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時代錯誤的 / anachronistic그리스어로 '반대의', '역행하는'이란 뜻의 'ἀνά(ana)'와 '시대'를 뜻하는 'χρόνος(khronos)'의 합성어 'ἀνάχρόνος'의 번역어. '시대착오'의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것을 의미하며 '시대착오'는 '시대의 주류에 반하는', '시대에 역행하는'이란 뜻을 지닌다. 비슷한 뜻의 사자성어로 '하로동선(夏爐冬扇)'이 있다.
2. 역사학에서의 쓰임
역사학에서의 '시대착오(anachronism)' 개념은 연구자가 사료의 당대가 아닌 분석자의 현대 관점에서 통용되는 시각을 과거에 대입하는 것을 말한다. 가령 프랑스 아날 학파의 뤼시앵 페브르는 프랑수아 라블레에 대한 연구를 통하여 이전까지 흔히 그를 수식하는 데 사용되었던 '무신론자'라는 평가를 검토하였는데 당시로서는 아직 그러한 발상에 도달하고 체계화할 심성적 도구가 성숙하지 못하였다고 결론 내리고 무신론자일 수 없었던 그를 그러한 범주에 넣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이러한 비판은 역사연구에서 중요한 교훈을 남겼는데 연구자 자신의 편견, 그리고 그 모태가 된 현재의 사회문화적 고정관념에 대하는 문제의식을 제기하였기 때문이다. 아날학파의 심성사(心性史; history of mentalities)적 후계연구자들이 이러한 개념을 이어받았을 뿐만 아니라 주변 학계에도 수용되었고 더 나중에는 사료(史料) 비판 시 기록자의 관점 및 선입견에 대하는 고찰로도 이어졌다.
3. 예술 비평에서의 쓰임
본디 예술에서의 'Anachromism'은 회화나 문학작품 등에서 작품의 배경이 되는 시대와 맞지 않는 사물이나 복장 및 양식, 표현들이 나타나는 경우를 의미한다. 이를테면 내용은 분명히 출애굽기에서 모세가 이스라엘 민중을 이끌고 홍해를 가르고 건너온 장면인데 이스라엘 사람들은 중세 복장에 이집트 병사들이 플레이트 아머를 입고 있는 식이다.3.1. 의도한 경우
창작물에서는 의도적으로 시대적 배경과 맞지 않는 상황, 인물, 물건 등을 이용해 이질적 효과를 자아내기도 한다. 예를 들어서 옛 국가인 고려와 비교적 최신 기술을 가리키는 정보통신을 합쳐 '고려정보통신위원회(...)'라고 표현하는 식이다. 이를 이용하는 대표적 감독이 배즈 루어먼인데 그의 영화 로미오+줄리엣은 원작 배경 근세 유럽을 1990년대 미국 해변 도시로 옮겨왔고[1] 물랑 루즈과 위대한 개츠비에서는 19세기 파리와 20세기 초 뉴욕의 파티에서 힙합과 팝 음악이 나오는 등 뭔가 어긋난 듯하면서도 들어맞는 특유의 느낌을 자아낸다.대놓고 코미디를 내세운 작품들에서는 일부러 이러한 시대착오적 요소를 내세워 웃음을 유발하는데 대표적인 경우가 고인돌 가족 플린스톤이며 기사 윌리엄이나 조선명탐정 시리즈 등도 이에 해당한다.
백남준의 예술도 여기에 해당한다.
3.2. 관련 현상·용어
4. 토론과 사회비판에서의 쓰임
'구태' 등 누군가의 발상을 비판할 때 자주 거론되는 어휘인 탓에 시기상 어떤 게 설정적으로 맞지 않는 'anachronistic'의 의미는 잘 통하지 않는 편이다.여기에서 파생되어 낡은 생각이나 생활 방식으로 새로운 시대(時代)에 대처하지 못하는 성질을 띠는 경우를 의미하기도 한다. 주로 높으신 분들한테서 많이 나타나는 현상으로서 지도자이면 더 골을 때리게 한다. 대화하는 상대도 시대착오적 시각을 갖고 있으면 거의 피곤한 수준이다. 역사를 보면 알다시피 요즘 세상은 놀랍도록 빠르게 바뀌며[2] 자신이 살며 얻은 노하우들이 자식 세대에겐 쓸모가 없거나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서브컬처에서는 기성세대나 전교 1등, 금수저, 광신도들이 주로 그런 속성을 갖고 있다. 개그물에서 나오면 개그 캐릭터나 모에 요소가 될 수 있지만 나쁜 쪽이라면 100% 악역이나 무능력한 상사로 나온다.
