트지의 취재기자 로버트 피스크는 베이루트에서 무슬림 관객들이 이 영화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취재했는데, 모두 이 장면에서 기립박수를 쳤다고 한다. ##
-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도 서양사에 관심이 있다면 들어봤을 유명한 문답의 장면. 전투가 끝난 후 "예루살렘은 무엇입니까?(What is Jerusalem Worth?)"라는 발리앙의 질문에 "아무 것도 아니야... 모든 것이기도 하고!(Nothing...... Everything!)"라고 답변하는 살라딘의 대사는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핵심적인 대사이다.
* 캐스팅이 대단히 화려하다. 출연한 배우들의 상당수가 이미 다른 영화들에서 주연을 꿰찬 전적이 있는, 당시 기준에서도 막강한 호화 캐스팅을 자랑한다.
* 주연인 발리앙에는 2000년대 초반에 반지의 제왕 실사영화 시리즈의 레골라스를 맡아 세계적인 스타가 된 올랜도 블룸이 캐스팅됐으며, 아버지 내지는 스승 역할을 자주 하는 리암 니슨이 영화 초반에 발리앙의 친부인 고프리를 맡았다. 그리고 나병 환자라서 항상 가면을 착용하는 보두앵 4세는 연기파 배우 에드워드 노튼(에드워드 노턴)이 열연했다. 스콧 감독은 노튼 배우에게 기 드 뤼지냥 역을 제안했지만, 노튼이 대본을 읽어보고는 보두앵 4세 역을 부탁했다고 한다. 할리우드 굴지의 연기파 배우가 등장 시간 20분 남짓의 조연을 맡는다는 것에 아쉬워한 사람이 대부분이었지만, 노튼이 연기한 보두앵 4세는 등장마다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했고, 비평가들은 '에드워드 노튼의 연기 인생 사상 최고의 연기'라고 극찬했다. 노튼은 "자신의 출연 분량이 20분에 불과하고 자신의 맨 얼굴도 등장하지 않으니 크레딧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줄 것"을 요청하는 겸손함을 보였지만, 스콧 감독은 끝끝내 노튼의 이름을 포함시켰다. 후반부에 그가 죽고 시신이 안치됐을 때 시빌라에 의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가면이 벗겨지는데[67] 코는 다 떨어져 나갔고, 입술 역시 절반 이상이 문드러져 뒤틀린 바람에 이빨이 드러나 있는 충격적인 모습이었다. 동생의 마지막 모습을 확인한 시빌라는 조용히 다시 가면을 씌워 주고 매무새를 정돈해 주었다.[68]
* 〈몽상가들〉과 〈카지노 로얄〉로 얼굴을 알렸으나 당시에는 신예였던 에바 그린이 발리앙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아름다운 왕녀 시빌라를 맡았고, 제러미 아이언스가 보두앵 4세의 군사 고문인 티베리아스로 등장한다. 그리고 고드프리 휘하의 구호 기사단원으로 등장하는 검정 옷의 남자는 해리 포터 시리즈 실사영화판에서 리무스 루핀 역을 맡았던 데이빗 듈리스.
* 〈몽상가들〉과 〈카지노 로얄〉로 얼굴을 알렸으나 당시에는 신예였던 에바 그린이 발리앙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아름다운 왕녀 시빌라를 맡았고, 제러미 아이언스가 보두앵 4세의 군사 고문인 티베리아스로 등장한다. 그리고 고드프리 휘하의 구호 기사단원으로 등장하는 검정 옷의 남자는 해리 포터 시리즈 실사영화판에서 리무스 루핀 역을 맡았던 데이빗 듈리스.
