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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의 폰이 퀸으로 프로모션하고 있다.[1] |
[clearfix]
1. 개요
Promotion
폰은 체스판의 반대편 끝에 도달하는 동시에 폰과 킹을 제외한 기물 중에 하나로 승격할 수 있다. 이 규칙을 프로모션(승진, 승급, 승격)이라고 한다. 마지막 행에 도달하면 더 전진할 수 없기 때문에 승진을 거절할 수는 없다. 이와 관련된 얘기는 후술. 대부분은 퀸으로 승진하기 때문에 퀴닝(Queening)이라고도 한다.
2. 상세
이 규칙 때문에 폰은 후반부 엔드게임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로 뿜어낸다. 미들게임에서 기물 차이를 크게 벌리지 못하고 비등비등한 교환만 하며 후반까지 왔다면 결국 승리하는 방법은 폰을 전진해 승격하는 것밖에 없기 때문이다.보병이 상대방 진영 끝까지 가서 볼모로 붙잡혀 있는 귀족을 구출해 오는 게 기원이라고 한다. 간혹 이를 부활로 알고 '죽은 말을 대체한다'로 아는 사람도 있으나[2], 이미 존재하던 말의 생사 여부와 무관하게 승진할 수 있다. 따라서 이론상 한 체스판 위에 같은 색깔의 퀸이 9개가 존재하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그랜드 체스 같은 일부 변형 체스에서는 "이미 존재하던 말이 죽어서 판 위에 있는 개수가 처음 개수보다 적은 기물"로만 프로모션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3]
승급하게 되면 승급할 말 중에 이미 죽은 말이 있다면 보통 그 말을 살려내서 올린다. 아니라면 같은 색의 바둑알을 준비해서 쓰거나 폰 2~3마리를 한 칸에 뭉쳐서 표현하기도 하고, 죽은 룩을 뒤집어서 대신[4]하거나 룩 위에 승급한 폰을 올려서 표시하거나, 뭔가 표식 같은 걸 만들어 붙이거나.. 등등. 이러한 불편을 감안해서인지, 비싼 체스 세트에는 여분의 퀸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말이 부족할 일이 없는 컴퓨터 체스에서는 그냥 퀸으로 추가되고, 공식 대회에서도 웬만해서는 여분의 퀸을 준비해 두었다가 이미 퀸이 있는 상태에서 승급할 때 사용한다. 여분의 기물을 위해 세트를 여러 개 사는 경우도 있다.
옛날에는 색을 바꿔서(즉, 상대편의 말로) 승급할 수도 있었다. 지금은 같은 색의 말로만(즉, 자신의 말로만) 승급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그 시절에도 킹으로의 승급이 불가능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비슷하게 승급을 거부할 수 있었던 때도 있다. 일부러 움직일 수 있는 자신의 기물을 없애서 스테일메이트를 유도하는 방법 정도로 쓸 상상 정도는 해볼 수 있겠지만, 역시 사실상 실용성은 없다.
가장 약한 기물인 폰이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간 끝에 가장 강한 기물인 퀸이 된다는 점이 묘하게 낭만적이라 매체 등에서 종종 인용되며[5], 2020년 큰 인기를 끌었던 넷플릭스 시리즈 퀸스 갬빗의 마지막 대국에서도 (연출상 딱히 강조되지는 않았지만) 주인공이 퀸 프로모션을 통해 승리한다. 이 작품에서는 고아 소녀였던 주인공이 체스로 정점에 올라서는 서사를 마지막 대국의 프로모션을 통해 표현했다고도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해설한 영상.
