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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니아 포로수용소 사건 | ||
날짜 | ||
우주력 788년, 제국력 479년 표준력 11월 10일 ~ 11월 21일 | ||
장소 | ||
자유행성동맹령 타나토스 성역 에코니아 에코니아 포로수용소 | ||
교전 당사자 | 은하제국군 포로 탈주자 | 에코니아 포로수용소 |
지휘관 | 버나비 코스테아[1] 프레스부르크 | 버나비 코스테아 양 웬리 크리스토프 폰 쾨펜힐러 |
병력 | 탈주자 집단 80명 | 에코니아 포로수용소 장병 3,600명 |
피해 규모 | 불명 | |
결과 | ||
탈주자 집단의 일시적 승리 버나비 코스테아의 몰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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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영웅전설 외전 <나선미궁>의 에피소드 | ||||
제2차 티아마트 회전 | → | 에코니아 포로수용소 사건 | → | (종결) |
1. 개요
- 등장 작품
- 은하영웅전설 외전 5권 <나선미궁> 6~7장
- 시기 : 우주력 788년, 제국력 479년 표준력 11월 10일 ~ 11월 21일
은하영웅전설의 사건. 타나토스 성계에 위치한 에코니아 행성 에코니아 포로수용소에서 일부 포로들이 폭동을 일으키며 일어난 사건이다.
2. 동맹의 젊은 영웅
2.1. 엘 파실의 기적
우주력 788년. 자유행성동맹군의 양 웬리 중위는 제국군의 기습적인 엘 파실 성계 침공 당시, 경비함대가 괴멸되고 제국군에 의해 궤도가 봉쇄되어 약 300만 명의 시민들이 포로로 붙잡힐 최악의 상황에서 모든 민간인을 무사히 대피시키는 기적을 이루어냈다.9월 19일. 하이네센으로 복귀한 양 웬리 중위는 동맹의 젊은 전쟁 영웅으로 칭송받으며 2계급 특진,[2] 소령 계급을 부여받게 된다. 양 웬리는 동맹의 스타가 되어 모든 시민과 언론사들의 주목을 받았다. 물론 여기에는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는 양 웬리 소령을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는데[3] 유용하게 써야한다는 동맹 정부와 군부의 의중이 크게 반영되기도 했다. 따라서 양 웬리 소령은 상부의 지시로 한동안 기자 회견, 언론 인터뷰, 각종 표창식 등의 행사에 참석하게 된다.
2.2. 애쉬비 모살설
시간이 지나자 여론의 관심은 점차 식어갔고, 행사에 시달리던 양 웬리 소령은 그토록 바랬으나 그 동안 갖지 못했던 자기만의 휴식 시간을 갖게 된다. 동시기, 통합작전본부에는 반세기 이전 시대에 전사한 위대한 전쟁영웅 브루스 애쉬비 원수가 사실 누군가에 의해 암살당했다는 내용의 애쉬비 모살설을 주장하는 익명의 투서가 지속적으로 접수되고 있었다. 투서의 발신인은 애쉬비 원수의 전 부인 루신다 여사였으나, 이미 오래 전에 사망한 인물이라 누군가 명의를 도용하여 편지를 보내고 있는 상황으로 추정되었다.그러나 브루스 애쉬비가 제2차 티아마트 회전에서 전사했던 상황은 수많은 목격자들이 전후사정을 함께했던 명확한 진실. 투서의 내용도 별다른 근거가 없는 상황이라 통합작전본부에서도 이 편지를 그저 누군가의 장난으로 여겼다. 그러나 편지가 계속 발송되고 있다보니 마냥 무시할 수도 없었다. 따라서 상부는 할 일 없는 누군가를 비공식 조사위원으로 임명하여 조사에 착수할 것을 결정한다.
