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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15 06:28:39

계획적 구식화

지구 온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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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의미
2.1. 경영학적 의미2.2. 비판적 의미
3. 원인
3.1. 비판적 시각에서 본 원인3.2. 긍정적 시각에서 본 원인
4. 계획적 노후화 유형
4.1. 고안된 내구성(Contrived durability)
4.1.1. 비판적 시각4.1.2. 긍정적 시각
4.2. 수리 방지(Prevention of repairs)
4.2.1. 비판적 시각4.2.2. 긍정적 시각
5. 사례
5.1. 경영학 밖의 사례5.2. 실패 사례
6. 소비자 비난론
6.1. 가격 문제6.2.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6.3. 환경파괴의 주범6.4. 계몽 운동 및 시장 개선6.5. 반론
7. <낭비 사회를 넘어서> 관련 이야기
7.1. 자본주의 존속에는 소비가 필수불가결한가?
8. 대중매체에서9. 관련 문서

1. 개요

영어: planned obsolescence, built-in obsolescence
프랑스어: obsolescence programmée
한국어: 계획적 구식화, 계획적 진부화[O]
일본어:

제너럴 모터스의 전설적인 CEO였던 앨프리드 슬론이 강조한 경영기법으로, 의도적으로 제한된 수명을 가진 제품을 만들고 일정 기간이 경과하면 그 제품을 더 이상 쓸 수 없게 만들어 버리는 전략이다. 중고 또는 렌탈(공유경제) 시장을 견제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 전략은 소비자의 제품 구입 횟수를 늘려서 장기 판매량을 창출하고자 만들어졌다.

그 개념 자체는 A. H. 호프만 같은 18세기의 초기 경영 학자들부터 이미 체계적인 정리를 하고 있었으며 민간에도 알음알음 알려져 있었으나[2], 책상에서나 말하던 학자보다는 실천한 기업가 슬론이 일반인에게는 더 유명하다.

2. 의미

경영학적 의미로서 체계적 진부화, 체계적 구식화의 개념은 제품 설계의 주요 이론으로 가르친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 단어를 자본주의적 생산방식에 따른 환경파괴와 소비자 착취 등의 이론으로 가르치는 학자들도 있다. 주로 마르크스주의의 영향을 받은 좌파적 사회학자, 정치학자들의 주장이 그러하며, 환경학 등에서 이를 적대적으로 인식하고 비판하기도 한다.

2.1. 경영학적 의미

제품의 유효수명을 계획적으로 설정하고 그에 맞춰 설계 생산 품질관리 등에 적용하는 개념이다. 이것은 단순히 기계적 마모만을 생각하는 개념이 아니다. 시장의 문화적, 경제적 요구에 맞춰서 내구력을 산정한다는 개념이다. 이를테면 최신 아이폰 출시 약 2년 후에 새 버전의 아이폰이 나온다고 예측되면 기존 최신 아이폰의 유효수명을 2년에 맞춰 설계한다는 개념이다.

2.2. 비판적 의미

'구식'은 옛 방식이나 옛 형식, 현대에서 멀어진 것을 뜻한다. 곧, 내구도와는 상관없는 말이다.

위와 아래에는 내구성 관련 글도 서술되어 있는데, 이는 '계획적 노후화'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계획적 구식화는 개인의 선호도나 유행 등으로써 제품을 더는 쓰고 싶지 않게, 또는 호환성을 낮춰서 쓸 수 없게 상품의 가치를 고의로 떨어트리는 사회적 마모이고, 계획적 노후화는 물건이 대략 언제 이후에 닳고 고장나서 못 쓰게 내구성을 고안하는 물리적 마모이다.

같은 의류래도 천이 닳아 찢어져서 버리게 되는 것은 물리적 마모이고, 옷이 아직 멀쩡하지만 유행이 지나 촌스러워서 버리게 되는 것은 사회적 마모이다.

3. 원인

3.1. 비판적 시각에서 본 원인

일단은 자본주의 시장과 욕구와 관련이 있다. 정부의 간섭 없이 개방된 순수한 자유시장에서는 계획적 노후화와 같은 이유로 더 싸게 끊임없이 생산하고 판매해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좋은 제품 만드는 회사의 딜레마). 이는 회사들끼리 경쟁할 때 잘 드러난다.

시장에서의 경쟁을 기반으로 한 자유시장에서는, 기업 사이의 경쟁으로 말미암아 공산주의와 같은 계획 경제 체계와 달리 물건의 내구성이 향상되는 것이 일반적이나, 고객들의 선택을 얻고자 물건이건 소프트웨어이건 디자인, 신기술 광고 따위로써 소비욕을 자극해서 특히 타기업 상품의 가치를 떨어트리는 일도 많다. 새로움을 갈망하는 사람들도 있다 보니 '디자인 전략'도 그 예이기도 하다. 자원이 무궁무진하지는 않으므로 공소시효 제도가 있듯이 상품들 모두에 충분한 자원이나 지원인력, 비용을 균일하게 투입할 수 없기도 하고 규모의 경제 문제도 있어 가치가 떨어진 제품은 빨리 단종하고 사후 지원도 되도록 빨리 끝내서 돈 되는 제품에 집중하는 것이 업자에게 유리하기도 하고, 그래서 신형 부품/소프트웨어를 구형 부품/소프트웨어들과 호환되지 않게 설계하기도 하며, 어느 날부터 새 드라이버, 새 펌웨어 따위를 제공하지 않아 서로 호환되지 않게 방치하기도 한다. 인텔 CPU와 MS 윈도우도 이런 사례(1, 2). 하지만 MS 윈도우는 레거시 코드에 대해 최대한 호환성을 유지하는 식으로 프로그램을 짜기 때문에 약간 다른 측면으로 해석도 가능하지만 Windows 12에서 레거시 코드를 다 들어낼 전망이라 또 얘기가 달라졌다.

파일:how_to_earn_billion.png

계획적 구식화는 계획적 노후화와 결부되는 일도 많은데, 스마트폰 평균 교체 주기에 맞춰 내구성을 고안하는 것이 그 예이고, 패스트 패션은 위 문단에 예시로 든 옷에 물리적 마모와 사회적 마모 두 가지를 같이 적용한 것이다. 유행거리가 적으면 내구성을 줄이기 쉽다.

문화재도 예외가 아니어서 돈이 안 되는 문화재는 지금도 파괴되기도 한다. 돈이 되는 문화재는 지키되 돈이 안 되는 문화재는 개발에 도움이 안 되니 때려잡자는 식. 문화재를 복원하기 어려운 까닭이기도 하다.

3.2. 긍정적 시각에서 본 원인

일단 경영학적 개념과 이론을 경영학 외부에서 비판하여 유명해진 개념이며, 사실 이 비판론 때문에 경영학 서적 한중간에 있을 말들이 대중에게 알려졌기 때문에 원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 반론을 보는 게 오히려 이해가 쉽다. 그래서 순서를 뒤에 배치했다.