- 훗날 HBO에서 제작한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많이 보인다. 우선 제이미 라니스터 역을 맡은 니콜라이 코스테르발다우가 발리앙을 잡으러 왔던 고드프리의 조카로 나오고, 그 조카의 아버지(고드프리의 형제)이자 발리안이 살던 지방의 영주는 나이트워치와 와이들링의 혼혈인 크래스터를 연기한 로버트 퍼프[69]가 맡았다. 또한 도르네의 대공, 도란 마르텔로 등장하는 알렉산더 시디그가 발리안을 사막에서 예루살렘까지 안내한 살라딘의 수하 장군의 부하'''로 나오고, 대너리스 타르가르옌의 보좌인 조라 모르몬트로 등장하는 이언 글렌이 영화 마지막에 사자심왕 리처드 1세로 등장해 존재감을 보여줬다. 단역이지만 심지어 극 초반 대장장이인 발리앙의 도제로 잠깐 나온 배우(브론슨 웹) 역시, 왕좌의 게임 시즌 1 처음 시작과 함께 등장하는 나이트 워치 대원 3인방 중 한 명인 윌로 나온다.[70]
- 감독판 DVD에서 리들리 스콧 감독은 후속작으로 사자심왕: 리처드 1세에 관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한 바 있지만 여태까지 후속작이 나올 기미는 없다. 킹덤 오브 헤븐의 엔딩에서 리처드 1세가 등장하는데, 리들리 스콧 감독의 로빈 후드 초반부에 사자심왕 리처드 1세가 나와서 묘한 느낌을 준다.
- 예루살렘 측 등장인물들의 복장을 보면 이들이 어디 소속이거나 어느 성향을 지녔는지 쉽게 알 수 있다.
- 작중 대표적인 강경파인 성전기사단은 본인들의 상징인 흰 바탕에 붉은 십자가를 차려입고, 르노나 기 같은 강경파도 비슷한 복장을 하고 있다. 이블린의 기사들은 붉거나 노란 바탕에 노랗거나 붉은 십자가 복식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병원기사단 등 각 기사단이나 귀족 휘하의 봉건 기사단은 각자 특유의 복식을 하고 있다.
- 왕인 보두앵 4세나 총사령관인 타이베리우스, 왕국기사처럼 예루살렘 왕국 자체에 소속된 인물들은 파란 바탕에 예루살렘 왕국 국장이 그려진 복식을 하고 있다. 나중에 예루살렘 왕국의 왕으로 즉위하는 기나, 마지막 총사령관으로 역임하는 발리앙도 똑같은 복식을 하게 된다.
- 반면에 살라딘의 아이유브 왕조 측은 모두 통일된 복식을 하고 있다. 분열된 예루살렘 왕국에 비교해서, (휘하 이맘처럼 간간히 딴지를 거는 자들이 있기는 해도) 살라딘의 통솔력 아래에 아이유브 왕조 전체가 결집했음을 보여준다.
- 베오울프와 그렌델(Beowulf & Grendel)이라는 영화를 국내 수입사가 멋대로 <킹덤 오브 헤븐 2>이란 제목으로 들여와서 본 영화의 정식 속편인줄 알고 낚인 사람들이 많다. 원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작품과 전혀 관련 없고 베오울프를 다룬 영화로 제라드 버틀러가 나왔다. 심지어 DVD의 뒷면 표지는 반지의 제왕 3편 왕의 귀환에서 파라미르가 오스길리아스를 향해 돌격하는 컷을 멋대로 써먹었다.
