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복 교수의 세계사 산책 | |
장르 | 교양, 역사 |
작가 | 이원복 |
출판사 | 김영사 |
연재처 | 중앙일보 |
연재 기간 | 2006. 09. 26. ~ 2008. 04. 28. |
단행본 권수 | 1권 (2008. 12. 31. 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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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교양만화가 이원복 교수가 2006년부터 1년 7개월간 중앙일보에 연재했던 역사 만화. 김영사에서 단행본으로도 출간된 바 있다[1]. 단행본 머릿말에 따르면 제목인 <세계사 산책>은 전작 <가로세로 세계사>와 마찬가지로 역사 외에 세상 이야기도 초월한 의미라고 한다.역사의 일화를 소개했다는 점에서는 현대문명진단과 유사한 속성도 있고, 스토리 패턴도 동일하나 연재처가 보수신문인 데다 과거와 달리 정치색이 확 묻어나오는 작가의 감상, 고쳐지지 않은 일방적인 개조식 서술 등 전작에서 제기된 문제점들 때문에 많은 비판을 받았다[2]. 사실 시리즈 전체에서 묻어나오는 정치색은 그다지 극단적이지는 않지만, 어쨌거나 욕은 많이 먹었다. 특히 초반부보다는 후반부에 갈수록 병맛이 넘쳐난다.[3]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원복 작품들 중 먼나라 이웃나라 못지 않은 최악의 불쏘시개라고 혹평하고 있다. 다만 가로세로 세계사 4권에서는 일본 비판하는 거 보면 독자들 눈치를 고려해 논조를 바꾸는 듯하다.
반면 이원복 교수 본인은 단행본 머릿말에서 창작 의도에 대해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유린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묵과할 수 없으며, 한국적 특수상황에서 기형적으로 변형된 좌파적 시각 역시 두고 볼 수 없다"고 사시적인 역사관을 비판하면서도, 특정 정치성향에 얽매이지 않은 채 세계사의 편린 속에서 한국의 현실을 객관적으로 비판하고자 하는 게 핵심 목표라고 언급했다.
2. 문제점들
먼저 이 만화의 첫 연재분인 역사 바로보기 편에서는 식민지, 타국가를 침략하거나 침략을 안 당한 나라는 유럽의 스위스, 아프리카의 라이베리아, 에티오피아, 아시아의 태국, 네팔 등 5개국밖에 없다고 적어놓았는데, 해당 만화 내용은 <가로세로 세계사> 1권 개괄 파트에 나온 걸 재활용했다.확실히 스위스는 해외로 나갈수 있는 바다가 없는 내륙국이라는 지리적인 악조건과 당시(15~19세기) 유럽에서도 국력상 약소국이었던 국가여서 식민지 해외 침략이 태생적으로 불가능한 나라였으니 그 예시로 넣은거 같긴 한데 그런데 그런 식으로 따지자면 스위스와 비슷하게 전부 국력이 약한 약소국들이었고 해외로 나가 식민지 침략하게 군함 배 띄울 바다 하나도 없는 내륙국에다가 바다가 있는 해안국가였어도 국력이 약해서 해외 식민지들을 점유하지 못 했던 세르비아, 불가리아, 그리스, 루마니아,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몬테네그로, 룩셈부르크, 핀란드,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크로아티아 등의 유럽 다른 국가들은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4] 그리고 태국 역시 영국과 프랑스, 네덜란드 같은 유럽 열강들이 서로간의 충돌을 피하려고 군사 완충지대로 냅두면서 다른 동남아시아 나라들과 달리 식민지가 안된건 분명한데 태국도 근대 이전까지는 말레이시아, 라오스, 캄보디아 같은 동남아 여러 주변국들을 침략하고 속국화한 이력이 있었다. 그리고 태국과 인접한 미얀마,[5] 말레이시아, 라오스, 캄보디아 같은 동남아시아 주변 국가들에서 태국에 대한 반감과 적개심이 우리나라의 반일감정이나 반중감정 못지 않게 심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라이베리아의 경우 원래 19세기 당시 미국의 해방 흑인 노예들이 미국 정부의 지원하에 서아프리카 땅 귀퉁이를 차지해 세운 나라였고 독립 시기가 꽤 이르고(1847년) 이렇다 할 해외 타국가에 대한 침략 사례가 없어 사례로 둔 듯한데 그렇게 따지자면 라이베리아보다 먼저 일찍 독립했고 이후 제국주의 식민지 침략과는 인연 없이 살던 라틴아메리카의 브라질, 아르헨티나, 페루, 베네수엘라, 우루과이,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 파라과이,[6] 니카라과, 멕시코 같은 국가들도 도저히 설명이 되지 않는다.
