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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네모바지 스폰지밥 시즌 1의 에피소드. 1999년 12월 31일에 방영되었다.스폰지밥 에피소드 중에서 흔치 않게 초현실주의적인 줄거리와 세기말의 SF스러운 연출, 그리고 코스믹 호러스러운 요소까지 가져 현재까지도 자주 회자된다.
2. 줄거리
일요일 아침, 징징이는 클라리넷 연습을 위해 창문을 열고 연주하려다[2] 스폰지밥네 집의 자명종 세례를 받게 된다. 일어난 스폰지밥이 창문 너머로 해파리 사냥을 권유해오자, 징징이는 거절하려 했지만 자명종 소리의 충격으로 인해 입으로 들어간 클라리넷 때문에 말소리가 나오지 않아 결국 스폰지밥이 멋대로 집에 찾아오게 된다. 문밖에서 스폰지밥과 뚱이가 준비 됐냐고 물어도 쌩까고 클라리넷을 불려 했으나, 끈질기게 문을 두드리며 권유를 해오자 문을 닫으며 거절하지만 어느새 이들을 집 안으로 들이게 된다. 골치가 아파진 징징이는 이들을 쫓아내며 일도 안 하냐고 따지지만, 일요일이라 가게가 문을 닫아서 일을 못한다고 스폰지밥이 설명한다. 그러자 아이디어가 떠오른 징징이는 곧 나가겠다는 핑계로 이들을 집밖에서 기다리게 한 뒤, 몰래 집게리아로 숨어들어 가서 편히 연주하려고 시도한다. 하지만 언제 알아차렸는지 스폰지밥과 뚱이가 어느새 집게리아까지 찾아와서는 그를 찾고 있었고, 징징이는 급히 냉동고 속에 들어가 이들을 따돌리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손잡이가 얼어붙어서 열리질 않았고, 징징이는 누군가가 자신이 없는 걸 알고 찾으러 올 거라며 희망을 가졌지만 그대로 그 안에서 2000년의 세월을 보내게 된다.[3][4]그렇게 까마득한 세월 동안 냉동 오징어[5]가 되어있었던 징징이는, 냉동실의 문짝이 망가져서 밖으로 빠져나온 자신을 발견한 스폰지밥의 머나먼 후손 사이보그 '스폰지트론'[6]이 레이저[7]로 해동해준 덕분에 깨어나게 된다. 그에게 미래에 온 걸 환영한다는 말을 들은 징징이는 창밖을 확인하자 주변 환경이 모조리 크롬으로 뒤덮여있는 기괴한 상황에 경악한다.[8][9]거기다 어느새 스폰지트론은 자신을 복제해 3명이나 되는 클론을 탄생시켜서 소개하고 있었다. 이것이 꿈이라 여긴 징징이는 '미래'라고 외치며 윗몸일으키기를 하는 기이한 행동을 보이지만[10],[11] 벽돌을 얻어맞고 정신을 차린다. 그 후 자신은 여기 있을 수 없다며 뭐든 해야 된다고 호소하자 스폰지트론 클론들이 '해파리 사냥'을 외쳤고, 그 자리에서 뚱이의 후손인 '뚱이트론'[12][13]이 나타난다. 징징이가 자신이 원래 세계로 돌아가야 한다고 부탁하니 스폰지트론이 타임머신[14]이 있는 위치를 알려주었고, 그걸 타고 과거(현재)로 이동한다.
그러다가 타임머신이 너무 오래 전으로 데려다주는 바람에 이번엔 원시시대[15]로 오게 된다. 여기서 스폰지밥과 뚱이의 조상을 만나는데, 이 둘은 해파리를 보더니 겁을 먹으며 이리저리 날뛰다 직접 쥐고 고통스러워하는 기행을 펼치고 있었다.(...) 황당했는지 징징이는 자기가 그들의 옷으로 직접 해파리채를 만들어서 해파리 사냥을 가르쳐줬다. 이를 즐기는 모습을 본 뒤 안심하고 혼자 클라리넷을 부는 찰나, 이 소리를 듣고 스폰지밥과 뚱이 조상이 화내면서 쫓아오자 급히 타임머신으로 피신하게 된다. 그 뒤 자신을 다시 보내달라며 타임머신의 레버를 마구 건드리다 부러뜨리게 되는데, 그 부작용으로 오류가 일어나서[16] 타임머신이 한없이 납작해지고는 이번엔 시작과 끝을 통 알 수 없는 이상한 세상[17]으로 오게 된다. 징징이는 영문을 몰라도 일단은 이제 아무도 없으니 혼자서 쉴 수 있다며 편하게 드러눕지만...
| 미국판 | 더빙판[18] |
그 공간에는 문자 그대로 ''정말 아무도 없어서'' 급격히 공포에 질린[19] 징징이는 타임머신을 찾지만 아무리 찾아도 타임머신이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없자 난동을 부린다. 효과가 있었는지 타임머신의 천장이 꺼지며 징징이는 다시 돌아온다.
