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阿膠, glue
동물의 가죽·힘줄·골수[1], 생선의 뼈·부레[2] 등을 끓여 젤라틴 위주의 성분만을 추출한 점성있는 물체로, 주로 접착제 등의 용도로 쓰지만 약재로 쓰이기도 한다. 사실상 근대까지 인간이 쓸 수 있었던 접착제 중에서는 가장 접착력이 셌기에[3] 꽤 널리 쓰였고, 지금도 여전히 책등(책의 종이가 모이는 부분)을 비롯해 여러 곳에 쓰인다.
모습은 진한 갈색의 약간 투명한 고체로, 갱엿이나 캐러멜과 비슷하게 생겼고, 길이 20-30 cm에 폭 1-2 cm 정도의 막대 형태로 묶어 판다. 형태는 국수발처럼 일정한 모양이 아니라 건조되며 비틀린 모습이며, 만져 보면 글루건의 글루 스틱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매우 딱딱하다. 예전에는 동네 철물점에서도 흔히 팔았지만 동네 철물점이 대부분 사라진 뒤에는 공구 상가의 전문점 및 온라인 정도로만 구할 수 있는 형편. "풀" 용도 아교는 그리 비싸지 않다.
이것을 타지 않도록 중탕 가열하면 다시 점성 있는 액체가 되어 형태를 잡을 수 있는 상태가 되며, 냉각되면 굳는다. 글루건의 글루를 생각하면 된다. 소 가죽 및 소의 부산물을 활용한 아교가 가장 대표적으로, 소의 여기저기를 다 떼어 온갖 먹을 것으로 먹고 남는 나머지 안 쓰는 폐기물급의 재료로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2011년 새해에 방영된 KBS2 스펀지에서 악취 지폐를 만든 적이 있다고 나왔는데, 이거는 보존성을 목적으로 지폐에다 아교를 바른 것이다.
2. 용도
- 붓글씨 할 때 쓰는 먹은 검댕을 모아 아교랑 섞어서 빚은 것이다. 영상 물론 한국화를 비롯한 동양화의 물감을 만들 때 필수적이며, 전문가급으로 가면 아예 광석을 빻아 만든 안료를 직접 아교와 섞어 사용한다.
- 국악기 대금의 청을 붙일 때 쓰인다. 아교를 물에 적신 다음 청공에 바른 뒤 그 접착력으로 청을 붙이는데, 청을 굳이 아교로 붙이는 이유는 아교가 물에 닿으면 접착력이 떨어져, 늘어진 청을 다시 당겨 수정하는 데 용이하기 때문이다.[4]
- 본초강목에도 나오는 오랜 약재이다. 중국에서는 특히 당나귀 가죽으로 만든 아교를 화장품이나 건강식품에 쓰는데, 한국에서 인삼, 홍삼, 녹용 정도의 고급 재료로 쳐준다고 한다. 이러한 인식에 중국의 소득수준도 높아지면서 아교의 수요가 크게 늘자, 2000년대 들어 중국 내 당나귀 사육 마릿수가 크게 줄고 값이 폭등했다. 그러자 중국 업자들은 가짜 아교를 만들거나, 아프리카와 인도의 당나귀들을 싹쓸이하여 해당 국가에서도 중국으로의 수출을 금지하는 등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1#2
3. 기타
- 위화도 회군의 4불가론의 하나로서, "넷째, 지금 한창 장마철이므로 활은 아교가 풀어지고, 많은 군사들은 역병을 앓을 것이다."라는 부분만 봐도, 활(특히 각궁)처럼 강력한 장력이 걸리는 곳에는 아교 말고는 딱히 쓸만한 접착력을 가진 접착제가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윤오영의 유명한 수필, 방망이 깎던 노인의 후반부의 죽기 제작하는 과정에서 언급되는데, 바로 부레를 쓴 어교다.옛부터 내려오는 죽기(竹器)는 혹 대쪽이 떨어지면 쪽을 대고 물수건으로 겉을 씻고 곧 뜨거운 인두로 다리면 다시 붙어서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요새 죽기는 대쪽이 한 번 떨어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가 없다. 예전에는 죽기에 대를 붙일 때, 질 좋은 부레를 잘 녹여서 흠뻑 칠한 뒤에 볕에 쪼여 말린다. 이렇게 하기를 세 번 한 뒤에 비로소 붙인다. 이것을 소라 붙인다고 한다. 물론 날짜가 걸린다. 그러나 요새는 접착제를 써서 직접 붙인다. 금방 붙는다. 그러나 견고하지가 못하다. 그렇지만 요새 남이 보지도 않는 것을 며칠씩 걸려 가며 소라 붙일 사람이 있을 것 같지 않다.
- 언젠가부터 중국산 새우 중에 아교를 주입해서 더 크게 부풀리는 수법이 성행하고 있다고 한다. 가격은 싼데 새우가 비정상적으로 큰 새우면 아교 새우라고 의심할 수 있다.
- 목공용 접착제로 유명한 미국 브랜드인 Titebond에서도 목공 용도로 사용하는 아교로 Genuine Hide Glue를 판매하고 있다.
[1] 이렇게 동물성인 경우 영어로는 Animal glue라 부르며 가죽에서 추출한 경우 Hide glue라고 한다.[2] 생선을 이용해서 만든 아교는 '어교'라고한다. 영어로는 Fish glue라 부른다.[3] 사실 현대의 순간 접착제같은 물건과 비교해보면 센 편은 아니지만 범용성이 워낙 뛰어나서 여기저기 이것저것 섞어서 많이 사용했다.[4] 요즘은 편리성을 이유로, 아교 대신 물풀로 청을 붙이거나, 아예 청테이프를 붙이는 경우도 있다.[5] 주 성분이 동물의 결합조직을 졸여 만든 콜라겐에서 나온 젤라틴이니 깨끗하게 만들었다면 먹어서 해가 되는 건 아니지만, 원료가 도살 부산물인 만큼 지저분하게 만들고 방부제나 가수분해를 위한 산(acid) 등 다른 못 먹을 것이 들었을지도 모르니 먹어서 좋을 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