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Modern Rock특정 느낌의 록 음악을 지칭한 단어 중 하나. 서구권에선 1980년대 중후반 이후 기존 록 음악과 다른 느낌의 밴드 음악들을 지칭하기 위해 쓰인 용어였으며, 후술되어있듯 개념이 방대하고 모호한 부분이 많다보니 세부 개념이 정립된 2010년대 이후부턴 업계에선 사용 빈도가 줄어든 용어다.
현재는 오히려 모던 록의 하위 장르 중 하나인 얼터너티브 록이 소위 '클래식 록'에 대비되는 용어로 쓰이는 경향이 강하다. 다만, 개념 자체는 모던한 록이란 뜻으로 이해하면 지금도 이해는 되는 단어긴 하다. 현재 2020년대 시대의 관점에서는, 모던 록을 얼터너티브 록이라는 명칭으로 사용해도 무관하다고 보는 관점도 많다
한국 한정으로는 여전히 제법 쓰이는 단어인데[1], 보통 한국에서 록하면 떠오르는 헤비 메탈식 강력한 기타 사운드나 신나고 빠른 음악보단, 말 그대로 모던하고 현대적인 트렌드에 맞춘 몽환적, 감성적인 밴드 중심의 록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2. 상세
20세기 미국 라디오에서 1960~80년대 올드 락과 구분짓기 위한 단어로 유래되었다는 말이 있으나, 정확한 유래는 불분명하다. 공식적인 매체에서의 언급은 1988년 빌보드에서 모던 록 차트가 등장한 것이 시초였다. 1990년부터 헤비 메탈의 쇠퇴기 이후, 치고 나온 1990년대 들어선 록 음악계의 주류를 의미한다.[2]유래만큼이나 이들의 특징과 범위 또한 불명확한데, 대개는 1990년대부터 얼터너티브 록과 그런지를 중심으로 비슷한 시기에 나왔던 브릿팝, 슈게이징, 드림 팝, 앰비언트 뮤직 등의 현대적인 장르들을 단골로 곁들이는 편이다. 여기에 얼터너티브 메탈, 뉴 메탈, 포스트 그런지, 레드 핫 칠리 페퍼스로 대표되는 펑크 사운드들이 추가되며 견해에 따라서는 건즈 앤 로지스 등의 하드 록같은 이질적인 스타일의 음악도 포섭되곤 하며 심지어는 록과는 별개로 독자적으로 발전했던 장르였던 디스코나 신스팝까지도 포함시키는 등 기준들이 중구난방이다.[3]
이렇게 개념이 좋게 말하면 방대하고 나쁘게 말하면 난잡하다 보니, 사실 어떤 특정 음악 장르의 이름이라기보단 개념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과도기 시기에 로큰롤, 블루스 록, 하드 록 혹은 헤비 메탈 등 기존의 록 음악과 어딘가 다른 느낌의 록 음악을 지칭하기 위해 서구권에서 만들어낸 용어라고 보는게 오히려 이해하기 편하다. 대략 19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까지 편의상 사용했던 용어로, 2000년대 후반~2010년대 들어선 용어의 사용 빈도가 많이 줄어서 빌보드의 모던 록 (Modern Rock Tracks) 차트도 2009년에는 얼터너티브 송[4](Alternative Songs) 차트로 이름을 변경했다.
이렇게 된 이유는 간단한데 모던 록으로는 이 시기 현상을 제대로 설명할 수가 없을만큼 개념이 모호하다보니, 인터넷 발달과 동시에 정보화가 급격히 빨라지면서 세부 개념들의 정립이 나름 성공적으로 이뤄져 모던 록이라고 퉁치는 현상도 줄어들게 된 것이다. 결국 록은 록[5], 클래식 록[6], 메탈 그리고 인디&얼터너티브 (혹은 얼터너티브&인디)[7]라는 3~4개의 개별 장르로 전문화되었고, 이 과정에서 모던 록이란 비전문(?) 용어는 자연스레 업계에선 잊혀져간다.
