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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02 11:04:01

용의 콧물

파일:attachment/dragons_snot.png

1. 개요2. 특징3. 무게감4. 오역5. 번역가6. 다른 사례7. 기타8. 일련의 사태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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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메탈시드라몬의 필살기 '얼티메이트 스트림'의 한국 번안명이자 그의 최후의 유언. 겨우 기술 이름 하나 때문에 이 번역의 파장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다.

디지몬 기술명 로컬라이징 중에서도 단연 1위의 괴상함을 자랑한다. 썰렁포[1][2]와 더불어 최악의 작명으로 손꼽힌다. 하고 많은 이름들 중에 왜 하필이면 용의 '콧물'이어야 했냐며 디지몬 팬들에게서 원망을 사곤 한다. 포털에서도 이 단어를 검색하면 '썰렁포'와 서로 연관 검색어로 등록되어 있다.

2. 특징

이 기술은 디지몬 어드벤처페이크 최종 보스 세력인 어둠의 사천왕 소속의 궁극체디지몬 메탈시드라몬필살기로, 본 명칭은 '얼티메이트 스트림(Ultimate Stream)'이었다. 다른 대부분의 기술들과 마찬가지로 이 기술도 본래 명칭이 어려운 외국어로 이루어져 있었기 때문에 현지화 과정을 거치는 것이 합당하였지만 문제는 그 정도가 과했다는 것이다.

오역으로 인해 생겨난 '용의 콧물'이라는 하나의 짧은 단어가 뿜어내는 경박함과 메탈시드라몬이라는 캐릭터가 주는 무게감 있는 진중함이 한데 어우러져 생겨난 괴리감 탓에 메탈시드라몬의 필살기는 한 때 한국에서 명대사 아닌 명대사가 되며 웃음거리가 되었다.

3. 무게감

메탈시드라몬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사천왕 가운데서도 매우 프라이드가 높고 적에게는 일절 자비심이 없는 카리스마형의 냉혈한 캐릭터다. 실제로 원판이나 더빙이나 훌륭한 연기로 카리스마있는 진지한 악역의 면모가 잘 드러나지만 그 중후한 목소리로 외치는 이 대사 하나로 그 무게감은 안드로메다로 갔다[3].

게다가 이 기술은 보다시피 계통도 아니다.[4] 어디까지나 콧구멍도 아닌 부위[5]에서 맹렬하게 발사되는 파괴광선이며 그 위력은 완전체로 진화한 고래몬을 일격에 꿰뚫어 끔살시키고 완전체들 중 헤비급인 쥬드몬을 단숨에 퇴화시킬 정도로 초강력했다. 상대인 워그레이몬이 워낙 작고 민첩한 데다가 결정적으로 테라 회오리(브레이브 토네이도)를 사용했기 때문에 망정이지 테라 광선(가이아 포스)을 사용했다면 밀리거나 완충되는 정도에 그쳤을 것이다.[6] 실제로 이미 메탈시드라몬의 첫 등장 시 한 번 시전된 적이 있는데 선택받은 아이들과 그 디지몬이 전부 개관광 당했다. 물론 당시에는 선택받은 아이들이 방심한 데다 전부 성숙기로만 진화해서 그런것이 크지만...

파일:attachment/용의 콧물/metalseadramon.jpg

디지몬 TCG의 기술명도 당당하게 '용의 콧물'로 나와 있다. 메탈시드라몬 특유의 웅장하고 진지한 포즈 때문에 퀄리티가 높은데 그걸 기술명 하나가 다 까먹고 있다. 2차 기술인 헬스퀴즈가 왕얼음 돌풍으로 번역된 것도 볼 수 있는데 이것조차 '용의 콧물'에 비하면 차라리 개념 번역이다. 적어도 '왕' 자만 제외하면 '얼음 돌풍'이 되어 자연스러우니까.왕짜증나게 왕복잡하군

아무튼 이미 애니메이션 방영된 지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도 인터넷에서 꾸준히 유통되는 것만 보더라도 '용의 콧물'이라는 명칭의 괴상한 포스를 알 수 있다. 흑역사로 여길 만도 하다. 포켓몬 시리즈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술이 100만 볼트[7][8]라면 디지몬 시리즈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술이라면 누구나 이걸 꼽을 것이다. 물론 100만 볼트와 달리 전혀 좋지 않은 의미로.

