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대립하거나 비교되는 인물 또는 집단이 있는데 양자의 수준이 (나쁜 쪽으로)[1] 비슷할 경우 사용하는 말. 양비론의 가장 전형적인 예시이기도 하지만, 이 말 자체는 옳다 그르다를 평가할 수 없는 명제 자체가 아니다. 사용하는 맥락에 따라서 적절한 표현인지 잘못된 왜곡인지가 드러난다.비슷한 표현으로 '오십보백보', '도토리 키 재기', '그 밥에 그 나물' 등이 있으며, 피장파장, 대동소이, 도긴개긴[2] 등이 있다.
2. 정치에서
정치 또는 사회에 대한 깊은 환멸을 느낀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지만 양비론은 정치적 무관심이 아니며 투표를 하지 말자는 것도 아니다. 정치에 의욕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도 옳고 그름을 섣불리 판단하지 않는 중립적 태도를 얼마든지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런 오해가 널리 퍼진 것은 한국의 유권자들이 스스로 정치적 신념을 가지고 정당을 찾아 정치에 참여하기보다는 정당의 입장을 개인이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현상이 보편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유권자가 자신만의 정치적 입장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경우가 많다. 양비론자를 정치적 무관심에 빠진 사람이라고 치부하는 것은 흑백논리나 다름없다. 실제로 대부분의 정치적 양비론자들은 윤리적으로 별 차이가 없으니 소속과는 별개로 내 입맛에 더 맞는 정책을 내거는 인물을 찍는 게 낫다는 생각을 하는 것뿐이다.
3. 논쟁에서
논쟁에서는 흔히 물타기로 불리는 논점 흐리기 혹은 자신이 속한 집단이나 세력에 대한 두둔으로 쓰이는 경우가 있다. 좀 더 쉽게 말하면 여론 호도나 전환을 위해 쓴다. 여기에는 프락치질이나 코스프레를 동원한다.예를 들어 A세력과 B세력이 서로 경쟁관계인데 B세력이 내/외부의 잘못으로 비판을 받거나 수세에 몰렸을 때 B세력의 사람이 중립인 척 혹은 온건한 A세력의 사람인 척 하며 "A나 B나 똑같아!" 라는 식으로 깎아 내리는 것이 대표적이다. 주로 쓰이는 곳은 정치적 논쟁이지만, 친목질이나 인터넷 커뮤니티 간의 다툼에도 두루 나타난다.
가장 단적인 예는 이런 식이다.
(전략) A: 그러니 B세력을 처벌해야 합니다! B: 너네는 털어서 먼지 안 나오냐? (후략) |
4. 기타
그냥 무관심하거나 머리가 나쁜 사람들이 양비론에 잘못 빠져 쿨게이가 될 수도 있다. 다만 그런 사람치고 진짜로 뭘 좀 알아서 그놈이 그놈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몇 마디만 물어봐도 바로 밑천이 나온다. 정말 귀기울여야 할 것은 오랜 세월 동안 대립하는 두 유형을 파악했고, 단순히 선악으로 구별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는 걸 아는 사람들의 입장이다.민중운동가 함석헌 선생은 정치적 무관심을 비판하면서 "정치란 덜 나쁜 놈을 골라 뽑는 과정이다. 다 똑같은 놈이라고 투표를 포기한다면 제일 나쁜 놈이 다 해 먹는다." 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다만, 이와 비슷한 관용어는 함석헌이 발언한 이전에도 계속 쓰이던 말이다.
5. 관련 문서
[1] 좋은 쪽이라면 난형난제, 용호상박같은 표현들을 쓴다. 애초에 문서명이 그놈이라는 비하명칭을 쓴 이유가 바로 비판이기 때문이다.[2] 간혹 도긴개긴을 도진개진, 도찐개찐, 도낀개낀, 도끼니개끼니, 개진도진 등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모두 표준어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