그런데 조사위원으로 활동할 만한 적당한 직급에, 할 일이 없는 군인이 많을 리가 없다.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차기 보직을 두고 상부에서 논의가 계속되는 동안 관사에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던 양 웬리 소령이 비공식 조사위원으로 임명된다.[4] 또다시 귀찮은 일을 떠맡은 셈이지만 역사학자의 꿈을 가지고 있던 양 웬리는 생각 외로 열의를 가지고 관련 자료를 조사하고 '730년 마피아' 최후의 생존자인 알프레드 로자스 퇴역대장을 시작으로 제2차 티아마트 회전 참전자 명단을 받아 인터뷰에 나섰다.
하지만 어차피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가치 없는 일. 양 웬리의 차기 보직이 결정되자 상부는 비공식 조사위원회의 업무를 정지시켰다. 양 웬리 소령의 다음 보직은 변방 행성 에코니아에 위치한 에코니아 포로수용소의 참사관. 양 웬리는 일을 마치지 못하여 못내 아쉬워했으나 어쩔 수 없이 일을 중단하고 행성 에코니아로 떠났다.
2.3. 에코니아로
에코니아 행성은 자유행성동맹의 변방 개척 계획에 따라 대규모 개척이 실시되었지만 계획이 도중에 좌초됨에 따라 기존 계획의 10분의 1 수준에서 개발이 중단된 곳이었다. 약 10만의 동맹 시민과 3천의 동맹군, 5만의 제국포로들이 소규모 녹지에 거주하는 보잘 것 없는 황량한 행성. 엘 파실의 영웅이 하루아침에 변방으로 유배된 셈이었다.새롭게 부임한 참사관 양 웬리 소령은 참사관보 표도르 파트리체프 대위의 보좌를 받으며 수용소장 버나비 코스테아 대령, 부소장 제닝스 중령 등 수용소 간부들과 인사를 나눈 뒤 관사에 짐을 풀었다. 에코니아는 좋은 점이라고 하나 없어 보이는 변방 중의 변방 행성이었으나 허나 마음 편하게 일 없이 놀고 먹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또 포로 자치위원회 위원장 크리스토프 폰 쾨펜힐러 대령은 포로 신분에 불과함에도 동맹의 속사정에도 훤하고[5] 학식이 높아 양 웬리가 흥미를 가지기도 했다.
3. 의문의 반란
3.1. 젊은 반란자
우주력 788년 11월 10일 3시 17분, 부임 첫 날 인사를 마치고 관사에서 취침 중인 양 웬리 소령은 참사관보 표도르 파트리체프 대위의 긴급 연락에 눈을 떴다. 사건이 벌어졌다는 파트리체프의 보고에 양 웬리는 큰일은 아닐 것이라 여기며 농담조로 폭동이라도 벌어져서 수용소장이 붙잡히기라도 했냐고 물었는데, 소장은 아니지만 부소장 제닝스 중령이 동,東, 17호동을 순회하다 폭동을 일으킨 포로들에 의해 체포당했다는 말을 듣고 급히 잠에서 깨어나게 된다.3시 28분, 채비를 마친 양 웬리 소령은 수용소 중앙관제실로 달려왔다. 수용소장 버나비 코스테아 대령과 경비주임 볼리 소령 등이 관제실에 집결해있었고, 대령은 양 웬리에게 약 80여 명의 포로들이 반란을 일으켜 수용소 건물 하나를 점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양 웬리는 자치위원회 쾨펜힐러 대령을 찾았으나 하필 쾨펜힐러가 폭동이 일어난 건물에 위치해 있어 생사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3시 39분, 양 웬리와 표도르 파트리체프는 정찰을 위해 가볍게 무장하여 17호동에 접근하였다. 탈주한 포로들 몇몇이 주변을 순찰 중이었는데 소총에 암시장치까지 장착하고 있어 총격을 받았으나 부상자는 없었다. 정찰 도중, 순찰 포로 2명이 싸움을 벌이자[6] 파트리체프 대위가 개입하여 포로 2명을 제압/구출하여 심문을 마치고 포로를 의무실에 맡기로 중앙관제실로 복귀하였다.
