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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13 19:31:27

툴쿤

파일:Tulkun.png

1. 개요2. 신체적 특징3. 생태 및 사회
3.1. 툴쿤의 길(Tulkun Way)
4. 등장 개체5. 작중에서6. 암리타7. 툴쿤 사냥8. 기타9. 관련 문서

1. 개요

아바타 시리즈에 등장하는 외계 종족. 지구고래에 대응되는 거대한 해양 생명체로, 판도라에서 가장 큰 동물이다. 현재까지 등장한 판도라의 생명체들 가운데에서 나비족과 함께 유이한 고등 지적 생명체이다.

2. 신체적 특징

나이에 따라 개체의 크기가 차이가 많이 난다고 알려졌으며, 수컷은 28 ~ 80m, 암컷은 27 ~ 70m 정도로 자란다고 한다.(작중 평균 신장이 3m에 달하는 나비족들과의 육안으로 보이는 크기 차로는 30m 이상의 크기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인터뷰에 따르면 작중에서 등장하는 개체들 중 파야칸은 길이가 약 30미터라고 하는데, 파야칸의 경우엔 어린 개체지만 작중에서 등장하는 성체들도 대개는 파야칸과 덩치가 크게 차이나진 않는 것으로 보아 매우 크게 자란 개체들도 흔하진 않은 듯 보인다. 예외로 로날과 영혼의 자매 관계인 암컷인 로아의 경우 파야칸보다 큰 덩치를 자랑한다.[1]

혹등고래바다거북 비슷한 갑피가 덮여있는 듯한 외형에, 머리 끝에는 음파를 감지하는 귀상어를 연상시키는 한 쌍의 뭉뚝한 뿔이 돋아있다.[2] 갑피를 비롯한 외피가 대단히 튼튼해 어지간한 무기는 씨알도 안 먹히고[3], 바다에서 툴쿤에게 해를 입힐 수 있는 생물은 거의 없다.

톨쿤의 신경 다발은 다른 동물과는 달리 매우 크고, 여러 갈래로 갈라진 고사리잎 같은 모양이며, 그곳에 신경 다발을 연결해 보다 더 긴밀히 소통하고 기억을 공유할 수 있다. 특기할만한 점은 판도라 생명체 대다수의 신경 다발은 대다수가 머리카락이나 꼬리, 촉수 같은 구조로 신체 외부에 뻗어나온 형태로 존재하는 반면, 톨쿤의 신경 다발은 특이하게도 체내, 더 정확히는 입 안, 목젖과 비슷한 곳에 위치해 있는 이질적인 형태라는 것. 신경다발의 위치와 길이를 볼 때 톨쿤의 입 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 소형 생명체가 아니면 동종끼리 신경다발을 연결해 소통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추측된다.[4] 신경다발의 위치 때문에 나비족들은 툴쿤의 입 안으로 들어가야만 교감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성체는 검은 갑피와 하얀 배를 지녔으며 개체마다 눈 주변의 갈라진 듯한 무늬의 색이 다르다.[5] 갑피가 단단해지기 전이라 그런 것인지 새끼의 등은 상대적으로 파란색을 띈다.

지구의 고래와 마찬가지로 육상 동물이 다시 해양 환경에 적응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판도라의 어류보다 육상 동물에 좀 더 가까운 해부학적 형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고래와 비슷한 실루엣을 가지고 있지만 꼬리가 지느러미로 발달한 고래와 달리 물개, 물범과 같은 기각류처럼 다리가 지느러미로 변형된 형태를 띄고 있으며, 기각류처럼 물 밖에서도 극히 제한적으로나마 활동할 수 있을 정도의 힘과 골격 구조를 가지고 있다.