3. 언더프로모션
드물게 퀸이 아니라 나이트나 룩, 비숍으로 승진하는 것을 언더프로모션(Underpromotion)이라고 부른다.이중 실전적으로 언더프로모션되는 기물은 나이트뿐이다. 비숍이나 룩이 갈 수 있는 곳은 퀸 또한 갈 수 있기 때문에 후술할 아주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비숍이나 룩으로 승진할 이유가 없지만, 나이트는 퀸이 가지 못하는 칸을 갈 수 있기 때문.[6], 나이트의 특이한 행마를 활용하여 승진하여 몇 수 안에 체크메이트가 가능하거나 그에 준하는 압박을 할 수 있을 때 바꾸는 편이다. 알빈 카운터갬빗(Albin Countergambit)에서 폰을 나이트로 프로모션해서 즉시 체크를 걸고 공격의 흐름을 연속적으로 이어가는 라스커 트랩(Lasker Trap)이 있다. 그 외에도 퀸으로 프로모션하면 지지만, 나이트로 프로모션하면 비기는 경우도 존재한다.[*
[include(틀:체스게임,
a8=, b8=, c8=, d8=, e8=, f8=Kw, g8=, h8=,
a7=, b7=, c7=Qb, d7=, e7=Pw, f7=, g7=, h7=,
a6=, b6=, c6=, d6=, e6=, f6=Kb, g6=, h6=,
a5=, b5=, c5=, d5=, e5=, f5=, g5=, h5=,
a4=, b4=, c4=, d4=, e4=, f4=, g4=, h4=,
a3=, b3=, c3=, d3=, e3=, f3=, g3=, h3=,
a2=, b2=, c2=, d2=, e2=, f2=, g2=, h2=,
a1=, b1=, c1=, d1=, e1=, f1=, g1=, h1=)]
예시로 이 상황에서는 e8=N+!을 두면 포크로 퀸을 잡고 비기지만, e8=Q??를 두면 ...Qg7#으로 체크메이트를 당한다.]
다 이긴 판을 퀸으로 프로모션하면 스테일메이트로 놓치게 된다는 이유로 룩이나 비숍으로 프로모션하는 경우도 있는데, 사실 스테일메이트를 피해야 할 정도까지 왔으면 스테일메이트가 불안하다면 상대의 킹이 움직일 자리를 넓힌 다음에 퀸으로 프로모션하는 것이 훨씬 낫다. 그렇게 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도 이론상으로는 존재하나, 마스터 레벨에서는 이 정도로 큰 차이가 벌어지기 쉽지 않고, 낮은 레벨에서는 스테일메이트 각 자체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실전에서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실제로 이러한 프로모션은 대부분 경기 양상이 마스터 레벨로 가는 과도기에서 발생한다.
실제 게임에서도 언더프로모션이 나온 경우 중 절반 이상은 나이트로 승진했으며, 룩이나 비숍으로 승진한 경우는 대부분 전략적으로 필요해서가 아니라 어차피 바로 잡힐 말이라 뭘로 승진하든 상관이 없거나,[7] 룩이나 비숍으로 승진해도 강제 체크메이트가 가능한 경우에 퍼포먼스로 하향 승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체스 엔진의 경우 패배가 확정된 상황일 경우 언더프로모션이 상당히 자주 나온다. 엔진은 항상 최선의 수를 두려 하는데, 언더프로모션을 하든 안하든 점수에 차이가 없는 최선의 수이기 때문에 최선의 수 중에서의 무작위인 언더프로모션을 하는 것.
그랜드 마스터 히카루 나카무라의 경우에는 체스엔진 크래프티(Crafty)와의 대결에서 마지막에 나이트만 6개나 모아서 승리한 적이 있다.