3시 58분, 관제실로 복귀한 두 사람은 심문 결과 알아낸 탈주자들을 이끄는 것이 젊은 프레스부르크 중위라는 사실을 코스테아 대령에게 보고하였다. 코스테아 대령은 양 웬리 소령의 조언을 받아 프레스부르크에게 요구사항을 물었다. 원래는 포로자치위원회 위원장 쾨펜힐러 대령을 통해 요구사항을 전달받고자 했으나 프레스부르크 중위는 쾨펜힐러를 겁쟁이라 매도하며 비난을 쏟아놓았다. 요구사항을 전달받지는 못했지만 오가는 대화 속에서 양 웬리는 프레스부르크가 17호동에 쾨펜힐러 대령이 있다는 사실을 아직 모르고 있다는 점을 알아차린다.
코스테아 대령은 인질의 석방을 요구했으나 프레스부르크 중위는 제닝스를 대신할 다른 간부를 인질로 내놓으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수용소 사령부에서는 제닝스 중령의 부상이 우려되는 상황이고 탈주 포로들의 사정을 파악할 필요도 있어 인질 교환이 진지하게 논의되었으나, 누가 목숨을 걸고 인질로 잡힐 것인가. 코스테아 대령과 경비주임 볼리 소령이 은근히 거부 의사를 표하자 양 웬리 소령이 인질을 자처하였고 양에게 호감을 가진 파트리체프 대위도 나서게 된다.
두 사람은 17호동에 도착하여 상황을 설명하고 인질을 자처했다. 프레스부르크 중위는 처음에는 양이 소령치고는 너무 젊은거 아니냐고 불신했지만 계급장과 신분증명서를 확인하자 군말하지 않고 두 사람을 안으로 들이고 제닝스 중령을 석방하였다.[7]
3.2. 음모
구금된 두 사람은 속절없이 건물 구석에 앉아서 상황을 관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같은 건물에 있던 쾨펜힐러 대령이 인질은 많을수록 좋지 않겠냐며 방으로 들어와 3번째 인질을 자처했다. 프레스부르크는 쾨펜힐러를 힐난하려했지만 나이도 경험도 압도적인 쾨펜힐러는 간단하게 프레스부르크의 입을 다물게 만들었다.한편, 폭동의 주모자 프레스부르크 중위는 난동을 일으키는 단계까지는 치밀하게 움직였으나 그 이후에는 계획이란게 없는 것 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무기와 장비를 준비하고 시설 하나와 인질까지 완벽하게 확보했으나 요구사항도 제대로 제시하지 않고 무의미하게 시간만 낭비하는 부자연스러운 모습. 양 웬리는 이 폭동이 단순한 탈주 사건이 아니라는 위화감을 느끼게 된다.
이런 양 웬리의 생각을 들은 쾨펜힐러 대령은 넌지시 놀라운 사실 하나를 알려준다. 수용소장 버나비 코스테아 대령이 지난 몇 년간 수용소 예산을 횡령하고 있었다는 것. 약 350만에서 360만 디나르에 달하는 거금이 코스테아 대령의 뒷주머니로 흘려들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또한 쾨펜힐러는 양 웬리와 파트리체프가 인질로 보내진 것은 코스테아의 계략의 일부였으며, 양 웬리는 엘 파실에 이어 에코니아에서도 영웅이 될 것이라는 소장의 모략도 알려주었다.