에티오피아도 제2차 이탈리아-에티오피아 전쟁에서 이탈리아에게 점령/합병당한 바 있었으며, 근대 이전에는 동부 아프리카 지역의 여러 흑인 민족들을 정복하며 영토를 확장한 나라였다. 실제로 과거 에티오피아의 일부였다가 1993년에 에티오피아로부터 독립한 에리트레아나 에티오피아 국내의 여러 소수 흑인 민족들 사이에서 에티오피아와 에티오피아의 다수 민족인 암하라인들에 대한 반감이 매우 심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네팔 역시 히말라야 산맥 등 험한 산악지형이 많은 내륙국가인데다[7] 영국에 맞서서 격렬하게 저항하며 영국의 식민지 침략을 막아 독립을 유지했고 영국 역시 식민화해봐야 가져갈 자원이 없는 황무지로 인식해 식민지 병합 야욕을 포기하였기에 그 사례로 넣은거 같은데, 그렇게 따지자면 비슷한 시기에 네팔처럼 험준한 산악지형으로 둘러싸인 내륙국가에다 영국의 침략 야욕에 맞서 세 차례씩이나 전쟁을 벌여 더 많은 피를 흘려가며 주권을 지켰던 아프가니스탄 역시 이 대열에 포함시켜야 마땅하다.
방글라데시가 행복도가 가장 높은 국가라는 상한 떡밥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오히려 방글라데시는 '체념지수가 가장 높은 국가'라고 해야한다! 2010년 기준으로 방글라데시의 자살률은 무려 인구 10만명당 128.8명. 자세한 정보는 방글라데시 항목의 '사회' 참조.
게다가, 한 연재분에서는 남한과 북한에서 평가가 엇갈리는 북한의 김일성과 다르게 베트남의 호찌민이 베트남 전국민의 존경을 받는다고 설명해놨는데, 호찌민 전 베트남 주석 같은 경우 공산주의 독재자였지만 장기 세습 독재로 북한을 망친 김일성과 그의 아들 김정일이나 또는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을 일으켜 자국민들을 수없이 학살한 윗나라 중국의 마오쩌둥보다는 권력을 함부로 악용하지 않던 온건한 지도자였고,[8][9] 베트남의 독립영웅으로서 베트남에서는 국부로 존경 받지만 베트남이 프랑스 식민지배에서 독립 이후 토지개혁 정책을 펼칠 당시 인도차이나 전쟁에서 호찌민의 독립 전쟁 수행을 지지했던 애국지주들을 처벌하고 토지개혁에 반대 시위를 펼치던 농민들을 군경을 동원해 무력 진압, 연행한 실책이 있었는데다,[10] 남베트남 출신의 보트피플들이나 해외로 망명한 구 남베트남 기득권층 인사들은 호찌민에 대해서는 증오를 느낀다. 물론 문자 그대로 100% 지지받는 사람은 없는 만큼 전반적인 정서를 반영한다면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정치적 편향과 역사관 논란도 여전했는데, 제6화 '이상과 현실'에선 칼 포퍼의 격언을 인용해 경제강국 한국의 좌파 신봉자를 "머리와 가슴 중 어느 쪽이 비었냐?"라고 했고, 제14화 '비상! 非常? 飛翔!' 편에선 <먼나라 이웃나라> 우리나라편처럼 당대 상황을 '혼란 상황' 일변도로 묘사하는가 하면 제42화 '독립 기념일' 편에서도 일본 콤플렉스를 씻기 위해 광복절을 '건국기념일'로 바꾸자고 하여 건국절 논리와 비슷한 주장을 펴는데, 해당 내용은 한상권 덕성여대 사학과 교수 등이 2016년 <신문고뉴스>를 통해 비판했다. 이명박이 대통령에 정식 취임한 2008년 2월 25일자 64화에서 과거사 진상 규명 문제를 까면서 마지막 컷에 '새 시대가 열렸다!'는 글과 함께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는 오너캐를 그렸다. 이 연재분에 따르면, 프랑스인을 만나서 비시 정부 얘기를 하거나, 독일인을 만나서 나치 얘기를 하면 실례인 만큼 과거의 친일 역사를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논리를 구사했다. 당연한 소리지만 저 두 가지 경우는 친일 역사와는 결이 다르다.[11]
정치 논란과는 별개로 '역사의 상처' 부분은 이견의 여지가 있는데, 후술할 페미니스트 <일다> 기자 박희경 기자의 견해에 따르면 이원복 교수가 위 만화에서 전하는 '예의'는 외국인을 만날 때 지키는 예의가 아니라 '강자의 입장'에서 논하는 것이며, 실제 현지인들 중에서 '역사의 상처'에 대한 평가도 개인마다 다를 수 있기에 일률적으로 단정지을 수 없다. 이하 관련 내용은 2008년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와 2014년 국민일보 '페북지기 초이스'에서도 언급됐다.
