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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이란 7대 가문 중 하나인 고대-중세 이란의 대귀족 가문. 가문의 본관은 이란 동북부 타바리스탄[1]의 고르간이었다. 언어나 표기법에 따라 아스파바드 가라고도 불리며, 현대 페르시아어로는 에스파흐바드 가문이라고도 한다.2. 기원
가문 스스로는 신화 시대 카야니아 왕조의 전설적인 왕 비슈타스파[2]의 아들이자 유명한 영웅인 에스판디야르의 후예라고 주장했다. 신화에서 에스판디야르는 자라투스트라를 호위하고 도와 조로아스터교가 널리 퍼질 수 있게 한 인물로, 자라투스트라에게 그 보답으로 어떤 악한 존재라도 속박할 수 있는 천국의 사슬과 어떤 공격도 막아주는 천국의 갑옷을 받았다. 또 한동안 잊혀졌던 고대 아케메네스 왕조의 역사가 알려진 후에는, 아케메네스 왕조의 혈연이라고도 주장했다.5세기 아르메니아의 역사가 성 모브세스 코레나치는 이들의 조상을 파르티아 샤한샤 프라아테스 4세로 지목했다. 모브세스 코레나치에 의하면 프라아테스 4세는 3남 1녀가 있었다. 아들들의 이름은 프라아테스, 카렌, 수렌이었으며 딸의 이름은 코심이었다. 이 중 프라아테스는 프라아테스 5세로 즉위했고, 카렌과 수렌은 각각 카렌 가와 수렌 가의 시조가 되었으며 코심은 아스파페트라는 귀족과 결혼했고 이들이 이스파부단 가의 시조가 되었다고 기록했다. 하지만 이들 중 다른 기록과 대조되는 인물은 프라아테스와 카렌 밖에 없고, 그나마도 카렌은 카렌 가의 시조가 맞는지 확실치 않다. 이 기록에서 알 수 있는 것은 그만큼 이스파부단 가가 아르사케스 왕조와 밀접한 관계였다는 것 뿐이다.
3. 역사
3.1. 사산 왕조 초기
이스파부단이라는 가문명의 어원은 장군을 뜻하는 '스파보드'로,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수렌 가나 메흐란 가와 같이 군사 업무를 주요한 가업으로 영위했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수렌 가나 메흐란 가에 비하면 가문의 권세가 밀리다보니 최고위직은 모두 다른 가문들이 가졌으며, 이스파부단 가는 오랜 기간 동안 기록에 등장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사산 왕조의 친척이자 동료'라는 호칭을 계속 유지할 만큼의 권세를 유지했다.이스파부단 가에서 처음으로 두각을 드러낸 인물은 바위이다. 바위는 카바드 1세의 매부였다. 바위는 카바드 1세와 아나스타시우스 1세 간의 전쟁 막바지에 참전했다. 당시 사산 왕조는 다라 전투 패배 이후 명장 벨리사리우스에게 연전연패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에 531년 카바드 1세는 친정을 나서면서, 삼군을 나누어 메흐르 메로에, 차나랑게스, 그리고 바위 세 사람에게 맡겼다. 이들은 칼리니쿰 전투에서 벨리사리우스를 이기고 메소포타미아 일대를 휩쓸었지만, 마티로폴리스 공성전 중 카바드 1세가 병사하면서 퇴각했다. 카바드 1세 사후 바위는 전쟁 영웅이자 새 샤한샤 호스로 1세의 삼촌으로써 높은 권세를 누리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거기서 만족하지 못하고, 다른 귀족들과 함께 호스로 1세를 폐위한 뒤 카바드 1세의 차남인 자마습의 아들 카바드를 샤한샤로 추대하려는 음모를 꾸몄다. 이를 사전에 간파한 호스로 1세는 바위와 그 동료들, 어린 카바드까지 모조리 잡아들여 처형했다.