먼저 가장 간단한 반론은 경영학적으로는 기계적 노후화와 사회적 노후화를 나누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멀쩡한 옷도 확실히 팔리지 않으면 그 상품의 효용은 0이고, 가격 또한 0이다. 그런데 피라미드에서 발견된 고대 갑옷처럼 기계적인 노후화만 진행되어 옷이 형체가 없이 박살이 났어도 고고학적 이유로 고가에 팔리면 그 상품은 매우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충분히 상품 가치가 있는 것이다(구식 반, 신식 반). 중요한 건 효용과 가치이다. 효용과 수명을 연결하는 개념이 체계적 구식화인데, 이때 생각하는 물리적인 소모는 물론 중요한 팩터이지만 그 일부에 불과하며, 그 상품의 가치는 그 상품의 물리적이거나 사회적이거나 모든 부분이 종합되어 판단되며, 그 관리 또한 모든 분야에 걸쳐 이루어진다.

4. 계획적 노후화 유형

4.1. 고안된 내구성(Contrived durability)

아버지가 1906년에 만들어 주신 책가방은 1913년에 내가 견진성사를 받을 때에도 학교에 처음으로 들고 가던 날과 마찬가지로 새것이었다. 그 책가방은 한 친척 아이가 선물로 받게 되었고, 그 아이가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다른 친척들에게 계속해서 물려졌다. (중략) 비록 절대로 망가지지 않는 책가방을 만들어서 최고의 찬사를 받긴 했지만 캐스트너(작가의 아버지 에밀)와 캐스트너의 수련생들에겐 형편없는 돈벌이가 되었다. 한 아이가 책가방 세 개를 쓰는 것이 아이 셋이 책가방 하나를 쓰는 것보다 이익이 더 많다. 먼저의 경우에는 아이가 셋이면 가방이 아홉 개나 필요하지만, 나중의 경우에는 세 명의 아이가 고작 가방 한 개를 쓰게 될 테니까. (후략)
에리히 캐스트너, 《내가 어렸을 때에》中[3]

4.1.1. 비판적 시각

고안된 내구성은 출시 전에 제품 수명이 단축되도록 제품을 설계하는 전략이다. 단가 문제와 상관없이 일부러 저질 부품을 사용하거나 과도한 마모를 유발하는 부품을 사용하는 식. 수리하기나마 쉬우면 모를까 그렇지도 않아 제품을 버리고 새로 구입하게 유도하여 자원 낭비를 유발해 환경단체에서 만악의 근원으로 묘사된다.

장난감 속 작고 부서지기 쉬운 플라스틱 부품, 빨리 닳는 배터리, 쉽게 올이 나가는 스타킹 등이 여기 해당 사항이다. 아래 유형과 연계되어 멋지지만 겉만 멀쩡하고 잘 부서지는 구조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계획적 구식화를 비판한 책인 <낭비 사회를 넘어서>에서 사례로 제시된 것이 일정 사용량을 넘어서면 고장나게 설계된 프린터이다.

으로 따지면 부푼 옷감은 얼마 안 가 뜯어져 펑퍼지게 되고 세탁관리도 어렵게 되며, 실이나 다른 재료도 아끼기 때문에 잘 보관하지 않으면 옷이 분해되고 금방 털이 날리는 지경이 되는 등 회생할 수 없도록 망가지기 쉽게 만들어 놓는 셈이다.

생산 과정에서 내구성이 덜 필요해짐에 따라 제조가 더 편리해지고, 이는 낮은 생산 원가로 이어져 품질 낮은 제품을 높은 마진을 남겨먹으며 소비자가 새 제품을 더 자주 구매하도록 유도한다.

고안된 내구성의 또 다른 방식은 운영체제 따위를 건드려 금방 망가지게 하는 것이다. 이는 디지털 암흑시대의 원인이기도 하다. 해당 문서의 '컴퓨터의 갑작스러운 고장' 문단 참고.

그리고 이 방법을 잘못 사용하면 브랜드의 신뢰성과 이미지에 치명타를 받을 수도 있다. 배터리게이트가 좋은 예이다.

4.1.2. 긍정적 시각

T-34 전차가 역사적인 사례이다. 1941년에 급박한 전황에서 각 차량의 평균 수명은 공장에서 생산된 후 6개월 이내이고 그 기간에 기동하는 거리는 1,500 km 안팎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가 도출되었다. 설계진은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해서 일부러 부품의 수명을 1,500 km 앞뒤로 제한하였고, 복잡한 부품은 간략화하였고, 재료의 질을 희생하고 쓰고 품질 검사도 최소한으로 줄여서 물량을 늘리는 데에 주력했다. 그 덕분에 T-34의 생산비는 2년 뒤에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고, 3만여 대에 달하는 물량이 쏟아져 나왔다.

이 내구연한을 정하는 것은 단순한 것 같으면서도 소련이나 독일이나 아무도 수행하지 않은 방식이다. 실제로는 자본주의적 생산관리가 발전한 미국이 소련의 제1차 5개년 계획을 물질적, 인적으로 지원해주는 과정에서 받은 개념이다. 원래 자본주의적 생산관리가 이렇다. '분업'이나 '컨베이어 벨트 제조공정' 같은 걸 하는 걸 보면 왜 그때까지는 그렇게 안 했는지 의문할 정도로 쉬워 보이겠지만 정작 받지 못한 국가는 그런 개념도 모르고, 개념을 알아도 구체적으로 생산라인을 설계하는 건 노하우가 없으면 엄청 어려우며, 초기 투자 비용도 엄청 많다.

구체적으로 전차가 가장 과부하를 받는 부분이 엔진과 구동계열인데, 그 당시에 엔진 공정상으로 내구연한을 1,500 km 이상 올리려면 몰리브덴처럼 생산량이 극히 제한된 희소합금이 엄청나게 들어간다. 그런데 몰리브덴 함량을 최소한으로 억제한 만큼만 써도 대충 1,500 km까지는 버텨주기 때문에 이 제한에 맞춰서 엔진의 사양을 정했고, 그에 따라 다른 부품과 설계를 모두 변경했다. 차체가 8천 km를 버텨봐야 1,500 km가 지나기 전에 다른 부품의 수명이 다 되거나 전투로 인하여 파괴되어 버리기 마련이다. 물론 이건 모듈화설계기법이란 게 고안되지 못한 시절에 나온 전차라서 엔진 교체가 차라리 새로 만드는게 더 나을 정도로[4] 대단히 어려웠던 탓도 있다.[5]

이렇게 되면 차체 프레임 생산공정에서 희소합금을 아예 안 쓰고 통짜 강철을 써서 원가를 절감하고 정밀가공 공정을 패스해 버리고 주물생산된 걸 그대로 출고해서 생산성을 올려도 차체는 2천 km는 거뜬히 버틴다. 그 전에는 신경을 조금만 더 써주면 훨씬 더한 안정적이고 내구연한도 오래가는 부품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공장관리인이나 작업자들이 마무리 공정까지 세세하게 신경을 썼지만, 탱크는 어차피 전쟁에 쓰이고 다른 부품이 고장나거나 적의 포탄에 맞아 격파될 것이라는 전제로 이런 작업을 하려는 노동자와 장인들을 막고 다른 작업에 투입시킨 것이다.