모던 록은 위의 4분류에서 인디&얼터너티브에 가장 가까웠다. 다만 1990년대 초반과 후반은 많이 다른데 그런지의 대성공 이전엔 실제로 영국과 미국의 얼터너티브 음악이 모던 록으로 통용되었다면 1990년대 중반 이후엔 포스트 그런지로 분류되는 메이저 레이블의 메인스트림 음악이 모던 록의 주류가 된다. 이러한 음악들은 분류 상으로는 얼터너티브 록이지만 이런 음악들의 어디에 대안이 있었는지 질문받는다면 말문이 막히기 십상이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 대안과 함께 인터넷을 등에 업고 등장한 북미 인디씬[8]이 대형 사고(?)를 치면서 모던 록이란 용어도 사용 빈도가 줄어든다.
따라서 모던록을 별개의 음악적 장르라고 이해하기보다는 올드락과 구별하기 위한 시대적인 구분으로, 록 음악 전부를 아우르는 카테고리로 이해하는 것이 빠를지도 모른다. 물론 모던 록으로 분류되는 음악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긴 한데, 일단 밴드 음악의 형식을 가진 경우가 대다수고[9], 헤비메탈 대비 상대적으로 덜 시끄러운 음악을 지향하는 편이다.[10] 연장선상에서 창법도 락커하면 떠오르는 초고음이나 샤우팅을 무조건 배척까진 아니지만 그렇다고 마냥 지향하지도 않는다. 또 이건 꼭 모던 록만 그런건 아니고 현대 음악이 다 자세히 파보면 짬뽕 정반합이긴 하지만, 여러 장르의 특징들이 혼합된 크로스오버, 하이브리드스런 느낌도 보인다. 모던 록이라는 자체가 직역하면 현대적인 록이라는 소리니, 사실 록 밴드가 현대적 음악을 하는거라고 정의하면 개념 자체가 거의 무한정이긴 하다. 애초에 음악에 경계라는 거 자체가 좀 무의미하기도 하고. 이런 점에서는 프로그레시브 록과 어느 정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모던 록으로 분류되는 뮤지션들이 언급하는 가수들을 보면 발라드부터 록 음악 등까지[11] 다양하다는 것도 한 증표다.
3. 한국의 모던 록
언니네 이발관 '푸훗' (1996) | 델리스파이스 '챠우챠우' (1997) |
체리필터 '낭만고양이' (2002) | 넬 'Stay' (2003) |
브로콜리 너마저 '앵콜요청금지' (2008) | 검정치마 'Antifreeze' (2008) |
혁오 '위잉위잉' (2014) | 잔나비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2019) |
새소년 '난춘' (2020) | 실리카겔 'NO PAIN' (2022) |
한국에서 모던 록이라 하면 대개 서정적 멜로디를 중심으로 리버브를 푸짐하게 먹인 쟁글쟁글한 일렉기타 사운드가 주로 거론되는 편이다. 한국 인디 밴드의 큰 갈래 중 하나로 여겨지는 경향이 강하며, 사운드적으론 더 스미스나 U2로부터 영향을 받은 쟁글 팝이나 오아시스풍 브릿팝의 영향이 느껴지기도 한다.
1990년대 중순, 특히 홍대 지역에서 첫 선을 보인 뒤 30여년이 지난 2020년대까지도 한국 인디씬의 대들보로서 나름 근본을 지키는 장르다. 한국에선 '언니네 이발관'과 '델리스파이스' 밴드가 해당 씬의 시초로 여겨진다.[12][13] 당시 이들이 내었던 비둘기는 하늘의 쥐와 deli spice 앨범은 모던 록씬의 기반을 완성시킨 작품으로 평가 받으며, 모던 록은 이른바 조선 펑크와 더불어 1990년대 인디씬의 개국공신으로 취급받는다. 조선 펑크가 몰락한 이후에도 모던 록은 팝 계열과 꾸준히 명맥을 유지한다.