3.2. 첫 샤한샤 비스탐
물론 이스파부단 가의 권세는 꺾이지 않았다. 가문은 바위의 아들 샤푸르가 물려받았다. 샤푸르 대에, 이스파부단 가는 원래 본관인 고르간을 넘어 타바리스탄 전역과 동북부의 호라산 지역, 그리고 수도권인 아수리스탄 남부의 마이샨[3] 지방 등을 포함한 사와드[4] 지역 등에 넓은 영지를 확보했다. 샤푸르의 딸은 호르미즈드 4세와 결혼하여 호스로 2세를 낳았다. 그러나 호르미즈드 4세는 농민과 소지주들의 권익을 지켜주기 위해 대귀족들을 숙청하였고, 그 과정에서 샤푸르가 처형되었다. 새 당주로 샤푸르의 장남 빈두이가 올랐다. 호르미즈드 4세는 급격한 숙청 끝에 결국 바흐람 추빈에게 반란을 당하였다. 바흐람 추빈이 순식간에 기세를 올리며 크테시폰으로 진격하자 호르미즈드 4세는 크테시폰에서 탈출하려 했는데, 이 과정에서 자신의 처남들인 빈두이와 그의 동생 비스탐을 숙청하려 했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빈두이는 궁정에 출두했다가 투옥되었지만 비스탐은 도망친 것이다. 분노한 비스탐은 그대로 사병들을 이끌고 쿠데타를 일으켰다. 빈두이를 구해냈고, 호르미즈드 4세를 사로잡아 폐위시키고 불에 달군 바늘로 눈을 찔러 실명시킨 뒤 자신의 조카인 호스로 2세를 즉위시킨 것이다. 그 직후 빈두이와 비스탐은 호스로 2세의 명의로 바흐람 추빈에게 폭군 호르미즈드 4세의 폐위에 큰 공을 세운 것을 인정하여 최고 공신으로 대접할 테니 반란을 거두라는 편지를 보냈으나, 바흐람 추빈은 그대로 크테시폰으로 밀고 들어왔다. 두 사람은 도저히 저항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크테시폰을 탈출해 제국 북서부 아두르바다간[5]으로 도주했다. 그곳에서 비스탐은 시골로 들어가 군대를 모았고, 빈두이는 호스로 2세를 모시고 동로마 제국까지 탈출했다. 탈출 도중 바흐람 추빈의 추격군에게 따라잡혔으나, 빈두이가 자신이 호스로 2세라고 거짓말을 하며 일부로 사로잡혀, 호스로 2세만은 살려냈다.탈출한 호스로 2세는 동로마 제국의 황제 마우리키우스에게 복위를 도와주면 아르메니아와 시리아 일대의 광범위한 영토를 할양해주겠다고 제안했다. 이를 절호의 기회로 판단한 마우리키우스는 자신의 딸 마리아를 호스로 2세와 결혼시키고 지원군을 보냈다. 591년, 호스로 2세는 로마군을 이끌고 이란으로 재진입했다. 이때 아두르바다간에서 비스탐이 보병 8천, 기병 1만 2천을 징집하여 합류했다. 호스로 2세, 비스탐, 로마군 사령관 나르세스는 블라라톤 전투에서 바흐람 추빈을 크게 이기고 제위를 되찾았다. 호스로 2세 복위에서 제일 큰 공을 세운 것을 인정받아 빈두이는 대재상 직에, 비스탐은 호라산 쿠스트[6]의 스파보드 직에 올랐다. 하지만 야망이 큰 호스로 2세는 권신이 된 삼촌들을 못마땅하게 여겼으며, 또 삼촌들에게 부황 살해의 책임을 전가하고 싶어했다. 그래서 595년에, 빈두이를 기습했다. 빈두이는 놀라 호라산에 있는 동생에게 도망가려 했으나, 멀리 못 가고 사로잡혀 처형당했다. 이 소식을 들은 비스탐은 대노하여 반란을 일으키고, 이스파부단 가는 이스칸다르와 맞서 싸운 다리우스 3세의 후예지만 사산 가는 근본 없는 양치기의 후손이니 이스파부단 가야말로 진정한 이란의 황가라고 주장하며 샤한샤를 자칭했다. 이스파부단 가가 첫 샤한샤를 배출한 것이다.
