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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31 02:15:40

오즈마(던전앤파이터)/작중 행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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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그의 생전
2.1. 누명과 몰락2.2. 혼돈의 신2.3. 소멸의 신
3. 성자의 등장
3.1. 엘레리논의 비극3.2. 제1차 검은 성전3.3. 상처3.4. 타락한 성자
4. 전조
4.1. 그림시커의 내막과 속사정4.2. 감춰진 성전
5. 추방자의 산맥6. 검은 연옥7. 2차 검은 성전 전야8. 제2차 검은 성전
8.1. 최후8.2. 전쟁 결과
9. 대마법사의 차원회랑10. 외전

1. 개요

혼돈의 오즈마의 작중 행적을 기록한 문서이다.

2. 그의 생전

파일:과거.png
지금으로 부터 800년 전, 강성했던 제국 '펠 로스'는 전조없는 위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출신 불명의 거룡 '광룡 히스마'가 나타나 50년에 걸쳐 제국의 영토를 마구잡이로 파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히스마의 포효는 모든것을 분쇄했으며, 제국군은 광룡의 폭주에 속수무책으로 유린당할 뿐이었다. 결국 발등에 불이 떨어진 펠 로스의 황제 팔메리어는 전사 '카잔'과 그의 둘도없는 친우인 대마법사 '오즈마'에게 제국의 위명을 맡기게 된다.

제국의 대장군 카잔은 전장에서도 갑옷을 입지 않을 정도로 강인하고 용맹했으며 양손에는 도끼와 칼을 들고 싸우는 광전사였다. 또한 그를 보좌했던 오즈마는 어린 시절 요정들에게 길러져 매우 순수하고 정의로운 성품을 가지고 있었고 마법에 대한 이해와 친화력이 높았기에 인간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마법사였다. 이들 둘의 콤비는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전사들 중에서도 단연 최강이라 할 수 있었으며, 실질적으로 이들을 휘하로 둔 펠 로스 제국은 대륙을 통일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위엄을 떨치고 있었다. 그렇게 대군을 이끌고 히스마가 점거한 로어 협곡으로 향한 그들은 장군 카렐린과 부관 레오니트에게 휘하의 용들을 맡기고 단 둘이서 히스마와 맞서 싸우게 된다.[1]

파일:히스마님 ㅠ.png
"후우... 카잔! 자네가 마침내 광룡을 쓰러뜨렸군. 정말... 정말 엄청난 용이었네."
"내가? 아닐세 오즈마. 꼭 알고 가시게. 히스마여... 그대를 쓰러트린 것은 내 도끼가 아니라... 내 친구 오즈마의 마법이었소."[2]
- 히스마를 토벌한 직후 카잔과 오즈마의 대화중
싸움 끝에 히스마는 오즈마의 막강한 마법의 지원에 힘입은 카잔의 무자비한 공격에 쓰러진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신화적인 영웅이 되었으며 감히 이들의 강함과 무용담을 의심하는 이는 없었다. 하지만 어느 날, 한 의문의 점술가가 황제 팔메리어에게 의미심장한 예언을 남김으로서 둘의 운명은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게 된다.[3]

2.1. 누명과 몰락

"마물에게 이긴 2쌍의 이리를 찬양한 노래가 왕에 위에서 울려퍼지고, 연로한 사자인 국왕은 언젠가 이리들 손에 멸할 것이다 "
어느 점술가의 예언

이 예언을 뒷받침할 근거는 어디에도 없었다. 하지만 카잔과 오즈마의 위상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고 제국의 기득권들이 역모의 가능성을 논하며 불안에 떨고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결국 황제는 예언을 속단하여, 의심은 불신으로 변질되고 만다. 이후 카잔이 제국을 상대로 역모를 꾸미고 있다는 추문이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가기 시작했고, 오즈마는 황제의 명을 받아 수만의 군세를 이끌고 카잔을 찾아가 죄를 묻기에 이른다. 하지만 이는 카잔과 오즈마를 일망타진하기 위한 팔메리어 황제의 간악한 술수였고, 오즈마는 자신의 진짜 적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카잔과 대치한다.

파일:배신자들의 평원.png
"오즈마여, 나는 반란을 일으킨 것이 아니라네.
단지 나를 음해하려는 무리들로부터 이 한몸 지키려고 하는 것이야. 그들의 말을 믿으면 아니되네!"
"친구여, 그렇다면 잠시 병사를 물리게. 무언가 오해가 있는 것이 분명허이. 내 직접 황제 폐하께 아뢰보겠네!"
"이보게, 나를 음해하려는 무리가 바로... 황제라네!"
- 오즈마와 카잔의 대론 中
비록 황제의 지엄한 명으로 카잔과 대치한 오즈마이지만 한편으로는 친구의 반역을 믿을 수 없었기에 대화를 통해 그를 설득하려 시도한다.[4] 하지만 카잔의 태도는 완고했고 대답은 모호했다. 그렇게 큰 충돌이 일어나려던 찰나, 제국의 핵심 장수들이 카잔의 결백에 힘을 실어주면 제 아무리 황제라도 당장은 어쩔 도리가 없을 것이라는 '부관 레오니트'의 설득으로 인해 둘은 직접 황제를 만나 결백을 주장하게 된다.

파일:배신자들의 평원2.png
"예언이 실현되고 있군요. 더 늦으면 곤란해지는 것은 바로 폐하일 것입니다."
"이익...! 이, 이래도 네놈이 저 우매한 것들을 꼬드겨 나의 자리를 넘보지 않았다고 말을 하는 것이더냐 카잔!
펠 로스 제국의 백성들 또한 카잔의 편이었다. 그는 위대한 영웅이었으며 그의 무예와 덕목을 의심하는 자는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점술가의 예언에 단단히 빠져 아예 꼭두각시로 전락한 황제를 설득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결국 황제는 카잔을 풀어달라는 백성들의 노랫소리를 듣자마자 두려움에 소스라치며 카잔을 잡아들였고 카잔을 변호하던 오즈마 역시 한통속으로 엮여 함께 잡히게 된다. 결국 둘은 있지도 않은 반란의 주모자가 되어 감옥으로 끌려가 모진 고문을 당했고 오즈마는 두 눈이 적출당하고, 카잔은 두 팔의 힘줄이 뽑혀나가게 되어 불구와 같은 몸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의 일가 친척 역시 연좌제가 적용되어 모조리 몰살당했으며, 오즈마와의 영원을 약속한 엘레리논 가문의 약혼녀 리즈는 황제의 첩이 되어 오즈마의 영혼을 두번이나 죽이고 만다.

하지만 어떻게든 오즈마를 살리고 싶어했던 리즈는 팔메리어 황제에게 두 사람을 죽이지 않는 대신 먼 곳으로 유배를 보내는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게 된다. 황제는 마지못해 이를 받아들이게 되고 리즈는 지하감옥을 찾아가 그와의 마지막 만남을 갖는다. 그녀는 황제를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에 대한 죄책감, 그리고 오즈마를 따라갈 수 없다는 비통한 심정을 내뱉으며 흐느꼈으나 오즈마는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리즈를 오히려 이해해주며 그녀를 위로한다. 그러나 오즈마 역시 슬픔을 감출 수는 없었는지 리즈가 떠난 직후 뽑혀버린 두 눈으로 처량하게 흐느낀다. 그리고 오즈마는, 일전에 있었던 어느 기묘한 일을 다시금 떠올린다.

2.2. 혼돈의 신

혼돈의 오즈마 테마곡

파일:잉태된 혼돈.png
사실 오즈마에겐 한 차례 사신이라는 존재가 찾아와 금단의 거래를 제안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오즈마는 마지막까지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잃지 않고자 했으며,[5] 그의 말을 악마의 간악한 유혹으로 치부했다. 결국 오즈마의 완강한 거부로 사신은 물러나게 되지만 사라지기 전 '나를 부른 것은 너 자신' 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다.
'카잔, 나의 가족, 그리고 나의 불쌍한 리즈... 리즈여... 그들에게 무슨 잘못이 있단 말인가...
나는 이대로 먼지로 산화할 것인가... 너무나도 뛰어났던 두 명의 인간은, 그렇지 못한 인간들의 질투에 의해 반역죄로 몰려 처형되었다...
라고 역사책에 한 줄 기록되겠군. 아니다. 아니야. 그들이 그렇게 우리가 미화되도록 놔두지 않겠지...
인간이란 종족들... 이들은 정녕 구원받을 수 없는 생명체란 말인가...?'
오즈마는 자신도 모르게 낮게 읊조렸다. 카잔은 미동도 없이 가만히 흘려듣고 있었다.
문득 오즈마의 생각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그저 이 행성에 사는 하나의 종족을 없애버리는 것. 그런다고 해서 뭐 그리 큰 문제가 생기겠는가.
대관절 인간이란 종족이 무엇이길래, 자신들만이 우주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인 양 행세하고 다닌단 말인가.
저 야만스러운 괴물들조차 동족에게 이런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 정화다... 정화야. 이 더러운 인간들이 우글거리는 세상을 나는 정화시켜야 한다!
그대로 놔두면 모든 것이 인간에 의해 오염된다. 인간들을 세상에서 멸망시키는 것이야말로
진정 이땅에 살아가는 생명체들을 구원하는 길이다!!
그러나 어떻게? 지금 이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6]
오즈마의 독백
그리고 오즈마는 리즈와의 마지막 만남 이후, 인간의 권력욕과 질투가 자신의 모든것을 빼앗아갔음을 실감했으며 마침내 그의 마음속에 잠들어 있던 악마가 생명력을 얻게 된다. 그 부름을 기다렸다는 듯, 사신은 다시금 오즈마를 찾아왔으나 그는 악마 따위가 아닌 이라는 더욱 강력한 힘을 요구했고, 이에 사신은 더욱 크게 웃으며 오즈마의 요구를 흔쾌히 받아들인다. 그 대가는 자신의 영혼이었지만, 이미 인류의 역사에서 영원히 기억될 악몽이 되리라 마음먹은 오즈마에게 있어 영혼 따위는 아무런 가치도 없는 것이었다. 이후 두 사람이 포대자루 마냥 끌려가 각자의 유배지로 흩어질 때, 오즈마는 광소를 터트리며 무언가를 결심한 듯 카잔에게 소리쳤다.
"카잔. 내 말을 잘 듣게. 우리는 제국에서... 아니 이 대륙에서 가장 뛰어난 두 명의 인간이라네. 그렇지 않나?"
"...."
"난 우리 두 사람이 이렇게 사라지는게 너무나 억울하다네."
"무슨... 계획이 있는가."
"흐흐흐... 그대는 모든 것을 파괴하는 소멸의 신이 되게나. 나는 이 세상을 멸망시킬 혼돈의 신이 되겠네."
"그... 그게 무슨 말인가?"
"카잔! 친구여, 기억하게! 아직 끝나지 않았다네! 꼭 살아남아야 하네. 내가 반드시 자네를 찾아낼 것이야! 카잔, 카자안!!"
이후 카잔은 혹한의 추위가 뒤덮은 스트루 산맥에, 오즈마는 남쪽 바다에 버려졌다.[7] 그리고 얼마 안가 카잔은 차게 식은 시체가 되어 스트루 산맥에서 발견된다.[8] 카잔의 최측근이었던 장군 카렐린은 마지막까지 카잔의 결백을 주장하다 그 또한 두 다리의 힘줄이 뽑혀 설산의 추위에 몸을 묻었고, 부관 레오니트는 자신으로 인해 두 영웅이 죽었다는 죄책감에 휩싸여 직위를 내려놓은 채 오랜 칩거생활을 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팔메리어 황제는 치밀한 선동과 공작을 통해 자신의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카잔과 오즈마의 평판을 떨어뜨리고자 하여 그들이 맞부딪쳤던 지역을 모멸과 멸시의 뜻을 담아 '배신자들의 평원'이라 칭했다. 리즈의 가문인 엘레리논 가문은 황제의 총애를 받아 더욱 번창했고 그들의 영지는 펠 로스 제국의 황금의 절반이 모여든다 할 정도로 번창한 상업 도시가 되었다.[9] 이렇게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영웅들의 일대기는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지는 듯 했다..