물질 쪽 예로는 건물도 생물과 같이 사회 변화에 맞추어 성장해야 된다는 건축 이론인 메타볼리즘(metabolism)도 있고, 콘텐츠 쪽 예로는 똥겜을 다룰 때 비슷한 시기 다른 게임과 비교하는 것이 있다.
다만 이런 '구태'의 부정적 이미지와 달리 칭찬(?)의 의미로 쓰이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때는 "시대에 앞서갔다."라고 한다. 시대에 뒤쳐지기는커녕 오히려 너무 앞서갔다고 여겨지면 해당 인물이나 사건은 그에 맞는 시대가 도래할 때 모두까지는 아니어도 여러 후세인들에게 우러름의 대상이 된다. 예를 들면 고대 그리스에서 만들어진 아날로그 계산기 같은 여러 오파츠와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구상한 비행 장치들...[3] 서양 언어들의 원 단어와는 달리 이에 대응되는 한국어 번역어는 '시대착오\'라서 이렇게 시대에 앞선 경우도 시대착오의 범주에는 든다고 볼 수 있을 듯하다. 특히 최초에 가까울수록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많기 마련이며 실제로 안전한지 확실하게 검증하지 않은 채로 출시하는 것도 시대착오로 볼 수 있는 셈이다.
시대에 뒤쳐진 뒤에 다시 맞는 것은 복고로 여기는 듯하다.
위키에서는 편집된 지 오래된 문서가 오래 방치되면 시대착오적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취좆을 저지르거나 앞 시대에 지은 죄를 덮고자 악용할 수도 있다.
4.1. 현실 사례
다음의 등재 기준을 만족해야 합니다.
- 과거로의 회귀, 구태에 대한 집착 등을 공공연히·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집단이나 인물일 것.
- 단, 예시 폭주 및 신문고성 서술을 막기 위해 대분류만 기재하며, 하위 집단/인물은 기재하지 않습니다.
- '시대착오적'이라는 예시는 현실 사례에 매우 즐비하다. 이 중에서는 시대착오의 성질을 보유하고 있는지 개개인에 따라 판단이 상이한 경우도 존재하며, 위 단어는 정치인과 그 정책에 대한 비판적 수사로 쓰이는 단어이기도 하니 서술 폭주와 주관적 편집을 방지하기 위해 위 토론 사항을 준수해야 할 것이다.
4.2. 가상 사례
작품 밖에서 작중 행적으로 해당 인물이 네타 캐릭터가 되어 버린 경우는 '★'.- 디지몬 세이버즈 - 토마 놀슈타인의 할머니: 토마와 리리나의 아버지인 프란츠의 모친으로서 가문과 신분에 집착하느라 토마를 부정한다.
- 리멤버 - 아들의 전쟁 - 남일호&남규만 부자
- 미래소년 코난 - 레프카
- 봉숭아 학당 - 복학생
- 블랙 라군 - 백인사회주의단결당
- 수사반장 1958 -
박영한: 상관인 백도석이 박영한에게 시대가 바뀌었으니 새 시대에 맞춰 살라는 말을 하는데, 실상은 영한이 학도병이었을 때 상관으로서 저지른 죄를 덮고자 꺼내는 것이다. 이때 영한이 도석에게 하는 말이 "시대는 쉽게 변해도, 사람은 쉽게 안 변합니다."이다. - 쉰 밀회 - 유아인: 위의 복학생과 비슷한 콘셉트.