비스탐은 호스로 2세를 상대로 우위를 차지하며 호라산과 아두르바다간 전역을 확보했다. 이에 호스로 2세는 동로마 망명객 출신의 신뢰하는 장수 슴바트 바그라투니를 타바리스탄의 마르즈반[7]으로 임명해 비스탐을 토벌하게 했다. 슴바트는 라이 지역에서 한 차례의 대승을 거두었고, 비스탐은 아두르바다간과 타바리스탄 사이의 길란 산악 지역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바흐람 추빈의 잔당과 힘을 합치고, 바흐람 추빈의 여동생 고르디야와 결혼했다. 하지만 이는 패착으로 이어졌다. 비스탐의 승리를 확신할 수 없던 고르디야가, 이전에 호스로 2세에게 범한 무례[8]를 용서받고 일가족의 지위를 보장받는 조건으로 601년에 비스탐을 암살한 것이다. 남은 잔당들은 602년에 슴바트가 최종적으로 토벌하였고, 고르디야는 크테시폰으로 들어가 호스로 2세와 결혼했다.
3.3. 사산의 황혼기, 이스파부단의 전성기
이렇게 비스탐은 죽었지만, 더 이상 샤한샤는 이스파부단 가를 어떻게 할 수 없었다. 반란 과정에서 한층 강해진 그들의 권세는 이제 옛 대가문인 카렌 가나 수렌 가보다도 커졌기 때문이다. 사산 왕조 후기 혼란의 시대에는 두 반란 가문, 메흐란 가와 이스파부단 가가 제일 강한 권력을 누렸다. 빈두이의 아들 파루크 호르미즈드는 아두르바다간 쿠스트의 스파보드에 올랐고, 비스탐의 두 아들 티루이와 빈두이도 장군직에 올랐다. 호스로 2세 사후 벌어진 혼란상 끝에 7살의 샤한샤 아르다시르 3세가 즉위했는데, 이스파부단 가 사람이거나 최소한 이스파부단 가 여자의 아들인 마아두르 구쉬나습이 섭정에 오르기도 했다.630년 4월 29일, 메흐란 가의 당주이며 동로마 제국과의 전쟁에서 막대한 공을 세운 맹장 샤흐르바라즈가 아르다시르 3세 및 여러 대신을 죽이고 샤한샤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이스파부단 가와 이해관계를 함께 하는 섭정 마아두르 구쉬나습 및 이스파부단 가 사람들 몇이 샤흐르바라즈에게 살해당했다. 이는 이스파부단 가의 분노를 일으켰고, 빈두이의 아들 파루크 호르미즈드가 샤흐르바라즈 즉위 40일만에 군대를 일으켰다. 양측은 크테시폰에서 시가전을 벌였고, 전투 중 샤흐르바라즈는 파루크 호르미즈드가 던진 창살에 맞아 죽었다. 반란이 성공하자 파루크 호르미즈드는 호스로 2세와 로마 공주 마리아 사이의 딸인 푸란도흐트를 여제로 옹립했다. 그러자 샤흐르바라즈의 아들 샤푸르 샤흐르바라즈가 메흐란 가의 군대를 몰고 크테시폰으로 진격해 푸란도흐트를 폐위해버렸다. 이번에는 페르시아계 귀족들[9]을 이끌던 피루즈 호스로라는 인물이 샤푸르 샤흐르바라즈를 내쫓고, 호스로 2세의 또 다른 딸 아자르미도흐트를 옹립했다. 그러자 파루크 호르미즈드는 파르스의 이스타크르와 메디아의 나하반드에서 샤한샤를 자칭하며 그녀에 대항하면서도, 자신의 권위를 강화하고 페르시아계 귀족들과 화해하기 위해 아자르미도흐트에게 청혼했다. 그러나 그녀는 이를 받아들이길 꺼렸고, 오히려 메흐란 가 출신인 장군 시야바흐쉬의 힘을 빌려 파루크 호르미즈드를 유인해 죽여버렸다.