시야는 홍채와 같이 옅은 주황색을 띄고 있다. 작중에서는 로아크를 보는 파야칸의 시선에서 이 주황색 필터가 드러난다. 이러한 시야를 설정한 영화 외적인 이유는 현실에서 수중 장면을 촬영할 때 물빛에 의해 너무 푸르게 보이는 것을 주황색 필터로 색을 보정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보정을 거치지 않은 화면을 인간의 눈으로 보면 적, 녹색인 해초류조차 파란색으로 보이게 된다. 물 바깥의 색감에 맞춰 진화한 인간이 물 속의 색감을 볼 때 푸른색이 도드라진다면, 물 속의 색감에 맞춰 진화한 톨쿤이 물 밖의 색감을 볼 때는 주황색이 도드라질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차용한 것으로, 관객에게 인간이 아닌 "톨쿤의 시야"로 세상을 보는 경험을 제공해 더욱 이입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이다.

3. 생태 및 사회

지구의 고래와 매우 유사한 생태를 지녀 작은 물고기 떼를 빨아들이는 식으로 사냥하며 머리 위의 숨구멍으로 호흡을 하고, 반향정위를 사용한다.

지구의 고래와의 차이점이라면 툴쿤은 단순히 지능이 좀 높은 동물이 아닌, 판도라의 고래형 인간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고도로 복잡한 사회를 지닌 고등 지성체라는 것이다.[6] 작중 해양생물학자 이안 가빈의 말에 따르면 뇌세포와 뇌신경이 인간 이상으로 발달되어 인간을 능가하는 지능을 지닌 것으로 추정되며, 특히 감성을 주관하는 대뇌변연계가 인간보다도 훨씬 발달되어 매우 섬세한 감정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인간의 언어와는 전혀 다른 고유한 언어 체계를 보유했고[7], 종족적 신념, 추방의 개념도 있다. 종도, 언어도 다른데도 상호 언어에 대한 이해가 있는 나비와 툴쿤 개체끼리 서로 구체적이고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자신들만의 철학, 노래, 규율, 수학 등 문화도 있으며 바다에 사는 나비 부족인 멧카이나와 형제자매처럼 교우를 맺으며 친하게 지낸다. 작중 영혼의 형제, 자매라 부를 정도로, 나비족과 교감하며 지낸 세월이 오래되었는지[8] 나비족의 언어까지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어 고도의 지적 대화가 가능하다. 일부 개체들은 배 쪽에 나비 부족들이 새겨준 복잡한 문양 형태의 문신도 있다.

언어체계가 있고, 감정을 담당하는 변연계가 인간보다 발달했다는 설정은 돌고래범고래를 포함하는 이빨고래 종들을 참고한 것으로 추정된다.[9] 이빨고래들이 초음파로 소통하고 상당히 체계적인 언어를 가졌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으며, 집단 내에서 일정기간 동안 유행하는 노래인 유행가가 관찰된 적이 있고, 집단의 리더인 늙은 암컷 개체가 어린 개체들에게 지켜야될 규율을 학습시키는것이 목격되기도 했다.[10] 그러나 철학이나 수학 같은 고도로 발전된 학문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애초에 지구상에서 가장 뛰어난 지능을 가진 호모 사피엔스만 해도 학문으로서의 수학[11]이 생긴지는 1만 년도 되지 않았으며, 철학은 3천 년도 되지 않았다.

고대에는 툴쿤에게도 영역다툼과 보복 등으로 전쟁이 일상이던 시대가 있었지만, 복수가 복수를 불러오는 전쟁의 굴레를 멈추기 위해 종족 전체가 폭력을 철저히 금지하는 규칙을 만들었다. 그래서 인간의 공격을 받았을 때, 충분히 저항할 힘과 지능, 능력이 있음에도 살생을 하지 않기 위해 도망간다.[12] 그리고 인간은 이 점을 이용하여 툴쿤을 사냥한다. 영화상에서 인간이라는 종이 얼마나 비겁하고 악질적인지를 보여주는 대목. 툴쿤이 사냥당할 때 충분히 저항할 힘과 능력이 있다는 사실은 이미 '툴쿤의 길'을 어겨 추방된 뒤 혼자 지내던 어린 파야칸이 혼자서 툴쿤 사냥꾼들을 압도한 것으로 알 수 있다.