이런 시스템이 모든 부품에 적용된다. 이에 따라 엉뚱한 장인정신 발휘하기보다는 이렇게 모든 부품이 지향할 내구연한을 정하고 그에 맞춰 제작법을 개선하면 투입할 노동력과 자원을 아끼면서도 1,500 km 정도는 너끈히 굴러가는 전차를 싸게, 많이 낼 수 있는 것이다. 독일식 전차의 장인정신의 반대인 자본주의적 생산방식이고, 이 생산방식을 미국에서 도입한 소련에서는 T-34를 독일 전차의 수를 압도하고도 남겼을 만큼 생산해냈다.

그런데 이 '1,500'이라는 숫자 자체를 파악한 것은 통계수리적 예술에 가깝다. 전차가 소모되는 현장상황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다. 그러면 자원투입량에 따른 목표생산량 정도만 있던 소비에트 공장에 유효불량율, 검수예산배정, 검수인원과 불량/양품 측정판단 기준, 이 판단이 완성품의 성능에 미칠 공학적 판단, 그 결과에 따른 시뮬레이션, 회귀분석을 하긴 위해서 공학자만 있어서는 안 되고, 통계학을 배웠으며 돌아가는 시장과 생산인 복잡한 상황을 감각적으로 판단할 유능한 경영자가 필요하다. 군대에서 유능한 장군이 하는 일을 생산과정에서 하는 게 바로 경영자인 것이다.

대표적인 예시로 미국이 전쟁 지지 말라고 경영자들을 지원해주자 원가의 감소와 생산량의 증대를 유발시킨 것이 있었다.[6] 이는 후대에 산업공학이라고 부르게 되는 분야로, 2차대전 당시에는 미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아득히 앞서나간 분야이다. 그시절 미국의 쇼미더머니는 단순히 자원만 많고 인력만 많다고 되는 것이 아니였다.[7]

그리스 신화에서 나오는 마차에도 그런 예가 있다. 마차의 굴대나 바퀴는 빨리 마모되지만 의자나 외장은 거의 마모되지 않으므로 굴대나 바퀴는 비싸도 튼튼하고 두껍게 만들어 내구성을 높이고 반대로 의자 등은 겨우 무게를 지탱할 정도로만 약하고 얇게 싸게 만들어 굴대가 다 마모되어 마차가 내려앉으면 의자도 마모되어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부서지게 설계하는 것으로서 경제적 엔지니어링의 이상이라고 할 수가 있다.

다만 신형 제품이 구형 제품보다 수명이 더 짧다고 모두 고안된 내구성에 속하는 것은 아니다. 구성 부품이 간단하고 종류가 적을수록 고장이 적고 수명이 오래가는 것은 모든 기계의 공통점이다. 기능이 많을수록 여러 가지 기능을 수행하느라 부품이 복잡하거나 그 종류도 많을 수도 있어 고장이 더욱 잦고 수명도 짧을 수도 있다. 방향 전환과 간단한 풍속 변경 기능만 있는 일반 선풍기서큘레이터가 여러 전자 기능들을 탑재한 서큘레이터보다 더 튼튼하고 오래가는 게 그 예이다. 비디오비전도 그런 예로 볼 수 있겠다. 이는 비교의 문제이기도 한데, 개발자들이 처음부터 의도한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이 '고안된 내구성'과는 거리가 있고, 잘 비교하는 방법은 일반 선풍기는 선풍기끼리, 서큘레이터는 서큘레이터끼리 비교하는 것이다.

4.2. 수리 방지(Prevention of repairs)

4.2.1. 비판적 시각

말 그대로 제품이 고장나도 소비자가 수리해서 쓰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일부러 구조를 복잡하게 만들거나 접착제나 걸쇠 등을 이용해서 아예 외장을 뜯을 수 없게 만들기도 하고, 아예 설계 단계부터 수리할 수 없게 만들기도 한다. 즉, 수리하려 하면 더 망가져서 아예 새로 사는 것이 더 낫게 만드는 것. 또는 유상 수리 기간이 남아 있어도 수리비를 비싸게 책정해 새로 사는 것이 더 낫게 하기도 한다.

이는 동급 제품에 적극적인 수리 정책을 지원하는 경쟁사가 있다면 효과가 덜하지만, 일단 생산자 입장에서는 새 제품의 구매를 유도하여 돈을 확실하게 더 받아 챙길 수 있기에 선호한다. 볼펜과 사인펜은 잉크가 다 쓰이거나 굳으면 분리해서 펜 심만 교체하면 이어서 쓸 수 있으나, 분리를 막거나 교체 심을 팔지 않는 것을 한 예로 볼 수 있다. 불편한 의류 디자인을 유행하게 해서 과시욕을 촉진하는 것도 같다. 수리하기 쉽게 만들고도 부품을 금방 단종하는 것도 이런 예로 볼 수 있는데(#), 이는 위의 빠른 사후 지원 종료와도 유관한 문제이다.

멤브레인 키보드도 대표적인 예시인데, 멤브레인 키보드는 실리콘 돔(러버돔)의 탄성을 이용해 반발력을 만든다. 그런데 금방 망가지거나 찢어지는 얇고 저질의 실리콘을 사용해서 수명을 짧게 만들고서, 러버돔을 기판에 접착해놓거나 회로를 인쇄해놔서 교체를 할 수 없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저질 키보드는 정말 AS 기간이 지나면 금방 맛이 가게 만들어지며, 교체용 실리콘 돔을 파는 경우도 거의 없어서 반강제로 새 제품을 사게 만들어진다.

또 하나의 예로 애플의 기기들 전반이 있다. 유명 유튜버 Hugh Jeffreys의 아이폰 13 분해 영상(#)에서 볼 수 있듯이, 아이폰 13은 부품의 모듈화가 잘 되어있어 물리적으로는 분명히 수리가 가능하지만, 로직보드에 부품별 ID 번호가 지정되어있고 ID가 다른 교체 부품이 감지되면 해당 부품의 작동을 아예 거부하도록 설계되어 있어 소프트웨어적으로 부품을 못 교체하게 만들어졌다. 또한 노트북, 모니터, 컴퓨터 등 애플 기기들은 거의 전부가 흔히 쓰지 않는 별나사로 조립되어 있으며, 같은 기계 안에서도 나사들이 죄다 머리 모양이 다르게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배터리를 사설/자가 교체하면 수명 확인 기능을 꺼버리고, 디스플레이를 자가 교체하면 True Tone 기능을 막고, 전면 카메라를 교체하면 Face ID를 막는 등 자가교체를 막기 위한 소소한 조치들이 잔뜩 들어간다.