초딩 때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봤다가[9] 나이 먹고 재감상하자 기술 명칭에 충격받았다는 반응이 많다. 그나마 작품이 방영되었던 시기인 2000년이 인터넷 문화가 그렇게 발달되지 않은 시절이었기 때문에 망정이지... 이런 상황으로 볼 때 인터넷 발달이 안 된 시기와 이미 된 시기의 차이는 단순히 정보 차이만 있는 게 아니라, 사람 개개인의 여론의 차이도 크다는 것을 똑바로 알 수 있다.

4. 오역

참신한 번역이므로 발번역이 아닌 적절한 의역이라는 의견이 있는데, 적절한 구석이 단 하나도 없는 관계로 완벽한 오역이다. 원문의 내용을 현지에서 이해할 수 있게 내용을 옮기는 것이 번역, 번역 과정에서 언어나 특정 분야의 지식이 부족했거나 작업상의 잔실수로 인해 의미에 엇갈림이 생기는 것이 오역인데, 용의 콧물은 지식 부족이나 잔실수가 아닌 역자의 되도 않는 우스개소리이기 때문에 오역이 맞으며, 이런 오역을 교정하지 않고 정식번역으로 채택하여 문제를 더 키워 버렸다.

사실 당시 디지몬의 번역은 외래어 근절 캠페인 같은 사회 분위기에 맞추어 철저한 직역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그 덕분에 현재에 와서는 조금 유치하다 싶은 번역들이 많이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일본판에서의 기술명은 대부분 영어로 되어있기에 주 시청층인 어린이들 입장에서 알아듣기 힘들 수 있으니 한국어로 현지화하는 과정에서 알아듣기 쉬운 단어를 사용한 의도는 문제될게 없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지상파든지 케이블이든지 간에 방송 프로그램에서 영어 단어를 지나치게 사용하면 안 된다는 심의가 존재했는데 그 심의가 크게 영향을 주었다.[10]

다른 예시를 들어보자면 아구몬의 필살기 꼬마 불꽃(베이비 플레임), 가루다몬의 불새 출격(섀도우 윙), 엔젤우몬의 천국의 화살(홀리 애로우), 릴리몬의 꽃잎포(플라워 캐논) 등 직역에 가깝지만 입에 착착 달라붙고 원문에도 충실한 훌륭한 현지화가 있다.[11] 하지만 용의 콧물은 원래 의미를 극한으로 산산조각낸 번역 그 자체였다. 원래 의미를 박살내고 이미지마저 지극히 나쁜 콧물이라는 단어를 선택했다. 어린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기술명이 필요했다면 용의 파멸포, 용의 파동포, 용의 광선, 옆동네용의 숨결이 더 적절하다. 용의 물대포로 번역해도 오역인 건 마찬가지겠지만 용의 콧물로 번역한 것보다는 훨씬 나았을 것이다.

용의 콧물이란 명칭은 디지몬이 방영되기 2~3년전에 인기리에 방영됐던 같은 방송사의 KBS 대하드라마 용의 눈물의 영향을 받은 걸로 추정된다. 당시까지만 해도 용의 눈물의 인기 때문에 용의 눈물을 변형한 개그가 상당히 많았고, 당시 시청자들이었던 초등학생들도 용의 눈물에 대해서는 적어도 그 존재를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12]

5. 번역가

KBS에서 방영되었을 때 각 화가 끝나고 나오는 엔딩 크레딧에서는 번역가가 윤경아라고 적혀 있었다. 참고 자료 49초 쯤에 이름이 나온다.

하지만 이건 해당 번역가의 탓이 아니다. 왜냐하면 당시 대한민국의 디지몬 시리즈는 영실업과 대원측에서 원작 게임 및 카드를 먼저 들여왔고 어드벤처는 그 판촉을 위해 KBS에 방영을 요구한 것이기 때문이다.[13] 곧 진짜 주범은 대원씨아이의 불명의 번역가다.

