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일종의 군대 괴담이며, 놀라운 것은 비누 좀 주워줘, 정력감퇴 짬밥 등과 같은 다른 군대괴담 도시전설과는 달리, 사병보다 간부들이 더 친숙한데다 믿는 사람은 진짜로 믿는다.흔히 불침번의 중요성을 상기시킬 때 일화로 자주 인용된다. 내용은 간단히 말해 아래와 같다.
과거 전방의 모 GP에서 누군가 불침번 도중 한눈을 판 사이, 대검과 야전삽[1]으로 무장한 북한군이 GP 내무반에 침입해 장병 전원의 목을 따고 화염방사기로 불을 싸지른 뒤 유유히 북측으로 귀환했다.
사후 처리와 관련, 시체들은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이 불탄 내무반 여기저기에 불에 끓는 냄새와 살점들이 고깃덩어리 마냥 달라붙어 그을려 있었다고 한다. 이런 고깃덩어리가 마치 불고기 같다 생각되어 괴담 이름이 불고기 GP로 불린다.
우리 군에서는 경계를 삼기 위해 해당 GP의 폐허를 보존했으나, 이후 해당 GP를 지나가던 병력들이 귀신을 보고 놀라는 일이 잦아 철거, 또는 개축하여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다… 는 그럴듯한 근거도 있다.
GP라면 어디에나 이와 비슷한 괴담이 있으며, 유명세에 비해 진짜로 실제 있었던 일인지는 명확한 근거는 없다.
참고로 한국군은 20세기 말까지 M2화염방사기를 운용했다.
2. 변형
이 도시전설에 살을 붙여 보다 자세하게 만든 다른 버전에는 북한 처녀가 등장한다.1960년대 강원도 양구,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GP에 어느날부터인가 한 북한 여성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처음엔 의심하던 장병들도 GP라는 공간적 폐쇄성과 처녀의 빼어난 미모에 점차 놀아났고, 급기야 안으로 불러들여서는 함께 술을 마시며 질펀하게 놀았다. 밤이 깊어지자 이들은 최소한의 불침번만 남기고 모두 곯아떨어졌는데…(이하생략)
변형판으로 이 북한 처녀는 원래 대남방송을 하던 사람이었는데, 듣다듣다 짜증난 우리 군에서 먼저 침입해 그녀를 잡아다 작두로 목을 잘랐고 그 보복으로 북한군이 침투해 역관광을 감행했다는 것도 있다. 탈북자 수기중에 남측 방송요원을 납치했다는 이야기는 있었다.
불고기를 두 번 만들었다는 이른바 쌍불고기 GP도 있다. 이 버전은 기본형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앞에 덧붙는다.
미군이 GP를 관리하던 시기, 어느날 한 미군 장교가 인근 문산에서 몸을 파는 양공주를 데려다 재미를 봤었다. 할짓 다 하고 난 뒤 왠지 돈은 주기 아깝고, 돌려보내기도 귀찮고 해서 드럼통에 집어넣고 불질러 죽였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한국군이 이 GP를 관리하던 어느 날… (이하생략)[2]
이 버전은 후일담으로, 불에 타버린 GP를 수습하던 도중 검게 그을린 드럼통에서 양공주의 유골을 발견했다는 꼬리가 붙는다.
참고로 가장 위의 버전의 변형판 중에는 다음과 같은 통쾌한 복수내용이 달리는 것도 있다.
북한군들은 전부 죽였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 때 오줌을 누러 갔기 때문에 유일하게 살아남은 생존자가 있었고, 불고기가 된 난장판을 보고 완전히 야마가 돌아서, 귀환하는 북한군을 뒤쫓아서 기관총을 냅다 갈겨 몰살시켜 버렸다.
모든 버전에 공통적으로 후일담에 "귀신이 나타난다"는 단서가 붙는데, 실제로 몇몇 GP에서는 밤에 불현듯 돌이 날아드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이를 설명하는 가장 유력한 단서는 해당 지점이 북한 공작원의 담력 테스트 포인트였다는 것.[3] 혹은 1960~70년대 유행한 남북 상호간에 비정규 교전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당시 이런 버전으로 "돼지"라는 부대가 넘어가서... 류의 이야기를 하는데 이런 북파공작원들의 실체는 현재 여러 매체를 통해서 밝혀진 바 있다. 즉 남북이 이런 류의 비정규 공격을 하고 그것이 와전 내지는 과장되어서 전해진 경우도 있다.
