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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21 15:03:18

바이오스피어 2

Biosphere 2
바이오스피어2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Wiki_bio2_sunset_001.jpg
파일:external/www.biosphericdesign.com/habitatschematic.jpg

1. 개요2. 상세
2.1. 실험 목표2.2. 실험 결과
3. 실패 원인4. 성과와 교훈5. 그 뒤의 바이오스피어6. 매체에서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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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1991년 미국 애리조나 사막, 정확히는 투싼 근처에서 행해진 프로젝트. 외부와 단절된 독립적인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이다.

이름만 보면 바이오스피어라는 프로젝트의 2번째 버전이라고 오해할 수도 없는데 그런 건 아니다. 바이오스피어 1이 아니라 2가 된 이유는 바이오스피어 1은 우리가 사는 지구의 생태계 그 자체를 의미하고, 바이오스피어 2는 지구의 생태계와는 독립된 '제2의 생태계'를 의미해서 지어진 이름이기 때문이다.

2. 상세

2.1. 실험 목표

실험의 주체는 당장 NASA가 떠오르겠지만 실제로는 버키볼로 잘 알려진 버크민스터 풀러의 말 한 마디 "만약 바이오스피어를 자네들이 세우지 않는다면 누가 세우겠나?" 에 자발적으로 모여들어 실험해보기로 결심한 바이오스피어 연구집단이다.

실험 목표는 첫째, 지구와 떨어져 있으나 지구와 똑같은 생태계에서 궁극적으로 생명유지장치의 모든 면에서 100% 재활용이 가능하며, 지구에서 떨어져 그 안에 거주하는 대원들에게 물질적으로 모든 면에서 자급자족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었다.

두 번째 목표는 생태학 연구를 위한 실험실, 즉 시험관 속에 있는 세계를 제공해주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기술자, 생태학자, 건설 노동자, 건축가, 설계사, 의사, 전기 기술자, 배관공, 용접공, 등산가, 식물학자, 농학자, 식물 병리학자, 회계사, 사진 촬영 기사 등 400명이 넘는 전문가들이 참여했다고 한다.

콘크리트유리 등으로 외부와 차단하여 완벽하게 밀폐된 공간의 내부는 7개의 서로 다른 환경 구역으로 나눠졌고, 각각의 구역은 지구의 여러 생태계를 미니어처화해 구현했다. 그에 따라 아마조니아 등 각종 지방에 있는 식물과, 300종에 이르는 동물을 배치한 그야말로 생태계의 축소판이었다.

파일:external/www.skyatnightmagazine.com/OffWorld_biosphere2.png

그리고 이런 상태에서 100년간, 내부 인원을 2년 주기로 교대하여 생활하는 것을 목표로 한 야심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2. 실험 결과

인공 지구 개발의 토대가 되는 중요한 기초 실험이였던 만큼, 과학자들과 실험자들도 호기롭게 도전했지만 실험은 시작부터 삐걱대기 시작했다.

우선 밀폐하자마자 토양에 섞여 있던 호기성 미생물이 막대한 양의 산소를 소비하기 시작했다. 원래 계산대로라면 비옥한 토양 덕에 식물이 번성하여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바꾸어 생태계와 같은 순환을 이루어야 했지만 문제는 이산화탄소가 없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순환체계에서 한 고리가 완전히 빠져버린 것이라, 모든 생태계 균형이 서서히 무너졌다. 식물이 산소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가 필요한데 이산화탄소가 사라지니 산소가 모자라고, 산소가 부족하니 동물은 이산화탄소를 만들어낼 수 없어서 식물이 만들어내는 산소가 더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바이오스피어 2 연구진들은 이산화탄소가 점점 사라지는 상황에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 수확해둔 식물을 구워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비상대책도 세웠지만 일시적인 성과에 그쳤고 급기야 이산화탄소 농도뿐만 아니라 산소 농도도 같이 곤두박질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1] 한마디로 그냥 산소가 희박해져서 모두 고산병에 걸렸다. 이러한 생태계 붕괴로 식물들 까지 죽어나가자 광합성할 식물들이 줄어들고 산소농도는 회복이 안되니 밤에는 역으로 이산화탄소 농도가 2~3배 되어 연구자들이 호흡하기도 힘들어지고 가축들도 죽어나가기 시작했으며[2] 바다를 묘사한 해양생물관에서는 과다한 이산화탄소가 바닷물에 녹으면서, 급격한 산성화가 진행되어 산호들까지 죽어나갔다.

다행히 이산화탄소가 사라지는 문제는 실험이 끝나기 얼마 전에야 원인을 알아냈다. 바이오스피어에는 콘크리트 산을 만들었는데,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 속 석회 성분이 이산화탄소를 계속 흡수하던 것이었다.
Ca(OH)₂+CO₂ → CaCO3+H₂O

알고 보면 너무나 간단한 문제인데 1년이 지나도록 여기에는 생각이 미치지 않았던 것. 결국 콘크리트를 삶아서 이산화탄소를 빼내고, 재흡수를 막기 위해서 콘크리트 위를 페인트로 칠해서 겨우 이 문제를 해결했다. 하지만 이미 최악으로 떨어진 돔 안의 상황을 어느 정도 타개하고자 외부의 공기를 돔으로 넣는 작업을 한 차례 한 뒤라 실험의 의의가 퇴색했다.

거기다 유리 돔은 햇빛을 유리에 반사하여 절반 정도만 통과시켰고, 식물은 성장이 느려졌다. 일조량이 풍부한 애리조나의 사막인데도 불구하고 상당히 문제가 컸다. 특히 겨울엘니뇨 때 일조량 문제가 심각했다고 한다.