3.4. 로스탐과 파루크자드
파루크 호르미즈드가 암살당하자, 그 아들 로스탐 파로흐자드가 그의 세력을 계승했다. 분노한 로스탐 파로흐자드는 크테시폰으로 진격해 아자르미도흐트를 사로잡고 눈을 멀게 한 후 곧 처형했다. 당연히 그녀를 옹립한 피루즈 호스로도 이에 반발, 이제 제국의 정세는 이스파부단 가를 맹주로 한 파르티아계 가문들과 피루즈 호스로를 맹주로 한 페르시아계 가문들의 내전 양상으로 치달았다. 양측은 1년여 간 나라를 박살내는 큰 내전을 치루었다. 얼마나 파괴적이었는지, 이대로라면 이란이 망하겠다고 생각한 많은 귀족들이 내전 종식에 동의하여, 로스탐 파로흐자드와 피루즈 호스로는 협상을 맺고 8살의 소년 야즈데게르드를 야즈데게르드 3세로 즉위시키고 공동 섭정을 맡기로 했다. 야즈데게르드 3세는 아르다시르 1세가 즉위했던 불의 사원에서 즉위한 직후, 로스탐을 불러 그대가 지금 제국에서 제일 저명한 인사니, 자신을 도와 제국을 잘 보호해달라고 말했다.야즈데게르드 3세 재위 초기에 로스탐은 피루즈와 함께 야즈데게르드 3세의 즉위를 인정하지 않고 할거한 호스로 4세나 파루카자드 호스로 5세 등을 진압하는 데 골몰했다. 또 남하하기 시작한 하자르 칸국과 서진하기 시작한 튀르크인들도 막아야 했다. 거기다 633년, 수상한 행보를 보이며 단결한 아랍인들이 할리드 이븐 알 왈리드의 지휘 아래 히라에서 이란 군대를 대파했다. 이란은 안팎에서 심대한 위협에 처했다.
634년, 사산 왕조의 숨통을 끊은 이슬람 제국의 페르시아 정복이 시작되었다. 로스탐은 신뢰하는 장수 바흐만 자두이에게 황실의 정예병과 전투 코끼리 등 귀중한 병력을 주어 이슬람군을 막게 했다. 바흐만 자두이는 아부 우바이드 알 타크피와 유프라테스 강을 건너 크테시폰으로 가는 통로인 다리를 틀어막고 싸워서 대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우선 한숨 돌렸으나, 곧 반란이 일어나 바흐만 자두이는 오래 주둔하며 지키지 못하고 회군해야 했다. 이슬람군은 한번 퇴각하여 정비한 후, 636년에 재진격했다. 수비군들이 연패하자, 로스탐과 피루즈가 직접 중앙군을 이끌고 나가, 까디시야 전투에서 이슬람군과 맞붙었다. 결과는 대패였다. 피루즈는 간신히 도망쳤고, 로스탐은 이 전투에서 전사했다. 이스파부단 가는 그의 동생이자 이 시기에는 아두르바다간 스파보드이던 파루크자드가 이어받았다.
아두르바다간에서 군대를 모으던 파루크자드는 형이 전사했다는 소식을 듣자 크테시폰으로 남하하여 야즈데게르드 3세에게 합류하고, 이란군 총사령관에 임명되었다. 하지만 까디시야 전투 패전으로 실질적으로 국가가 붕괴했기 때문에, 이란군 총사령관이라는 직위는 실제 군권이 있다기보다는 야즈데게르드 3세 몽진의 총책임자 역할이나 다름없었다. 파루크자드는 피루즈 호스로, 메흐란 가의 라지, 호르무잔 등의 장군들과 함께 야즈데게르드 3세를 모시고 자신의 영지 아두르바다간으로 가려 했다. 하지만 샤한샤를 잡아 전쟁을 끝내려던 아랍인들이 매우 빠른 속도로 기동하여 잘룰라에서 길을 틀어막고 있다가 이들을 기습했다. 잘룰라 전투에서 몽진 행렬이 모두 흩어져 라지는 전사했고 야즈데게르드 3세와 파루크자드는 파르스 지방으로, 피루즈 호스로는 나하반드로, 호르무잔은 후제스탄으로 도망쳤다. 이후 642년에 이슬람군은 이란 중부로 진격해 일대를 틀어쥔 피루즈 호스로와 나하반드 전투에서 맞서 싸워 그를 죽이고 나하반드와 이스파한을 확보했다. 644년에는 후제스탄에 할거한 호르무잔이 격파당했다.[10] 파루크자드는 홀로 이란 북부로 이동해 타바리스탄에서 군사를 모아 이란 중부로 진입하려 시도했으나 패배했다. 파루크자드는 이란 남부의 야즈데게르드 3세에게 귀환했고, 그의 아들 이스판디야드는 아두르바다간으로 도망쳐 그곳에서 할거했다. 651년에는 아두르바다간이 침공당했다. 파루크자드의 두 아들 이스판디야드와 바흐람이 아두르바다간을 지키고 있었으나 패전하여 이스판디야드는 사로잡혔고 바흐람은 도망쳤다. 이스판디야드는 자신을 처형하면 온 아두르바다간이 반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이슬람군을 협박하여 목숨을 건진 것까지는 기록되어 있으나, 후에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이슬람군이 이란 남부로 진입하자, 야즈데게르드 3세는 한번 더 도망쳐 케르만을 거쳐 650년에 호라산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파루크자드로 메르브 마르즈반을 교체하고 지역을 장악하려 했는데, 기존 마르즈반인 수렌 가의 마호이와 그 아들 바라즈가 이에 반발했다. 그러자 파루크자드는 호라산을 떠나 이스파부단 가의 영지 타바리스탄으로 갈 것을 청했는데, 야즈데게르드 3세는 튀르크와 에프탈 등 유목민족들의 도움을 받기 용이한 호라산에 남고 싶어했다. 결국 여기 계속 있다간 자신까지 위험해지겠다고 생각한 파루크자드는 가문의 사병을 데리고 타바리스탄으로 떠났고, 군사력을 가진 파루크자드 없이 홀로 호라산에 남겨진 야즈데게르드 3세는 651년 마호이에게 암살당했다. 이로써 사산 왕조는 멸망하였다.