6. 다른 사례

용의 콧물이 나온 회차의 앞부분이 포함된 버전

사실 해당 방영본에서 나온 기술의 번안명들이 대부분 굉장히 처참한 편이다.

쥬드몬의 해머 스파크는 쇠망치 공격이라는 직역 명칭이 되었는데 해머 → 쇠망치는 적절하지만 '스파크'가 '공격'으로 바뀐 것은 너무 단순하고 뻣뻣한 직역이라 썩 좋은 번역은 아니다. 망치로 땅을 쳐서 말 그대로 스파크를 발생시키는 원거리 공격이지만 이 사실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아트라캅테리몬혼 버스터도 마찬가지로 뿔에서 광선을 쏘는 공격이지만 뿔치기로 단순 직역되는 바람에 이름만 보면 어떤 공격인지 파악이 힘들다.

워그레이몬의 드라몬 킬러는 왕발톱으로 번역되어서 드라몬 계열 디지몬을 상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설정이 묻혔다. 덕분에 디지몬 어드벤처에서 드라몬 킬러에 패한 메탈시드라몬과 파워드라몬의 위상이 같이 떨어졌다. 설정만 묻혔으면 그나마 다행인데 하필이면 당시 좀 크고 좀 세 보이면 아무데나 붙던 자가 들어가는 바람에 왕발톱이라는 이상한 명칭이 되었다. 더구나 메탈그레이몬의 트라이던트 암도 왕발톱으로 번안되어 명칭이 겹친다. 가이아 포스는 테라 광선[14]이라고 번역되었는데 번역명 자체는 이상한 번역은 아니지만 가이아 포스의 생김새는 광선이 아니라 원기옥처럼 구체를 생성한 뒤 던지는 방식이기 때문에 적절한 번역이 아니다. 그나마 어감이 좋아서 꽤 긍정적으로 회자되는 편이다.

디지몬 외의 케이스로 투니버스에서 메탈베이블레이드가 방영되었을 때 효우마의 한국판 이름이 동산도령으로 현지화되었는데 이때도 용의 콧물만큼은 아니어도 많이 까였지만 자기소개를 하면서 '내 이름은 이런 의미요' 라는 식으로 대놓고 표현하는 장면이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의미에 벗어나지 않는 이것이 진정한 현지화, 아니 초월번역이라고도 할 수 있다.

7. 기타

파일:아포카리몬 ver. Nosewater of dragon.jpg
아포카리몬: 방해하는 녀석은 모조리 없애버리겠어. 아하하하하...! 이 있는 곳에 저주 있으라!! 용의- 콧무울!!!!
마음씨 착한 아이들아, 조금 전의 그건 바로 내가 주는 우정의 표시야.
「최후의 적, 아포카리몬!」에서 아포카리몬이 신나리를 향해
メタシーの技が「竜の鼻水」でメタガルの技が「コールドギャグ砲」または「寒い砲」・・・なんかどんな技なんだよ!?危うくギガシーの技が「竜の痰唾」になるところだった!?
메탈시(드라몬) 기술이 "용의 콧물"이고 메탈가루(몬)의 기술이 "썰렁포"… 도대체 뭔 기술이야!? 혹시 기가시(드라몬)의 기술은 "용의 가래"가 될 뻔 했어!?

8. 일련의 사태 이후

파일:Screenshot_20190303-083805_DigimonLinks.jpg

일본에까지 흘러들어가 본국의 팬들과 제작진들에게까지 놀림받고 디스받을 정도로 심각한 발번역이었기 때문인지 디지몬 링크스에서 얼티메이트 스트림으로 일판명 그대로 수정되었다. 반다이 남코측에서 뒤늦게나마 기술명의 심각성을 인지하여 수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정작 이 게임에서 얼티메이트 스트림은 물 속성 기술이 되었고 디지몬 스토리 사이버 슬루스디지몬 서바이브 쪽에서도 번역명은 원작대로 하면서도 그 전통을 이어가면서 묘하게 용의 콧물이 계속 의식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선견지명

파일:갓번역.jpg
디지몬 마스터즈에서는 한글판으로 패치하면 그대로 나온다(...)