하여튼 1990년대 말엽부터는 모던 록을 자처하는 밴드가 우후죽순 생겨났는데, 덕분인지 한국의 인디씬은 기본적으로 모던록을 토대로 발전했고, 인디씬의 흥망성쇠와 중흥의 역사도 둘러보면 으레 모던 록이 중심에 있었다. 상술한 언니네 이발관과 델리스파이스를 포함해서 롤러코스터, 허클베리핀, 자우림, 체리 필터, 마이 앤트 메리 등의 1세대부터 시작하여 3호선 버터플라이, 몽구스, W, 못, 브로콜리너마저, 옥상달빛, Pia, NELL, 검정치마, 국카스텐, 쏜애플, 로로스 등의 밴드가 등장하면서 인디의 침체기를 이겨내고 이 중 자우림, 체리필터, 넬 등 상당수는 대중적으로도 성공을 이뤘다. 록 페스티벌 단골 손님들이기도 하다.
2010년대 이후로도 혁오, 잔나비, 실리카겔, 새소년 등 안정된 계보를 보이며, 한국에선 그나마 가끔씩 뮤지션이 배출되는 포크 록, 사이키델릭 록 등과 함께 척박한 락 관련 종사자, 매니아들의 돌파구 중 하나로 기능하고 있다. 이렇게 대중적 반응이 있다보니 윤하 등 모던 록으로 데뷔하지 않았던 가수들도 모던 록 트랙을 발매하기도 한다. 2022년 발매한 사건의 지평선 등이 대표적이다.
[1] 장르보단 후술되어있듯 홍대 인디씬과 연결되어 특정 업계를 통틀어 칭하는 느낌도 있다.[2] 보통 너바나의 얼터너티브 록 유행을 필두로 둔다.[3] 빌보드의 얼터너티브 록 차트 전신격인 빌보드 모던 록 차트 리스트.# Funk나 뉴 메탈 사운드 밴드들도 등재된 것이 보인다.[4] 현재는 Alternative Airplay[5] 메인스트림에서 다뤄지는 록의 상징적인 요소를 충실히 간직하고 있는 말그대로 '록'다운 '록'음악.[6] 1970년대 펑크 무브먼트가 일어나기 이전까지의 록의 전성기 시대의 록 음악.[7] 미국의 경우엔 영국에 비해 인디팝의 전통이 약해서 얼터너티브 록으로 표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경우엔 1990년대에 대한민국에 얼터너티브 록이란 이름으로 수입된 그 음악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1990년대 그 얼터너티브 록은 그런지다. 콘데 나스트로 인수되기 전 피치포크가 (특히 2010년대 초반까지) 메인으로 다뤘던 음악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8] 그 외 많은 아티스트들.[9] 여차하면 1인 밴드도 생기는 추세긴 하다.[10] 차분한 곡부터 적당히 시끄러운신나는 곡까지 스펙트럼이 넓은 편이다.[11] 팝 록을 한 비틀즈 등도 포함된다. 1980년대 고전인 더 스미스, 픽시즈, 소닉 유스, U2, R.E.M. 등도 비슷하다. 이런거 보면 일반인들 기준으론 록하면 떠오르는 헤비메탈보단 그냥 록 밴드 음악의 뉘앙스가 더 강하다.[12] '유앤미블루'의 Nothing's Good Enough가 먼저 거론되는 경우도 있지만, 당대 한국의 정서와는 멀찍이 위치하던데다 설익은 토착화로 인해 큰 반향을 이끌어내진 못했다. 그나마 차기작 Cry... Our Wanna Be Nation!이 컬트적으로나마 그들의 이름을 알렸다는 정도가 위안거리. 유앤미블루가 시도하고 언니네 이발관, 델리스파이스가 완성했다고 표현하는게 맞을지도 모르겠다.[13] 여담으로, 오늘날 고평가받는 델리스파이스의 deli spice 앨범이 처음 냈을 때인 1997년에는 당시 PC통신발 일부 평론가들에게 혹평을 받았다는 말도 있는데, 자세한건 챠우챠우 항목 참조. 물론 당시부터 고평가하는 평론가들도 있었다. 당장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1998년에서 최상위권인 4위로 랭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