생태는 지능이 높은 이빨고래들을 모티브로 했지만, 외형은 수염고래를 모티브로 한 듯 하다. 그리고 평화주의자라는 특징은 이빨고래들과도 전혀 다른데, 돌고래류, 특히 범고래는 성질이 매우 포악하고 폭력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이빨고래들은 배고프지 않음에도 단순히 재미를 위해서 살생을 하는[13] 몇 안되는 생물이다. 이 또한 툴쿤과는 설정에서 차별화가 되는 부분이다. 성격적 묘사는 바다의 수호천사라는 혹등고래에 가까운듯. 애초에 인간 이상의 지적 생명체라고 추정되는 동물이기 때문에 평화주의의 면모가 나올 수 있었던 것.

3.1. 툴쿤의 길(Tulkun Way)

긴 시간 동안 구전되어 온 역사가 있으며, 종족 전체가 툴쿤의 길이라는 고유의 신념을 매우 철저하게 지킨다. 과거에는 영역다툼과 복수 등의 이유로 툴쿤간의 전쟁이 일상이었던 시절이 있었지만, '폭력은 결국 폭력을 부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고 종족 모두가 폭력과 필요 이상의 살생을 금지하고, 이를 어기는 자를 무리에서 추방하는 규칙을 만들었다고 한다.

작중에서는 '관습'이라고 말하지만 그 적용의 엄격함은 '법'을 집행하는 것과 같다. 사실 인류의 역사에서도 문명이 고도화되어 법률 및 사법체계가 생겨나기 전에는 관습이 곧 법이었고, 현대에도 법적 지위를 차지하는 관습이 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다만 이러한 원시적인 법-관습이 흔히 그렇듯이,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판단하여 적용 및 집행하기보다는 마치 종교적인 규율처럼 절대적으로 따라야 하는 가치로 묘사된다.

사냥꾼의 집요한 공격을 받으면서도 자신이 사망할 때까지 단 한 번도 반격을 하지 않고, 새끼가 딸린 어미조차 새끼를 지키기 위한 반격조차 하지 않는 등[14] 가장 기본적인 본능인 생존본능에 반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많은 관객들을 답답하게 했다. 관객인 우리가 툴쿤의 심리를 체험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기방어를 위한 폭력마저도 무조건적으로 회피할 만큼 폭력에 대한 이들의 터부는 강력한 모양이다. 조난을 당해 굶어죽어가는 인간의 입장에서도 동료의 시체를 먹는 것은 죽음으로 거부하는 경우가 많은 것과 비슷한 것 같다.

아무리 과거의 역사가 있다 한들, 이들이 폭력에 대한 이토록이나 강력한 터부를 가진 것은 경쟁 중심 사고관을 지닌 인간의 입장에서는 쉬이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툴쿤 사냥꾼들에게는 툴쿤이 제아무리 인간 이상의 지능과 감정을 가졌다 한들 지느러미 한 번 휘둘러 저항하지 않는 무력한 사냥감일 뿐이다. 영화는 이에 대해 평화주의적인 툴쿤과 탐욕적인 인간을 대비하며 비극적인 대립구조를 강조할 뿐, 이를 (인간 기준으로) 설득력 있게 설명하는 데에 시간을 할애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굳이 그 이유를 짐작해보자면 아래와 같을 것이다.

아바타: 물의 길 후반부를 책임진 압도적인 전술과 파괴력은 툴쿤치고는 그렇게 큰 체격도 아니라는 파야칸이 단신으로, 아무런 훈련과 연구 없이 보여준 것이다. 이러한 개체들이 무리를 이루어 역사와 관습을 구전하는 사회를 이룬 것이 종족으로서의 툴쿤이다. 만약 이들이 진심으로 전술을 연구하고, 조직을 갖추어 이를 훈련하며, 이렇게 얻은 압도적인 무력을 행사한다면, 에이와의 세 가지 가르침에 의해 석기시대 이상의 문명이 발생하지 않았던 판도라에서 이를 감당할 수 있을까?