본질적으로 이는 고장나기 전의 제품의 효용이 새로운 제품과 큰 차이가 나지 않기에 발생한다. 기업의 입장에서 고장난 제품을 수리해서 사용하면 곧 잠재적인 매출의 발생 가능성을 차단당하는 것이고, 이것을 방지하면 기업은 계획적으로 노후화되어 내구성이 좋지 않은 제품이 고장날 때마다 소비자가 새로운 제품을 살 수 밖에 없도록 강제함으로서 소비 주기를 짧게 만들고 매출을 늘릴 수 있다.

4.2.2. 긍정적 시각

수리가 용이하거나 내구성이 높은 제품은 소비자가 제품을 오래 사용할 수 있으니, 똑같은 제품을 새로 구매하는 주기가 길어지기 때문에 시간 대비 낮은 매출이 반영되어 시장에서 판매되는 가격이 상승한다. 또한 스마트폰과 같이 부품의 수가 많은 복잡한 전자기계일 수록 모든 부품의 내구성을 관리하기 힘들고, 제품의 수리 용이성을 개선하는 것이 비합리적으로 높은 비용을 요구하고, AP를 포함한 하드웨어적인 성능 발달 /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고려했을 때 요구 성능이 지수함수적으로 증가하므로 과거에 만들어진 제품의 가치가 하락하는 감가상각이 심하다.[8] 그렇기 때문에 제조사 입장에서는 시간이 지나면 가치의 하락폭이 큰 제품의 내구성과 수리 용이성을 굳이 비용을 들여가며 개선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또한 개발도상국 생산지와 선진국/신흥공업국 수리 센터의 임금 차이를 고려했을 때, 수리에 필요한 비용이 크다는 것 또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그냥 "죄송합니다, 고객님."이라고 하고 택배로 새거 던져 주는 게 훨씬 싸다. 그 오퍼레이터는 최저임금만 받아도 할 수 있는 일이니까. 심지어 새거 받는 고객도 그것을 더 좋아하는 데다가 "고객님. 몇 만 원만 더 주시면 이번에 나온 신제품으로 교환해드릴게요."라고 해서 신제품까지 팔 수 있다면 굳이 고비용의 숙련 기술자를 고용해서 동네마다 AS센터에 배치할 필요와 비용을 많이 들여 악성재고 가능성이 높은 수리용 자재를 보관할 필요도 사라진다.

상품을 수리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과 신제품을 거저 교환해 주는 비용을 비교평가하는 단계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그걸 소비자가 바라는가를 평가하는 단계도 당연히 필요하다. 전자제품 분야는 대부분 후자가 유리하다고 후자쪽이 우세해지는데, 기계적 마모가 훨씬 중요한 차량 같은 경우는 신차 그냥 주는 거보다는 수리해 주는 게 싸기 때문에 10만 km 5년 보장하고 동네마다 A/S 센터를 까는 것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5년 내 물건은 수리해 주지만, 그 이상은 자기들이 책임 못 진다는 유효수명 개념이 당연히 들어가 있어서 연식 오래된 물건은 수리하느니 새차 사도록 유도하는 개념이 들어갈 수는 있다. 90년대~2000년대 초반 차량들의 경우 비교적 주행거리가 짧아 엔진과 미션 등 핵심부품은 그럭저럭 굴러갈 정도로 멀쩡해도 세월이 지나다보니 램프가 깨지거나 범퍼가 조금 깨지거나 문짝이 우그러져서 청테이프 덕지덕지 바르고 꾸역꾸역 굴러 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A/S센터에 끌고가면 대부분 수리부속 생산년한이 지나고 재고도 없어서 유상수리도 불가하다고 한다. 이런 경우는 계획적 구식화라고 볼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원체 비싸고 오래 쓰는 물건이고, 그리고 소비자는 물론 다른 사람의 목숨까지 달려 있으니 소비자 보호를 위해 회사가 부품 단종 후 신차구매 강제를 너무 지나치게 하지 못하도록 법정보유연한이 단종 후 8년으로 못박혀 있긴 하다. 보통은 풀체인지 전까지 3년은 팔리니 11~12년이 넘어가면 슬슬 부품 찾기 힘들어지기 시작한다.

따라서 이론적으로 수리의 효용성과 신차의 효용성이 소비자와 제조사가 갈리는 부분은 수리를 진행하는 차량 제조사 같은 회사에서 발생한다. 그런데 동네마다 A/S 수리점을 깔아놓고 애쓰고 있는 차량 제조사를 비판하기에는 설득력이 없어 보이니 애먼 재봉틀이나 스마트폰 회사를 비난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다 쳐도 자동차 회사도 이런 부분 가지고 함부로 장난치면 그 회사 평판 망한다. 자동차 분야는 상상을 초월하는 빡센 경쟁이 이루어지는 시장이다. 이 개념을 유명하게 만든 앨프리드 슬론의 제너럴 모터스도 몇 번이나 망했다. 개별 차량회사 차원에서 볼보처럼 정신나간 내구력을 목표로 하고 정신나간 금액을 받거나 현대 자동차처럼 적당한 내구력을 목표로 하고 적당한 가격을 받거나 둘 다 합리성이 있으니 두 회사가 서로 경쟁하면서 버티고 있는 것이다. 가격과 성능 간 균형 때문에 차량회사들의 임원진들의 고민은 끝이없고, 공돌이들은 오늘도 갈려나간다.

5. 사례

엄밀히는 계획적 노후화이다.

5.1. 경영학 밖의 사례


당연하지만 이러는 식으로 구식화할 수 있는 건 물건만이 아니다.

5.2. 실패 사례

6. 소비자 비난론

계획적 구식화를 이해하는 데에 중요한 것 하나가 바로 소비자의 소비 행태이다. 제조사들은 사람들 욕구를 쫓을 수밖에 없다. 어떤 도구이든지 바라는 결과를 내는 도구가 좋은 도구이며, 마찬가지로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는 상품을 내는 건 그 기업의 선이다. 소비자들이 어떤 디자인을 좋아하는지, 얼마나 쓰고 버리는지 따위에 따라 만드는 것인데, 공산주의 체제의 수령도 이러는 기업을 바라며, 환경주의적 정치체제가 들어서도 환경주의적 요구에 걸맞은 상품을 내야만 한다. 이것을 문제시하는 건 살인자의 칼이 너무 잘 든다고 칼 만드는 회사를 탓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이게 내구력 부분에 적용되면 모든 상품은 T-34의 사례처럼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내구력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예전에 현재가치로 천만원 가까이 하던 혼수용 테이블형 철제 재봉틀은 가정에서 가족들 옷을 철마다 옷감을 떼서 옷을 해입고, 구멍나면 떼우고, 삯바느질도 부업으로 하던 그런 수요 때문에 튼튼하게 만들고 화끈하게 받은 것이니 얼마든지 수리할 수 있으나, 지금 생산되는 재봉틀 대부분은 그걸 사는 사람들도 취미 수준에서 깨작댄다는 것을 생산자도, 판매자도, 심지어 소비자 스스로도 안다. 그러니 천만원 수준 가격의 재봉틀을 살 리가 없다. 그러다보니 100만 원짜리 플라스틱 재봉틀이 시장의 주류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토너가 철제인 재봉틀이 단종된 것이 아니다. 철제 튼튼한 산업용 재봉틀 제작업체는 멀쩡히 돌아가는데, 그 이유는 세탁소나 동남아 OEM 공장 동대문 시장 공장 등에서 하루 16시간 이상씩 365일 돌리는 용도로 구매하기 때문이다.

