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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16 18:36:59

피카레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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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특징3. 유형4. 탄생 배경
4.1. 전통적인 영웅상4.2. 피카레스크의 등장4.3. 피카레스크에 대한 오해와 변질
5. 목록6. 관련 장르7. 관련 문서

1. 개요

피카레스크(프랑스어: picaresque, 스페인어: picaresca)는 15~16세기 스페인에서 처음 등장한 문학 장르의 하나로, 주인공을 포함한 주요 등장인물을 도덕적 결함을 갖춘 악인으로 설정하여 이야기를 이끄는 것을 가리킨다.[1] 후대에는 소설의 한 양식을 말하는 말로 파생되기도 했다. 이 장르와 상반되는 장르는 악역이 없는 작품이다.[2]

주로 악인인 주인공이 자신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여기에서 유래한 소설의 구성 방식은 피카레스크식 구성이라고 한다. 이 구성은 중심 인물과 배경이 동일하고, 주제가 유사한 것이다. 반면 이와 유사한 옴니버스식 구성은 사건뿐만 아니라 인물과 배경도 전혀 다른 독자적인 이야기를 묶어 놓은 구성을 말한다. 물론 이때 주인공이 악역인지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이런 구성의 소설을 현대 문학에서는 피카레스크식 소설, 옴니버스식 소설이라고 한다.

2. 특징

이 장르의 절대적인 규칙은 주인공의 악행에 토를 달지 않아야 하고, 그렇다고 도덕적 옹호도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3] 예를 들면 주인공이 쾌락을 위해 악행을 벌이는 데다 그 악행이 그저 본인의 의지인 시계태엽 오렌지는 훌륭한 피카레스크이다.

이야기의 서술방식이나 초점이 주인공에게 맞춰지기 때문에 독자들은 악인인 주인공에게 명백한 악행이라도 쉽게 공감하거나 동정 및 연민을 느끼게 된다. 주인공의 시선에서 나오는 악행에 대한 변명에 독자들이 동화되고 쉽게 믿는 것이다. 하지만 악행을 미화하기 위한 감성팔이는 작품성을 떨어뜨린다. 게다가 이게 언더도그마와 겹치면 부작용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렇게 미화되는 악인형 주인공에 대한 독자의 반발심이 심해지면 오히려 주인공이 아니라 그 주변 캐릭터 또는 주인공과 대립하는 쪽에 공감을 하게 된다.[4] 물론 작품 해석이야 독자들 주관에 맡길 수밖에 없는 영역이지만, 이 경우 피카레스크 장르의 공통적 핵심주제인 소위 그놈이 그놈을 망각하고 해당 장르의 다른 작품들도 왜곡될 수 있는 오류이다.

이런 작품에서 주인공은 그나마 독자와 공감할 만할 면모[5] 혹은 최소한의 양심[6]이 표현되거나 주인공이 악하면 그 상대도 악해서[7] 악(惡) vs 악(惡)[8]의 구도를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악한소설(惡漢小說)' 또는 '건달소설(乾達小說)'이라고도 부르며, 그 이유는 어원이 스페인어로 '악당(picaro)'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피카레스크 작품에서는 전통적인 서사시에 나오는 정의롭고, 합리적이고, 이상적인 모습의 영웅이 아닌 자신의 이익과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존재인 안티히어로가 나온다. 안티히어로는 기존의 영웅상의 안티테제를 취하는 격이기에 영웅이라 불릴 수 없다. 피카레스크 작품의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선함과는 거리가 멀고 안티히어로의 성향이 강해서 일종의 영웅주의를 일컫는 개념이 아닌 것이다. 안티히어로는 '기존의 영웅상을 완전히 탈피하는 차원'에서 나온 개념이다.

도덕적으로, 그리고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되는 사고방식을 가진 주인공에게 독자를 몰입시켜야 하기 때문에 장르 자체가 잘 쓰기가 매우 어렵다. 사실상 등장인물의 비도덕적인 행동을 순수 텍스트만으로 독자를 동화시키고 설득시키는 장르이기 때문에 일단 작가가 굉장히 말빨과 필력이 좋아야 한다. 주인공의 행동을 어정쩡하게 실드치는 스토리텔링이 되어 버리면 그저 그런 양산형 악인 미화 작품 또는 세탁기 소리를 듣게 된다.