그에 비하면, 신체적으로도 지적으로도 압도적인 툴쿤이 폭력으로 스스로를 방어해야 할 일은 같은 툴쿤에 의한 공격 외에는 사실상 없을 것이며,[15] 이는 종족 전체가 철저한 비폭력주의를 실천하여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만에 하나 툴쿤 외의 다른 존재에 의해 공격받는 경우가 생긴다 하더라도, 판도라에 툴쿤을 일상적으로 사냥할 수 있는 존재가 없는 만큼 그런 공격은 극히 예외적인 사건일 것이고, 툴쿤의 신체적 능력으로 폭력 없이고 회피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기존의 환경에서 툴쿤의 길은 작중 묘사된 것보다 훨씬 합리적이고 온건한 규율이었을 것이라고 짐작이 가능하다.

문제는 판도라인간이 도래했고, 이들의 비폭력주의 규범을 철저히 악용하여 툴쿤들을 죽이는 방법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강력하고 절대적인 관습이라도 상황과 환경에 맞추어 변하는 것이 역사인 만큼, 툴쿤의 길 역시 그러한 역사의 기점에 서 있다고 하겠다. 루머로 유출된 속편의 부제인 "툴쿤의 기수"가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대목이다.

4. 등장 개체

5. 작중에서

초반에 회유를 마친 대규모 툴쿤 무리가 멧카이나 부족 영역에 돌아오자 부족원 전체가 이들의 귀환에 기뻐하며 마중을 나간다.

작중에선 파야칸이라는 개체가 비중 있게 등장하며, 제이크의 둘째 아들 로아크와 긴밀한 관계를 맺는다.

파야칸은 상술한 툴쿤의 길을 어겨 추방된 개체인데, 이 때문에 완전히 홀로 생활하고 있으며, 툴쿤과 깊은 교우 관계를 맺은 멧카이나 부족도 파야칸을 추방자로 간주, 부족원들이 파야칸과 영혼의 형제자매 관계를 맺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멧카이나 부족원들은 정보 부족으로 인해 파야칸이 나비들과 툴쿤들을 살해한 포악한 학살자라서 추방당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실제로 첫 등장시 로아크를 노리던 아쿨라에게 돌진해 강력한 턱으로 암초에 들이받아 의식을 끊어버리는 툴쿤 기준으로 폭력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포악한 학살자라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파야칸은 자신의 어미가 눈 앞에서 인간들에게 살해당하는 모습을 보고 분노에 차 형제들과 나비족 전사들을 모아 시드래곤을 공격했으나, 함께한 형제들은 몰살당하고 본인도 지느러미 하나가 잘려나가는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툴쿤의 길은 이유와 명분을 막론하고 폭력을 절대적으로 금지하기 때문에 파야칸은 여전히 추방형을 피할 수 없었던 것이다. 파야칸 스스로도 이 추방을 정당한 처분으로 인정하고 있다.

극중 툴쿤의 비폭력주의가 매우 극단적으로 묘사되면서 파야칸의 추방 역시 툴쿤의 비합리적인 비폭력주의에 의한 것으로 이해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인간의 논리로도 파야칸의 행위는 처벌을 피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집단 단위의 충돌에 대한 대응은 집단의 합의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우리 마을 사람들이 옆 마을 사람들에 의해 부당한 폭력을 당한 상황에서 우리 마을이 옆 마을과 전쟁을 불사하는 대신 다른 방식으로 이에 대응하기로 결정했다면, 이런 결정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젊은 혈기에 친구들을 모아 옆 마을을 사적으로 쳐들어가 많은 친구들을 다치게 한 사람은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18] 물론 극중에서 툴쿤들은 다른 방식으로 대응하려는 모습조차 보이지 않고 그저 침묵하며 사냥당하는 매우 납득하기 어려운 모습을 보였기에 파야칸의 돌출행동이 관객의 심정적 동의를 얻는 것이다.

