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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禾姬생몰년 미상
고구려 유리명왕의 후실.
본래 고구려 골천인(鶻川人)의 딸이었다고 전한다. 골천은 유리명왕이 별궁을 지은 곳이기도 하다.
2. 행적
기원전 17년, 왕후 송씨(松氏)가 죽자 한나라 사람의 딸이었던 치희와 더불어 유리명왕의 후실이 되었다. 이후 치희와는 라이벌이 되어 늘 왕의 총애를 두고 다투었다. 그 싸움이 극심해지자 유리명왕도 이를 견디지 못하고 한 궁에서 살지 못하게 하였으며, 대신 양곡에 따로 2개의 궁을 지어 따로 살게 했을 정도였다.하루는 유리명왕이 사냥을 나가서 7일 동안 돌아오지 않았는데, 그 사이에 치희와 또다시 크게 다투었다. 이때 한나라 출신이었던 치희의 출신을 비꼬면서 "한나라의 천한 종년(婢妾) 주제에 무례하게 구느냐?"며 심한 모욕을 주었다.[1] 이에 화가 난 치희는 그대로 궁을 나갔는데, 뒤늦게 이를 알게 된 유리명왕은 말을 달려 치희를 찾으려 하였으나 끝내 찾지 못하였다. 울적해진 유리명왕은 이후 꾀꼬리 한 쌍이 노래부르는 광경을 보고는 그 유명한 황조가를 지었다.
3. 기타
왕후 송씨 사후 왕의 정실이 되었고 전한 한족(漢族)[2] 출신이었던 치희를 인종차별한 것으로 보아 고구려 명문가 출신이었음은 확실하다. 당대 고구려가 그리 힘 있는 나라가 아니었음을 고려하면 치희가 전한 기준에서야 변방 시골 귀족 수준이었겠지만 소국이라도 왕의 정실이 될 수 있을 정도의 혈통은 맞았을 텐데, 아무리 사이가 나쁘다지만 인종차별한답시고 비첩 운운한 걸 보면 성격이 그리 좋은 사람은 아니었던 모양이다.그와 별개로 유리명왕이 치희에게 보인 태도를 보면 유리명왕은 치희를 꽤 총애한 걸로 보이는데, 고구려 유력자 출신이었던 화희 입장에서는 외국 여자를 총애하는 태도를 못마땅해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그런 화희를 견제하려다 너무 나간 걸로 보인다. [3]
기원전 12년생인 해명태자의 어머니가 왕후 송씨의 자매가 아니라면 화희일 가능성이 높다. 왕후 송씨는 기원전 17년에 사망했고, 캣파이트를 정면에서 격렬하게 벌인 걸로 모자라 이혼을 터부시하는 당대 중국 출신임에도 인종차별당했다고 이혼을 감행할 정도의 성깔인 치희가 5년 가까이 캣파이트를 끌었을 것 같지는 않기 때문에 왕후 송씨의 자매와 결혼했다는 기록이 없는 이상 송씨의 자매가 아니라면 자연히 화희라는 결론이 나온다. 민중왕과 고재사도 화희의 자식이라면 고구려의 왕계는 화희를 통해 이어지게 된다.
[1] 비첩(婢妾)은 계집종인 비자(婢子) 신분으로 양인 남성의 첩이 된 여성을 말한다. 치희는 중국인이지만 왕의 정실이니 엄연히 귀족 출신이었을 텐데, 그런 치희를 천민 내지는 노비라 부르며 모욕한 것이다.[2] 유리명왕이 화희, 치희를 후실로 삼을 당시 중국은 전한이었다.[3] 아니면 기록에서 어머니가 불명인 도절태자가 치희의 아들이라서 견제하려다 그 사단이 난 걸 수도 있다. 도절태자는 기원전 6년 부여의 대소왕이 인질로 내놓으라고 유리명왕을 압박하자 유리명왕이 보내려고 했는데 도절 본인이 강하게 거부해서 끝내 가지 않았다. 이에 대소왕이 대군을 이끌고 고구려를 공격했지만 한겨울이었던 탓에 폭설이 내려 후퇴했다. 아무리 부여가 고구려보다 한참 강성했던 시절이라지만 너무 강경한 태도이기 때문에 도절태자의 어머니가 중국인이라서 이러니저러니해도 주몽과 동성(同姓)이라는 인식은 있던 대소왕이 당주로서 꼰대질을 한 걸 수도 있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추측의 연장선이며 자식도 있는 치희가 모욕을 좀 받았다고 뒤도 안돌아보고 바로 떠나버렸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