또, 사치품 쓰는 부자들은 실제로 오래 입지도 않을 물건을 무조건 최고품질로만 요구하니, 그들을 상대하는 생산자들은 당연히 원가 따위 아끼지 않고 최고급 재료만 쓴다. 그게 바로 '스위스 시계' 같은 명품이다. 이런 거에 제작자가 싸구려 플라스틱 쓸 거 같은가?

상품이 얼마나 튼튼하고 약한가를 결정하는 것은 제조사가 아니다. 결국 '소비자의 필요'인 것이고, 제조사는 그 필요와 욕구에 충실히 맞춰주는 것이고, 이것은 시장에서 팔릴 만한 제품, 즉 효용을 극대화하는 제품을 만드는 데에 반드시 따라가는 원칙인 것이다.

6.1. 가격 문제

자원 수량 탓에 자원부터 비싸고, 사람도 먹고 살아야 되니 인건비도 든다. 엄청 비싸게 줘야 다른 물건들보다 조금이나마 좋은 물건을 쓸 수 있다. 원가를 아끼지 않고 만드는 물건, 그 정의에 가장 부합하는 상품이 명품이고, 그보다도 훨씬 고급에 주문제작품이면 인건비는 수십 배가 들어가니 기성품으로 만들 가치도 없을 만큼의 반영구적 주문제작품은 기성품인 명품보다 훨씬 더 비싸다. 기성품 또한 대량생산을 못 하면 비쌀 수밖에 없다. 그만큼 소량생산에 들어가는 상품 제조원가의 인건비 부분은 원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관련 용어는 '규모의 경제'이다.

일반 소비자들은 싼 게 비지떡인 걸 알고도 산다. 어차피 오래 쓸 마음이 없는 것이다. 튼튼한데 비싼 물건과 부실한데 싼 물건 가운데 후자를 계속 고르니까 수리되는 철제의 거대한 재봉틀 같은 게 단종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른바 환경주의적 소비자들은, '튼튼한 물건'을 제조자들이 얼마 팔리지 않더하도 '싸게' 제조해주기를 희망하는데, 그 누구에게 맡겨도 채산을 맞출 수 없는 요구임을 모른다.

6.2.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

수수해도 튼튼한 물건 사서 오래 쓰자는 말은 정말로 좋은 말이고, 예전 사람들은 물건 함부로 안 버리고 구멍난 옷 때워서 몇 십 년 입고 옷감 떼서 이불을 만들기도 했고, 그게 미덕이었으니 현재 가치로 천만 원씩 하는 재봉틀을 혼수로 해갔고, 튼튼한 가정용 재봉틀 회사도 있었다. TV도 혼자 쓰든 같이 쓰든 오래 썼으니 제작자들도 튼튼하게 만들고 비싸게 팔았다. 노인들은 아직도 전화기가 고장나야 전화기를 바꾸곤 한다. 전화만 되면 된다고 생각하는 노인들은 카톡도 없는 튼튼한 효도폰을 사는데, 최신 부품이 없어서 다양한 기능은 없고 견고한 부품을 써서 비싸긴 한데 아주 튼튼하다. 그런 효도폰 시장이 있는 건 튼튼한 전화기를 요구하는 계층이 그 정도 수준만 되어도 제조사들이 그런 상품을 낸다는 말이다.

하지만 풍족한 자원에 익숙하고 유행에 민감한 젊은 사람들은 그러지 않는다. 옷이건 스마트폰이건 TV건 노나 쓰려 하거나 오래 쓰려 하기는커녕 처음부터든 쓰여온 뒤이든 상태가 좀 안 좋거나 유행이 지나 가치가 떨어진 것, 남이 쓰던 것을 기피하고, 1년 동안에 한 번도 안 썼다고, 신혼이라고, 새 출발 한다고, 특히 요즘에는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한다는 등의 핑계로 가지고 있는 것을 버리고, 가족이 입는 것을 고쳐서래도 물려받을 생각도 없이 무조건 새로운 물건을 구매하는 일이 많다.

이러한 소비 습관은 스마트폰이나 가전제품 구매에서도 나타나는데, 대부분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소비 행태는 핸드폰의 내구력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유행에 따라 새로운 디자인, 더 좋은 성능을 당연하게 여기면서 2년 의무약정 기간이 끝나면 멀쩡히 작동하는 스마트폰을 버리고 또 신형폰을 산다('멀쩡한 고물' 중고휴대폰 年 1천200만대). 디자인이나 기능 면으로 지금 쓰는 전화기로도 충분한 상태에서도 유행처럼, 습관처럼 쇼핑을 하는 것이다.

가정에 살림을 도맡아 하는 주부가 있으면 낭비가 그나마 덜한데, 주부가 없이 1인 가구로 사는 소비자들은 1인 가구의 한계 탓에 더 심하게 낭비한다. 이불이나 신발을 살 때는 가격만 보고 저가 제품을 싼 맛에 적당히 쓰고, 스스로 세탁조차 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 세탁소에 맡기면 세탁비가 신품[13]의 절반 정도 하니 그냥 버리고 새로 산다.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신제품 개발할 때 이러는 사람들의 요구에 따라 세탁 가능 여부를 고려하지 않고 그냥 세탁되기 전까지 최대한은 버티도록 기름코팅을 해서 팔아야 한다.