그 모략이라는 것은 양 웬리가 프레스부르크가 일으킨 난동을 앞장서서 진압하려다 전사하고, 파트리체프 대위는 원래 대령의 시나리오에는 등장하지 않았으나 본인이 자처해서 인질이 되었으니 대령은 이 참에 자신의 횡령죄를 대위에게 떠넘길 생각이었다. 이걸 전해듣은 파트리체프는 묘비명에 공금횡령범이란 말이 새겨지는 건 원치 않는다고 한탄했다. 소장이 갑자기 일을 벌이게 된 까닭은, 전쟁영웅으로 칭송받은 잘나가는 젊은 양 웬리가 느닷없이 변경 포로수용소로 발령났기 때문이었다. 상부는 양을 향한 과도한 관심을 덜어내는 차원에서 별 생각없이 양을 변경으로 보낸 것인데, 소장은 유능한 전쟁영웅이 돌연 에코니아로 온 것은 자신의 횡령 사실을 파악한 상부가 조사를 위해 보낸 것이 아닌지 착각한 것이다. 이것을 듣은 양 웬리도 어이가 없어서 너무나도 엉뚱한 착각을 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아니나다를까.오래가지 않아 코스테아 대령은 포로들이 점거하고 있는 건물에 대해 박격포을 명령한다. 몇 발의 포탄이 외벽에 적중했고 포로 몇 명이 포탄에 맞아 죽자 남은 포로들이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다. 양 웬리는 쾨펜힐러가 아무 생각도 없이 인질이 되었을 것이라 보고있지 않았는데, 대령은 그 기대에 맞춰 15년 전에 폐기된 통신용 정비통로를 개방하여 모두를 탈출시켜주었다. 이런 것까지 알고 있음을 양이나 파트리체프나 깜짝 놀라 저 대령이 제국에 남아서 정보쪽을 장악했더라면 아주 동맹을 가지고 놀았으리라고 생각했다.
통로를 지나면서 쾨펜힐러 대령은 돌연 프레스부르크 중위에게 언제까지고 남이 쓴 각본에 맞춰 움직여주기만 하면 불명예스러운 죽음을 맞게될 것이라 충고했고, 중위는 자신의 난동은 모두 코스테아 대령이 지시하고 준비한 것이며 주동자로써 활동해준다면 반년 내로 특사 대상에 포함하여 고향으로 돌려보내주겠다는 대령의 제안까지 모두 털어놓게 된다.
4. 반격
쾨펜힐러 대령이 열어준 통로는 수용소 중앙관제실까지 연결되어 있었다. 건물 내부가 비어있다는 보고를 받은 코스테아 대령은 관제실에서 시체라도 찾으라며 고성을 지르고 있었다. 그런데 별안간 관제실 문이 열리더니 파트리체프 대위가 프레스부르크를 체포해서 복귀했다며 들이닥쳤다. 코스테아는 크게 당황하여 자신의 블레스터를 찾았으나 양 웬리 소령이 소총으로 자신을 겨누고 있는 모습에 얼어붙고 만다.양 웬리의 사격솜씨는 처참한 수준이라 본인부터 코스테아가 빠르게 움직이면 되려 자기가 당할 수도 있다고 여길 정도였다. 그러나 그 사실을 모르는 코스테아는 (특히 양 웬리를 상부의 유능한 비밀감찰관 정도로 착각하고 있어) 감히 무기를 뽑을 생각을 하지 못했다. 게다가, 양 본인도 진지한 얼굴로 상관 목숨을 끊게하는 사격을 하게 하지 말아달라고 엄포를 놓으며 연기했다.코스테아는 감히 상관을 겨누냐며 고성을 질렀고 양 웬리는 박격포를 대신해서 소총 정도면 귀여운 정당방위가 아니나며 소장의 속을 긁었다.
실랑이가 벌어지던 사이, 파트리체프가 프레스부르크를 풀어주고 분노한 프레스부르크는 코스테아에게 달려든다.쳐맞던 코스테아는 부하들에게 살려달라고 외쳤지만 파트리체프는 대령님이 죽는다면 그때 복수해줄테니 염려마시라고 답하자 그제야 죄를 인정했다.