파일:오즈마의 각성.png
혼돈의 신으로 다시 태어난 그에게서 인간을 향한 복수와 증오의 손길이 뻗치기 시작했다는 것도 모른 채.[10][11]

2.3. 소멸의 신

파일:으아아악.png
오즈마는 혼돈의 신이 된 직후 스트루 산맥에 버려진 카잔을 찾아가 그의 목숨을 거두어 소멸의 신으로 만들어 준다, 하지만 카잔은 자신과 함께 세상을 멸망시키자는 오즈마의 제안을 거절하고 귀신이 되어 홀연히 사라졌으며, 훗날 세상에는 카잔 증후군이란 불치병이 성행하게 되었다. 카잔 증후군은 감염자가 자신의 격앙을 제어하지 못하는 '광인'이 되어, 무차별적인 피해를 초래하는 공포스런 질병이었다. 카잔 역시 자신을 토사구팽한 인간을 증오하기는 마찬가지였으니 비록 세상을 멸망시키자는 오즈마의 제안은 거절했지만[12] 그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향해 복수를 행한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가로 명계를 지배하는 문의 주인 카론에게 잡혀 아홉 귀신의 형벌을 받는다.

3. 성자의 등장

파일:피의 저주..png
가장 밝고 화려하던 별은 분노와 원한으로 타오르며 펠 로스 제국에 내려앉았으니
그것은 말 그대로 재앙이라.
어느 음유시인의 노래
얼마 후, 세상에는 '위장자' 라는 악마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들은 오즈마가 퍼트린 '피의 저주'로 인해 생겨난 존재들이었으며, 피의 저주에 걸린 인간들의 추악한 말로였다. 위장자들은 본색을 드러내기 전까진 인간과의 구분이 불가능했고 가장 가까운 사람을 먼저 공격하려는 성향을 보였다. 이 때문에 위장자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진 이후 사람들은 늘 주변에 위장자가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에 시달렸으며 결국은 가족 조차도 믿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불신으로 인한 무의미한 마녀사냥과 극단적인 내분이 성행하게 되었으나, 정작 펠 로스 제국의 중추에는 위장자에 대한 경각심이 깊게 미치지 못했다. 그렇게 세상엔 조금씩 혼돈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듯 했다.

파일:성자.png
그러던 어느 날, 혼탁한 세상에 계시를 받은 첫번 째 성자가 나타난다. 그 범상치 않은 소년은 늙지 않는 몸을 가지고 있었으며 진실을 꿰뚫어보는 성안을 가져 위장자와 인간을 구분해낼 수 있었다. 소년의 이름은 성안의 미카엘라. 이후 미카엘라를 시작으로 세계 곳곳에서 계시를 받은 계시자들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미카엘라는 이들을 규합하여 신성력의 올바른 사용법과 거병을 이용한 퇴마술, 자신이 개발한 격투술인 신격권을 전수하여 피의 저주에 대항했다. 이것은 훗날 프리스트 교단이라 불리는 거대한 조직의 초석이 되었다. 미카엘라의 가르침은 아라드 대륙 서북쪽에 위치했던 수쥬국에도 영향을 끼쳤다. 수쥬는 이들의 독자적인 퇴마술에 미카엘라의 가르침을 응용하여 사악한 것을 멸하기 위한 조직 '항마단'을 결성했으며, 이들 프리스트의 등장과 활약으로 피의 저주에 대한 혼란은 점차 소강상태에 들어가고 있었다.

3.1. 엘레리논의 비극

검은 성전 BGM

수 십년 후, 피의 저주에 대한 공포는 눈에 띄게 사그라들었다. 아직도 위장자를 봤다는 목격담이 몇몇 들려오는 모양이었지만 이조차 사람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부유층의 아이들은 선생님의 언질에도 '그런 악마들은 천민들에게나 나타나는 것이다.'라며 아무런 걱정을 하지 않았고, 사업에 성공한 아버지를 따라 시골에서 엘레리논으로 이주한 소녀 '마리'에게도 인간 흉내를 내는 악마에 대한 이야기는 생소한 것이었다. 하지만 어둑한 밤골목에서 그 소문의 악마를 직접 목격하자 마리는 생각을 고쳐먹었다. 마리는 곧 다가올 생일 선물로는 뭐가 좋겠냐는 아버지의 말에 선물은 됐으니 다시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가자고 부탁하며 자신이 본 걸 아버지에게 말하지만, 아버지는 위장자에 대한 목격담이 공론화되어 사업에 차질이 생기는 것을 더욱 두려워 하는 눈치였다. 이후 마리는 더 이상 악마를 봤다는 말은 안 했지만, 마음 한켠에는 언제나 엘레리논에 악마들이 산다는 불안감을 안고 있었다. 그리고 이는 사실이었다.

파일:엘레리논의 비극.jpg
창문 너머로 밤을 몰아내기라도 할 것 같은 불길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도시의 사람들은 화살을 맞은 사냥감처럼 우왕좌왕하며 악마들에게 쫓겨 다니고 있었다.
한 남자가 바닥에 넘어지자, 사방에서 달려온 악마들이 쓰러진 남자를 덮쳤다.
날카로운 이빨들에 한참을 물어뜯기던 남자의 고통스러운 비명이 이내 사그라들더니, 곧 또 새로운 악마가 그 아수라장에서 몸을 일으켰다.
엘레리논의 비극 中
14세의 생일을 맞이한 마리는 불길한 느낌에 평소보다 이른 시간인 새벽에 잠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창문 너머에서 충격적인 광경을 목도한다. 어제까지만 해도 황금으로 찬란히 빛나던 도시가 타오르는 불길로 빛나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전조 없이 나타난 악마들에게 쫒기고 있었으며, 악마에게 공격당한 사람들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몸이 기괴하게 일그러져 또 다른 악마가 되었다. 진정할 틈도 없이 집 안에선 이미 악마가 된 아버지에게 어머니가 공격받은 상태였고, 겁에 질린 마리는 집에서 뛰쳐나와 안전한 곳을 향해 도망쳤다. 하지만 엘레리논의 어디를 가도 눈 앞에 펼쳐진 지옥도는 사라지지 않았다. 엘레리논은, 이미 오래 전부터 위장자들의 소굴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13] 그렇게 죽을 뻔한 고비를 운 좋게 여러 번 넘기며 정처없이 내달리던 마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집으로 돌아와 있었고, 처음부터 도망칠 곳 따위는 없었다는 결론에 절망하고 체념하며 집으로 들어가 부모님의 손에 위장자가 되는 걸 택한다. 이는 오랫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오즈마가[14][15] 인류의 씨를 말리기 위해 시작한 본격적인 침공이었다. 그렇게 펠 로스 제국의 부의 상징이었던 황금의 도시 엘레리논은 단 하루만에 함락되어 검은 대지라는 치욕스러운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으며, 100년동안 이어질 '검은 성전'의 전장이 되었다.

3.2. 제1차 검은 성전[16]

파일:검은 대지 배경.png
"100여년 간의 기나긴 성전, 적 아군 할 것 없이 암흑과 같다 하여 검은 성전이라 불렸지."
메이가 로젠바흐
펠 로스 제국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성 미카엘라와 프리스트 교단은 오즈마와의 기나긴 성전을 치렀다. 오즈마는 자신을 따르는 3인의 암흑기사를 이끌고 전 세계를 유린했으나 훗날 미카엘라를 중심으로 성스러운 5인[17]이라 불리게 되는 전설의 프리스트들이 등장하게 되면서 성전의 판도는 뒤바뀌게 된다. 결국 수세에 몰린 오즈마는 위장자 군단을 둘로 나누어 절반은 펠 로스 제국의 수도로 진군시키고 남은 절반은 자신의 영지인 검은 대지에서 프리스트 교단을 막아 세우는 전술을 펼치기에 이른다. 검은 대지는 그야말로 살아서 갈 수 있는 지옥이었다. 동료가 위장자가 되어 동료를 죽이고, 그 위장자를 다른 동료가 망설임 없이 죽이는 참극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길고 긴 싸움에 땅은 썩어 문드러졌으며, 하늘은 불길한 빛깔로 일렁거렸으니 그 광경은 실로 무간지옥과 같았다.

파일:엘트펠 계곡.png

제국의 수도가 점령되면 모든 것이 끝인 긴박한 상황. 미카엘라를 포함한 성스러운 5인은 위장자 군단이 수도에 도달하기 전에 하루빨리 오즈마를 물리쳐야만 했다. 교단은 동료들의 시체를 뒤로하고 앞으로 나아갔다. 밀란은 가공할 치유능력으로 불사단이라 불리는 무적의 프리스트들을 이끌었으며 볼프간트의 강인한 주먹은 절망의 기사 티아매트의 뿔을 부러뜨렸다. 신야는 사신수들을 총 동원하여 힘의 격차가 명확했을 터인 파멸의 기사 베리아스를 막아세웠으며, 샤피로는 공포의 기사 아스타로스를 상대로 당당히 승리했다. 또한 최초의 성화를 피워냈다는 라미에르 레드메인은 엘트펠 계곡에서 수백에 달하는 위장자 군단을 홀로 상대했고 최후에는 스스로를 불살라 계곡의 위장자를 모조리 불태우는 전과를 세운다. 지금도 엘트펠 계곡엔 영원히 꺼지지 않는 성화로 타오르는 그녀의 도끼가 있다고 전해진다.