- 스타크래프트 2 - 로하나★: "그대는 왜 시대의 흐름을 보지 못하는가?!"라는 밈으로 대표되며, 후반부에는 칼라를 포기하고 새 시대의 흐름에 합류한다.[4]
- 식신의 성 3 - 키리시마 레이카
- 쓰르라미 울 적에 - 소노자키 오료
- 용자특급 마이트가인 - 쇼군 미후네
- 유희왕 SEVENS - 아타치 미미★: 배경이 근미래 도시인데 캐릭터 콘셉트가 버블경제 시대를 모티브로 하고 있어서 숄더폰을 가지고 다니거나 옛날 사람들이 쓰던 은어를 쓰는 모습을 보여준다.
- 은하영웅전설 - 루돌프 폰 골덴바움, 지구교
- 죠죠의 기묘한 모험 다이아몬드는 부서지지 않는다 - 히가시카타 죠스케: 작중 시점에서 유행이 지난 리젠트 헤어를 고수하고 있는데, 죠스케가 어렸을 때 도움을 준 이름 모를 사나이를 자신의 영웅으로서 동경하고 있어서이다. 그리고 작가인 아라키 히로히코는 시대에 뒤쳐진 리젠트 헤어를 끝까지 고수하는 점이 멋지다고 평했다.
- 폴아웃: 뉴 베가스 - 카이사르의 군단
4.3. 관련 현상·용어
- 각주구검: '시대착오적'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한자성어.
- 갈라파고스화
- 개구리 올챙이 시절 모른다
- 경로의존성
- 계획적 구식화
- 논리적 오류
- 발생적 오류: 현재와는 다른 어느 옛 경험 기준으로 "내가 해봐서 아는데..." 같은 말을 하면 시대착오적에 발생적 오류가 될 수도 있다.
- 새로움에 호소하는 오류와 전통에 호소하는 오류: 전자의 예로, 어떤 생각이나 생활 방식이 새로운 시대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데도 단지 낡았다고 시대착오적으로 매도하기도 한다. 이는 우월 의식과도 유관한 문제다.
-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 딴따라
- 매너리즘
- 메이저부심과 마이너부심: 해당 문서에 서술된 집단 이기주의형 취좆이 시대착오적과 엮이면 위에 적힌 새로움에 호소하는 오류의 예처럼 된다.
- 문화 지체
- 한국 학생들은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도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하루에 15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 반지성주의
- 우리는 오래된 편견을 던져 버리는 대신 상당히 소중히 여긴다. 더욱 수치스러운 것은 그것이 편견이기 때문에 소중히 여긴다는 점이다.
- 보상 심리: 어찌보면 기성세대 자신들이 그토록 바란 시대가 너무 늦게 왔다는 식인 셈이다. 곧, 자신들이 새로운 시대에 못 대처하는 게 아니고 시대가 자신들에게 안 맞춰졌다는 것이다.
- 약한 것은 죄악, 양극화: 가난할수록 생계 문제 때문에 따라잡기 어렵기 마련인데 이를 무시하면서 시대착오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약한 것을 은연 중에서 죄악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 역사는 반복된다
- 좋았던 옛날 편향
- 피자알볼로: 품질 유지와 저가를 내세우며 고물가 시대에 역행해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광고를 내보냈다.
- 한강의 기적/평가
- 화무십일홍
리턴(드라마): "범죄는 시대가 만들고, 정의는 사람이 만든다.".오버테크놀로지: 시대가 반대로 착오됐다.
[1] 이 영화 밖의 오늘날 수많은 셰익스피어 작품들의 무대 연출이 이처럼 현대로 배경을 옮기는 등의 시도를 하고 있다.[2] 이는 진화와 유사하게 지속적으로 변하는 지구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변화한 생물만이 살아남았고, 그러지 못한 생물은 쪽도 못 쓰고 멸종하고 말았다.[3] 게티스버그 연설도 어떻게 보면 이 개념에 맞을 수도 있다.[4] 로하나가 시대착오적 캐릭터에 있는 이유는 로하나의 가치관이 아이어가 함락되기 전에는 보편적이고 옳은 것이었지만, 나중에 아이어가 함락되고, 그녀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은 현 프로토스와 다르며, 칼라가 아몬에게 오염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