[재개봉감독판] [재개봉감독판] [재개봉감독판] [극장판] [재개봉감독판] [6] 인터미션 삭제[로드쇼감독판] [8] 인터미션 포함[9] 발리앙이 영지인 이벨린에 도착해서 대대적으로 척박한 영지를 손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다만 영지물 양판소와는 달리, 주인공인 발리앙이 모든 것을 해결하지는 않는다. 애초에 영화에서도 나왔듯이 이벨린은 물 빼고는 모든 게 준비된 땅이고, 발리앙이 영주에 오르기 전부터 수원지를 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 선대 영주였던 고프리는 전쟁 때문에 내치에 신경을 제대로 못 썼다는 측근들의 이야기도 있고, 발리앙은 영주 자리에 오르기 전엔 대장장이였다는 걸 감안하면 물레방아를 비롯한 다양한 장비제작에도 어느 정도 지식을 갖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대대로 이 척박한 땅에서 살아온 아랍인들이 우물을 팔 생각을 하지 못하다가 발리앙의 지휘 아래서야 우물을 파고 물부족을 해결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억지스럽기는 하다. 정황상 발리앙이 물의 확보가 핵심 사안이란 점을 한눈에 간파한 것은 발리앙의 식견과 총명함을 부각시키는 극중 장치에 해당한다.[10] 영화뿐만 아니라 메탈기어 시리즈의 게임 음악을 전담하기도 했다.[11] 자세한 내용은 감독판 항목 참조[12] 미드 ROME의 주역 루시우스 보레누스를 맡은 배우[13] 월드 스트롱맨에 출전한 경력이 있는 폴란드 배우.[14] "이 독일 친구는 법을 잘 알지."[15] 뉴질랜드의 유명배우. 피터 잭슨의 반지의 제왕에서 켈레보른(Celeborn),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애슐리 카프카로 나왔다. 리들리 스콧의 다음 영화인 라스트 듀얼에도 출연한다.[16] 트로이에서는 메넬라오스 역을 맡아 올랜도 블룸의 파리스를 상대했다.[17] 실제 역사에서의 예루살렘 대주교 헤라클리오스 도베르뉴는, 예루살렘 함락 이후 시민들의 몸값을 마련하기 위해 발리앙과 함께 동분서주했고 심지어 몸값이 충분히 모일 때까지 인질이 되겠노라 자청하기까지 한 대인배였다. 이슬람 측 기록에는 "대주교란 인간은 재산을 바리바리 싸들고 도망가는데 우리 술탄(살라딘)은 몸값도 안 받고 그걸 보내주다니...." 정도 뉘앙스의 기록이 남아있지만, 사실 이것은 이슬람 측이 사정을 잘 알지 못한 것으로, 대주교가 사욕을 채우려고 재산을 싸들고 달아난 게 아니라 가톨릭 고위 성직자로서 교회의 재산 및 성물들을 버리거나 방치할 수 없었기에 챙긴 것이었다. 즉 이 사람은 자기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한 거였다.[18] 엑소더스와 올더머니에도 출연.[19] 왕좌의 게임에서 도란 마르텔을 맡은 배우[20] 리들리 스콧의 아내.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데, 사실 글래디에이터에서 막시무스의 아내로 나온 배우이며 블랙 호크 다운, 로빈 후드, 엑소더스, 올 더 머니에도 개근했다. 또한 하우스 오브 구찌의 제작도 맡았다.[21] 감독의 전작인 블랙 호크 다운에도 출연, 왕좌의 게임의 제이미 라니스터로 유명한 배우[22] 영화 레지던트 이블의 메인 악역 아이작 박사를 맡은 배우, 미드 왕좌의 게임의 조라 모르몬트[23] 물론 이쪽은 삼부작의 확장판 전체를 합치면 10시간 가량이다.