어쨌든, 툴쿤 무리에서 추방된 파야칸은 더 이상 툴쿤의 사회적 규율과 도덕에 구속되지 않는 입장이기에 영화 후반부에 자신의 막강한 신체적 능력과 지능에서 비롯된 전투력을 아낌없이 발휘한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자신이 행해온 도덕과 폭력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일전의 치기로 동족과 나비족들을 죽음으로 몰고 갔던 기억 때문인지 해저 바닥을 뒤집고 산호초를 부수며 분노를 삭이다가 결국 결심을 굳히고 전투에 뛰어드는 장면이 영화의 명장면이다. 시드래곤의 갑판에 브리칭으로 뛰어내려 거대한 덩치로 병사들을 뭉개버렸으며, 소총에 기관총, 리컴비넌트스켈 슈트용 대구경 중화기까지 수백 발은 족히 얻어맞고도 흠집 하나 나지 않는 방어력과 지느러미질 한 방에 갑판의 크레인과 크랩 슈트를 던져버리는 괴력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일부러 입을 벌려 약점을 노출해 작살을 쏘도록 유도한 뒤 딱딱한 갑피로 덮인 머리로 날아오는 작살을 튕겨내어 시드래곤에 날려보내 피해를 입히는 등 매우 지능적인 전술도 구사하며, 그나마 약점이라 할 수 있을 눈도 지느러미로 가로막아 보호하는 수준급의 반사신경과 전투능력을 보인다.

심지어 상기한 난동도 움직임이 제약되는 물 밖에서 바둥바둥거린 정도에 불과했다. 툴쿤의 힘을 전력으로 낼 수 있는 수중에서는 10미터 남짓한 피카도어 보트 따위는 장난감처럼 꼬리로 들어 수십 미터나 날려버린다.[19] 마지막에는 믹 스코스비가 탑승한 보트 옆에서 일부러 취약부위인 복부를 보여주며 도발한 뒤,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민첩성으로 지근거리에서 날아온 작살을 피하고 연결된 줄을 낚아채 끌고 가서 암초에 보트 바닥을 긁어버리며 기동불능으로 만들었다. 마무리로 보트 위로 뛰어넘어 지나가면서 와이어를 보트 상단부에 걸고 그대로 당겨서 암초에 고정시킨 뒤 상단부를 찢어버리는데, 이 과정에서 믹 스코스비의 팔이 와이어에 절단되는 장면이 화면에 그대로 담긴다.[20]

툴쿤치고는 그렇게 큰 체격도 아니라는 파야칸이 혼자서도 이렇게 압도적인 파괴력을 보였는데, 만약에 툴쿤 집단이 적극적으로 반격했다면 영화에서 나온 장비 따위로는 툴쿤 사냥은 꿈도 못 꿀 일이다. 심지어 툴쿤은 고래 이상의 신체적 능력에 인간 이상일지도 모를 지능까지 가지고 있다. 파야칸이 마지막 전투에서 보여준 모습만 봐도 인간의 무기체계와 그 한계, 전술을 이해하고 파훼하는 건 물론 지형지물과 도발, 페인트 동작까지 사용하며 교묘하게 역이용하는데, 말 그대로 외계인인 인간과의 겨우 세 번째 충돌에서 이렇게 깊은 전술이해도를 보일 정도로 학습과 응용이 빠르다면 이러한 지식을 툴쿤 사회에 전수하고 탐구하며 연습 및 훈련을 거쳐 집단적으로 대응할 경우, 인간은 더 이상 툴쿤을 사냥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정규군과 전쟁을 하듯 큰 비용과 피해를 감수해야 할 것이다. 달리 말하면, 이렇게 강력한 능력을 가진 만큼 그동안 극단적인 비폭력주의를 고수했던 것이라고 짐작이 가능하다.