이와 같은 빠른 노후화, 짧은 상품 유통기한의 원인 중 하나는 많은 소비자들이 상품들을 일회용, 3개월용, 1년용 따위소모품처럼 쓰는 것이다. 곧, 튼튼한 물건을 소비자들이 바라지 않아서 그런 제품을 대량생산용 기성품으로 만들기에는 기업의 입장에서 수지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유행이 지났다고 금세 의류수거함에 넣고, 재봉틀이나 TV는 5~10년 정도 쓰고 버리듯이 다수 소비자들이 물건을 오랫동안은 아껴 쓰지 않음을 소비자도 회사도 상인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옷을 만들 때는 튼튼한 씨실 쓸 돈으로 몇 달도 못 버티는 토끼귀를 달고, 재봉틀을 만들 때는 빡세게 1년 쓰면 망가지게 플라스틱으로 만드는 등으로 짧은 시간 동안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보증하는 것이다. 예전 물건들의 튼튼한 내구력을 기억하는 나이 많은 사람들 중 일부는 튼튼한 물건이 주류이던 시절 감각으로 왜 이렇게 빨리 망가지나, 불평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편리하게도 그때 그 상품 가격이 당시 한끼 밥값과 비교해 얼마나 비싼 것이었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

소비행태를 무시하고 티타늄 등 고가의 재료를 투입해서도 기술력이 경쟁사보다 압도적인 제조사가 엄청난 기술혁신을 통해 내구연령이 5년 이상의 휴대폰을 만들 수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은 오히려 한정된 자원의 비효율적인 낭비가 된다. 2년 쓰이고 버려지는 제품을 제조하는 데에 있기에 적절한 환경적인 정책은 제조과정에서 환경파괴를 최소화하고 버려진 물건을 재활용하는 데에 주안점을 두는 것이다. 이런 상품을 10년 쓸 수 있게 튼튼하게 만드는 것은 그렇게 만들어봐야 똑같이 2년 쓰이고 버려지기 때문에 쓸데없는 노력과 자원 낭비에 불과하다.

다만 필요하지 않은 재화를 소비하는 이러한 행위는 고대부터 우리 사회에 존재해 왔다. 막말로 모든 여가생활은 인간의 생존에 도움은 되지 않으면서 지구의 자원을 낭비하는 행위이다.[14] 옛 왕족과 귀족들은 옷장에 화려한 옷을 가득 두고 입고 다녔고, 청동기 시대에는 지배계층이 스스로의 지위를 드러내기 위해 고인돌과 같은 과시 수단을 제작시켜 자원과 노동력을 불필요하게 소모시켰다. 환경보호에 대한 사람들의 자각이 미비하던 시대에 '지구를 생각해서' 자원을 절약하자고 주장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상류층들을 제외한 전근대의 평범한 사람들이 사치하지 못한 이유는 그들이 검소하거나 겸허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에게 배분될 자원과 시설이 부족했을 뿐이었다. 현대에 들어서 기술이 발전하고 사람들의 생활 수준이 나아지자 일반적인 사람들 역시 옛 상류층들처럼 사치스러운 소비 습관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고, 이들은 이를 아무 죄의식없이 남용한다.

6.2.1. 취좆

꼭 이런 환경 문제가 아니어도 덕후의 수집품이 그 덕후에게 얼마나 소중한지를 아무리 설명해줘도 못 알아듣는 사람이 훨씬 더 많으며, 그저 환경을 파괴하는 쓰레기로 치부하고 버려야 된다고 말하기도 한다. 가령 오래된 고전게임의 박스나 그 안에 든 설명서나 이제는 절판되어 프리미엄 주고도 구하기 힘든 만화책을 폐지로 내다버리거나... 이는 복돌이 증가로 이어질 수도 있는 문제이기도 하고, 반달리즘으로 볼 수도 있다. 미니멀 라이프라며 간소한 것을 추구하는 사람의 시선이 안 좋기도 하다. 돈이 되면 몰라도 안 되는 건 쓰레기라거나 낡은 게 그렇게 좋으면 옛날로 돌아가라는 등 말도 있다. "저런 촌스러운 게 왜 좋다는 거야?". 이는 황금만능주의와 유관하기도 하고, 특히 해당 물건으로 즐거움을 누린 적이 있으면 사다리 걷어차기개구리가 올챙이 시절을 모르는 것으로 볼 수 있다.[15]

일본에는 20년 이상의 기간에 수집한 시가 천만 엔 상당빅쿠리맨 스티커를 가족이 몰래 내다버린 사례도 있을 정도. 진짜 현찰이면 단돈 만 엔, 천 엔도 쓰레기통에 버리지 않겠지만, 그것이 어느 정도의 가치를 가진 것인지 모르니 함부로 내다버리고도 아까운 줄 모르는 것. 그나마 이 사례도 '시가'라는 가치척도가 있어서 일반인들에게 먹히는 것이다. 진짜 자기 자신만이 소중하게 여기는 유일한 아이템이 이런 대접을 받으면 항변할 곳도 없다. 현실이 이렇게 나쁘다 보니 드라마 촬영에 쓰인 소품이 그대로 버려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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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환경파괴의 주범

물론 사람들이 다 똑같지는 않아서 이러한 시장 상황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나 지구환경을 생각하는 환경주의자들은 당연히 불만을 품는다.

하지만 문제의 방향이 전혀 잘못되었다. 전쟁을 결정하는 건 병사가 아니라 왕이다. 상품의 소비방식을 결정하는 건 제조업자가 아니라 소비자이다. 필요로 하는 사람, 무엇인가를 바라되 자신이 하는 짓이 지구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생각조차 안 하는 사람들이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제조사와 경영자도 지구에 사는 똑같은 사람이므로 지구환경을 똑같이 걱정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제조사는 무조건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야만 한다. 많은 소비자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시장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기업은 존속할 수 없다. 환경을 생각해서 좀 오래 쓰라고 경영자들이 외쳐야 물건 못 팔면 '철제 가정용 재봉틀 제작회사'가 망하듯이 본인네가 망할 뿐이고, 이런 멍청한 짓을 동정할 사람도 없다.

만약 정부가 나서서 환경을 생각하는 일부 소비자와 기업의 주장에 따른 정책을 짜면 비싼 원가와 많은 자재를 들여 수십 년 쓸 정도로 튼튼한 물건을 제조시키고, 모든 물건의 유효 기간을 최대화하고, 핸드폰이든 냉장고이든 의무 약정 기간과 신제품 출시 주기를 대폭 늘리거나 저가 상품의 시장 거래를 막기 위해 가격이 아닌 물량 대비 세금을 늘릴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상황이 실현되면 소비자들은 불만을 품을 것이고, 그런 거 추진하는 정치인은 낙선한다.[16] 한국에서 일어난 실제 사례로, 사회적 기업 브링유어컵은 텀블러 하나를 오래 쓰자고 말하면서 세척을 편하게 구조를 단순화하고 포스코에서 생산된 스테인리스 스틸로 본체를 만들고 뚜껑은 따로 판매하여 뚜껑이 망가지면 전체를 안 버리고 그 부분만 바꿀 수 있도록 했으나 판매량 부진으로 사장되었다. 2021년 현재는 판촉물 회사로서 최소주문수량 100개 단위로 판매한다. 또한, 핸드폰이야 그렇다 해도, 물량 대비 세금, 즉 종량제는 부의 재분배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정책이다.

플라스틱, 비닐 자체가 나쁜 건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것들을 오남용하는 상황이다. 결국 정부가 욕 먹을 거 각오하고 법으로 막아서 사용량을 줄였다. 검은색 교복 싫고 화사한 옷 입고 싶고, 언니옷 물려받는 거 싫고, 최신 유행 옷 철마다 바꿔 입고 싶어 하니 기업들이 그런 상품을 만든다.