파일:우오오오옷.png
그리고 미카엘라는 홀로 엘레리논 중심부에 군림하고 있을 오즈마와 맞섰으며, 치열한 혈투 끝에 오즈마를 검은 대지와 함께 이공간 속으로 봉인하는데 성공한다. 수도로 진군하던 위장자 군단은 오즈마가 사라지자 힘을 잃고 그자리에 쓰러졌으며, 구심점을 잃은 3인의 암흑기사는 성스러운 5인에게 봉인당하기에 이르고, 아스타로스만이 가까스로 도주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비로소 세상에 만연했던 악의 기운이 걷히고 아라드에는 다시금 평화가 찾아온다.

이후 미카엘라는 마이어 지역에 대성당 '레미디아 바실리카'를 세워 프리스트 양성의 기반을 마련하고는 홀연히 종적을 감추었고, 그를 따랐던 이들은 미카엘라가 본연의 임무를 완수하고 신에게 돌아갔다고 여겼다.

그러나 아직 세상을 향한 오즈마의 분노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피의 저주'를 비롯한 재앙이 사라졌음에도 전쟁의 후유증에서 채 벗어나지 못한 펠 로스 제국은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팔메리어 황제의 후손인 팔메리어 4세가 수쥬와 동맹을 깨고 전쟁을 선포하지만 제후들의 이합집산으로 인해서 대패하고 만다. 이후 팔메리어 4세가 서거함에 따라 펠 로스 제국은 대부분의 영지를 잃고 수많은 제후국으로 나뉘어 300년에 달하는 전국시대가 시작됐으며, 여러 국가들 사이에서 일어난 전쟁을 통제하지 못하고 결국 데 로스 제국의 침공에 멸망하고 말았다.[18]

훗날 펠 로스 황실의 고문서들을 조사하던 수많은 이들에 의해 결국 오즈마와 카잔의 반역은 누명이었다는 사실이 세상에 밝혀지면서 생전 이 둘의 명예는 회복이 되었으나, 때는 이미 너무나도 늦어버린 뒤였다.

3.3. 상처

체스트 타운 BGM

파일:1577246020.png
오랜 시간이 흘러 '검은 대지'가 자리잡고 있던 크레이터엔 다시금 초목이 자라기 시작했고, 데 로스 제국은 이곳에서 발견된 광맥지대를 거대한 규모의 광산촌으로 개발하여 '로스 체스트' 라 이름붙인다. 이로서 썩은 나무가 뿌리를 내렸던 땅에 건물이 하나 둘 들어서기 시작했고, 황량감이 감돌았던 평야엔 사람들의 족적이 가득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검은 성전의 상처는 마을 어딘가에 뿌리깊이 남아있었고, 체스트 타운 외각엔 여전히 검은 성전 당시의 혼탁한 기운을 완벽히 정화하지 못하여 섬뜩하게 방치된 구역이 남아 있었다.[19] 제국은 초개처럼 목숨을 던져 오즈마의 마수로 부터 세계를 지켜낸 프리스트들의 공적을 치하하는 의미로 로스 체스트에 거대한 위령비를 세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소수의 위장자 잔당들은 어둠 속에 암약하며 혼돈의 부흥을 노리고 있다.[20]

3.4. 타락한 성자

신이여, 우리를 인도하소서.
저 신실하고 혜안이 깊어 신의 가르침을 받았다고 일컬어지던 미카엘라는
실은 사악의 길을 이끄는 악마에 지나지 않았음을 여기에 기록한다.
그는 결국 선을 가장하여 신의 이름으로 우리를 악으로 떨어뜨리는 악의 추종자였다.
그 교묘한 함정에 우리는 보기 좋게 걸려들고 말았다.
회개하고 기도하라. 우리의 어리석음을 부끄러워하고 신의 엄하고 오묘한 가르침 앞에 탄복하라.
사악한 미카엘라가 정체를 드러낼 때까지 우리는 아무 것도 몰랐다. 이 얼마나 참담한가.
검은성전 보고서
수백년의 시간이 흘러, 프리스트 교단은 그 교리의 근간을 뒤흔들 정도로 끔찍한 진실을 마주하고 만다. 비록 그 진실의 출처는 명확하지 않았지만 반대로 정황과 근거는 너무나도 명확했다. ​그것은 인간을 사악한 악신 오즈마로부터 구하고 홀연히 자취를 감춘 성자 미카엘라가 사실은 오즈마와 같은 근본을 타고난 사도였다는 것이다.[21] 당시 아라드는 새로운 위기에 직면하고 있었다. 지형과 마물, 질병등이 원래 있던 곳에서 벗어나 다른 곳으로 이동되는 전이현상. 여기엔 스스로를 '사도' 라 칭하는 강대한 존재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들은 재앙과도 같은 힘을 휘두르며 세상에 많은 혼란을 야기했기에 미카엘라가 오즈마와 같은 사도였다는 사실은 교단에게 엄청난 배신감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이미 교단은 수백년 동안 신도들로 하여금 미카엘라의 용기를 배우도록 하고 있었으며, 그가 사도인 것이 밝혀진다 해서 아라드가 그에게 진 빚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었다. 결국 대주교인 메이가 로젠바흐는 이 사실로 빚어질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책임을 지고 그의 시성식을 진행하였으며, 미카엘라의 진실이 기록된 문서는 극비로 분류되어 4인의 대신관을 포함한 극 소수의 수뇌부를 제외하곤 열람할 수 없도록 엄격히 관리되었다. 간혹 문서를 무단으로 열람하거나 유포하는 자에겐 엄중한 처벌을 내렸고, 도망자에겐 가차없는 추적이 뒤따랐다고 하니, 그 진실의 무게가 엄청났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대처에도 미카엘라가 사도였다는 사실이 결국 세상에 퍼져나간 모양인지.[22] 많은 프리스트들이 이 사실에 크게 실망하여 교단을 떠났으며, 미카엘라에 대한 상반된 평가로 인해 교단 내에선 많은 불화가 이어졌다.[23]

4. 전조

검은 신전 BGM

어느날, 로스 체스트의 주민들은 제국군의 인솔 하에 안전지대로 격리피난을 가게 된다. 이는 로스 체스트의 광산인 '기억의 땅'에서 위장자를 목격했다는 목격담이 퍼졌기 때문이다. 이에 데 로스 제국은 프리스트 교단과 협동 조사단을 꾸려 광산을 조사하기 시작했고 아니나 다를까, 광산 내부에는 위장자들이 가득했다. 지금껏 소수 정예로 암약할 뿐인 위장자들이 이렇게 대규모로 포진해 있는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었고,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조사단은 원흉을 뿌리뽑기 위해 위장자들을 베어나가며 끝없이 이어진 갱도의 밑바닥으로 향한다. 갱도의 심층부로 나아갈수록 광산은 점차 인공적인 형태를 띄기 시작했으며, 이내 조사단은 그것이 하나의 거대한 지하신전 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곳은 그림시커[24]의 주도 하에 건설된 시설이었으며, 그들은 이 신전에서 모종의 의식을 치르고 있었다.
쿨럭, 쿨럭... 시작했구나. 로젠버그.
역사는 오늘 이곳에 소멸이 강림되었다고 기록하겠지. 하지만 후회는 없다. 이 모든 것은 아라드를...
백화 만다린
계속해서 나아가던 조사단은 신전의 관리자이자 그림시커의 지부장 중 한명인 '백화 만다린' 을 제압한다. 하지만 만다린은 죽기직전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며 쓰러졌고, 우연히 그녀의 몸에서 빠져나온 기운에 노출된 조사단은 그녀의 기억을 엿봄으로서 그림시커가 카잔을 강림시키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조사단은 카잔의 강림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 하며 신전의 최심부로 향했으나...

파일:카잔버그.png
욕망에 눈 먼 인간들아. 나를 깨운게 너희들인가? 무엇을 바라고 억겁의 잠에서 나를 깨웠는가.
너희가 지금 얼마나 어리석은 짓을 저질렀는지 알기나 하는가!
기껏 붙잡고 있던 혼돈의 힘이 날뛰는 것을 이젠 더 이상 막기 어렵겠구나..!
카잔
그들이 목격한 것은 그림시커의 지부장 '잿빛의 로젠버그'의 몸에 빙의되어 있는 카잔이었다. 영문도 모른 채 현세로 끌려온 카잔은 자신을 깨운 인간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짓을 했다.'며 분노를 퍼붓는다. 오래 전 소멸의 신이 되어 사라졌던 카잔은 어찌된 일인지 오즈마의 봉인을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카잔을 강제로 오즈마로부터 떨어뜨리는 것이 그림시커의 진짜 목적이었다. 그들은 카잔을 현세에 붙들어 놓음으로서 오즈마의 봉인을 깨트리고자 했고 최종적으로 오즈마를 다시금 부활시키려 한 것이다. 다행히 조사단은 숙주인 로젠버그와 혈투를 벌여 그를 죽이는데 성공했고 그릇을 잃은 카잔은 다시금 본래의 자리로 돌아갔으나, 카잔이 돌아가기 직전에 한탄했던 대로 이미 봉인은 걷잡을 수 없이 약해지고 말았으니. 이로서 오즈마의 강림은 먼 훗날의 위험이 아닌 피부로 다가온 위협이 되고 만다.

4.1. 그림시커의 내막과 속사정

오즈마의 부활을 획책한 것은 검은 교단과 이들의 동맹인 그림시커의 '온건파'인데, 검은 교단이야 자신들의 신을 부활시키는 것이니 그렇다 쳐도 그림시커의 경우는 오즈마를 부활시켜야 할 당위성이 명확하지 않았기에 많은 추측이 있었다. 이후 밝혀진 내막은 다음과 같다.

