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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의
'도치(倒置, inversion)'는 어순을 바꾸어 표기하거나 발음하는 것을 말한다.2. 효과
한국어와 일본어 등의 교착어와 라틴어 등의 굴절어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일반적인 상황에서 뒤쪽에 있는 문장 성분을 강조하려고 앞으로 옮기거나 앞쪽에 있는 문장 성분을 뒤로 옮기는 것을 말한다.예) 경기는 삼성 쪽으로 기울고 → 삼성 쪽으로 경기는 기울고
문학작품을 만들거나 말을 하는데 강조를 나타내고 싶을 때 사용하는 경우가 잦다. 주어와 목적어의 위치를 바꾸기만 해도 생활 속에서는 굉장히 흔하게 일어나는데, 행위를 강조하기 위해 동사를 먼저 끄집어내고, 그 다음에 주어와 목적어를 보충역으로 집어넣는 식으로 말하기 때문이다.[1]
다만 문장 성분 도치가 자유롭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한국어에는 관형어와 뒤 명사의 분리, 조사를 다른 명사 뒤로 도치하기, 안긴 문장의 성분을 해당 문장을 안은 문장으로 도치하기 등이 있다. 전술된 "경기는 삼성 쪽으로 기울고", "다만 문장 성분 도치가 자유롭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는 *'기울고 쪽으로 삼성 경기는', *'성분 도치가 아니다 자유롭다고 문장 다만 아무렇게나 해서 수 있는 다 할 건.' 등으로 나타내면 해석이 불가능해지며, 순서에 따라 뜻이 다른 문장이 되기도 한다.
특히 어근이 2자리 이상인 파생어이면 명사와 조사를 끊어서 생각하는 것처럼 어근과 접미사를 끊어서 생각하는 일이 많은데,[2] '오늘 단어를 도치한다.'를 *'오늘 도치 단어를 한다.', *'도치 오늘 단어를 한다.', *'오늘 단어를 한다 도치.'로 바꾸는 것 또한 도치라고 할 수 없다(별표는 문장에 붙어서 그 문장이 문법에 맞지 않음을 나타냄). 오히려 어색한 문장이 될 뿐이고, 어순을 바꾸는 것은 '오늘 단어를 도치한다.', '오늘 도치한다 단어를.', '단어를 오늘 도치한다.', '단어를 도치한다 오늘.', '도치한다 오늘 단어를.', '도치한다 단어를 오늘.'까지만 허용된다. '도치하다'는 위에서 '도치한다.'로 붙여 쓴 점으로도 알 수 있듯이 어근 '도치' 뒤에 접미사 '-하다'가 붙어서 된 하나의 파생어이다. '도치' 뒤에 조사 '를'을 붙인 *'오늘 단어를 도치를 한다.'도 어색하지 않아야, 그리고 용언 구조상으로 단일어 및 다른 유형의 파생어도 *'오늘 총알을 었다 만들.', *'개울을 혔다 넓.'처럼 쓸 수 있어야 '도치하다'를 '도치'와 '하다'로 분리할 수 있을지 모르나 전자는 목적어가 중첩돼 어색한 문장이고 후자는 아예 비문이므로 '악은 악으로'에서 조사 '-(으)로'를 누락하면 뜻이 바뀌듯이 분리하면 분리 전 의미를 잃는다.[3] '오늘 단어 도치를 한다.'는 '단어'가 일종의 관형어이니 그르지 않으나, 의미는 약간 다르다. *'단어를 도치.'처럼 접미사가 누락된 비문은 '도치 단어를.' 식으로 도치하면 어근 '도치'가 관형어로 바뀌어 다른 문장이 된다.
또한, 일반 표현이면 가능한 도치법이 쓰이지 않는 예외도 있다. '대하다', '위하다' 등은 'A에 B가 대해 이야기한다.', 'C를 B가 위해 D를 한다'처럼 상술된 주어와 목적어의 위치를 바꾸는 도치 등으로 안 쓰인다. 어찌보면 예로 쓰인 해당 표현은 문법화된 것으로 볼 수도 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비문(문법)' 문서의 '올바른 비문' 문단, '한국어의 명사' 문서의 '명사화' 문단에 있다.
중국어와 영어 같은 고립어는 그 특성상은 문장의 뜻이 완전히 뒤바뀌는 바람에 거의 불가능하다. 여기서 나온 것이 러시아식 유머다. 다만 완전히 불가능한 건 아니고, 영어, 중국어에서 강조 등의 용도로 간혹 쓰이지만 이 경우는 그 단서가 문장 안에 나타나기 때문에 근거 없이 순서를 뒤집을 수는 없다.[4][5] 영어로 도치를 한 문장은 문학성이 있다고 평가된다. 이는 '라틴어' 문서에서 볼 수 있듯이 라틴어의 굴절어적 특성을 영어에 응용한 것이다. "If you try, it's easy."→"It's easy, if you try." 정도의 도치는 가능하다.
3. 예시
- 고전 이집트어의 경칭적 전위. 신의 이름을 적을 때 문장성분에 무관하게 문장 앞에 쓴다.
- 러시아식 유머
- 알버스 덤블도어: 한국어 번역판에선 싹 무시되고 표준 말투로 나오지만, 원판에선 도치법을 구사한다.
- 요다: 특유의 도치 화법을 구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 액셀 알마: "~잖아, 이게"라는 간단한 도치 화법이 말버릇.
- 왈도체: 언어 파괴의 절정.
- 안녕: 산울림의 노래로 가사 전부가 도치되어 있다.
- 또봇 D: 예시로 "줄게, 도와" 및 "버려, 두리".
- 근본론: 글의 마무리를 도치법으로 맛있게 끝맺으며, 해축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4. 관련 문서
[1] 글에서는 시가 아니면 이런 도치를 할 일이 그다지 없다.[2] *'시대상을 증명'처럼 접미사 없이 쓰거나 *'경고문을 작성, 배부하였다.'처럼 어근 뒤에 또 다른 어근을 쓰는 일도 많고, 나무위키에서 대괄호를 이용하는 하이퍼링크를 만들 때도
'[[상품을 출시]]했다.'
처럼 쓰는 일도 많다. '[[접근을 금]]했다.'
처럼은 그다지 안 쓴다. 자세한 건 '어근' 문서의 '구별 경향' 문단에서 확인하면 된다.[3] 그런데 '부정문' 문서에는 좌우지간 '(명사)-하다'형 용언은 '안'이나 '못'을 취할 때에 명사와 접사를 분리해야 할 예가 많다고 적혀 있었다.[4] 영어 문장 도치는 대부분 부사구(전치사가 이끄는 구(phrase) 포함)-동사-주어의 구조로 나타난다.[5] 중국어는 把자문이라 하여 도치할 때 저 字를 넣고 쓰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