프랑스에서는 '계획적 구식화 방지(Halte à l'obsolescence programmée)' 법 및 단체를 2015년에 도입하여 계획적 구식화를 범죄로 규정하였고, 이를 위반하면 최대 징역 2년이 선고되고 벌금 30만 유로를 물어야 한다. 하지만 이 법은 제정당시부터 시장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는데, 제품의 유효수명에 따른 내구연한 예외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법에 따라 처벌받은 기업, 사례는 단 하나도 없으며, 아무도 대상으로 할 수 없는 것이다.

6.4. 계몽 운동 및 시장 개선

환경주의자들도 대부분 문제의 원인이 소비자들의 끝도없이 무책임하고 무개념한 욕망임을 알고는 있다. 그런데 그걸 비판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이유가 있다.

일단 "너 때문이야." 식으로 말하면 모든 결정권을 쥔 소비자 귀에 불쾌해할 게 뻔하다. 환경주의자의 책들도 결국 돈 받고 파는 것인데 정작 그 책을 사줄 사람 비판하는 글을 그들이 사줄 리가 없다. 그런 말 듣고 참을 개념이 있으면 애초에 저런 행동들도 안 한다.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길은 소비자들 스스로 지구환경을 보존할 수 있게끔 소비행태를 교정하는 것이다. 정말 현실을 바꾸고 싶으면 개념 없이 소비하는 소비자들에게, 다른 사람이 도와줄 수조차 없는 바로 자기 자신들의 소비행태를 재점검하는 것과 지구를 망치면 그들도 손해를 보는 것, 행동을 스스로 개선하는 것밖에 없음을 깨닫게 하는 게 진짜로 환경을 위하는 길이다. 어떤 과정을 거쳐서 물건이 만들어지는지, 그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이 뭔지 따위를 보여주는 것도 좋다. 물건 오래 쓰는 나라에 가서 경험하고 올 수도 있고.

그러나 소비자들은 그런 걸 듣고 싶어 하지도 않고 자신의 행동을 교정하려고 들지도 않는다. 그보다는 지구 환경 문제는 모두 사악한 기업가의 음모라는 책을 하나 더 사서, 불필요하게 나무 수만 그루를 희생시킨다. 그들은 성층권을 망치는 여객기를 비난하지만 남유럽에서 보내는 여름휴가를 포기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지구온난화는 걱정하지만 태양열로 작동하는 멋진 레저용 요트는 포기하지 않는다.

중고 시장, 대여점, 수리점 활성화가 필요할 수 있다. 그런데 그게 어떻게 활성화되겠는가? 나라에서 수리점에 보조금 지급하면 되는가? 효율은 그런 식으로 작동하는 게 아니다. 먼저 소비자들이 500만 원짜리 전화기를 사서 20년간 쓰면 된다. 그러면 20년 내구연한에 맞춰서 제조사들이 20년 버틸 수 있게끔 내부 프레임을 매우 고가의 합금으로 제조할 것이다. 그리고 수리도 쉽게 가능하게끔 만들 것이다. 이런 상품들이 있어야 비로소 수리점이 살아남을 수 있다. 어차피 적당히 쓰다 버릴 테니 원가를 낮춰서 판매가도 무조건 떨어뜨리라는 소비자들의 압력 때문에 일회용품, 소모품들이 넘쳐나는 시장에선 수리점이 버틸 도리가 없다.

6.5. 반론

2020년대 현재는 중산층이 적고 사람 수에 비례해 양질의 일자리 수도 적은 상황이다. 어떤 사람들은 월 100만 원밖에 못 벌고, 어떤 사람들은 월 1억 원을 번다. 88만원 세대, 캥거루족 같은 문제도 있다. 저소득층 가구가 500만 원짜리 가전제품을 사려면 대출을 하거나 정부에서 돈을 저소득층에 더 많이 푸는 수밖에 없을 것인데, 시간도 자원이어서 월간제나 연간제이면 몰라도 보통 대출에 이자가 붙으니 그냥 10만 원짜리 가전제품을 사는 게 이득이다. 또한, 부자도 거지가 될 수 있고 거지도 부자가 될 수 있는 등 유동성도 간과했다. 자본주의 특성과 현실상은 소비 행태를 고정하기 어렵다. 위 내용은 소유를 전제로 했지만, 좁은 집으로 이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물건이 많으면 다 가져갈 수는 없을 텐데, 다 가져가면 좁은 집이 사람이 살 수 없는 창고가 되기 쉽고, 그렇다고 주거나 맡길 곳도 없다시피 하니 지구환경 생각해도 별수 없이 버리는 것이다. 무리하게 계속 가지고 있는 것도 낭비이다.

가격, 환경은 몰라도, 소비자가 한두 명이 아닌데 개인주의가 만연해 소비자들 요구가 서로 다르기 마련이니 모든 결정권을 쥐고 있다고 할 수는 없고, 기업간에도 규모, 재정 문제 등이 다르기도 하며, 여러 이유로 다 들어줄 수는 없다. 한 예로, 2010년에 운지천 광고가 유행하기 시작하자 몇몇 소비자들이 재판매 운동을 벌였으나 제조사인 광동제약에서는 계획이 없다고 했다. 소비 행태가 고정돼도 막상 경쟁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마냥 좋지 않을 수도 있는데, 시장 질서상은 기업끼리 함께 소비자에게 기여하는 것보다는 자기네가 돈을 버는 것이 우선이며 그래서 A 기업 물건이 팔릴 때 B 기업 물건은 안 팔릴 수 있는 등의 격차가 더 커지기 때문. 소비자의 요구가 없어도 팔 물건이 없으니 어떻게든 돈을 벌려고 소비자에게 뭘 암묵적으로 요구시키거나 싼 가격으로 유혹하는 것이기도 하다. 물건을 계속 팔아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장 질서를 바꾸지 않으려면 제본소, 오락실, PC방처럼 집 주변에 온갖 시설이 있어야 될 것이고, 아니면 공산주의처럼 기업끼리 똑같이 나눠 가지거나 기업끼리 합병해야 이 양극화를 줄일 수 있게 된다. 이 문제는 기술적 실업과도 유관하다.

또, 환경 보호를 이유로 오래 쓰자고 생각하곤 하지만, 역시 환경 보호를 이유로 기존 물건을 구식화할 수도 있음을 간과하기 쉽기도 하다. 예를 들면 노후 디젤 자동차의 경우는 심각한 공해를 유발하기 때문에 도심에서 운행금지를 한 사례가 있다. 휘발유 자동차 등 내연기관 자동차들도 장기적으로는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는 소비자의 문제이기도 한데, #취좆 문단 내용처럼 남들은 버리는데 환경을 파괴하는 물건을 왜 가지고 있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17] 기존 기름 차를 전기 차로 개조할 수 있는 키트를 제공하는 회사도 있지만.