[24] 감독판에서 서곡과 인터미션을 삭제한 190분짜리 버전도 있다. 2020년 11월에 국내 개봉 버전이 서곡과 인터미션이 잘려나간 190분 버전.[25] 정확히 하자면 극장판에선 한 기사가 아들을 찾으러 왔다라는 식으로 그냥 아들을 찾으러 온 것으로 여행 목적을 확정시켰다.[26] 다만 어찌되었든 발리앙은 서자이기 때문에 사실 고드프리가 죽더라도 상속권은 발리앙이 아닌 이쪽으로 돌아간다. 물론 영화내 설정상 만약 고드프리가 살아서 예루살렘에 갔다면 당시 왕당파의 세력이 강해지는 것이 유리했던 티베리아스나 보두앵 4세 모두 발리앙의 적자 지위를 인정해주었을 것이니 문제야 없었겠지만.[27] 구자막에선 시빌라가 여동생인 것으로 오역했지만 실제론 시빌라가 보두앵 4세보다 1살 연상으로 누나이다. 2020년 11월 개봉 자막에선 누나로 수정되었다.[28] 보두앵 5세가 봉인을 찍던 현장에 있던 주교가 소문을 퍼뜨렸을 가능성이 있다.[29] 뤼지냥이 연회에서 발리앙이 있는 걸 보고 손님이 불쾌해서 못 먹겠다고 자리를 박차면서 "내 아내는 내가 있든 말든 신경을 쓰지 않으니 최고의 아내이거나 최악의 아내가 틀림없다"라고 빈정대고 시빌라는 자신이 아니라 자신의 모후가 기를 선택한 거라고 발리앙 앞에서 선을 그으며 보두앵 4세가 위독해지기 전부터 이벨린에서 평생 머무를 수도 있다고 추근댄다.[30] 이밸린은 카나와 반대 방향에 있는데 내가 왜 굳이 여기 왔겠느냐고 발리앙에게 대놓고 말하는 등 그냥 핑계.[31] 이부형이라도 일단 형수라는 인간사의 정리는 그렇다쳐도 고드프리가 기도해주라고 돈까지 줬는데 이랬다.[32] 발리앙이 "내가 성지로 가면 내 재산은 니가 차지하겠지"라고 처음으로 동생의 깐족에 한마디 하고, 동생은 태연하게 "교회가 차지하는 거지"라고 너스레를 떨지만, 발리앙은 "네가 차지하는 거잖아"라고 강하게 반박한다.[33] 하지만 이 사람은 발리앙에겐 관심이 있어서 동생은 윽박질러 내쫓았지만 발리앙에게 영주들간의 무의미한 싸움이 아니라 가치있는 싸움이 있으며 보수도 잘 받는다고 발리앙을 회유한다.[34] 토니 블레어 역을 2번이나 맡은 배우다.[35] 자료 조사를 대충해서 잘 지키지 못했다 수준이 아니라 감독이 원래 중세의 세계관이 어떤지 알지만 이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봤기 때문에 내놓은 대체 세계관으로 봐도 무방하다.[36] 그래서 대체역사물 팬덤에서 은근히 이 영화를 좋아하는데, 발리앙이 마치 현대인 빙의, 혹은 환생으로 보이기도 하기 때문.[37] 이 구호기사단원이 작중에 나오는 모습을 보면 굉장히 고위급 인물이다. 기와 르노가 상단을 약탈한 것을 보두앵에게 보고할 때도 구호기사단 대표격으로 앉아 있었고, 후에 살라딘을 진정시키기 위해 보두앵이 케락까지 갔을땐 맨 앞줄, 보두앵이 있는 대열에서 보두앵의 바로 뒤에 있었다. 보두앵이 죽은 뒤 보두앵 5세의 대관식 때도 그랬다.[38] 사실 역사상 대부분의 무어인은 무슬림들이기 때문에 이 흑인 기사가 현재의 수단 남부 지역에 있던 중세 아프리카 기독교 국가 마쿠리아 왕국 출신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참고로 이 마쿠리아 왕국 역시 중동 이슬람 왕조와 사이가 매우 험악해서, 살라딘이 보낸 사신 손바닥을 십자가 모양 인두로 지지고 뒤이은 살라딘의 대규모 침공까지 격퇴한 용자들이다.