그림시커는 거듭되는 사도의 죽음으로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온건파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 다방면의 계책을 내놓았으며 그 중 하나가 바로 죽은 사도를 부활시켜 멸망으로부터 멀어진다는 것이다. 그들이 시로코를 부활시키려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었다. 하지만 오즈마는 봉인당했을 뿐 죽은 것이 아니며, 그가 봉인된 차원의 행방이 800년이 지나도록 밝혀지지 않은걸 보면 오히려 오즈마를 현세로 불러오는 것이 실책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들의 계획은 단순히 사도를 부활시키고 끝이 아니라, 그렇게 해서 멸망을 미루고 그 틈에 솔도로스를 비롯한 강경파 그림시커가 힐더를 처단하는 것이었다. 인간에게 원한을 가진 시로코나 오즈마 등의 사도를 부활시키면 아라드는 막대한 희생을 치르게 되나, 온건파는 그조차도 세상의 종말보다는 낫다는 관점을 가졌으며, 때문에 단기적으로 밖에 못 본 계획이 아닌 일종의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다만 이 역시도 힐더의 계획에 포함되어 있었다.

허나 선지자 에스라는 힐더의 간계에 놀아난 것에 대한 반발인지 더 오큘러스 : 심연에 잠식된 성전에서 부활한 시로코의 영향으로 무간지옥 속을 해매다 얼마동안 죽음에서 돌아올 수 있었고, 아젤리아 로트[25]의 유지를 이은 모험가와 재회하자 남은 사력을 다해 그림시커의 기도문이자 최중요의 예언을 전달한다.

파일:최후의 사도.png
단 한 명의 사도를 지켜냄으로써
그가 우리를 멸망으로부터 구해줄 것이니
또 기도할 때에 사도의 죽음을 두려워 말라
우리가 우리의 숙명을 다 하여질 때
우리 앞에 반드시 하나의 사도께서 나시리라
연단된 칼날이여.
하늘보다 높은 곳에 있는 그녀에게서... 이슬을 지킬지어다…
미라즈가 목숨을... 다해 지키고자... 했던... 우리의... 궁극적인... 사명....
흐르는 숲에... 찬연하게.... 빛나... 이슬을…
깊은 숲... 그녀...는....
선지자 에스라
에스라는 사도의 부활이 단순히 유예시간을 갖는 것에 그치지 않음을 밝힌다. 그는 이미 힐더의 개입을 진작에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사도들의 부활로 인해 힐더의 시선이 분산되는데 있었다. '사도들의 죽음으로 멸망이 코앞으로 다가온 순간에 최후의 사도가 강림한다'는 그림시커의 예언. 에스라와 온건파는 이 예언을 믿었고 결코 의심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단순히 예언이기 때문이 아니라 정말로 마지막 사도가 어디있는지 찾아냈기 때문이다.

즉, 온건파는 최후의 사도가 아직 각성하지 못한 상태에서 힐더의 흉계가 다가오는 것을 염려했고[26] 그녀의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해 그림시커 온건파 전원, 그리고 시로코와 오즈마 전부를 미끼로 삼아 한발 빠르게 최후의 사도를 사수하려 한것이다. 본래라면 이들의 입장에서도 유예시간 동안 솔도로스가 카인과 힐더를 처치하는 것이 최선의 시나리오 였으나, 그 솔도로스 마저도 자신이 실패할 것을 대비하여 수많은 시련으로 연단된 칼날에게 뒤를 맡겼고, 에스라 또한 아젤리아의 의지를 이은 모험가가 믿을 수 있는 존재임을 확인하고 그에게 모든 것을 맡긴 것이다.

4.2. 감춰진 성전

성자의 땅 BGM
혼돈과 남자는 눈빛만을 주고받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랜 세월 싸워왔기에 이미 서로가 원하는 바를 알고 있었고, 대화가 무의미함을 알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꽤 오랜 정적이 흐르고 나서야 남자는 입을 열었다.
남자는 분명 혼돈과 닿지 않을 거리에 있었지만, 마치 바로 눈앞에서 말하는 듯 했다.
“이 봉인을 깨고 나갈 순 없습니다, 오즈마.”
감춰진 성전 中
수백년 전, 프리스트 교단을 창설하고 홀연히 자취를 감춘 미카엘라. 사실 그는 오즈마가 봉인된 검은 대지로 돌아와 그의 봉인을 지키고 있었다. 미카엘라는 일찍이 성안을 통해서 하늘보다 높은 곳에 있는자의 사악한 간계를 알고 있었으며, 그녀의 계획을 무산시키기 위해서, 동시에 오즈마가 인간에게 마수를 뻗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오즈마를 아공간 속에 숨겨놓은 것이다. 미카엘라는 언젠가 그녀의 인도를 받아 이 땅에 찾아올 방문자들에 대비하고 있었다. 그는 방문자들을 최대한 설득하고, 그것조차 안되면 무력을 행사 해서라도 힐더의 계획을 방해할 심산이었다. 비록 '오즈마를 죽여서는 안된다.' 는 말이 그들에게 어떻게 다가올지는 불 보듯 뻔했지만, 미카엘라에겐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파일:위장자들1.png
혼돈의 힘으로 가득한 곳에서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며 그를 막아서야만 하는 고고한 성자. 그의 위기는 예견된 일이었다.
그리고 착실하게 미카엘라의 체력을 깎아내려 이 상황을 만들어낸 오즈마는 그의 위기를 놓치지 않았다.
“힘에 부치는 모양이구나.”
미카엘라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즈마 역시 그의 확인을 듣고자 한 말은 아니었다.
오즈마가 몸을 일으켰다.
“지금 당장이라도 네놈을 찢어발기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네놈을 죽일 수 없다.
하지만 지칠 대로 지친 네놈의 봉인을 부수는 것 정도는 간단한 일이지.”
하지만 제 아무리 미카엘라라도 수백년 동안이나 오즈마의 봉인을 지키는건 힘에 부치는 일이었다. 혼탁한 기운으로 가득한 검은 대지에서 조금씩 힘을 소진해가는 그와는 달리 오즈마는 자신의 영지나 다름없는 이곳에서 서서히 힘을 회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윽고 자신을 옥죄는 봉인이 느슨해진 것을 깨달은 오즈마는 혼돈의 기운을 검은 대지에 흘려보내 파묻혀 있던 위장자들을 부활시킨다. 어느덧 위장자들은 미카엘라를 잡기 위해 서로를 밟고 올라 탑을 쌓을 정도로 불어났으며, 그 수는 수천 수만에 달했다. 하지만 위장자 따위가 아무리 많다 한들 미카엘라의 상대가 될리 만무했다. 그러나 오즈마의 봉인을 유지하는데 대부분의 여력을 쏟고 있던 미카엘라는 거듭된 전투로 점차 지쳐갔고 이는 오즈마가 의도한 바였다. 결국 봉인엔 금이 가기 시작했고 오즈마는 다시금 시작될 복수극에 대한 기대에 부풀어 몸을 일으켰다.

파일:감춰진 성전.jpg
몸이 생각처럼 움직이지 않는 것을 깨달은 오즈마는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았다.
무언가가 몸을 구속하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봉인을 뚫고 나갈 듯했던 오즈마의 기운이 사그라들었다.
압박이 사라진 것을 이상하게 여긴 미카엘라의 시선이 오즈마에게 향했다.
어디서 나왔는지 모를 사슬이 오즈마의 온몸을 감싸 쥐고 있었다.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된 오즈마는 꽤 당황한 듯했다.
“으음... 이건...!”
바로 그때, 오즈마는 자신이 무언가에 구속되어 있음을 깨닫는다. 그것은 소멸의 신 카잔의 사슬이었다. 카잔은 오랜 친우인 오즈마가 복수에 눈이 멀어 스스로를 파멸로 몰아가는 것을 더는 두고볼 수 없었고, 명계의 규율을 어기면서까지 현세에 간섭하여 그의 봉인을 억지로 붙들어맨 것이다. 카잔은 이미 현세에 카잔 증후군이라는 끔찍한 불치병을 뿌려 명계의 규율을 거스른 적이 있었기에 그의 행동은 명계의 문지기 카론의 진노를 부르는 일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카잔은 자신의 안위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 없었다.
“명계에서 이 정도의 힘을 보내오다니, 명계의 문지기가 자넬 가만두지 않을걸세. 카잔.”
“자네의 행동이 모두 그녀의 뜻대로라는 것을 어찌 모르는가.”
양쪽 모두 친우를 향한 진심이 담긴 걱정이었다. 하지만 그 진심이 서로에게 전해졌을 거라고 생각하긴 힘들었다.
“그게 어쨌다는 말인가? 인간들을 파멸시킬 수 있다면 얼마든지 꼭두각시가 되어줄 것이네.”
“그렇게 두지 않을 걸세.”
카잔과 오즈마의 대론 中
그는 오즈마가 증오의 연쇄에서 벗어나 안식에 들기를 바랬으나, 이미 증오의 화신이 되어버린 오즈마에게는 그 증오의 근원인 인간의 멸종만이 안식을 가져다 줄 수 있었고, 그것을 위해서라면 누군가의 장기말이 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결국 카잔은 슬픈 마음을 뒤로 한 채 오즈마를 영원히 봉인시킬 것이라 선언하고 오즈마는 그의 사슬을 흔쾌히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는 체념이 아니었다. 오히려 오즈마는 여유를 보이며 이 속박에서 날 풀어주는건 인간들이 될 것이라며 호언장담 한것이다. 그렇게 오즈마의 부활은 무마되었고, 미카엘라는 다시금 신성력을 집중하여 흐트러진 봉인을 견고히 했다. 하지만 오즈마는 미카엘라와 충돌하면서 생겼던 봉인의 균열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균열 사이로 희미한 기운을 흘려보냈고 작은 기운은 오랜 시간 흘러가 한 여인의 귓가에 도달한다.
작은 기운은 날고 날아 어느 여성의 귓가에 도착했다. 그리고 여성의 귓가를 간지럽힌 뒤 스르륵 사라졌다.
검은 후드를 뒤집어쓴 여성은 갑작스럽게 머릿속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에 흠칫 놀랐다.
그리웠던 그의 목소리에 감복하면서도, 그의 모든 말을 잊지 않고 가슴에 새겼다.
“미카엘라의 진실... 프리스트들의 분열... 그렇군요, 뜻대로 하겠습니다. 혼돈이시여.”
공포의 아스타로스

그 여인의 정체는 암흑 3기사중 한명이자 검은 성전 당시 유일하게 봉인을 피해 달아났던 공포의 아스타로스 였다. 그녀는 잔당들과 함께 혼돈의 부흥을 위해서 힘써왔고 오즈마는 이에 보답하듯 그녀에게 미카엘라의 진실을 귀띔해준 것이다. 즉, 인간들에게 미카엘라의 정체를 알려준 건 오즈마였다. 이후 아스타로스는 프리스트의 분열로 인해서 나락으로 떨어질 어린 양들을 주워담을 종교 단체를 창설하게 되고, 이것이 훗날 프리스트 교단과 오랜 대립을 이어갈 '검은 교단'의 기원이 되었다.
파일:약해진 봉인.png
이후 그림시커는 세상을 멸망으로부터 구원할 사도를 지키기 위해, 검은 교단은 세상을 멸할 사도의 강림을 위해 '사도의 부활'이라는 완전히 상반되지만 겉으로는 같아보이는 목표 하에 협력한다. 카잔의 강령을 주도한 것은 그림시커였으나 그 이면에는 검은 교단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27] 특히 시로코의 기운을 이어받은 그림시커의 창설 멤버중 차원의 문을 여는 능력을 가지게 된 황혼의 미라즈는 오즈마가 봉인된 검은 대지의 좌표를 알고 있었기에[28] 그곳에서 원하는 만큼 위장자를 불러와 자신들의 장기말로 사용했다. 그리고 카잔의 강령의식 이후, 미라즈는 봉인의 근황을 확인하기 위해 다시금 검은 대지로 향했고 그곳에서 봉인의 사슬이 약해져 있음을 확인한다.