[1] 메탈가루몬의 필살기. 원래 명칭은 '코큐토스 브레스(탄식의 숨결), 가루루 토마호크, 그레이스 크로스 프리저'.[2] 그나마 이쪽은 리부트 더빙판이 나오면서 코큐토스 브레스 = 빙하의 숨결, 가루루 토마호크 = 가루 미사일, 그레이스 크로스 프리저 = 가루 다연발 미사일로 변경되었다.[3] 당장 작품 초반에 등장해서 종종 일행들을 도와줬던 고래몬이 이 기술로 관자놀이를 관통당하고 죽는다.[4] 다만 디지몬 링크스, 사이버 슬루스, 서바이브 같은 게임 매체에서는 수생 디지몬인 만큼 물 속성 필살기로 배정받기는 한다. 디지몬 슈퍼럼블에서는 3스킬의 물 속성이 배정되었다.[5] 콧구멍은 포신 부분의 양 사이드에 달려 있는 걸 볼 수 있다. 쉽게 말해 머리 자체가 '대포'형태에 코랑 입은 별도로 있는 디자인이다. 물론 보기에 따라 코 위치 비슷한 곳에 있으니 오해할 만하긴 하지만...[6] 참고로 워그레이몬의 장비인 '드라몬 킬러'는 용형 계열과 드라몬 계열 디지몬들의 천적이다. 메탈시드라몬을 끝장낸 브레이브 토네이도는 드라몬 킬러를 앞세워서 회전하는 기술이다.[7] 물론 이것도 단위수가 틀린 오역이지만 원본인 10만 볼트보단 100이란 숫자가 동양에서 꽤 많다는 의미로 쓰이는지라 뭔가 어중간한 느낌의 10만 보다 이쪽을 마음에 들어하는 경우도 많다. 애초에 오역으로 까이더라도 100만 볼트는 그냥 '단위 수 틀렸네'로 끝나지만, 이쪽은 그 수준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게 문제였다.[8] 단순히 단위를 틀린 100만볼트 이외에도 바지락조개, 속이다, 라스트버지 같은 아마추어 수준의 발번역이 많긴 하지만, 용의 콧물의 인지도를 따라오지는 못한다.[9] 단, 용의 콧물보다는 메탈가루몬의 필살기 번역명인 '썰렁포'를 더 이상하게 느꼈다는 사람도 있었다.[10] 비슷한 예로 투니버스판 슬레이어즈에서 기가 슬레이브정의의 슬레이브로 변경된 사례가 있으며 SBS애천사전설 웨딩피치 한국어 녹음에서 초반에 영어 기술명이 난무한다고 방송위한테 제재받아서 결국 후반에는 한글명으로 변경된 사례가 있다.[11] 특히 불새 출격은 당시의 연출 자체가 가루다몬이 불꽃으로 새를 만들어서 내보내는 방식으로 나왔기에 더 자연스러웠다.[12] 참고로 디지몬을 방영했을 시기에는 태조 왕건이 방영되었다.[13] 당시에는 대원방송이 없었을 때이다.[14] 영어권 번역명이 테라 포스이기 때문에 거기서 따온 것으로 추측.[15] 이 때 타격을 받지 않은 정석과 미나 덕에 나머지 선택받은 아이들은 몰래 피신할 수 있었다.[16] stream은 물이 졸졸 흐르는 개울을 가리키는 말이고 Ultimate Stream이라고 하면 영어 사용자는 '궁극의 개울'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게 된다. 원래 의도에 맞게 Ultimate Streaming이라고 고쳐도 'rapid도 waterfall도 아닌 stream이 어떻게 ultimate하다는 거지?'라는 의문만 남게 되니 현지화는 불가피했을 듯하다.[17] 특히 한국어 더빙판이 2009년이라는 당시로선 꽤 늦은 때에 시작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