그러나, 에이와의 세 가지 가르침에 의해 석기시대 이상의 문명이 발생하지 않았던 기존의 판도라와 달리, 성간여행이 가능한 수준의 기술과 경제를 가진 인간이 도래한 이상 툴쿤이 처한 상황은 기존과 질적으로 달라졌다. 무엇보다, 생태법칙에 따른 사냥의 경우 여러 이유로 생태계의 균형을 크게 해치지 않는 선에서 개체수와 사냥행위의 빈도가 균형을 맞지만, 산업적인 사냥은 생태법칙이 아닌 시장경제라는 별개의 논리에 의해 균형에 이르기에 극단적인 비폭력주의로 대응하면 멸종과 생태계의 혼란을 피할 수 없는데, 이는 평화와 조화를 추구하던 툴쿤의 길의 이념과도 반대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따라서 후속작에서 툴쿤의 절대적 비폭력주의가 변화할지도 모른다. 아바타: 물의 길의 부제를 맞힌 루머에 따르자면 4편의 제목이 툴쿤의 기수라고 하니, 파야칸 개인이든 툴쿤 사회든 영화의 갈등구조에 적극적으로 개입할지도?

6. 암리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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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쿤의 뇌에서 추출되는 물질. 성체 툴쿤 한 마리에서 사람 팔뚝만한 병 하나를 채취하는 게 고작이지만, 인간의 노화를 완전히 정지시키는 마법같은 효력을 지녔다.

7. 툴쿤 사냥

암리타를 얻기 위해서는 툴쿤을 '상처 없이' 사냥해야 하는데, 믹 스코스비를 포함한 툴쿤 사냥꾼들이 작중에서 보여준 방식은 아래와 같다.