반대로 기업에서 사람들이 쓰던 물건을 중고로 사서 팔기도 한다. 환경 보호에는 아나바다가 중요한데 환경 보호를 중요시하면서 아나바다를 무시하면 요요 현상처럼 될 수도 있고,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와중에 무작정 오래 가는 것을 바라면 환경을 약간은 포기해야 되며, 그래서 자동차 개조 등 하위 호환이 중요한 셈이다.

7. <낭비 사회를 넘어서> 관련 이야기

세르주 라투슈의 책 <낭비 사회를 넘어서-계획적 진부화>[O]에는 계획적 구식화는 생산량이 낮은 전통 사회에서 성장 사회, 즉 생산량이 높은 사회로 넘어오며 발생한 현상으로, 낭비와 과소비가 중점적으로 일어나며 공산품, 음식 등을 거쳐 예술 분야, 심지어는 사회 전체로까지 감염의 과정과 같이 계획적 구식화가 퍼져나갈 것으로 예측되었다고 적혀 있다. 또한, 이 책에서 계획적 구식화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순기능 역시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대의 계획적 구식화는 이와 같은 순기능에서 왜곡되어 오히려 일자리를 없애는 역효과를 만들어낸다고 주장한다("바로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대한 문제다. 소위 인권의 본질(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대한 가치하락. 인간의 가치가 땅에 떨어진 근원적 이유가 바로 ‘계획적 진부화’라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經-財 북리뷰] 낭비 사회를 넘어서("스웨덴의 경우 공동 주택 지하에 공동 소유 세탁기를 설치해 건물 관리인이 관리하는 등 내구재 공유를 실천하고 있다.")

성장 사회에서 계획적 구식화가 나타날 만한 게, 위에 적힌 사람들의 욕구 문제도 있고, <경로의존성> 문서에 자세히 적혀 있듯이 욕구가 커져가기 때문이기도 하다.

7.1. 자본주의 존속에는 소비가 필수불가결한가?

8. 대중매체에서

9. 관련 문서


[O] 이때 '계획적 진부화'는 '계획적 구식화'와 같은 뜻이다.[2] 예를 들어 1949년 작품인 아서 밀러의 희곡 세일즈맨의 죽음에 보면 주인공 윌리 로먼이 자신의 냉장고를 두고 할부금을 다 내자마자 고장나 버린다면서 "They time those things. They time them so when you finally paid for them, they’re used up."(그놈들은 시간을 계산하고 있단 말이오. 전액 지불시엔 더 이상 쓸 수 없도록 시간을 계산한다니까)라고 투덜거리는 장면이 나온다.[3] 작가의 어린 시절을 다룬 자전적 소설. 작가의 부친인 에밀 캐스트너는 장인정신이 강해 제품 하나하나를 공을 들여 만들고, 가장 잘 나온 제품들은 아예 팔지 않아서 결국 대량생산하는 공장에서 밀렸다고 했다.[4] 용접한 장갑을 잘라내고 내부를 싸그리 뜯은 다음에 사실상 신규생산 수준으로 재조립해야 했다.[5] 요즘에는 차체는 몇만km를, 엔진은 3~4천km 정도를 버티게 만들되 엔진과 변속기를 모듈화(파워팩)해서 15분 이내에 크레인과 몇몇 간단한 정비도구만으로도 구동계 교체가 가능해졌기에 전차에 한해서는 위와 같은 기법은 폐기되었다.[6] 물론 현대의 경우에 그 낮아진 원가가 판매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7] 한두 대의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데에는 나치 독일이 미국보다 앞서있거나 서로 비슷할지 몰라도 계획적, 체계적으로 대량생산하고 품질관리를 하는 분야에서는 미국의 상대가 안 되었으며, 심지어 나치 독일에서도 이런 체계화는 IBM, ITT 등 미국계 정보통신기업의 힘을 빌릴수밖에 없었다. 주먹구구식으로 전쟁물자를 생산했던 일본과는 비교할 가치도 없다.[8] 물론 작동하는 데 그다지 복잡하고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부품이 필요하지 않은 가전제품들은 제조사의 계획적 구식화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다.[9] Touch ID와 Face ID(정확히는 보안을 위해 교체를 제한했다.), True Tone 지원 모델의 전면 카메라, 화면, 카메라, 배터리, SSD(맥 계열) 등.[10] 침수 등으로 인해 매우 쉽게 고장난다.[11] 특히 S8부터 S22까지의 기기. S5부터 S7까지는 GOS가 있어도 제 역할을 잘 한다. 특히 S6은 GOS가 있는 것이 게임이 더 잘 돌아갈 정도.[12] 이쪽은 카트리지를 갈면 그만이다. 또 정품 무한잉크의 경우는 아예 제한을 걸어두지 않아 카트리지가 아예 못 써먹을 수준이 되는 게 아닌 한 별도의 수리 없이 쓸 수 있다.[13] 저가형 운동화의 경우 2만원 안쪽인데 운동화 세탁소에 맡기면 세탁비가 만 원이다.[14] 예를 들면 매년 전세계에선 물부족으로 많은 사람들이 가뭄에 시달리지만, 사람들이 즐기기 때문에 워터파크에서는 막대한 양의 물을 소비한다.[15] 그러는 식으로 타도해놓고 자신들이 바라거나 좋아하는 것들이 같은 방법으로 타도되기 전후에 옛날(가령 자신들이 타도한 뒤쯤)이 좋았다기도 한다. 타도하면서 어느 옛날이 배경인 어떤 작품에 필요한 물건이 남지 않아서 작품에서 그보다 늦게 나온 물건이 나오는 등 오류가 있다고 까면 이중잣대책임전가가 된다.[16] 어차피 기업의 필요이익률을 맞추는 것은 제품의 주기와 별 상관이 없다. 2년에 100만 원씩 받는 거보다 10년에 500만 원 이문 붙여 팔면 되는 일이다. 교체주기와 이익률은 아무 관계가 없다. 제품 주기가 1회용인 나무젓가락이나 비닐봉투 만드는 중소기업이 교체 주기가 5년 이상인 차량 파는 현대자동차그룹보다 부유한 건 아니다.[17] 이는 그리움이나 수집품의 가치, 나아가 로스트 미디어가 될 가능성 때문이기도 하다.[O] [19] 사실 전세계에서 중산층 이하의 대다수 서민들은 전세계를 막론하고 인류 역사상은 과소비로 문제를 일으킨 적이 거의 없다. 그만큼의 생산이 받쳐준 적이 없으니까. 유일한 사례가 20세기 중반 이후 미국.[20]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것 하나가 지나친 저축으로 줄어든 내수경제이다. 이렇게 쌓인 돈은 부동산이나 주식으로 몰렸고, 때마침 플라자 합의로 수출마저 힘들어진 일본 기업도 줄어든 소비로 재고가 남아돌았으니 적자만 나는 시설 확충보단 재테크를 선호했고, 이것이 부동산과 주식 버블로 이어진 것. 당시 일본 정부는 조금이라도 가계 지출을 늘리려고 각종 대책을 내놓았으나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