[39] 다만 발리앙이 과거에 전투에 참전한 적이 있다는 것과 고드프리의 첫 공격을 방어한 후 취한 자세가 독일식 검식 중 Langort(찌르기 자세)와 유사한 것을 보면 최소한의 검술을 배운 것으로 판단하고 이에 따라 상반신 방어에 효율적인 포스타 디 팔코네를 골라서 가르친 것일 수도 있다. 혹은 그 이후에 다른 자세들도 가르치려 했지만 영주의 아들이 발리앙을 내놓으라고 하는 바람에 안 나온 것일 수도 있다.[40] 고드프리의 형의 아들, 곧 고드프리의 조카이고 발리앙에게는 사촌이다. 영주의 아들과 고드프리는 서로 삼촌과 조카라고 대놓고 부른다.[41] 재판 결투가 유명하기는 하지만, 재판 방법이 그것만 있는 것은 아니었던바, 기존의 각종 게르만법은 물론 로마법도 고대부터 계속 사용되었거니와, 카롤링거 왕조와 함께 프랑크 왕국이 붕괴한 이후에도 백작이 주관하는 공공 재판소의 개념은 남아 있었고, 그들로부터 권한을 취득하거나 탈취하였던, 상급 재판권을 가진 유력 고위 제후들(공작, 후작, 변경백, 궁정백, 프린스)이 주관하는 재판소도 정상적으로 운영되었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영주의 아들이 일행을 기습한 행위가 정당하지 않은 것도 여기서 비롯하는데 만약 결투 재판을 거부하려 했다면 이러한 재판소로 인도해야 했다. 그렇게 하였다면 영주인 고드프리의 형이 어느 지역의 어떠한 작위를 가졌느냐에 따라서 발리앙에 대한 재판이 영주 본인의 재판소로 가거나 그 주군의 재판소에서 다루었을 것이며, 적용할 법률 체계 종류도 그 지역의 관습에 따라서 정했을 것이다. 즉 정리하자면 중세에도 웬만하면 분쟁은 재판이나 합의등 말로 해결했고 정말로 증거가 없거나 합의가 안되어 재판이 질질끌어지거나 상대가 결투에 동의하는 전제하에 결투 재판이 벌어졌다.[42] 당시에는 아주 당연한 이야기였는데, 여지간한 영주들은 최소한 자신의 뒤를 이어 영지를 받을 후계자들을 미리 정해두는 데다가, 설령 후계자까지 포획하여 죽여봤자, 영지는 승자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법률상 적법한 계승권자에게 돌아가게 되었다. 시간과 공간에 따라 여성이나 모계 관련 상속권 등에 차이가 있기도 하지만, 심지어 가문이 단절되었다고 해도 그 가문에 영지를 준 주군에게로 회수되었을 따름이다. 그렇기에 승자로서는 오히려 포로를 살려서 몸값을 받는 것이 더 이득인 상황이었다. 그런 맥락에서 르노 드 샤티옹을 쳐버린 살라딘이 얼마나 르노에게 빡쳤었는지 알 수 있다.[43] 다른 종교를 가진 포로를 잡았다 하더라도 몸값 지불이 없었던 건 아니다. 대표적인 예로 1차 십자군 당시 보에몽이 투르크군에게 포로로 잡히자 스스로의 몸값과 평화협정을 하고 풀려난다. 여담으로 보에몽을 인도받기 위해서 동로마 제국과 룸 술탄국의 킬리지 아르슬란이 몸값을 주고 보에몽을 사오길 원했다.[44] I take this water for what it is. 이 장면 이전에 물이 없어 고생하는 예루살렘 왕국군의 모습에서 르노가 물병의 물을 몸에 끼얹자 물이 그대로 증발해버리는 장면이 나온다. 르노는 그저 순간의 갈증을 해갈하기 위해 물을 받아든 것이다.[45] 르노가 물을 마시는 모습을 본 살라흐 앗 딘은 그 잔은 그대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하는데, 르노는 당연하다는 것이 알고 있다고 대답한다. 여기에는 르노를 살려줄 뜻이 없다는 말과 자기를 살려줄 생각이 없는 걸 안다는 답이 내포되어 있다.[46] 살라딘이 르노의 목을 날리기 전에, 자신이 지니고 있던 단검으로 르노의 목에 상처를 내는데 이 상처도 완벽한 고증을 보여준다. 