이 만화는 대체적으로 민족주의에 대한 반대와 반외국 정서를 비판하면서도 국가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정체성과 국민성이 중요하다는 둥 전체적인 주장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그나마 일관적인 건 반북과 반운동권 정서(이건 그렇다 쳐도),
이 책 출간이 2008년인데 그 당시는 대침체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때였고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책에서 그렇게 찬양하던 아일랜드와 유로존은 금융위기로 시망테크를 타고 있다.[15] 그래서인지 2013년에 개정된 먼나라 이웃나라에서는 이 책에서 보이던 기업제일주의와 자유방임주의에 대한 찬양이 많이 줄어들었다.
내용을 전체적으로 봐도 이미 2004년에 만화평론가 박인하 교수가 비판해온 게 반복돼 있다. 박인하의 말을 인용하자면 '토론이나 사색이 허용되지 않는 국민교육헌장식 서술'로 보이며, 개인의 정치성향이야 자유지만 학습만화 특성상 그의 성향에 찬동하지 않는 이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읽혀져 논란이 크다.
3. 주의사항
정치 이야기만 없으면 훨씬 재미있는 책이 되었을 테지만 어쩌랴, 애시당초 당시 중앙일보가 보수신문인 데다 정치 이야기가 목적인데. 그래도 썩어도 준치라고 가끔 괜찮은 내용도 있다.보는 건 공짜이니 각자 읽고 판단하자. 출판본에는 연재되지 않은 이야기도 있다. 다만 출판본에 새로 실린 내용은 인터넷 연재본보다 노골적인걸 감안해서 봐야 한다. 특히 한국의 진보와 보수에 대해 평가해 놓은 파트를 보면 사람이 정말 많이 변했음을 느끼게 해 준다.[16] 다만 연재본에서 크게 논란이 된 부분은 일부 수정하기도 했다. 그 중 하나가 "우리 나라는 상고 출신이 석/박사 출신보다 더 큰 일을 하니까 '상농공사' 사회이다." 라고 한 부분. 그것 말고도 8월 15일을 건국절로 바꿔 부르는 걸 지지하면서 지칭한 대한민국 정부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세력이 하는 말이 "친일파 출신들이 세운 정부." 운운에서 "일본의 도움으로 근대적 국가가 수립." 운운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이 대사가 바뀌면서 만화의 전체적인 흐름과는 맞지 않게 되어 버렸다.