그 뒤 제발 자기가 살던 세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타임머신에게 간절히 애원하자 겨우 비키니시티로 귀환하는 데에 성공한다. 타임머신 밖에서는 현대의 스폰지밥과 뚱이가 자신을 반기고 있었고, "너희들 무사히 만나서 기쁘다"라는 말까지 할 정도로 돌아온 것을 기뻐하는 징징이에게 곧바로 해파리 사냥을 가자고 재촉한다. 징징이가 단칼에 거절하며 대체 어떤 멍청이가 그딴 거 가르쳐준 거냐고 묻자, 자신을 가리키며 "바로 너잖아!"[20]라는 대답을 듣게 된다. 눈이 휘둥그레진 징징이는 그들의 웃음소리 사이에서 "다시 떠날래."[21] 중얼거리는 거로 끝.
3. 기타
이 에피소드는 시즌 1에 속하기에 실제 잉크로 채색해 제작된 아날로그 셀 애니메이션이지만, 위 장면에서는 시범적으로 시즌 2부터 사용되는 디지털 채색이 사용되었다.[22]
쥬라기 스폰지밥 후반부에서 등장한 로봇과 원시인의 듀오 뮤직 비디오에서는 본편에서 징징이가 '미래'를 외치며 윗몸일으키기를 하는 장면, 스폰지트론이 자기 소개를 하는 장면 등이 쓰였다.[23]
징징이의 자살과 비슷한 괴담류 에피소드이지만 징징이의 자살이 말 그대로 지어낸 이야기인 반면 이쪽은 진짜로 방영된 에피소드라는 면에서 차이가 크다. 그리고 유혈묘사는 없으나 원시 스폰지밥과 원시 뚱이가 클라리넷 소리에 자극받아 징징이를 해코지하려는(!) 소극적인 폭력묘사가 있는데 이전에 고생대 바다 특유의 기괴한 분위기가 무섭게 만든 면이 강하다.
스폰지트론의 대사 중 하나인 "미래엔 모든 게 크롬이야!(Everything is Chrome in the future!)"가 대부분의 웹 브라우저가 Chromium 기반이 되며 현실화되었다는 농담이 있다.
이 에피소드의 방영일인 1999년 12월 31일은 니켈로디언에서 2000년 기념을 위하여 공상과학을 주제로 삼은 여러 에피소드들이 방영된 날이다. # 이 시기에는 밀레니엄, 사이버 열풍 등 기대와 Y2K 괴담,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 등 걱정이 섞인 세기말적 분위기의 컬트적 붐이 일어났었다.[24]
이 사실과 더불어 이 에피소드는 1999년 3월 28일 처음 방영된 퓨처라마의 첫 에피소드 Space Pilot 3000의 초반부 줄거리와 매우 유사하다.[줄거리] 거기에 에피소드 방영 전 논의된 에피소드 이름도 "Spongebob 3000" 이다. 하지만 영향을 받았는지는 제작진이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
2024년 7월 15일 이 에피소드의 후속편이라고 할 수 있는 'PL-1413'이 방영되었다.[26] 여기서는 게살버거 비법을 훔치려는 플랑크톤이 실수로 타임캡슐에 들어가 2000년 뒤의 미래로 간다. 이 때 나온 미래의 모습 역시 전작과 마찬가지로 크롬으로 뒤덮혀 있다. 다만, 내용은 다소 가볍고 개그성이 짙은 편이다.
3.1. 해석
특유의 초현실적이고 기괴한 내용 때문에 당시 어렸을 적에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트라우마를 안겨준 에피소드로, 아예 코즈믹 호러를 묘사한 에피소드로 보는 경우도 많다.일단 이 에피소드의 주요 소재가 타임머신이고, 코즈믹 호러가 알 수 없는 미지에 대한 공포를 포함한다는 것을 생각을 해보면, 다원우주론에 입각한 코즈믹 호러를 스폰지밥 식으로 연출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이상할 정도로 넓은 공간과 그곳에서 발생되는 소외감과 공포는 리미널 스페이스나 Backroom과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기 때문에 더 주목받았다.
그리고 엔딩에서 스폰지밥과 뚱이가 징징이를 찾으려 할 때만 해도 집게리아에 있었는데 징징이가 돌아온 시점에서는 마치 돌아온다는 것을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타임머신이 오기도 전에 그 앞에서 허공을 바라보며 서있어서 그 기괴함이 배가 된다. 게다가 이 둘은 어째서인지 징징이가 자신들의 조상에게 해파리 사냥을 가르쳤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징징이의 반응도 만만치 않게 기묘한 것이, 다시 미래로 간다거나 과거로 간다는 것이 아닌, 그냥 ''돌아갈래''이다.