여타 매체에는 목, 그 안의 동맥을 배이면 피가 분수처럼 나오는 것으로 표현하는데 실제로는 영화에 나온 것처럼 심장의 박동에 맞춰 울컥울컥 박자를 맞춰서 나온다.[47] 이 장면 앞서 르노가 휘하 기사들을 데리고 이슬람 교도들을 학살하고 있을 때도 르노 부하들이 살라딘의 여동생을 건드리는 것을 주저하는 모습을 보인다. 살라딘의 원한을 직접 사게 되는 것도 두렵지만, 왕의 여동생을 감히 손 대는 것을 주저하는 것이며, 르노도 살라딘의 여동생을 죽이기 전에 나름대로 예를 표한다.[48] 추가로 발리앙은 예루살렘 왕국의 정당한 왕위 계승권을 가진 시빌라까지 곁에 두고 있다. 발리앙의 삼촌은 자기 아들까지 잃었으니 아들의 복수는 커녕 영지의 계승권을 지키기도 벅찬 처지가 된 것.[49] 다만 이 바리장을 비롯한 이벨린 가문 자체는 대장장이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히 입지전식 형태이다. 바리장은 본래 유럽에선 제대로 된 봉토조차 없는 하급 기사였으나, 십자군 전쟁에 참전해서 전공을 세우고 영지를 하사받아 성장한 인물이다.[50] 그 기 마저도 발리앙이 대장장이라는 걸 꼬투리 잡았지, 사생아라는 걸 꼬투리 잡지 않았다. 몰랐을 수도 있지만, 이스라엘 영지에서는 보이지도 않았고, 타지에서 대려온 자식을 남들이 쉽게 아, 정부의 자식이겠군이라고 납득 하겠는가? 대장장이를 지적하는 부분은 하틴의 뿔 전투로 출정하려는 순간 발리앙이 반론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대장장이 출신이 전술을 아느냐는 의도였으니 서자가 아니라 대장장이를 지적하는 것이 맞다.[51] 이게 오죽 화났으면 자기가 사생아라 결혼하기 싫다고 한 여자를 앞뒤 안 보고 패다가 그 집 아빠한테 죽을 뻔했다. 그리고 윌리엄은 그 여자와 결혼했다!응?[52] 사실 기 드 뤼지냥의 원래 배우는 올랜도처럼 젊은 배우였던 에드워드 노튼이었다. 그러나 노튼이 대본을 읽어보고 보두앵 4세를 연기해보겠다고 요청해서 바뀐 것.[53] 영화상에서도 살짝 언급만 되는 정도로 지나가지만, 성직자와의 대화에서 살라딘의 입장이 압도적인 병력을 보유한 채 전쟁을 일으킬 명분만을 기다리는 상태라는 건 분명히 묘사된다. 영화에서도 마냥 평화를 바라는 입장이 아니라는 것이다.[54] 예루살렘 입성 직후 살라딘이 한 행동은 십자가를 말꼬리에 매달고 시가를 행진한 것이었고, 전쟁의 원인을 제공한 르노의 수급을 다마스커스에서 욕보이고 조리돌림하기도 했다. 물론 예루살렘 내의 주요 성지 가운데 하나로 예수가 부활하기 전에 십자가에서 내려져 묻혔던 묘소에 지은 성묘 교회는 특별히 자신과 가까운 무슬림 가문에게 보호를 명하고 건드리지 않았다. 다만 영화에서도 예루살렘에 입성한 살라흐 앗 딘이 교회로 쓰이던 건물 위에 십자가가 치워지고 이슬람을 상징하는 초승달 조각이 세워지고 있는 것을 올려다보며 잔잔하게 미소를 짓는 장면이 있다. 위선적으로 보여서 소름끼친다고 할 수도 있는데 작중에서는 살라흐 앗 딘이 무슬림으로써 자신의 전쟁을 십자군과 마찬가지로 예루살렘이라는 성지를 탈환하는 지하드로 정의했던 점이나, 앞서 장면에 발리앙과의 협상에서 항복 조건으로 성안의 모든 크리스천들을 한 사람도 빠뜨리지 않고 안전하게 크리스천들의 땅으로 보내주겠다고 약속한다거나, 황금 십자가가 쓰러져 있는 것을 주워서 다시 세워놓는다거나 보두앵 4세의 묘가 있는 자리를 밟지 않고 돌아서 간다거나 하는 등의 장면과 맞물려 이어져서 그렇게까지 부각되지는 않고, 어떤 면에서는 살라흐 앗 딘이 처한 입체적인 상황이 이해가 되어 자연스럽다는 평도 있다. 