5. 결말
양 웬리는 타나토스 경비관구사령부의 매튜슨 준장에게 사실을 보고했고,[8] 파트리체프는 양 소령은 사실 통합작전본부의 비밀 명령을 받아 에코니아 수용소를 감찰하러 온 것이라고 뻥을 쳤다. 그걸 들은 매튜슨 준장은 무라이 중령을 에코니아로 파견했다.코스테아 대령은 프레스부르크 중위를 비롯한 포로들의 감시를 받고 소장실에 연금되어 있다가 무라이 중령이 오자 겨우 해방될 수 있었다. 코스테아 대령은 양 웬리과 파트리체프에게 누명을 씌우려 했으나[9] 무라이는 여러 사람들의 증언을 들어 공정하게 판단했다. 무라이는 파트리체프가 한 뻥을 알아차리고 그런 거짓 보고한 것을 탓했지만 기록에 남기지 않고 처벌을 하지 않았다. 이는 다급한 상황에 따른 정상참작을 이해해준 듯 하다. 거기에다 에코니아로 오기 전에 이미 코스테아 대령을 조사해서 페잔의 모 은행에 개설한 익명계좌까지 확인하고 왔으니, 이미 코스테아가 빠져나갈 길을 없었다. 결국 코스테아는 구속되어 군사재판을 받게 되었다.
이후 쾨펜힐러는 수용소에서 풀려나 퇴역 대령으로서 연금을 받게 되었고, 양과 파트리체프는 보직 변경으로 에코니아를 떠났다.[10] 대신 코스테아 대령의 군법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할 것을 명령받았다. 프레스부르크 중위는 일주일 간 독방 투옥 되었고, 쾨펜힐러는 나 대신 걔를 수용소에서 나가게 해 줄 수 없냐고 했지만 무라이 중령에게 나로선 어쩔 수 없고, 배후조종당하고 속았다고 해도 명색이 포로가 반란을 일으킨 셈이니 그런 포로를 석방할 수 없을 것이란 말로 거부당했다. 양은 에코니아에서 온 지 14일만에 다시 하이네센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이는 에코니아 참사관 임기 중 최단시간이었다. 파트리체프 대위도 에코니아 수용소에서 전출되어 하이네센으로 같이 돌아아게 되었기에 쾨펜힐러와 양, 파트리체프 셋은 우주력 788년 1월 1일 새해를 맞이하며 마스지드 별에 있는 우주공항에서 머물렀다.
새해가 곧 이뤄지기에 매점에서 간단한 잔치라고 하고 싶었으나 이미 공항 매점은 샴페인이 바닥났고 술도 맥주 뿐이었다. 그거라도 어디냐며 맥주와 안주를 가득 사와서 먹으며 새해 시간이 지나자 건배를 한 셋은 정겹게 대화를 하는데, 한참 여러 대화를 하며 술이 취한 쾨펜힐러는 잠이 들었다. 하지만, 잠이 든 것 같은 그는 쓰러졌고 파트리체프가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걸 말하자, 양도 놀라 깨우려고 했지만 쾨펜힐러 몸은 쓰러졌고 숨도 점점 멈춰갔다. 놀란 파트리체프가 공항 측 의무반을 불러왔으나, 이미 쾨펜힐러는 숨을 거둔 다음이었다. 결국, 마스지드에 있는 공동 무덤에 그를 매장하고 간략한 장례식을 열어준 이 둘은 그동안 마스지드에 머물러야 했는데 숙박시설은 모조리 꽉차서 잠을 잘 때조차 없었다. 그나마, 파트리체프가 윽박지르고 어찌어찌하여 얻은 숙소는 그야말로 간이침대로 이뤄진 우주공항 막노동자 숙소였다. 뭐 그래도, 둘은 이거라도 어디냐며 불만없이 여기서 머물렀다. OVA에 나온 숙소는 그야말로 간이침대 2개가 있을 뿐이고 창고 한 켠을 쓴 수준이었다. 둘 다, 맨바닥에 자는 것보단 낫다라는 투로 그냥 여기서 짐을 풀어놓고 쉰다. 사실, 양은 "난 엘 파실의 영웅이다!" 라고 외친다면야 알아서 고급 숙박시설을 얻을 수 있겠지만 그러한 짓거리를 혐오하는 양이 당연히 그럴 일은 없었다.