3.5. 사산 왕조 멸망 이후
이후 파루크자드는 이슬람군과 협상을 맺고, 개인적인 메흐란 가에 대한 복수를 위해 이슬람군과 손을 잡았다. 그는 라이 주변의 지형을 가르쳐 준 후, 직접 기병대를 몰고 이슬람군에 저항하던 메흐란 가 군대의 후열을 쳐서 무너뜨리고 당주 시야바흐쉬를 잡아 죽였다. 그 대가로 그는 라이의 통치권을 받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사산 왕조와 이란에 대한 충심이 남아있었다. 야즈데게르드 3세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자, 그는 충격을 받아 권력을 모두 내던지고 사제가 되었다. 타바리스탄 지역의 사원에서 수행하며 은거하던 그를, 현지 주민들이 찾아내었다. 주민들은 그에게 이슬람군에 맞서 싸울 군주가 되어달라고 요청했고, 파루크자드는 이에 응했다. 이란계 미국인 역사학자 파르바네 푸르샤리아티는 사산 왕조의 후예로 알려진 바반드 왕조가 사실은 사산 왕조의 후예가 아닌, 환속한 파루크자드가 세운 왕조라고 주장했으며 이는 최근 어느 정도 신빙성 있다고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설이 맞다면 이스파부단 가는 바반드 가로 이름을 바꾸어 1349년까지 살아남은 것이 되나, 바반드 가가 사산 왕조의 후예임을 자처한 시점에서 이스파부단 가는 몰락한 것이나 다름없다. 실질적으로 파루크자드를 끝으로, 이스파부단 가는 문을 닫았다.[1] 카스피 해 남안을 일컫는 말.[2] 중세 페르시아어로는 구쉬타습이라고도 한다.[3] 현재의 이라크 바스라.[4] 현재의 이라크 남부 일대.[5] 현재의 아제르바이잔 지역.[6] 호스로 1세의 대개혁 때 생긴 지방 행정구역. 제국을 네 개의 쿠스트(관구)로 나누었다. 호라산(동방), 호라란(서방), 님루즈(남방), 아두르바다간(북방)이 있었고, 각 관구는 스파보드-페르시아어로 장군-이 관할했다.[7] 사산 왕조의 총독 직.[8] 바흐람 추빈의 승리 직후, 고르디야는 동로마 제국에 망명한 호스로 2세에게 지금이라도 곱게 패배를 인정하고 귀국하여 용서를 구하면 살려는 줄 것이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9] 파르스 등 이란 남부에서 사산 왕조 시대에 생긴 신생 귀족 가문들을 일컫는다. 사산 왕조 후기에, 힘을 모아 파르티아 때부터 권력을 누려온 이란 7대 가문과 대립했다.[10] 이후 호르무잔은 포로로 끌려가서 이슬람으로 개종하고, 칼리프 우마르의 막료가 되어 페르시아식 고급 행정체계를 이슬람 제국에 도입하는 역할을 했으나, 우마르가 페르시아인 기독교도 노예에게 살해당하자 그 배후라는 의심을 사 우마르의 아들에게 살해당했다.