십자가를 줍는 장면은 기독교 자체에 대한 동등한 존중이라기보다는 보두앵의 신앙에 대한 존중으로 보는 것이 더 합당하다.[55] 이미 예루살렘 왕국의 르노 등이 평화 협상을 당연하다는 듯이 어기고다니다가 파멸한 상황에서 항복한 기독교인들의 생명을 보장한다는, 안 지켜도 그만이고 오히려 자기 세력의 지지를 얻을 수도 있는 기회 대신 자기 약속을 지켰다.[56] 기는 이런 사실을 대놓고 언급하며 발리앙을 선택하면 피로 얼룩진 짧은 치세가 될 것이라 협박한다.[57] 구호기사단은 십자군이 망한 이후 이슬람 상선을 대상으로 한 해적질로 먹고 살았다.[58] https://digitalcommons.uri.edu/cgi/viewcontent.cgi?article=2779&context=theses[59] 기록에 따르면 늑막염이다.[60] 베네치아의 귀족이 키프로스의 왕비가 되었는데, 왕이 요절하는 바람에 어린 왕자를 앞세워 섭정. 하지만 마침 오스만 제국의 발흥으로 중요한 식민지들을 하나둘씩 잃어가던 참이었던 베네치아는, 그 피해를 벌충하기 위해 키프로스를 합병하게 된다.[61] 다만 작중 죽음을 앞두고 시빌라와 대화를 나누던 보두앵 4세가 10대 시절 살라딘과 맞붙어 승전했던 찬란한 시절을 되새김질하던 부분을 보면 역사행적을 아예 무시한 것은 아니다.[62] 나병으로 거동은 커녕 목숨도 온전하지 못한 몸으로 말 안장에 자신의 몸을 묶고 전장에 나서 군대를 지휘했다는 점은 한 군주의 자질인 책임감이 뛰어났다는 게 의심할 여지가 없다.[63] 다만 르노가 워낙에 저지른 게 수두룩해서 온건파, 강경파 할 것 없이 온 무슬림들의 증오를 샀던 인물인지라 그를 죽어 마땅한 인간으로 봐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살라딘 역시 아랍권에서 도축하는 도구로 여겨지는 단검으로 르노의 목을 그었으니. 여담으로 이슬람의 광신을 상징하는 장면은 예루살렘 공성전 막바지에 이맘이 병사들 사기를 북돋을 때 외치는 일장연설이 좀 더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64] 지금 터키 인구는 터키 반도 서쪽 해안가에 많이 모여 살지만, 이건 오스만 제국 이후의 일이고 이때의 아나톨리아는 동로마 제국과 룸 술탄국이 양분하던 시절이라 터키인들은 동쪽에 주로 모여 살았다.[65] IMDB[66] 그 뒤에도 바닥에 새겨진 십자가도 밟지 않고 지나간다. 보두앵 4세의 묘이기 때문이다.[67] 여담이지만 그가 임종 직전에 누이에게 "옛날의 아름다운 모습으로만 기억해 달라."라는 유언을 남겼음에도 시빌라가 기어이 가면을 벗긴 것이다.[68] 여담이지만 발리앙이 성의 백성들을 지키기 위해 예루살렘 공성전을 진두지휘하던 후반부에서 여왕의 신분과 직무를 내려 놓고 직접 부상자들을 돌보기로 결심한 시빌라가 경대 앞에서 직접 머리를 자를 때 그녀가 마지막으로 본 보두앵 4세의 문드러진 얼굴이 잠깐 희미하게 비쳐진다. 나병 환자인 아들(보두앵 5세)을 자신의 손으로 안락사시키고 남편인 기에게 양위한 뒤,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있던 그녀가 백성들을 위해 동생의 유지를 늦게나마 따르려는 의지를 내비치는 걸 표현한 연출인 듯하다.[69] 영화 마스터 앤드 커맨더의 1등항해사 알렌 역으로도 유명한 영국인 배우다.[70] 셋 중 유일하게 살아남아 도망치다 잡혀 에다드 스타크(숀 빈)에게 목이 잘려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