또한 곰팡이창궐하여 완두콩 밭 전체가 죽어가거나 응애 때문에 감자들을 잃어버리기도 했다. 감자 문제는 응애의 천적인 칠레이리응애[3]집게벌레 등을 방사하여 해결했지만, 이 탓에 섭취 음식의 절반 이상을 고구마로 때워야 했다. 고구마에 함유된 베타-카로틴 성분 때문에 대원들의 피부가 노랗게 변하기도 했다. 더군다나 응애 뿐만이 아니라 바퀴벌레해충까지 창궐하는 일까지 벌어지며 실험자들에게 고난의 행군을 강요하였다.

물론 염소, , 돼지들을 키워서 식량을 보충하기도 했으며 갈라고, 헬리코니우스나비, 푸른혀도마뱀, 두꺼비, 틸라피아, 생쥐야생동물들도 살고 있었다. 너무나 좁았던 경작지의 면적에 비해서 성과 자체는 훌륭했다. 폐회로, 생물 재생, 무공해성, 자급자족의 집약 농업 시스템으로써 NASA의 수경 재배 시스템에 맞먹는 높은 생산성을 올렸다고 한다.

그러나 실험자들은 노동량은 과도한데 음식은 충분히 먹지 못해 만성적인 영양 부족, 특히 지방 부족에 시달렸고 공기 중에 산소는 부족하고 이산화탄소는 많아서 우울증을 겪거나 성격이 공격적으로 변하였다.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실험자들은 반반으로 파벌이 나뉘어 실험이 끝나갈 때 쯤에는 서로 말 한마디 섞지 않을 정도로 사이가 나빠졌다. 실험자 중 한 명은 실험 과정에서 병을 얻어 몇 년 지나지 않아 사망하고 말았다.

일단 그래도 어찌저찌 첫 실험은 2년을 채우고 종료, 이후 문제가 된 콘크리트 부위를 추가로 코팅하는 등의 개선을 취한 후 2차 실험대까지 2년을 목표로 들어갔으나 실험대 교체 과정에서의 불만으로 1차 실험대의 일부 인원들이 시설에 사보타주[4]를 벌이고, 외부 관리자 팀의 교체에 얽혀 실험대가 반발하는 등 총체적인 개판이 벌어졌고 결국 10개월을 못 채우고 2차 실험 중단 후 실험대 전원 퇴소로 끝나면서 이 원대한 실험은 완전히 동력을 잃어버렸다.

결국 장장 100년을 계획했던 이 계획은 첫 실험자들이 실험을 끝낸 2년 + 2차 실험대가 진행한 10개월 정도로 끝장났고 지어놓은 이 거대한 시설은 애리조나 대학교의 실험시설 + 관광지로 바뀌었다.

3. 실패 원인

4. 성과와 교훈

5. 그 뒤의 바이오스피어

바이오스피어 연구회는 엄청난 분쟁을 겪었으며, 90년대 초반 기준 2억 달러를 소모한 뒤에 포기되었다.[5] 그 뒤 실험 시설은 여러 대학 연구실의 소유를 거쳤고 나름 실험이나 관광지로 사용되었다. 애리조나 대학교가 소유하고 있으며 관광용으로 사용중이다.

2009년부터는 외부와의 차단 실험은 중지된 상태이며, 대신 공기를 제외한 독립 생태계는 어느 정도 구현되어 있다. 사막 한가운데 열대 우림이 떡하니 들어서 있는 걸 보면 기술력과 자금력 위력을 체감할 수 있다. 방문하면 투어도 가능하며,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폐'에도 들어가 볼 수 있다. 피닉스나 투싼을 방문하게 된다면 한 번은 들러볼 만한 장소.

바이오스피어 2에서 직접 생활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면 여기로. 같은 사람이 쓴 책도 있다. 또 온라인 서점에서 바이오스피어로 검색해보자. 책이 출간되어 2008년 "인간 실험 : 바이오스피어2, 2년 20분"이란 제목으로 번역출판되었다.

인근에 인류 최초의 아르콜로지인 '아르코산티'가 있다.

NASA하와이에서 비슷한 실험을 하고 있다. 프로젝트명은 참으로 NASA답게 HI-SEAS라는 명칭. 다만 폐쇄된 공간 내에서 새로운 생태계를 창조한다는 바이오스피어 2 프로그램과 달리 화성에서의 유인 우주 탐사를 시뮬레이션해 같은 환경에서의 장기적인 생존을 연구한다는 취지로 바이오스피어보다 훨씬 더 구체적인 미션이 진행했는데, 2015년 8월 투입된 4기 팀이 365일에 달하는 일정을 마무리하고 2016년 7월 말에 일정을 끝내고 8월 말에는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사실 이 실험은 외부와 차단되었다는 점 외에는 생태계 순환과는 전혀 관계없다. 영화 마션을 떠올리면 차라리 더 정확하다.

6. 매체에서의 등장

보통 화성 등 외계 행성에 이주하는 내용의 SF의 경우 대부분 바이오스피어 2를 참고해 만들어진 듯한 인공생태계형 돔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온다.

[1] 산소 농도가 원래 21%(과학 시간에 배우는, 공기에서 산소의 농도와 같다.)였는데 이 때는 14%였다고 한다.[2] 앞서술에는 이산화탄소 부족을 썼다가 뒤에서는 연구원들이 높은 이산화탄소로 인해 건강과 심리적으로 안좋아젔다는 상반된 서술이 나오는게 이 때문이다.[3] Phytoseiulus persimilis. 다른 응애 종들을 포식하는 종으로 알려져 있다.[4] 유리창을 깨부수고 에어락까지 열어버렸다.[5] 바이오스피어2는 처음부터 영리 목적의 사업이 아니었기에 투자자들이 쪽박을 찼다는 루머는 순전히 낭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