이런 내용 덕에 해당 에피소드에 대해 심오한 해석을 내놓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 에피소드에서 나오는 공허를 니체의 허무주의 사상과 엮어서 해석하거나, 사실 광활한 하얀 공간은 죽음을 묘사한 것이고 엔딩에서 스폰지밥과 뚱이가 있는 곳은 현실세계가 아닌 연옥이라는 해석을 내놓는 사람도 존재한다.[27]
사실 스폰지밥은 원래 전개나 결말이 뜬금없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이게 의도치 않게 공포를 유발하는 것이 스폰지밥만의 특징이기도 하다. 이런 세기말의 SF스러운 분위기와 미지의 장소에서 겪는 공포를 스폰지밥 식으로 훌륭하게 연출하여 본작을 "스폰지밥 최고의 명에피소드"로 꼽기도 한다.
[1] SpongeBob의 약자와 시즌 1, 그리고 에피소드 29번째 제작분을 뜻하는 프로덕션 넘버이다. 원래는 'SpongeBob 3000', 'How I Learned to Stop Worrying and Love the Sponge' 라는 제목을 붙이려 했다고 한다.[2] 이 때 나레이터는 시청자에게 다들 귀마개를 준비하라며 주의한다(...).[3] 달력을 자세히 보면 4017년 3월 6일이라고 적혀있다. 2000년이 지났으니 현재 시점의 날짜가 2017년 3월 6일이라는 말이 된다. 여담으로 나레이션으로 이 날이 일요일이라고 나오는데 실제 2017년 3월 6일은 월요일이다.[4] 이때 타임 카드의 성우가 구조를 기대한 징징이를 비웃듯이 맥빠지는 목소리로 '2000년 후...'라고 말하는 게 개그[5] EBS판에선 오징어 화석으로 번역되었다.[6] EBS판은 스펀지소립자로 번역되었다.[7] 망치를 꺼내 내리치려는가 하더니, 망치에서 고열의 레이저가 발사된다. 생긴 것만 우리가 아는 망치고, 성능은 광학 무기 정도 되는 듯.[8] 밖에서 말미잘 한 송이가 피어나자 즉시 직원이 찾아와 크롬 스프레이를 뿌려버린다.(...)[9] 다만 재능방송판에서는 얼어있는 것으로 번역되었다.[10] 재능방송판에서는 주문을 외우면 복제가 된다는 말에 '콩 나와라', '열려라 참깨', '도깨비 방망이', '징징이 나와라' 등의 주문을 외우는 것으로 바뀌었다.[11] EBS판은 미랜 싫어를 4번 외친다.[12] 선조와 똑같이 생긴 스폰지트론과는 달리 머리가 둘 달려있다.[13] EBS판에선 별가소립자[14] 여담으로 처음엔 잘못 알려줘서 왼쪽 문으로 들어갔는데 거긴 깡통따는 기계 자리여서 회오리 감자처럼 갈려버렸다.(...)[15] 주변에 삼엽충이 있는 것으로 보아 캄브리아기로 보인다.[16] 이 때 '미래'라 써있던 계기판이 슬롯머신처럼 작동하더니 꽝이 나오고는 징징이를 'Loser(바보)'라며 놀린다.[17] 시공의 틈(?)으로 빨려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또 다른 추론으로는 세계가 만들어지기 전의 무 혹은 빅뱅이 일어나기 이전의 아무것도 없는 세계라는 말이 있다.[18] 메이플스토리 패러디 영상이지만 대사 자체는 그대로이다[19] 연출이 기묘한데, 혼자라 안심하는 징징이의 말이 되풀이되며 이윽고 점으로 사라진다.[20] EBS판은 "너잖아, 깐깐징어!"[21] EBS판은 대사가 없다.[22] 시즌 2 제작 자체는 1999년 8월 17일 시작되었는데,# 이 에피소드에서 시범적으로 디지털 채색을 사용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23] 여담으로 이 에피소드에서 징징이가 선사시대에 도착했을 때 본 풍경으로 암모나이트가 헤엄치는 장면이 나오는데 쥬라기 스폰지밥에서 재탕되었다.[24] 한국에서도 레쓰비 캔커피 광고를 내세울 때 "이 세상 커피가 아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을 정도.[줄거리] 일을 싫어하는 필립 J. 프라이가 냉동 수면 기계에 빠져서 미래에 깨어나는 플롯은 징징이가 스폰지밥과 뚱이를 피하다가 4000년대에 깨어난 줄거리와 매우 유사하다.[26] 국내엔 아직 방영되진 않았지만 후속편임을 생각하면 "플랑크톤의 시간여행"으로 방영될 가능성이 높다.[27] 다만 옴니버스임을 감안해도 징징이가 다음 에피소드에 멀쩡히 등장하고 애초에 주역이 사망하는 에피소드가 제작진들의 심사를 받고도 무사히 방영될 일이 없으니 일종의 괴담으로 받아들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