[1] 기존 연재분에 60여 페이지 분량의 오리지널 에피소드들을 넣었다.[2] 대략 매 화마다 말미에 개인 주장을 펼친다. 그런데 하는 이야기가 왔다갔다한다.[3] 한 예로, 64화에서는 이제 일본 컴플렉스를 벗어던질 때도 되었다면서 잊고 앞으로 나아가자고 한다는데, 이미 1995년 8월 <현대문명진단> '광복은 50년으로 끝내자' 편에서도 유사한 내용이 나왔다. 1982년경 일본 역사교과서 파동 당시 소년한국일보에 연재된 먼나라 이웃나라 프랑스편에서 일본을 북한과 거의 동급의 가상적국처럼 묘사한 것과 비교하면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라는 속담이 연상될 정도였다.[4] 그러나 폴란드의 경우 본국 정부가 직접적으로 해외 식민지를 침략, 경영하진 못 했으나 폴란드-리투아니아 왕국 시절 당시 폴란드의 속국이던 쿠를란트-젬갈렌 공국이 해외 식민지를 경영한 바 있었다. 자세한건 식민제국, 쿠를란트-젬갈렌 공국 문서 참조. 그리고 '침략을 안 당한'이라는게 붙어있는데 저 국가들 중 룩셈부르크만 빼고 보면 모두 식민지배를 당한적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5] 그래도 이 쪽은 태국을 상대로 벌인 전쟁에서 승리한 적도 있었다.[6] 사실 이 나라는 해안과 접해있지 않는 내륙국이어서 해외 식민지를 건설하기에도 불가능하였다.[7] 단, 인도와 국경을 접한 남부 지역은 평야지대이다.[8] 김정일, 김일성과 다르게 인민의 고혈을 쥐어짜는 호화 생활조차 하지 않으며 청빈한 생활을 이어갔다.[9] 물론 호치민은 앞서 나온 공산독재자들보다는 상황이 좋지 않긴 했다. 북한과 중국은 특정 시기부터 사실상 전쟁이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지만 베트남은 호찌민이 죽고도 몇년간 더 전쟁이 이어졌기 때문. 이런 상황에서 사치와 권력악용을 즐겼다가는 나가리될 것이 뻔하다.[10] 하지만 이 부분은 논란이 있다. 나중에 군경의 유혈진압으로 사망자들이 다수 발생하자 호찌민 본인이 직접 국회연설에서 자아비판까지 했는데 자세한건 호찌민 문서 참조.[11] 프랑스인에게 비시 정부 얘기를 꺼내는건 그건 프랑스인들이 비시 정부 시절을 매우 싫어하기 때문이고 독일에게 나치 얘기를 하는 것은 독일 최악의 흑역사이다. 반면 우리가 친일 역사를 이야기하는 것은 가해자는 일본과 친일파이고 한국은 피해자이기에 결이 완전히 다르다.[12] 시기는 좀 다르지만 근세기 한국 경제의 성장 역시 아일랜드 경제에 버금가는 속도의 성장이었다.[13] 대표적으로 기업인의 뇌물을 생계형 뇌물이란 식으로 옹호한다. 또는 아래에 있는 직원 걱정에 밤잠도 못 잔다는 식으로 하거나... 물론 진짜 휘하 직원 생계 걱정까지 해주는 마음씨 좋은 기업인이 완전히 없는건 아니겠다만 그런 사람이 얼마나 될 지...[14] 기업인의 부패에 대한 옹호는 본인이 했던 주장과도 대치되는데 먼나라 이웃나라 독일편에서 본인은 독일의 성공의 이유들로 부정부패 없는 깨끗한 정치도 꼽았다. 그런데 정치인들이 받는 뇌물은 누가 주는 걸까? 일반인도 물론 뇌물을 줄 수 있겠지만 기업인들이 주는 뇌물에 비하면 비교도 안 된다. 정치인들 입장에서도 어차피 뇌물죄 없는 나라는 없다시피 하고 기왕 받는다면 더 많이 주는 쪽을 택하는게 이익이니 일반인의 뇌물 따위는 기업인의 뇌물에 비빌 수 없다. 즉 먼나라 이웃나라 독일편과 이 만화식의 논리대로라면 뇌물 받는건 나쁘고 뇌물 주는건 어쩔 수 없다.로 귀결된다. 당연히 사리에 맞는 주장이 아니다.[15] 다만 아일랜드는 여전히 어찌저찌 잘 나가고 있긴 하다. 책에서 말한 아일랜드가 영국보다 더 잘 나간다는 얘기도 이 시점에서도 어느정도 들어맞기도 하고... 다만 아일랜드의 경제회복은 과거의 경제구조를 바꾸어서 해결된게 아니라 그냥 세계적인 경기회복에 의한 것도 있긴 하다.[16] 분단국가라는 우리나라 특성상 좌파=친북파, 우파=반북파로 구분할 수 있다고 단정지어 서술해놨다(...) 사실 북한 비판 문제 때문에 민주노동당이 분당한걸 보면...한쪽에선 우리가 욕한다고 바뀌진 않으니 일단 넘어가자(민주노동당 NLPDR주류) VS 그래도 깔껀 가루가 되도록 까야한다(진보신당 PD 주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