5. 추방자의 산맥

사계절 내내 만년설이 쌓여있는 거대한 산맥인 스트루 산맥은
펠로스 제국의 영웅이었던 카잔이 두 팔의 힘줄이 뽑힌 채 추방된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로 인해, 공국 북부 지역과 데 로스 제국의 경계를 이루는 이곳은 '추방자의 산맥'이라고도 불리운다.
산맥의 험난한 지형 때문에 설산에서 나고자란 반투족조차 이곳에 오랜 시간 머무르는 일은 거의 없지만
스트루 산맥을 넘는 이들 사이에서는 검은 복장을 한 떼의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움직이는 것을 목격했다는 소문이 종종 전해온다.
체스트 타운에서 일어난 카잔의 강령사건 이후, 검은 교단은 카잔의 영혼을 받아들일 수 있는 존재는 카잔 본인 뿐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시로코의 기운을 이어받은 강력한 버서커였던 로젠버그 조차도 그의 신위를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그들은 카잔의 시신을 확보하여 그의 영혼을 직접 강령시킨다는 정신나간 계획을 획책하고, 계획을 주도한 '순혈자[29] 데바스타르'의 희생으로 검은 교단을 카잔의 시신이 안치된 관을 확보하는데 성공한다.

추방자의 산맥에서의 검은 교단의 행적을 자세히 알고 싶다면 항목 참조

6. 검은 연옥

파일:검은 연옥.png
과거 검은 대지가 있었다고 전해지는 분지에서는 이따금 불길한 빛이 새어 나온다.
많은 이들의 희생을 머금은 황무지에서는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피 냄새가 풍겨오고
어딘가로 통하는 문처럼 솟은 두 개의 기둥이 하늘을 향해 솟아있다.
추방자의 산맥에서 카잔의 관을 확보한 검은 교단은 오즈마의 부활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한다. 로스 체스트 외각은 과거 검은대지가 자리잡고 있던 전장의 한복판이자 오즈마의 봉인이 잠들어있는[30] 장소였다. 그들은 이 로스 체스트 외각에 방치된 오염구역에서 검은 대지를 불러오기 위한 의식을 치른 것이다. 프리스트 교단데 로스 제국, 모험가 일행은 뒤늦게 이들의 사악한 간계를 막기 위해서 분투 했으나 검은 교단의 거센 저항 끝에 결국 현세와 검은 대지를 잇는 '혼돈의 문'이 열리고 만다.[31] 그리고 아스타로스가 모험가 일행의 시선을 끄는 사이 오랜 잠에서 깨어난 3인의 암흑기사 '절망의 티아매트' 와 '파멸의 베리아스'는 교단을 이끌어 혼돈의 문 너머로 카잔의 관을 운구한다. 이로서 오즈마의 부활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검은 연옥에서의 검은 교단의 행적을 자세히 알고 싶다면 항목 참조

7. 2차 검은 성전 전야

파일:깨어나지 말게.png
"긴 세월, 광기의 분노 앞에서 많은 희생을 치렀지만 인간의 욕심은 사그라들지 않더군.
하지만 증오로 세상을 뒤엎는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깨어나지 말게, 친구여."
아직도 세상을 증오하는 친우에 대한 카잔의 한탄.
검은 대지로 진입한 교단은 모든 준비를 마치고 카잔의 시신에 그 자신의 영혼을 직접 강령시키는 의식을 진행한다. 그리고 이를 깨달은 카잔은 무기를 집어들어 검은 교단의 뜻에 순응하기로 한다. 한낱 귀신에 불과한 그로서는 그들의 의식을 막을 재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카잔은 친구인 오즈마가 봉인에서 풀려나 다시금 증오로 세상을 뒤덮고, 하늘 너머에서 굽혀보고 있는 자에게 이용당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그의 악업까지 짊어지고 어긋난 모든 것들을 자신이 거두어 가겠노라 결심한다. 이것이 자신에게 주어진 위치에서 친우를 지켜내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파일:그럴 순 없네.png
훗, 그럴 순 없네. 친구여.
카잔의 한탄에 대한 오즈마의 대답
그러나 오즈마의 뜻은 단호했다.

8. 제2차 검은 성전

던전 파이터 액트별 메인 빌런
{{{#!folding [ 펼치기 · 접기 ] 1장 아라드 긴 발의 로터스
2장 흑요정 왕국 펜네스 검은 질병의 디레지에
3장 천계 돌격대장 란제루스
4장 시간의 문 아이리스 포츈싱어
5장 불을 먹는 안톤 전능의 마테카
6장 건설자 루크 건설자 루크
7장 마계 프레이-이시스
8장 마계 대전 검은 눈의 사르포자
9장 천계전기 네빌로 유르겐
10장 그림시커 무형의 시로코
11장 검은 교단 혼돈의 오즈마
12장 새로운 여정 폭룡왕 바칼 & 빛의 여인
13장 하늘 아래 첫 번째 세계 안개의 신 무 }}}

체스트 타운에 혼돈의 기운이 강해지기 시작하자 더이상 사태를 등한시 할 수 없다고 판단한 프리스트 교단은 레미디아 바실리카, 레미디아 카펠라, 레미디아 크리소스, 이단심문소, 수쥬 항마단까지 무려 1~3위계의 정예들이 전부 집결하고, 검은 성전의 재발로 인해 전쟁터가 될 위기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데 로스 제국도 정예병들을 모아 집결시킨다. 또한 소멸의 관을 지키고 있던 우시르 교단도 별개로 움직이다 토벌단과 합류하고, 마지막으로 오즈마를 베어낼 시련으로 연단된 칼날인 모험가도 토벌단의 일원으로서 참전하게 된다.

오즈마의 봉인은 검은 성전 당시에 성안의 미카엘라가 검은 대지에 걸어놓은 결계로 1차, 여기에 검은 대지를 차원째로 격리시켜 2차로 봉인했다. 그리고 그림시커를 통해 오즈마의 재림의 전조가 있었음에도 무산된 이유로 판명된 카잔의 사슬까지 무려 3중 봉인이 있었으나 그림시커로 인해 카잔의 봉인이 약화, 공포의 아스타로스로 인해 혼돈의 문을 통한 검은 대지와 아라드를 연결하는 차원의 문이 열려 순식간에 두 개의 봉인이 파훼되어 버렸다. 때문에 토벌단 입장에선 오즈마의 해방을 저지하거나, 하다못해 오즈마의 해방을 늦추기 위해 미카엘라의 결계를 지키기로 하고, 검은 교단에선 오즈마를 봉인에서 해방시키기 위해 토벌대의 진격을 저지시켜 누가 먼저 미카엘라의 결계를 사수하는지 시간 싸움에 돌입하게 된다.

그런데 이때 검은 교단과 프리스트 교단 측 양쪽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사태가 발생하는데, 800년간 오즈마의 봉인을 지켜온 성안의 미카엘라가 자신의 신성력을 불어넣은 십자가를 대지에 꽂아두고 사라진 것이었다. 사도의 힘이었기에 십자가에서 뿜어지는 신성력의 양은 어마어마했고 신성력의 질도 차원이 달랐다. 얼마나 신성력이 강력했는지 저주 받은 땅임에도 신성력이 미치는 곳에 생명의 증거인 식물이 자라날 정도였다. 유일하게 신성력이 넘치는 성자의 땅이 다름아닌 혼돈의 문 앞을 막아서는 바람에 검은 교단의 위장자들은 혼돈의 문을 통과하는 데 애로사항이 생겼고, 프리스트 교단은 예상치 못한 가호를 받은 덕분에 수월하게 검은 대지에 전초기지와 보급기지를 마련하고 진격을 개시한다.

검은 교단 측에선 오즈마의 세 번째 봉인을 완전히 풀기 위해 확보한 소멸의 관으로 공포의 성지 그라우벤에서 소멸의 신 카잔을 완전히 현세에 강림시킨다. 친우를 두 번이나 잃을 수는 없다며 오즈마를 지키기 위해 일어선 카잔, 여기에 사후에라도 기회가 있다면 카잔을 돕겠다고 맹세한 장군 카렐린부관 레오니트의 망령까지 명계에서 뛰쳐나와 가세했지만 이 둘도 결국 토벌단들에게 패배하고 도로 명계로 돌아갔다. 거기에 검은 성전 당시 오즈마 휘하의 군대로서 미카엘라를 상대한 고대의 위장자들과 전성기의 힘을 되찾은 암흑 3기사, 그리고 검은 교단 창립 이후 힘을 키워온 맹혈자들과 순혈자 데스페로까지 총 동원한데다 혼돈의 계시자 콜링 제이드를 통해 혼돈의 계시로 토벌단에게 직접 피의 저주를 내림으로서 토벌단의 발걸음을 필사적으로 늦춘다.

하지만 토벌단도 당하지 않고 모험가를 주축으로 공세에 나서면서 혼돈의 기운을 통해 강해진 위장자들, 암흑 기사 중 파멸의 베리아스절망의 티아매트를 쓰러트린다. 여기에 미카엘라의 결계로 가는 길목을 막고 있던 소멸의 신 카잔까지 패배해 백귀의 왕을 통해 현세로 행차한 명계의 지배자 카론에게 육신까지 통째로 연행되면서 오즈마를 구속하고 있던 소멸의 사슬이 무력화된다. 허나 이런 희생에다가 카잔 혼자서 시간을 충분히 벌어들인 덕분에 검은 교단은 마지막 봉인인 미카엘라의 결계까지 해제시켜 오즈마 강림을 방해하는 장애물은 무엇하나 남지 않게 된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오즈마는 토벌단을 혼돈의 왕좌에서 주시하기만 할 뿐, 직접적인 행동을 보이지 않는다. 이것을 호기로 여긴 토벌단은 오즈마가 있는 엘레리논 성으로 진격을 개시한다.