3. 유형

이 문서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4. 탄생 배경

4.1. 전통적인 영웅상

전통적으로 영웅은 그 시대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특징을 갖추고, 긍정적인 방향을 추구하는 모습으로 나왔으며 반드시 승리한다. 가끔씩 작은 악행이나 실패를 하는 경우가 있어도 "실수였다/누군가의 저주였다/불행이었다!"나 "오 비극이로다!" 식으로 서술자가 옹호를 해주곤 했다.[14]

즉, 이때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주인공=선역', '주인공의 반대=악역'의 구조가 진리처럼 잡혀 있었고, 영웅, 즉 이야기의 주도자는 반드시 정의롭고, 이상적이거나 긍정적인 존재였다.

허나 이런 구조는 서사적 구조가 발전하고, 인물들의 성격과 특징이 복잡해지며 변화를 맞는다. 관객이 대체 누구 장단에 맞춰 응원해야 할지 모르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런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작품은 셰익스피어맥베스이다. 맥베스는 주인공 주제에 반역자에 살인자요 최종목표는 찬탈이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4.2. 피카레스크의 등장

그러다가 급기야는 안티히어로가 주인공이 되는 이야기(악인극)까지 나왔다. 물론 초기의 이런 작품들은 그냥 민초의 대리만족 시선 바꾸기 정도에 그쳐, '결국 그 불한당은 꼴딱 죽어버렸다더라~' 하고 시시껄렁한 결말로 가기 일쑤였지만 이는 더 구체적이고 발전해 악인 주인공이 끝내 모든 걸 다 박살 내는 내용이 되었다. 이러한 주인공을 \'안티 히어로'라고도 부르는데 '히어로' 자체가 보편적으론 '영웅'이라는 뜻도 되지만 '주인공'이라는 뜻도 되듯이 말이다. 그래서 기존의 주인공의 안티테제격인 존재이기에 이러한 안티 히어로를 이야기의 소재로 삼은 게 바로 피카레스크이다. 따라서 소시민적인 성향도 안티 히어로(피카레스크)에 적합하다.

바로크 시기 혼란하고 쇠락해가던 스페인에서 시작된 만큼 사회풍자성을 지니고 있다. 전반적으로 악인 주인공은 기실 하층민적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사회적인 비판과 어느 정도 맞닿아 있다. 이런 풍자, 비판성과 맞닿아 독자와의 공감을 형성한다고 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악인 주인공의 미화나 승리로 끝나기 보단 그들의 악행에 대한 후회나 속죄, 심판 같은 배드 엔딩의 도식을 가지고 있다. 승리로 끝나는 경우도 현실의 부조리를 극대화하는 장치로써 사용하는 정도.[15]

4.3. 피카레스크에 대한 오해와 변질

오늘날에는 악인이 주인공인 작품이라면 곧 피카레스크로 취급되고 있어서 본 장르 자체를 악행 미화 내지 악한이 마음대로 설치는 게 전부인 장르라고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본 장르의 원래 취지는 악행 미화나 악당 만만세 하는 것이 아닌, 악인 주인공의 시각으로 악에 물든 세태나 인간군상을 풍자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현대에는 펄프 픽션 양산 문제가 너무 심각해서 이러한 피카레스크의 원래 주제가 변질된 작품을 심심찮게 볼 수 있긴 하지만, 본래의 피카레스크는 절대 그냥 악당이 주인공인 장르도 아니고, 도덕적 교훈이 없는 장르도 아니고, 현대에 범람하는 감정배설형 사이다류 아류작들 처럼 그냥 악당이 다 해먹는 장르가 아니라는 것이다.

현대에는 피카레스크=악한 주인공이 나오는 작품으로 통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적어도 장르 자체를 만들고 규정한 근세 스페인 문학 기준에선 피카레스크는 오늘날처럼 이렇게 단순히 악인 vs 악인 구도가 아니라 썩어빠진 사회가 어떻게 썩어 빠진 인간을 만드는가 조명하는 이중비판적 리얼리즘이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돈키호테는 피카레스크가 아니다. 최대한 나쁘게 봐도 주인공 돈키호테와 산초판사는 민폐는 끼쳐도 악인이 아니라, 지랄맞은 세상에 꺾이지 않고 나름의 정의를 설파하는 인물들이기 때문이다.[16] 반면 진짜 화자가 왜 그따위로 사는 인간이 됐는가 조명 자체는 하지만, 여기에 대한 어설픈 동정심이나 옹호 같은건 하나도 없이 부정적 인물상인 주인공이 어떻게 마찬가지로 썩어빠진 주변 세상과 같이 몰락하는가를 그린 라사리요 데 토르메스의 삶, 그의 행운과 불운과 셀레스티나를 피카레스크 장르의 시발점으로 꼽는 것이다.