8. 기타

9. 관련 문서



[1] 머리 크기가 10m 정도의 피카도어와 비슷하다.[2] 이 뿔이 자라는 모양은 성적이형을 보인다. 암컷의 뿔은 전방을 향하는 뾰족한 칼의 형태로 자라지만, 수컷의 뿔은 도끼처럼 넓직하고 크기도 암컷의 뿔보다 훨씬 크며 색깔도 화려하다.[3] 머리를 덮는 갑피는 작살을 정면에서 튕겨내고, 복부와 옆구리조차도 기관포나 유탄발사기 따위로는 기스 하나 안 나는 강도를 가지고 있어 최소 미사일, 작살포로만 관통이 가능하다. 영화에서도 외피가 너무 두꺼워 사냥이 힘들다는 언급이 나오며,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배나 옆구리 부분만 집중적으로 노리는 모습이 나온다.[4] 다만 툴쿤이 에이와의 영혼 나무와 소통한다는 설정을 봤을 때, 신경다발을 작중에 묘사된 것보다 훨씬 더 길게 체외로 뻗어낼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5] 영화 상에서 확인된 것은 파야칸은 청록색, 로아는 주황색.[6] 사실 툴쿤의 모티브가 된 현실의 혹등고래도 높은 지능과 인간에게 우호적인 성격으로 유명하지만, 툴쿤은 그와 비교도 안 되는 지능적인 면을 보여준다.[7] 물론 지구인과 나비족들이 공동으로 쓰는 언어는 아니라서 툴쿤의 음성 자체는 시청자들에게 짐승의 울음소리로 들린다. 그러나 멧카이나 부족처럼 대화가 가능한 상대일 경우 툴쿤의 대사는 아예 별도의 자막으로 표기된다.[8] 작중 묘사를 보면 텔레파시나 수화 등 통상적인 언어가 아닌 일종의 특별한 신호로 대화하는 것일 수도 있다.[9] 실제로 범고래의 변연계는 인간의 변연계보다 뉴런의 개수가 더 많으며, 용적은 훨씬 크다. 그러나 뉴런의 밀도는 인간보다 작기 때문에, 실제로 범고래가 인간보다 감수성이 풍부한지는 아직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10] 야생 범고래가 인간을 공격하지 않는 이유가 규율 때문이라는 말도 있다.[11] 단순히 숫자를 세는 개념은 훨씬 오래전에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12] 전혀 반격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신체 능력이 판도라의 해양 생물 중 최상위권이라 사냥이 쉽지 않다. 일단 전력으로 도망치기 시작하면 워낙 빨라서 추적이 힘들기에 툴쿤 사냥꾼들은 헤엄 속도가 느린 새끼에게 속도를 맞출 수밖에 없는 어미를 노린다.[13] 또한 그럴 능력이 있는.[14] 마일스 쿼디치가 사냥 중 믹에게 툴쿤이 반격하냐는 말에 '지느러미 한번 휘둘러 반격하는 것도 본 적 없다'고 답한다.[15] 성체 아쿨라 정도라면 가능할지 모르지만, 단독으로 다니는 습성상 툴쿤이 무리로 있다면 상대하기 힘들 것이다.[16] 툴쿤이 구전을 통한 사회를 기반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인간 기준으로 고대 영국의 드루이드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17] 마지막 단말마를 지르며 충혈된 눈을 뒤집으며 절명하는 모습이 끔찍할 정도로 잔인하다. 나중에 발견됐을 때는 눈의 홍채도 선명한 갈색이 아닌 거의 회색 빛깔에 가깝게 변해버렸다.[18] 실제로 구약성서에 정확히 이런 에피소드가 나온다. 야곱의 부족이 머물렀던 곳의 원주민 족장의 아들인 세겜이 야곱의 딸 디나를 강간하는데, 야곱은 이 사건을 부족간 캐삭빵이 아니라 세겜 부족원들에게 할례를 시키는 (= 두 부족이 종교 공동체를 맺게 하는) 것으로 매듭짓는다. 그런데 그 결정에 불만을 가진, 야곱의 두 아들이자 디나의 오빠들이, 할례를 받아서 몸이 약해져 있는 세겜 부족을 무단으로 침공하고, 그 침공 및 약탈 자체는 성공했으나 소식을 들은 야곱이 자신의 종교의 핵심 의식을 옆 부족을 기만하는 수단으로 쓴 것에 분개하면서 그 지역에서 자기 부족을 데리고 떠나버리게 된다.[19] 피카도어가 정면에서 총격을 가하며 달려오자 슬쩍 아래로 잠수해 피한 뒤 그대로 꼬리로 들어 던져버린다. 이 보트는 시드래곤의 엔진 근처까지 날아가 폭발한 뒤 스파이더가 엔진을 최대치까지 가동시켜 엔진에 화재를 일으킨다.[20] 자신의 지느러미를 앗아간 것을 그대로 돌려준 셈으로, 인간이 해양생물에게 가한 폭력을 그대로 돌려받는 모습으로서 포경 반대라는 주제의식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툴쿤이 비폭력주의를 지향하게 된 '폭력은 결국 폭력을 부를 수밖에 없다'가 성립하게 된 셈이다.[21] 동족을 지키기 위해 도망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사냥하는 모습을 봤을 때 스텔러바다소의 멸종 과정을 연상케 한다. 이들은 동료가 부상당했을 때 도망치는 게 아니라 그 주위에 몰려들어 보호하려는 습성이 있어 더 빨리 학살당했다.[22] 멀리서 쏘는 것도 아니고 거의 영거리까지 가서 쏘아댄다. 툴쿤이 반격하지 않는다는 걸 아니 이렇게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것.[23] 무엇보다 제임스 카메론이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고래를 다루는 다큐멘터리를 찍으면서 혹등고래도 관찰하는 영상도 있었다.[24] 반대로 생각해보면 멧카이나 부족들이 얼마나 툴쿤을 사랑하는지 알 수 있다. 툴쿤을 지칭할 때 'Tulkun People'라고 하고, 특정 개체들과는 영혼으로 이어진 의형제자매로 맺어지는 대사에서 멧카이나 부족은 툴쿤을 엄연한 인격체로 여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툴쿤들이 인간들에게 죽었을 때도 사냥당했다(hunted)는게 아니라 살해당했다(murdered)라는 표현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