그리고 엘레리논 성에서 오즈마에게 가는 길목을 막어선 수문장은 암흑 3기사의 수장이자 검은 교단의 창시자인 공포의 아스타로스. 그녀는 4인의 대신관을 일방적으로 가지고 놀다가 시간정지로 닐바스에 이어 그란디스를 위장자로 만들어 그란디스 가문을 완전히 타락시키려 했지만, 시간의 아이들닐바스 그라시아의 난입으로 처단되어[32] 결국 그라시아 가문과 악연에 마침표를 찍고 오즈마를 향한 길을 막아서는 존재는 아무것도 없게 된다.

그렇게 토벌단은 엘레리논 성 꼭대기에 올라 도착, 혼돈의 왕좌에 홀로 앉아 기다리고 있던 오즈마와 직접 대면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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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라.
내가 나서지 않아도 혼돈의 시간은 도래했고,
기어코 저들은 내 앞에 당도했음을…
이는 예견되었던 수순임을 처음부터 알고 있음이다.
그 진실대로라면 이 껍질은 부스러지겠지만, 껍질을 부수고 돋아난 혼돈은 영원할 것이다.

갑작스럽게 한발짝 먼저 검은 대지에서 이탈한 미카엘라와 다르게 왕좌에 묶여있던 오즈마는 자신이 모험가에게 패배하여 소멸할 것이라는 운명임을 유폐된 차원에 흘러들어온 사념이 깃든 씨앗을 통해 들어서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잔이 한 발 앞서 카론에 의해 명계로 끌려가 봉인의 사슬이 완전히 깨졌음에도 직접 나서지 않고 여전히 혼돈의 왕좌에 앉아 혼돈을 퍼트리는데 집중하고 있던 이유는 다름아닌 세상에 혼돈을 퍼뜨릴 수만 있다면 자신의 생사는 중요치 않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오즈마는 왕좌에 앉은 상태로 토벌단을 맞이한다.
드디어 왔는가. 너희가 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카잔, 내 오랜 친우여. 결국 내 말이 옳았네. 자네가 애써 인간들에게 기회를 주었건만.
내가 선물한 아주 작은 균열로 스스로를 파멸로 몰아넣는 그 모습이 어찌나 재미있던지.

(아주 작은 균열…?)

한번도 의심해본 적 없는가? 너희가 어떻게 미카엘라의 정체를 알게 된 것인지.
크하핫! 어리석도다! 어리석어!
미카엘라는 이런 자들을 지키고자 그리도 애를 썼단 말인가!
더 이상의 자비는 없다. 어리석은 인간들이여, 종말의 때가 도래했다.

싸움에 들어가기 앞서 자신을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프리스트들에게 어떻게 너희들이 미카엘라의 정체를 알게 되었느냐며 묻고 프리스트들이 그제서야 오즈마가 미카엘라의 정체를 알린 장본인임을 눈치채자 '미카엘라는 겨우 이딴 버러지들을 위해 이 헛고생을 한거냐' 고 미카엘라를 동정하면서도[33] 자신의 간계에 넘어간 프리스트들을 조롱한다.

오즈마는 왕좌에 앉아 코웃음치며, 본인이 직접 나설 필요도 없다는 듯 혼돈의 기운을 담은 수정을 통해 자신을 포위한 토벌단을 공격해온다. 그러나 토벌단이 혼돈의 기운을 격파하자 한낱 벌레와도 같은 평범한 인간들과는 다르다고 칭찬하더니 파멸, 절망, 공포 각각 모험가에게 죽음을 맞이한 암흑기사들의 힘을 흡수해 진정한 모습을 드러내며 본인이 직접 토벌대를 상대하기 위해 왕좌에서 몸을 일으킨다.[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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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혼돈의 힘을 뼛속까지 각인시켜주마!
오즈마: 남은건 네놈뿐인가. 시련을 딛고 올라온 칼날이여. 그 무딘 칼날을 그녀의 계획대로 잘도 갈아 주었구나.
모험가(프리스트, 카오스 제외): 그저 세상을 구하기 위해서일뿐.
프리스트(남/여): 아니 이것은 한명의 프리스트로서의 사명일 뿐이다.
카오스: 혼돈의 신일지라도 한낱 인간이 악마가 된 것에 불과한 것을. 그 오만함을 후회하게 해주지.
오즈마: 자, 진정한 혼돈의 힘을 보아라!
- 모험가와 오즈마의 마지막 대화.
파멸, 절망, 공포를 흡수한 혼돈의 힘은 터무니없기 그지없었고, 오즈마가 일어선 것 만으로도 그 중압감에 모험가 단 한 명을 제외한 모두가 손가락 하나 까닥할 수 없을 정도로 짓눌린다. 미카엘라의 가호를 통해 혼돈의 기운에 잠식되지 않도록 보호받는 연단된 칼날인 모험가와 800년간 지속된 봉인을 풀고 검은 성전에서 소진된 모든 힘을 회복한데다 암흑 기사들의 힘까지 흡수해 온전한 힘을 되찾은 사도 오즈마. 최후의 결전 장소에서 움직일 수 있던 두 명은 전력을 다하여 격전을 펼쳤고, 오즈마는 예언대로 연단된 칼날에 베여 패배한다.[35]

8.1.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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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잔…
나의 친우여.
붉은 달에 삼켜진 명계 안에서 나를 지켜보게.
자네는 내가 하늘 너머에서 굽혀보고 있는 자에게 이용당할까 두려워했지.
하지만 말일세.
처음부터 아무 상관 없었네.
혼돈으로 세상을 집어삼켜, 분노로 제국을… 그리고 인간을 멸할 수 있다면 아무래도 상관없었네.
모든 걸 잃은 나에게 남은 하나가 복수 하나뿐이니…

카잔과 미카엘라는 힐더의 장대한 계획을 염려했기에[36] 카잔은 애원하고, 미카엘라는 조언하며 오즈마를 막아세웠다. 하지만 혼돈의 신이니 뭐니를 떠나 근본은 결국 복수심으로 움직였던 한 명의 사람이었던 오즈마는 처음부터 힐더의 계획이 어떻든 상관이 없었다. 제국에게, 그리고 인간에게 복수할 수만 있다면 힐더에게 놀아나든 말든 알 바 아니었다는 게 그의 진심이었다. 힐더의 계획으로 몰살당할 아라드의 인간들은 자신의 복수대상에 지나지 않았고, 그렇다면 자신이 죽는다 해도 그것이 인간 세계의 멸망, 즉 복수에 한 발 다가가는 것이기 때문에 손해볼 것이 전혀 없는 셈이다. 이는 자신이 모험가에게 베일 운명임을 알고 있음에도 왕좌에 앉아 모험가와 토벌단을 조용히 주시하며 기다리고 있었던 진짜 이유이기도 하며, 자신의 안위보다 힐더를 경계했던 다른 사도들과 달리 사도의 힘에 각성한 계기부터가 복수였던만큼 인간으로서의 오즈마의 심정을 잘 보여준 독백이었다.[37]

소멸해가면서도 오즈마는 자신이 죽어도 사라지지 않을 혼돈인 피의 저주를 남겼고, 자신의 기운으로 지탱하고 있던 검은 대지가 붕괴함으로서 토벌단 대부분을 검은 대지에 유폐시키기 직전까지 몰아넣었다. 다행히 닐바스 그라시아가 희생하여 토벌대를 검은 대지에서 탈출시키는 데 성공했고, 제 2차 검은 성전은 프리스트 교단의 승리로 끝나게 된다. 하지만 전쟁에 참여한 인원 중 위장자의 공격으로 인해 위장자 초기 감염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이 대거 등장하는 바람에 전후 처리로 프리스트 교단과 제국은 골머리를 앓게 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흘러 토벌대가 해산하고 밤 늦은 시간에 오즈마의 죽음으로 그 힘의 잔향이 혼돈의 문에서 새어나오고 있던 것을 황녀 히리아의 명을 받은 주디 링우드가 흡수하려 시도한다. 하지만 '그녀'에게 예언을 듣고 때를 기다리던 반야가 난입해 혼돈의 힘을 가로채려고 하나, 그마저도 시로코의 사념에게 힐더의 계략을 듣고선 시로코와의 약속을 지키려는 미카엘라가 자신의 권능으로 만들어낸 차원의 틈으로 반야를 다른 차원으로 추방시킨 뒤 오즈마의 힘을 가로채 흡수하여 무마되고 800여 년간 대립해온 두 사도의 싸움은 이것으로 마침표를 찍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오즈마와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죽어야 할 미카엘라가 모험가로부터 피신함으로서 창신세기의 예언이 어긋나버린다.[38] 졸지에 제국과 힐더가 세트로 엿을 먹게 되었다.[39]

8.2. 전쟁 결과

제1차 검은 성전 당시 아라드엔 오즈마와 위장자에 대한 아무런 대비가 없었기에 전쟁기간인 100년간 도저히 파악할 수 없는 피해와 희생, 전쟁 후 800년간의 노력으로도 지워지지 않을 상흔을 남겼지만 이번 2차 검은 성전에선 프리스트 교단의 창립 이후에 검은 성전에 대한 대비와 토벌단 측 압도적인 전력을 통한 빠른 적측 병력 격파, 그리고 혼돈의 문 앞에 놓여 신성력으로 위장자들의 진격을 막아준 미카엘라가 남긴 십자가 덕분에 아라드의 피해가 최소화되었다.

하지만 피해가 최소화된 것이지, 절대 작은 것은 아니다. 오즈마는 죽기 전 자신의 기운을 주변에 뿌리며 자신이 죽어도 혼돈은 남을 것이라며 복수를 이어갈 것을 선언했고, 실제로 검은 대지에 있던 병력들이 위장자 감염증세를 보이기 시작하며 까닥하면 오즈마가 없이도 검은 성전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의 말까지 나오기 시작한다. 심지어 제국 황태자가 위장자가 되기 일보직전일 정도로 지독한 피의 저주가 남았다. 비록 검은 교단의 수뇌부는 수장인 오즈마와 권속인 3인의 암흑 기사, 교단의 최고위 간부인 순혈자가 전멸하며 붕괴되었지만 순혈자 두 명의 피를 가진 반야가 아직 살아있고,[40] 중견 간부인 맹혈자도 셋[41]이나 살아있어서 어떤 식으로 다시 세를 불릴 지 알 수 없다. '오즈마와의 전쟁'은 끝났지만 '위장자와의 전쟁'은 끝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참으로 복수심 하나로 세계를 파멸로 이끈 혼돈의 신다운 최후였다.