3. 실제로 있었던 일인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대부분의 GP나 민통선 이북지역의 최전방 접견지역에는 비슷한 류의 구전 전설들이 많다. 원래 유인 GP였다가 무인 GP로 바뀐 GP들에 대한 괴담들, 예를 들자면 원래 유인 GP였는데 북한군의 내습으로 소대가 전멸하고 불태워져 무인 GP로 바뀌었다거나 하는 것들부터 운용 GP의 폐쇄된 방들이나 시설들에 대한 괴담 같은 것들이 많다. 대부분이 북한 측에서 예전에 습격해와 죽은 사람들이 쓰던 방이다라는 식이다. 실제로 GP에서 그런 괴담이 구전되는 폐쇄된 어두운 방에 신병들을 몰아넣고 가혹행위가 이루어졌다가 문제가 생겨 관련자들이 처벌을 받은 적도 있었다.1960년대부터 70년대는 GOP와 GP에서 공식/비공식 교전을 벌이는 일이 많았고 사상자도 꽤 발생했다.[4] 1960년에서 70년대 주한미군 중 DMZ 인근 근무는 거의 베트남전에 준하는 위험근무지역으로 분류되던 시절도 있었다. 고참과 간부들의 입에서 입으로 내려오는 구전 전설들은 그러한 사실들을 바탕으로 확장, 와전 되었을 것이며, 북한군의 내습에 따른 GP 전소나 부대원 전멸은 교전이 수시로 일어나던 6-70년대 최전방을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특전사 출신의 잇빨중사[5]가 쓴 특전사 관련 수기인 "공수부대 잇빨칼럼"의 전방견적지 훈련 편에서도 불고기 GP가 언급된다. 여기서는 28사단 515GP라는 정확한 위치까지 언급된다. 내용 중에 전방견적지 훈련으로 516GP를 방문했을 때 GP의 소대장이 저 너머에 쓰지 않고 비어 있는 검게 그을은 515GP를 가리키면서 상황설명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에 언급되는 이야기가 괴담과 거의 비슷하다. 최근에 인터넷만 본 젊은 세대는 불고기 GP 같은 이야기가 근래에 생겨난 도시전설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잇빨중사는 1980년대에 특전사 복무를 한 사람이다(...). 즉 저 이야기는 최소한 7~80년대부터 있었다는 것. 자세한 글은 여기를 참고. #
물론 실제로는 있었던 일인지 없었던 일인지 정확한 사실을 설명해 줄 명확한 근거는 없다.
또 다른 바리에이션으로 중국과 대만 사이에 대결이 격화 되었을 당시, 그쪽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한다. 특수부대를 수료하면서 일종의 졸업 시험으로 상대방 국가의 해안에 침투하여 해안경비병의 목을 잘라 오는 것이다. 그러다가 양국 관계가 완화 됨에 따라 현재는 상대방 국가에 침투해 버스표를 갖고 온다던지 하는 것으로 담력 테스트가 바뀌었다고 한다.
그런데 2014년 6월경, JTBC 보도에 따르면 실제로 북한군이 내려와 담력 테스트를 하고 가는 황당한 사건이 일어난 적이 있다고 한다. 서부전선 GP에서 500m 가량 떨어진 지점의 귀순유도벨을 북한군이 몰래 누르고 도망친 것. 관련 표지판 까지 뽑아 갔다고 한다. # 이게 문제가 되어 알려지자 처음 있는 일이 아니라 올해만 해도 3번째 있던... 그러니까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라고 한다.
이야기 배경이 되는 DMZ 관련된 야전생활 하다보면 현실성이 있는지 없는지 판단이 된다.
이 도시전설의 효과 아닌 효과가 있긴 하다. 신병을 놀리거나 경계근무 중 집중을 잘 못할 때, 임무 중에도 군기가 빠지다 못해 헬륨 풍선 타고 날라갈 것 같은 대책 없는 후임들한테는 조증 치료제 만큼이나 효과가 있다.
이런 구전이 계속 전해지는것도 놀림, 경고, 구전자의 우월감 성취 등의 목적으로 명맥이 이어온다고 볼 수 있다. 당연히 전방 전선에서나 나올 이야기다.[6]
4. 관련 문서
[1] 총을 비롯한 화기류는 소음을 발생시키므로 이런 은밀한 침투작전에는 사용할 수가 없다.[2] 이건 50년대 자주 벌어진 미군의 범죄에서 나온 이야기일 가능성이 있다. 소문이 아니라 정말로 미군부대 하우스 보이가 절도 혐의로 잡히자 머리를 깎고 콜타르를 발라서 드럼통에 넣어버린 적도 있었고 양공주들을 돈 주기 아까워서 검열삭제 후에 삭발시킨 적도 있었다. 이 사건들은 당대 사회문제가 되었다.[3] 하술되겠지만 아예 근거없는 뜬소문이 아니다![4] 심한 축선은 소초마다 추모 비석이나 교전과 관련된 비석이 하나씩 있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는 JSA 인근의 주한미군/카투사들도 이런 교전으로 상당수의 사상자를 냈다. 일례, 미군의 사례[5] 초창기 한국 밀덕계의 중요한 인물. 1980년대 9여단에서 6년간 복무.[6] 다만 후방에서도 얼마든지 다른 바리에이션의 형태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 탄약고가 폭발한 적이 있다든지 등등등... 사실 말년이 이빨 한 번 까면 중대장이나 참모진까지 혹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7] 시즌 2의 4화에서 언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