그렇게 여러 일이 끝나고 양과 파트리체프는 하이네센으로 돌아왔다. 양 웬리로서는 죽을뻔한 악몽같은 경험에 마음이 통하는 듯한 친구같은, 아니 선배같은 쾨펜힐러랑 알게되었다가 그가 갑자기 죽어 안타까움도 들었지만, 파트리체프와 무라이라는 인재를 만나게 되고 그들 진가를 알아본 귀중한 경험이었다. 서로 멀리 보직을 배치받아 헤어지게 된 파트리체프 대위의 경례에 응하면서 언제 다시 보자고 했다. 이 둘을 잊지 않고 세월이 지나 8년 뒤에 소장까지 올라 함대 사령관으로 함대 참모부 임명권한을 가진 양은 중령이던 파트리체프와 준장인 무라이를 휘하 함대 참모로 임명하게 된다.
[1] 프레스부르크를 통해 폭동을 배후조종했다.[2] 2계급 특진은 오직 전사자에 한해 적용되는 특례이다보니 1계급 특진으로 양 웬리의 계급을 대위로 올리고, 6시간 뒤에 소령으로 또 1계급 특진을 실시하는 식으로 2계급 특진을 적용했다.[3] 당시 엘 파실 경비함대 사령관 아서 린치 소장이 시민들을 버리고 홀로 도주했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비판 여론이 존재했다. 동맹 정부와 군부로써는 양 웬리를 필요 이상으로 띄워서 이 사실을 은폐할 필요가 있었다.[4] 양 웬리의 선배인 알렉스 카젤느 중령이 양 웬리를 강하게 추천했다.[5] 에코니아에서 한발짝도 나가지 않은 포로가 양 웬리를 처음 보자마자 한 말이 엘 파실의 영웅. 여기라면 자신을 괴롭히던 쓸 때없는 관심이 없을 것이라 여기던 양 웬리가 살짝 놀라는 일도 있었다.[6] 한 명이 탈주를 멈추고 자수해야한다고 주장하자 나머지가 자신은 여기를 벗어나서 제국으로 돌아가야한다고 화를 내며 폭행을 가했다.[7] 그리고 첫 폭동에는 참여했지만 이제는 경비대에 투항하겠다는 장교급 포로 하나가 제닝스와 같이 나갔다. 프레스부르크는 원한다면 나가라며 이탈자들을 내버려두었다.[8] 이 때 매튜슨 준장은 당황했는데 그럴만도 한게 하필 이 보고를 한 양 웬리는 참사관, 파트리체프는 참사관보이며 계급도 각각 소령과 대위였다. 즉 "아니, 무슨 일이 있었기에 소장, 부소장/대령, 중령 없이 없이 참사관/소령이 보고를 올린거냐?" 라며 당황한 셈 당연하지만 소장은 범인이고 부소장은 포로에서 풀려나 돌아오던 도중에 폭격에 휘말려 큰 부상을 입은지라 수용소의 3인자인 양 웬리가 보고를 올릴 수 밖에 없었다.[9] 이 때가 양 웬리에게 위험한 순간이었는데 OVA에서는 코스테아 대령의 의견이 받아들여질 경우 양 웬리는 엘 파실의 영웅에서 에코니아의 반역자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을 정도다.[10] 쾨펜힐러는 행동의 자유가 많다는 점이 있기는 했지만 어차피 규정에 따른거라 별 문제가 없었을 뿐더러 이번 사건을 해결해 코스테아 대령이 꿀꺽한 돈을 적발할 수 있어서 석방했다. 거기다 코스테아가 횡령한 돈을 적발한데다 그에게 줘야 할 연금이 박탈되었으니 코스테아에게 줘야 할 연금을 쾨펜힐러에게 대신 돌리고 거기다 쾨펜힐러가 70넘은 노인네임을 감안하면 몇년 내로 세상을 떠날 가능성이 높았기에 선심쓰는 셈 치고 주면 그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