결국 오즈마가 죽어가면서 남은 피의 저주는 감염되면서도 이성을 잃지 않도록 기도하던 이단심문관에게서 발생해 같이 기도해주던 이단심문관을 살해하는 '고해소의 비극'이 일어남으로서 프리스트 교단의 두번째 분열을 초래하는 시발점이 되었고, 이 분열은 훗날 '성자 전쟁' 이라는 내전으로 번지게 된다.

9. 대마법사의 차원회랑

카론의 시험에서 모험가의 눈 앞에 나타난 환영 중 하나로 등장한다.

10. 외전

10.1.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카잔은 힐더의 장대한 계획을 염려하며 오즈마의 무사만을 기원했으나 끝끝내 명계에 영원히 봉인당했고 오즈마는 힐더의 계획이 어떻게 되든 자신이 살아갈 이유는 복수 하나뿐이었기에 칼날에 베여 사망할 것을 알고 있음에도 결국 끝까지 싸우다가 사망한다...가 본편의 전개.

하지만 본편에서 이 둘은 가장 중요한 진실을 하나 놓치고 있었는데, 자신들의 모든 것을 망가뜨림으로서 지금의 형국에 처하게한 계획의 주도자가 누군지는 몰랐다는 것. 모바일 버전에서는 오즈마가 이 계획의 주도자가 누군지 진실을 깨닫게 되면서 최소한 오즈마의 행적이 완전히 바뀌게 된다.[42]

검은 대지와 함께 이공간에 봉인된 것은 본편과 동일하나, 자신의 복수를 이루지 못하는 것에 한탄하는 도중 다른 차원의 문과는 이질적인 기운을 가진 균열을 발견하고 균열로 들어가게 된다.
균열로 들어가 처음으로 마주한 것은 자신과 카잔을 몰락시킨 팔메리어 황제와 그의 가신과 병사들이 명계에서 죽어서도 안식을 얻지 못한 채로 서로를 탓하면서 아귀다툼을 하며 영원히 고통을 받고 있는 광경이었다. 소중했던 모든 것을 빼앗은 자가 파멸하고 고통받는 모습을 보고 꼴좋다며 크게 조소하나, 이내 복수를 끝마친 자신에게 남은 것이 무엇인지 허무함을 느낀다.

이어서 다른 균열로 들어가 검은 로브를 쓴 여인이 팔메리어를 이간질하는 장면은 물론, 자신인 연인인 리즈에게도 황제의 첩을 자청하라고 간언하는 모습, 그리고 여인의 계획들조차 진실을 가린 기만자의 의도적인 소행임을 깨닫고 자신이 그저 하나의 작은 장기말일 뿐인 존재임을 자각한다.[43]

마지막으로 나타난 균열에선 자신의 행보로 인해 펠 로스 제국민들이 고통받고 마치 자신처럼 복수를 갈망하는 참상, 즉 사도로서 악행을 저지르고 종국에는 칼날에 베여 소멸하는 PC 던파 세계선의 자신을 보자, 스스로 업과 죄를 짊어지고 본인같은 피해자들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미카엘라와 모종의 계획을 꾸미게 되는데 이것이 모바일 버전 오즈마 레이드의 내용이다.
안에 내재되어 있던 모든 사도의 기운을 미카엘라에게 넘겨주며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오게 된다.[44] 후엔 계속해서 속죄의 길을 걷기 위해 정화된 수하들[45]과 함께 미카엘라와 동행한다. 마지막으로 모험가에게 자신이 보았던 균열들이 앞으로의 여정을 크게 바꿀 열쇠가 될지도 모른다고 말하며, 도와준 것에 감사를 표하고 후에 반드시 도움이 될 것을 약속하며 후일을 기약한다.[46] 다만 검은 교단에 속해있던 나머지 일원들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미지수. 특히 오즈마 자신의 친우였던 소멸의 신 카잔의 행적이 전혀 드러나지 않아 불안의 씨앗을 남긴 상태다.