[include(틀:체스게임, info=룩으로 프로모션해야 하는 예, a8=, b8=, c8=, d8=, e8=, f8=, g8=, h8=, a7=, b7=, c7=Pw, d7=, e7=, f7=, g7=, h7=, a6=, b6=, c6=, d6=, e6=, f6=, g6=, h6=, a5=, b5=, c5=, d5=, e5=, f5=, g5=, h5=, a4=, b4=, c4=, d4=Rb, e4=, f4=, g4=, h4=, a3=, b3=, c3=, d3=, e3=, f3=, g3=, h3=, a2=, b2=, c2=Kw, d2=, e2=, f2=, g2=, h2=, a1=Kb, b1=, c1=, d1=, e1=, f1=, g1=, h1=, caption=c8=Q??가 아니라 c8=R!을 둬야 이긴다.)] [8][9] | [include(틀:체스게임, info=비숍으로 프로모션해야 하는 예, a8=, b8=, c8=, d8=, e8=Bb, f8=Kb, g8=, h8=, a7=, b7=, c7=, d7=Pw, e7=, f7=, g7=, h7=, a6=, b6=, c6=, d6=, e6=, f6=Kw, g6=, h6=, a5=, b5=, c5=, d5=, e5=, f5=, g5=, h5=, a4=, b4=, c4=Bw, d4=, e4=, f4=, g4=, h4=, a3=, b3=, c3=, d3=, e3=, f3=, g3=, h3=, a2=, b2=, c2=, d2=, e2=, f2=, g2=, h2=, a1=, b1=, c1=, d1=, e1=, f1=, g1=, h1=, caption=d8=B!!가 유일한 이기는 수이다.)] [10] |
4. 여담
- 인터넷 체스나 게임 프로그램에서는 대부분 프로모션하는 상황에서 원하는 기물을 선택하는 메뉴가 나오는 방식을 사용한다. 옛날 게임이나 저용량 게임들 중에는 퀸으로만 프로모션되거나 옵션에서 다른 기물로 미리 바꿔줘야 하는 경우도 있다.
[1] 별개의 예제로 앙파상으로 오른쪽 흑 폰이 잡히고 있다.[2] 과거 대한민국에서 판매되는 체스 세트의 설명서에서 이렇게 설명한 경우가 여럿 있었다. 사실 체스 초기 일부 국가에서는 실제로 죽은 말로만 승격이 가능했는데 이런 잔재가 남은 것.[3] 이 경우 폰을 제외한 자신의 모든 기물이 보드판 위에 남아 있다면 맨 끝 줄로 이동할 수 없다. 그랜드 체스의 경우 이 경우에도 체크가 인정되나, 인질 체스를 비롯한 몇몇 변형 체스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체크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4] 이유는 별 것 없고, 뒤집어서 세울 수 있는 말이 룩뿐이라 그렇다.[5] 대표적으로는 거울나라의 앨리스가 있다.[6] 나이트는 퀸의 사각지대로 1수만에 이동할 수 있는 유일한 기물이다! 즉 다른 기물의 보호 없이 퀸을 일방적으로 공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미.[7] 가령 승진한 말을 직접 써먹는 게 아니라 다른 기물과 교환하는 게 목적인 경우.[8] 1.c8=R은 Ra8#를 위협하기 때문에 1...Ra4가 강제되고, 2.Kb3로 흑 룩을 공격함과 동시에 체크메이트 위협을 하면 ..Kb1 3.Kxa4로 흑 룩을 강제로 따내고 이길 수 있으며, 흑이 룩을 잡히지 않는 곳으로 이동할 경우 3.Rc1#으로 체크메이트가 된다. 1.c8=Q를 두면 흑이 1...Rc4+로 2.Qxc4를 강제해 스테일메이트로 무승부를 얻어낼 수 있다.[9] 사베드라 포지션(Saavedra position)으로 알려진 유명한 엔드게임 스터디의 한 부분이다.[10] 1.d8=B 이후 1...Bf7 2.Be7+ Kg8 3.Bxf7+으로 흑 비숍을 따내고 쌍비숍 메이트가 가능하며, 흑이 1...Bg6/Bh5를 두면 2.Be7+ Ke8 3.Bb5# 2수 메이트, 흑 비숍이 퀸사이드 방향(백 기준 왼쪽) 대각선으로 이동하면 2.Bf7 이후 흑 비숍이 어디로 가든 3.Be7# 2수 메이트이다. 참고로 폰 이외의 다른 기물을 움직이거나 폰으로 비숍을 잡으면 기물 부족으로, 퀸이나 룩으로 프로모션하면 스테일메이트로 무승부가 되고, 나이트로 프로모션하면 흑의 1...Ba4!(유일하게 흑이 비기는 수이다.) 이후 최선의 수로 둘 경우 메이트를 강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