원피스는 주인공이 비록 엄연한 해적이고 정의를 표방하지 않으며 명백히 죄를 저지른 사례가 있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의식적으로 악행을 저지르는 성향도 아닌 중립적인 성향을 가지기 때문에 피카레스크라고는 할 수 없다.

5.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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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관련 장르

특성상 피카레스크와 겹치는 경우가 많은 장르들. 피카레스크는 인간 비판다크 판타지 작품들만큼이나 호불호가 극심한 요소들이 매우 많다. 분위기 자체가 매우 어둡고 잔혹하기 때문이다.

7. 관련 문서



[1] 주동인물이 악인이기에 적들은 선역 또는 반동 인물로 등장하거나 또 다른 악역이 그 악역을 적대하는 구도로 이루어진다.[2] 반면 무조건 해당 장르들이 서로 안티테제까지 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피카레스크에서는 악역들이 많거나 반동인물이 악역을 적대한다고 해서 선역이 아예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피카레스크 중에서도 극단적인 작품은 선역이 전혀 없이 순수하게 악인들만 등장하는 것도 있다.[3] 반대로 그 대척점에 있는 장르는 악인 미화라는 도덕적 결함이 있는 작품이다. 예를 들면 주인공이 놀고 먹고 싶어서 강도짓을 했지만 그 짓을 당한 사람이 맨날 술먹고 자기 가족을 폭행하는 악인이었던 작품이 있을 때, 주인공이 강도짓을 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당한 사람이 악인이니 당해도 싸고, 주인공이 한 강도짓을 잘한 일이라고 옹호하면 그게 바로 악인 미화로 피카레스크가 아니게 되는 것이다.[4] 악인형 주인공에게 피해를 입었거나, 혹은 주인공보다 상대적으로 악행의 강도가 덜해 보이거나, 아니면 악인이 아니지만 선인도 아닌 캐릭터를 단지 주인공과 대척한다는 이유로 정의의 편이라고 착각하고 동정하는 경우가 많다.[5] 예를 들면 영화 아수라의 주인공 같이 범죄자 주인공이 자기 친구나 가족만을 소중하게 여기거나, 주인공이 생계를 위해 악행을 저지르는 소악당이다.[6] 예를 들어 살인청부업자 캐릭터들이 필요한 일 이외에는 사람을 죽이지 않고 업무할 때 역시 의뢰 대상만 죽이고 중간 과정에선 최대한 불살을 지키는 식으로 묘사한다.[7] 특히 이때 상대역은 천인공노할 수준의 악인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다.[8] 권악징선구도도 포함된다.[9] 주로 코믹을 섞은 피카레스크나 범죄활극 계열 같이 장르 자체가 조금 가볍거나 나쁜 녀석들 시리즈처럼 무거운 경우도 있다.[10] 예를 들면 정의를 수단으로 이용해서 권력과 같은 결과물을 추구한다. 예시) 정치인[11] 예를 들면 나쁜 녀석들유미영이 있다.[12] 하지만 이건 초반 한정이다. 9권부터는 점점 악에 익숙해지더니 이미 훌륭한 악인이 된 시점에서는 책략가 스타일의 개성을 확립했다.[13] 특히 악행의 스케일이 클수록 더 그렇다.[14] 헤라클레스는 가족을 때려 죽이는 일을 했지만, 헤라의 저주로 인한 일이었기에 신들의 시험을 통과하고 하늘로 올라갔다.[15] ex) 꺼삐딴 리.[16] 기사도적 고귀한 이상을 노래하는 돈키호테에 대비되는 산초판사는 주장하는 정의의 형태가 기사도적 이상과는 무관하고 먹고 살고 주변 사람들한테 친절하고 처자식한테 책임지는 서민적, 현실주의적 정의긴 하지만 여전히 한 종류의 정의이다. 게다가 애초에 돈키호테의 고귀한 기사도적 이상 vs 산초 판사의 서민적 현실주의 자체가 본작에선 항상 대립적인 관계가 아니라 작이 진행될수록 오히려 돈키호테도 얍삽하게 굴때가 나오거나 반대로 산초 판사는 기사도 뽕이 전염되어 버리는 등 유동적으로 서로의 경계를 허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