[1] 당시의 상황이 상당히 소름 돋는데, 자고있던 히스마를 기습하지 않고 카잔이 직접 깨워 정면승부를 하게 된다. 카잔의 강함과 용맹함이 강조되는 부분.[2] 히스마가 숨을 거두기 직전 오즈마에게 그분과 비슷한 기운이 느껴진다고 남긴 유언으로 보아, 카잔의 말마따나 히스마를 토벌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오즈마의 힘 덕분이었다.[3] 시간의 문 스토리에서 일찍이 점술가가 바칼에게 삼룡을 아라드로 보내게끔 설득한 점을 생각하면 두 영웅의 기구한 운명은 이미 오래전부터 흑막의 의도적인 개입이 이루어지고 있었다.[4] 여기서 오즈마는 카잔을 믿는 만큼 황제 역시 믿고있다고 말한다. 이로 미루어 보아 황제는 예언에 넘어가기 전까진 능력있는 지도자였을 가능성이 높다.[5] 그정도의 힘이면 이미 탈출하고도 남았을 것 아니냐는 사신의 물음에 눈을 잃은 나의 마법이 누구에게 닿을줄 알고 그러겠냐고 일축할 정도다. 즉 눈을 잃어 버린 자신이 마법을 정밀하게 사용할수 없으니 애먼 목숨이 희생될것이고 오즈마는 그것을 원치 않았다.[6] 황제 개인에게 배신당한걸로 인간 전체를 증오하는 게 이상하게 보일수도 있으나, 인 게임에서 나온 스토리에 의하면 황제가 공작질을 한 건지 결국 자신이 구한 펠 로스 제국의 백성들에게도 경멸당했다는 안타까운 사실이 언급된다.[7] 리즈는 오즈마를 살려주는 조건으로 황제의 첩이 되었으나 황제는 그 마저도 지키지 않은 것이다.[8] 그리고 이 시신을 스트루 산맥에 은거하던 한 집단이 회수하여 그들의 요새에 안치해두었다.[9] 정황상 엘레리논 가문 측에서는 황제의 편에 섬으로써 이득을 챙긴다는 결정을 내렸던 모양이다. 하지만 리즈의 경우는 오즈마의 목숨이라도 구하겠다는 심정으로 황제의 첩이 되었으니, 그녀 개인은 오즈마를 배신하지 않았고 오즈마도 그 사실을 깨닫고 있었다. 그러나 어떻게든 오즈마를 구하고자 한 그녀의 선택은 결국 영웅으로 불리던 오즈마와 카잔이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선함을 버리고 역사에 길이 남을 악마로 재탄생하는 시발점이 되어 버렸고, 그 대가는 오즈마의 타락 및 각성과 그로 인해 벌어진 끝없는 검은 성전, 카잔이 소멸의 신이 되어 퍼뜨린 괴질인 카잔 증후군으로 인해 수도 없이 희생된 이들의 목숨과 고통이었으니 오즈마와는 별개로 리즈 역시 살아서나 죽어서나 불행한 인생을 산 셈이다.[10]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오즈마가 사신과 계약함으로서 사도가 된 것이 아니라 태생부터 이미 사도였으며,광룡 히스마의 유언을 들으면 인간일때도 오즈마에게서 사도의 기운을 느꼈고 사신의 힘으로 혼돈의 신이 되면서 그 능력이 각성된 것 뿐이다. 설정 상 고대 테라에서 칼로소와의 격전 끝에 패한 12 신들의 기운이 우주 곳곳을 떠돌다 알맞은 육체를 찾아서 환생한 존재가 바로 사도이기 때문.[11] 다만 오즈마가 사도로 각성한 것은 그의 운명이라 쳐도 저런 비극적인 과거사가 아니었다면 오즈마가 사도로서 어떤 힘을 각성했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사도의 힘에 무조건적인 선악은 존재치 않으며, 같은 아라드 출신 사도지만 그와 반대되는 행적을 걸었던 미카엘라의 행적을 보면 오즈마가 반드시 악의 길을 걸었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즉 오즈마가 사도가 된 것은 그의 운명이라 할 수 있어도, 그가 혼돈의 신으로서 아라드에 엄청난 재앙을 일으킨 것은 순수히 펠 로스 제국이 일으킨 삽질 때문이었다. 후술하겠지만 오즈마의 모든 것을 빼앗고 그를 배신한 업보인지, 펠 로스 제국의 최후는 대륙 통일도 손쉽게 해낼 수 있던 전성기 시절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초라하고 비참하게 끝을 맺었다.[12] 물론 이는 인간에 대한 일말의 자비심 때문이 아니고 순전히 오즈마가 복수심에 망가져서 사신의 뜻대로 놀아나는 꼴을 볼 수가 없어서였다.[13] 즉, 인간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위장자들과 함께 생활했던 것이다. 위장자의 무서움을 알 수 있는 부분.[14] 연표에 따르면 피의 저주로 혼란만 초래할 뿐 백 년 동안 딱히 대놓고 일을 벌이진 않았다. 이는 아무 죄없는 약혼녀 리즈만큼은 천수를 누리며 살아가도록 나름 배려하려 한 거라고도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원흉인 황제는 왜 냅뒀냐고 비웃는 의견도 더러 있는데, 모바일 던파에서야 드러난 것이지만 황제는 죽어 명계에서 자신이 벌인 숙청으로 인해 오즈마가 펠 로스 제국이 백 년에 걸쳐 철저히 작살낸 것에 대해 신나게 까이며 저주받는 신세로 전락했다. 결과적으로는 제대로 복수한 셈이 된 것이다. 당사자는 모르지만 알 게 뭐야[15] 오즈마가 황제를 죽이는건 가능했을 것이다. 일개 평범한 인간인 황제가 오즈마의 상대가 될 리가 없기 때문. 하지만 황제가 혼자 사는 사람도 아니고 무엇보다 리즈가 있다. 황제만 깔끔하게 죽이려면 위장자 하나를 슬쩍 보내면 되지만 그 슬쩍이 어렵다. 황제의 신변에 다가설 수 있는 자라면 그와 가까운 지간 아니면 근위병인데 전자는 그도 황제 다음가는 위상인 자라 건드리기 어렵고 후자는 그런 자를 건드릴 쯤이면 황제하고도 만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위장자 군단을 보내서 황제를 지키는 이들과 함께 황제를 보내버리는 방법 뿐인데 저러다 리즈가 죽기라도 하면?[16] 정식 명칭은 검은 성전. 본래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비극이었으나 이후에 다시 일어나고 말아 첫번째 검은 성전이 되어버렸다.[17] 인파이터 볼프간트 베오나르, 크루세이더 밀란 로젠바흐, 팔라딘 샤피로 그라시아, 퇴마사 신야, 그리고 최초의 성자 미카엘라.[18] 비록 검은 성전에 패배하면서 세계를 멸망시킨다는 계획은 무산됐지만, 결과적으로 오즈마의 모든 것을 앗아간 원수는 처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되었다. 오즈마는 약혼자와 가족을 모두 잃었지만 펠 로스 제국은 긴 역사와 명예, 그리고 과거의 영광까지 모조리 수장돼버렸기 때문. 하지만 오즈마는 자신의 모든 것을 앗아간 원수와 그의 나라를 처참하게 멸절시켰음에도 여전히 복수심에 불타며 모든 인류를 멸절시키고자 하고 있다.[19] 현실로 비교하면 방사능 피폭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오염구역 어딘가에 검은 교단의 본거지가 자리하고 있다.[20] 대표적인 것이 여성 프리스트의 과거에 나오는 오즈마를 숭배하는 이단 종교인 검은 교단이다.[21] 미카엘라가 오즈마를 죽이지 않고 봉인한 것에 그친 것 역시 사도는 같은 사도를 죽일 수 없다는 규율 때문이었다.[22] 아니면 검은 성전 보고서에 기록된 것처럼, 교단이 충분히 안정되었다 판단하여 문서를 공개한 것일지도 모른다.[23] 일례로 대신관중 한명인 테이다 베오나르는 사람들이 북적이는 장소에서 교단의 수호신으로 추대된 미카엘라를 아무렇지도 않게 모욕했다가 오베리스 로젠바흐와 언쟁이 있었고 미카엘라의 것으로 추정되는 십자가가 발견되자 루실 레드메인은 그것을 성화로 불태우려 했다.[24] 던파 세계관엔 모든 사도가 죽음으로서 아라드 대륙이 멸망하고 새로운 세계가 창조된다는 고대의 예언이 존재한다. 그림시커는 이 예언을 막기 위해 사도를 지키고자 하는 조직이다.[25] 그림시커의 수장이자 모험가와 오랜 인연을 맺은 인물이다.[26] 당장 그림시커 강경파가 성서의 예언을 무너트리기 위해 예언의 마지막에 기록된 사도인 카인을 솔도로스가 쓰러트리려고 하는데, 반대로 힐더는 사도의 죽음을 통한 새로운 창세를 위해 마지막 장애물인 최후의 사도를 찾고 있을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27] 그림시커는 대량의 위장자 군단을 동원했는데, 검은 대지에서 수송해온 위장자도 있지만 그림시커 신도 중에도 위장자가 있는 것으로 미뤄보면 검은 교단이 그림시커에게 위장자를 만드는 방법을 전수했거나 그림시커 신도를 위장자로 만드는 데 협조한 것으로 보인다.[28] 그림시커 소속의 차원술사 라키아는 차원의 폭풍이 일으킨 영향으로 현세와 시공간의 경계가 불안정해지자 차원의 틈을 열어 그 너머를 확인해 보았고, 그곳에 검은 대지가 봉인되어 있었다고 한다. 이 일을 계기로 검은 대지의 좌표가 알려졌을 가능성이 크다.[29] 3인의 암흑기사의 피를 물려받은 상위 위장자들[30] 정확히는 검은 대지의 봉인이다.[31] 당장 검은 교단과 협력했던 그림시커엔 검은 대지가 봉인된 좌표를 알고 있던 인물이 꽤 있었기 때문에 위치를 특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32] 시간정지 속에 크리에이터가 새롭게 얻은 창조의 권능으로 진 자각기 종말을 발동해 멈춰버린 시간을 비틀고 타임로드의 권능을 얻은 다크나이트와 함께 난입해 그란디스를 공격하려던 아스타로스를 제지시켰고, 이들과 함께 난입한 닐바스가 아스타로스를 구속하자 다크나이트가 '디 엔드 오브 타임'으로 아스타로스를 베어내 처단한다. 단지 이 활약은 시간정지 속에서 이뤄졌기에 시간정지가 끝난 후 모습을 감춘 다크나이트와 크리에이터를 대신해 4인의 대신관은 닐바스가 혼자 아스타로스를 해치운 것으로 인식하게 된다.[33] 오즈마는 인간을 위해 히스마를 토벌했지만 그 인망과 능력을 두려워 한 황제에게 배신당하고 그 농간으로 인해 자신들이 구했던 백성들에게 경멸받았으며, 미카엘라도 인간을 위해 오즈마를 봉인하고 남들 모르게 수백 년간 홀로 그 봉인을 지켜왔지만 사도라는 이유만으로 그에게 구원받은 인간들한테 버려졌다는 점에서 동질감을 느낀 듯 하다. 둘 다 처한 상황이 너무나도 비슷했기에 서로 적인 걸 제치더라도 오즈마 자신조차 미카엘라를 동정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34] 과거(차원의 틈)의 디자인과 비교하면 날개는 일곱 쌍이 되었으며 덩치와 뿔은 더 커졌다. 악마답게 훨씬 더 흉악해보인다. 그리고 암흑 3기사의 힘을 흡수했다는 것을 의미하듯이 뒷머리가 세 갈래로 나누어져 있다.[35] 이 사건은 모험가에게 있어 상당한 의미로 다가오는데, 신의 힘을 가진 존재인 사도를 상대로 그들이 지닌 권능을 막을 방법만 있다면 순수한 무력만으로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 확실히 드러난 첫 전투이기 때문이다.[36] 단, 카잔과 미카엘라는 과정이 같지 원하는 바는 달랐다. 카잔은 세상이 어찌되든 오즈마의 무사만을 기원했으며, 미카엘라는 오즈마가 세상을 멸하게 두지는 않으면서도 그의 죽음은 막아서 세상의 안녕이 계속되길 원했다. 카잔은 오즈마를 지키고자 세상의 안녕을 바랐고, 미카엘라는 세상의 안녕을 위해 오즈마를 지키고자 했다.[37] 전투 직전, 카오스 모험가는 오즈마를 향해 아무리 사도라고 해도, 본질은 한낱 인간이 악마가 된 것일 뿐.이라는 말을 던진다. 진짜 악마의 피가 흐르는 카오스이기에 인간 주제에 악마 행세나 하는 오즈마를 조롱한 것이지만, 그의 내면에 '인간' 오즈마가 품은 복수가 고스란히 남아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후에 보면 꽤나 의미심장한 발언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그 복수심을 힐더가 잘 이용한 셈이다.[38] 사실 오즈마는 복수를 위해서 사신으로 위장한 힐더의 제안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만큼 힐더의 안배에 매우 협조적이었으나, 정작 미카엘라가 피신하면서 실패하고 말았다.[39] 여기서 더 웃긴 점은 창신세기의 예언이 빗나간 것은 힐더로 인한 나비효과라는 점이다. 시로코의 사념이 오즈마와 미카엘라가 있는 봉인된 검은 대지에 손쉽게 당도할 수 있었던 것은 차원의 폭풍이 온갖 시공간에 간섭할 수 있게 된 덕분인데, 그 차원의 폭풍이 발생한 원인이 검은 눈의 사르포자를 조종한 힐더였다는 점으로 그야말로 자승자박이 된 꼴이다. 그리고 힐더는 예언이 어긋나버린 원인이 시로코의 짓임을 눈치채고, 죽어서도 방해하냐며 불쾌함을 드러내더니 이내 다음 간계를 꾸미기 시작한다.[40] 반야는 인간의 파멸을 위해 움직이던 오즈마와는 달리 인간의 구원(극락정토)을 위해 움직이지만. 그 수단은 오즈마가 바랬던 인간의 위장자화라는 점은 동일하다.[41] 오즈마가 친히 혼돈의 기운으로 잠식시킨 '혼돈에 잠식된 밤의 감시자 K'는 프리스트 루트에서 모험가가 죽이지 않고 제압만 한 덕분에 제정신을 되찾자 세뇌된 이후 자신을 제어하던 '오닉스 블랙', 반야에게 죽을 뻔한 콜링 제이드를 구조했다. 일단 K의 상태를 지켜본 신장이 K가 속죄를 위한 진심을 머금고 있다고 해명해준 덕분에 모습을 감춘 이후에도 별다른 추적을 받진 않게 되었지만, 오닉스 블랙과 콜링 제이드가 과연 얌전히 있을지 불명.[42] PC 던파의 오즈마와 카잔은 아라드를 멸망시키려는 힐더의 계획만 알고있었지 황제를 이간질하고 자신들을 나락으로 몰아넣은 존재 역시 힐더라는 것은 알지 못한 상태였다. 후술할 던모 오즈마의 행적을 보면 알겠지만 이 진실을 PC판의 오즈마가 알았다면 오즈마의 모든 칼끝은 인간들이 아닌 힐더를 향했을 것이라는 걸 알 수 있다.[43] 이때 오즈마는 자신의 처지를 깨닫자 식은 땀을 흘리며 충격과 공포에 빠진 표정을 짓는 등, 본편에선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모습을 보여준다. 이 모습 역시 마왕이 된 오즈마에게 아직 인간으로서의 모습이 남아있다는 증거 중 하나.[44] 본편에서 미카엘라가 오즈마의 잔향을 흡수한 것만으로 크게 고통스러워 하던 것과 달리, 오즈마의 사도의 힘을 후유증 없이 완벽하게 흡수한다. 이는 계획을 성공시키기 위한 오즈마의 도움 덕분인데, 미카엘라의 신성력과 오즈마의 혼돈의 힘을 조금씩 교환하여 미카엘라의 신체에 부담이 가지 않게끔 적응시킴과 동시에 모험가와의 전투로 약해진 오즈마의 기운을 완전히 흡수할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과정은 다르나 창신세기의 예언이 크게 빗나가게 된 것은 동일하다. 그리고 오즈마는 사람으로 돌아오면서 생전에 적출당했던 두 눈까지 완벽하게 회복된다.[45] 공포의 아스타로스, 절망의 티아메트, 파멸의 베리아스, 던파 모바일에 새로 추가된 죽음의 네르갈.[46] 힐더에 놀아나다가 모험가의 도움으로 정화되며 모험가에 도움이 되어주겠다는 점이 자신과 카잔을 이꼴로 만든PC 던파의 아이리스와 흡사한데, 아이리스 역시 힐더의 인형으로서 움직이다 차원의 틈(자각)에서 모험가와 시란 그리고 세리아의 도움으로 힐더의 마수에서 벗어나 모험가의 조력자가 되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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